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풍수해 보험’ 가입을 적극 홍보해 ‘재난지원금·도민안전보험·풍수해보험’의 상호보완적인 3종 재난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덕규 경북도의원은 지난 12일 제2차 정례회 3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자연재해에 따른 재산보호와 피해보상 강화를 위해 경북도가 도민들의 ‘풍수해보험’ 가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의원은 태풍 힌남노 피해에 따른 복구를 위해 지원된 비현실적인 재난지원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복구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풍수해보험’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난지원금이 면적에 관계없이 최소복구비만 정액으로 지급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풍수해보험법을 제정해 ‘풍수해보험’을 제도화했으며, 보상액은 재난지원금의 4배에 이른다”며 보험가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실제 재난지원금의 주택피해 지원기준은 주택전파 1600만원, 반파 800만원, 침수 200만원이다. 반면 풍수해보험은 주택전파 7200만원, 반파 3600만원, 소파 1800만원 등으로 재난지원금의 약 4배 차이 난다. 보험 가입대상도 주택과 온실, 비닐하우스, 소상공인 상가, 공장 등으로 가입범위가 넓고, 보험료 70%를 지자체에서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례로 경주시 소재 80㎡(24평) 단독주택 풍수해보험의 보험료는 5만3200원으로, 70%인 3만7200원은 지자체가 부담하고, 주민은 30%인 1만6000원을 부담하게 된다. 이러한 풍수해보험의 효용성에 주목해 김천시를 비롯한 전국 13개 시·군·구에서는 이미 보험에 가입해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고 있다. 최덕규 의원은 “보험가입 당위성에 대한 인식이 약한 도민의 의식전환을 위해 자동차보험과 같이 풍수해보험이 재난피해를 보상하고, 재산을 보호하는 강력한 수단이라는 점을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마인드 변화를 이끌어 줄 것”을 도지사에게 주문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기후변화 영향으로 2년에 한 번 정도로 동해안 시·군이 태풍 피해를 입어 왔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며 “경북도가 중심이 돼 재난지원금·도민안전보험·풍수해보험의 상호보완적인 3종 재난안전망을 구축해 안전경북을 실현해 줄 것”을 촉구했다.
1조8450억원 규모의 내년도 경주시 예산안이 최종 확정됐다. 경주시의회는 지난 2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제272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2023년도 예산안과 각종 조례안 등을 최종 의결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경주시의회 위원회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6개 경주시의회 조례 및 규칙이 통과됐다. 또 경주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조례 29건, 2023년도 장애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 위탁 동의안 등 동의안 7건, 2023년도 정기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의결했다. 특히 2023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은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총 54건, 72억7200만원을 삭감해 예비비로 편성하는 등 총 1조8450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어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변경안 제안설명의 건, 휴회의 건을 의결하면서 제2차 본회의를 마쳤다. 제272회 경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는 13일부터 14일까지 각 상임위원회에서 조례안 및 일반안건,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심사한다. 15일부터 16일까지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해 심의한다. 19일 열리는 제3차 본회의는 상임위와 예결위가 심사한 안건에 대해 의결하고, 시정에 관한 질문을 진행한다. 20일엔 제4차 본회의를 열고 시정에 관한 질문을 마지막으로 2022년도 전체 의사일정을 모두 마무리 한다. 이철우 경주시의회 의장은 “내년도 예산안이 확정된 만큼 철저한 준비와 빠른 집행을 통해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시민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동궁과 월지 방문자센터 건립 경주시가 동궁과 월지 동편에 신라왕경 핵심유적의 홍보와 디지털 콘텐츠 및 편의 공간인 방문자센터를 건립한다. 경주시가 방문자센터 건립을 위한 2023년도 정기분 공유재산관리 계획안이 지난 12일 제272회 경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통과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현재 동궁과 월지의 관람편의시설은 노후되고 협소해 관람객 이용이 불편한데다 문화재 활용·홍보에 제약이 크고 향후 정비를 위해 철거가 필요하다는 것. 이에 따라 동궁과 월지 동편 인왕동 21-2번지 등 10필지 9335㎡의 군유지에 지상 1층 철골조 건물 3동 규모의 방문자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방문자센터는 동궁과 월지를 비롯해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을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홍보하는 홍보동, 관리동, 지원동 등 건물 3개 동을 한옥형으로 신축한다. 경주시는 내년부터 2026년까지 4년간 국비 94억여원, 도비 20억여원, 시비 20억여원 등 총 사업비 134억7000만원을 들여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곳 부지는 동궁과 월지와 황룡사 역사문화관 사이이 위치한 전체 군유지 4만4934㎡의 일부로 토지매입비는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고 시는 밝혔다. 경주시는 “방문자센터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동궁과 월지의 발굴조사와 연구를 효율적·체계적으로 수행하게 된다”면서 “시민들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관람정보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종합적인 문화공간 창출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센터 설립의 취지를 밝혔다. -충효동에 국민체육센터 신설 경주시가 충효동에 수영장을 갖춘 국민체육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충효동 국민체육센터 건립 부지 매입을 위한 2023년도 정기분 공유재산관리 계획안이 경주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충효동 국민체육센터는 총사업비 180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서라벌대 원석체육관이 폐쇄되자 이곳 주민들은 경주시가 이를 임차해 운영하거나 수영장 건립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경주시는 2002년 준공된 원석체육관의 리모델링 비용이 30억원 이상 필요하고, 고등교육법에 따른 교육연구시설로 경주시로 이관 및 운영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시는 2026년 말까지 충효동 산 156-2번지 일원 사유지 임야 등 1만6745㎡를 매입해 건축 연면적 5000㎡, 지하1층 지상2층 규모의 국민체육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내부에는 수영장, 실내서핑장, 피트니스센터 등 체육시설과 사무실 샤워실, 다목적공간, 주차장 등 부대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사유지 매입 약 45억원, 공사비 125억원 등 총사업비 18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경주시는 재원마련을 위해 정부의 생활체육시설 확충 지원 공모사업에 응모해 국비 30억원, 도비 5억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국·도비가 확보될 경우 시비는 145억원이 소요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해당부지는 충효주거단지, 시내권, 신경주역세권 등과 인접해 국민체육센터 수혜자가 시민의 30%로 예상된다”면서 “주민들의 요구와 함께 체육서비스 접근 기회 균등제공과 시민 건강증진 도모를 위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곡면 체육공원 조성 사업 추진 현곡면에는 체육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현곡 체육공원 조성사업 부지 매입을 위한 2023년도 정기분 공유재산관리 계획안이 경주시의회에서 최종 의결됐다. 