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주지역 사망자의 사망원인 1위가 암이었다. 전체 사망자 2518명 중 562명(22.3%)이 암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어 심장질환 258명(10.2%), 뇌혈관질환 195명(7.7%), 폐렴 192명(7.6%)으로, 이들 4개 질환이 전체 사망원인의 절반에 가까운 47.9%를 차지했다. 사망원인 1위인 암으로 사망한 사람 중에는 폐암이 13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간암 64명, 결정·직장 및 항문암 58명, 위암 39명, 췌장암 38명 등의 순이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분석했더니 이 같이 나타났다. 2023년 경주지역 내 교통사고 사망자가 42명으로 하루 평균 0.07명인 것과 비교하면, 매일 시민 1.5명이 암 질환으로 숨지는게 현실이다. 물론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지만 여전히 가장 공포스러운 질병은 암이다.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암의 발병요인이 많고 치료 여건이 취약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같이 암 사망률이 높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5년간 암 사망자는 지난 2019년 579명, 2020년 553명, 2021년 589명, 2022년 528명, 2023년 562명으로 줄지 않고 있다. 건강하던 젊은 사람도 갑자기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전히 사망확률이 높은 질병인데다 진단과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도 엄청나다. 암과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폐렴 등 주요 질환의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지역사회 건강 수준이 낮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분석결과에 따라 경주시는 건강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가 암에 걸린 환자를 직접 치료하거나 치료비용을 모두 지원할 수는 없겠지만 시 차원에서 암 질환 예방을 위한 장기적인 교육과 홍보, 그리고 환경 개선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저소득층을 위한 암 검진 예산을 지원한다든지 각종 정책을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사망원인 1위인 암 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대책을 더욱 강화하고 관련 지원사업을 발굴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몇 주 전 필자가 사는 동네 근린 공원에서 가을을 맞아 아주 기분 좋은 힐링 콘서트가 열렸다. 이름도 힐링 콘서트, 가을을 맞아 우리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국악 무용가와 에어로빅 공연단의 열띤 공연에 이어 그날의 메인공연으로 걸그룹 출신의 4인 보컬의 아름다운 공연이 이어졌다.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좋은 기분이 한순간에 엉망이 되어버렸다. 공연 막바지에 우리 지역 시장이 갑자기 무대에 나타나 인사하는 추태를 보인 것이다. 갑작스런 진행용지를 받은 가수들이 무대에서 공연하다말고 당혹스럽게 시장을 소개하는 촌극이 벌어지며 달아오르던 분위기가 확 가라앉았다. 이렇게 공연을 방해하면 가수들 입장에서는 맥이 끓어져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힘들고 관객들 역시 흥취가 사라지므로 공연 도중에 이런 인사를 하는 것은 매우 무례하고 몰상식한 일이다. 더구나 시장은 마이크를 잡고는 “이렇게 공연 도중에 인사하면 인기가 떨어지는데 말입니다”하고서는 “그래도 인사 좀 드리겠다”며 배짱 좋게 설레발쳤다. 무례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시장이 내려가고 나니 이번에는 ‘평통위원장’이란 사람이 올라와 시장의 그간 업적을 찬양하고 시정을 홍보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벌였다. 그러면서 끝무렵에 ‘이 공연이 모두 지금의 시장 덕분’이라며 치켜올렸다. 한심함을 넘어 분노가 일어나는 망발이자 작태였다. 지금 외교부의 수장인 박진 장관도 이런 일로 곤욕을 치른 적 있다. 십여년 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유명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큰 공연이 있었다. 그 마지막 순서가 당시 세계적인 인기를 끌던 빅뱅이었다. 빅뱅을 환호하는 열기가 그 넓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그렇게 공연이 무르익을 즈음 갑자기 사회자가 올라와 공연을 끊고 당시 한나라당 중진이든 박진 의원이 도착해 인사말을 하겠다고 소개했다. 운동잘을 매운 청중들이 야유를 쏟아냈지만 박진 의원은 인사를 강행했다. 그러나 daum의 한 블로거에 의해 이 일이 알려지며 의원실 홈페이지가 다운되도록 욕을 먹었다. 하물며 그 일은 한나라당 정치인들이 안하무인이던 2000년대의 일이다. 지금은 정치인들보다 연예인들의 위상이 훨씬 높아지고 귀한 대접을 받는 시대다. 그런 마당에 한 도시의 종복이라는 시장이 시민들의 공연장에 난입해 이런 몰염치한 짓을 벌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그 공연은 시장이 선심 써서 만든 공연이 아니고 시민들이 내는 세금을 보상받는 일이다. 그 시장은 자신의 잘못을 보상하려는 듯 가수들에게 ‘세 곡의 앵콜을 하고 가라’며 더더욱 무례한 요구를 날렸다. 공연자들을 존중하기는커녕 자신의 도구쯤으로 보는 매우 뻔뻔한 구시대적 발상이다. 우리 도시가 문화 콘텐츠를 강화해 나간다는 그럴싸한 캐치프레이즈를 걸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시장의 문화의식이 고작 이 정도라면 그 뒤는 더 이상 보지 않아도 알 만하다. 알고 보니 그 시장은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 것이 밝혀졌다. 이것은 시장이 기본적으로 공연과 문화를 우습게 보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다. 문화가 대세인 시대에 이런 시장을 둔 시민은 불행하다. 오래전 경주에서 음악회를 유치한 적 있다. 그때 내 의도와 상관없이 이 행사와 관련한 인사가 경주의 정치인들을 초대하느라 앞자리 한 줄을 거의 비워두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왜 이렇게 했느냐고 따졌지만 이미 버스가 지나간 뒤였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그 자리들이 모두 텅 비었다. 이런 일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행사에 참석한 정치인들이 사전 양해도 구하지 않고 인사만 하고 썰물 빠지듯 하는 현장은 보기에도 지칠 정도로 만연되어 있다. 이걸 뻔히 알면서도 기를 쓰고 정치인을 초대하는 주최측도 한심하고 그런 행사에 와서 인사만 하고 모습을 감추는 정치인도 수준 미달이다. 더구나 중간에 끼어들어 인사치레하는 무례한 정치인은 그 즉시 정치를 그만두게 해야 한다. 그것이 시민이 주인 되는 세상이고 문화시민으로서 자격을 찾은 일이다. 한편 우리 시의 시장은 시의원들에 의해 강력한 항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땅한 일이고 제대로 사과하고 조심해야 할 일이다. 경주에서는 그럴 일이 없기 바란다.
