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 지진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규모 5.8의 강진이 온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작년 5.8 지진으로 23명이 다치고 5368건(피해액 110억 원)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났었다. 그동안 634회의 크고 작은 여진들이 있었다. 규모 5.8 강진을 통하여 우리 사회 전반에 재난에 대한 경각심을 끼쳤으며 원자력발전소, 방폐장이 있는 우리 경주시민들의 삶에 많은 변화가 왔다. 여전히 많은 시민이 생존 배낭을 곁에 두고 생활하고 있으며 정신적인 충격과 심리적 불안감은 여전하다. 중앙정부와 경상북도, 경주시가 경주지진 발생 1년을 맞아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9월 11일부터 15일 사이를 ‘지진 안전주간’으로 지정하고 지진에 대한 안전의식을 높이는 캠페인을 실시하고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을 담은 홍보물을 전국 17개 시·도에서 배포한다고 한다. 행정안전부가 제작한 ‘지진대비 사전체크리스트 리플릿’에는 지진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와 ‘우리 집 지진 대비 체크리스트’ ‘지진 국민행동 요령’ 등이 담겼다. 문제는 실질적인 지진대비훈련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지진대피훈련과 대피장소가 중요하고 지속적인 반복훈련이 중요한 것이다. 9.12 경주 지진 이후에 정부는 지진에 대한 조기경보 발령개선, 건축물 내진설계 확대, 원자력발전소와 방폐장은 규모 7.0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성능을 개선했다. 1년 전 발생한 ‘9.12 경주 지진’은 한반도가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줬다. 지난 7일~8일 경주 힐튼호텔 우영미술관에서 행정안전부 주최, 국립재난안전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주관으로 ‘9·12 지진 1년-지진방재대책 발전을 위한 국제 세미나’가 열렸다. 선창국 지질자원연구원 본부장은 “지금까지 경주지진을 관찰·조사한 결과 지진의 유발단층은 지표까지 발달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면서 “양산단층대와 공간적 인접성을 고려할 때 경주지진은 양산단층대의 지류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경주 지진은 기존에 알려진 양산단층의 지류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양산단층은 경상북도 영덕군에서 부산시 낙동강 하구까지 약 170㎞에 걸친 긴 활성단층이다. 연세대 홍태경(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경주 지진은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라며 “당시 대지진으로 인해 한반도 주변 지각이 동쪽으로 끌려가면서 동서로 늘어난 형국이다. 앞으로도 강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9월 11~13일 경주에서 기상청, 대한지질학회와 함께 지진워크숍도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학계, 연구기관, 공공기관 등의 국내외 지진 방재 전문가와 공무원 등이 참석해 9·12 지진 이후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국내 지진정책과 원자력안전에 대해서 토론을 했다. 지난해 9·12 경주 지진을 겪은 경상북도는 지진 대응 조직·연구기능 강화, 시설물 내진기능 보강, 지진 경보·대피 시스템 개선, 교육훈련·홍보 강화와 매뉴얼 정비 등을 담은 지진 방재 5개년 종합계획을 세웠다. 행정안전부, 기상청, 경상북도, 지질관련 학회 등 경주 지진 1년을 평가하고 토론회와 워크숍을 경쟁적으로 연 것에는 감사할 일이지만 과연 경주시민 눈높이에 맞는 실천적이고 실행 가능한 지진방재 대책이 나왔는지 의문이다. 지질, 지구과학 전문가들의 발표와 국제세미나가 경주시민들의 지진 방재 대책과 심리적 안전, 경제적 대책 하고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정말 한심하다. 경주 지진 발생 1년을 맞아 우리 경주 사회는 조금씩 안정화를 찾아가고 있다. 관광객도 예년 수준을 회복한 8월 말까지 811만 명이 경주를 다녀갔다. 그러나 수학여행 등 단체 관광객들의 방문이 줄어들어서 불국사 인근 숙박단지가 직격탄을 맞아 올해 들어 6~7곳이 휴업하거나 폐업을 한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인근 지역인 울산과 포항지역만이라도 수학여행단을 보내 ‘해오름 동맹’차원에서 경주에 대한 관광활성화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경주 지진 발생 1년인 12일 경주를 찾았다고 한다. 경주 지진 진앙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서 지질자원연구원이 수행 중인 단층조사 현장과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고준위핵폐기물)건식저장시설, 방폐장 시설의 안전을 점검하고 원전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 시도의원 등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산업부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후속조치로 원전 산업과 지역 주민을 위한 지원방안 등을 담은 로드맵을 올해 안으로 마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백운규 장관은 “과거 정부에서는 원전 지역에 자금만 주고 말았으나 앞으로는 원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원전 사업자와 지자체, 주민과 지속해서 상호 소통·협의 하겠다”면서 “투명한 절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사업 등 소득창출형 사업을 추진 하겠다”고 밝혔다. 