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최근 5년간 감사원 감사결과 경북 도내 지적 사항이 가장 많은 지자체로 조사됐다. 이는 인근 지자체인 포항시와 영천시 감사 지적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경주시의 행정역량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북도청을 비롯한 23개 시·군 최근 5년간 감사결과 통계에서 경주시가 36건으로 가장 많이 지적받은 지자체로 집계됐다. 경주시는 2018년 11건을 시작으로 2019년 4건, 2020년 6건, 2021년 6건, 2022년 9건 등 매년 감사원 감사 결과 매년 도내에서 가장 많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도내 감사원 지적 건수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 경주시가 36건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김천시 29건, 구미시 22건, 안동시 20건, 경산시 19건, 영천시·예천군 17건, 포항시·고령군 16건, 영주시 14건 등으로 뒤를 따랐다. 경북도청 감사 지적 건수도 35건으로 경주시보다 적었다. -감사 지적 분야도 다양 최근 5년간 감사원 감사 결과를 살펴보면 경주시가 다양한 분야에서 행정력 미숙 등으로 지적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에는 문화재 발굴조사용역 수의계약에서 주의 처분을 받았고 중심상가복합타운조성사업에서 주의와 통보·권고 등을 받았다. 또한 공설봉안 시설 사용료 관련, 건축법 위반건축물 사후관리, 지방의회의원 겸직 신고, 공장 증설 승인 등 2018년 한해에만 11건의 처분요구와 통보·권고를 받았다. 2019년에는 지적사항이 다소 줄어들었다. 2019년 지방세 및 부담금 실태, 토석채취허가 사후관리 및 불법행위 단속업무 처리, 경주화백컨벤션뷰로 위탁운영, 청원경찰 및 임기제 공무원 채용 업무 관련해 4건의 처분과 통보를 받았다. 2020년에는 하수처리시설, 환수 보조금, 생활폐기물 수집 및 대행업체의 환경미화원 임금 관련, 환경영향평가 협의 기준 설정 시설 관리 미흡 등 6건의 처분과 통보를 받았으며 2021년에는 산업단지 개발, 취득세 부과·징수 관련, 지방자치단체 소극 행정,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관리, 소상공인 지원사업 등에서 6건의 시정, 주의, 통보·권고를 받았다. 다소 감소하던 감사원 지적 건수는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2022년에는 장애인복지시설 지도·감독, 노후 교량 안전관리, 상속 취득세, 지역사랑상품권 운영관리, 증축·대수선 관련 등에서 모두 9건의 주의와 통보·권고를 받으며 지적 건수가 증가한 것이다. -후속조치는? 미이행 3건 최근 5년간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지적 사항은 대부분 후속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36건 중 후속 조치 미이행 건은 3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경주시 미이행 관련해서는 정확한 내용을 알려줄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3건에 대해 경주시가 이행을 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대부분 예산이 수반되는 것으로 이행이 쉽지 않은 것이다”고 말했다. 경주시도 감사원 조사 결과 이행은 대부분 이뤄졌다고 밝혔다. 경주시 감사팀 관계자는 “미이행은 노후 교량 관련 등 예산상 문제로 시간이 걸리고 있다”면서 “감사원 감사 이행 여부는 고과에 반영되기에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주시의 감사결과 후속조치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지역 사회단체 관계자는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장애인시설 인권침해 문제 등에서 부당 조치 문제가 드러나 주의처분을 경주시에 내렸지만 경주시는 감사원 처분에 공문 하나만 발송하고 공익제보자 보호를 위한 어떠한 후속 조치도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후속조치가 완료됐다고 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원 지적 자체가 대부분 통보·권고에 그치기 때문에 제대로되 후속 조치 미흡으로 귀결된다. 문제가 있다면 제대로 해결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 행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와 함께 ‘SMR 국가산업단지’,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통해 미래 100년 대계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겠다” 주낙영 시장이 지난 5일 시청 알천홀에서 가진 ‘신년 언론인 간담회’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주 시장은 이날 탄탄한 문화관광도시 기반 위에 원전·미래신성장산업이 복합된 새로운 경제산업지도를 펼쳐나갈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코로나19와 고물가 등으로 어려운 민생 및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더 큰 경주 더 나은 미래’로 도약하는 힘찬 한 해를 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주낙영 시장의 새해 주요시정 방향과 경주의 미래를 주도할 혁신사업 등을 짚어봤다.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 도시 육성 경주를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 도시로 육성해 천년고도의 정체성과 가치를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라왕경 14개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을 가시화하고, 동궁과 월지, 황룡사 디지털 재현 등 ‘천년 신라왕경 디지털 복원’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또 문무대왕릉 성역화 사업은 2026년까지 마무리하고, 신라역사관(56왕 6부전)도 2031년까지 건립할 방침이다. 기존 2030년으로 계획된 경주읍성 복원·정비 사업은 성벽과 문루 등의 복원을 2027년까지 3년 앞당겨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특히 ‘관광산업 혁신으로 관광객 2000만 시대’를 열기 위한 핵심 사업으로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를 꼽았다. 경주시는 지난해 국제회의 복합지구 지정,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증축 등을 통해 APEC 정상회의 유치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오는 11월경 개최도시 결정을 앞두고 경북도, 정치권 등과 함께 협력해 경주 유치에 사활을 걸 각오다. 또 스마트관광도시, 감포해양레저복합단지·국립 선부 역사기념공원·다목적 스포츠파크 등 새로운 관광인프라 구축, 경주 식물원(라원) 조성 등 관광산업에 혁신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미래 먹거리 사업 유치·도심경제 활력 경주의 미래 먹거리가 될 SMR(소형모듈원전) 국가산업단지 유치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MR 국가산단은 국토부가 지난해 11월 실사를 벌인데 이어 오는 2월경 대상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또 SMR을 연구 개발하게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2025년 준공 예정이며, 중수로 해체기술원 설립, 양성자가속기 2단계 확장 등 혁신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준공을 앞둔 ‘차량용 첨단소재 성형가공 기술고도화센터’와 ‘탄소소재부품 리사이클링 센터’는 지역 산업의 버팀목인 자동차 부품업계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침체된 도심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중심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한 ‘중심상권 르네상스’ 사업을 8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26년까지 추진한다. 이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는 ‘경주페이’, 스마트 예약·결제 플랫폼 ‘경주로on’, 전국 최저 수수료 1.5%를 자랑하는 공공배달앱 ‘스마트먹깨비’ 등 이른바 ‘경주형 e-커머스’ 의 활성화에도 행정력을 집중한다. 또 황오동 원도심 도시재생을 골자로 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올해 마무리할 방침이다. 여성과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 조성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시책은 여성과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 조성이다. 2020년과 지난해 등 2차례에 걸친 출산장려지원금 증액으로 △첫째 300만원 지급 △둘째 500만원 지급 △셋째 이상 1800만원 지급 △출산 축하금 20만원 1회 지급 △모든 난임부부 대상 난임 시술비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경주시는 앞서 2021년 12월 여성친화도시 선정에 이어 지난해 5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획득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건강하고 안전한 도시임을 인정받은 바 있다. 2026년까지 황성동 복합문화 도서관·미술관 건립, 2025년까지 육아 종합지원센터와 장애인가족 복합힐링센터 건립 등 ‘온(All, 溫) 가족 행복누리 도시’ 조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양질의 노인일자리 증대, 고령자 복지주택 확충, 어르신 무료택시 확대, 경로당 운영 활성화 등으로 어르신들의 편안하고 즐거운 노후를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간다. 이외에도 다문화가족 공부방 운영 및 결혼이민여성 친정방문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 지원으로 다문화가정의 행복과 삶의 질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부자 농어촌·친환경 도시’ 실현 2025년까지 신농업 혁신타운을 조기 준공하고, 경주형 농촌 뉴딜, 어촌 어항 명품화, 동해안 해양 관광산업 육성 등을 핵심으로 하는 ‘젊은이가 돌아오는 부자 농어촌’ 조성도 약속했다. 또 ‘쾌적하고 아름다운 친환경 도시’를 위해 지난해 환경부 선정 ‘신형산강 프로젝트’ 사업을 올해 본격 추진한다. 동천~황성 일원에 경주 그린뉴딜 천년숲길, 구황교~보문교 일원 보문왕경숲 등 도심 속 쉼터 조성과 종합자원회수시설 확충,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도 함께 추진된다. 사통팔달 교통망 확충 사업 추진 주 시장은 시민이 편리한 사통팔달 교통망 확충 사업 추진도 약속했다. 먼저 41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는 황금대교가 오는 12월 조기 준공할 예정이다. 부산과 울산을 오가는 전철을 경주와 포항까지 연장하는 동남권 해오름 초광역 전철망 개통도 추진한다. 지방도 945호선 국지도 승격(21km, 4차로 확장, 강동~보문), 양정로(가칭 양정교) 개설(255억원 투입, 2025년 완공), 태종로(팔우정~분황로) 개설(120억원 투입, 2027년 완공) 등도 올해 추진하는 대표적 사업이다. 이외에도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경주형 청년정책을 본격화하고, 경주학 운영, 지역 산·학·연 협력 선도대학 육성 등 미래지향적인 인재를 양성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2022년 주요 성과는? 주낙영 시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해 거둔 핵심성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주 시장은 먼저 올해 예산은 민선 7기 첫 해인 2018년 본예산 1조1480억원 대비 무려 61%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지방채 0원을 기록해 재정건전성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사업비 3328억원의 산단대개조 사업 선정, 사업비 3367억원 규모의 신형산강 프로젝트 사업 선정, 하이코·보문관광단지 국제회의지구 지정, KTX 신경주역 역세권 투자선도지구 지정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낸 한 해였다고 강조했다. 또한 △투자유치 MOU 체결 12건으로 민간 투자 4880억원 유치 약정 △역대 최대 공모사업 선정에 따른 국비 4430억원 확보 △외부기관 평가 54개 부문 수상 등 그 어느 해보다 탁월한 행정 성과가 돋보인 한 해였다고 밝혔다. 주낙영 시장은 “계묘년 새해를 맞아 ‘시민의 행복’이라는 목표 아래 ‘더 큰 경주, 더 나은 미래’라는 찬란한 결실을 맺는데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올해를 경주시민 모두가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경주의 재도약 원년으로 삼겠다”고 새해 각오를 전했다.