“연말에 발표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소형모듈원전(SMR) 4기 건설 계획이 담길 것”이라고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비서관이 밝혔다. 우리나라의 12대 국가전략기술(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모빌리티, 차세대원자력, 첨단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수소, 사이버보안, 인공지능, 차세대통신, 첨단로봇제조, 양자)중 하나로 SMR을 꼽고 관련 기술을 개발해서 2028년까지 허가(규제체계)를 목표로 혁신형 SMR(i-SMR)의 핵심기술을 신속하게 확보해서 표준설계를 진행 중에 있다. SMR은 인공지능(AI) 시대에 폭증할 전력 수요에 대응할 현실적 대안이고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고 원자력진흥 전문가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스웨덴, 중국, 러시아 등도 탄소 중립과 미래 먹거리 차원에서 소형모듈원전 개발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5년경에 SMR의 첫 가동 목표을 세웠다. 소형모듈원전의 전 세계 시장규모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35년에 630조원을 세계경제포럼(WEF)은 2040년에 1000조원으로 추정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 베로니크 루예 국장은 “원자력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 풍력·태양열 같은 재생에너지 등 저탄소에너지를 보완해 탈탄소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고 소형모듈원자로(SMR)는 안전성, 유연성, 경제성 등에 장점이 많아 2030년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배치가 가속화 될 것으로”전망했다. 중국은 세계 최초 상업용 SMR ‘링룽 1호’를 시험가동하고 2025-26년에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도 소형모듈원자로(SMR)개발 기업인 테라파워(Terra Power)에 투자해 전력망을 탄소 중립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외에도 구글, 아마존, 오픈AI 등 세계적인 기업과 한국의 두산, SK그룹, HD현대그룹, 삼성물산 등도 미국의 SMR 기업에 투자하며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10월 22일 경남 창원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경남 SMR 국제 컨퍼런스’가 열렸다. ‘SMR의 미래, 세계가 묻고 경남이 답하다’라는 주제로 글로벌 SMR 선도기업인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엑스에너지, 시보그 등 많은 기업들이 참여했고 국내 원전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참석해서 SMR 설계·제조 기술개발의 현황을 공유하고 S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경상남도와 창원시가 적극적으로 행사를 개최했다. “SMR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경남과 창원의 원전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SMR 클러스터 구축을 적극 지원하겠다”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대통령이 한 말이다. 원전산업의 중심지가 창원이라면 문제는 우리 경주다. 창원에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우리나라의 대형원자로와 터빈을 생산하는 등 원전기자재 생산업체로서는 글로벌시장 경쟁력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다 SMR까지 선점하고 있어서 우리 경주시 문무대왕면 동경주 IC 부근에 들어설 SMR(소형모듈원자로)국가산업단지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지난 7월에 체코정부는 총사업비 24조원 규모의 두코바니 지역 신규 원전 2기 건설 프로젝트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했다. 왜 우리가 선정되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적기에 원전의 시공 능력과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 한 것이 아닐까한다. 우리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을 수출할 수 있었던 것도 국내에서 신고리 3·4호기를 건설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처럼 원전을 도입하는 국가는 건설과 운영이 입증된 발전소를 선호한다. SMR도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국내에 실증시설과 건설, 운영으로 검증된 후 수출이 이루어질 것이다. 경남의 창원시가 대형원전 설비뿐만 아니라 SMR의 제조 클러스터 육성 방안에도 발 빠른 관심을 보이면서 우리 경주의 SMR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다. 경주 감포에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통하여 SMR 기술개발 연구에 초점을 맞추어온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경상남도와 창원시에 SMR 제조기술과 산업육성의 선점을 빼앗기게 생겼다는 것이다. 최근 창원에서는 10월 달에만 22일 ‘경남 SMR 국제 콘퍼런스’, 23일~25일까지 ‘한국원자력학회 정기총회와 추계학술발표회’, 29일~30일까지 ‘2024 대한민국 원자력산업대전’이 열렸다. 또한 이달 11일부터 약 2주간 체코전력공사의 발주사 대표단 60여명이 한국을 방문한다. 또한 이들은 경남 창원의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서 원자로와 터빈 등 주기기를 제작하는 과정을 살펴볼 예정이다. 우리 경주에 들어설 SMR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원전 산업과 연계된 SMR(소형모듈원자로) 특화 원전산업단지 조성이 가능한지를 지금부터 세심하게 따져봐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98개의 SMR이 개발 중에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탄탄한 원전 생태계를 조성해 2027년까지 원전 산업 매출 30조원, 고용 규모 4만7000명, 원전 설비 수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고”했다. 원자력시설과 관련해서 우리 경주에 일자리와 경제적인 실리는 없고, 고준위핵폐기물만 쌓이고 있고, 한수원 본사는 호시탐탐 경주를 떠날 생각만 하고 있는 천년역사문화도시 경주는 정체성을 상실한 암울한 도시가 되었다.
첨성대의 구조와 수리적(數理的) 의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선덕여왕 때에 돌을 다듬어 대(臺)를 쌓았는데, 위는 모나고 아래는 둥글다. 높이는 19척이며 그 속은 비어서, 사람이 속으로부터 오르내리면서 천문을 관측한다’는 기록이 있다. 기록의 신뢰성에 의문이 있기는 하나 『석씨계보(昔氏系譜)』에 의하면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때에 석탈해왕의 16세손인 석오원(昔五源)이 첨성대 건축을 감독하여 돌을 다듬고 쌓아 올려 만들었다고 한다. 첨성대의 형태는 원주형(圓柱形) 구조물로서 높이가 약 9.48m, 밑지름 4.9m, 윗지름이 2.8m이고, 기단석으로부터 4.16m 높이에 거의 정남쪽으로 한 변의 길이가 약 0.95m의 정사각형 창문이 나 있다. 전체적 구조는 받침대 역할을 하는 기단부(基壇部) 위에 술병 모양의 원통부(圓筒部)가 올려지고 맨 위에 정(井)자형의 정상부(頂上部)가 얹혀진 모습이다. 이와 같은 구조의 상징성을 살펴보면 아래는 네모지고 위가 둥근 천원지방(天圓地方)을 의미한다.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것이다. 기단부 아래의 땅속에는 잡석과 받침돌, 그리고 기단부 서쪽으로는 일렬로 자연석이 놓여 있다. 기단부는 남쪽 변이 정남에서 동쪽으로 19도 정도 돌아서서 있는데, 이 방향은 북두칠성을 바라보는 방향과 일치한다. 또 13단에서 15단에 걸쳐서 정남에서 동쪽으로 약16도 되는 방향을 향하여 정방형의 창구가 나 있다. 창구의 내부 아래쪽은 잡석으로 채워져 있으며 그 위쪽은 정상까지 뚫려서 속이 비어 있는 형태이다. 19단과 20단, 25단과 26단에 동서남북으로 2개씩 장대석이 걸쳐 있어 정(井)자를 이루고 있다. 제27단의 원통 부위에는 각 4개씩으로 짜여진 정자석(井字石)이 두 단에 걸쳐 놓여져 정상부의 사각형을 이루는데 기다란 석재의 끝이 바깥까지 뚫고 나와 있다. 이런 모습은 19∼20단, 25∼26단에서도 발견되는데 이것은 내부에서 사다리를 걸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정상부의 정자석은 일제강점기와 광복 후 자리를 바로 잡아서 떨어지지 않게 수리를 했다고 한다. 수리를 한 사람의 말에 의하면 그때 방향이 바뀌었을지도 모르나, 현재는 남쪽 면이 정남에서 서쪽으로 약 8도 정도 돌아가 있다. 원통부는 부채꼴 모양의 돌로 27단을 쌓아 올렸으며, 매끄럽게 잘 다듬어진 외부에 비해 내부는 돌의 뒷뿌리가 삐죽삐죽 나와 벽면이 고르지 않다. 남동쪽으로 난 창을 중심으로 아래쪽은 막돌로 채워져 있고 위쪽은 정상까지 뚫려서 속이 비어 있다. 첨성대는 우리 민족의 수리적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종류의 구조물은 동아시아 3국 중 우리가 유일하다. 첨성대는 27단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선덕여왕이 신라 제27대 왕임을 상징한다. 여기에 맨 위에 얹혀진 정(井)자 모양의 돌을 합치면 28단, 즉 기본 별자리수인 28수(宿)가 된다. 그리고 또 첨성대를 받치고 있는 맨 밑의 기단석을 합치면 29가 되는데 이는 음력의 한 달에 해당한다. 기단 부분은 12개의 돌로 되어 있는데 이는 1년 12개월을 의미한다. 몸체 중앙의 네모 난 창을 기준으로 보면 창 위로 12단, 아래로 12단이 된다. 이는 일 년 열두 달을 가리킬 뿐만 아니라, 이 둘을 합치면 24가 되어 24절기가 된다. 1단에서 27단까지 사용된 돌의 개수 362는 음력 1년의 날 수와 같다는 주장도 있다. 또, 양력 1년의 날수와 맞추어 본다면 정자석과 기단석을 제외하고 1단에서 27단까지 362매, 남측 문주 2매, 상단(27단)의 판석 1매를 합하면 정확히 365매가 되어 1년의 날수와 같게 된다. 종래 석재의 수는 365개로 1년의 날수와 같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문주와 상단 판석 포함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정확히 365개는 아니다. 1962년 당시 국립경주박물관장 홍사준은 기단부를 제외한 1단에서 27단까지 362매, 지대석 8매, 상부의 정자석 8매, 남측 문주 2매, 27단의 판석 1매로 도합 401매라고 주장하고 있다. 밑받침의 돌은 동서남북 방향이고 맨 위의 돌은 8방위에 맞추었으며 창문은 정남향이다. 정남으로 향한 창은 춘분과 추분에 태양이 정확하게 남쪽에 있을 때 햇살이 첨성대 밑바닥까지 환하게 비친다. 그러니까 동지와 하지에는 창문 아래 부분에서 광선이 완전히 사라지는 분점이 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지금도 정확하게 맞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그 당시 신라의 수리적 정밀성을 보여준다.