현곡면 체육공원은 최근 대규모 아파트 조성에 따라 인구가 증가한데 비해 공공체육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함에 따라 추진한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내년부터 2024년 말까지 현곡면 소현리 804-16번지 일원 부지 4만9817㎡에 축구장 1면, 육상트랙, 족구장, 농구장 등 체육시설과 놀이터, 관리실, 산책로, 주차장 등 부대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94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중 사유지 40억원, 국·공유지 22억원 등 토지매입비가 62억원에 이른다. 내년 10억원의 예산으로 토지매입을 시작하고, 국·도비와 시비를 확보해 2024년 12월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인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현곡면에 체육공원을 조성해 주민의 다양한 스포츠 욕구 충족과 건강증진을 유발해 건강한 지역사회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후된 용황119안전센터 신축·이전한다 건립된 지 30년이 지나 노후되고 협소한 용황119안전센터가 신축 이전한다. 경북도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경주시의회의 동의를 받기 위해 제출된 ‘용황119안전센터 신축 영구시설물 축조 동의안’이 최종 통과됐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3억2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현 청사 인근 부지 3243㎡, 연면적 957㎡에 지상2층 1동 규모로 센터를 신축한다. 사업기간은 내년 5월 시설공사 설계용역을 시작으로 2024년 12월까지 2년간이다. 현 용황119안전센터는 지난 1991년 건립돼 31년여 동안 시민안전을 지켜왔지만 시설이 협소하고 노후화돼 증가하는 소방수요에 대처하기 어려웠다. 센터 신축에 따라 소방공무원 근무환경 개선과 소방대응능력 향상으로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각종 재해에 신속하고 안정적인 대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내년부터 통일전 관리·운영을 민간위탁키로 하는 ‘경주시 통일전 관리·운영 민간위탁 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경북도 산하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으로 통일전 관리·운영권이 이관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9월 30일 경북도와 경주시 독립운동기념관은 통일전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상호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위탁사무는 △통일전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사항 △시설 및 조경의 유지관리 △통일서원제 봉행 등이다. 한편 통일전은 1974년 고 박정희 대통령의 신라 삼국통일 유적지 조성계획에 따라 1977년에 조성돼 1987년 경북도에서 경주시로 이관 후 36년간 운영해 왔다.
향후 3년간 경주시 체육계를 이끌 제2대 경주시체육회 회장 선거에 여준기 현 경주시체육회장과 최대락 전 경주시체육회 부회장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일과 12일 양일에 걸쳐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 등록이 진행됐으며, 경주에서는 두 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앞서 여준기 후보는 ‘체육을 통한 건강하고 행복한 경주’를 슬로건으로 재선에 도전하고 최대락 후보는 ‘행복한 스포츠, 스포츠의 메카 경주’를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경주시체육회장 선거 유권자는 각 읍·면·동 체육회 및 종목단체 관계자 등 총 216명이며, 22일 경주화랑마을에서 투표가 실시된다. 선거운동기간은 21일까지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전화·문자메시지·SNS 등 이용 △윗옷 및 어깨띠 착용 △선거운동용 명함 배부 △정책토론회 및 선거일 소견발표 등을 통해 선거운동을 펼칠 수 있다. 한편,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 및 선거인에 대한 매수행위 △후보자와 그 가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 및 비방 △체육회 임·직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후보자의 정당 등 표방 행위를 중점 단속할 예정이다.
경주시가 지난 9일 시청 대외협력실에서 다둥이 가정의 행복한 추억만들기 사진전에서 촬영한 가족사진 증정식을 가졌다. <사진> 이날 수여식에는 지난달 개최된 사진 전시회에 참가한 5가족 15명이 참석했다. 이번 사진전은 출산과 육아가 망설임 없는 축복이고 기쁨이 되는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경주’를 만들기 위해 다자녀 가정 가족사진 촬영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앞서 지난 9월 (사)한국프로사진협회 경주시지부의 지원을 받아 지역 두 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을 대상으로 22가정을 모집해 가족사진을 촬영했다. 지난달에는 신경주역, 시청 민원실에서 전시회를 개최한 바 있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가족사진 전시회를 통해 평소 소홀했던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보고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시도 지역 청년들이 결혼부터 출산, 육아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 통합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도시 만들기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상습 침수지역인 충효지구에 대한 항구적인 대책이 본격 추진된다. 경주시 충효지구가 환경부의 ‘2022년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국비 48억원 포함 총사업비 80억원을 들여 충효지구 일대 우수관로 1.2km 개량 및 빗물펌프장(Q=60㎥/분) 설치해 침수 피해를 해소할 계획이다. 경주시는 정비사업을 2026년 말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우수관로 개량과 빗물펌프장이 신설되면, 집중호우 시 수위가 상승해도 빗물을 하천으로 강제 방류시킬 수 있어 침수 예방이 기대된다. 특히 상습 침수피해가 발생하는 경주초, 삼정아파트 및 경주요양병원 일대에 대한 항구적 대책이 마련될 전망이다. 환경부 주관 ‘하수도 정비 중점 관리지역’은 침수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을 지정해 하수도시설 확충을 위한 국비를 지원해주는 제도다. 앞서 경주시는 상습 침수구역 해소를 위해 사업 추진의 시급성을 정부에 지속 건의해 온 바 있다. 환경부 현장 실사 당시 하수도시설 용량 부족으로 상습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며, 최종 선정위원회 심의 등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정됐다. 주낙영 시장은 “더 이상 침수피해로 불안·불편과 상실감을 겪지 않도록 환경부와 긴밀히 협의해 조속히 공사를 시행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태풍 등 자연재해를 대비해 침수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대비를 철저히 해 대형 재난사고를 예방하겠다”고 강조했다.
