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독도의 날을 앞두고 만난 김상규 경주독도체험학습관장은 독도 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독도에 대한 관심이 일회성 행사나 홍보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40여 년간 교육현장에 몸담았던 김 관장은 퇴직 후 20여 년 동안 독도 관련 작품과 교육자료를 제작하며 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체험교육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독도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이들이 독도를 제대로 알고 자라도록 하는 것”이라며 “어른들이 관심을 갖지 않고 교육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는 독도의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관심이 있어야 예산도 있다… 일회성 행사 벗어나야”
김상규 관장이 가장 먼저 지적한 문제는 독도 교육에 대한 행정기관의 관심과 지속성이다.
독도의 날을 전후해 다양한 기념행사와 홍보활동이 진행되지만, 이러한 관심이 평소 학교 교육과 체험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독도의 날이 되면 여러 곳에서 행사를 하지만 하루 행사로 독도 교육을 다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들이 독도를 지속적으로 배우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정된 예산을 어떻게 사용하고, 학생들의 역사 인식 형성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관장은 “예산을 무조건 많이 편성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교육에 필요한 곳에 적정한 예산을 지원하고 사용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며 “형식적인 행사보다 학교와 체험교육 현장에 실질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교육정책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일본은 학습지도요령과 교과서 검정 등을 통해 독도에 대한 자국의 영유권 주장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이 초·중·고등학교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한국도 독도 교육의 지속성과 체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은 학생들에게 어릴 때부터 독도에 대한 자신들의 주장을 가르치고 있다”며 “앞으로 수십 년, 수백 년이 흐른 뒤 다음 세대가 어떤 역사 인식을 갖게 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도는 작은 섬 두 개만의 문제가 아니다. 독도를 둘러싼 바다와 해양영토의 가치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며 독도의 역사적·지리적 중요성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상만 보는 교육보다 직접 만들고 느껴야”
김 관장이 생각하는 독도 교육의 핵심은 체험이다.
교과서나 영상자료를 통한 교육도 필요하지만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만지면서 배우는 과정이 더해져야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 독도 관련 전시·교육시설의 운영방식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학생들이 영상자료를 시청하고 전시물을 둘러보는 데 그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김상규 관장은 “영상자료를 10분이나 20분 보고 돌아가는 것으로는 학생들에게 얼마나 기억이 남겠나”면서 “직접 독도 모형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배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독도 모형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동도와 서도의 위치를 확인하고 주변 섬과 바위의 특징을 알아보며 독도의 자연환경과 역사에 관한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시절 독도에 대한 경험을 쌓는다면 성장한 뒤에도 그 역사적 의미를 기억하고 관심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초등학생 대상 체험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북도·경북교육청·경주시, 독도 교육에 함께 나서야
김 관장은 독도 교육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북도는 정책적 지원을, 경북교육청은 학교 교육과정과 체험학습을, 경주시는 지역의 교육·문화공간을 활용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북도와 경북교육청이 협력해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독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학교에서 활용할 교재와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주시에는 유휴 공공시설이나 폐교 등을 활용해 독도 체험교육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꼭 새로운 건물을 크게 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공간을 활용해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면 된다”며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의를 당부했다.
김 관장은 과거 체험학습에 필요한 물감·스케치북·지점토 등을 직접 구입했으며,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이 한 달에 50만원에서 100만원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면서 교육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런 방식이 지속 가능한 모델이 돼서는 안 된다”며 “교육에 필요한 재료와 공간을 지원하는 등 공공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20여 년간 만든 작품, 교육에 활용된다면 기증할 생각”
김 관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20여 년 동안 제작·수집한 독도 관련 작품과 교육자료를 공공의 교육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증할 의향도 밝혔다.
독도 모형과 그림, 체험학습 교재 등 1000여 점의 작품과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만 기증 여부나 대상 기관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그는 작품이 어디에 보관되고 누가 관리하며 누구에게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 충분한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20년 넘게 만들어온 작품들을 기증할 생각”이라면서도 “아무 곳에나 주고 싶지는 않다.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누가 관리할 것인지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증받은 작품을 일회성 행사에 전시한 뒤 보관하거나 교육적 활용 없이 방치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필요한 작품 몇 개만 가져가서 잠깐 전시하고 끝내는 방식은 원하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보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에서 활용된다면 기증할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관장의 문제 제기는 결국 독도 교육을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독도의 날 하루에 집중되는 관심을 연중 교육으로 연결하고, 기존 교육시설과 민간의 교육자산을 활용하며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기회를 넓히는 것.
김 관장은 그것이 독도를 지키기 위해 오늘의 세대가 다음 세대에 남겨야 할 중요한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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