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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임시방편 아닌 항구적 관리로 대응해야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41호 입력 2026/07/30 10:38 수정 2026/07/30 10:38

 

올여름 경주는 유례없는 갈증을 앓고 있다. 누적 강수량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76곳 가운데 40곳의 저수율이 위험 수위로 떨어졌다는 소식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위기에 처해 있는 현실이다. 마른장마가 이어지는 동안 저수지 바닥은 속살을 드러냈다. 아직 식수원인 덕동호가 버티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할 수만은 없다. 식수와 농업용수로 하루 15만톤에 이르는 물을 공급하며 저수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는 지금, 위기는 이미 눈앞에 와 있다.

이번 가뭄이 각별히 우려스러운 이유는 그 속도에 있다. 주요 저수지들의 저수율이 불과 한 달 새 급격히 낮아졌다는 점은, 이 위기가 서서히 다가오는 재해가 아니라 순식간에 임계점을 넘어설 수 있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벼 출수기를 앞둔 농가의 시름은 이제 생계의 문제로 직결된다. 행정 당국이 방류량을 조절하고 관정을 새로 뚫으며 예비비까지 투입하는 것은 마땅하고 시급한 대응이지만, 이것만으로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는 없다.

주낙영 시장이 “석유만큼 물이 귀한 시대”라 말한 것은 과장이 아니다. 기후위기가 일상의 언어가 된 지금, 가뭄은 더 이상 예외적 재난이 아니라 반복될 상수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면 대응 역시 임기응변식 긴급 처방을 넘어서야 한다. 수원을 다변화하고, 노후한 관로와 저수 시설을 정비하며, 정부 차원의 항구적인 물 관리 체계를 세우는 일이 병행돼야 한다. 경주시의회가 국비 지원과 수원 다변화를 논의한 것은 옳은 방향이지만, 논의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성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시민의 몫도 가볍지 않다. 컵으로 양치하고 세탁물을 모아 처리하는 작은 실천들이 사소해 보일 수 있으나, 물이 부족한 시기에는 이런 습관 하나하나가 저수지 수위를 지키는 힘이 된다. 행정과 의회, 시민이 각자의 자리에서 위기의식을 공유할 때 비로소 이 여름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이다. 하늘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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