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다는 것 박상봉 아이들이 물에 잠겼다고 한다 물에 잠긴 세월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 귀는 아이들 곁을 떠나지 못해 저 바다 깊은 물속에 산다 물에 빠져 귀를 잃고 사람의 말귀 알아듣지 못한 채 그냥 살았어 물밑바닥까지 가라앉았다가 겨우 구조된 아이는 반 귀머거리가 되어 말도 잊어버리고 바다 깊은 물속에 두고 온 귀는 아직도 찾지 못했다는데 물에 잠긴 귀가 듣는 소리는 아이들 우는 소리만 들린다 작은 그늘로 큰 그늘을 보듬어 안는 귀 이 작품은 자신의 개인적인 불행을 통하여 2014년 세월호 사건으로 죽은 250여명의 어린 영혼을 애도하는 시로 읽힌다. “아이들이 물에 잠겼다고 한다/물에 잠긴 세월이 떠오르지 않는다”에서 ‘물에 잠긴 세월’이라는 말은, ‘물에 잠긴 그간의 시간’과 ‘세월호’라는 배 이름이 함께 내재된 이중적 발화로 읽히기 때문이다. 시적 화자 ‘나’는 “물밑바닥까지 가라앉았다가/겨우 구조된 아이”로 세월호에 탔던 아이들의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체험을 가진다. “물에 잠긴 세월”은 그대로 시인 자신의 그간의 세월이 되는 절묘함이 있다. 그 세월을 시인은 “귀를 잃고 사람의 말귀/알아듣지 못한 채 그냥 살았”다. 그것은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는 일이지만, ‘귀’와 ‘말귀’의 이 말놀이 유머는 “바다 깊은 물속에 두고 온 귀는/아직 찾지 못했다”는 깊이로 연결된다. 시인은 “반 귀머거리가 되어 말도 잊어버리”는 끈질긴 고통의 시간을 살아왔지만, 그 긴 세월 동안 자신의 귀가 “저 바다 깊은 물속에” 살면서 “아이들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는 자신의 개인적 불행이 타자의 더 큰 불행을 만나면서 시인의 존재가 확장되는 지점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 시의 결구 “물에 잠긴 귀가 듣는 소리는 /아이들 우는 소리만 들린다”는 감각적인 이미지와 감정의 흐름을 전달하는 의도적 표현이다. 굳이 그렇게 표현한 것은 물속에 잠긴 귀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왜곡되는 상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 구절은 ‘이명’ 상태의 감각도 은근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을 주체로 놓고, ‘우는’은 현재 분사형으로 감정적인 느낌을 강하게 전달하여 ‘들린다’는 수동태로 그 소리가 귀에 전달되는 상태를 강조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은 아직도 계속 울고 있고, 내 귀는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애도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 체험과 공동체적 경험이 만나 새로운 시야와 깊이를 열어놓은 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단법인 환경운동실천협의회는 지난 16일 경주교육지원청에서 제20회 전국 청소년 환경사랑 그림공모전 시상식을 가졌다. <사진> 이번 공모전에는 전국 1820여 학생들의 그림이 출품됐다. 심사 결과 종합대상인 환경부장관상은 임예주(경주여정보고 1년) 학생이 차지했다. 또 경상북도지사상, 경상북도교육감상 등 56명의 학생들이 수상했다. 환경운동실천협의회 김헌규 총재는 “탄소 절감을 위한 실천행동에 국민 모두가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면서 “에너지 절약 및 재활용 리사이클링으로 지구자원 보호와 온난화를 줄이는 건강한 생활환경 운동을 학생 여러분과 함께 하자”고 말했다.
