경주시가 정부의 인구감소지역 재지정에서 관심지역 딱지를 떼고 ‘인구활력+지역’으로 분류됐다. 2021년 첫 지정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지난 수년간 인구 유출에 시달려 온 도시가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이를 완성된 성과로 받아들이기엔 이르다.
이번 평가가 달라진 것은 잣대였다. 정부는 인구 증감뿐 아니라 취업자 수와 시가화율, 생활인구를 아우르는 ‘인구활력지수’로 지역 여건을 살폈다. 숫자 하나로 도시의 운명을 재단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사람이 실제로 일하고 머물며 소비하는 삶의 결을 읽겠다는 접근이다. 경주가 가진 역사문화관광 자원과 산업 기반이 비로소 평가의 언어로 번역된 셈이다.
지표는 분명 나아졌다. 순이동은 2024년 1274명 순유출에서 지난해 860명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인구 감소 폭은 2720명에서 714명으로 줄었고, 합계출산율도 0.879명에서 0.939명으로 올랐다. 등록외국인은 5년 새 60% 넘게 늘어 1만5000명을 넘어섰다. 이 흐름이 우연이 아니라 정주 여건 개선의 결실이라면 값진 일이다.
그러나 그늘도 짙다. 지난해 사망자는 2545명, 출생아는 971명으로 자연감소만 1574명에 달한다. 출산율 반등과 순유입을 합쳐도 이 간극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인구 감소가 멈춘 것이 아니라 속도가 누그러진 것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 해의 순유입을 추세로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2021년에도 순유입이었던 경주가 이후 3년간 순유출로 돌아섰던 기억이 그 경고다.
이번 분류로 경주는 향후 5년간 기존 지원을 유지한다. 정부가 지원을 일시에 끊지 않고 회복의 연속성을 보장한 것은 일종의 유예 기간을 준 것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관건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청년과 가족이 오래 살 수 있는 주거·교육·돌봄 환경을 갖추는 일이 우선이다. 외국인 주민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는 정착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관광객과 체류 인구를 지역 소비와 일자리로 연결하는 전략 또한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관심지역을 벗어난 것은 결승선이 아니라 출발선이다.
인구 감소의 속도를 늦추는 데 그치지 않고, 일하고 생활하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도시로 거듭날 때 비로소 ‘살고 싶은 경주’라는 말이 구호를 넘어 현실이 될 것이다.



홈
오피니언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