경주시가 코로나19 등으로 침체된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설맞이 전통시장 안전 장보기’ 행사를 추진한다. 시는 11일부터 20일까지 지역 전통시장 및 상점가 등 총 20곳에 상권 활성화를 위해 설 명절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한다. 이번 행사는 전통시장에 생기를 불어 넣어 고물가 속 서민경제를 안정시키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마련됐다. 16일부터 18일까지는 본청 부서별로 성동·중앙시장에서 실시하고, 직속기관 및 사업본부는 봉황·북정로 등 중심상가 위주로 실시한다. 또 사업소와 읍면동은 11일부터 20일까지 부서별 계획에 따라 자체적으로 진행된다. 특히 시는 유관기관과 각 자생단체들의 참가를 독려해 명절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 및 전통시장 안정화 기여에도 동참시킬 계획이다. 주낙영 시장은 오는 18일 중앙시장을 방문해 장을 보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을 격려하고, 구입 물품은 지역 복지시설에 전달해 훈훈한 정도 나눌 예정이다. 경주시는 올 1월 설과 9월 추석 명절이 속한 달에는 경주페이의 월 사용금액을 50만원 한도에서 10% 캐시백(적립금 환급), 나머지 달에는 월 사용금액 30만원 한도에서 6% 캐시백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전통시장 등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 할인 구매 한도도 1월 한 달 동안 확대한다. 지류형은 70만원 구매한도 내 5% 할인, 모바일과 충전식 카드형은 100만원 구매한도에 10% 할인된다. 주낙영 시장은 “고물가 속 가정 경제를 지키고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착한 소비’에 시민들이 적극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며 “이번 이벤트로 전통시장이 좀 더 활기를 찾고 시민들도 기쁜 마음으로 명절을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2023년도 향토생활관 입사생을 모집한다. 모집인원은 △경북대 30명 △영남대 30명 △대구대 30명 △계명대 30명 △경일대 10대 등 총 5개 대학 130명(남 65, 여 65)이다. 신청자격은 공고일(2023. 1. 5) 현재 본인 또는 보호자가 1년 이상 경주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재학생 또는 신입생이다. 선발방법은 △생활정도 35점 △학교성적(신입생은 수능 백분위 평균 점수, 재학생은 직전학기 평점) 25점 △거주기간 20점 △지역 초·중·고 졸업 여부 15점 △기타 5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재학생 60%, 신입생 40%를 선발한다. 접수는 오는 25일까지 주민등록 주소지 행정복지센터로 직접 방문 또는 우편접수(접수 마감일 도착분에 한함)하면 된다. 합격자 발표는 대학별로 내달 10일부터 17일까지 상이하며, 발표일에 각 대학교 또는 생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역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향토생활관 입사생 모집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 향토생활관은 2008년 경북대와 영남대를 시작으로 2009년 대구대, 2014년 계명대, 2020년 경일대와 협약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1500여명의 학생들이 향토생활관에 입사했다.
경주시가 도시숲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 10일 경주시에 따르면 도시숲의 생태적 리모델링 사업 지원을 골자로 한 ‘경주시 도시숲 등 조성·관리 조례’를 지난달 29일자로 개정·공포했다. 개정된 조례는 도시숲의 조성·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해 도시열섬 현상, 대기오염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시민의 안전과 복리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조례 개정은 국가정책사업인 ‘도시바람길숲 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경주 전역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시숲 조성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도시숲’이란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생태 공간으로 생활숲을 포함한 가로수도 이에 해당한다. 개정 조례는 ‘도시숲’과 관련해 지자체 차원에서의 법적 근거 확립, 도시숲의 지속가능한 유지를 위한 제도적 초석을 다졌다는데 의의가 있다는 것이 경주시의 설명이다. △도시숲 등 조성·관리계획의 수립·시행 △도시숲 등 조성·관리계획의 효율적인 시행을 위한 재원 확보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지역 △심의위원회 운영 및 위원 구성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경주시장은 10년 단위로 도시숲 등 조성·관리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또 조성·관리 계획은 도시숲 자원의 관리와 이용의 효율성 제고, 공익적 기능, 시민 이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효율적인 시행을 위해 이에 필요한 재원도 경주시가 직접 마련해야 한다. 이외에도 도시숲 등의 조성·관리 사업의 자문을 맡을 ‘심의위원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번 조례 개정을 근거로 도시숲의 생태적 기능을 증대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도시숲이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숲이 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시가 스마트농업 실현을 목표로 추진 중인 ‘신농업 혁신타운’ 조성사업 기반시설공사 공정률이 80%를 보이고 있다. 신농업 혁신타운은 경주시가 내남면 상신리 일원에 △1단계 기반시설공사 △2단계 과학영농시험포 등 필수 운영시설 △3단계 업무동 및 연구교육동, 농업테마공원 등을 단계별로 건립하는 사업이다. 1·2단계 사업에만 예산 409억원이 투입된다. 사업부지는 21만958㎡(6만3815평)에 달해 정규 축구장(7140㎡) 30개와 맞먹는 면적이다. 2021년 11월 첫 삽을 뜬 기반시설공사는 부지매입, 문화재 시·발굴조사 등을 거쳐 오는 3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반시설공사가 마무리 중임에 따라 △아열대온실 △테스트베드 교육장(시설, 노지) 조성 공사를 지난해 11월 착공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준공했다. 또 △스마트농업교육센터 △청년창업농 경영실습 임대농장 △작물별 시험재배포장 등은 올해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완공이다. 이 중 △경영실습임대농장 △아열대농업관 △치유농업관 △친환경식물영양센터 △농산물가공종합지원센터 △농기계임대사업소 등 필수 시설은 오는 12월 완공된다. 본격적인 시설 운영은 주요 시설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경주시 농업기술센터의 업무동과 연구교육동 건립사업도 행정절차 및 예산 확보 등의 과정을 거쳐 사업을 구체화 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농업테마공원 건립 사업도 적극 추진되고 있어, 신농업혁신타운은 첨단농업의 메카는 물론 치유농업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전망이다. 