칠평도서관은 12월 5일부터 19일까지 시민을 대상으로 ‘칠평도서관 겨울에 떠나는 지역 문화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총 3회차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도서관과 지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1회차는 양동마을 무첨당의 안주인이자 시인인 신순임 작가와의 만남으로 진행된다. 신 작가는 월간 조선문학 시부문으로 등단해 ‘시집 무첨당의 오월’, ‘앵두세배’ 등을 펴냈으며, 최근 작품인 ‘탱자가 익어갈 때’는 토박이말을 사용해 자신의 이야기를 엮어냈다. 2회차는 강동면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온 소설가 서유진 작가와의 만남이 열린다. 서 작가는 지난 2013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한 후 소설 ‘하프턴’, ‘나의 쁄라’ 등을 출간했다. 2019년에는 ‘나비의 새벽’으로 경주문학상을 받았다. 두 작가와의 만남은 칠평도서관 3층 문화강좌실에서 1회차 5일, 2회차는 12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각각 있을 예정이다. 3회차는 지역 문화재 탐방으로 19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실시된다. 참가자들은 양동마을, 옥산서원, 성산서당 등 안강읍과 강동면 일대 문화유산을 둘러보며 지역의 유교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번 행사의 참여 신청은 경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29일까지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경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칠평도서관 사무실로 문의하면 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얼씨구 좋다” “쿵따다 궁따다 궁따다 쿵 따” 어르신들의 미소를 멈추지 않게 하는 고고장구와 민요수업으로 강동분회 유금4리 경로당(회장 이정우)은 언제나 열기가 뜨겁다. <사진> 옛날 가락에 익숙하신 어르신들과 진행하는 장구수업은 반응이 매우 좋아 삶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는 시간으로 다양한 악기도 준비해 진행하고 있다. 고고장구 기본 장단으로 행복선생은 장구를, 어르신들은 양손으로 허벅지와 무릎을 두드리며 ‘쿵쿵’ 리듬을 탄다. 이 장단으로 인지향상 게임도 하고 ‘내 나이가 어때서’ 노래와 함께 즐거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언제 또 올 겁니까?”라며 고고장구 시간을 기다리는 어르신들, 함께 어울리며 즐겁게 호응해주는 어르신들 덕분에 보람찬 활동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로당 어르신들은 “밭에서 굽은 허리, 오그라진 손도 피곤함이 싹 해소되고, 하루를 보내는 일이 힘들지가 않다”며 “흥이 나서 다리가 아픈 줄도 모르겠다. 행복선생님이 재주꾼이라 행복을 마구 주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고장구 수업을 진행한 김정숙 행복선생은 “어르신들은 흥겨움이 기본적으로 있지만 흥겨움과 즐거움을 끌어낼 기회가 별로 많이 없는 것 같다”며 “어르신들의 활기찬 음성과 들썩이는 어깨에서 즐거움과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복선생님에게도 고충이 있다. 홀로 장구 받침대 등 다양한 준비물을 챙겨 악기를 연주하는 동시에 노래까지 소화해야 해 경로당에 들어설 때는 조금 부담된다는 것. 하지만 막상 수업이 시작되면 어르신들의 신명에 한 시간이 언제 흐르는지 모를 정도라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시가 23일 봉황대 특설무대에서 제12회 청소년 가요제 & 댄스페스티벌을 2024 경주시 청소년 어울림마당과 함께 진행한다. <사진> 이번 행사는 중소벤처기업부, 경북도, 경주시, 경북도교육청, 경주교육지원청, 경주중심상가 시장상인회, 경주중심상권르네상스사업추진단,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가 후원한다. ‘Dream(드림), 스타를 꿈꾸다’를 부제로 청소년들의 꿈과 재능을 발산할 수 있도록 청소년 가요제와 댄스 경연대회로 나눠 진행된다. 이날 오전 1차 동영상 심사를 통과한 40여명이 2차 현장 예심을 통해 본선 진출자를 결정한다. 가요와 댄스 각 8팀이 선발돼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공식행사에서 본선 경연을 펼친다. 공식행사는 참가자들의 본선 무대와 시상식으로 꾸며지며, K팝·힙합 댄스 공연과 초청 가수의 축하 공연도 펼쳐진다. 