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감포읍 ‘연동항 어촌뉴딜 300사업’이 추진 3년여 만에 완공됐다. 경주시는 지난 14일 연동항에서 준공식을 가졌다. 경주에서 어촌뉴딜 300사업 완공은 지난 2021년 수렴항 이후 두 번째다. 이 사업은 전국의 항·포구와 어촌마을 300곳을 선정해 낙후된 어촌·어항을 현대화하고, 특화개발을 통해 활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대표 지역밀착형 생활SOC 사업 중 하나다. 연동항은 지난 2020년 해양수산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74억8100만원 예산으로 △어항기반시설 정비 △쾌적한 정주환경 조성 △해양레저 체험공간 조성 △어촌체험마을 기능 개선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 그동안 연동항은 태풍 등 기상악화 시 주민 안전과 생존권을 위협 받았을 뿐만 아니라 어선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부족했다. 이에 시는 테트라포드(TTP) 보강, 남방파제 확장 및 안전시설 다목적 인양기 설치, 선양장 증고 등 어항시설 개선에 집중했다. 또 오류4리 연동항 인근 마을에 소화전, 자동심장충격기 등을 설치해 주민 안전과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마을쉼터, 해안마실마당 조성, 마을안길 정비 등도 추진했다. 연화정 공원도 조성해 연동항과 모래해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 피크닉장, 그늘막 설치와 해안산책로 등을 정비해 해안친수공간을 조성했다. 이외에도 어촌체험마을센터 일부를 리모델링해 마을카페를 운영, 일자리창출과 마을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 지역역량강화 사업을 통해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등 맞춤형 교육과 주민들의 자생력 향상 등 지속가능한 어촌개발 역량을 높이는 다양한 운영체계도 마련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주낙영 시장, 김상기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 김중권 경북도 환동해본부장, 마을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감사패 전달, 기념사, 현장답사 등이 진행됐다. 주낙영 시장은 “연동마을은 여름철에 낚시, 해수욕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지역 대표적인 해양레저 마을”이라며 “어항시설 정비와 더불어 배후 어촌마을 주민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SOC사업도 지속 추진해 어촌의 혁신 성장을 위한 견인차 역할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는 2019년 수렴항, 2020년 나정·연동항, 2021년 척사항, 2022년 가곡항 등 4개항이 어촌뉴딜 300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2021년 12월 동해남부선과 중앙선 폐선에 따라 기능을 상실한 지역 내 폐역 17개소와 80.3km에 이르는 폐철도 부지 활용을 위한 밑그림이 나왔다. 하지만 총사업비가 3550억원으로 추정되고, 개발에 앞선 문화재 시·발굴조사 등과 관련한 난제가 산적해 본격 사업 추진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진통이 예상된다. 경주시는 지난 1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폐철도 부지 도시관리계획(정비) 및 개발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폐역사·폐철로 활용을 위한 기본계획안을 공개했다. 앞서 시는 지난 2020년 4월 ㈜경호엔지니어링에 용역을 맡겨 주민설문조사,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이날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공개된 폐철도부지 개발 계획안에 따르면 폐역 17곳 중 도심과 가깝고 접근성이 좋은 7개역에 복합·상업·행정·문화·소통·주거공간 조성을 제안했다. 폐역은 경주시가 계획을 수립해 적극 활용하는 ‘지역거점플랫폼 역사’와 민자 유치, 소규모 공영개발을 병행하는 ‘생활권중심 플랫폼역’으로 구분했다. ‘지역거점플랫폼 역사’ 7개역 중 경주역은 공공행정, 상업·업무 등을 중심기능으로 하고, 랜드마크 건물 도입, 도시재생사업 등을 연계한 상업업무복합지구로 조성한다. 서경주역은 복합상업시설과 공원 등 뉴타운개발지구, 불국사역은 역사 존치 및 이를 활용하는 역사문화공원, 입실역은 공동주택 개발 등 주거플랫폼 신주거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안을 내놓았다. 또 건천역·아화역은 문화공원 거점으로, 부조역은 문화복지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안강역은 현재 추진 중인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과 연계해 북경주 문화복지센터, 안강 문화의 뜰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폐철도는 나머지 10개 폐역과 함께 지역별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개발 사업 추진을 기본 방향으로 잡았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도심구간은 ‘도시바람숲길’을 주축으로 한 이른바 ‘그린웨이’ 조성이 기본 골자다. 외곽구간은 자전거 도로, 마라톤 코스 등 지역별 특성을 감안한 또 다른 ‘그린웨이’ 조성이 핵심이다. 이날 기본계획 용역이 마무리됨에 따라 경주시는 향후 국가철도공단·코레일과 협의를 거쳐 도시관리계획(정비) 및 개발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경주시는 폐선부지 활용과 관련해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만큼, 시민의견 수렴을 통해 사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한 후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주낙영 시장은 “폐철도 부지의 개발은 새로운 천년경주를 열어가는 중요한 과업인 만큼 경제, 문화재, 관광, 경관 등 종합적으로 검토해 지역경제 발전과 시민들의 기대감 부흥을 위해 최선을 다해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재원확보, 문화재 발굴조사 등은 난제 이번 최종보고회에서는 재원확보, 문화재 발굴조사 등 앞으로 풀어야 할 난제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호엔지니어링이 추산한 사업비는 동해남부선 2500억원, 중앙선 1050억원 등 총 3550억원이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토지매입비 2091억원, 문화재 발굴비 209억원, 조성비 1133억원, 지장물 매입 116억원 등이다. 재원마련에 대해서는 경주시가 폐역·폐선 소유권자인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와 5년~10년 원리금 균등납부에 대한 협의 후 협약체결을 제안했다. 하지만 향후 국가철도공단 등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또 공영개발의 경우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한 조달방안도 제안했다. 철도 일부 유휴부지의 경우에는 민간 공모를 시행할 것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최종보고회에서 민간자문위원들은 예산 확보가 어려운 만큼 우선순위를 두고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국가철도공단이 지난해 실시한 동해남부선·중앙선 폐선부지 경주시 구간 개발사업 민간제안 공모에 단 한건도 응모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원마련이 어려운 만큼 단계별 관리계획 수립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옛 경주역 개발의 경우 문화재 시·발굴조사를 토지소유주인 국가철도공단이 경주시에 매각하기 전 부담할지 여부도 불투명해 난제로 꼽혔다. 한편 경주시가 폐철도 활용방안에 대한 시민 의견 수렴을 위해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151명 중 63.7%가 경주역 부지는 시청사 이전을 원했고, 동천~황성 2.5㎞ 폐철 구간은 응답자 65.3%가 경주시가 진행하고 있는 ‘도시숲 조성사업’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동해남부선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24.3%로 가장 많았고, 중앙선은 공원조성이 20.5%로 가장 많았다. 반면 교통시설로 활용하자는 의견은 동해남부선 8.6%, 중앙선 11.7%로 나타났다. 폐철도 ‘임시 활용’ 사업은 속도 낸다 장기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폐철도 부지 활용 사업에 대한 밑그림이 나온 가운데, 경주시는 현재 ‘임시활용’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정부의 폐선·폐역 지정과 함께 그간 철도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지역민들을 위해 임시보행로와 임시주차장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총사업비 3억800만원을 투입해 △황성 제1지하차도(사업비 1200만원) △황성 제2지하차도(사업비 3000만원) △황오지하차도(사업비 2100만원) △황성동 철도 육교(사업비 2400만원) △우주로얄 뒤편(1500만원) △경주역 육교(1억 6500만원) △안강읍 농로 통행로(4100만원) 등 총 7곳에 임시통행로를 조성했다. 또 황성성당 인근 폐철부지(면적 3059㎡)에 사업비 3500만원을 투입해 주차면수 100여대 규모의 임시주차장도 조성했다. 이어 △외동읍 일실역 인근 폐철부지에 사업비 6300만원을 들여 조성 중인 임시보행로(길이 55m 폭 2m) △황성초 인근 폐철부지에 사업비 3000만원을 들여 조성 중인 임시보행로(길이 34m 폭 2.4m)가 이달 말 완공 예정이다. 또 사업비 1500만원을 투입해 황성동 우주타운 북편 폐철부지(면적 2680㎡)에 차량 80여 대를 수용할 수 있는 임시주차장을 6월 완공 목표로 조성 중이다. 