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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두얼굴

이성주 기자 1109호 입력 2013/10/11 00:00 수정 2013/10/11 11:38
기획진단-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문제는(상)

1998년 경주엑스포 개최를 앞두고 조직위가 급히 짓고 있는 세계문명관. 당시 경주엑스포 내 행사장은 전부 가설건축물로 지어져 행사를 치렀다. 이러한 가설건축물은 아직도 대부분 남아 있다.
↑↑ 1998년 경주엑스포 개최를 앞두고 조직위가 급히 짓고 있는 세계문명관. 당시 경주엑스포 내 행사장은 전부 가설건축물로 지어져 행사를 치렀다. 이러한 가설건축물은 아직도 대부분 남아 있다.


한국 문화의 세계화와 문화예술의 진흥에 이바지하고자 개최해 온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대한 평가는 분분했다. 경주엑스포가 7회 걸쳐 열리는 동안 정체성 확립과 미래행사에 대한 불안감은 항상 풀어야 할 과제였다. 문화와 경주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이의근 경북도지사가 만들어 낸 경주엑스포는 2006년 김관용 경북도지사 취임 이후 여러 변화를 맞게 된다.

이와 함께 경주엑스포를 치를 때마다 대두됐던 경북도와 경주시, (재)문화엑스포, 경주시의회, 지역주민들 간에 말 못할 갈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지난 15년 동안 경주엑스포가 보여준 문화적 가치추구는 여전히 추상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외형은 경주엑스포와 관련된 주위와 단결된 역량을 갖추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금 경주엑스포는 조직과 예산, 향후 비전, 투자에 대한 수익창출 등 어느 것 하나 구체화 된 것이 없다. 경주엑스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더 늦기 전에 정립되어야 한다.

#미비했던 행사준비 그 후유증은 아직도 남아있다.
첫 이미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문화라는 이름을 내걸고 개최한 98경주세계문엑스포는 그 행사 규모에 비해 급조된 기획과 짧은 준비기간 등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됐다. 2년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때문에 행사 부지는 임대를 해야 했고 운영경비와 기반시설조성 예산확보도 어려움이 많았다. 1998년과 2000년도 경주엑스포는 부지를 임대해 사용했기 때문에 애초부터 계획되고 완성된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출 수 없었다. 이로 인해 관람객들의 불만은 높았고 이러한 이미지는 향후 관람객 유치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주엑스포의 가장 큰 문제점 중에 하나가 행사장 건물이 가설건축물이라는 것이다. 15년 전에 지은 첨성대영상관, 원화극장, 처용의 집 등 경주엑스포공원 내에 있는 대부분이 아직도 가건축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설물에 대한 예산투입은 어려워지고 상시관리 또한 어렵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2007년 경주엑스포공원에 드디어 허가받은 거대한 건물이 들어선다. 국비220억원, 도비 110억원, 시비 110억원, 총 440억원을 들인 엑스포문화센터와 경주타워(높이 82m)다. 2004년부터 공사에 들어간 이 상징건축물은 2007년 경주엑스포 개막에 맞춰 준공했다. 하지만 건축물 활용은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

엑스포문화센터는 그나마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경주타워는 경주엑스포가 개최될 때 사용하는 것 이외에는 단순히 전망대 기능만 할 뿐이다. 많은 예산을 들이고도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98경주엑스포 행사 후 한 연구소에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경주엑스포 초기 관람객들이 가장 불편을 높았던 것은 관광정보와 안내판, 화장실 불결, 교통 혼잡, 음식점 불결 등 이었다.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개최한 첫 행사의 나쁜 이미지를 벗기에는 아직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표 팔기 전쟁, 관람객은 줄고
98경주엑스포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조직위는 관람객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었다. 당시 경북도와 경주시, 지역 기업과 시민사회단체, 경주시민들이 적극 나서 목표로 했던 예매표 100만장을 거뜬히 넘길 수 있었다. 첫 행사는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3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리는 외형적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당시 경주시민들에게는 경주엑스포가 큰 부담이 됐다. 표를 예매해 선물하거나 경주를 찾는 지인들을 위해 표를 준비해야하는 경제적인 부담까지 안는 일이 벌어졌다. 행사기간 동안 몇 차례나 경주엑스포장을 방문해야 했지만 그때마다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는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이후 조직위는 재방문하는 경주시민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방안을 수립하게 된다. 관람객 감소는 행사를 개최할 때마다 계속됐다. 두 번째 행사였던 2000경주엑스포는 행사기간을 87일로 늘였으나 관람객들이 절반에 가까운 174만여명에 그쳤다. 이후 2003년, 2007년, 2011년 행사 때에도 관람객은 더 이상 늘지 않았다.

행사 관람객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관람객을 이끌어 오는 콘텐츠 부족과 경주시민들의 경주엑스포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졌기 때문이었다. 2003경주엑스포 방문객 설문조사 내용에 따르면 경주엑스포 첫 방문이 66.8%, 재방문이 33.2%로 나타났으며 특히 당일 관광객이 79.2%를 차지하는 등 경주엑스포가 재방문 욕구나 머무는 관광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경주엑스포공원에 들어선 ‘경주타워’높이 82m에 달하는 건축물로 엑스포문화센터와 함께 건축비만 440억원이 들었다.
↑↑ 2007년 경주엑스포공원에 들어선 ‘경주타워’높이 82m에 달하는 건축물로 엑스포문화센터와 함께 건축비만 440억원이 들었다.


