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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APEC, 천년고도 경주의 새로운 천년을 열어야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06호 입력 2025/10/30 10:43 수정 2025/10/30 10:44

 

이상욱 편집국장확대
이상욱 편집국장
천년고도 경주에 전 세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개최되는 2025 APEC 정상회의는 2005년 부산 개최 이후 2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다.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21개 회원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회의는 단순한 외교 행사를 넘어, 경주와 경북 지역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고 있다.


경주가 APEC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천년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는 세계문화유산이 밀집된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서, 우리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세계에 알릴 최적의 장소다. 또한 APEC이 지향하는 포용적 성장과 지방균형발전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인천, 제주와의 치열한 유치 경쟁에서 경주가 최종 선택된 데는 25만 경주시민과 260만 경북도민의 뜨거운 열망과 지지가 있었다.


이번 정상회의가 경주에 가져올 파급효과는 실로 막대하다. 경북연구원은 전국적으로 1조8000억원을 넘는 경제효과를 전망했으며, 대한상공회의소는 총 7조4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내놓기도 했다. 경주지역 경제만 해도 약 972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7908명의 취업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실제로 올해 경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 대비 12% 증가하며, APEC 개최 확정 소식이 도시 홍보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성공은 회의가 끝난 이후에 달려 있다. 일회성 국제행사로 끝나지 않으려면 ‘POST-APEC’을 위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경북도가 최근 발표한 레거시 전략은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세계 경주포럼 정례화, 신라역사문화대공원 조성, 보문관광단지 대규모 리노베이션, APEC 문화전당 건립 등 총 1조500억원 규모의 후속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경주를 ‘동양의 다보스’로 만들겠다는 비전이다. 스위스 다보스가 세계경제포럼을 통해 글로벌 경제·정치 지도자들의 만남의 장이 되었듯이, 경주 역시 APEC을 계기로 국제포럼과 회의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며 국제회의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비롯한 회의 시설의 지속적인 활용 방안과 국제교류 플랫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관광산업의 고도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APEC 개최지 경주’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세계유산과 청정 자연을 연계한 고급 관광 루트를 개발하고, AR·VR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체험형 관광 콘텐츠를 확충해야 한다. 단체 중심 관광에서 고부가가치 개별 관광(FIT)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며,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을 정착시켜야 한다.


전략산업 육성과 청년 인재 양성도 중요한 축이다. 전략산업 육성과 청년인재 양성도 중요한 축이다. 경주는 관광산업을 넘어 문화콘텐츠 산업과 MICE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한다. 이번 APEC에서 주목받은 K-TECH 에어돔처럼 신라 천년의 문화유산을 첨단기술과 융합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또 화백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국제회의, 포상관광, 기업 세미나 등을 유치하며 장기체류형 관광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경주만의 차별화된 문화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청년 창업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써야 한다.


또 APEC 운영에 참여하는 청년 및 시민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인재 아카데미’를 설립해 국제 매너, 외교 실무, 통역 훈련 등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청년들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정착을 유도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다. 화려한 행사장과 일시적인 경제효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경주가 지닌 역사·문화적 자산과 APEC이라는 국제적 브랜드를 결합해 장기적인 발전 동력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북도와 경주시, 그리고 시민사회가 함께 POST-APEC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2025 APEC 정상회의는 경주에게 단순한 국제 행사가 아니다. 천년고도가 세계적 문화도시이자 국제회의 중심지로 재탄생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회의의 성공적 개최는 물론, 그 이후를 내다보는 지혜와 준비가 경주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경주는 POST-APEC 시대를 향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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