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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경주 한우 산업 발전, 우리 한우 청년이 앞장서겠습니다”

엄태권 기자 nic779@naver.com 1698호 입력 2025/08/28 14:58 수정 2025/08/28 15:02
[인터뷰] 전국한우협회 경주시지부 청년회 김태관 회장
주춤하는 한우 사육두수… 내실있는 농장 경영으로 극복

 

전국한우협회 경주시지부 청년회 김태관 회장(가운데)과 최상길 국장(왼쪽), 윤석진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22일 한우협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후 APEC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모습. 엄태권 기자.확대
전국한우협회 경주시지부 청년회 김태관 회장(가운데)과 최상길 국장(왼쪽), 윤석진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22일 한우협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후 APEC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모습. 엄태권 기자.
한때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한우를 사육했던 경주. 축산업도 천년 고도답게 전국 최고 수준의 규모와 품질을 자랑했지만, 최근에는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소규모 한우 사육 농가의 감소, 축사 인허가에 따른 민원, 고령화, 유통 구조의 문제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경주 한우 산업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산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있다. 전국한우협회 경주시지부 청년회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2003년, 뜻이 맞는 8명의 청년 축산인이 자발적으로 만든 모임으로 현재 55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정직한 생산과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해 경주의 한우 산업을 지켜가고 발전시키길 희망하는 전국한우협회 경주시지부 청년회 김태관 회장을 만나 청년 축산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풀리지 않는 축사 인허가의 벽


경주에서 축산업을 새로 시작하거나 기존 시설을 확장하려는 농가들이 가장 많이 부딪히는 문제는 ‘축사 인허가’다. 행정적 기준이 까다로운 데다,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면 사실상 축사 신축은 불가능에 가깝다.


김태관 회장은 실제로 기존 우사를 증축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실을 지적한다. 특히 귀농·귀촌 인구의 증가로 외부 유입 주민들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축산업이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분위기까지 생기고 있다.


그는 “축산 단지화를 우려해 무조건적인 억제를 할 것이 아니라, 친환경·저탄소 기준을 적용한 체계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며, 갈등을 줄이면서도 산업을 이어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년회원들은 한우산업을 위한 토론회와 교육에 적극 참여하며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5일 개최된 토론회 모습. <사진=경주한우협회 청년회>확대
청년회원들은 한우산업을 위한 토론회와 교육에 적극 참여하며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5일 개최된 토론회 모습. <사진=경주한우협회 청년회>


청년들이 감당하는 생존의 무게


경주의 청년 축산인들은 대부분 부모 세대의 농장을 이어받은 2세 경영인들이다. 자동화 시설이나 디지털 사양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자녀 세대와 기존 방식에 익숙한 부모 세대 간의 운영 철학 차이는 여전히 존재한다.


김 회장은 “축산업은 하루도 거를 수 없는 고강도 작업이 반복되는 산업이며, 소규모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한다. 현재 축산업 구조에서는 4인 가족 기준으로 최소 200두 이상을 사육해야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선 인허가 유연성뿐 아니라 장비와 자금 투자를 위한 행정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 결국 농가의 수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기에 투자를 해야 하지만 결국 투자는 빚으로 청년 축산인들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김태관 회장은 “다들 빚 갚으며 산다는 말을 한다. 수익을 늘리려면 투자를 해야만 하는데 막상 투자를 하고 나면 부채가 증가하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청년이기에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통 구조 개선, 생존권이 걸린 문제


김태관 회장은 유통 구조 개선은 단순히 농가 수익의 문제가 아닌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전했다.
그는 “한우 한 마리를 도축하고 나면 부산물이 상당량 나오는데, 이를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체가 한정돼있다”고 설명한다. 대량 구매와 가공, 운송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기반이 부족하다 보니, 도축 이후의 부담이 고스란히 농가나 경매 유통 단계로 넘어가는 구조다.


게다가 도축, 경매, 유통 등 각 단계별로 전문성이 필요한 만큼, 단순한 직거래나 온라인 유통 확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김 회장은 “사육과 도축, 유통은 각각 전문 영역이고, 이를 모두 아우르는 안정적 가격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출하가가 낮아져도 운송비나 수수료는 그대로라 농가는 늘 수익을 예측하기 어렵고, 중간 유통 단계에서 불균등한 이익이 발생하면서 소비자 가격은 올라가고 생산자는 손해를 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태관 회장은 “유통 구조를 개편하려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닌, 전 과정 참여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 기준과 유통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며 “유통 구조 개선은 단순한 시스템 개편이 아니라, 지역 한우 산업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구조적 해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관 청년회장. 엄태권 기자.확대
김태관 청년회장. 엄태권 기자.


내실 있는 경영과 지역 소비가 해답


김태관 회장은 경주의 젊은 축산인들이야말로 한우 산업의 미래라고 믿는다. 그는 “지금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무작정 규모 확장보다는 내실 있는 농장 경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청년 축산인들은 ‘번식’과 ‘비육’ 단계에서 각기 차별화된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번식 부문에서는 우량 모소 생산에 주력하고 있으며, 비육 부문에서는 고급육 생산을 위한 사양 관리를 체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단기적으로는 경주의 한우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 회장은 “우리는 값싸고 질 좋은 한우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자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며 “축산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하루하루 정직하게 사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주 지역의 천년한우는 품질 면에서는 우수하면서도, 복잡한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경주 시민들이 먼저 지역 한우의 가치를 알아주고 소비로 응원해주면, 그것이 결국 지역 농가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고기 맛도 중요하지만 그 뒤에 있는 노력과 정직함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주 청년 축산인들의 진심 어린 땀방울은 지금 이 순간에도 축사안에서 조용히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경주의 한우 산업을 다시 전국 중심으로 이끄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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