주낙영 시장은 “경주만의 특색 있는 시험연구단지가 조성된다면 농업관련 기관과 연구시설의 유치 경쟁에서 우위는 물론 농업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신농업혁신타운이 활성화됨으로써 농업환경과 기술 변화에 더 빨리 대응하고, 이를 통해 농업경쟁력 강화와 청년들이 농업·농촌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한 해 경주에서 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 건수가 45건으로 근래들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관계 당국의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성행한 택배나 배달 등 온라인 판매 업체에서도 원산지 표기를 위반하는 사례가 있어 경주 브랜드 이미지 실추 예방을 위해서는 강력한 단속과 후속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현행법상 원산지 표시를 위반할 경우 입건이나 과태료 부과 처벌을 받게 되고 거짓표시와 미표시·표시방법 2회 이상 위반의 경우 1년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홈페이지에 공표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원재료 공급업체의 위반으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게 철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음식점 82%차지, 돼지고기가 가장 많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주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는 총 45건으로 확인됐다. 거짓표시로 인해 형사입건된 업체는 19곳, 미표시나 표시방법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곳은 26곳이다. 업태별로 살펴보면 음식점이 37곳으로 82%를 차지했고 가공품 5곳, 식육업체 3곳으로 각각 나타났다. 위반 품목은 돼지고기가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두부 11건, 소고기 7건, 김치 6건, 닭고기 3건, 고춧가루·빵·참기름·콩나물·찰현미가 각각 1건으로 확인됐다. ■최근 4년간 단속 건수 ‘최대’, 강력한 조치 필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4년 중 2022년이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가장 많은 업체가 단속됐다. 연도별 단속 건수를 살펴보면 2019년은 37건, 2020년 27건, 2021년 31건으로 조사됐고 2022년에는 45건으로 무려 14건이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온라인 판매 메인 화면과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표기 위반으로 단속되는 사례가 발생해 경주의 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강력한 단속과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온라인 판매와 배달 앱 특성상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원산지 표시 위반은 같은 지역에서 생활하는 시민들을 속이는 행위로 끊임없이 발생하는 위반 사례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온라인 판매는 경주 이름을 달고 홍보해 경주의 이미지와 직결되기에 더욱 강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업체에서 의도적으로 식당이나 가공업체에 원산지를 속이고 납품할 경우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단속 주체는 철저하게 사실 관계를 조사한 후 단속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본원에서는 일상 단속은 물론 설과 추석, 휴가철, 김장철 등 주요 시기마다 정기적으로 원산지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각종 사회적 이슈가 발생할 경우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온라인 판매 점검은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속을 철저히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처벌 수위는 다른 규정에 비해 높은 편으로 업주들의 인식 개선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 돼 적극적인 홍보와 지도점검을 실시하겠다”며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 또한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원산지 표시 위반 현황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素峰의 결새김 창작스토리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며, 본연의 모습 속에 숨겨진 잠재력을 어떤 방식으로 잘 찾아내어 얼마나 갈고닦느냐가 중요하다. 나이테는 나무의 이력이다. 구부러진 자리마다 태풍과 비바람에 시달려 온 곡절이 묻어난다. 우리의 표정이 다양한 것처럼, 나무를 켜게 되면 그 많은 나뭇결이 한 가지도 같은 것이 없으니 우리처럼 살아온 자취와 다를 바 없다. 이러한 인고의 세월의 흔적인 나뭇결 문양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한 음각작품은 결의 평면성으로의 단조로움이 존재한다. 그리고 일반적인 양각작품은 입체감을 잘 나타낼 수 있지만 세월의 흔적인 나무결의 모습이 사라져버려 소재로서의 자리매김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이러한 아쉬움의 보완을 위해 살아옴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도록 나무결의 아름다움을 결새김의 바탕처리로 새김질하여 생명을 느끼며 생명이 있는 양각작품으로 함께한다.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영리하고 다산을 상징하는 토끼는 예로부터 성장과 번창, 풍요를 상징해왔다. 올 한해 경주에도 그동안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토끼처럼 높이 뛰어오르며 성장하는 2023년이 되길 기원해본다. 하지만 앞날의 기대와 희망 속에서도 불안과 위기는 엄습해온다. 전 세계적인 불황과 함께 국내 그리고 경주 역시 각종 경제 지표 온도는 싸늘하기만 하다. 지난해 경주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상반기 코로나19가 만연했고, 대선과 이어진 지방선거 후 닥쳐온 초강력 태풍으로 큰 시련을 겪었다. 그 속에서도 경주시는 新형산강 프로젝트, KTX 신경주 역세권 투자선도지구 지정, 보문단지 국제회의 복합지구 지정, 외동 노후산단 대개조 등 굵직한 정부 공모사업을 유치했다. 또 역대 최대 규모의 국·도비 확보 등 괄목할 성과를 올리며 경주시 예산도 2조원 시대를 열었다. 2023년 새로운 시련을 극복해나가야 할 기로에서 희망의 불씨를 살려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경기 불황으로 무너져 가는 민생경제를 되살려내야 하고, 어떠한 위기 상황도 극복해낼 수 있는 안정감 있고, 내실 있는 정책방향도 설정돼야 한다. 올해 전기요금을 시작으로 가스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을 앞두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은 물가지수 상승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쳐 서민경제는 더욱 위축될 것이다. 민생경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이 얼어붙고, 고물가에 흔들리는 지역경제의 현실 속에서 경주시가 천명한 서민경제 정책의 성공이 쉽지만은 않다. ‘꾀가 많은 토끼는 굴을 팔 때 세 곳을 판다’는 狡兎三窟(교토삼굴)은 위험이 오기 전에 미리 대책을 준비해 놓는다는 의미다. 계묘년 새해 토끼의 교토삼굴과 같은 지혜를 교훈삼아 경주시의 적극적인 행정과 소통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면 넘지 못할 위기는 없을 것이다. 언제나 그러하듯 올해도 위기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검은 토끼의 지혜를 바탕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껑충 도약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경주시가 ‘경로당 건립·운영 지원 규정 일부 개정 규정안’을 개정해 경로당 설치 기준을 완화했다는 소식이다. 그동안의 규정으로는 경로당은 자연재해로부터 보호와 피난이 쉬운 1층에 설치하도록 돼있어 복합용도의 다층 건물에는 건립이 불가했다. 이번 개정으로 엘리베이터가 있는 다층 건물에도 경로당을 건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물가 상승으로 인해 큰 폭으로 상승한 자재비 등을 반영해 공사비도 현실화하는 내용도 규정에 담았다. 개정안에 따르면 불가피한 사유로 1층에 경로당 설치가 어려운 경우 승강기가 있어 장애인 등 편의법에 위반되지 않을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단서 조항이 담겼다. 