이외에도 도시미관을 위해 폐철도 구간 방음벽 철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경주시 폐철도활용사업단은 지난달 23일 국가철도공단을 찾아 임시활용 사업 관련 협의를 마쳤다. 이달 중 철거 공사에 들어가 늦어도 5월말까지는 황성·동천동 일대 방음벽을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폐철도·폐역 부지 활용은 우선순위를 결정해 순차적으로 접근해야 할 장기적인 사업”이라며 “반면 폐선·폐역으로 인한 불합리한 지역 간 단절을 개선하기 위한 임시활용 사업에 가용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는 9월 준공 예정인 ‘경주시 학교급식 통합지원센터 건립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 판로와 지역 청소년들의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위해 추진 중인 경주시 학교급식 통합지원센터는 이달 초 착공해 본격 추진 중이다. 센터는 효현동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내 유휴부지에 건립된다. 이 사업은 주낙영 시장의 핵심 공약으로 지역에서 생산된 안전하고 우수한 농산물을 지역 내 학교 등 공공급식에 공급해 ‘지역 먹거리 선순환 체계’ 구축이 목표다. 센터 건립에만 사업비 40억2000만원이 투입되며, 지상 2층 연면적 1159.27㎡ 규모로 오는 9월 준공 예정이다. 1층에는 농산물 검수와 보관을 위한 저온 냉장·냉동시설 등, 2층에는 사무실과 식생활 교육을 위한 교육실·회의실이 들어선다. 특히 농산물을 차량으로 싣고 내릴 수 있는 하역 공간을 최대 15곳까지 조성해 그간 식재료 공급이 불안정한 소규모 학교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될 전망이다. 준공 후에는 물류 시스템 점검 등 준비 과정을 거쳐 오는 11월부터 공공급식을 위한 농산물 공급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지역 초·중·고·특수학교 총 83곳 2만3582여명, 공공·사립 유치원 53곳 2196여명이다. 센터가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면 1일 최대 136개교 2만5778명분의 공공급식에 들어갈 지역 농산물을 공급하게 되는 셈이다. 이외에도 공급가격 안정을 위해 영양교사가 포함된 가격위원회를 운영해 적정가격 산정은 물론 공공급식의 투명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위해 공급되는 모든 농산물은 안전성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주낙영 시장은 “학교급식 통합지원센터를 통해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와 청소년들의 안전한 먹거리 제공 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게 됐다”며 “학교급식의 안정화를 조기 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행위입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두류공단 내 폐기물 소각장 증설에 이어 무산됐던 폐기물 매립시설 사업까지 재추진되자 안강지역 주민들의 피로가 극에 달하고 있다. 폐기물 매립시설 찬·반 주민들이 경주시를 상대로 잇달아 서로의 의견을 전달했고 일부에서는 업체 측이 주민들에게 선진지 견학이라는 명목으로 금품까지 살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주민들 간 대립하고 있다. 두류공단에 폐기물 매립시설을 추진하는 곳은 ㈜이리(옛 황림)로 지난 2020년 안강읍 두류리 일원에 매립 면적 5만9000여㎡의 폐기물매립장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서를 경주시에 제출했다. 하지만 당시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이듬해 계획을 자진 포기하면서 일단락됐다. 최근 이 업체는 매립장 추진을 위해 여론 조성에 나서고 있다. 업체는 주민을 대상으로 선진지 견학이라는 명목으로 무상으로 단체여행을 진행하고 나섰다. 견학에 참여한 주민에게는 교통비 명목으로 금품이 제공된다는 의혹이 일자 안강지역에는 이를 비방하는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1일에는 폐기물 매립시설을 찬성하는 주민이 17일에는 폐기물 매립시설 허가 반대 주민이 잇따라 경주시장을 면담하며 주민 간 갈등을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찬성 주민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 기업 유치가 필요하며 인근 주민은 토지 매매가 안 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며 매립장 유치에 힘을 실었다. 폐기물 매립시설을 반대하는 안강 민간환경감시단 임원진은 지난 17일 경주시를 상대로 매립장 반대와 함께 주민의견서를 조작한 찬성 측 이장의 면직을 요청하고 나섰다. 민간환경감시단은 찬성 측 이장의 경우 예전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증설 당시에 주민 명의를 도용해 주민의견서를 조작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이장이라면 경주시에서 이장직을 면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환경감시단 이철우 씨는 “일부 주민이 폐기물 매립장 증설에 찬성하고 여론을 만들고 있다”면서 “대부분 주민은 매립장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 더 이상 안강지역에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 소각장과 매립장은 건설돼선 안 된다”고 강력히 밝혔다.
경주시가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서 주관하는 공약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는 전국 226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민선8기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실천계획을 평가해 발표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전국 226개 지자체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공약 실천계획 등을 종합 평가했다. 평가 결과 경주시는 종합 평점 90점 이상에 부여되는 최고등급인 SA등급을 받았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매니페스토 평가단의 모니터링과 분석을 반영한 1차 평가를 거쳐 지적사항에 대한 각 지자체의 소명에 대한 2차 평가 등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쳤다.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는 △갖춤성(60점) △민주성(25점) △투명성(15점) △공약일치도(Pass/Fail) 등 분야, 35개 항목을 평가해 총점 90점 이상 SA등급, 80점 이상은 A등급으로 나눠 지자체마다 변별력을 뒀다. 모든 평가에서 경주시는 상위점수를 받아 종합 평점 90점 이상에게 부여되는 SA등급 반열에 올랐다. 경주시는 2021년, 2022년에도 SA등급을 받아 3년 연속 최고등급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앞서 경주시는 민선 8기 공약을 10대 분야로 확정한 후 지난해 8월 공약실천계획 점검 주민평가단 구성하고, 3차례 회의에 걸쳐 꼼꼼하고 촘촘한 그물망 계획을 완성했다. 또 시는 공약사항을 시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찾아볼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지난해 10월 시청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주낙영 시장의 민선8기 공약은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 육성 9건 △관광산업 혁신, 관광객 2000만 시대 10건 △좋은 일자리, 첨단 신성장산업 육성 12건 △온(溫 , All)가족 행복누리 도시 16건 △젊은이가 돌아오는 부자 농어촌 15건 등 총 127개 사업이다. 주낙영 시장은 “더 큰 경주! 더 나은 미래! 중단 없는 경주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시민과의 약속인 공약사업을 철저히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대와 서라벌대 통합 신청이 최종 승인됐지만 자산 매각 등 대학 정상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은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 14일 경주대와 서라벌대의 통폐합 신청에 대해 조건부 승인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학교법인 원석학원은 지난해 4월 교육부에 경주대와 서라벌대의 통합 신청서를 제출했었다. 교육부는 통합을 신청한 원석학원에 대해 미활용 자산과 차명 토지를 매각해 밀린 임금 해결 등 통폐합 선제조건 해결하거나 이행실적 제출 등을 요구했다. 원석학원은 보완 사항 제출 마감일인 2월 이행실적 등을 제출했고 교육부는 이를 토대로 통폐합 신청 1년 만에 원석학원의 통합을 승인했다. 2024년부터 통합 신입생 모집 경주대와 서라벌대의 통합이 승인되면서 오는 2024년부터 통합 대학 신입생을 모집하게 된다. 신입생은 기존 경주대와 서라벌대를 합한 정원보다 100여명 줄어든 890여명이다. 신입생 정원은 줄어들었지만 학교 정상화와 통합대학 프리미엄까지 얻게 된다면 학생 수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서라벌대는 99%의 등록률을 보였지만 경주대는 724명 모집에 416명이 등록해 등록률 56%에 그쳤기 때문이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올해 등록률이 높아졌고 통합까지 승인되며 정상화 기대도 커지고 있다”면서 “내년 통합 대학 신입생 유치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대학이 통합되면 2024학년도 신입생은 통합대학의 교육과정을 받게 되고 재학생은 기존 대학 교육과정을 그대로 유지한다. 서라벌대의 2년제 과정 5개 학과와 3년, 4년제인 치위생, 간호 관련 학과는 기존 수업을 이수하면 졸업하게 된다. 