월성원전 1호기의 조기 폐쇄, 월성원전 삼중수소 문제, 사용후핵연료 건식 저장시설인 맥스터 7기 추가건설, 방폐장 2단계 표층처분시설 건설, 국제원자력안전연구단지 유치 등 경주에는 지진 방재 대책과 함께 원자력이라는 복합재난에 대한 안전 감시 기능이 강화되어야 하고 탈원전에 따른 지역·산업 보완대책을 정부는 심도 있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부족함은 실패의 핑계가 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성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유대인의 성공비결은 이 ‘부족(lack)’함에 있다” 이스라엘 ‘창의융합형 글로벌인재 육성의 대가’인 헤츠키 아리엘리(Hezki Arieli)의 말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 중 가장 부족하고 불리한 나라가 신라였다. 지역이 한반도 동남쪽에 치우쳐 있어 외래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북으로 고구려, 서로는 백제, 남으로는 가야제국, 동으로는 왜가 에워싸고 있어 이들의 침입에 대비를 해야 했다. 유대인이 성공한 것이 부족함에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불리한 환경 때문에 역설적으로 신라는 삼국을 통일하고 찬란한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신라가 외세의 힘을 빌려, 삼국을 통일하고 그것도 불완전한 통일로 광활한 만주 땅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주장을 한 학자 중 원조가 단재 신채호이다. 그는 저서 『독사신론(讀史新論)』에서 이렇게 주장하였다. “다른 종족을 불러들여 동족을 멸망시키는 것은 도적을 끌어들여 형제를 죽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이어 신채호는 김춘추를 사대주의자, 김유신은 간사한 장수라 폄훼하고 신라가 외세를 끌어들였기 때문에 우리의 영토가 줄었다며 신라에 의한 통일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하지만 당시 신라, 고구려, 백제 삼국 사이에 동족의식이 있었을까? 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다. 신라의 입장에서는 고구려와 백제도 당이나 왜 등과 마찬가지로 적국이었다. 이런 생각은 고구려와 백제도 마찬가지였다. 단재 이후 일부 재야 사학자들도 신라의 삼국통일 의의를 깎아내리고 있다. 특히 신라가 중국 왕조로부터 책봉을 받고 수차에 걸쳐 조공을 하고 처음에는 독립적 연호를 썼지만, 시간이 지나고 중국에 조공을 바치면서 연호를 없앴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 역사의 정통성은 신라가 아닌 고구려와 발해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 통일신라는 백제와 고구려의 옛 땅 가운데 대동강 이남만 차지하게 되어 발해가 우리의 역사에서 제외되었다고 믿고 있다. 발해가 없다고 보면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고 볼 수 있으나 발해를 놓고 삼국통일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고구려의 정통성은 발해로 갔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창겸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신라국왕의 황제적 위상’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 “광개토대왕이 재위 9년 봄 정월에 연나라에 사신을 보내 조공했다.” 또 안원왕 때에도 “동위에서 조서를 내려 왕에게 표기대장군을 더하고, 나머지는 모두 이전과 같게 했다. 사신을 위나라에 보내 조공했다.”는 기록이 있다. 신라 뿐 아니라 고구려도 중국에 조공을 한 것이다. 당시 고구려·백제·신라 삼국 모두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 왜와 활발한 교역을 했으며, 상호간 조공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 조공의 의미는 ‘약한 나라가 강한 나라에 예물 등을 바치는 것’이라기보다는 국가 생존차원에서의 교역이란 뜻이 더 정확하다. 그럼에도 이들은 신라가 중국에 사대를 한 것처럼 보고 있다. 또, 신라가 독자적 연호를 쓰다가 없앴다고 하지만, 사실 삼국 중 독자적 연호를 가장 오랫동안 사용한 나라는 신라였다. 신라는 무려 114년간 7개의 독자적인 연호를 썼다. 고구려는 5개의 연호를 사용했으나, 광개토대왕 때 사용했던 ‘영락’이란 연호를 제외하고는 정확한 연대를 확인하기 어렵다. 백제는 확실하게 밝혀진 연호가 아직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라는 황제국가로서의 위상을 지녔었다. 『삼국유사』 「기이」편 ‘태종춘추공’조에서 신라인들이 당시를 ‘성대(聖代)’라고 한 것은 신라를 이상국가로 일컬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태종무열왕의 태종은 황제의 시호였다. 이때 당에서 이 시호를 폐지하라는 압력을 가했으나, 신라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황복사금동사리함 명문에서는 효소왕의 어머니를 ‘신목태후’라고 표현하였다. 왕 스스로 ‘짐(朕)’이라 했고 왕의 죽음을 ‘붕(崩)이라 했다. 모두 황후와 황제를 지칭하는 용어들이다. 또 김 연구원은 “신라 국왕이 주변국을 제후국에 봉했다”며 “탐라국을 속국으로 조공을 받았고 고구려의 귀족 출신 안승을 고구려왕(뒤에 보덕국왕)으로 책봉하고 표문을 받았으며 대조영이 발해를 건국하자 그를 대아찬에 책봉함으로써 탐라와 보덕국과 발해를 번국으로 설정하고 그 우두머리를 제후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신라의 자주성과 독자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만약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넓은 민주까지 우리 민족의 활동 무대가 되었으리라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역사에 가정은 없다. 