일본 배낭여행을 갔을 때다. 횡단보도에서 파란 불로 바뀌기를 기다리던 내 옆으로 한 여학생이 급하게 달려간다. 큰 가방을 멘 채 숨을 헐떡이며 뛰어가는 걸 보니 까딱하면 학교에 지각을 할 것처럼 보였다. 학생 등에서 요동치는 가방은 마침 열려 있었고 공교롭게도 그 사이로 삐져나온 빨간색 필통이 툭! 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뒤에서 걸어가던 나는 황급히 필통을 주워서는 뛰어가는 여학생 뒤통수에다 멈추라고 소리를 질렀다. 말도 안 되는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가면서... 그 짧은 순간, ‘와, 이거 청춘 드라마 한 편 찍는 거 아냐?’ 하는 상상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필통을 급하게 낚아채 가는 여학생 얼굴이 기대(?) 이상으로 못생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고 화는 내지 마, 학생. 나도 만만치 않았잖아) 그럼 그렇지, 갓 제대한 나에게 세상은 순수하고 로맨틱한 모습이 아니었다. 하지만 필통을 건네주는 그 짧은 순간에 퍼뜩 떠오르는 생각은 지금도 선명했다. ‘이 필통 주워주려고 나는 제대를 해야 했고, 또 그전에 시간을 벌려고 재수를 해야 했나?’ 한마디로 우연(偶然)을 가장한 필연(必然)이었다. 보이지 않는 선으로 잇고 또 연결된,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흔한 일상이다. 사이즈가 훨씬 큰 사례가 이번에 발생했다. 올 7월이 반 정도 지나갈 무렵, 마이크로소프트(MS) 사의 클라우드 서버에 오류 발생으로 전 세계는 마비가 되었다. 사소한 오류인데 결과는 참담했다. 미국, 호주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결항되었고, 기차나 버스 등 다른 운송 수단들도 서버렸다. 영국 방송사는 생방송을 보낼 수가 없었다, 그뿐 아니라 은행, 병원들, 그리고 증권회사도 업무가 올스톱되어 버렸다.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딱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윈도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대규모 네트워크의 위험성과 중요성을 한방에 이해시켜 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사건이 터진 지 이틀 만에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성명을 통해 혼란의 책임은 자사가 아닌 업데이트 오류를 야기한 특정 보안기업(CROWDSTRIKE)임을 밝혔지만 ‘자동차에 오염된 연료를 넣어 엔진이 영향을 받듯이’ 사소한 오류도 IT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자백했다. 이번 사태를 뉴욕 타임스는 ‘세계 경제가 특정 소프트웨어에 얼마나 취약하게 의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충격적 사례’라고 꼬집었다. 부정적 사례이긴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바야흐로 초(超)연결 사회임을 선언한 셈이다. 전 세계 퍼스널 컴퓨터(PC)의 과반이 윈도 체재라면 우리에게는 카카오톡이 있다. 버스든 백화점이든 사람이 모인 곳에서 “카톡!” 하고 알람이 울리면 일제히 각자 핸드폰을 집어 든다. 달라진 모습이다. 예전 같았으면 누가 진동모드로 안 바꾸었는지 그 매너 없는 얼굴이라도 보자는 심산이었다면 이젠 완전히 달라졌다. 앱(app) 하나가 우리의 소통 체계를 바꾸어놓았다. 이렇게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는 새로운 기준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고, 이를 통한 우리의 연결망은 더욱 촘촘하고 견고해졌다. 페이스북(2004), 트위터(2006), 그리고 요즘 애들의 주요 놀이터 인스타그램(2010)에 이르기까지 SNS 등장은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세계인들의 소통 문화를 전격적으로 바꿀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인간의 뇌 구조도 한몫하지 않나 싶다. 뇌는 사회적(S) 교류(N), 글자 그대로 SNS의 최적화된 모델로 진화되어 온 핵심 영역이다. 생각해 보자. 험한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호모사피엔스는 무리 지어 살아갈 수밖에 없었고, 무리에서의 이탈은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회성은 생존에 있어 무엇보다 우선하는 덕목이다. 오늘날 사피엔스들이 알림 문자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남의 SNS을 보며 울고 웃는 건 어쩌면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몸부림이 아닐까 싶다. 문제는 SNS가 인간의 관계망 형성을 명분으로 그 전통적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카톡 같은 문자형 대화방식은 얼굴 표정이나 손짓 등 비언어적 요소는 전혀 전달하지 못한다. 앞에서 언급한 뇌로 표현하자면 메시지 파악을 위해 좌뇌는 필요한데 비언어적 정보를 해독하는 우뇌는 할 일이 없어졌다는 의미다. 초연결 사회를 실현하고자 뇌의 반을 사용할 수 없다니 우리 뇌가 진화상 오류(!)인 웃지 못할 세상이다.