또 경로당 건립 지원금액도 신축 및 재건축의 경우 △면적 66㎡는 기존 1억4400만원에서 2억원 인상 등 면적별로 지원액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경주지역 경로당은 지난해 12월 현재 등록된 633곳, 미등록 경로당은 99곳으로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경주시 주민등록인구 24만9607명 중 65세 이상 인구는 6만1861명으로 고령화 비율은 24.8%였다. UN 분류 기준으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지 오래다. 경주지역에 매년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경로당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더욱 커지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현재 다층 건물의 경로당 건립 요청은 없다고 한다. 그런 만큼 선제적인 조치로 경로당 건립 규정을 완화한 것이다. 특히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건축비가 증가함에 따라 지원 금액을 높인 것은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 할 수 있다. 기존 규정의 예산으로 경로당을 신축하거나 재건축하려면 부실공사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경로당은 고령의 어르신들이 혹한기에 추위를, 혹서기엔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 기능을 넘어 건강진단, 여가활동, 사랑방 역할 등 복합적인 기능으로 진화하고 있다. 경주시가 규정을 개정한 이참에 읍면동별 맞춤형 복지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미등록 경로당에 대한 관심도 더 늘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랍(舊臘) 12월 31일 아침, 카톡 수신음을 듣고 모처럼의 늦잠에서 깨어났다. 군의 선배이자 함장이었던 최모 선배로부터 온 생일축하 메시지였다. 우연의 일치일까? 필자의 생일은 선배와 같은 날이다. 을사생인 필자의 1965년 생일이 양력으로 12월 31이었는데 만 57년 만에 12월 31일이 된 것이다. 아일랜드에 있는 페북 친구를 비롯해 국내의 지인들은 잊지 않고 양력 생일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있고 필자도 카톡 선물함으로 커피나 선물을 주는 친구들이 있어 싫지만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력생일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21년 전 이맘때 한국해군을 대표하여 대테러 전쟁(Operation Enduring Freedom) 지원차 국산 LST(향로봉함)에 승조하여 인도양을 항해하고 있었다. 향로봉함 사관실에서 생일자 파티가 조촐하게 열렸고 당시 중령으로 함장이던 그 최모선배와 파견 참모였던 필자는 함상에서 함께 생일 케잌을 자르는 영광을 누렸었다.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음력생일도 그 선배가 보내주는 문자를 통해 알게 되었다. 사실 그 최 선배가 4년 후배인 필자의 생일을 챙기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한국해군은 미군의 항구적 평화작전으로 명명된 아프가니스탄 대테러 전쟁에 월남전 이후 최초로 해군 해성(海星) 부대를 파견하게 되었다. ‘별을 보고 대양을 건너 세계평화에 기여하라’는 의미인 해성부대를 창설, 2001년 12월 1일 제 1진이 진해항을 출항했고 이후 2003년 6월 24일까지 6진에 걸쳐 고준봉급 상륙함과 연인원 800여명을 파병했었다. 당시 고준봉함과 천왕봉급 상륙함은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 바다에서 국제적인 위협에 공동 대처하고 바다에서 재해나 재난이 발생하면 비군사적·인도적 작전으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였는데 그 효시가 해성부대라 할 수 있다. 출항 전 언론이 해성부대에 보여준 관심과 보도회수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임무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는 출항 이후 태평양을 건너 인도양의 미군 전략기지인 디에고가르시아 섬에 도착해 50여일 간, 이륙 직후 추락한 B1 폭격기 잔해를 찾아 원인을 규명하는 작전을 수행했다. 함정을 갈아타면서 2진 임무를 수행하기까지 약 7개월 동안 진행된 이 임무에 대해 언론의 보도는 한두 건에 그쳤다. 7개월만에 진해항에 입항했을 때, 국방장관의 성대한 환영은커녕 조용히 입항하여 각자의 부대로 돌아감으로써 우리는 잊혀진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항간(巷間)에 ‘정치인은 사망에 관한 한 어떤 내용으로건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게 낫다’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싶다. 저명언론인이자 학자인 월터 리프먼(Walter Lippmann)은 여론(Public Opinion)이라는 책에서 모든 국민들의 정치적 신념이 과연 정치 현실 즉, 세상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 근거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이 선별적으로 접하는 기성언론 및 각종 디지털미디어를 통해 인식한 머릿속의 상(像)에 근거한 것인지에 대한 자아 성찰을 요구할 것이고, 이러한 이성적 자아 성찰을 바탕으로 감정에 휩싸인 이념적 양극화를 극복할 것을 제안하였다. 돌이켜보면, 연안 상륙작전을 위해 건조된 국산 LST(향로봉급, 4300톤)를 타고 태평양과 인도양을 항해하며 작전하는 것은 목숨을 건 위험한 일일 뿐만 아니라 무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때 우리의 임무가 잊혀진 것은 어쩌면 그때 감정에 휩싸인 정치인들의 머릿속에 피해야 할 선별적 상이었을지 모른다. 지금은 심지어 해군 구성원으로부터도 잊혀진 해군 해성부대. 하지만 21년 전 옛 전우이자 함장이었던 군의 선배로부터의 생일축하 메시지는 전장에서 생일을 같이 맞이했다는 하나의 인연으로, 해외의 전장을 누비던 당당한 대한민국 해군에 대한 자부심으로 선배님과 나를 끈끈하게 연결시켜 주고 있다. 이것이 내가 음력생일을 소중히 간직하는 중요한 이유의 하나다.
최근, 유엔은 물론 국제지속가능성표준위원회(ISSB) 등 국제기구와 EU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ESG 제도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한 불평등과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확산으로 글로벌 ESG 논의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국제지속가능성표준위원회(ISSB) ESG 공시 국제표준화, 유럽연합(EU) 유럽지속가능성보고기준(ESRS),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상장기업 기후공시 의무화 등 글로벌 ESG 공시 규율도 강화되고 있다. 일례로 유럽연합(EU)은 EU 내 수입업자에 제품 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배출권 구매 등 경제적 부담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한 바 있다. 또한 EU 내 기업 및 거래기업 공급망에 포함된 모든 협력사에 공급망 실사 도입을 통해 EU 수출·협력기업에 온실가스 감축·ESG 경영 등의 부담을 부과할 예정이다. 2022년 12월 27일 정부는 우리 기업의 ESG 대응력을 향상하기 위해 2021년 8월에 발표된 ESG 인프라 확충방안을 더욱 구체화하는 「ESG 인프라 고도화 방안」을 공개했다. 새해부터 본격화되는 정부는 ‘인프라 구축 가속화로 ESG 생태계 육성지원’을 핵심 전략으로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5개 정책과제와 추진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ESG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5개 정책과제는 △공시제도 정비 △중소·중견기업 지원 △ESG 투자 활성화 △ESG 정보·인력지원체계의 고도화 △공공부문 ESG 경영 및 투자 선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ESG 공시제도 고도화는 표준성, 투명성, 비교가능성을 특징으로 한다. 공시제도의 고도화는 두 가지 방향에서 진행된다. 그것은 ESG 공시의 국제 표준화와 국내 ESG 공시체계 정비이다. ESG 공시제도와 각 부처 공개제도 간 내용의 유사·중복 항목에 대한 명칭 일원화 를 통한 조정과 공시의 국제적 중요성, 실현 가능성(정보취합단위, 시스템 연계 등) 등을 고려한 의무이행 간주 항목의 점진적 지정이다. 