복학생은 기존 교육과정과 통합대학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 통합대학 캠퍼스는 현재 경주대 캠퍼스를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서라벌대 학생들은 간호학과를 제외한 모든 학과가 경주대 캠퍼스에서 강의가 진행될 예정으로 경주대 학생들은 현재 캠퍼스에서 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활용이 줄어든 서라벌대 캠퍼스는 통합대학 정상화에 쓰일 계획이다. 대학 관계자는 “서라벌대 부지는 재활용해 임대나 매각 등을 진행할 계획으로 수익은 통합 대학 활용에 쓰일 계획이다”면서 “이는 통합 신청서에 대학 활용 방안으로 제안한 것이다”고 말했다. 원석학원은 경주대와 서라벌대의 통합이 승인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통합 내용과 비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원석학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통·폐합 승인은 받았으나 양 대학의 화학적 통합을 위해서는 교직원의 화합, 산업체와 지방자치단체 협력 등을 통해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통합대학은 문화관광과 보건복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특성화 비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합대학의 구체적인 청사진이 정해지면 지역사회와 학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조건부 통합 승인? 경주대와 서라벌대 통합은 임금체불 해결을 전제한 조건부 통합 승인이다. 교육부는 승인 공문을 통해 오는 2025년 4월 13일까지 경주대 교직원에게 밀린 임금을 변제하라고 적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경주대와 서라벌대 통합은 밀린 임금 해결이라는 조건이 달린 승인이다”면서 “만약 원석학원이 2년 이내 임금체불을 해결하지 못하면 정원감축과 승인 취소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공문에 담겨있다”고 밝혔다. 경주대는 지난 2019년부터 교직원에게 월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해 현재 70억 이상의 체불임금이 누적된 상태다. 교육부가 밀린 임금 해결이라는 조건을 내걸며 통합을 승인했지만 임금 해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통합과 임금 해결에 앞장서야 할 경주대와 서라벌대 총장은 현재 공석 상태로 새로운 총장 인선도 쉽지 않다. 빠른 정상화를 위해 원석학원 설립자가 초대 통합대학 총장 선임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차후 통합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선뜻 나서기 어렵다 등의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임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교육부가 ‘통합 취소’를 통보하기 어렵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2024년, 2025년 통합대학 운영으로 학생 선발이 이뤄진 상황에서 교육부가 정원 감축 등의 처분은 내릴 수 있지만 통합 취소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면서 “원석학원이 자산 매각으로 임금 해결에 나설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해왔듯 버티면 그만이라는 식의 방식을 고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합 승패는 ‘자산 매각’ 교육부가 제시한 ‘임금체불 2년 내 해결’ 조건부 승인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원석학원 소유의 자산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 원석학원은 감사에서 지적된 차명 관리 토지와 미활용 교육용 토지 등이 현재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토지를 매각해 밀린 입금을 해결하고 나머지는 통합 대학 귀속 등 교육부에 제출한 통합 계획을 따르면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산 매각과 학교 정상화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대학 관계자는 “통합대학의 지속성 확보와 비전, 실현 방안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자산 매각이 통합대학 정상화에 쓰일지 아니면 원석학원 법인으로 귀속될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더욱이 대학을 감시하고 관리해야 할 교육부는 지난 2월 제출한 통합 보완 서류에서 밀린 임금 해결 없이 단지 3~4개월 치 밀린 임금 지급을 이행실적으로 받아들여 승인한 것을 보면 과연 대학 정상화에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별의별 박물관이 다 있다지만 짜장면박물관이 있는가 하면 똥(해우)박물관, 기생충박물관이 있다. 상여박물관과 심장박물관, 성냥박물관까지 박물관 천국이다. 경주에도 국립경주박물관 외에 대중음악박물관이나 벼루박물관, 자동차박물관 같은 이색적인 사설박물관이 있다. 그러나 2000년 경주의 역사를 볼 때 고려나 조선, 그리고 근대와 현대를 담아내는 박물관이 없다. 자칫 신라만 있는 경주로 굳어지기 전에 ‘경주시립박물관’ 건립을 서두르자. Museum(뮤지엄)의 영어는 고대 라틴어의 ‘뮤제움(museum)’과 그리스어 ‘뮤세이온(Museion)’에서 시작된 것으로 이는 그리스 신화에서 문학, 미술, 철학 등의 여신인 ‘뮤제(Muse)를 위한 신전(집)’ 또는 ‘뮤제에 헌납된 사원’을 의미했다. 이곳에 조형 예술품과 보물을 봉헌하고 공연예술을 진행한 다음 기증된 물품은 창고에 보관하였다. 당시에는 수집하고 보관하는 관리의 기능만 하였다. 로마 제국 시대에는 Museum이라는 단어가 ‘진리를 탐구하는 토론 장소’로 사용되었고 중세에 이르러서는 수도원이나 사원이 박물관과 도서관 등의 역할을 주로 하였으나 이때부터 수장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뮤지엄이라는 용어의 보편화는 르네상스 시기에 이루어졌다. 17세기 이후엔 유럽 각국의 군주들이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하여 예술품과 골동품을 대량으로 수집하여 궁전에 진열하고 공개하기에 이르렀으니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도 이때에 설립되었다. 근대박물관은 프랑스 대혁명 이후 공공박물관 개념이 정립되고 대중 공개가 이루어졌다. 19세기 이후부터는 분야별 전문 박물관이 자리잡게 되었다. 한자어로 박물관(博物館)이라는 용어의 시작은 1860년 일본 사절단이 미국의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특허국 진열장을 보고 박물관이라고 번역한 데서 유래한다. 후쿠자와 유키치는 저서 ‘서양 사정(1866년)’에서 박물관이란 세계 중의 유산, 고물(古物), 진물(珍物) 등을 모아 사람들에게 전시하고 견문을 넓히기 위한 시설이라고 정의하였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 제31대 신문왕(神文王, 재위 681~692년)이 천존고(天尊庫)에 신기(神器)의 피리 ‘만파식적’과 현금(玄琴)을 보관했다 하여 박물관 기능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서양식 형태의 박물관은 1907년 순종황제에 의해 건립된 ‘제실박물관’이 처음이며, 1909년부터 대중에게 공개하였다. 한일 강제병합 이후 ‘이왕가박물관’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가 1915년에는 ‘조선총독부박물관’이 건립되었으며, 1930년대부터는 지방에 박물관 분관이 설립되기 시작하였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는 박물관을 ‘지식의 증대, 문화재와 자연재의 보호, 교육, 그리고 문화의 발전을 목적으로 자연계와 인류의 대표적 유산을 수집, 보존, 전달 및 전시를 행하는 사회적 기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박물관은 운영 주체에 따라 국공립 박물관과 사설 박물관(대학 박물관, 종교단체 박물관 포함)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역사관, 향토관, 미술관, 과학관, 기념관, 생태관, 전시관, 〇〇집, 〇〇관, 〇〇원, 〇〇재, 〇〇헌 등 다양한 명칭으로 박물관 기능을 하고 있다. 나아가 자연사나 동물원, 식물원, 수목원, 수족관까지 박물관의 범주에 넣고 있다. 한국박물관협회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립박물관은 44개나 되고 공립박물관은 275개, 대학박물관은 42개에 이르고 있다. 특히 전국의 광역자치단체를 비롯하여 시군 기초단체에서 운영하는 종합 박물관이나 전문 박물관은 날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경북도내만 하더라도 55개 박물관이 있으며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립 박물관은 경산시립박물관, 영천역사박물관, 상주박물관, 예천박물관 등 25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국립경주박물관은 그 규모나 수장품 수, 전시유물 수에서 단연 으뜸이다. 그러나 전시에 있어서는 신라 중심으로 특화된 박물관이라는 한계가 있다. 경주는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영남을 대표하는 행정 중심지였으며, 유학 등 문화의 중심지였다. 주변 지역에서 선비의 고장이니 문화의 수도니 하며 도시 브랜드화를 가속화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경주는 신라시대 이후의 1천년 역사가 없는 듯이 비쳐지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경주시립박물관’의 필요성에 대해 시민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경주시의회에서 모 의원이 시립박물관 건립의 당위성을 주장한 바도 있다. 신라 이후의 고려와 조선시대, 그리고 천도교(동학)의 발상지,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 마을문고(도서관) 운동, 천연기념물 동경이, 원자력 관련, 현대 산업까지 아우르는 박물관이 필요하다. 떡박물관, 만화박물관, 심장박물관, 콜라박물관까지 만들어진 오늘날 경주를 알리는 시립박물관은 시민의 숙원이라 하겠다. 경주시립도서관이 새로 지어지면 황성공원의 현 시립도서관을 ‘경주시립박물관’으로 탈바꿈시키면 어떨까? 부족한 시설은 차차 확충하기로 하고.