신경주역세권 일원에 광역교통 중심 융복합 자족도시가 조성된다. ‘신경주역세권 해오름 플랫폼 시티’가 올해 국토교통부 주관 공모사업인 거점 육성형 투자선도지구로 선정됐다. 투자선도지구는 발전 잠재력이 있는 지역 전략사업을 집중 지원해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고 지역의 성장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5년부터 국토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도다. 올해 투자선도지구 공모는 지방 중소도시의 철도역 및 인근지역을 대상으로 전국 7개 지자체가 경합을 펼쳤으며, 경주시를 비롯해 속초시와 통영시 등 최종 3곳이 선정됐다. 지구로 선정되면 국비 지원과 건폐율·용적율 완화, 특별건축구역, 인허가의제 등 73종의 규제특례를 적용받는다. 신경주역세권 해오름 플랫폼 시티 투자선도지구는 신경주역 일원 면적 113만2529㎡에 총 5407여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31년까지 광역교통 연계 융복합 자족도시로 추진될 예정이다. 여기에 환승주차장, 컨벤션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등 복합환승센터와 다목적 스포츠 콤플렉스, 그린에너지시설(수소융복합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사업은 경주시를 비롯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경북개발공사, 한국수력원자력, KR(국가철도공단)과 민간투자사업자가가 함께하는 민관합동개발로 추진할 방침이다. 시는 현재 추진 중인 신경주역세권 지역개발사업이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양성자가속기 R&DB단지 조성사업과 신경주역세권 2차 개발에 대한 타당성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지난 6월 국토부 투자선도지구에 공모하게 됐다. 시는 투자선도지구 선정이 신경주역을 중심으로 지역특화산업(양성자, 원자력)을 비롯해 전통적인 역사문화관광이 융·복합된 거점 조성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향후 산업·문화·연구 등의 융·복합지구로 조성해 역사 일대가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나가도록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에서 눈 오는 밤의 설렘을 한껏 느끼고 싶다면?! 경주엑스포대공원이 경주타워와 보문단지 야경이 펼쳐지는 루미나이트 마지막 코스에 스노우 머신을 설치하고, 밤의 정취와 흰 눈이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눈은 관람객들의 움직임에 따라 자동으로 뿌려지며, 작동시간은 해가 진 후부터 밤 10시까지다. 눈 내리는 루미나이트는 이달 말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입장마감은 9시다. <사진제공: 경주엑스포대공원>
경주지역에서 최근 장기요양기관 증가와 노인장기요양보험 부정수급 사례가 많아지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역에 노인의료복지시설 또는 재가노인복지시설 등 노년층 대상 장기요양기관이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요양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7곳에 불과했으나 올해 3배 이상 증가한 22곳이 장기요양기관으로 지정돼 150여곳이 운영하고 있다. -수급자 증가 부정수급도 노인인구 증가에 따라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도 증가하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이유로 혼자서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 활동 지원 등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다. 전국적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가 매년 15% 정도 증가하고 있으며 지역에도 매년 수급자가 증가하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 증가는 부정수급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경주지역 장기요양기관 행정처분 사례를 살펴보면 A 복지센터가 거짓 등 부정한 방법으로 비용을 청구해 업무정지 30일의 징계를 받았으며 B 복지센터는 5200여만원 부당 청구로 업무정지 76일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C 노인복지센터가 부당 청구로 과징금 처분, D 복지센터도 부당 청구로 업무정지 10일과 과태료 처분 등을 받았다. 장기요양기관 부당 청구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경주지역 장기요양기관 행정처분 건수를 살펴보면 2019년 5건에서 2020년 3건, 2021년 4건, 2022년 4건 등 매년 부정수급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장기요양기관과 노인장기요양보험 부정수급 사례도 증가하고 있지만 지도와 점검 등 관리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장기요양기관은 장기요양법에 따라 서비스 이용 비용을 국민건강보험 공단으로 청구해 지급 받는다. 장기요양기관 지정과 행정지도 및 행정처분은 경주시가 맡고 비용지급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담당하는 이원화가 이뤄지고 있다. 신고와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가 있는 기관은 두 기관이 합동으로 조사를 벌이지만 기관의 지도·행정은 경주시가 도맡는 셈이다. 경주시에는 장기요양기관을 담당하는 직원은 2명으로 지도와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장기요양기관 관련해 민원과 기관이 늘어나며 기존 직원들로는 어려움이 크다”면서 “담당 인원을 늘려 장기요양기관 지도와 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초고령사회 유치원이 노인시설로 경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관련 산업도 변화하고 있다. 경주는 지난 10월 말 기준 전체인구 24만9928명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가 6만147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고령 인구 비율이 24.6%로 초고령사회 기준인 65세 이상 노인 비율 20%를 넘어선 상태다. 반면 지역 출생자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역 출생아 수는 2012년 2020명에서 2015년 1743명, 2018년 1251명, 2021년 1074명으로 매년 감소했다. 올해는 지난 10월까지 출생아 수가 846명을 기록하며 올해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1000명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다.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출생아 수가 감소하면서 어린이집, 유치원 등 어린이 관련 시설이 노치원, 복지센터 등 장기요양기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어린이 관련 시설이 문을 닫으며 기존 시설을 활용한 노인시설 전환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2~3곳의 어린이 시설이 노인시설로 지정됐으며 관련 문의도 증가했다. 지역이 노인사회로 변화되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1987년 민주화대투쟁 이후 부활한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해온 지역신문의 역사를 담은 ‘풀뿌리 지역언론 34년의 기록’이 발간됐다. (사)바른지역언론연대가 펴낸 이 책은 풀뿌리 지역언론인의 관점에서 지역신문의 태동과 현재 그리고 미래 역할과 과제를 처음으로 기록한 보고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집필한 ..