고분고분 가을 고분 서숙희 천년 세월쯤은 한 손에 얹고 비추는 환한 볕살 나눠 덮고 벌초에 든 고분들 머슴애 뒤통수처럼 고분고분 순하다 가을볕이 손수 든 바리캉 아래에서 슬며시 금관 벗고 수굿하니 디민 머리 바람이 쓰윽 쓰다듬어 고분고분 고분들 참하니 잘 다듬어진 평화로운 저 위엄 천년 이불 가벼이 다시 또 당겨 덮고 혼곤히 맑은 잠에 드는 고분고분 고분들 위엄과 천진, 성과 속이 넘나드는 경지 언어를 이렇게 유연하고 재치있게 다루는 시인이 근래에 있었던가 싶다. 시집 『빈』(작가, 2024.7)만 살펴아도 말놀이(pun)가 사용된 작품이 열 편이 넘는다. 그 중 “깨어진 거울 속에선/대소 없는 파안만 있다”(「파경」)거나, “자꾸만 목화이불이/목하이별로 읽혔지”( 「비문非文의 밤」), 또 “막다가 받아주다가 위안이다가 통곡인//너는 늘 난해했고 나는 자주 오해했어”(「벽의 이중성」), “허무도 힘껏 허무한/슬픔도 힘껏 슬픈”(「미스 보디빌딩」)이라는 구절에는 한없이 쓸쓸하고 애잔한 정서가 묻어난다. 그런가 하면 “닦는 일에 길들여진 나긋나긋 티슈 티슈, 독이 번져 다 헐은 이슈의 밑구멍을”(「이슈와 티슈」)에 이르면 실시간 쏟아져나오는 티슈보다 가벼운 이슈라는, 현실의 얼룩과 어두움에 예리한 메스를 가하기도 한다. 확실히 그의 날렵하고도 빛나는 언어에는 명랑하고 아픈 개인과 타자, 시대를 넘나드는 정서와 진단이 겹쳐 있다. 아무래도 그의 시가 깊어지는 지점은 언어의 말맛이 다층적인 함의의 조화를 거느릴 때다. “무채와 시가, 썬다는 것과 쓴다는 것이”(「무채를 쓰고 시는 썰고」)할 때 ‘무’는 채소 ‘무’이면서 ‘무無’이고, 마찬가지로 ‘무채’는 ‘무채無彩’이다. 「빈」은 그 정점에 있는 시라 할 수 있다. “빈, 하고 네 이름을 부르는 저녁이면/하루는 무인도처럼 고요히 저물고”에서 ‘빈’은 ‘빈貧’이나 ‘공空’에 가깝다면 “비워둔 내 시의 행간에/번지듯 빈, 너는 오지”의 ‘빈’은 ‘빛나다’라는 뚯인 ‘빈彬’의 아우라를 거느리고 있다. 오늘 우리가 다룰 그의 시의 특징은 명랑성과 유머다. “예전엔 이팝꽃이 밥, 밥하며 피었지요//요즘엔 이팝꽃이 팝, 팝하며 터져요”( 「이팝꽃 변천사」)에 나타나는 명랑성 말이다. 첫수의 풍경은 아마 고분의 가을 벌초 풍경일 것이다. 인부들이 예초기를 들고 다가가는데, “천년 세월쯤은 한 손에 얹고 비추는” 가을 고분들이 일순 “고분고분 순”한 “머슴애 뒤통수”가 되는 천진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둘째 수에서 시인은 금관을 쓴 지체 높은 분이 그걸 벗고 “수굿하니 디민 머리”를, “바람이 쓰윽 쓰다듬어” 고분해졌다고 한다. “가을볕이 손수 든 바리캉”의 통찰 때문에 시가 더 깊어진다. 셋째 수는 벌초가 끝난 후의 풍경이다. 어느새 고분들은 “잘 다듬어진 평화로운 저 위엄”을 회복했는가? 아니다. “혼곤히 맑은 잠에 드는/고분고분 고분”에 이르면 아직 영락없는 철부지다. 그렇다. 시인의 말놀이의 재능과 운치 때문에 한 편의 시에서 우리는 위엄과 천진, 햇살과 천년 이불, 영원과 현재, 성과 속이 넘나드는 경지를 맛볼 수 있었다. ‘일물일어一物一語’를 주장한 사람은 플로베르이지만, 이 시인의 손이 닿으면 어떤 사물도 고정된 상태로 존재하지 않고, 새롭고도 경이로운 언어로 다시 태어난다. 시조가 운문적인 맛을 회복해야 한다면, 언어의 재치, 말놀이도 소중한 자산이 아니겠는가.
경주시마을평생교육지도자협의회(이하 경주시평지협)는 지난 2일 경주시민체육대회에서 ‘배워서 남주자’라는 슬로건 아래 수지침 봉사활동을 펼쳤다. <사진> 이날 200여명의 시민들이 봉사 부스를 방문해 고려수지침 요법을 통해 아픈 부위를 치료받았다. 봉사자들은 점심시간도 없이 시민들에게 정성껏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번 봉사는 고려수지침 경주시지회와 협업으로 진행됐으며, 압진봉과 키마크봉, T봉을 활용해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지침은 남녀노소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서금요법으로, 응급 상황이나 만성질환 관리에 도움을 준다. 전기온열뜸 온열요법을 받은 시민 A씨는 “온열뜸으로 온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경주시평지협 안술용 회장은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시민들이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돕게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주시민체육대회는 비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1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대회에서는 대형 바통 달리기, 화합 달리기, 3인 2각 보드레이스 등 다양한 경기가 진행되며, 시민들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황성동행정복지센터는 동민들이 365일 24시간 언제든지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무인민원발급기를 청사 내부에서 외부로 이전 설치했다. 이를 통해 주말에 긴급하게 민원서류가 필요할 경우, 청사 내부에 있던 발급기가 외부로 이동해 동민들의 불편이 해소됐다. 황성동에 거주하는 최 모씨는 “지난 주말 저녁 갑자기 장애인증명서가 필요했는데, 무인민원발급기 덕분에 신속하게 증명서를 발급받아 관계자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경주시는 연말까지 무인민원발급기를 청사 외부에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황성동, 외동읍, 현곡면, 양남면에는 외부 설치가 완료됐으며, 강동면은 진행 중이다. 이는 시민을 위한 섬김행정의 좋은 본보기로 평가받고 있다. 무인민원발급기는 2002년 2월 1일부터 시행된 민원서류 발급 키오스크로, 주민등록증과 본인의 지문을 통해 인증 후 사용이 가능하다. 본인 확인이 필요한 서류와 그렇지 않은 서류가 있으며, 현재 전국에는 약 5000개의 무인민원발급기가 설치돼 있다. 각 기기에는 장애인 키패드, 촉각 모니터, 화면 확대 기능 등이 잘 안내돼 있어 접근성이 개선됐다. 무인민원발급기를 통해 발급받을 수 있는 서류는 총 86종으로, 가장 많이 발급되는 서류는 주민등록 초본과 등본이다. 이 외에도 건강보험 자격 확인서, 건강보험 자격 득실 확인서, 초·중·고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학교생활기록부, 검정고시 합격증명서 등도 발급 가능하다.