비로소 만화방창의 봄이다.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가 분주한 봄이다.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두었던 죽어가는 동양란 화분을 분갈이 해보기로 하였다. 역시 시든 난은 물론이거니와 건강해 보이는 난조차 겉보기와 다르게 뿌리가 많이 썩어 있다. 이 축하란이 관리 여부에 상관없이 쉬이 죽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1회용, 장식용으로 팔리는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이도 일종의 반려식물인데 유통과정에서만 보면 생명에 대한 윤리의식은 하나도 없다. 판매자들이 배양할 때의 식생 그대로 팔아서, 이걸 집이나 사무실에서 기르다 보면 거의 과습으로 죽는다. 과습이 안 되게 하려면 물주기부터 난 키우기가 어마어마하게 까다롭다. 보다 쉽게 키우려면 집에 가져와 우선 난석에다 다시 심어야 한다. 원래 착생식물이기 때문이다. 꽃가게는 이것이 1회용으로 순환해야 소비가 잘 되니까, 쉬 죽는 것에 아무런 계몽이나 교육을 하지 않는다. 일종의 자본주의가 빚은 장삿속이랄까? 화분을 털어내 보면 뿌리가 거의 썩어 있다. 아무리 정성스럽게 키워도 생태환경이 나쁘니, 결국 난은 1~2년 안에 모두 죽는다.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 난 산업이 2중화 되어 있어 난에 대한 지식을 확장하고 또 나름 생명 윤리를 가지고 있을 법한 난 애호가들은 한국춘란을 전문으로 기르고 있다. 결국 축하란으로 사용하고 있는 동양란이나 양란은 꽃가게의 몫이다. 그런데 난을 전문적으로 판매도 하지만 더불어 건강하게 키워내어야 할 많은 꽃집의 아줌마·아저씨는 난에 대해 지식이 없고 또 알려고도 않는다. 죽든 말든 무관심을 넘어 오히려 죽어줘야 장사가 잘된다고 생각한다. 흔히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양란과 자태와 꽃향기가 좋은 동양란, 이 축하란의 대부분은 대만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수입해온다. 난석은 주로 일본에서 수입하고 화분은 중국 또는 베트남에서 수입해오니 1조원에 달하는 난 산업이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큰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는 춘란 동호인 사이에 한국 춘란을 축하란으로 대체하자는 여론도 있다. 이에 발맞춰 합천군 같은 곳에선 대량으로 재배해 축하란 산업의 일부분으로 만들려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한국 춘란이 가지는 고가의 비용이라든가 장식성 등 여러 특성 때문에 축하란으로 쉬이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 춘란은 동호인 사이에 꽤 큰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가의 작품은 억대가 넘는 것이 있을 정도이다. 잎면 바깥으로 주로 황색과 흰색의 줄이 둘러쳐져 있으면 복륜, 가운데 잎맥을 따라 선이 있으면 호라고 부른다. 밝고 노란색이 잎면 가운데에 넓게 퍼져 있으면 중투, 잎 전반이 얼룩덜룩하면 반이라 하고 이 반이 흩어져 있으면 산반, 정돈되어 있으면 서반이라 한다. 호랑이 무늬처럼 생겼으면 호피반, 뱀무늬처럼 가늘게 점이 퍼졌으면 사피반 등의 이름이 있다. 일종의 돌연변이다. 동호인들이 이 희귀종을 가지고 가격을 매기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필자의 초등학교시절 ‘껌종이 따먹기’하던 것이 생각나곤 한다. 당시의 10원짜리 풍선껌이었던 ‘왔다’ 껌종이는 마치 민무늬 난처럼 너무 흔해서 값이 없다. 대신 예쁘게 디자인된 ‘쥬시후레쉬껌’이나 세련되어 보이는 ‘아카시아껌’ 껍데기 종이는 학생들의 껌종이 따먹기 내기에서 고가로 거래 되곤 하였다. 희소성이 가격을 좌우한다. 시장이 작동한 것이다. 이 껌종이 놀이는 어쩌면 인간의 삶은 호모루덴스가 당연하다는 하나의 증거이기도 하다. 먹거리가 해결되는 것도 아닌 희귀한 무늬의 그 조그만 난 잎이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 향기도 없는 하나의 꽃대에 하나의 꽃이 피는 그 춘란의 꽃 색에 열광하고 몰입하는 것을 보면서, 인간의 삶은 분명 이런 놀이의 연장인가 싶다. 이 희귀종의 껌종이를 찾아, 방과 후에 고속도로 휴게소 옆의 쓰레기통을 뒤지고 찾았던 일을 아득히 회억한다. 오랜만에 난 분갈이를 하면서, 썩은 뿌리를 잘라내는 식물 외과 의사놀이로 모두 탕진해버린 휴일 오후가 그다지 아깝지만은 않은 이유이다.
음주운전 근절 대책과 함께 교통사고 발생과 사망자수를 줄이는 대책 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경주에서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1400건 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경북도내 23개 시·군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에 경북경찰청을 통해 분석한 최근 5년간 지역 교통사고 발생현황에 따르면 2018년 1186건, 2019년 1242건, 2020년 1294건, 2021년 1719건, 2022년 1606건 등 총 7047건에 달한다.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1409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하루에 약 3.9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난 셈이 된다. 또 최근 5년간 교통사고로 176명이 숨지고, 1만69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인명피해도 심각하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8년 45명, 2019년 34명, 2020년 28명, 2021년 36명, 2022년 33명이었다. 코로나19 이전 보다는 다소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다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경주지역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3명으로 경북도내 23개 시·군 중에서 가장 많았다. 포항·안동 26명, 구미 2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사고발생 원인으로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운전 중 영상장치 조작·시청, 졸음운전 등 ‘안전운전 불이행’이 5137건(72.9%)으로 가장 많았다. 경주지역에서 적지 않은 교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관광지 특성상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이 사고를 내는 사례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교통사고가 빈발한 지역에 대한 시설투자로 교통사고와 사망자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수년 간 교통사고를 분석한 뒤 차선분리대 및 신호과속카메라 설치, 차로 증설, 미끄럼방지 포장 등 교통시설 개선사업을 추진한 결과라는 것이다. 경주도 매년 교통사고다발지역을 중심으로 시설개선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막상 통계자료를 분석해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교통시설 개선사업에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하는 까닭이다. 또 안전시설 개선과 위반행위 단속 등도 중요하지만, 시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운전에 대한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도 무엇보다 절실하다.
최근 대전 스쿨존에서 참변을 당한 8살 배승아 양 등 안타까운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주에서도 음주사고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와 마스크 해제 완화로 긴장감이 풀리고, 봄 행락철로 경주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음주운전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북경찰청을 통해 확인한 최근 5년간 경주지역 음주사고 현황에 따르면 모두 488건 발생해 11명이 목숨을 잃고, 764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8년 130건, 2019년 102건, 2020년 106건, 2021년 90건, 2022년 60건으로 감소 추세에 있지만, 지난해만 음주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87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같은 피해규모를 감안하면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대책마련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또 최근 5년간 경주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적발된 건수도 엄청나다. 경주경찰서 관할 지역에서 음주단속 건수는 2018년 973건, 2019년 991건, 2020년 776건, 2021년 619건, 2022년 709건 등 5년간 총 4068건에 달한다. 또 음주단속에 적발된 운전자 중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콜농도 0.08% 이상이 가장 많아 상황이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음주운전으로 총 709건 단속됐는데, 이중 452건(63.8%)이 혈중알콜농도 0.08% 이상으로 나왔다. 특히 만취상태인 0.2% 이상도 45건에 달했다. 면허정지 수준인 0.03~0.07% 231건, 측정거부는 26건이었다.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 행위로 그동안 처벌이 강화됨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 운전자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잠재적 범죄행위이기 때문이다.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서는 경찰 등 관련당국의 끊임없는 홍보와 단속으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더욱 더 강력한 처벌도 필요하다. 음주운전은 절대 안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도 조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 스스로 음주운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 봄철 들뜬 분위기 속에 음주운전의 유혹만큼은 과감하게 떨쳐내야 할 것이다.