즉 역사란 상상과 추측의 학문이 아니고, 해석과 고증의 학문이다. 해서는 안 되는 가정으로 만약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오늘까지 민족국가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거란족의 요나라, 여진족의 금나라, 몽고족의 원나라, 만주족의 청나라는 한때 중원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들 민족은 어떻게 되었나? 신라의 삼국통일은 민족의식을 가진 민족 집단이 생기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신라의 삼국통일을 기점으로 하나의 민족이라는 역사적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이후 신라가 확보한 한반도란 공간은 민족의 생존 터전이 되고 신라어는 한국어의 원형이 되었으며, 신라의 문화가 한국인의 현재의 삶 속에서 면면히 흐르고 있다. 따라서 신라가 민족사의 정통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병원의 모습도 지금과는 많이 다를 거란다. 바늘이 없어 아프지 않는 주사는 이제 상용화 단계에 와 있고,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줄여서 VR) 헤드셋으로는 몸의 통증을 완화하는데 쓰일 의료기구가 될 전망이란다. 주사 맞는 과정이 더 이상 피하고 싶은 부정적인 경험으로 각인되지 않게 가상현실의 도움을 받게 된 것이다. 3D 안경과 헤드셋이 좋은 의료기기가 될 수 있다니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하나둘 현실이 되는 모양이다. 주사 맞는 게 즐거운 사람은 없다. 단언컨대 그런 이상한 사람은 세상에 없다. 내 아들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아기 때는 궁뎅이에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느낌이 들면 그 정의(!)되지 않은 고통만큼이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 옆에서 벌벌 떨고 있던 애 엄마 얼굴도…. 그러다 좀 더 크니까 병원만 가면,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만 보면, 자지러지게 울어댄다. 병원 엘리베이터에서부터 목 놓아 울었더니 정작 주사 맞을 때는 이미 폭풍은 그쳤는지 멀뚱히 쳐다보기만 한다. 그랬던 녀석이 이젠 제법 의젓해졌지만 아직도 주사를 든 간호사 누나를 예의주시하는 긴장감은 놓지 않는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병원은 아픈 주사를 맞는 곳이라는 사실이 몸에 각인(刻印)된다. 그 고통은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애 엄마는 애가 주사를 맞을라 치면 머리를 반대로 돌려 주사 맞는 걸 못 보게 한다. 그런데 이게 개선의 여지가 있는 행동이란다. 주사를 맞을 때 환자가 고개를 돌리면 뇌가 모든 통증 신호를 혼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통증 강도는 오히려 커진다고 한다. 반면에 주사 맞는 것을 눈으로 봄으로써 통증이 생기는 곳을 정확히 파악하면 뇌는 그 부분의 통증 신호만 처리하게 되니 결과적으로 덜 아프다는 것이다. 고통을 눈이나 뇌 등 다양한 기관으로 나누면 나눌수록 덜 아프게 되는 원리다. 고통을 직시하게끔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고도의 과학체계를 우리 고참은 우째 알았을까? 필자가 군대에 있을 때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신병으로 갓 자대에 배치를 받으니 모든 게 낯설고 하는 행동마다 어설프다. 점심시간이 되어 누가 떠놓은 밥을 먹고 있는데 어디선가 고함소리가 터졌다. 선임자 중에 가장 꼴통(!)인 선임자의 숟가락을 누군가 가져간 모양이다. 지금도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었는지 도통 이해는 안 되지만, 본인 숟가락을 찾느라 미쳐 날뛰던 고참이 바로 내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그랬다. 분신과도 같은 그 숟가락으로 밥을 먹은 범인은 본의 아니게 바로 나였다. 고문관(?)의 등장은 이렇게 우연을 가장한 필연인가 보다. 그저 숟가락으로 밥 먹은 죄밖에 없는 나는 내무반으로 호출된다. 거기에는 나와 본인 숟가락을 정말 아끼는 선임, 둘 뿐이다. 갑자기 눈을 감으란다. ‘아, 군 생활이 이렇게 시작되는 건가?’ 어디서 어떤 방향으로 주먹이 나올지 도통 예측이 안 되니 정말이지 미치겠다. 이러다 죽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은 나를 압도했다. 그저 눈만 감았을 뿐인데 아, 이래서 IS 같은 무장단체는 잡은 인질에게 두건을 씌우는 걸까?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건 고도의 심리전이다. 다들 총 쏘고 격파 뭐 이런 걸 군대에서 배운다는데 필자는 아무리 큰 고통일지라도 두 눈 똑바로 뜨고 보면 덜 아프다는 고등 심리학을 그때 터득했다. 어쨌거나 주사로 인해 생기는 공포감을 가상현실로 완화시킬 수 있다는 건 기분 좋은 뉴스다. 과정은 이렇다. 주사가 무서운 환자가 고글이 달린 헤드셋을 쓴다. 그러면 눈에 실제 팔과 거의 같은 위치에 가상의 팔이 보인다. 두 개의 다른 팔이다. 하지만 그 가짜 팔과 실제 팔에 동일한 열을 가하거나 하는 식으로 자극을 주다 보면 환자는 점점 가짜 팔과 자신의 팔을 혼동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흥미로운 단계를 거치면서 가상의 팔이 실제 자신의 팔로 느끼게 되고 가상의 팔, 아니 자신의 팔에 주사를 놓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이것이 학습이 되어 어느새 주사에 대한 공포감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기계의 도움 없이 인간이 과연 홀로 존재할 수 있을까 점점 두려워지는 세상이다.