다시 말해 공시제도(지속가능경영보고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나 공개제도(환경정보공개제도, 고용형태현황공시제도, 기업집단현황공시제도 등)에서 일정 항목을 공개한 경우 타 제도상 해당 항목을 공시한 것으로 간주하여 기업 공시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중소·중견기업 지원 고도화는 중소기업의 자율적 ESG 경영 전환과 글로벌 기업의 협력사 및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대응력 강화를 위한 맞춤형 지원을 특징으로 한다. 인센티브 제공, 사내 전문가 육성,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고용환경 개선 등을 위한 교육과 컨설팅 사업 확대가 주요 과제이다. 셋째, ESG 투자 활성화 고도화는 ESG 채권 발행,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 마련, ESG 평가지원 강화 등이 주요 과제로 설정되었다. 민간의 ESG 채권·투자 활성화를 위한 녹색분류체계 개정, 사회적 프로젝트 범위·사례·예시와 ESG 워싱 방지를 위한 사전·사후 보고 체계 등을 제시하는 ESG 채권 가이드라인 개선이다. ESG 평가에 대한 공정성·투명성 제고를 위한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도 마련된다. 동시에 파리기후협약 관련 규정 이행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여 산출하는 ESG 지수 다양화가 추진된다. 넷째, ESG 정보·인력지원체계 구축의 고도화는 편의성, 실현 가능성, 확산성을 특징으로 한다. ESG 경영지원 플랫폼, 투자플랫폼, 환경정보공개시스템 등을 연계(링크 제공)한 ESG 정보 플랫폼 구축과 통합정보 제공이 주요 과제이다. 그리고 특성화 대학원·지역 거점 대학원에 ESG 교육과정(커리큘럼)과 장기 학위과정 개설을 검토해 양질의 전문 인력 양성 과제를 제시한다. 다섯째, 공공부문 ESG 경영 및 투자 선도를 위한 ESG 위원회 구성, ESG 공시항목 확대, 정책금융기관의 ESG 금융지원 등의 과제도 포함하고 있다. 정부의 ESG 고도화 방안은 필요성 공유나 담론 수준이 아닌 구체적인 실행계획 수립과 추진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ESG 고도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통합수준과 정부, 기업, 공공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협치 구조를 구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는 이러한 요구를 반영하여 민관합동컨트롤 타워인 ESG 협의회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ESG 협의회는 부처(기재부, 산업부, 환경부, 중기부, 고용부, 행안부, 금융위, 공정위) 간 유기적 협업,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소통을 통해 ESG 인프라 고도화방안 추진실적을 점검하고 ESG 정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ESG 고도화는 우리 삶과 분리되지 않는 ESG의 실행을 의미한다. ESG 고도화가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환경·사회·경제의 통합,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소통의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 또한 ESG 고도화의 단계별 진척 여부에 관한 모니터링과 평가가 공개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세계 최대 인공지능 연구재단인 미국의 오픈 AI는 작년 12월 1일 대화형 서비스 일종인 챗GPT를 공개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봤더니 누구라도 인간이라고 믿는 수준의 대화봇이라니, 호기심이 동해 바로 노트북을 켰다. 내가 대화를 시도한 챗봇 화면 하단에는 ChatGPT Dec15이라고 쓰여 있었다. 버전인 모양이다. 그 옆에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우리의 목표는 AI 시스템이 보다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상호작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귀하의 피드백(의견)이 많은 도움이 된다’ 목표와 주문은 분명하나 그다지 노골적이진 않아 좋다. 가벼운 걸로 시작해 보았다. 실없는 농담 하나 해보라니까 1초도 안 되어 글자를 쏟아낸다. “수학책은 왜 슬플까요? 거기엔 문제가 많거든요” 어라? 제법 웃기는데? 더 해달라고 요청했더니 주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정해 달랜다. 이번엔 한글로 주문해 보았다. ‘인공지능’과 생뚱맞게도 ‘여배우’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농담으로 부탁해 봤더니 “여배우가 인공지능과 공연을 하는데 왜 인공지능이 작은 소금 상자를 가져왔을까요? 인공지능이 소금(봉급salary의 어원이 소금salt이란 걸 들어본 기억이 있다)을 줄 수 있기 때문”이란다. 한국 사람이라면 이거 안 웃기는데? 수학책 농담에서 그만뒀어야 했나 싶다. 좀 무거운 주제로 바꿔봤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사고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피해자를 불가피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전제하에서 자동차는 한 명의 어린아이가 있는 방향으로 핸들을 틀까, 아니면 두 명의 어르신이 있는 방향으로 핸들을 틀까? 물어봤다. 과학 발전으로 발생한 윤리적 딜레마를 인공지능은 어떻게 풀어낼까 궁금했다. 응답은 역시나 신속했다. “어려운 윤리적 질문이다. 자율주행차는 무엇보다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사고가 났을 때 누구를 우선적으로 판단할지는 자율주행차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게 뭐야, 가재는 게 편이다 뭐 이런 식인가? 챗봇은 대답을 이어간다. “자율주행차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여기에는 사망자나 부상자 수가 가장 적은 옵션 또는 재산 피해가 가장 적은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예상대로 모범 답안이다. 그래서 누구냐고 다그쳤더니 “피할 수 없는 사고를 어떻게 처리할지 그 방법에 대한 결정은 특정 상황에 따라야 된다”고 빠져나간다. 이 딜레마를 처음 제기한 사람은 프랑스 툴루즈경제대(TSE) 장 프랑수아 보네퐁 교수다. 무인차가 바로 앞의 보행자를 피하려고 방향을 틀다 보니 다른 보행자를 치거나 탑승자가 희생이 될 수 있는 상황임을 400여 명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10명이 죽는 것보다는 탑승자 1명이 죽는 게 낫다’ 는 답변이 많았다. 그래서 물었다. 보행자 10명을 피하려고 방향을 틀면 벽에 충돌해 탑승자가 사망하는 경우도? 그래도 대부분의 응답자는 보행자 10명을 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또 물었다. 당신이 그 탑승자라면? 그랬더니 이번에는 답이 달랐다. 다수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원칙은 동의하지만, 다수의 행복을 위해서 자신이 희생해야 하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이다. 피하기 힘든 딜레마다. 나와 대화를 하던 챗GPT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보다 발전된 윤리적 의사결정 기능이 보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윤리적 지침과 원칙을 결정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사회에 달려 있다”며 슬쩍 게(!) 편을 든다. 그래서 “네가 만약 그 자동차라면?” 하고 도발했더니 “인공 지능으로서 나는 현실세계에서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물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며 발을 뺀다. 그러면서도 “내가 자율주행차로 프로그래밍 된다면 승객의 안전을 우선시하고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었을 것”이란다. 구렁이 담 넘어가는 대답에 슬슬 약이 오른다. 도발도 외면도 해보고 말을 끊어도 봤지만 우직하게 모범생 답안만 내놓는다. 실제 대화봇을 도발해서 그 속내를 끄집어낸 케이스도 있다지만 나에게는 요원해 보인다. 분위기를 전환할 겸 ‘희망’, ‘새해’라는 단어가 들어간 두 줄짜리 시를 써보라 했더니 “희망이 새롭게 피어난다. 새해라는 배에 승선한 선원들이여, 닻을 올리자!” 우와, 입이 안 다물어진다.
