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전촌에 살아요’는 경주시 감포읍 전촌권역 어촌신활력증진사업(링커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된 마을예술동아리의 결실이다. 지난해 ‘전촌바다일기·엄마의 기억’ 전시와 ‘전촌미술학교’에 이은 두 번째 자리로, 마을 어르신들이 꾸준히 이어온 배움과 창작의 여정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여 작가는 김옥자·강말례·김옥분·정옥춘·김복자 씨 등 마을 어르신 23명이다. 거칠어진 손마디로 밥을 짓고 자식을 키우며 바다와 텃밭을 가꿔온 이들은 붓과 실, 오색 천, 자개를 손에 쥐고 전촌마을의 풍경과 역사를 화폭에 담았다. 처음에는 “평생 그림 한 번 그려본 적 없다”며 수줍어했지만, 매일 경로당에 모여 안부를 묻고 서로의 손을 살피며 웃음을 나누는 사이 저마다의 표현 세계를 만들어 갔다.
핵심 주제인 ‘할머니의 방’은 7개 소주제로 구성됐다. 유년과 청춘의 기억을 처음으로 꺼내놓은 ‘그림일기’, 고향 자연의 색을 담은 ‘피어난 기억, 자연이 건네준 색’, 주름진 손으로 거푸집을 떠 시간의 기록을 형상화한 ‘나의 손, 나의 삶, 손에 남는 시간’이 관람객을 맞는다. 여기에 오색 천으로 흩어진 기억을 이어 붙인 ‘천과 색, 기억의 조각’,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어르신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엮어낸 연대의 시간 ‘엮이는 시간’, 자개 위에 세월의 흔적을 새긴 ‘자개 항아리, 빛으로 남긴 시간’, 매일 쓰는 그릇과 마음에 품은 꽃에 각자의 소망을 담은 ‘나만의 그릇 & 내가 좋아하는 꽃’이 더해졌다.
작품 제작에는 홍빛나라·하미자·이신희·최윤영 강사진이 세심한 조력자로 함께했다.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경로당은 열정 어린 배움터이자 웃음이 끊이지 않는 문화 사랑방 구실을 했다. 작업이 이어지는 동안 서로를 격려하며 무더위를 이겨낸 어르신들의 표정에는 해맑은 웃음과 배움의 자부심이 가득했다.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한 강동기 팀장은 “유난히 무더웠던 날씨에도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눈을 반짝이시던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깊은 감동과 인생의 지혜를 배웠다”며 “이번 전시가 어르신들의 삶에 자부심을 더하고,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와 울림을 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감포 바닷가 마을 어머님들의 따뜻한 손길과 세월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깊은 여운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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