가을날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던져주시고 들에다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마지막 열매들이 탐스럽게 무르익도록 명해 주시고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열매들이 무르익도록 재촉해 주시고 무거운 포도송이에 마지막 감미로움이 깃들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홀로 있는 사람은 이후로도 오래 그리워할 것입니다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쓰고. 나뭇잎이 굴러갈 때면 불안스레 가로수 길을 이리 저리 헤맬 것입니다. -가을날 떠올려 보는 두 가지 정서 들판은 그야말로 순금이다. 논둑에 서면 바람이 일렁일 때마다 벼이삭, 그 자잘한 순금 덩어리들이 영락(瓔珞)처럼 찰랑이며 맑은 그늘을 흩뿌린다. 우리 맘과 몸을 점령하고 있는 가을 속에 서면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숙연해지게 된다. 잊었던 사람이 새삼 그리워지고 삶이니 죽음이니 하는 것도 떠올린다. 이럴 때마다 꺼내 읊조리는 기도문 같은 시가 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무더웠다.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치열했다고 하는 게 맞겠다. 그러나 “This was very big summer”의 우리말 번역은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이다. ‘big’이라는 낱말과 ‘위대하다’ 사이에 언뜻 보이는 위화감. 그러나 이는 절대자를 향한 겸허에 이르면 상황이 달라진다. 기원과 간구가 깃들여지는 맥락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하루가 다르게 감과 대추는 떫은 맛을 빼내고 있다. 포도와 사과, 석류도 마지막 햇살을 빨아들여 감미로움을 완성하느라 분주하다. 어릴 적 어머니는 그것을 “열매들이 맛을 내려고 소곤댄다”고 하셨다. 그 과물을 보며 며칠만 더 햇볕을 달라는 기도를 보태는 계절이다. 이런 계절의 풍요에 대비되는 인간의 불안한 내면도 이 시는 짚어준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집을 꼭 거주의 공간에만 한정하여 볼 필요는 없으리라. 거기에는 뭔가를 이루어내지 못하고 빈 손바닥만 남은 내면을 바라보는 쓸쓸한 심사도, 주변부에서 서성이는 존재들의 쓰라림도 포함시킬 수 있으리라. 그러나 피하지 말아야 한다. 불면의 밤을 보내고, 책을 읽고, 긴 편지를 보내야 한다. 더 철저하게 가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더 아래로 내려가 자신과 대면해야 그 거름으로 자신의 집을 지을 수 있기에. 감미롭게 익어가는 과일과 이에 대비되는 허전한 내면, ‘가을날’ 떠올려보는 두 가지 정서요 풍경이다. 손진은 시인 약력 경북 안강 출생. 1987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95 매일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 시집 『두 힘이 숲을 설레게 한다』, 『눈먼 새를 다른 세상으로 풀어놓다』, 『고요 이야기』, 저서 『서정주 시의 시간과 미학』외 7권, 1996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경주대 교수.
지난 9일 경주동궁원에서 열린 ‘경주신문과 함께하는 제4회 글짓기그리기대회’에는 4000여 명의 유치원 어린이, 초중고등학생, 가족들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뤘다. 이번 대회는 경주를 찾는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경주동궁원 개장 4주년을 맞아 실시해 의미를 더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미래 꿈나무들과 가족들이 함께 대회를 즐기면서 행복한 가족나들이를 누리게 했다는 호응을 받았다. 대회 출품작도 지난해보다 50%이상 늘어났으며 대회심사위원들도 작년에 비해 작품수준이 매우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공동취재(사진/글)-이상욱, 이필혁, 이재욱, 엄태권, 오선아 기자
경주신문(발행인 정학구)이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문예창작활동을 통해 예술적 재능과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마련한 ‘경주신문과 함께하는 제4회 글짓기·그리기대회’가 지난 9일 경주동궁원에서 유치원 어린이, 초·중·고생과 가족 4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접수를 시작한 신청접수창구에는 참가 어린이들과 학생 신청자 1400여 명을 비롯해 동반가족들이 몰려 이 대회가 경주를 대표하는 꿈나무들의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열린 개막식에는 최양식 시장, 정학구 경주신문 발행인, 김동해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장, 윤병길 경제도시위원장, 박진우 경주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최용석 한국예총 경주지회장, 정민호 동리목월문학관 관장, 김형섭(문협 경주지부장/글짓기 부문), 박선영(미협 경주지부장/그리기 부문) 대회심사위원장, 황성춘 버드파크 대표, 손인석 손재림박물관 이사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축하했다. 정학구 발행인은 대회사를 통해 “이 대회는 경주신문이 우리 지역 꿈나무들에게 문예창작활동을 장려하고 꿈과 포부를 키우기 위해 4번째 열리는 뜻깊은 행사”라며 “경주신문은 앞으로도 자라나는 꿈나무들이 글짓기와 그리기를 통해 꿈과 미래를 아름답게 꾸미는 기회의 장을 함께 만들어 가겠다. 재능과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는 오전 10시 40분 각 부문별 주제발표에 이어 오후 3시30분까지 경주동궁원 잔디광장과 식물원, 버드파크 등지에서 글짓기부문(운문과 산문)과 그림그리기 2개 부문에 학년별 7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글짓기 주제는 ▷초등 저학년부(1~3년) : 운문-새, 산문-자전거 ▷초등 고학년부(4~6년) : 운문-나무, 산문-운동장 ▷중등부 : 운문-미소, 산문-친구 ▷고등부 : 운문-소리, 산문-기다림. 그리기 주제는 ▷유치원 : 생활화-우리가족 재미있었던 일, 상상화-동화속 이야기 ▷초등 저학년부(1~3년) : 생활화-즐거운 소풍, 상상화-꿈 ▷초등 고학년부(4~6년) : 풍경, 사생화-동궁원 풍경그리기. 이번 대회 수상자(우수상 이상)는 ▶글짓기 부문 : [대상]운문-이세은(선덕여고2), 산문-이한결(용황초3) [최우수상]초등부-임예지(동천초1), 임채익(흥무초2), 김소연(동천초6), 윤지우(경주초6). 중등부-최혜영(서라벌여중1), 이채미(경주여중2). 고등부-최혜지(선덕여고1), 윤정현(경주여고2) [우수상]초등부-손지호(유림초2), 최민지(용황초1), 이슬(경주초5), 황진우(유림초4), 이채원(계림중3), 김인정(무산중3), 김예림(경주여고2), 오경진(경주고2), 신희원(황성초3), 강수민(동천초3), 김민혁(유림초4), 임형준(유림초4), 손지양(경주여중2), 이채연(화랑중1) ▶그리기 부문 : [대상]유치부-우소윤(동국대부속유치원), 초등 저학년부(1~3년)-이제림(용강초1), 초등 고학년부(4~6년)-이민주(용황초5) [최우수상]유치부-권준서(동국대부속유치원), 초등 저학년부-김다현(용강초1), 초등 고학년부-하람(금장초4) [우수상]유치부-이시형(동도유치원), 유은서(신나는 어린이집), 초등 저학년부-최예지(금장초3), 김태희(유림초2), 초등 고학년부-윤수연(동천초6), 박은솔(동천초4) 등이다. 경주신문사는 대상 수상자 장학금 30만원을 비롯해, 장려상 이상 수상자에게는 일정액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시상식은 10월 중순경 실시할 예정이다.