아이가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를 돌아보라. 내가 지금 살아가는 삶이 바로 우리 아이가 살아갈 삶일 확률이 가장 높다. 아줌마가 살다 보니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속담이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그런 것인가 이유를 찾으면 보통 재력의 차를 이야기한다. 부의 차이로 정보에 더 익숙한 그들만의 리그로 명문대를 진학하고 엘리트 코스로 들어간다고 뉴스는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간판일 뿐이다. 오너가 리스크로 모항공사가 한동안 시끄러웠다. 사모님과 딸들의 행태는 갑질의 기준을 하늘 끝까지 높여놨다. 땅콩 회항 사건은 해외토픽감이 아닌가!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항공사 서비스 품질 관리 차원에 혼쭐을 냈다고 싶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본 것은 항공사 손님들이 아닌가. 그 이후에 연이어 벌어진 그녀의 엄마와 동생의 동영상, 녹음파일을 보니, 아무래도 제멋대로 자란 그녀의 인성이 그 정도밖에 안 됐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가 하면 모그룹 오너 가의 경우 남자는 무조건 군대를 가야하고 생산직에서부터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자손은 없다. 이 기업의 경우 재계 순위가 20위 권 안에 항상 존재하며 기업 내 문화가 좋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주식으로 100억대 자산가가 된 어떤 사람은 만취한 채 출동한 경찰관에게 “네가 받는 월급 내가 주는 것이다. 너, 한 달에 얼마나 받어? 그거 내가 한시간에 버는 돈이야, 니들 월급, 내가 소득세 내서 받는 거야!” 하며 추태를 벌여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반면에 자신이 기초수급자이지만 십원, 백원 동전을 십 년 넘게 모아 자신보다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라며 기부한 일로 뉴스를 장식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가? 몇 해 전, 미국에서 저명한 이들과 유명 연예인들이 연루된 부정입학 비리로 한동안 시끄러웠다. 우리나라도 인사청문회를 통해 자녀의 부정입학 비리가 지금까지 시끄럽다. 우리 아이가 좀 더 편한 인생을 살기 위한 길을 부모가 ‘불법적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사랑스런 내 아이가 넘어지지 않고 편안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밑바탕에 깔렸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초등학생 때부터 선행을 하고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이미 고등학교 수학 진도를 마치게 하고, 그렇게 했어도 부족한 부분이 생기니 결국 불법적인 일을 행한 것이다. 우리 아이가 남들보다 좀 더 빠르게, 쉽게 엘리트 코스에 진입해서 살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그 아이는 무엇을 배울까? 잘하면 그렇게 고생하신(?) 부모님 덕에 자기는 편안했다고 안도하며 같은 부정을 저지르지 않은 이들을 무시하고, 사람 아래 사람이 있음을 몸으로 익혀 언젠가 갑질하는 한 사람으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할지 모른다. 아니면 부모가 다 해주리라 기대하며 흥청망청 삶을 낭비할 수도 있으리라. 열심히 노력해서 사는 삶의 가치를 배우지 못하고 편법을 익힌 아이들에게 허락된 삶은 그게 다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것은 올바른 삶의 가치관이다. 우리 아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게 될 고난에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물려줘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부모는, 아이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물려줘야 하는 것이다. 입장료를 받는 식당이나 시설 앞에서 아이에게 거짓된 나이를 말하게 하는 부모가 간혹 있다. 그 부모는 그날 단 몇 푼의 돈을 아꼈을 것이다. 입학부정비리보다 약하다고 말하겠는가? 아줌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아이에게는 그보다 더 잔인한 날이 없었을 것이다. 그날 아이가 무엇을 보고 배웠을까?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을 다니는 아이들 앞에서 우리는 쉽게 행동할 수 없다. 아이들이 옳고 그름을 배우며 집에 와서 부모에게 잔소리를 하는 그 기간에, 부모는 어떻게 답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부모인 나의 가치관은 무엇인지, 많은 부모가 고민하길 아줌마는 바란다.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은 단편적인 기술이 많아서 인물의 됨됨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에는 내용의 소략함이 애석하다. 하지만 임금의 말씀과 사간원의 간언이 법도에 어긋나지는 않았을 것이고, 이에 대해서 인물의 단편적인 기술에 집착하기보다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해당 인물의 됨됨이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필자는 감히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경주부윤의 잘잘못을 찾아보며 하나의 기삿거리로 생각해 글을 쓰고 있지만, 한 인물의 평가를 실록의 짧은 문장에 의지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은 경주라는 고을이 신라의 옛 도읍이자 큰 고을이기에 우수한 인재가 마땅히 다스려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기회가 되면 경주부윤의 빼어난 치적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영조 45년 1769년 11월 18일에 사간 이정오(李正吾)가 “경주부윤 정여증(鄭汝曾, 재임1769.05~1769.11)은 용렬하고 마음이 흐려서 옛 도읍의 요지에 둘 수 없습니다”라 고하였다. 드러난 그의 행적들이 미비하지만, 이후 1768년 12월 15일에 도승지 김응순(金應淳)이 통진부사 정여증 등이 근무상태가 부지런하였으나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고, 개선의 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추고(推考)를 고한 적도 있었다. 워낙 재임기간이 짧아서 사료에서 그의 흔적을 찾기가 어려움이 있다. 영조 4년 1728년 6월 24일에 양사(兩司)에서 함께 아뢰기를 “경주부윤 최종주(崔宗周. 재임1727.09~1728.07)는 고을을 잘 다스린 공적이 알려진 것이 없고, 비방하는 의논 또한 많으니, 청컨대 체차(遞差)하소서”라 고하였다. 삭녕최씨 자봉(紫峰) 최종주(崔宗周)는 1705년 식년문과에 급제하였고, 정언(正言)․지평(持平)․장성부사(長城府使)․우승지․좌승지 등을 역임하였다. 경주부윤 부임 전 숙종 36년 1710년 1월 11일에 사헌부에서 약방의 제조(提調) 3명과 여러 승지를 모두 파직시키라 고할 때 지평 최종주 역시 포함되어 체차되었다. 헌종 9년 1843년 12월 3일 기록을 보면, “경주부윤 박장복(朴長復, 재임1841.12~1843.06)이 납세를 재촉하는 일 때문에 이형관(李亨觀)의 형제를 함부로 죽였다. 그로인해 이형관의 아내가 임금 거둥 때에 호소하였고, 이에 본도(本道)가 조사해 답변하라고 하명하여 박장복을 평안북도 위원군(渭原郡)으로 귀양 보냈다.”고 전한다. 그리고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에는 같은 해 12월 8일에 “이미 함부로 형장을 가해 죽게 하였다면 실로 마땅히 원률(原律)로 시행해야 하지만, 잔혹하게 형벌을 가해 형제가 같은 날 함께 죽음에 이르도록 했으니, 결코 상례(常例)로 논죄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묘당(廟堂)에서 상세히 따져 품처하게 하라”고 하였다. 밀성박씨 금리(錦里) 박장복은 1813년 증광시에 급제하였고, 동부승지․여주목사․대사간․예조판서 등을 역임하였으며, 경주인 여강이씨 정헌(定軒) 이종상(李鍾祥) 등과 주고받은 편지 등이 전한다. 경주부윤으로 있으면서 송사를 잘못 처리하여 유배를 당하였으나, 행적을 보면 말년에 효성이 지극하였다고 전하며 ‘효정(孝靖)’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철종 13년 1862년 7월 25일 경상좌도 암행어사 박이도(朴履道)의 서계로 전 경주부윤 송정화(宋廷和, 재임1861.05~1862.04) 등을 벌하였는데, 이듬해 6월에 예안으로 정배되었다. 기림사 중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1861년 8월에는 수념포(水念浦:양남면 수렴리)에 표류한 왜인들을 곧장 돌려보내지 않고 그들의 물건을 탈취하기도 하였다고 전한다. 이처럼 치적도 상당하였지만, 부윤 송정화가 어떠한 잘못을 저질렀을까? 유배까지 당한 것을 보면 아마도 큰 잘못을 범한 것으로 판단된다.