어르신들의 디지털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경로당행복선생들이 열어가는 스마트 경로당 사업이 호응을 얻고 있다. 스마트폰, 화상시스템, 와이파이를 통한 정보화 교육 등을 디지털 취약계층인 경로당 내 어르신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활용·운영하고 있다. <사진> 디지털 기반 서비스 적용을 통해 고령화, 지역 격차 등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노인복지와 일상생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역량강화 교육은 경북도 평생교육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을 통한 스마트 학습경로당은 노인여가복지시설인 경로당에 화상회의시스템과 공공와이파이를 설치해 교육, 여가,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운동과 놀이를 좋아하는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건강맞춤강좌 터링과 한궁으로 스마트 학습경로당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은 경주시평생학습가족관, 디지털 전문강사, 생활스포츠 한궁강사, 펀스포츠 터링강사, 경로당행복선생님, 경로당 회원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스마트 학습경로당은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경로당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제공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켜 노인복지 여건을 개선하고 있다. 또 어르신들의 디지털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하고 내실 있는 디지털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강신채 황성경로당 분회장은 “내 집 앞 우리 경로당에서 건강하고 편리하게 화상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어 좋다”며 “회원들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행복선생과 함께 부지런히 익히고, 많은 회원들이 참여해 더욱 활기찬 경로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인회 경주시지회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디지털 활용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인생 100세 시대 활기찬 노후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기관들이 협력해 스마트경로당을 운영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가 경로당 활성화 우수기관에 선정돼 대한노인회장 표창을 받았다. <사진> 대한노인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 대회의실에서 ‘2024년 경로당활성화사업 성과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중앙회장, 연합회장 및 경로당광역지원센터 직원들과 주요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대회는 대한노인회가 주최하고, 노인여가복지지원본부가 주관했으며, 보건복지부의 후원으로 경로당활성화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시상하는 뜻깊은 행사다. 김주호 본부장의 진행으로 시작된 성과대회는 국민의례와 내빈소개, 이중근 중앙회장의 축사 등으로 진행됐다. 경로당 활성화사업의 평가 결과로는 최우수기관 3곳, 우수 직원 8명, 우수기관 5곳이 선정됐으며, 각 선정 기관 및 직원들은 보건복지부 장관상과 대한노인회장 표창이 수여됐다. 보건복지부 장관상에는 우수기관 3개소(부산, 강원, 충북 연합회 경로당광역지역센터), 우수직원 8명이 수상했다. 대한노인회장 표창에는 우수기관 5개소(서울, 대구, 인천, 광주, 경남 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가 수상했다. 연합회 장려기관과 지회 우수기관에는 경주시를 비롯해 16곳이 수상해 대한노인회장 표창장 및 부상을 수상했다. 경주시지회는 광역 단위 경로당 여가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으로 28개 경로당 회원들의 즐겁고 행복한 날을 위한 관광을 시행했으며, 따숨이 사업도 실시했다. 또 노인학대예방 및 인권침해 사례교육, 경로당행복선생님 사업, 경주시치매안심센터 등 지역사회 연계를 통한 프로그램 보급, 유튜브 제작과 언론홍보, 각종 서류 구비 관리, 경로당 민원 해결 현황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중근 중앙회장은 “겸손한 태도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노인회로 자리 잡아 모든 노인들이 존경받을 수 있는 따스한 대한노인회를 만들도록 하겠다”며 “노인이 가정에서 기여할 수 있는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곧 희망이다”고 밝혔다. 한편 시상식에 이어 정년 퇴직자 공로패 수여, 최우수기관 3개소의 우수사례 발표로 우수한 활성화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장려했다. 또 자체 토론회를 진행해 경로당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향후 발전을 도모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8일부터 11일까지 경주엑스포대공원 천마광장에서 ‘2024 K실크로드 푸드페스티벌: 누들페스타’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동서양 문화·역사의 교차점인 ‘경주’에서 누들을 주제로 열린다. 누들페스타는 다양한 공연과 볼거리를 제공하는 스테이지와 실크로드 국가의 음식을 접할 수 있는 식음광장, 실크로드 문화교류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 지역 상생 프로그램 바자르존을 운영한다. 스테이지는 8일 글쓰는 셰프 박찬일 초청 ‘누들 토크 콘서트’, 9일 졸탄쇼 개그맨 이재형, 한현민, 정진욱이 진행하는 ‘면 코미디쇼’가 열린다. 또 10일 오세득 셰프가 선보이는 경북 식자재 활용 ‘면요리 쿠킹쇼’, 11일엔 국수 미니게임천국 ‘도전 누들벨!’을 진행한다. 실크로드 국가의 음식을 활용한 식음광장에서는 한국의 잔치국수와 불닭오믈렛국수, 필리핀 판싯 비혼, 베트남 쌀국수 등을 유료로 판매한다. 2024 K실크로드 푸드 페스티벌 입장료는 무료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은 2013년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부터 2015년 실크로드 경주, 2017년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까지 국제행사를 통해 실크로드 관련 국가들과 활발히 문화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김남일 사장은 “신라문화의 국제성·개방성·포용성 등을 음식문화와 접목한 ‘면 요리’를 통해 동서문화의 교류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한옥 특화 전시회인 ‘2024 한옥문화박람회’가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개최된다. 경북도, 경주시가 주최하고, HICO가 주관하는 이번 한옥문화박람회는 ‘당신 곁의 한옥’을 주제로 한옥의 가치, 한옥 문화의 대중화 및 브랜드화 가능성 등을 제시한다. 행사는 40여개 참가업체와 140개 전시부스, 컨퍼런스, 부대행사 등으로 구성된다. 전시회는 △한옥건축 △한옥자재 △인테리어 △한옥문화 △한옥정책 등 5개 분야로 나눠 설계·시공·인테리어 등 한옥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현장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뿐만 아니라, 한옥에 대한 식견을 넓힐 수 있는 다채로운 강연도 마련돼 있다. 9일 오후 2시부터 개최되는 한옥 트렌드 컨퍼런스는 △임형남 가온건축 대표 △한옥스테이 브랜드 ‘버틀러리’ 운영사 이동우 프라우들리 대표 △한옥 리모델링 카페 ‘화수헌’ 운영사 도원우 리플레이스 대표가 연사로 참석해 한옥 활용 사례, 한옥 리모델링 등을 소개한다. 10일 오후 2시에는 한옥 시공 컨퍼런스로 △오승연 (재)화랑문화유산연구원장 △이정훈 다빈한옥 대표 △유종 유민구들 대표가 한옥 시공부터 유지·보수까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부대행사는 전통 자개 옻칠 수저 만들기, 경주지역건축사회와 연계한 한옥 건축 상담회, 한옥 스탭 투어가 펼쳐진다. 특히 유명 스냅작가와 문화해설사가 함께하는 경주 양동마을 투어와 한옥배경 감성사진 촬영 프로그램은 반드시 체험해볼만 하다. 경북무형유산의 공개시연 행사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경주와장 정문길, 대목장 김범식, 경주석장 윤만걸 등 무형유산의 작품 전시, 시연 및 체험이 행사 기간 진행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가 한옥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높이고 한옥에 대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15일부터 17일까지 봉황대 앞 광장에서 ‘2024 문무대왕배 RC(무선조종) 요트대회’를 개최한다. <사진>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대회는 경주시와 경북도가 공동 주최하고 아라마린서비스가 주관한다. 대회는 유소년(초등), 청소년(중·고등), 일반부(성인) 등 총 3개 부문으로 나눠 열린다. 참가자들은 정해진 코스를 가장 빠른 시간 내 RC 요트로 완주해 각 부문별 1위부터 3위까지 순위를 매겨 메달과 부상을 수상한다. 대회는 오는 16일 오전 9시부터 진행된다. 15일과 17일에는 RC 요트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해 참가자뿐만 아니라 관람객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참가 신청은 대회 홈페이지(https://rc-yacht.com) 또는 이메일을 통해 13일까지 선착순으로 접수 가능하다. 대회 참가비와 RC 요트 체험비는 모두 무료다.
