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사건이 터졌다.
광주일고와 경기 중 상대 팀을 향한 야유 응원 문화로 인해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라고 외치며 광주일고를 자극했다. 불꽃야구를 통해 벤치에서 응원하는 문화를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방송이다. 재미로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불꽃야구 대학생 멤버가 상대 대학교 투수를 자극하는 멘트를 날리자, 여기서는 그러면 안 된다는 말이 방송으로 나간 적이 있다. 그래서 야구에서는 저렇게 상태의 멘탈을 흔들기 위해 저렇게 하나보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고등학교 야구 응원 문화의 수준이 이 정도라니, 그동안 아무도 지적하지 않았구나 싶었다. 인성보다는 상대를 흔들어서 승리만 한다면 된다고 생각했나?
배재고가 그런 어이없는 응원을 했을 때 어른이 나서서 말렸다면, 사건은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평소에 상대를 자극하는 응원을 어른들이 나서서 자제시켰다면 이런 일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 사건은 두 학교의 어른들이 나서서 올바른 방향으로 정리되는 모습에 아줌마는 흐뭇했다. 우리 모두 진짜 어른이 되어야 한다.
우리 아들이 1학년 때 일이다.
태권도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지, 한 달이 좀 넘었을 때 일이다. 땀에 젖은 아이를 씻기려고 하는데, 아들이 옷을 안 벗으려고 했다. 평소와 다른 모습에 괜찮다고 달래며 옷을 벗기려는데, “엄마, 우리가 잘못해서 그런 거예요.”라는 말이 아들의 입에서 나왔다.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들에게 엄마는 강한 사람이라며, 무슨 일이든 엄마는 해결한다고 아들을 안심시키고, 아들의 바지를 벗겼다. 선명한 서너 줄이 보였다.
태권도 사범의 짓이었다.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생들과 수업을 듣는데 아이들이 너무 떠들고 관리가 안 되어, 모두가 같이 맞았다고 했다. 관장님께 전화해서 이런 일이 있었는지 아느냐고 물으니, 관장님은 그럴 리가 없다고, 확인하고 다시 전화주라고 했다. 화가 났지만, 언성을 높이지 않고 이 일도 아이에게 경험이 될 수 있으니, 차분히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마음을 다잡았다.
‘나는 부모다.’
몇 번을 속으로 되뇌었는지 기억할 수조차 없다.
사범은 아이들이 너무 장난치고 소리를 질러서 그랬다고, 다시는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말했지만, 아이들은 또 그럴 거라는 우리는 안다. 사범은 또 그럴 테고. 교육관이 다른 것 같다며 전화를 끊었다. 한참이 지난 후 사범이 다시 전화와서 사과를 했다. 사과의 대상이 잘못된 것 같다는 말에 아이에게도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날 아이에게 사범의 사과를 받겠냐고 물으니, 혼자 학원에 들어가냐고 아들은 물었다. 아니라고 엄마가 함께 들어간다고 답하곤 아이는 사과를 받았다. 일이 생기고 사과를 받는 그 과정을 세 아이는 모두 지켜봤다.
아줌마는 말했다. 아이들이 떠들고 장난을 심하게 친 것은 잘못이다. 그걸 훈육하고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폭력을 사용한 순간, 사범님이 잘못한 것이라고.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예전에는 학교에서도 아이들을 때리며 혼냈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왜?
‘폭력은 교육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고 아이들에게 알려줬다.
모든 사건은 잘 마무리됐다. 그리고 아줌마는 화병이 났다. 제 성질대로 인생을 살던 사람이, 부모가 되어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려니, 성격에 안 맞고, 화가 치밀었다. 타고난 성질대로라면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하고 싶은 말 다 퍼부어야 하는데, 그걸 못했으니.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가 24시간 나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아이 앞에서 진짜 어른의 모습을 보여야 하고, 아이들이 살아갈 참 인생을 몸소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그래도 우리는 모두 노력해야 한다. 비록 화병에 사흘 밤낮을 누워 있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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