남산과 서로 상생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소산(小山) 박대성 화백의 기증품과 개인 소장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 내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열린다. (재)문화엑스포는 경주솔거미술관에서 <남산자락의 소산수묵>전을 오는 12일부터 12월31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소산 화백의 ‘세풍’, ‘원융(圓融)’, ‘제주곰솔’, ‘을숙도’ 등 대형 수묵화와 ‘생음’ 및 ‘고미’ 시리즈 등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이는 ‘세풍’은 강가에 수양버들과 원두막이 있는 풍경으로 나뭇가지의 유연한 표현에서 바람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역시 처음 전시하는 ‘원융’은 중앙의 산사 풍경을 중심으로 좌우에 격자 구획을 두어 오백나한을 묘사한 작품으로 걸림 없는 원융의 세계를 수묵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다. 지난해 ‘솔거묵향’전을 통해 첫 선을 보이며 경주솔거미술관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솔거의 노래’는 경주 남산 삼릉 옆 소산 화백의 화실에서 본 풍경을 그린 작품으로 남산의 거대한 소나무 숲을 표현하고 있다. 화가에게 있어 가장 그리기 어렵다는 소나무를 사실적 묘사와 대담한 구도, 먹의 농담과 속도감 있는 필력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제주도에 있는 600년 된 노송을 그린 ‘제주곰솔’은 염원을 표현하고 있다. 마을의 당산 나무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것으로, 수많은 솔잎을 하나하나 그리는데 수십 만 번의 붓질이 필요한 만큼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2전시실의 ‘을숙도’는 지난해 5월 소산 박대성 화업 50년 기념전 ‘솔거묵향 - 먹 향기와 더불어 살다’전(展) 개막을 축하하는 의미로 손주환 전 공보부 장관이 기증한 작품이다. 낙동강 하구 을숙도의 갈대밭을 그린 이 작품은 소산 화백이 미술계에서 입지를 굳혀가던 시기의 작품으로 낙동강, 제주 성산포 등 실경을 사실적으로 그리던 시기의 대표작이다. 제1전시실에는 세풍, 원융, 솔거의 노래, 제주곰솔 등 대작 4점이 전시되며 제2전시실은 을숙도와 생음 및 고미 시리즈 18점, 제3전시실은 효취, 새 등 소작 및 중작 20점, 제4전시실은 역대명필, 구룡폭포, 삼선암 등 11점, 제5전시실은 해금강, 청음, 독락 등 4점이 전시된다. 박대성 화백은 “이번 전시에서는 1980년대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며 “경주솔거미술관 기증작 중 개관 이래 첫 선을 보이는 작품 30여 점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윤범모 (재)문화엑스포 전시총감독은 “소산 화백은 우리 시대 수묵화의 종장(宗匠)으로 현란할 정도로 넘치는 작금의 색채 시대에 소산 화백은 시종일관 수묵으로 독자적 예술세계를 일구어왔다”며 “이번 전시는 경주 남산에 화실을 짓고 작업에 매진하며 자신의 작품세계를 구현해 온 작가의 정신이 온전히 드러난 전시”라고 말했다. 이동우 (재)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이번 전시는 경주솔거미술관 개관 2주년을 기념하고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의 성공개최를 기원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박대성 화백의 작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엄한 기운은 관람객들에게 큰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산 박대성 화백은 1990년대 이래 경주 남산자락에서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 결과 그는 신라정신과 만나 경주의 문화유산과 풍광을 화폭에 담고 있다. 지역 예술발전을 위해 830점의 소중한 작품을 경상북도와 경주시에 기증했다. 2015년 그의 기증작을 기본 소장품으로 경주솔거미술관이 개관됐다.