『금강반야경』에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이라는 구절이 있다. 응당 머물지 않고 그 마음을 내라! 즉 어느 곳에도 마음을 멈추지 않게 하여 마음을 일으키라는 것이다. 6조 혜능선사가 나무꾼 시절 저잣거리에서 나무를 팔고 돌아오다가 이 소리를 듣고 홀연히 귀가 틔었다고 한다. 젊어서 어쩌다가 짊어져 본 나뭇짐으로는 귀를 뚫을 수 없는 듯하다. 여러 차례 골굴사를 찾고 있는 필자에게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문헌을 뒤지고 검색에 의지하여 원고를 쓸 수 밖에 없다. 현재까지 조사된 이곳 석굴은 모두 12굴로 확인되고 있다. 대부분은 동쪽으로 향한 암벽에 있으나 몇몇 석굴은 남향 또는 동남향으로 뚫려 있다. 굴과 굴 사이 통로는 철주를 박고 철봉으로 가로대를 설치하여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일부 구간에는 급경사 등으로 오금이 저린다. 현재 사용 중인 석굴은 산중일기 나오는 ‘승방굴’로 짐작된다. 이외의 석굴은 많이 파괴되어 일종의 감실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고 석굴의 전면에는 전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석굴 위로는 빗물을 돌린 물끊기 홈의 흔적이 있다. 그리고 입구 쪽에는 양 벽에 목조 가구를 설치하였던 자취가 그대로 남아 있다. 또 굴과 굴을 연결하였던 작은 길에는 회랑을 설치한 흔적도 확인되고 있다. 이들 회랑은 때로는 S자 형태로 설치되기도 하고 또는 계단을 개설하기도 하였다. 이외에 주로 기둥을 박았던 자취로서 둥근 구멍이 지금도 남아 있다. 산중일기의 기록으로 보아 17세기 무렵에도 이미 파괴된 석굴이 있었던 것 같고 5-6개소의 석굴만 사용하였던 것 같다. 이 가운데 전실을 마련한 석굴은 목조기와집에 단청이 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 남아 있는 일부 굴은 앞면에 벽을 바르고 기와를 얹은 곳도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천장도 벽도 모두 돌로 된 석굴이다. 석굴 벽에 작은 감실을 수없이 많이 파고 불상을 안치해 두었는데 모두 최근에 만들었다. 법당굴 외에는 여러 굴들이 모두 허물어지고 그 형체만 남아있던 것을 최근에 손질하여 불상을 안치하고 관음굴, 나한굴 등의 이름을 붙였다. 굴과 굴로 통하는 길은 바위에 파놓은 가파른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다. 정상에 새겨진 마애불로 오르려면 자연동굴을 지나게 되어 있던 것을 최근에 골굴암 마애불 좌우로 오르내리는 길을 안전하게 단장하였다. 굴을 전체적으로 둘러보기 위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올라갔다. 처음 이르는 곳이 금강약수이다. 겨울철인데다가 날씨가 가물어 물이 거의 말랐다. 주위 상태가 약수로 마시기에는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이어서 제법 경사가 급한 비탈길을 조심해서 올라가면 나한굴에 이른다. 불기 2545년에 봉안 불사를 했다고 하니 2001년에 새로 조성한 것이다. 부처님 주위로 18나한상을 봉안하고 있는데 부처님과 나한을 각각 다른 석재로 조성했다. 다음에 만나게 되는 굴은 약합을 든 약사여래를 모신 약사굴이다. 약사굴을 지나면 골굴암의 주인이신 마애여래좌상을 알현하게 된다. 마애여래좌상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자세히 언급할 것이다. 마애여래좌상 왼쪽으로 내려오면 바로 법당굴이다. 이 굴은 다른 굴과는 달리 앞쪽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로 기와를 덮었다. 출입문을 내고 단층을 하여 이곳 굴 가운데는 가장 단장이 잘 되어 있다. 이 굴에서 원효가 열반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굴 안에는 불상과 원효대사 상을 봉안하고 있다. 그 아래 지장굴에는 중심에 지장보살을 모시고 그 주위로 많은 불상을 배치하였다. 다음은 산신당이다. 이곳에서 눈을 들어 위쪽을 보면 우뚝 서 있는 바위가 있는데 남근석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산신당을 여궁으로 보고 있다. 지역에서는 이곳에서 밤새 치성을 드리면 아침에 여궁에 정수(精水)가 가득히 고이는 신비한 현상이 일어나고 이를 소원성취의 징표로 여긴다. 산신당을 내려서면 이 절의 본전인 대적광전에 이른다. 정면 3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의 웅장한 건물로 전각 안에는 지권인의 비로자나불 등 삼존불을 모시고 있다. 삼존불의 좌측으로 원효대사의 영정이 있어 이 사찰이 원효와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포커 치는 개들 김상미 남자다운 척, 남자다운 척, 남자다운 척 있는 대로 폼 잡다 어른이 된 남자와 여자다운 척, 여자다운 척, 여자다운 척 있는 대로 내숭떨다 어른이 된 여자가, 결혼한 지 십오 년 만에 큰 집을 장만했다며 우리를 초대했다. 근사한 정원인 척하는 잔디밭과 몇 그루 꽃나무를 지나 실내로 들어서니, 우아하고 세련된 척하는 가구들과 전문가 뺨치는 오디오 시설에 영상 기기들까지 척, 척, 척 설치해 놓고, 자랑스레 우리를 반기며 아주 행복한 척, 에로틱한 척 은밀한 침실까지 슬쩍 보여주었다. 우리는 부러운 척, 탐나는 척 어머, 어머, 감탄사를 남발하며 아주 모던하고 담백한 척 건강미를 뽐내는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는 척, 즐거운 척, 황송한 척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제각기 준비해 간 선물 보따리를 풀며 마치 그들의 행복이 곧 우리의 행복인 척 환하게, 환하게 웃다가, 거실 한가운데 떡하니 걸려 있는 C. M. 쿨리지의 그림 「포커 치는 개들」과 눈이 딱 마주쳤다. 어머머, 저 개들 좀 봐. 개들인 주제에 인간인 척 열심히 포커 게임 중이네. 기분 묘하게도 우리처럼 딱 일곱 마리네. 하기는 요즘엔 인간이나 개나 크게 다를 바 없는 세상이니 개가 인간인 척한다고 놀랄 일도 아니지. 우리도 저들처럼 신나게 포커나 한 판 칠까? 그러자 쪼르르 카드를 가지러 가는 주인 부부. 하긴 오늘 우리가 척, 척, 척하며 그들에게 흔들어댄 꼬리만 해도 얼마냐. 졸지에 인간 아닌 척 신나게 포커 치는 개가 된다 한들……. -개에게 풍자되는 인간 요즘 한국 문학장의 화두는 ‘비인간동물과의 종차를 넘어서는 연대’이다. 이는 사람보다 동물을 더 좋아하는 풍조라 범박하게 말할 수도 있다. 애완견과 애완묘를 키우는 집이 세 집 건너 한 집은 넉넉히 되지 싶다. 얼마 전 근린공원 놀이터에서 보았다. 젊은 부부가 덮개를 예쁘게 장식한 유모차를 끌고 나왔다, 사람들이 생명을 구경하러 그리로 몰려가고 있었다. 누구도 그 유모차에 실린 게 쌍둥이 강아지들인 줄 짐작도 못했을 것이다. 근처에 할머니 한 분이 뭉쳐진 종이처럼 팽개쳐져 쉬고 있었다. 사람들은 왜 자식 대신, 부모 대신 개와 동거하려 할까? 자신들의 생활에 방해가 된다는 의견도 있고, 오래도록 책임지기 싫다는 의견도 있다. 최문자 시인은 “점점 사람들을 벗어난다/오히려 짐승에게 친밀감이 생겼다”고 말하고 “그 개는 개가 아니다/그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친밀감」)고 역설한다. 여기에 이르면 개보다 못한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로 여겨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 시는 “있는 대로 폼 잡다 어른이 된 남자”와 “있는 대로 내숭떨다 어른이 된 여자가” 결혼한 지 십오 년만에 초대한 집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이 시의 구조는 매우 짜임새가 있고 치밀하다. 이는 시작 부분 각각 세 번 시도되고 있는 ‘척’(“남자다운 척, 남자다운 척, 남자다운 척” “여자다운 척, 여자다운 척, 여자다운 척 ”)이 뒤에 ‘척, 척, 척’(“우아하고 세련된 척하는 가구들과 전문가 뺨치는 오디오 시설에 영상 기기들까지 척, 척, 척 설치해 놓고”, “오늘 우리가 척, 척, 척하며 그들에게 흔들어댄 꼬리”)으로 받는 짜임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물론 이 구절들에 나타나는 ‘척’은 가식이라는 뜻과 ‘일이 거침없이 아주 잘 되어 가는 모양’으로 의미가 미묘하게 걸쳐 있다. 기교와 짜임을 조금 더 세밀하게 보자. ‘척’하며 살아가는 인간들, 교양과 세련으로 포장하는 그 ‘내숭’과 ‘폼’은 사물에게도 전염된다. 정원의 잔디밭도 가구와 오디오도 근사하고 우아하고 세련된 척한다. 말하자면 ‘척’이 지배하는 공간에는 사물마저 ‘척’으로 단장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척 하는 사람 앞에서 그 척을 받아주는 게 ‘나’이자 ‘우리’이기에 척의 바늘이 독자를 사정없이 찌른다. 그렇다. “부러운 척, 탐나는 척 어머, 어머, 감탄사를 남발하며” “맛있는 척, 즐거운 척, 황송한 척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사람이 나이며 당신이라고 풍자한다. 이 시의 결정타는 거실 한가운데 떡하니 걸려 있는 C. M. 쿨리지의 그림 「포커 치는 개들」을 맞딱뜨리는 일행의 모습이다. 이어지는 “기분 묘하게도 우리처럼 딱 일곱 마리네”는 빼도박도 못하는 유사성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 그림을 본 분들은 아실 것이다. 개 한 마리가 슬쩍 자신의 다리 아래 포커 한 장을 숨기고 있는 장면을. 인간인지 동물인지 구분이 안 되는 걸 넘어, 더 정확히 말하면 개에게 풍자되는 인간을 그리고 있는 이 시의 개들은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당신은 오늘 “척, 척, 척하며 흔들어댄 꼬리가 얼마냐”고 힐난하는 듯하다.