행사장 일원에서는 대구·경북 지역 대학들이 참여해 지역 학생들과 청년들을 위한 진로·체험 및 상담 부스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진학과 직업 관련 정보를 제공해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미래 인재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영선 경주중심상가 시장상인회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중심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와 함께 ‘경북 동해안 숙박 페스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사진> 이번 프로모션은 경북 동해안 5개 시·군(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 겨울 여행 활성화를 목적으로, 다양한 매력을 지닌 동해안의 겨울 바다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여기어때는 지난 13일부터 12월 10일까지 경북 동해안 5개 지역 숙소 전용 최대 3만원 쿠폰을 지급한다. 쿠폰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지급되며 선착순이다. 예산 소진 시에는 조기 종료될 수 있다. 쿠폰 사용 가능 체크인 기간은 12월 15일까지다. 쿠폰 적용 지역은 포항시·경주시·영덕군·울진군·울릉군이다. 쿠폰 사용은 ‘경북 동해안’ 배지가 있는 상품에 한해 사용할 수 있다. 경주시의 경우 감포읍, 문무대왕면, 양남면 지역에서만 적용된다. 여기어때는 추가 혜택으로 결제사별 최대 10% 할인을 제공한다. 자세한 혜택은 앱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남일 사장은 “이번 행사는 경북 동해안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올 겨울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경북 동해안이 완벽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경 여기어때 제휴마케팅전략팀장은 “이번 경북 동해안 숙박 페스타는 여기어때의 올해 마지막 숙박 프로모션”이라며 “하루 1000장 규모로 발급하는 쿠폰의 행운을 꼭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지난 19일 코모도호텔에서 ‘보문 50주년 관광세미나’를 열고 보문관광단지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공사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관광학회가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경북도 및 22개 시군 관광업무 담당자를 비롯해, 관광 유관기관 및 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 세미나는 공사 설립 50주년 대표 엠블럼 소개, 대한민국 관광컨벤션 발상지 ‘육부촌’의 건축학적 가치 소개, 보문관광단지의 현재와 미래, 대한민국 1호 관광단지 ‘보문관광단지’의 성공요인 등의 발표가 있었다. 또 ‘대한민국 미래관광 50년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준비’를 주제로 박민권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관련 학계 인사들이 참여해 토론을 펼쳤다. 공사는 올해 상반기 대한민국 관광 반세기 기념 프로젝트 기본계획을 수립해 다양한 기념사업과 행사를 기획·추진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도 기념 프로젝트의 세부 사업으로 마련됐다. 김남일 사장은 “2025년은 APEC과 함께 보문관광단지 지정 50주년, 공사 설립 5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이번 세미나를 통해 보문관광단지의 가치 재조명과 관광 활성화 해법을 모색하게 됐다”면서 “특히 2025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국제학술대회 유치를 통해 경주와 보문관광단지를 홍보하고 POST APEC 연계 지역관광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에서 국보로 지정하고 있는 석탑 29기 가운데 9기가 경주에 소재 하고 있다. 무려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신라의 서라벌은 말 그대로 불국토를 꿈꾼 도시였다. 