2017신라문화제 행사 일환으로 열리는 ‘제2회 경주말(語) 겨루기 한마당’이 10월 18일 오후2시 경주예술의 전당 소공연장(원화홀)에서 열린다. 경주시와 경주문화원이 주최,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신라인의 자부심을 지키고 잊혀져가는 우리 지역의 언어를 살리고자 신라인들이 사용한 구수한 사투리를 기막히게 구연하는 ‘경주사투리 왕’을 찾는 대회다. 경연내용의 주제는 자유주제로 경주사투리를 구연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팀 구성은 10인 이내이다. 설명, 노래, 시낭송, 만담, 대화, 꽁트 등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내용으로 5분 내외로 발표하면 된다. 이번 대회는 일반부, 다문화, 중·고등, 유·소년으로 나누어 경주말(경주사투리)의 적절성, 독창성, 연기력, 재미에 심사기준을 두고 있다. 접수방법은 경주예총 (http://www.gjyechong.kr/)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서(원고 포함)를 다운로드 후 경주예총(경주예술의전당 지하1층)으로 방문 혹은 우편, e-mail로 접수가능하다. 예선은 10월 14일 10시 경주예술의전당 기획공연단 연습실에서 치러진다. [시상내역] △최우수상 1팀 (경주시장 상장 및 상금 200만원) △우수상 1팀 (경주시의회의장 상장 및 상금 100만원) △장려상 4팀/유·소년,청소년,다문화,일반부 (경상북도 경주교육지원청장 상장 및 상금) △인기상 2팀 (경주문화원장 상장 및 상금). 본선 참가자 전원에게는 기념품이 증정되며 자세한 사항은 경주예총 054-772-6558, 경주문화원 054-743-7182으로 문의하면 된다.
1968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황성공원 동편에 박목월 노래비 ‘얼룩송아지’ 노래비를 세웠다. 이는 새싹회(당시회장:윤석중)에서 신시60년을 맞아 전국에 있는 시인의 고향에다 노래비를 세웠다. 마산에 이원수, 울산에 서덕출, 서울에 윤석중, 그 외 각 지역에 세워졌는데, 경주에는 박목월 노래비가 황성공원에 세워지게 되었다. 그 때에 전국의 문인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대성황을 이루었다. 그때 목월은 어머니를 모시고 왔었다. 아주 단정한 느낌을 주는 목월의 생모였다. 목월은 인사말에서「‘얼룩송아지’를 몰고 와야 하는데 나는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고 하면서 어머니를 소개했다. 많은 사람들이 박수로 환영했다. 그때 경주에는 ‘푸른편지’회 라는 아동문학 모임이 있었다. 제1회 때는 행사 명칭이 ‘박목월노래비건립 기념백일장’ 이라 하여 이 ‘푸른편지’회에서 주관하다가 몇 회를 치르고 나서는 경주문협으로 넘어오게 되어 그 대회가 나중에는 명칭을 ‘목월백일장’으로 바꾼 것이다. 이 노래비의 내용을 보면, 노래비 얼룩송아지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엄마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두 귀가 얼룩귀, 귀가 닮았네. 앞면에는 ‘얼룩송아지’를 세기고 뒷면에는 노래비 건립 요지를 적었다. 그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이 겨레 온 어린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를 새긴 이 비는 신시 60돌을 기념하는 뜻에서 새싹회 후원으로 이 고장 어린이들과 뜻 있는 어른들의 정성으로 시인의 고장에 세우다’-1968년 어린이 날 박목월 노래비 건립위원회 라고 적혀있었다. 이날 박목월 노래비 건립 백일장에서 영예의 장원작품은 천북초등학교 6학년 김옥선 양의 ‘돌’이란 제목의 동시가 차지했다. 돌, 돌, 돌, 중에서 주춧돌이 되고 싶다 오두막집이라도. 정용원(동시인, 아동문학가) 선생의 말을 빌리면 “불과 다섯 행 밖에 안 되는 내용이지만 가난한 우리나라를 떠받치는 주춧돌과 같은 사람이 되겠다는 갸륵한 의지가 담겨있다”고 했다.
한·중·일의 그윽한 향이 담긴 차맛을 느낄 수 있는 ‘제2회 경주 세계 차문화 축제’가 오는 23일(토) 오전 10시 30분부터 보문호반 일원에서 열린다. 경주세계차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은호)가 주최하는 ‘경주세계차문화축제’는 한국·중국·일본의 다양한 차와 차 문화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축제다. 첫 행사인 지난해는 9.12지진 발생 후 다소 어수선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열렸지만 다채롭고 풍성한 볼거리로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호평을 얻으며 입지를 다졌다. 올해도 차인들 뿐만 아니라 편하게 산책을 나온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보다 쉽게 차 문화를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보문호반’일원에 마련했다. 이번 축제를 위해 중국은 9개성에서 선발한 13개 팀이 참가한다. 팀별로 지역 유명한 차인이 2~3명씩 구성됐다. 백호은침, 주란홍, 모란백, 탄배 철관음, 동정오룡, 복주차, 팔선, 노백차, 안길백차, 야생백차, 말리화차, 송대점다, 무량산고수차, 양선홍차 등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차를 선보이며, 장취호 시연 등 중국다예 시연을 즐길 수 있다. 일본은 3개 팀으로 전통 말차와 오키나와 전통차인 부꾸부꾸차 등을 선보인다. 한국은 아사가차관, 려원다례원 등 19개 차모임을 비롯해 총 40개 팀이 참가한다. 녹차, 말차, 보이차, 무이암차, 오미자차, 황차, 홍차, 국화차, 연차 등 한국·중국·일본의 차를 한국인의 입에 맞게끔 우려내 대접한다.<사진> 그 중 1팀은 경주 출신 정종섭 국회의원이 참석해 지역민들과 관광객들 위해 찻자리(다도) 봉사를 한다. 신라복을 입은 팽주가 신라토기 차도구를 사용하고 고려시대 즐겨 마셨던 차를 연출하는 찻자리도 만날 수 있다. 이날 무대진행은 한국차 시연, 일본차 시연, 가야금 연주, 장취호 연출, 중국다예 연출, 대금 연주 순으로 이어진다. 이에 앞서 22일 저녁에는 아사가차관 1층에서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경주를 찾은 중국과 일본 차인들을 환영하기 위한 행사가 열린다. 김성숙의 녹차시연, 윤지윤의 가야금 독주, 권보람, 권새롬, 권순겸의 말차시연에 이어 권미자의 노래, 박종현의 대금독주 진행 등 다양한 찻자리 시연과 공연을 선보이며 한·중·일 차인들을 위한 교류의 장이 마련된다. 김이정 운영위원장은 “차는 차가 갖고 있는 정신으로 하여금 문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그 문화를 성장시킴으로써 인성의 바탕이 되는 인간의 근본을 깨달아 가게 된다. 그것이 바로 차문화다”며 “한국 차 문화의 역사성을 부각시키는 이번 축제를 통해 경주의 차 문화 진흥과 함께 경주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직위원회는 ‘경주세계차문화축제’가 한·중·일 삼국의 다양한 차와 문화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가장 경주다운 축제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 이번 차 문화 축제 참가를 위한 티켓은 보문 물레방아 앞 육부촌(경상북도관광공사) 뒷편 본부석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일반석 만원(3곳 찻자리 차시음) 로열석은 10만원(4곳 찻자리 차 시음). 문의 (054)741-1218.