내면을 바라보는 예술 예술이란 끊임없이 움직이는 마음을 바라보고 치유하고 그래서 살아있는 그 자체를 느끼게 하는 도구다.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정제하여 삶에 시적인 무게를 싣고 생명력을 부여하는 그래서 마침내 완벽함을 깨닫게 하는 예술. 그렇게 난 삶의 한 편린으로서의 예술을 통해 삶을 기억하고, 돌아보며 스스로 내면을 바라본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다. 경주에서도 반려견, 반려묘 등 반려동물과 산책을 하거나 키우는 반려동물 사진이 게시된 SNS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여러 매체에는 반려동물과 일상을 보내는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모습이 자주 나오고, 반려동물 관련 콘텐츠가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늘어나는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수에 비례해 버림받는 반려동물의 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주시 동물사랑보호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보호자로부터 버려져 센터에 입소된 유기동물의 숫자는 무려 1125마리에 이른다. 매월 평균 102마리가 버림을 받은 셈이다. 이 수치는 단순히 신고에 의해 구조돼 동물사랑보호센터에 ‘입소’된 숫자일 뿐 실제 버려진 동물들은 더 많을거란 사실은 자명하다. 설립 1주년을 맞이한 경주시 동물사랑보호센터는 올해 491마리의 유기동물을 입양시켰다. 본보에서도 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는 유기동물의 입양 홍보를 위해 매주 사진과 공고내용을 지면 및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다. 또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도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캠페인을 펼치는 등 유기동물의 입양을 알리기 위해 민·관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유기동물의 입양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들이 유기되지 않는 것이다. 사전에서는 반려동물(伴侶動物)을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동물. 개, 고양이, 새 따위가 있다’고 정의한다. 결국 사람의 의지에 따라, 필요에 의해 동물을 기른다는 것인데 쉽게, 그리고 편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본다. 반려동물은 생명체다.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행위는 그 생명체를 버리는 행위로 무책임한 행동이며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라 할 수 있다. 단순히 TV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이 좋아 보여서, 일순간 동물들이 귀여워 보여서 충동적으로 분양을 받는다면 이는 반려동물 유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반려동물을 분양받게 되면 보호자는 많은 것을 책임져야 한다. 밥, 간식, 산책, 예방접종 등 시간은 물론 상당한 비용이 발생된다. 과하지는 않게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더라도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사전에 고려하지 않고 반려동물을 분양받는다면 반려동물 학대나 유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에 반려동물 분양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생명의 소중함은 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당연한 사실이다. 무의미하게 한순간의 충동과 무책임함으로 하나의 생명이 버려지지 말아야 한다. 반려동물을 분양할 계획이 있다면 이미 상처받고 버림받았지만 누군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유기동물에게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2021년을 기준으로 최근 5년 동안 사이버 범죄와 전화사기 범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사이버 범죄가 잦아지고 있다. 사이버 공간은 익명성이 보장돼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통념, 도덕심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범죄가 발생하기 더 쉽다. 백과사전상의 사이버 범죄는 ‘인터넷과 같은 정보 통신망으로 연결된 컴퓨터 시스템이나 이들을 매개로 한 사이버 공간을 이용해 공공복리를 저해하고, 건전한 사이버 문화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말한다. 경주경찰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사이버 범죄 건수는 551건이었다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2020년에는 1620건으로 3배 가까이 폭증했다. 2021년에는 1059건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문제는 사이버 범죄의 검거율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검거율 77.7%에서 2020년엔 36.5%로 뚝 떨어졌다. 2021년엔 55.2%로 전년보다 다소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검거율이다. 사이버 범죄는 빠른 시간 안에 불특정 다수에게 많은 악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이라는 특성상 정보 발신자의 특정이 어렵고, 전자 정보의 증거 인멸 및 수정이 간단하기 때문에 범죄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최근엔 교묘하고 정교해진 수법의 보이스피싱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당국은 수사 인력 보강, 전문성 강화 등 노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사이버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경찰도 사이버 범죄예방법 및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하지만 예방 홍보만으로는 사이버 범죄를 근절할 수 없다. 사이버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다.
청년세대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 그들에게는 일을 잘하고 싶어 한다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그 말에 다소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 ‘밀레니얼 세대가 그렇다고...’ 스스로에게 반문을 해보다가 또 다른 의문 하나를 가진다. ‘그럼 그들에게서 보이는 일에 대한 자유로운 분위기를 기성세대들은 어떻게 볼까?’ 조직사회에 몸담고 있는 나의 동세대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조심스럽게 던져보았다. 열이면 열, 모두가 밀레니얼 세대들이 일하는 자세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 세대간에 느끼는 생각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직장생활 중에 만나게 되었던 사람들의 모습을 기억해보면 그들도 일을 대하는 태도가 제각기 다르다. 그들이 일을 대하는 다양한 방식 중에는 일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저 돈벌이를 위해서 일을 하는 것처럼 하루하루를 힘겹게 일과 싸우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많은 직장인들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라는 문구를 입에 달고 산다. 더욱이 어떤 부류는 일을 이리저리 적당히 피해가면서 자리 보존에만 급급하기도 한다. 그런 다양한 일의 태도가 복잡하게 얽히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집단에서는 충돌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비교적 동류의 세대 내에서도 일을 대하는 방식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자신의 시간을 활용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기성세대가 존중해오던 이른바 전체의 이익보다는 개인 중심적 사고로 전환한 청년세대들의 모습에서 일하는 자세가 결여되어 있다고 기성세대들이 생각할 법하다. 하지만 단언컨대 그 생각의 격차 역시 세대간의 격차 이상이 아니다. 말하자면 기성세대가 청년세대에게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들의 오해일 뿐이다. 청년세대에게는 그들 나름대로 일을 열심히 하는 방식이 엄연히 존재한다. 오히려 청년세대들이 자신의 직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안게 되는 더 큰 문제는 평소에 이런 준비와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점은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어린 시절에 지나와야 하는 모든 교육의 과정의 끝에는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는 사실이 가장 큰 과제로 일반화되어 있다. 그런 교육의 과정을 거쳐 청년이 된 이들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학업 성적과 경쟁의 과정 속에서 남겨진 먹먹함뿐이다. 어쩌면 진로 설계라는 측면에서는 그저 멍한 상태로 인생 준비의 과정을 거쳐온 이들에게는 그 상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일 또한 먹먹한 상태의 연속일 수도 있다. 자신의 스타일에 꼭 맞아서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옷처럼 일은 자신의 내면이 지향하는 욕구와 맞아떨어지는 일이라야 비로소 그 일을 잘 할 수 있다. 또한 일은 그 일이 지향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해야 비로소 일다워지는 일이 될 수 있다. 그 가치는 성장기에 함양해야 한다. 우리의 청년들이 거쳐온 교육 과정에 그런 기회가 있었던가 반문해본다. 학창시절에 부러움의 대상인 엄친아가 존재하는 것처럼 사회에 나가서도 세상 모든 일을 대체로 잘하는 것처럼 해내는 이들을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극소수만 존재할 뿐 세상 사람들의 대부분은 좀 더 특정한 분야 즉,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학업 경쟁의 과정에서 모든 아이들에게 열심히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고 열심히만 하면 무슨 일이든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주입해오지는 않았던가. 청년들의 윗세대들이 그런 생각으로 청년들을 바라본다면 우리의 청년들에게 미래는 없다고 단언한다.