#경주엑스포와 관광객 유치
경주엑스포 개최시기와 비 개최시기의 경주관광객 추이는 보면 한때 큰 차이를 보였으나 나중에는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경주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25년 전인 88올림픽 개최 당시 46만5000여명이었던 것이 지금도 큰 변화가 없다. 국내 관광객은 조금 늘어난 반면 세계적인 문화축제를 지향했던 경주엑스포를 개최하고서도 경주를 찾는 외국인관광객들은 50만명 전후를 기록했다.

경주시 자료에 따르면 경주방문 관광객들이 상승곡선을 그렸던 시기는 1996년(총850만여명/외국인 51만여명), 1997년(총876만여명/외국인 47만여명)이었다. 그리고 98경주엑스포가 개최되면서 총906만여명(외국인 50만여명)을 기록하지만 외국인관광객 방문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이후 15년 동안 지속되는데 경주를 찾는 관광객 1000만명을 넘긴 2011경주엑스포 개최 때에도 외국인 관광객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경주방문 관광객 현황을 보면 결국 경주엑스포는 국내용 행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으며 세계적인 문화축제를 지향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경주방문 관광객은 98경주엑스포 이후 1999년 250만명 가량 줄었는데 이는 국민의 정부(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그동안 경주로 몰렸던 학생들의 단체 수학여행이 테마여행이나 가족여행 패턴으로 바뀌거나 전국 각지로 흩어지면서 경주는 7~8년 동안 800만 관광객 시대를 열지 못하게 된다.

#경주엑스포 해외행사 개최의 딜레마
지난 7일 경주시의회 소회의실 전체의원간담회장. 시의원들의 목소리가 밖에까지 흘러나왔다. 이날 경주엑스포조직위 박의식 사무처장이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 개최성과와 향후 비전에 대한 설명회를 하는 자리에서 시의원들은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이날 시의원들은 경주엑스포와 관련해 경주시가 경북도와 꼭 같이 예산을 부담하면서도 항상 들러리만 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은 경주엑스포 개최 때마다 불거지곤 했다.

시의원들은 이번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에도 경북도와 경주시가 똑같이 예산을 냈는데 들러리만 섰다는 것이다. 특히 경주엑스포는 경주의 위상과 자존심과 결부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경주시와 경주시의회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또 파견된 경주시 공무원들조차 행사의 주축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시설을 관리하거나 조직위나 상급기관인 경북도의 수발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6’ 행사 때에도 조직위가 앙코르엑스포 행사장 내에 설치된 경북홍보관을 안동시를 중심으로 구성해 홍보관을 찾았던 백상승 시장이 큰소리로 호통을 치며 디자인을 바꿀 것을 지시하는 등 소란이 벌어진 바 있다. 일부 시의원들은 이번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 행사 이후 경주시의 위상을 찾고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경주시의회가 예산사용에 대한 감사권을 가지는 제도적인 장치마련을 고려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적잖은 예산 들어가는 경주엑스포
(재)문화엑스포에 따르면 지난 7회째 경주엑스포를 개최하면서 투입된 예산은 1600억원 가량이다. (1회 404억원, 2회 355억원, 3회 210억원, 4회 40억원, 5회 170억원, 6회 180억원, 7회 160억원). 이 예산은 국비와 경북도와 경주시가 부담했다. 물론 기반시설비와 부지매입비 등을 포함되지 않은 예산이다.

경주엑스포가 열리지 않는 해에는 경북도와 경주시가 (재)문화엑스포 운영을 위해 경비 10~11억원 가량의 예산을 지원한다. 물론 반반 부담이다. 이 같은 예산부담비율은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6’을 개최하면서부터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그동안 경주시는 경주엑스포 행사와 관련해 381억원을 부담했다. 그러나 이 시비는 행사관련 예산일 뿐 기반시설 등에 들어간 예산은 훨씬 많다. 경주시는 경주엑스포 부지매입비 267억원, 경주타워와 엑스포문화센터 건립비 110억원 등 시설물을 설치할 때마다 큰 예산이 펑펑 들어갔다. 또 1998년 첫 행사를 앞두고 투입한 도로개설비용, 경주시 공무원파견 등을 포함하면 족히 1000억원 이상 들어 간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앞으로 경주엑스포에 들어갈 예산이 더욱 많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경주엑스포 공원내 각종 시설물 대부분이 가건축물이다. 매년 운영경비와 행사비용예산 뿐만 아니라 상시운영을 위한 건물 건축비도 경북도와 똑같이 경주시가 부담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주엑스포 조직과 경주시
경주엑스포 조직은 행사 개최 때에는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조직을 확대해 운영하고 평소에는 최소의 공원관리운영근무자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경주엑스포 조직은 경북도지사(조직위원장)가 임명하는 공모직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경북도 공무원인 사무처장, 경북도공무원을 중심으로 편제되어 있으며 경주시 공무원은 시설팀장인 과장급 1명에 직원 2~3명이 파견근무를 하고 있다.

조직편제에서부터 경주시는 경주엑스포 에서 역할은 미미하다. 행사가 있을 때에는 6~7명이 파견돼 근무를 하다가 행사가 없을 때에는 2~3명(과장 1명 포함)이 대외협력실 시설팀으로 경주엑스포공원 내 시설물관리나 조경, 청소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파견 공무원의 경우 과장이 직원 1~2명을 데리고 경주엑스포장 관리를 하는 상황이어서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경주엑스포로 발령이 나면 한직으로 밀려난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조직과 인사 때문에 경주시 파견 공무원들의 경주엑스포 참여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그 역할 또한 미미할 수밖에 없다. 현재 경주엑스포 내 경주시 파견조직은 상급기관에 눌린 모양새로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경주시가 경주엑스포에서 경북도, 조직위와 함께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위상과 함께 이에 걸 맞는 직제개편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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