황성초(교장 김숙자)는 지난 6~8일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학부모 공개 수업을 실시했다. <사진> 수업 공개는 1~2학년을 시작으로 3~4학년, 5~6학년 순서로 이루어졌으며 교과 전담 교사와 비교과 교사의 수업 공개는 담임교사 수업시간과 중복되지 않도록 진행됐다. 이번 수업 공개는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과 더불어 학부모에게는 교사의 교육활동 및 자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됐다. 수업을 참관한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기특했다. 재미있는 수업진행으로 시간 내내 즐겁게 수업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무산중·고(교장 설승환)는 지난 7일 학교 설명회와 학부모 특강을 실시했다. <사진> 1·2·3부로 나뉘어 진행된 행사는 1부 학교 설명회를 통해 ‘2015 개정 교육과정, 교원능력개발 평가 시행, 자유학기제, 2학기 각종 평가 시행 일정, 공교육 정상화법 및 시행령, 사교육 경감 및 공교육 정상화, 학년별 대학입학전형, 학교폭력예방교육, 부정청탁금지법, Wee클래스 생명존중 교육’ 등 여러 학교 교육활동에 대해 안내했다. 2부 학부모 특강에서는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최진양 강사가 ‘발달특성으로 풀어보는 사춘기 자녀 이야기’를 주제로 사춘기 청소년과의 대화법에 대해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학부모들의 사고와 사춘기 자녀들의 사고가 다르며 역할에 맞는 대화를 통해 부모 역할을 올바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자녀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3부는 학부모와 담임교사와의 상담 시간을 통해 자녀의 학교생활과 진로상담 등 평소 궁금한 점에 대해 알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번 학교 설명회를 통해 학교교육의 방향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을 제고하고,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으며 학교와 학부모간의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었다. 또한 학부모 특강을 통해 자녀를 이해하고 올바른 부모교육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학부모들은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으며 자녀와의 대화법을 바꿔 자녀와 소통하는 시간을 늘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대초(교장 박순남)는 지난 5일 경주경찰서, 녹색어머니회, 교사들이 함께 안전한 등·하굣길 만들기 캠페인을 실시했다. <사진> 안전한 등·하굣길 만들기 캠페인에서는 스쿨존 안전보행 교육을 통한 보행 안전수칙(서다-가다-보다) 준수를 지도해 학생들에게 교통안전의 중요성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안전운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스쿨존 내에 불법 주정차 된 차량에 대해서도 사전 홍보·계도해 지역주민의 큰 호응을 얻었다. 박순남 교장은 “안전한 등·하굣길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모두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교통안전에 대한 집중교육을 통해 생활 속 안전사고 예방강화에 노력해야 한다”며 “지역사회 유관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활동에 앞장서서 학생들이 안전하게 등·하교 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신라중(교장 이연주)은 지난 8일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을 실시했다. 등교 시간에 교문에서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 법사랑위원회 회원, 교사, 학생회 임원, 선도부 학생들이 모두 함께 한마음으로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을 실시했다. 신라중은 평소 학생들의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번 행사를 통해 특히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근절시켜야 한다는 인식을 깊이 심어주고자 실시했다. 캠페인 행사에 참여한 학생회장 문연수 학생은 “우리가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등교하는 친구와 후배들에게 캠페인을 하니 기분이 아주 새로웠다. 우리 학생들이 앞장서 학교 폭력이 사라지는 즐거운 학교가 될 수 있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니 아주 보람차다”고 말했다. 이연주 교장은 “이번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행사의 실시로 학생들의 인성 함양에 더욱 도움이 됐다. 특히 함께 참여해주신 경주지청 법사랑위원회 회원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건천초(교장 김용구)는 지난 7일 4~5학년을 대상으로 굿네이버스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사진> 이번 교육은 학교폭력 상황에서 방관자 집단이 보이는 가해자 동조 경향을 피해자 방어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굿네이버스 경주지부 소속 강사 2명이 학교로 방문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활동 중심 프로그램으로 운영했다. 