‘교육이 미래다’라는 말은 너무 많이 들었고, 너무 당연한 말이라 새삼 언급한다는 것은 불필요할지 모른다. 특히 코로나 이후 시대 교육의 중요성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특히 비대면 시대가 앞당겨진 만큼 미래 교육은 IoT, 스마트 디바이스, 메타버스, 그린 스마트 등 이름마저 찬란한 IT 기술을 활용한 에듀테크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급작스럽게 겪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학교 교육은 위기설까지 나돌았지만 그나마 교육시스템과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회복이 어느 정도 된 듯하다. 그래서 교육내용과 교육 방법에 대한 장밋빛 아이디어로 미래 교육을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다른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당장 교실의 현황을 살펴보도록 하자. 준비되지 않는 재택수업과 화상수업은 공교육의 명맥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학습 태도나 생활 태도를 길러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학우들 간의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어려워져 학교폭력의 상태에 이르는 심각한 통계 보고가 연이어 들리고 있다. 3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 속에 아이들의 기초 혹은 기본 생활 태도를 확립할 시기를 많이 놓쳐버린 탓이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유통과 생산의 차질로 코로나 사태를 겪은 세계인들은 새로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각하게 겪어, 수입이 끊긴 사람들의 경제적 타격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단기든, 장기든 어디 하소연할 곳 없는 경제적으로 불안한 스트레스는 가족 전체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게다가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부모의 불안한 과잉 감정 속에 노출되게 된다. 이런 감정은 자녀들이 고스란히 학습하게 되어 불안정한 학교생활을 하게 된다. 그런데 아이들은 건강한 모습들과 비교할 겨를이 없었으므로 자연스럽게 그 모습 그대로 일상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이다. 겨우 열린 대면 교육에서 마스크를 낀 채 수업에 임하거나 친구들과 관계 형성해야 하는 아이들은 시작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람들은 비언어로 소통하기 마련인데 마스크를 낀 상태에서는 더욱 소통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스크린으로 비대면으로 처음 수업을 접했던 아이들이 대면 수업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교실 수업에서의 집중력훈련이 되어 있지 않고 학습 태도가 길러지지 않았으며 마스크를 낀 채로 만난 아이들의 단체생활 경험이 부족하고 관계 형성하는 방법도 부재하다. 부모들의 스트레스가 심했던 상황까지 고려하면 건강한 감정을 형성하기보다는 과잉 감정에 노출된 아이들의 교실 생활은 만만찮다. 학교에서 물리적, 신체적 폭력보다 사이버 폭력, 언어폭력, 따돌림 등 새로운 유형의 관계적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는 이런 것을 증명해준다.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아이들 역시 다른 아이들과 교사들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다.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고려해 올해 경남교육청은 학교폭력 관계 회복지원단을 구성해 가해자, 피해자가 아닌 건강한 관계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폭력 관계 회복지원단은 현직 교사, 전문상담사, 마을 교사, 학교 관리자 및 전문직, 퇴직 교사, 전(현)직 경찰, 대학교수, 회복적 사법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상황이라고 본다. 자기의 행동이 폭력이라는 의미를 모른 채 친구들에게 가하는 언어폭력이나 따돌림과 더불어 교사를 함부로 대하는 초등학생들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해자, 피해자라는 말이 무색하게 아이들은 모두 시대의 피해자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아이들에게는 개별적으로 교사, 상담사, 학교관리자 등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서 도움을 주어야 한다. 교육은 백 년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한다.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려면 경제회복에 대한 문제도 빠르게 거론이 되어야 하지만 교육 현장의 소리를 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론으로 무장한 전문가들이 아닌 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교사들로 구성된 특별전담팀이 꾸려져서 확실한 해결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다른 분야와는 다르게 현재의 교육 현장의 문제는 미래에 터지는 지뢰와 같기 때문이다. 지금 아이들은 문해력을 키워야 하며 집중력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비대면 수업으로 시작한 아이들의 읽고 쓰고 이해하는 문해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러기 위해서 교사들이 전담해야 할 아이들의 숫자를 줄이고, 교사의 교과 연구 외에 잡무에서 해방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해주기 위해 현장학습이나 체험학습 등 너무 많은 활동적인 프로그램도 지양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조용하게 집중하는 훈련에 매우 방해가 되는 요소들이 많다. 게다가 IT 기술에 발맞춘 너무 많은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도 재고해 보아야 한다. 다시 정리하자면 지금 당장 교실 수업에 필요한 것은 학습 태도와 문해력, 그리고 집중력훈련이다. 하나를 더 말하자면 관계를 잘 맺어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제 희망이 없는 것 같아” 갱도에 갇힌 지 열흘 째 되던 날, 작업 조장 박정하님이 보조 작업자에게 말했다. 지하 190m 깊이의 갱도 안에서 아연을 채굴하다가 900t급 규모의 토사가 무너지는 바람에 고립된 상황이었다. 갱도에 갇힌 지 9일째가 되니 안전모에 달린 헤드램프마저 깜빡이기 시작했다. 램프 없이는 한 치 앞도 구별할 수 없는 어둠은 이들을 호시탐탐 노려보고 있다. 과연 이들은 살아나올 수 있을까? 어디선가 “발파!”하는 천둥 같은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것은 며칠 전부터 시작된 환청이었다. 사람 발자국 소리 같기도 했고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웅성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했다. 자신들을 구조하려는 사람들 소리 아니냐고 동료에게 물어보지만 번번이 “아무런 소리도 못 들었다”는 대답만 반복된다. 비닐 텐트를 치고 모닥불로 체온을 유지해가며 천장에서 떨어지는 지하수를 받아마셨다고 한다. 그 유명한 커피믹스는 지옥을 버틸 수 있었던 유일한 식량이었다. “그러다 꽝! 하면서 불빛이 보였어요” 둘은 서로 부둥켜안고 희열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고 한다. 그들은 마침내 구조되었다. 마치 ‘잘 연출된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처럼 말이다. 고립된 지 221시간 만에 찾아온 기적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하나 있다. 사지(死地)에서 겨우 돌아온 그들 등에 스트레스와 트라우마가 붙어있다는 사실이다. 생존을 위한 그들의 지리한 싸움은 어쩌면 이제부터일지도 모른다. 보고에 따르면 베트남 참전 용사의 30%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경험했다고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면서 생긴 심리반응이다. 외상의 범위는 이처럼 갱도에 고립되는 사고부터 전쟁, 화재, 교통사고, 타인이나 자신을 향한 폭력과 범죄 등등 다양하다. PTSD의 증상으로 침습적인 기억과 재경험이 대표적이다. 사건 당시의 힘든 경험이나 기억들이 잔인할 정도로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번 이태원 참사에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마치 세포 안에 새겨져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식 시스템을 마구 할퀸다. 우연히 외상 사건과 유사한 상황이나 신호에 노출되면 마치 당시 상황이 재연되기라도 하듯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차라리 회피도 있다. 너무 힘든 경험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나머지 가장 극심했던 상황을 아예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것이다. 그런 경험이 애초부터 없었던 것처럼 경험과 기억의 한 부분을 완전히 리셋(reset)해버리는 것이다. 한국 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KSTSS)는 이번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겪고 있을 마음의 고통과 트라우마 대응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 내용으로는 첫째, 사지에서 살아나온 생존자는 불안과 공포, 공황 등 트라우마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누구에게나 경험할 수 있는 당연한 반응이며 또한 회복될 수 있다. 둘째, 유가족은 원망과 분노, 죄책감에 휩싸일 수 있지만, 그 갑작스러운 사고와 죽음이 고인의 잘못도, 살아남은 자들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셋째, 주위 사람들은 생존자와 유가족을 혐오와 비난으로부터 보호해 줄 필요가 있다. 비판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도 효과적인 지지와 위로다. 넷째, 정부도 정신건강 전문가와 협력으로 생존자와 유가족의 정신건강 문제를 돌보아야 한다, 등이다. 끝으로 학회가 제안한, 재난을 겪은 후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심신 안정법을 소개한다. 먼저 심호흡.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후~’하고 소리를 내면서 내쉰다. 복식호흡. 숨을 들이쉴 때 아랫배가 풍선처럼 부풀고 내쉴 때 꺼지는 식이다. 다음은 착지법. 이제부터 흥미롭다. 발뒤꿈치를 들었다가 ‘쿵’하고 내려놓는다. 발뒤꿈치에 힘을 주면서 단단한 바닥을 느껴본다. 외상으로부터 벗어나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나비 포옹법. 가슴이 두근대고, 괴로운 장면이 문득 떠오르면 ‘걱정 마’ 하고 두 팔을 가슴 위에 교차시킨 상태로 나비가 날갯짓하듯 두드린다. 스스로를 토닥이며 안심시키는 방식이란다.