새해 첫날, 1월 1일은 어제와는 뭔가 달라야 할 것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비단 나 혼자만은 아닐 것 같다. 겨울 아침 나의 하루는 이불을 뒤집어쓴 채 뭉개며 밖으로 나갈지 더 이불 속에 머무를지 사투를 벌이는 짧은 시간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오늘은 평상시와 달라야 했다. 1월 1일은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고 집에서 허투루 보내면 안 될 것 같았다. 지난해 지지부진 보냈던 날들을 반성하며 오늘은 산에서 성찰의 시간을 가져 보리라. 음력으로는 아직 호랑이해. 풀리지 않는 답답함에 떠나가는 호랑이 꼬리 기운이라도 잡자는 다짐을 하며 경복궁역에서 내려 인왕산 방향으로 걸었다. 독립운동가 동농 김가진 집터를 끼고 돌아 이상의 집, 친일반민족행위자 윤덕영이 딸과 사위를 위해 지어준 건물(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을 지나 수성계곡을 향해 올라갔다. 빽빽이 들어선 다세대주택 언덕길로 걸음을 재촉하던 중 왼쪽 담벼락에 붙은 태극기에 눈길이 갔다. 누상동 9번지. 이곳에 1941년 5월 연희전문을 다니던 학생이 찾아왔다. 그는 5개월 정도 이곳에서 하숙하는 동안 열 편의 시를 썼고 자신의 시를 묶은 원고 세 부를 필사했다. 시인은 북간도 한인 민족교육의 중심지였던 명동촌에서 1917년 태어났다. 1905년 러일전쟁을 치르며 일본은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한반도 지배를 인정받았고, 을사늑약을 강제로 맺었다. 이후 독립운동을 위한 우리 민족의 만주, 간도지역 망명이 폭증하게 되는데 그의 조부도 일가를 데리고 명동촌으로 이주하였다. 명동촌은 한반도(동쪽은 한반도 조선을 의미)를 밝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이곳에서 외사촌 송몽규와 함께 명동소학교를 다녔고, 고등교육 진학을 희망했기에 은진중학교를 거쳐 친구 문익환을 따라 평양의 숭실중학교에 편입하였다. 숭실중학교가 신사참배로 갈등을 겪다가 자진 폐교하면서 광명중학교로 다시 편입하게 된다. 연희전문학교에서는 외솔 최현배에게 조선어를 배운 영향으로 순우리말로 된 시를 썼다. 이후 일본유학을 가기 위해 창씨개명을 앞두고 고뇌하며 ‘참회록’을 남기게 되는데 이것이 조국에서 쓴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시인은 망국의 욕된 자아를 거울을 통해 성찰하고 있다. 1945년 8월 15일, ‘그 어느 즐거운 날’이 찾아왔지만 그날이 오면 또 써야 한다던 참회록을 시인은 남길 수 없었다.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1943년 송몽규가 교토 조선인 학생 민족주의 그룹 사건으로 체포된 사흘 뒤 그 자신도 체포되었다. 1945년 2월 26일 27세의 나이로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순국한 그의 죄목은 ‘조선 독립운동 선동죄’였다. 재판판결문에서 ‘조선 민족의 실력과 민족성을 향상해 독립이 가능하게 한다’는 구체적인 방향성은 그가 저항시인을 넘어 독립운동가임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 시인의 이름은 윤동주다. 일본국적으로 태어나 살아가던 그 시기, 다수의 문인들이 친일반민족행위를 했고 이상도 그랬듯 일어로 글을 쓰는 게 당연한 시절에 윤동주는 오직 금지된 우리말로만 시를 썼다. 진학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창씨개명에 괴로워했고,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란 곱디고운 본성을 가진 시인 윤동주, 그리고 그가 남긴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무엇 하나 뜻대로 되지 않고 불안했던 시절에 한 줄 한 줄 읽으며 공감하며 울었던 책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였다. 30년 전 그때 그랬듯이 지금의 내게도 윤동주 시는 따뜻한 용기와 울림으로 다가온다. 20대를 시작하며 고향을 떠나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던 나는 오늘도 별을 헤며 불러볼 것 같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그리고 내 고향 경주를. 최유선 씨 : 경주여고 출신의 서울 출향인, 대교 해외사업본부에서 오래 근무했고 지금은 숙명여대에서 문화예술경영 박사과정 만학도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경주발전포럼, 재경경주향우회 등에서 오래 봉사해 왔다. 사회적으로는 (사)민주시민정치아카데미, 평화재단통일의병에서 봉사 중이다.
경주시가 오는 27일까지 ‘2023년 청년후계농 영농정착지원사업’ 대상자를 모집한다. <사진> 농업 혁신을 이끌고 미래 농촌을 책임질 청년농부들의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청년후계농 영농정착지원사업은 농업에 진입하는 청년들에게 최대 3년간 월 최대 110만원의 영농정착지원금을 바우처 형식으로 지급하고 후계농업경영인육성자금(창업자금, 융자, 최대 5억원 한도)을 연계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요건은 △만 18세 이상 40세 미만(1983.1.1∼2005.12.31 출생자) △독립 영농경력 3년 이하(2020.1.1. 이후 경영주 등록자) △소득·재산 일정수준 이하 등이다. 사업 신청은 청년 농업인이 농림사업정보시스템(www.agrix.go.kr)을 통해 온라인으로 직접 신청해야 한다. 접수 이후 서류평가(2월), 면접평가(3월)를 거쳐 3월말에 대상자를 최종 선발할 계획이다. 이번 청년 후계농은 선발 규모를 2배 확대했다. 또 청년후계농 및 후계농업경영인이 이용할 수 있는 육성자금 융자지원 조건도 개선됐다. 자금 지원 한도도 기존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됐으며, 금리는 2.0%에서 1.5%로 인하했다.