또한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학교폭력의 사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올바른 방법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피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서로서로 도와주는 방어자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용구 교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건천어린이들이 학교폭력 상황에서 서로를 위하고 도와주는 적극적인 방어자가 된다면 학교폭력은 곧 우리 옆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생활 속에서 배운 것을 실천하는 건천어린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불국초(교장 김선종)는 지난 6일 학부모를 대상으로 2학기 학교 설명회 및 명사 초청 강연회를 개최했다. <사진> 이번 학교 설명회는 2017학년도 1학기 교육활동 및 교육실적을 소개함으로써 학부모들에게 자녀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고 학교와 소통하는 분위기 조성 및 모든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의 협력을 통해 발전지향적인 교육을 만들 것을 다짐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장이 됐다. 학교 설명회에 이어 청소년 전문 강사를 초청해 학부모 대상 부모 자녀 교육을 실시했다. 학부모들은 “부모와 자녀와의 갈등, 학교생활에 대한 부적응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미처 깨닫지 못한 모습을 되돌아보고 아이를 키우는데 무엇보다 나 자신이 먼저 행복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다는 것을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경주교육지원청은 지난 9일 제6회 경주 중·고등학생 3담꾼 토론대회를 개최했다. 논제는 시의적절하고 최근 전국적인 논쟁거리로 뜨겁게 다루어지고 있는 ‘(중)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계속해야 한다, (고)선거권 연령을 만18세로 낮추어야 한다’였다. 중학교 10팀, 고등학교 5팀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중학교 결승전에서는 시종 차분하고도 조리있게 잘 발표하던 학생이 관중들 앞이라 다소 긴장한 탓인지 자연스러운 끝맺음을 하지 못하고 한동안 우두커니 서 있어서 오히려 바라보는 관중들을 더욱 긴장시켰다. 우승은 신라중과 안강여고가 각각 차지했다. 김현동 교육지원과장은 “토론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학생활동 중심의 수업 방법이자 동시에 창의 인성 교육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훌륭한 교육 방법이다. 이 토론대회를 통해 참여한 모든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말문을 열고 상대를 감동시키며 설득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초등학교 토론대회는 오는 20일 월성초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생활개선경주시연합회(회장 한잠조)는 제12대 회장을 역임한 하맹희 전 회장이 지난 13일 전국생활개선회원 한마음대회식장에서 농촌문화개선 유공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하맹희 전 회장은 1998년 생활개선회에 가입해 양북면회 회장, 경주시연합회 사무국장과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경상북도연합회 회계의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19년 6개월 동안 생활개선 활동을 하면서 건전한 농촌가정 육성, 농촌여성 지위 향상, 생활기술 과제 선도 실천 등 농촌문화 개선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 이번에 표창을 수상을 하게 됐다. 특히 2013년부터 2년간 경주시연합회장을 역임하면서 회원 자질향상과 회 활성화를 위한 교육 및 연찬과 사랑의 쌀 나누기, 김장김치 나눔 행사를 추진했으며, 지역축제에 적극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생활개선회의 기반조성에 크게 노력한 공을 인정받았다. 하맹희 전 회장은 “대통령 표창을 수상해 감회가 새롭고, 향후에도 지역 생활개선 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봉사로써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침체된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2017년도 1회 추경예산보다 760억원(5.96%) 증액된 1조3510억원 규모의 2회 추경예산안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가 편성한 이번 추가경정예산안 규모는 일반회계는 1회 추경 예산보다 707억원이 증액된 1조 894억원이며, 특별회계는 53억원이 늘어난 2616억원이다. 이번 추경예산안은 국도비보조금 84억원, 지방교부세 299억원, 조정교부금 13억원, 지방세 142억원, 세외수입 90억원, 순세계잉여금을 비롯한 보전수입 79억원 등 일반회계 세입분이 추가로 확보된 것이 반영됐다. 주요사업으로는 한해대비 긴급용수 개발(20억원), 암검진 및 치매안심센터 지원(14억), FTA피해보전 직불사업 행정비(19억원),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설치사업(12억), 주민숙원도로사업(12억원), 엑스포 공원 노후시설 개보수(6억원), 산림병해충 사업(5억원), 우레탄트랙 개보수사업(8억원) 등 국도비보조사업 84억원을 편성했다. 한편 시민행복문화센터 건립(32억원), 산내면 행정복합타운 건립(15억원), 제2동궁원 조성사업(10억원), 국도대체우회도로(상구-효현간) 20억원, 전선지중화 등 도시경관 개선(24억원) 등 당면 현안사업을 반영하는데 중점을 뒀다. 또한 시의 오랜 숙원사업 해결을 위해 보문단지 진입로 확장공사(20억원), 공영주차장(신경주, 강동) 조성(29억원) 등도 편성했다. 최양식 시장은 “이번 추경은 정부 추경 방향에 맞춰 편성했으며, 특히 현안사업과 주민숙원사업에 중점을 두고 국도비 보조사업을 반영했다”며 “효과적인 재원 배분을 통해 시민생활 안정 및 정주여건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예산안은 오는 18일 열리는 제227회 경주시의회 임시회에서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