‘APEC 2025 KOERA 경주 성공개최 기원 콘서트’가 8일 오후 6시부터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다. 경북도·경주시가 주최하고 경북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콘서트는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를 기념하고 범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마련됐다. 행사는 천무응원단의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APEC 주제영상 상영, APEC 성공기원 퍼포먼스 및 드론쇼, 가수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주제 영상은 그간의 APEC 유치과정, 추진계획, 향후 일정 등이 소개된다. 드론쇼는 첨성대, 금관 등 경주 문화유산과 APEC 정상회의 성공개최 기원 메시지를 형상화 한 APEC 로고 등으로 밤하늘을 수놓는다. 하이라이트인 가수 공연은 먼저 1부로 하모나이즈(전설 속의 누군가처럼), 홍지민(아름다운 강산, 국민 여러분)이 나와 경축 분위기를 고취시킨다. 이어 2부는 이찬원, 전유진(포항), 한혜진(경주), 정수연(영주), 황윤성 등이 출연해 지역 출신 가수와 함께하는 멋진 화합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콘서트는 별도의 좌석 티켓은 없으며, 모든 시민과 관광객들의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개최 기원을 위해 무료입장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공연은 경주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다가올 APEC의 의미를 알리고 시민의 저력을 결집하고자 준비했다”며 “가을밤 낭만과 감동이 어우러질 이번 콘서트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 소재 경북관광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들이 지난 2일, 3일 양일간 월정교 인근 공간에서 문화와 관광상품이 결합된 ‘소리소문’ 행사를 열었다. <사진> 센터 입주기업인 하우스오브초이(House of Choi)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번 행사는 ‘사방 백리 안에 문화가 고픈이가 없게 하라’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입주기업들은 자발적인 협력과 네트워킹을 통해 문화와 관광, 지역홍보가 어우러진 한마당 축제를 만들었다. 행사에는 성림조형원, 스쳐간 동물, 경주인문학연구소, 상생, 하우스오브초이 등 센터 입주기업과 경주 천년한우 등 총 20여개 지역기업이 참여했다. 2일간 총 6000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매출이 크게 증가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는 외부 기관 도움 없이 참여 기업 간 자발적인 협력을 통해 이뤄져 관광기업 간 상생의 새로운 협력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하우스오브초이는 월정교에서 최부자집으로 이어지는 사유지를 조건 없이 기업들의 홍보 및 행사용 공간으로 제공했고, 행사의 기획 역시 센터 입주기업인 상생이 주도했다. 이와 함께 경주인문학연구소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신라 유적지를 탐험하며 지도를 만들고, 신라오페라단은 야외 성악 공연을 펼치는 등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문화공연을 포함한 축제로 발전시켰다. 하우스오브초이 최재용 대표는 “나눔을 통한 상생은 우리 기업의 철학이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제안하게 됐다”며 “센터의 교육 덕분에 입주기업들의 협업 인식이 달라졌으며, 향후에도 경주만의 새로운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나눔과 협력을 통한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이번 행사는 경북관광기업지원센터의 기업지원과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사례”라며 “앞으로도 센터는 이 행사가 지역 특화 관광상품으로 상시화돼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부자댁을 취재하면서 특별히 궁금했던 점이 있다. ‘부자 3대 가기 힘들다’는 말도 있는데 어떻게 최부자댁은 12대 혹은 10대라는 그 오랜 세월 동안 부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었다. 최부자댁을 연구한 학자들은 그 이유로 나눔과 상생 정신으로 백성들과 교감한 것, 육훈과 육연, 가거십훈 등 가훈으로 자손들에게 잘 교육하고 이어갔기 때문이라 분석한다. 그러나 그게 현실적으로 부를 잇는 것에는 다소 모자라는 느낌이었다. 자손이 10대를 넘기다 보면 뜻밖의 풍파가 생길 수도 있고 특히 상속으로 부가 흩어지기도 할 것이다. 외동아들 혹은 양자로 대를 이을 만큼 자손이 귀해! 부가 흐트러지지 않고 오롯이 이어지는 효과 이에 대해 최염 선생님의 분석은 매우 솔직하고 통찰력 있게 보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으나 우리 집안은 자손이 귀해서 대부분 외동아들이었어요. 다시 말해서 재산이 한 명의 아들에게 오롯이 전승되어 따로따로 나누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하지요. 심지어 8대조 때와 5대조 때는 아들 자손이 없어 양자를 들이기도 했으니 얼마나 자손이 귀한 집안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잠깐, 조선시대 상속제도를 보자. 조선은 중기까지만 해도 재산상속에 있어 장자 위주도 아니고 남녀를 차별하지도 않았다. 심지어는 적서 간의 차별도 없었다. 균분상속을 원칙으로 똑같이 나누어 준 것이다. 이는 경국대전에 명시된 엄연한 사실이다. 한 가지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가부장적, 즉 남성 위주의 결혼생활도 조선 중기 이후에 안착된 문화일 뿐 조선 중기 이전에는 결혼한 남자가 데릴사위처럼 처가에 얹혀사는 경우도 흔했다는 것이다. 경주의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 1491-1553) 선생이 외삼촌인 우재(愚齋) 손중돈(孫仲敦) 선생의 집에 머물며 공부한 것이나 율곡(栗谷) 이이(李珥 1536-15830) 선생이 어머니의 고향인 강릉에서 자란 것 등은 좋은 예다. 이런 제도는 법 자체로는 조선 말기까지 그대로 이어져 바뀌지 않았다. 그러다 17세기 이후 승중자(承重子) 즉 제사를 모시는 후손에게 재산을 더 주고 결혼한 여식에 대한 재산분배를 관습적으로 없애기 시작했다. 18세기에 이르면서 이러한 차별은 더 심해졌고 1990 현행 재산 상속법이 시행되기 이전까지 마치 관례처럼 정착됐다. 이런 제도와 관습 역시 최부자댁 부가 흐트러지지 않고 유지된 비결로 작용했다. 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말에 대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최부자댁의 시조인 정무공 최진립 장군은 아들이 모두 6명이었다. 그 셋째가 최부자댁 가계를 만든 최동량 공이다. 그러나 이때는 부자가 아니었다. 