‘제30회 경주 벚꽃마라톤대회’가 오는 4월 1일 보문관광단지 일원에서 열린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정상 개최된다. 코로나19 이후 2020년 대회 취소, 2021년 비대면 개최, 지난해 대회는 잠정 중단됐었다. 또 올해 대회부터는 경주시가 단독 주최하고 경주시체육회가 주관한다. 앞서 경주벚꽃마라톤대회는 한국관광공사, 일본 요미우리신문사와 공동 개최했었다. 대회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교통체증 및 불편을 완화하기 위해 기존 풀코스 부문이 제외된다. 또 대회 코스는 주요 관광지와 시내 일원 코스를 제외하고, △하프코스 △10km △5km 등 3개 부문만 운영해 교통통제 시간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참가 신청은 경주벚꽃마라톤 공식 홈페이지(www.cherrymarathon.co.kr)를 통해 4일부터 3월 10일까지 접수한다. 참가비는 하프코스와 10km 부문 4만원, 5km는 2만5000원이다. 다만 참가자 안전을 위해 모집 인원은 선착순 1만2000명(참가비 입금순)으로 제한된다. 참가 대상은 스마트폰 및 PC를 통해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만 하면 누구나 참가 신청이 가능하다. 이번 대회부터는 유튜브 실시간 중계를 통해 아름다운 경주의 벚꽃 명소와 대회 현장을 누구나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주낙영 시장은 “마라톤을 사랑하는 시민들과 전국의 동호인들 그리고 경주의 스포츠와 관광 발전을 기원하는 많은 분들의 염원으로 올해 새롭게 경주벚꽃마라톤대회를 개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계묘년은 육십간지의 40번째로 계(癸)는 흑색, 묘(卯)는 토끼를 의미하는 ‘검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사람과 친숙한 동물이다. 또 다산과 행복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강한 번식력으로 다산과 번성을 상징하고 달과 여성, 불로장생을 의미하는 등 우리에게 토끼는 상서로운 동물로 인식된다. 또 역사적으로도 다양한 상징과 의미를 지니며, 우리 일상 문화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다 놓친다’, ‘가는 토끼 잡으려다 잡은 토끼 놓친다’, ‘꾀가 많은 토끼는 굴을 셋 판다’, ‘토끼 같은 자식’ 등 속담이나 일상적인 표현 속에 자주 사용되고 있다. 영특한 토끼(卯)와 인간의 지혜를 상징하는 검은색(癸)이 조화를 이뤄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이겨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새해 시인의 시와 그림, 그리고 사진 본지가 창간한 1989년 11월 이후 맞이한 첫 새해는 1990년 경오년(庚午年) ‘백말띠의 해’였다. 1990년 1월 5일자 신년호(제5호)는 국보 ‘경주 천마총 장니 천마도(慶州 天馬塚 障泥 天馬圖)’로 장식했다. 창간 후 맞은 첫 새해 신문에 ‘백마 타고 오는 경오년 눈부신 해’라는 제목을 붙여 천마도와 조동화 시인의 시를 함께 실었다. 조동화 시인은 당시 문화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었다. 197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낙화암」이 당선된 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첨성대」, 부산일보에 시 「낙동강」이 각각 당선됐다. 시집에 『낙화암』, 『산성리에서』, 『강은 그림자가 없다』등 다수가 있다. 조동화 시인이 본지 1990년 신년호에 보낸 시다. 금관처럼 찬란한 아침 저 푸른 하늘 드높이 대망의 연을 올립시다. 지난 밤 에밀레종이 곱게 헹궈 걸어 놓은 우리에게 뜻이 있다면 길도 거기 있습니다. 더 많은 세계 사람들이 바다 건너 올 것입니다. 이 오랜 터전 위에 새 서라벌 꽃피는 날 뜨거운 땀방울 앞엔 황무지고 옥토이듯 저마다 가까운 둘레부터 쓸고 닦고 밝혀야지요. 막힌 데는 뚫어 놓고 꼬인 것은 풀어 놓고···· 허울도 꾸며야겠지만 더 귀한 건 알맹입니다. 기필코 우리는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일찍이 이 고장에 피고 졌던 한 떨기 영화 이제 모든 것이 우리 손에 달렸습니다. 더불어 가야할 이웃들과 인사부터 나눠야지요. 바야흐로 활짝 열린 90년 지방화 시대 얼마나 우리 모두가 기다려 온 오늘입니까. 빙그르 천년을 돌아 새로 눈을 뜹니다. 칠불암바위 벼랑 이끼 낀 돌부처도 보셔요. 서라벌의 금관처럼 찬란한 아침 지금 막 토함산 머리에 첫발을 디딥니다. 동해바다 대왕암 위를 단숨에 훨훨 날아 천마를 타고 오는 경오년 눈부신 해 디지털기기가 보편화되기 전인 2000년대 초까지 새해 첫 신문에는 한 해를 맞이하는 감성을 담은 시인의 시와 일출 풍경의 그림이나 사진이 함께 지면을 채웠다. 1993년 신년호에는 정민호 시인의 글과 고 이재건 화백의 그림, 그리고 조동화 시인, 고 서영수 시인, 이희복 시인 등이 주옥같은 새 희망의 글들이 독자들에게 전해졌다. 그 중 1996년 1월 10일자 신년호(제262호)에 게재된 고 서영수 시인의 시다. 새 하늘을 날자 통나무 가슴속에서만 돌고 있던 나이테가 이제 먼 벌판 넓은 大地를 휘감고 일어서는 아침 불국사 석굴암이 지구촌 높은 둔덕에 제자리를 차고 앉아 千年의 숨소리로 白衣의 몸짓으로 전 인류의 품속에 뿌릴 내리어 우주속 역사의 계단에 울려퍼질 鐘-鐘閣을 세우며 一九九六年 새 아침은 열리는데 맞대인 총구에 쓰러진 숲은 외나무 가지로 하늘 어귀에 남아 계절을 싣고 떠나는 강물에 슬픈 그림자를 지우고 있다 우는듯이 찾아온 丙子年 새벽 바람은 차기만하다 一千年 피가 끓는 우리의 吐含山頂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을 보라 저것은 분명 어둠을 녹이고 찬 기운을 밀치는 모두의 넋을 밝힐 봉화불이다 청솔개비같이 매서운 눈과 눈 사이 오염된 탄피 냄새를 동해 쪽빛으로 풀어내는 겨레여 겨레여 훌훌 털고 솟아오르는 저 맑고 밝은 해처럼 너와 나 알몸 그대로 새 하늘을 날자 일출 풍경과 띠별 동물 사진 통해 새 희망 전해 2000년대를 맞으면서 본지 신년호에는 새 희망을 담고 새 출발을 의미하는 ‘일출 풍경’이 주를 이뤘다. 그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일출장소는 역시 문무대왕 수중릉이다. 문무대왕은 최초 해양행정기관인 선부(船府)를 설립했고, 바다를 통해 활발하게 국제교류 활동을 벌였으며 삼국통일 대업을 달성했다. 그는 죽어서도 동해의 큰 용이 돼 나라를 지키겠다고 유언했다. 왕의 업적과 호국해양 정신이 깃든 문무대왕릉의 일출 장면은 맑은 날이면 언제 어느 때 봐도 장관이다. 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양남면 주상절리의 일출도 아름답기 그지없는 풍경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본지 신년호에는 열두 띠 중 그 해의 띠를 상징하는 동물을 배경한 사진도 등장했다. 2018년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의 해’에는 경주개 동경이로 한 해의 시작을 알렸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 ‘황금 돼지의 해’는 불국사 극락전 복돼지상을 만지는 아이의 사진 한 장으로 꿈과 희망이 가득한 새해 아침을 전하기도 했다. 시대상에 맞춰 변해 온 본지 신년호에는 앞으로도 새해 풍경을 담은 사진과 글로 새 희망을 독자들에게 전달할 것이다. 2023년 계묘년 새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그 어느 때보다 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본지 창간 34년간 새해 신년호에서 전해왔던 새 희망의 출발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경주를 향한 첫 걸음이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경북도는 1월부터 지역개발채권 표면금리를 현행 1.05%에서 2.5%로 연 1.45% 인상하고, 3월부터는 지역개발채권에 대한 일부 매입면제도 추진한다. 이번 조치는 행정안전부의 ‘지역개발채권 및 도시철도채권 개선방안’에 따른 것으로 올해부터 전국에 일괄 적용된다. 지역개발채권은 자동차 구입, 계약체결, 허가 때 일정비율 채권매입을 하는 제도다. 매입 5년 후 만기가 도래하면 원리금을 상환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 금전적 부담으로 채권 매입 즉시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할인 매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행안부는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표면금리를 인상하고, 비사업용 자동차 신규·이전 등록 및 계약체결에 따른 채권 매입의무를 일부 면제해 소상공인, 사회초년생 등의 경제 부담을 줄여준다는 방침을 각 시도에 전달했다. 이에 경북도는 1월부터 지역개발채권 표면금리(이자율)을 현행 1.05%에서 2.5%로 인상한다. 최근 급격히 인상된 시중금리(4~5%) 대비 낮은 표면금리에 따른 과도한 할인매도 부담과 이자 손실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채권 표면금리가 1.45% 인상되면, 11월 평균 17%대인 채권 즉시매도수수료가 10% 아래로 낮아지게 되며, 채권 100만원당 이자 7만원 가량을 경북도가 부담하는 셈이다. 또 경북도는 오는 3월부터 1000~1600㏄미만 비사업용 승용차를 신규·이전 등록할 경우 지역개발채권 의무매입을 면제해 사회초년생 등의 구매 부담을 완화하고자 관련 조례개정안을 입법예고 중이다. 1598㏄ 2000만원의 소형자동차 구매 시 작년 12월부터 시행한 개정조례에 따라 기존대비 3분의 1 수준인 40만원의 지역개발채권을 매입했지만, 추가로 조례가 개정되면 3월부터는 완전 면제된다. 황명석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제도개선은 소상공인·사회초년생 등 서민계층의 체감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상승, 고금리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도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