김시습의 이름 ‘時習’은 논어 첫 구절 ‘學而時習之 不亦悅乎’에서 따 왔으며, 승명(僧名)은 설잠(雪岑), 호는 매월당(梅月堂)이다. 그는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글을 알았고 세 살 때 시를 지었다. 이 소문이 세종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나이 5세 때 세종께서 김시습을 불러 지신사(知申事)를 시켜 이렇게 물었다. “童子之學 白鶴舞靑空之末(동자지학 백학무청공지말)” 너의 공부는 백학이 푸른 하늘 끝에서 춤추는 듯하구나. 이에 김시습이 대답하였다. “聖主之德 黃龍飜碧海之中(성주지덕 황룡번벽해지중)” 임금님의 덕은 황룡이 푸른 바다 가운데를 뒤집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들으시고 세종께서 이렇게 하명하였다. “학문을 더욱 가르치고 길러 나이 장성하고 학업이 성취되기를 기다려서 내가 장차 크게 쓰겠노라” 그리고는 비단 오십 필을 상으로 주어서 스스로 가지고 가게 하였다. 어린 김시습이 무거운 비단을 가지고 갈 수 없어 그 끝을 허리에 둘러 끌고 나갔다. 이로 말미암아 그의 이름이 조선에 진동하여 이름 대신 오세(五歲 : 다섯 살)라고 불렸다. ‘재승박덕(才勝薄德)’이라는 말이 있다. 재주가 뛰어나나 덕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김시습에게는 이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지와 덕을 모두 갖춘 인물이었다. 세조가 계유정난으로 조카인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했을 때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목숨을 잃은 성삼문, 박팽년, 이개, 하위지, 유응부, 유성원 등을 사육신, 목숨을 잃지는 않았으나 세조에게 등을 돌린 채 평생 단종을 추모하며 일생을 산 김시습, 남효온, 원호, 이맹전, 조려, 성담수 등을 생육신이라고 한다. 김시습은 사춘기 무렵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가정적인 역경이 시작되었다. 어머니의 산소에서 3년 동안 시묘살이를 한 그는 아버지의 재혼으로 외가에 맡겨졌다. 그러나 곧이어 그를 돌봐주던 외숙모마저 죽고, 아버지마저 중병에 걸리는 등 고난이 계속되었다. 그 와중에 결혼을 했으나 결혼생활 또한 순탄치 못했다. 그를 큰 인재로 쓰겠다고 약속한 세종이 승하한 후 일어난 정치적 혼란은 그가 장차 관료로 나가 나라 일을 할 뜻을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21세 때 삼각산 중흥사에서 공부를 하던 김시습은 수양대군(훗날 세조)이 단종을 내몰고 왕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통분하여 하던 공부를 접고 책도 모두 불태워버렸다. 그리고 스스로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었다. 그 후 세조가 왕위를 찬탈하고 사육신이 죽자 아무도 돌보지 않던 그들의 시신을 수습하여 묻어주었다. 이후 승려로 여러 사찰을 전전하던 중 경주 남산의 용장사에 주석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집필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연유로 1670년에 용장골에 그의 사당이 세워졌다. 그 후 이 사당이 허물어져 개축하려 하였으나 여의치 못하여 훼철되고 말았다. 이를 애석히 여긴 경주 유림이 기림사 주지스님께 부탁하여 기림사로 옮겨 세워 초상을 봉안하고 사당에 딸린 논밭을 매각하여 넘겨주니 이때가 1878년이었다. 기림사의 경내를 들러보고 나오다가 입구 부근에서 오른쪽 언덕으로 고개를 돌리면 몇 동의 건물이 있는데 가장 오른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매월당영당’이다. 대개 큰 사찰에 조사당이란 건물이 있다. 불교에서 하나의 종파를 세운 스님이나 사찰의 창건주 또는 역대 주지스님 등을 기리기 위하여 그분들의 진영이나 위패를 모신 전각이다. 그러나 그런 범주에 속하지 않는 인물을 위한 사당이 절에 있다는 것은 매우 기이한 일이다. 본래 이 영당은 산신각 뒤쪽으로 좀 더 올라간 곳에 있었으나 너무 낡아 무너질 염려가 있자 경주 유림의 요청으로 1996년에 경주시가 새로 현 위치에 옮겨 지었다. 이곳에 있는 김시습의 영정은 강원 김씨 종친회에서 부여에 있는 무량사에 모신 김시습 영당에 있는 자화상을 모사하여 다시 봉안한 것이다. 2006년에 세운 「함월산기림사 사적비」에 이런 기록이 있다. ‘생육신의 한 사람이었고 불승(佛僧)으로서도 행적이 뚜렷한 매월당의 제사를 이때부터 지방유림과 함께 기림사에서 봉행하고 있다’
아무것도 안 하는 애인 박라연 이 세상 모든 눈동자가 옛날을 모셔와도 먹고 마시고 만져지면서 닳아지는 물질이 이제 저는 아니랍니다 생각하는 일만 허용되는 색깔로 살게 되었습니다 천근만근 애인의 근심만은 입에 물고 물속으로 쿵 눈빛마저 물에 감기어져 사라질 태세입니다 그림자의 손이 아무리 길게 늘어나도 ㅉ이 ㅃ으로 ㄴ이 ㅁ으로 쳐질 때 있습니다 한계령에 낙산사 백사장에 우리 함께 가요, 라고 말할 뻔했을 뿐입니다 생각만으로 벼린 색이 되는 날이 제겐 있었어요 그림자 스스로 숨 거두어 가주던 그날 배고픈 정신의 찌 덥석 물어주는 거대한 물방울의 색깔을 보았습니다 -생각이라는 작용을 통해 한없이 확장된 더 큰 자아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라는 시집으로 독자에게 널리 알려진 박라연이 오늘 소개할 시와 동명 표제를 가진 시집을 냈다. 어느 한 편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시편들은 다시 우리 시단에 새로운 화법과 비유로 독특한 경지를 열고 있다. 세상이 시인의 몸 안에서 육화된 시집이랄까? 시를 공부하는 분들은 꼭 읽었으면 한다. ‘아무것도 안 하는 애인’. 제목만 놓고 보면 “무슨 이런 애인이 다 있는가?”하고 생각할 법한 시다. 그러나 애인이라는 말 속에는 불순물이 없다. “먹고 마시고 만져지면서 닳아지는 물질, 즉 육체적 사랑의 대상이 아니고 대가 없이 줄 수 있는 어떤 사랑이 내재해 있다. 여기서 ‘애인’은 소중한 존재이니 천사처럼 숨어 있거나 멀리 있는 존재이다. 왜냐하면 이 시는 그 애인에게로 향하는 나의 자발적인 선택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애인에 대하여 만나지 않고 “생각하는 일만 허용되는 색깔로”산다. 그것은 감정이입을 통해 나의 자아를 한없이 확장시켜 애인의 즐거움에 함께 즐거워하고 그의 고통에 함께 통점(痛點)을 느끼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풍문으로나 기미로 “천근만근 애인의 근심”을 알아차리면 그걸 물고 “물에 감기어져 사라질”것을 기꺼이 감수한다. 