최동량 공의 아들인 최국선 공은 외동이었다. 잘 알려져 있듯 최국선 공 때부터 황무지 개간과 모내기 등 특별한 방법으로 부자로 살기 시작한다. 최국선 공은 아랫대는 2형제다. 그중 최부자 가계인 둘째 최의기 공이 분가하면서 일차로 재산이 나누어진다. 그러나 마침 최의기 공은 과거에 번번이 낙방함으로써 벼슬살이보다는 가업을 키우는 일에 전념하게 되고 아버지인 최국선 공 때보다 더 많은 부를 일으키게 된다. 만약 최의기 공이 과거에 붙어 벼슬했다면 경주최부자 신화는 애초에 최부자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로부터 최승렬 공, 최종률 공까지가 외동이었다. 그러나 최종률 공에게는 후사가 없어서 10촌 형인 최종만의 아들 최언경을 양자로 들인다. 물론 촌수에서 드러나듯 이 최언경 공 역시 정무공의 후손이다. 최언경 공의 뒤를 이은 최기영 공도 외동인데 지금의 교촌으로 이사를 오신 분이다. 그러나 최언경 공부터 교촌으로 옮기는 준비가 착실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최기영 공의 다음 대인 최세린 공도 2형제인데 이때는 마침 장자상속이 대세를 이룰 때였다. 재산이 장자인 최세린 공에게 대부분 이어졌다. 최세린 공도 후사가 없었다. 그래서 조카인 최만희 공을 양자로 들였다. 최만희 공은 슬하에 현식·현교 2형제를 두었는데 역시 장자 위주의 상속이 행해졌다. 최현식 공 다음 대는 형제가 많아 4형제를 두었는데 그중 장자가 문파 최준 선생님이셨다. 이때 역시 장자위주 상속이 이루어져 문파 선생님이 재산의 전권을 장악하고 독립운동과 대구대학 설립이라는 큰일을 거리낌 없이 해내실 수 있었다. 위에서 보듯 최부자댁은 최국선 공을 제외한 9대 중 무려 5대가 외동이거나 양자를 들여왔고 형제가 많았을 때도 겨우 2형제뿐이었다. 이렇듯 초기에는 자손이 귀한 집안이다 보니 부가 잘 상속되었고 뒤에는 장자 위주의 상속제도로 부가 나누어지는 것을 막아준 셈이다. 이런 가계를 눈여겨보면 최부자댁이 몇 번의 위기, 걸림돌을 현명하게 극복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먼저 최의기 공이 과거에 낙방한 것에 기죽지 않고 오히려 귀(貴)를 버리고 부(富)를 선택한 것이 눈에 띈다. 최부자댁이 ‘진사 이상 벼슬을 하지 말라’는 가훈을 내린 이유가 부와 귀를 모두 바라는 것은 과한 욕심이므로 그것을 경계하도록 가르친 것이다. 그 모범이 바로 최의공이었을 것이다. 과거 낙방의 걸림돌을 가문의 300년 부의 디딤돌로 만든 것이다.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든 또 다른 사례가 두 번에 걸쳐 양자를 들인 일이다. 집안의 대가 끊어질 위기를 훌륭한 양자를 들임으로써 오히려 탄탄히 다진 기회로 삼은 것이다. “소 멕이다 늦었심더. 아제집에 오는데 잘 차래 입어야 댑니꺼?” 그런 의미에서 최언경 공을 양자로 들일 당시의 일화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위에서 말했듯 최부자댁은 두 번의 양자를 들였다. 그중 9대 최세린 공은 조카를 양자로 데려왔으니 큰 어려움이 없었을 테지만 그 윗대인 6대 최종률(1724-1773) 공은 고심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좀 기발한 양자 선발을 시도했다. 최종률 공은 객관적으로 양자를 고를 방법을 고심한 끝에 큰 잔치를 열고 후보가 될 만한 친척 집안의 자제들을 모두 불러 모으게 했다. 이미 2대에 걸쳐 독자로 집안이 이어졌으니 조카뻘 되는 후손들은 7촌 이상 11촌까지, 다시 말해서 2대 최동량 공의 가계까지 올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서 잠깐 언급하자면 지금은 4촌만 넘어가도 먼 친척으로 여기는지 모르지만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10촌 혹은 11촌은 정말 가까운 친척이었다. 이 책을 읽은 50대 중반 이상의 독자들은 어렸을 때 종형이니 재종형, 재재종형 같은 말들을 쉽게 들었을 것이다. 종이 4촌이고 재종은 6촌이고 재재종은 8촌이다. 이 정도는 완전히 한 집안이고 10촌 12촌도 가까운 친척으로 여겼다. 어쨌거나 조카들은 알아도 그 깊은 면면을 일일이 알 수 없었던 최종률 공은 잔치를 열고 조카들을 불러들여 그 됨됨이를 자신의 눈으로 직접 점검하기 시작했다. 잔치를 연 이유는 잔치 속에서 사람들을 대하는 요령이나 기품을 보기도 하고 술을 마셨을 때의 모습도 살펴보고자 해서였을 것이다. 그에 부응하듯 대부분의 조카들이 시간에 맞추어 목욕재계하고 말쑥하게 차려입은 다음 잔치 마당에 들어섰을 것이다. 행동거지도 신중하게 해서 종률 공의 눈에 띄기 위해 안간힘을 썼을 것이다. 이렇게 모두 잘 차려입고 조신하게 굴고 있었으니 종률 공 입장에서 선뜻 누군가를 고르기 힘들었을 것이다. 종률 공이 고심을 거듭하면서 조카들을 둘러보고 있었지만 후사를 잇는 일인 만큼 쉽게 결정할 수 없어서 속앓이만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뜻밖의 조카가 늦게 들어왔다. 그 조카는 일을 하다 왔는지 잘 차려입지도 않았고 몸에는 땀이 나서 다른 조카들과 사뭇 달라 보였다. 종률 공이 늦게 온 이유와 땀 흘리는 이유를 물었다. “소를 먹이는데.... 마침 소가 얼매나 열심히 풀을 뜯는지, 쪼매라도 더 멕일라꼬 기다리다가 이래 늦었심더” 조카의 대답이었다. 종률 공이 또 물었다. “그라믄, 옷이라도 좀 갈아입고 오지 그랬더나?” 조카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아제 집에 조카가 오는데 옷은 잘 차려입어서 머할라꼬요. 일하다가 그냥 왔심더” 종률 공은 이 조카야말로 자신의 뒤를 이어 집안을 이끌 만하다고 생각하고 마침내 그를 양자로 삼았다. 이 조카가 7대 최부자 최언경(1743-1804) 공이다. 기왕에 최언경 공에 대한 일화가 나왔으니 하나만 더 이야기해 두고 싶다. 종률 공은 만년에 진사시험에 합격하게 된다. 영조(1724-1776) 대왕이 80세 되던 해를 기념하기 위해 치러진 별시에서 진사시험에 급제한 것이다. 그러나 종률 공은 식중독으로 의심되는 병에 걸려 성균관에 들어간 지 사흘만에 급사(急死)하는 참변이 일어났다. 부랴부랴 상경한 언경 공이 아버지의 시신을 상여에 메고 오는데 한양에서 경주까지 각각의 동리를 지날 때마다 그 동리의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상여를 져 주어서 경주까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고 전한다. 그 일을 보면 어려운 일을 당한 집안에 대해 여러 곳의 군민들이 측은지심을 발휘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당시만 해도 경주-서울 간에 경주최부자의 덕행과 명성이 그만큼 알려졌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이후 최언경 공은 ‘서울은 원한의 땅이다’ 며 서울로 가서 과거를 보지 않았다. 대신 그 자신 유학을 장려하기 위해 서당을 짓고 온갖 책자를 구한 다음 후학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그게 바로 이조마을에 있던 남강서당의 효시였다. 남강은 최언경 공의 호다. 최언경 공은 서당을 만들기 위해 이전까지 집안에 내려오던 서책과 따로 사들인 700여 권의 서책을 서당에 배치했는데 그 이후 대를 거듭하면서 귀한 서책을 보는 족족 구입하여 서당에 제공했다. 이 이야기에서 보듯 최부자댁이 중시한 것은 겉치레가 아닌 평상시의 행동거지와 사람 냄새가 나는 속내였다. 여기에 걸림돌을 디딤돌 삼아 위기 국면을 돌파한 지혜도 돋보인다. 최부자댁에서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긍정의 모습이다.