바그너의 오페라가 처음부터 바그너스럽지는 않았다. 초기 작품은 이탈리아 전통 오페라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했던 것이다. 즉, 독창 또는 중창의 유려한 아리아가 중심이었고, 오케스트라는 여전히 반주기능이 강했다. 특히, 바그너가 파리에서 초연하려고 애쓴 리엔치(Rienzi/1842년 초연)는 작정하고 만든 그랜드 오페라였다. 바그너스럽지 않은 이 오페라는 결국 ‘바이로이트 캐논(Bayreuth canon)’이라 불리는 10곡의 레퍼토리에 이름을 올릴 수 없었다. 바그너스러운 최초의 오페라는 ‘방황하는 네덜란드인(Der fliegende Holländer/1843년 초연)’이다. 바그너 부부는 빚을 갚지 못해 러시아 국경을 넘는 불법 야반도주를 감행한다. 이후 런던행 배를 탔다가 거센 폭풍우를 만나 노르웨이 해안에 잠시 정박하게 되는데, 바그너는 이러한 경험에서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영어로 flying Dutchman)은 ‘유령선’의 관용적 표현으로 통한다. 저주받은 유령선은 바다를 영원히 떠도는 운명에 처한다. 7년에 단 한 번 하루 동안만 육지에 내릴 수 있는데, 이때 유령선 선장이 목숨을 바쳐 자신을 사랑하는 여성을 만나면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바그너는 하이네의 한 소설에서 여인의 사랑에 의한 (남성)구원에 대해 큰 감동을 받고, ‘젠타(Senta)’라는 여성 캐릭터를 창조하여 작품에 투입한다. 결국 젠타는 자기희생으로 유령선 선장의 저주를 풀어준다. 유령선 전설에 여인의 사랑에 의한 구원을 절묘하게 버무린 바그너식 오페라의 탄생이었다. 바그너는 이후 ‘전설’에 기반한 작품을 써내려간다. 탄호이저(Tannhäuser/1845년 초연)는 13세기 실존 음유시인인 탄호이저의 이야기를 각색했다. 여기에 또 다른 음유시인 볼프람 그리고 탄호이저를 사랑하는 엘리자베트가 삼각관계를 이룬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서의 ‘선장-젠타-에릭’의 삼각구도와 유사하다. 탄호이저는 노래경연대회 중 쾌락의 장소인 베누스베르크(Venusberg)에 다녀온 사실이 발각되어 위기를 맞게 된다. 이때 엘리자베트가 탄호이저를 죽이려는 기사들을 막아서고는 영주(대회주최자)에게 구원의 기회를 달라고 애원한다. 이에 영주는 참회를 위해 로마로 순례를 떠날 것을 탄호이저에게 명령한다. 하지만 탄호이저는 교황에게 용서를 받지 못하고, 다시 베누스베르크에 가기로 마음먹는다. 한편, 엘리자베트는 탄호이저를 위해 죽는다. 교황의 지팡이에서 잎이 나고 꽃이 피는 기적이 일어난다. 탄호이저가 엘리자베트의 죽음으로 구원을 받은 것이다. 로엔그린(Lohengrin/1850년 초연)은 바그너의 작품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끈 작품으로 중세의 전설에 모티브가 있다. 남동생을 죽인 것으로 누명을 쓴 엘자가 죽음의 위기가 처하자 백조가 끄는 배에서 내린 은빛갑옷을 입은 기사가 엘자를 구하고 둘은 결혼(3막 초반의 혼례의 합창)한다. 그런데 결혼 전에 백조의 기사는 엘자에게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묻지 말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엘자가 금기를 깨버리자 기사는 “내 아버지는 성배의 수호자 파르지팔이고, 나는 성배의 기사 로엔그린이다.(아리아 im fernen land)”라고 말한 후 떠난다. 이름과 신분을 밝히지 않아야 기사의 성스러움이 유지되는데 엘자의 금기위반으로 더 이상 성스러움을 유지할 수 없었던 것이다. 로엔그린 전의 세작품은 모두 드레스덴에서 초연되었지만, 로엔그린은 드레스덴 혁명(1849년)으로 바그너가 지명수배 중이었기에 리스트가 바이마르에서 초연했다. 바이에른의 국왕 루트비히 2세가 이 작품을 보고 바그너에게 매료되었다고 한다. 바그너의 일생일대의 꿈은 자신의 극장(바이로이트 극장)을 짓는 것이었는데, 바로 루트비히 2세가 극장건립을 후원하여 꿈을 이루게 되었다.
최근 영화관 관람료가 인상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거세졌다. 두 명이 함께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면 기본적으로 3만원 가까운 비용이 들고, 여기에 팝콘이나 음료수까지 더하면 5만원은 쉽게 들어간다는 불평들이 높다. 영화도 영화의 종류에 따라 3D나 4D로 볼 경우 비용이 껑충 더 뛴다. 그러나보니 영화를 보느니 그 비용으로 차라리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같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보겠다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영화비가 비싸지는 것은 다분히 영화관의 이해타산에 얽매인 듯 하지만 내막을 보면 영화계 전반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이제는 한국영화 역시 어지간하면 제작비가 수백억원대를 웃돌고 마케팅에도 천문학적인 액수를 뿌린다. 그만큼 볼거리도 많아지고 재미도 커졌지만 그 부담이 고스란히 영화관람료에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제작비가 덜 들어가면서도 재미 있고 몰입도 높은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영화관람료도 그에 맞춰 적어지지 않을까? 바로 이렇게 최소한의 경비로 몰입감 높은 잘 만든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지금 소개하는 영화 두 편은 분명한 공통점을 몇 개 가지고 있다. 첫째, 두 편 모두 스타급의 배우가 전혀 고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둘째, 두 영화 모두 단 하나의 공간에서 모든 촬영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딱 한 번씩 공간을 벗어나는데 그 역시 그 공간과 이어진 바로 지척의 외부 공간일 뿐이다. 셋째, 이야기 전개가 긴박감이 넘쳐 잠시도 다른 생각을 하기 어려울 만큼 몰입도가 높다는 점이다. 그 두 영화는 맨 프롬 어스(Man from Earth-2010)와 아웃핏(Out fit-2022)이다. 맨 프롬 어스는 무려 1만4000년을 산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장르가 SF로 분류된 영화인데 SF를 과학적 가상(Science Fiction)이라 해석하면 분명히 SF라 할 수 있지만 그 흔한 우주선이나 에어리언이 단 한 컷도 등장하지 않는 황당한 SF영화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 볼수록 파격적인 줄거리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어떤 고고학 교수가 10년째 근무하던 학교를 떠나며 그 학교에서 정든 교수들과 헤어지는 석별의 자리에서 나눈 대화를 다룬다. 이 속에는 인류의 발전과 종교의 변화에 따른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는데 그 내용 역시 매우 긴장감 넘치고 흥미롭다. 이 영화는 바로 이 대화가 펼쳐지는 거실에서 전부 찍은 것이다. 딱 한 번 주인공이 자신의 집을 떠나기 위해 트럭에 오르는 장면만 거실과 다른 부분이다. 또 하나의 영화 ‘아웃핏’은 갱단의 양복을 재단해주는 재단사와 관련한 영화다. 배경은 1960년대 시카고. 줄거리는 영국 런던에서 시카고로 이주해온 어느 양복 재단사의 재단실에 설치된 비밀 박스를 조직간 비밀스런 통신창구로 사용하던 갱단이 내부적인 사건에 휘말려 서로 죽이고 죽는다는 것이다. 이 상황이 어찌나 긴박감 넘치는지 한번 영화에 빠지면 헤어날 수 없다. 이 영화 역시 재단실과 응접실 두 공간, 더 엄밀히 말하면 양복점이라는 공간 안에서 모두 촬영되었다. 단 한 번 주인공이 양복점을 불태우고 떠나면서 밖으로 나올 뿐이다. 이 영화는 장르가 액션인데 몇 번의 주먹질과 몇 번의 총질 이외에 이렇다 할 액션이 거의 없다. 한편은 SF영화이지만 우주선이나 외계인이 없고 한편은 액션 영화인데 다이나믹한 총싸움이나 화려한 액션이 없다. 그런 점에서 두 영화는 오히려 심리스릴러라고 하는 것이 더 나을 법한 영화다. 그러나 재미로만 보면 어떤 SF와 액션 영화도 따라올 수 없는 명작의 재미가 차고 넘친다. 짐작하건데 이 두 영화는 영화제작비가 말할 수 없이 싸게 들었을 것이다. 유명 배우가 한 명도 없으니 출연료도 일반 영화 출연료의 10분의 1도 들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출연 배우도 열 명 미만이고 단역이나 엑스트라도 없다. 참고로 단역은 짧아도 연기나 대담이 있는 배우고 엑스트라는 행인1, 포졸2 등 역할 없이 배경에 섞여 있는 역이다. 이렇게 영화를 만들면 영화비도 블록버스트급 영화보다 훨씬 덜 받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몹쓸 생각을 해본다. 아마 모든 영화가 이렇게 만들어진다면 틀림없이 영화비가 3분의 1쯤으로 떨어질 것이다. 물론 이렇게 잘 만든 영화가 제값을 받고 제대로 대접받는 것은 더 좋은 일이지만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전환을 가져다 줄 지도 모를 영화가 지나치게 비싸지고 그래서 영화관을 찾는 발걸음이 현격히 준다면 오히려 영화의 가치가 더 줄어들지 않을까?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우리나라의 인연 1999년 4월, 남편과 함께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하셨습니다. 4월 21일 안동 하회마을에 오셨을 때 1만여 인파가 환영을 했었는데, 벌써 24년째가 되었습니다. 하회마을 풍산유씨 14대 종손 유영하 씨의 부부로부터 합죽선을 선물 받으셨고, 김치와 고추장 담그는 모습도 지켜보았습니다. 서애 유성룡 선생 종택인 ‘충효당’내실로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셨는데, 여왕의 일상에서 보기 힘든 특별한 모습으로, 우리나라의 전통을 존중해준 예의 표시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마침 이날이 여왕의 73회 생일이라 생일상이 차려지기도 했지요. 여왕은 봉정사로 이동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국보 ‘극락전’을 본 뒤, 돌탑에 돌을 얹고,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라는 글귀를 남겼어요. 