나의 마음은 항상 그에게로 향한다. 그렇지 않은가? 생각 여하에 따라 우리는 바로 옆에 함께 누운 사람과 수천 리 떨어져 있을 수도 있고, 먼 곳에 있는 이의 삶에 깊이 마음을 둘 수도 있다. 나는 그를 생각하는 색깔 속에 살고 있다. 이는 그와 함께 박자를 맞춰 움직이는 존재라는 말도 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느끼는 것까지가 자아'라는 것이다. 때로 그와 나 사이에 놓인 “그림자의 손이 길게 늘어나”그에 대한 평정심이 흩어질 때(“ㅉ이 ㅃ으로 ㄴ이 ㅁ으로 쳐질 때”)도 있다. 그때 나는 “한계령에 낙산사 백사장에 우리 함께 가요, 라고/말할 뻔”하다가 간신히 참는다. 그건 천사에서 범인(凡人)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생각만으로 벼린 색이 되는 날” 즉 순정한 마음결의 무늬가 거듭나는 날은 그리하여 “그림자 스스로 숨 거두어 가주던 그날”이다. 그날은 놀라와라. 보이지 않는 힘이 생명의 짝으로 만나 “배고픈 정신의 찌/ 덥석 물어주는 거대한 물방울의 색깔을 보”게 된다. 나와 그 사이 우리의 보물일지도 모를 알 수 없는 은밀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순간, 우리 삶의 베타는 완성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모든 것이 가능한 역설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박라연의 이 시에서 우리는 드물게 생각이라는 소중한 마음의 작용을 통해 한없이 확장된 더 큰 자아라는 지도의 경계선을 정하는 양상을 본다. 시인은 이렇듯 품이 넓은 자아를 탄생시킨다. 감정은 자아의 경계 안에서 그 자체의 거리를 가진다. 그건 물리적인 거리와 정신적인 거리를 함께 가늠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멀리 숨어 있어도 생각만으로 벼린 색이 되는 애인을 위해 내게는 '호의'라는 비상식량이 충분한가를 생각해 보는 날이다.
“우선 밝히자면 말리는 죽었다. 의심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소설의 첫 문장 치고는 이상한 말이다. 저자는 빨간 표지의 가죽 장정으로 된 멋진 책을 내면서, 게다가 이름을 ‘크리스마스 캐럴’이라고 지으면서, 왜 저런 문장으로 시작했을까? 아마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심각한 사회 현실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요즘처럼 바보들만 득시글거리는 세상에 살면서, 즐거운 크리스마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크리스마스라고 해봐야 없는 살림에 나갈 돈만 많아지는 때 아니냐. 나이만 한 살 더 먹고, 그렇다고 한 시간 전보다 더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장부정리를 해 보면 꼬박 열두 달 동안 적자만 나오는데...” 스크루지 영감이 즐겁게 인사하는 조카에게 대꾸하는 말이다. 지금 우리들 중에도 이런 심정인 분들이 많지 싶다. 180년 전 영국에서 출판된 이 책은 연말이면 다시 읽어보는 내 인생의 책이다. 어렸을 때는 스크루지 영감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유령을 따라다니며 자신의 모습을 보는 장면이 재미있었다. 50대 후반이 된 지금 다시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절 영국과 지금의 한국이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 내 나이가 스크루지와 비슷해진 탓도 있으리라. 사는 것이 힘든데 크리스마스라고 즐거워해야 할 일이냐? 나라가 좌우로 갈라져 주말마다 광화문과 시청 일대에서 시위를 하는데 무슨 연말 타령이냐? 동창회, 향우회 모임에서도 발언 수위를 조심해야 하는 이 시절에, 까딱하면 정치 이야기로 분위기를 망칠 수도 있는 살벌한, 날씨만큼 차가운 이 시기에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니, 너무 한가롭지 않은가? 그런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작가도 그런 비난을 우려했던 것 같다. 그래도 현실 문제를 비껴갈 수 없다는, 아니 그래서는 안 된다는 작가정신으로 이 소설을 쓴 것 같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나라는 부유하고 기업도 형편이 괜찮지만, 개인들의 삶은 팍팍하다. 주변 사람들을 보면 10년 전이나 5년 전 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 살림이 쪼그라들면서 마음도 움츠러들고 그러면서 스크루지처럼 세상을 냉소적으로 보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같다. 디킨스는 그런 사람들에게 한 마디 건넨다. 크리스마스를 맞는 이 시절에는 그러지 말자,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자, 그 어렵던 시절에도 연하장을 보내고 이웃을 초대해서 음식을 나누지 않았느냐, 구세군 모금함에 동전을 넣는 것이 미안해서 나중에는 지폐를 넣으리라 다짐하지 않았느냐, 그랬던 우리가 이제 지폐가 가득한 지갑을 가지게 되었는데 무엇을 망설이느냐, 완고한 스크루지처럼 살지 말자,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이웃들과 함께 살아야 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올 한해도 다사다난했다. 나라도 그랬고, 나도 그랬다. 연말을 맞으면서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새로워지고 싶다. 스크루지처럼. 소설 뒷부분, 잠에서 깬 스크루지는 외친다. “오늘이 며칠인지도 모르겠네. 유령과 얼마나 오랫동안 함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고, 아무것도 모르겠어. 마치 아기가 된 것 같아. 하지만 걱정할 것 없어. 난 상관없으니까. 차라리 아기가 되겠어. 야호 신난다!” 나도 외친다. 메리 크리스마스! *권은민 씨는 변호사 겸 수필가이며 북한학 박사다. 경주 출향인 모임인 경주고도보존회 상임이사로 오래 활동해오는 등 늘 고향에 대한 관심을 놓지않고 있다. 북한학 전문가로 남북 대치상황에서 보다 발전적이고 현실적인 남북한 교류의 탈출구를 제시해 왔다.