경주푸른마을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맞춤형 위험성 평가’에 따른 시설 개선을 완료했다. 경주푸른마을은 지난 4일 2024년 위험성 평가 결과 보고회를 갖고 시설 내 위험요소 개선 사항에 대해 확인했다. 올해 중증장애인거주시설 맞춤형 위험성 평가는 지난 4월 1일부터 30일까지 진행했다. 이 위험성 평가는 시설 이용자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안전사고 등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사전에 파악해 사고 발생 위험성을 추정·결정하고, 개선대책을 마련해 선제적으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고 있다. 평가결과 위험성 추정에 따라 빗물 유입으로 인한 전기시설의 위험, 격리보호실 이용 시 휠체어 이동의 위험성 등 27건의 위험요소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감소대책의 우선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위험요소를 제거했다.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옥상방수 공사, 격리보호실 휠체어 진입로 확보, 내부 시설교체 공사 등의 경우는 사회복지법인 민재의 지원과 지역사회의 크고 작은 후원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 후원 덕분에 위험성 평가에서 결정된 27건의 위험요인을 모두 해소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시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 위험요소 개선 사업을 완료함에 따라 시설에서 생활하는 이용자들은 보다 더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가정식 즐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경주푸른마을 이기수 원장은 “매년 전 직원이 참여하는 위험성 평가를 실시해 이용자들과 종사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도자페인팅 작가 강준영의 전시 ‘과정의 과정’이 솔거미술관 박대성 전시관 1~3관에서 열리고 있다. 강준영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예술가로서의 태도뿐만 아니라 삶을 대하는 주체적인 자세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약 60여점의 작품은 단순한 결과물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속에 담긴 복합적인 과정을 이야기하며, 관객에게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한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명언처럼, 강 작가는 목표보다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 이번 전시는 고통과 실패, 그리고 끊임없는 성찰로 이루어진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쏟아내고 표현하던 20대를 지나 40대 중반으로 접어든 작가 강준영은 비우고 털어내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기, 각자의 신념과 잣대를 가지고 삶을 영위하는 우리에게, 무엇이든 거침없이 다가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전시는 두 가지 주요 요소를 통해 ‘과정’에 대한 성찰을 표현한다. 첫 번째 요소는 무한한 확장성을 지닌 ‘드로잉’이다. 강준영 작가에게 드로잉은 단순한 스케치가 아닌, 인고의 시간을 거친 고민과 본질적인 가치를 상징한다. 흑백의 연필과 종이를 사용하여 기하학적 요소와 점선면을 기반으로 한 드로잉은 그 자체로 작업의 단초이자 완성을 가능케 하는 필수적인 행위다. 두 번째 요소는 ‘집’이라는 공간이다. 작가에게 집은 물리적, 정신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니며, 작업의 출발점이자 영감의 원천이다. 과거 아버지의 건축 도면과 한국의 주거 정체성을 담은 도면을 활용해, 작가는 미술과 건축의 경계에서 ‘집’의 의미를 재해석한다.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가치관 변화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다. 전시는 위 두가지 요소를 통해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눠 진행된다. 전시의 도입부에서는 건축의 관점에서 사용된 기학학과 점선면을 미술적 언어로 표현한 작가의 지난 10년 이상 꾸준히 작업해온 드로잉 작품들이다. 이들 중 구심점 역할을 하는 10미터의 거대한 화폭에 펼쳐진 흑백의 추상 작업은 한국 건축의 요소를 기하학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두 번째 장은 프로그래머 김동철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영상 작업이다. 건축 프로그램의 코딩과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도출된 기하학적 요소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과 사회를 이루기 위한 숨겨진 과정을 드러내며,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중요한 가치와 수고를 환기한다. 마지막 부분은 집을 상징하는 기하학을 모티브로 한 변형 캔버스 위에 회화적으로 표현된 드로잉들과 거대한 테이블 형태의 조형물로 구성된다. 드로잉의 기본 요소인 물과 흙을 시각적으로 구현해내는 작품이다. 강준영 작가는 “이번 전시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놓치고 있는 본질적 질문들을 다시금 고민하게 하는 자리”라면서 “결과를 중시하는 사회 속에서 과정을 간과하기 쉬운 현대인에게, 그 과정이 예술과 삶의 진정한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준영 작가는 홍익대에서 도예를 전공했으며, 국내외에서 다양한 전시와 세계적인 기업과 협업하는 아트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했다. 전시는 17일까지.
갑작스럽게 살을 확 빼서 나타난 사람을 보고 부러워하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예전보다 더 부해진 모습을 보면 ‘요요현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건강하게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방법은 꾸준하게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다. 오랜 기간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제 막 돌이 지난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빈혈약 처방을 받으러 온 30대 여성이 진료실을 나가면서 묻는다. “올해 큰마음 먹고 10kg 뺐는데, 다시 예전 체중으로 돌아왔어요” 새해가 되면 새해 목표로 체중 감량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하다가 원래보다 체중이 더 증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체중이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는 요요현상이다. 이렇게 체중 변동이 심한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성인 남녀 26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무줄 체중일수록 사망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년 간격으로 3회 연속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사람만을 추출하여 분석하면 체중의 변동성과 요요현상을 평가할 수 있다. 이때 체중 변화량이 가장 큰 그룹은 체중 변화가 거의 없는 그룹에 비해 전체 사망위험률이 3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질환과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률도 각각 31%, 11% 더 높았다. 변화무쌍한 체중이 건강 위협 이뿐만 아니라 체중 변동성은 고관절, 요추, 상지에서의 골절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이러한 경향을 보였으며 골다공증으로 진단받지 않은 군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체중이 증가하는 방향이든 감소하는 방향이든 요요 정도가 크면 클수록 이에 따른 사망위험도와 골절위험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단순히 살을 빼는 것만을 목표로 하다간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또 국내 연구에 따르면 요요는 당뇨 발생 위험도 증가시킨다. 정상 체중을 가진 사람이라도 요요가 반복될 경우 간의 지방 함량이 늘어나고 몸의 근육량은 줄어들면서 궁극적으로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 과거 식욕억제제의 효과에 관한 많은 연구에서도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줄어든 체중을 유지하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약을 끊고 나면 다시 체중이 회복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식욕억제제 복용군을 장기 추적관찰 했을 때 복용하지 않은 군에 비해 오히려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게 나타나 의료계에서 퇴출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마음 건강까지 해치는 요요현상 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을까? 적절한 단백질 섭취와 근력강화운동을 동반하지 않고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시도하면, 체지방은 그대로이면서 근육 위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태에서 요요가 와 체중이 늘 때에는 주로 체지방만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생긴 근감소증은 골다공증 위험과 낙상 위험을 증가시켜 결국 골절 위험도 커지게 되는 것이다. 요요는 마음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외국의 연구에서는 요요 정도가 클수록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우울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되는 체중 조절의 실패는 압박감과 자책감을 불러 일으키며, 근육량의 감소가 동반되면 쉽게 지쳐서 만성 피로를 호소하기도 한다. 10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건강 식단으로 요요현상을 막으면서 건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먹는 양을 과도하게 줄이면 당장은 살이 빠지지만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순간 체중이 다시 돌아오게 된다. 게다가 근육은 빠지고 지방은 더 느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단기간의 급격한 다이어트보다는 10년간 유지할 수 있는 건강 식단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회식과 간식을 줄여야 한다. 당분이 많은 음료나 맥주는 제로칼로리 탄산수로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믹스커피는 블랙커피나 아메리카노로 바꾸면 좋다. 건더기만 먹고 국물을 마시지 않는 것만으로도 지방과 염분의 섭취를 줄일 수 있다. 한 달에 0.5kg만 감량해도 6개월간 실천하면 3kg을 줄일 수 있다. 급격한 체중 변화보다는 지속적으로 실천 가능한 식습관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먹는 삶이 바뀌어야 나의 살도 바뀐다. 글 : 박상민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공고번호 : 경북-경주-2024-0901 구조경위 : 경주시 암곡2길 124 품종 : 믹스견 성별 : 암컷 중성화 여부 : x 백신 정보 : 1차 접종 연령 : 3개월 체중 : 1.2kg 특징 : 사람 좋아하는 명랑한 강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