여왕은 ‘일념 만년거(좋은 생각은 만년을 간다)’라는 족자와 200년 묵은 오리나무로 만든 양반탈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경북 안동은 가장 한국적인 문화체험 공간으로 유명세를 탔고,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행운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왕의 발자취를 따라 하회마을→농산물 도매시장→봉정사로 이어지는 길을 ‘Royal way’라고 이름 지어 부르고 있습니다. 지난 장례식 때 충효당 앞에 빈소를 마련하였고, 방문 당시에 찍은 여왕사진전도 열어 여왕을 조문했습니다. 여왕의 장남 찰스왕세자 (현 국왕)의 방한 1992년11월 우리나라를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함께 왕족으로 처음 공식 방문하였고,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영국 대사관 새 청사 개관식에 참석하였고, 왕세자비는 롯데백화점 영국상품전시회에 참석, 매장을 둘러보았으며, 또한 6.25 당시 한국전에서 사망한 영국군 추모비도 참배하였습니다. 지금은 고 엘리자베스 여왕에 이어 국왕으로 등극하여, 한·영 우호관계에 한층 발전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왕의 차남, 엔드류 왕자 방한 하회마을 참관 2019년에는 여왕의 차남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였습니다. 하회마을 충효당을 방문하였으며, ‘담연재’에 들렀고, 경북도청에서 기념식수도 했습니다. 또한 봉정사와 한국국악진흥원을 관람하였고,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메시지도 전달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999년 안동을 방문해 하회마을에서 73세 생일상을 받은 것은 깊이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도 하회마을 주민과 안동시, 경상북도 여러분들께 좋은 일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4년 전 여왕의 한국 방문과 두 분 왕자의 대(代)를 이은 방문으로, 영국 왕실과 한국의 유대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안동이 세계의 관광지로 부상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여왕의 방문은 우리나라 역사상 큰 영광으로 길이길이 남을 것입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명복과 영면을 빕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심어놓은 구상나무(기념식수) 이야기 여왕의 방문 때 서애 선생의 종택인 충효당 마당에 ‘구상나무’를 기념식수 하셨는데, 24년째 잘 자라고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수종을 놓고 가장 한국적인 나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진 나무입니다, 주로 한라산, 지리산 등 한국에서만 자라는 나무로 좋은 기운을 뿜으며,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옷을 걸어놓았다는 아름다운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나무입니다. 추위에 강하고, 힘찬 기상을 가진 우리 민족의 강인한 모습을 상징하는 나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무궁한 번영을 바란다는 염원에서 이 나무를 심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왕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빕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제 서서히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회복되는 상황에서 최근 사이버금융사기는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을 비롯하여 여러 기관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는 더욱더 지능화되고 다양한 수법을 활용하고 있으며 전 연령대에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이버금융사기 피해는 그 피해가 크고 범인을 검거하더라도 피해 회복이 어려워 예방이 최선이다. 사이버금융사기를 예방하려면 최근 사례를 알고 그와 유사한 전화나 문자가 오면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 문자, 카톡 등으로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이나 인터넷주소(URL)는 절대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경주에서 급증하고 있는 예시 사례로는 문자로 피해자의 자녀라고 연락하여 ‘엄마 핸드폰 액정이 깨졌는데, 엄마 명의로 보증금 환불을 받아야하니 신분증 사진을 찍어 보내주고 환불받을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원격제어)앱을 클릭해서 설치하면 내가 요청할게’라고 속여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받아 피해자 명의 계좌에서 불특정 다수의 계좌로 피해금을 이체하여 편취했다. 이는 불과 재작년까지만 해도 유행하던 수법의 메신저피싱으로 현재까지도 많은 피해자가 이와 같은 수법에 당하고 있다. 가족(자녀)이나 지인이 평소와 다르게 신분증과 카드 금융정보 등을 요구하는 경우는 절대 이에 응하지 말고 상대방이 조급하게 재촉하더라도 동요하지 말고 충분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상대방이 사기꾼인지 가족인지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의 이름이나 자녀의 출신 학교 등 평소 가족이나 지인들만이 알 만한 질문을 상대방에게 함으로써, 이에 대한 대답을 확인하여 사실 여부를 가리는 방법이 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최근 고금리 여파로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에게 문자로 ‘정부 지원 서민대출 햇살론’이라며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연락을 한 후, 다시 금감원 직원을 사칭하며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의 대출금을 상환하여야 한다고 속여 피해자에게 직접 피해금을 가져 오도록 하여 대면 편취한다거나, 거래 실적을 쌓아야 한다는 명목으로 카드를 보내라고 하는 등 자칫 잘못하면 의도치 않게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의 피의자가 될 수도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위와 같은 사기 범죄의 가장 좋은 해결책으로는 모르는 전화번호는 무조건 의심하고, 의심스러운 앱이나 인터넷 주소는 절대 클릭하지 말고, 휴대폰 메신저를 이용한 개인정보(신분증, 계좌번호 등)의 전송은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사이버금융사기가 의심될 때는 지체 없이 경찰(112)로 신고해야 한다. 경찰에서도 2023년 서민생활 침해범죄 종합계획에 의거 사이버금융사기, 생활사기(취업·전세사기, 보험사기) 등 주요 사기 범죄에 대해 2023년 1월 24일부터 7월 24일까지 6개월 간 특별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사기 범죄를 근절하기 어려운만큼 시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사기 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인간이 개와 함께한 역사는 1만5000여년을 훨씬 뛰어 넘는다. 함께한 시간이 긴만큼 인간과의 인연도 어느 동물보다 많고 폭 넓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나라는 개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도 토종개에 대한 이야기들이 개무덤의 설화 등으로 내려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20세기에 들어 토종개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진도개, 풍산개, 삽살개, 동경이 등이 나라에서 보호하는 축양동물 토종개로 등록되어 천연기념물로 관리되고 있다. 그중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토종개는 진도개이다. 진도개의 기적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988년 진도군 박복단 할머니 집에서 태어난 진도개 백구는 1993년 3월 진도에서 대전으로 팔려갔다. 대전으로 팔려간 5년생 백구는 300km가 넘는 먼 거리를 7개월이 지난 1993년 10월 주인인 할머니(박복단)집으로 찾아온 기적의 진도개 이야기이다. 기적의 진도개 백구는 1988년 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돈지리에서 박복단 할머니 집에서 태어났다. 진도의 박복단 할머니집에서 태어난 5마리의 백구 중 암컷으로, 새끼 때부터 키워온 충성스럽고, 주인의 말을 잘 듣는 명석한 진도개였다. 할머니의 갑작스런 건강악화 때문에 1993년 3월 대전으로 분양되었으나 원래 주인을 그리워하여 목에 매인 줄을 끊고 먼 길을 헤매서 결국 1993년 10월, 진도로 돌아왔다. 분양하고 7개월이 지났고, 300km가 넘는 거리인 진도 할머니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주인의 집으로 돌아온 백구는 오랜 기간 동안의 이동으로 매우 말라 있었으나 이후 할머니의 정성스러운 보살핌으로 기력을 회복하였다. 백구는 할머니와 살다가 12살이 되던 해인 2000년 2월에 자연사하였다. 돌아온 진도개의 주인 박복단 할머니는 2010년 12월 94세의 나이로 별세하였다. 진도군은 돌아온 백구를 기리기 위해 2004년 11월 진도면 의신면 돈지마을에 ‘한 번 주인이면 영원한 주인’이라는 백구의 충성심을 기리고자 건립한 높이 2.1m, 폭 1.2m의 백구 동상과 2009년 8월에 시인 문희숙 씨의 ‘돌아온 백구 공원에서’와 ‘살아있는 전설 돌아온 충견 백구’라는 두 편의 시를 새긴 높이 2m 크기의 시비를 세웠고, 백구가 자연사하자 지석묘를 건립했다. 또 공연장, 마을의 힘자랑 들돌, 연자방아, 쉼터를 조성하여 돈지리 마을에 새로운 볼거리인 ‘백구테마센터’를 개관하여 진도개 백구 마을이 되었다. 백구테마센터는 1층에 도농 교류실과 북 카페, 2층에 다목적실(체험 민박 4실 포함)을 갖췄고, 도시민을 위한 체험 농장(7287㎡)도 마련했다. 