경주시장애인체육회는 지난달 29일 웨딩파티엘에서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경북대표 경주시선수단 해단식을’ 개최했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10월 19일부터 24일까지 6일간 울산에서 진행됐으며, 경상북도는 종합 12위를 달성했다. 경주에서는 당구, 보치아, 볼링, 양궁, 역도, 유도, 육상, 조정, 탁구, 지적축구, 청각축구, 슐런 등 12개 종목에 31명의 장애인선수들이 경북대표로 선발됐으며,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0개 등 총 18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경주시장애인체육회 정태윤 상임부회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경상북도 종합 12위 성적에 크게 기여해 주신 경주시 선수단 여러분께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며 “이러한 결과는 본인의 기량을 펼치고자 의지와 집념으로 훈련에 매진한 선수 여러분과 임원 여러분들 모두가 땀 흘리며 하나돼 노력한 결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주시장애인체육회에서도 선수 여러분이 더 나은 환경에서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해단식에서는 장애인체육회 부회장인 김동현 숨소리한의원 원장과 수향만리회 김하곤 회장 및 회원들이 참석해 후원물품을 전하고 격려하는 자리도 가졌다.
본 작품을 마지막으로 일본 만엽집을 다룬 장장 32회에 걸친 칼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본 칼럼을 통해 한국은 물론이려니와 일본에서도 다루어져 본적이 없는 만엽집의 핵심이 다루어졌다고 본다. 만엽집의 해독은 향가를 모르고는 불가능하다. 또 향가는 삼국유사에 실린 신라향가를 모르고는 해독될 수가 없었다. 필자는 향가 연구자이지 본격적인 만엽집 연구자가 아니다. 일본어에 대해서도 아주 기초적 지식밖에 없다. 향가에 흥미를 갖고 오래토록 연구하는 과정에서 기연을 만나 신라 향가의 창작법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를 활용하여 신라 향가 14장을 완독한데 이어 균여전의 향가까지 완독하게 되었다. 이로써 우리나라에 현전하고 있는 향가 25장 해독을 마친 것이다. 필자는 향가 해독을 마쳤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었다. 그 후 우연히 신라 향가 창작법을 일본에 전해지고 있는 고시가집 만엽집에 적용하여 보니 일본인들이 지난 천년 간 알고 있던 내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 나왔다. 그러나 풀이 결과는 역사적 사실과 부합했고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도 있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필자는 만엽집에 수록된 4516장 중 1000여장의 해독을 거쳐 만엽집이 명백히 한반도에서 건너간 디아스포라들이 만든 향가집임을 알 수 있었다. 우리민족이 현해탄을 건너 갈 때 향가를 가지고 갔다. 신라에서 출발한 ‘소잔오’라는 무인이 일본서기 1번가를 지었다는 내용이 명백히 일본서기에 기록되어 있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이들이 일본 열도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향가로 만들어 담아내었다. 일본의 향가가 신라에서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한 나라의 국문학을 정의할 때 한 민족이, 그 나라 언어로 기록한 문학을 말한다. 만들어진 장소가 어디인지는 묻지 않는다. 만엽집이란 명백히 우리 민족이 일본으로 건너가 고대 한반도어로 만든 작품들을 모아놓은 고시가집이었다. 현대의 우리민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 뉴욕에 살며 우리나라 언어로 시나 소설, 대본을 써 모아놓은 작품집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만엽집은 우리나라 문학의 한 갈래이다. 이러한 작품을 유이민 문학이라고 한다. 이 사실을 밝히게 된 것은 신라향가로 부터 시작되었다. 경주신문 독자들에게 신라 향가가 만엽집을 풀게 했고, 일본 최초의 향가가 신라에서 간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음을 최초로 보고드린다. 경주시민들은 신라 향가의 본고장이기에 신라향가 창작법이 일본의 창작법을 풀어내는 괴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맨 처음 보고받을 자격이 있다고 본다. 한국의 향가와 일본의 만엽집은 고대 동북아인들이 남겨놓은 푸른 바다의 진주였다. 그 속에는 역사의 풍랑에 부대끼던 고대 한국인과 그 후손들의 사랑과 염원이 담겨 있었다. 경주시민들께서 향가를 사랑해주시고, 신라를 거쳐 일본으로 간 만엽 향가 역시 사랑해 주시기 바란다. 이를 바탕으로 한일 우호관계가 더욱 탄탄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만엽집 해독이 한일국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거나, 한일 갈등을 증폭시키기를 전혀 바라지 않는다. 본 칼럼을 게재할 수 있도록 지면을 허락해주신 경주신문 관계자들에게 큰 감사를 드리고,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아주 낯선 내용을 끝까지 읽어주신 경주신문 독자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