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 그들에게는 일을 잘하고 싶어 한다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그 말에 다소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 ‘밀레니얼 세대가 그렇다고...’ 스스로에게 반문을 해보다가 또 다른 의문 하나를 가진다. ‘그럼 그들에게서 보이는 일에 대한 자유로운 분위기를 기성세대들은 어떻게 볼까?’ 조직사회에 몸담고 있는 나의 동세대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조심스럽게 던져보았다. 열이면 열, 모두가 밀레니얼 세대들이 일하는 자세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 세대간에 느끼는 생각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직장생활 중에 만나게 되었던 사람들의 모습을 기억해보면 그들도 일을 대하는 태도가 제각기 다르다. 그들이 일을 대하는 다양한 방식 중에는 일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저 돈벌이를 위해서 일을 하는 것처럼 하루하루를 힘겹게 일과 싸우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많은 직장인들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라는 문구를 입에 달고 산다. 더욱이 어떤 부류는 일을 이리저리 적당히 피해가면서 자리 보존에만 급급하기도 한다. 그런 다양한 일의 태도가 복잡하게 얽히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집단에서는 충돌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비교적 동류의 세대 내에서도 일을 대하는 방식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자신의 시간을 활용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기성세대가 존중해오던 이른바 전체의 이익보다는 개인 중심적 사고로 전환한 청년세대들의 모습에서 일하는 자세가 결여되어 있다고 기성세대들이 생각할 법하다. 하지만 단언컨대 그 생각의 격차 역시 세대간의 격차 이상이 아니다. 말하자면 기성세대가 청년세대에게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들의 오해일 뿐이다. 청년세대에게는 그들 나름대로 일을 열심히 하는 방식이 엄연히 존재한다.
오히려 청년세대들이 자신의 직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안게 되는 더 큰 문제는 평소에 이런 준비와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점은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어린 시절에 지나와야 하는 모든 교육의 과정의 끝에는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는 사실이 가장 큰 과제로 일반화되어 있다. 그런 교육의 과정을 거쳐 청년이 된 이들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학업 성적과 경쟁의 과정 속에서 남겨진 먹먹함뿐이다. 어쩌면 진로 설계라는 측면에서는 그저 멍한 상태로 인생 준비의 과정을 거쳐온 이들에게는 그 상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일 또한 먹먹한 상태의 연속일 수도 있다.
자신의 스타일에 꼭 맞아서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옷처럼 일은 자신의 내면이 지향하는 욕구와 맞아떨어지는 일이라야 비로소 그 일을 잘 할 수 있다. 또한 일은 그 일이 지향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해야 비로소 일다워지는 일이 될 수 있다. 그 가치는 성장기에 함양해야 한다. 우리의 청년들이 거쳐온 교육 과정에 그런 기회가 있었던가 반문해본다.
학창시절에 부러움의 대상인 엄친아가 존재하는 것처럼 사회에 나가서도 세상 모든 일을 대체로 잘하는 것처럼 해내는 이들을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극소수만 존재할 뿐 세상 사람들의 대부분은 좀 더 특정한 분야 즉,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학업 경쟁의 과정에서 모든 아이들에게 열심히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고 열심히만 하면 무슨 일이든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주입해오지는 않았던가. 청년들의 윗세대들이 그런 생각으로 청년들을 바라본다면 우리의 청년들에게 미래는 없다고 단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