백구테마센터는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와 여름 관광지인 금갑해수욕장, 사계절 인기를 끌고 있는 인근 섬 접도 웰빙 등산로를 찾는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체험 장소가 되고 있다. 진도개의 충성심과 귀소성(歸巢性)을 잘 보여주는 일화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개에 관한 기적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가 유명해지면서 백구를 모델로 한 광고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백구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동화 ‘돌아온 진도개 백구, 2006년 12월 5일 MBC’, 애니메이션 ‘하얀마음 백구, 2000년 10월 6일부터 2001년 1월 12일까지 SBS 방영’, 게임(하얀마음 백구 1, 2, 3)도 만들어졌다. 돌아온 백구가 유명세를 타자 백구를 선호하는 애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모색 백구의 생산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돌아온 백구는 진도군 군청 박병량 씨의 끊임없는 집념과 노력에 의해 오늘날의 진도개 백구공원이 조성되었고, 돈지리 마을의 관광자원이 되었다. 대전에서 돌아온 백구로 유명해진 돈지마을에 백구공원이 만들어질 때쯤에 식용견으로 팔려 가는 도중에 탈출하여 도망 왔다는 등의 뒷이야기도 있었지만, 돌아온 백구 진도개의 이야기는 진도개의 귀소성을 말해주는 우리나라 토종개의 우수성을 알리는 이야기로 지금까지 전해내려 오고 있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 남산의 서남쪽 들머리 장창골(長倉谷). 이곳은 해목령에서 서북쪽으로 내려오는 큰 개울과 장창지에서 서쪽으로 내려온 계곡물이 일성왕릉 근처에서 합류해 서천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문무왕이 남산성에 전투 목적으로 지은 3동의 창고가 있었다고 해서 장창골로 불렸다. 좌우 창고는 무기창고, 가운데 창고는 전투를 위한 식량 저장고였다고 한다. 장창골은 신라 유적지 중에서도 특별히 성스러운 지역으로 꼽힌다. 주변에 신라 건국설화가 깃든 유적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신라의 첫 왕 박혁거세의 탄생설화가 깃든 나정(蘿井)이 대표적이다. 신라육부촌장의 위패를 모신 육부전(양산재), 신라 첫 궁궐터인 창림사지도 이곳에 있다. 육부전과 창림사지 사이, 금광평으로 불리는 들판엔 보물 제909호인 남간사지 당간지주가 있고, 그 뒤로는 남산이 배경처럼 솟아 있다.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엔 남간사지 석정(돌우물)이 있다. 그 주변으로 소박한 모습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경주시 탑동 남간마을 풍경이다. 과장 조금 보태면 마을 전체가 절터 이 근처 어딘가 있었을 남간사는 신라의 승려 혜통의 집이 있었던 터에 창건한 사찰로 전해지는데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다. 다만 승려 일염(一念)이 원화(元和, 당나라 헌종의 연호) 연간(806~820) 남간사에서 ‘촉향분예불결사문’(髑香墳禮佛結社文)을 지었다고 ‘삼국유사’는 전한다. ‘원종흥법염촉멸신’조에 나오는 이야기다. ‘촉’(髑)은 ‘염촉’을 일컫는 것으로 법흥왕 때 불교진흥을 위해 순교한 이차돈의 다른 이름이다. 헌덕왕 9년(817) 흥륜사의 영수선사가 이차돈의 무덤에 예불할 향도(香徒)를 모아 매월 5일에 단을 만들어 법회를 열었다. 이차돈이 순교한 지 250년이 지난 뒤의 일이었다. 이차돈의 순교 내력을 기록한 일염스님의 결사문은 영수선사가 법회를 열 때 썼을 것으로 학계는 추정한다. 남간마을은 남간사 외에도 불교사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남간마을 일대엔 남간사를 포함해 예닐곱 곳 정도의 절이 모여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남간마을은 전체가 절터인 셈이다. 게다가 신라 불교의 기틀을 다진 자장율사(慈藏律師, 590~658)의 집안도 이곳 남간마을에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선덕여왕에게 황룡사 구층목탑을 세우도록 건의했고, 울산의 태화강 입구에 태화사라는 절을 세워 신라의 해운물류와 국방의 거점으로 삼았으며, 양산 영축산 밑에 통도사를 건립해 국가적으로 승려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오대산 월정사, 태백산 정암사도 그가 창건한 사찰이다. 신라 신문왕 때 널리 이름을 떨치기 시작해 효소왕 대에 국사까지 지낸 고승 혜통도 이 마을 출신이다. 그는 남간사의 동쪽마을 은천동에 살았는데, 시냇가에서 놀다가 수달 한 마리를 잡아 죽인 일을 계기로 속세를 떠나 승려가 됐다고 ‘삼국유사’는 전한다. 명랑법사 관련한 흥미로운 일화 ‘삼국유사’에 따르면 문무왕 재위 시절, 용궁에서 배워왔다는 주술적인 밀교(密敎) 의식인 ‘문두루비법’(文豆婁秘法)으로 서해를 건너던 당나라 설방의 50만 대군의 배를 모두 침몰시켰다고 전해지는 명랑법사도 남간마을과 관련이 있다. 명랑은 앞서 언급한 자장율사의 조카다. 다시 말해 명랑의 어머니 남간부인(법승랑으로도 불렸다)의 남동생이 자장율사다. 명랑의 두 형 또한 ‘대덕’ 칭호를 받은 덕망 높은 승려였다. ‘삼국유사’엔 명랑법사와 관련한 흥미로운 또 다른 일화도 있다. 명랑이 당나라에 유학한 뒤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는 바다 용의 청으로 용궁에 들어가 비법을 전하고 황금 1000냥을 시주받은 뒤 땅 속으로 몰래 들어가 자기 집 우물 밑으로 솟아나왔다. 이후 자기 집을 내놓아 절을 짓고, 용왕이 시주한 황금으로 탑과 불상을 꾸몄다. 유난히 광채가 빛나 절 이름을 금광사(金光寺)라고 했다는 게 대략적인 내용이다. 남간사지 석정이 명랑법사가 솟아나온 우물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부 학자들은 이 동네가 남간부인과 연관돼 ‘남간’이란 마을 이름을 갖게 된 것으로 보고, 몇 가지 석조유물이 나온 인근 한 연못(금강못, 또는 금강저수지) 부근이 명랑법사의 출생지이자 금광사였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옛 절터 흔적, 마을에 고스란히 남아 남간사지 당간지주는 통일신라 중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별다른 장식 없이 단아한 모습을 하고 있다. 지주 상단부 바깥면 모서리의 각을 없애는 식으로 조형상의 변화를 준 점이 특징이다. 특히, 당간을 고정하기 위해 간구(杆溝)와 간공(杆空)을 만들었는데, 십자형으로 음각한 간구는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매우 특이한 수법으로 평가받는다. 당간을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해 고안된 형태로 추정된다. 남간사는 규모가 상당히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남간사지 금당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남간마을은 당간지주에서 300여m 이상 떨어져 있다. 이 마을 도연언덕엔 남간사지 석정이 있다. 깊이가 1.4m 정도 되는 이 우물은 자연석으로 외벽을 짜 올리고, 위쪽은 2장의 다듬은 돌로 원형 틀을 덮어 마감했다. 우물 틀 둘레에 위아래로 이중테를 둘렀는데, 윗단은 직각으로, 아랫단은 곡선으로 조각했다. 이 우물은 분황사 석정, 재매정 등과 함께 신라 우물의 원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지금은 문화재 보호를 위해 옛 우물 위에 큼직한 돌을 덮고, 그 위에 다시 스테인리스 구조물을 얹어놓은 탓에 옛 우물의 면모는 느껴지지 않는다. 남간사의 흔적은 이 마을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1998년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종식 가옥엔 남간사 장대석과 방형초석 등 29점의 석재가 건축재로 사용됐고, 손찬익 가옥의 경우 우물뚜껑 석재와 탑재 등이 건축 자재로 활용되는 등 마을 내 상당수 민간가옥이 남간사를 비롯한 옛 절터에 남아있던 석재를 건축재로 썼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도 마을을 다니다 보면 절터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덮개돌이나 석재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김운 역사여행가
경북문화관광공사가 2023년 ‘체험!경북가족여행’ 참가자를 모집한다. 이는 2004년부터 시작해 올해 20년째를 맞이하는 경북문화관광공사의 대표 사업이다. 공사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참가자의 여행비용 최대 50%를 지원하며 매년 연인원 2000여명이 경북을 방문하는 인기 체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2023년 첫 행사는 15일부터 16일까지 1박 2일간 청송에서 진행된다. 참가자는 주왕산, 객주문학관 등 청송의 대표적인 명소를 방문해 자연 속 힐링을 만끽할 수 있다. 송림정, 청솔식당 등 청송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별미로 짜인 식단은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공사 김성조 사장은 “해당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경북의 체험 컨텐츠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각 시·군과 협력해 특색 있는 관광 코스를 개발해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체험!경북가족여행’은 전국의 2인 이상 5인 미만의 가족 단위 관광객(대구·경북 제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행사기간은 4월부터 11월까지이며 시·군별 3회 내외 진행될 예정이다. 예약 문의는 지역별로 지정된 여행사를 통해 받고 있으며 출발일과 비용은 지역별로 상이하다. 올해는 기존 고령, 문경, 영양, 영주, 울릉, 청송, 칠곡, 구미, 성주, 영천과 더불어 신규 3개 시·군(구미, 성주, 영천)이 추가돼 확대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