부처님의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흔적은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서라벌 땅에 조성했던 칠처가람(七處伽藍)을 들 수 있다. 부처님의 정법을 실현하기 위한 칠처가람은 대부분 왕궁 가까이 터 좋은 평지에 위치하고 있다. 경주 남산은 평민들이 꿈꾸던 불국토의 공간이었다. 골짝마다 바위마다 불상을 새기거나 앉혔다. 불국사도 법화경을 바탕으로 건축되었고 설명이 가능하다. 석굴암 또한 불교세계의 이상향을 축약한 곳이다. 그런가하면 왕관을 벗고 머리를 깎은 대왕도 있고 왕비도 있다. 비단옷을 버리고 먹물 옷으로 갈아입은 왕자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신라 멸망 후 경주를 찾은 문사들의 글에는 민가와 절이 반반이었다는 표현이 곧잘 등장한다. 결코 과장된 표현만은 아니었다. 국보로 지정된 탑을 마주하면 지나간 역사가 보이고 예술혼이 보인다. 탑 하나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해도 하루가 부족할 만큼 다양한 스토리가 존재한다. 아홉 개의 탑을 천천히 찾아가본다. 수박 겉핱기식으로 둘러본다면 하루면 족하겠지만 마음으로 본다면 열흘도 모자랄 것이다. ● 지정 순서별 국보 1호로 상징성을 지녔던 숭례문(남대문)이 방화로 소실된 이후 국보 몇 호라는 숫자는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몇 가지로 추정해 볼 수는 있지만 말함보다는 말 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경주지역의 국보로 지정된 석탑을 지정 일자 순은 아래와 같다. ① 국보 20호 : 불국사 다보탑 ② 국보 21호 :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③ 국보 30호 : 분황사 모전석탑 ④ 국보 37호 : 황복사지 삼층석탑 ⑤ 국보 38호 : 고선사지 삼층석탑 ⑥ 국보 39호 : 나원리 오층석탑 ⑦ 국보 40호 :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⑧ 국보 112호 :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⑨ 국보 236호 : 장항리 동서 오층석탑 불국사 다보탑과 석가탑이 제일 먼저 지정되었고, 장항리 오층탑이 가장 나중 지정되었다. 나원리 5층석탑과 장항리 5층석탑은 절 이름은 전해지지 않으며 마을 이름을 따서 부르고 있다, 두 탑은 경주에서는 보기드문 5층 석탑이다. 경주에 산재한 탑들은 대부분 3층 석탑들이다. ● 건립 시기별 ① 분황사 모전석탑(선덕여왕 3년, 634년) ②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신문왕 2년, 682년) ③ 고선사지 삼층석탑(원효스님 입적이전 686년) ④ 황복사지 삼층석탑(효소왕 원년 692년) ⑤ 불국사 다보탑 (경덕왕 10년, 751년) ⑥ 불국사 석가탑 (경덕왕 10년, 751년) ⑦ 장항리 동서 오층석탑(8세기 전반 추정) ⑧ 나원리 오층석탑(8세기 중후반 추정) ⑨ 정혜사지 십삼층석탑(9세기 추정) 건립된 시기순은 위와 같다. 정확하게 연도가 판명이 되는 탑과 그렇지 않은 탑도 있다. 몇 기는 탑의 양식과 역사적 사건과 기록에 따라 건립년도를 추정했다. 자료는 없으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 크기 별 ①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13.4m) ② 불국사 다보탑(10.4m) ③ 고선사지 삼층석탑(10.2m) ④ 나원리 삼층석탑(9.76m) ⑤ 분황사 모전석탑(9.3m) ⑥ 장항리 동서 오층석탑(9.1m) ⑦ 불국사 석가탑(8.2m) ⑧ 황복사지 삼층석탑(7.3m) ⑨ 정혜사지 십삼층석탑(5.9m) 참고로 크기 순으로 적어 보았는데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 감은사지 동·서탑 앞에 서면 신라 최고 전성기의 기개와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남자들이여 감은사지로 가라 이왕이면 달밤에’ 이렇게 권유하고 싶다. 호연지기를 키울만한 곳이다. ● 위치별 (동→서,북) ①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② 장항리 동·서 오층석탑 ③ 불국사 석가탑 ④ 불국사 다보탑 ⑤ 고선사지 삼층석탑 ⑥ 황복사지 삼층석탑 ⑦ 분황사 모전석탑 ⑧ 나원리 오층석탑 ⑨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석탑을 순례하는 여행자들을 위해서 위치별로 이동 코스를 정리했다. 동에서 서로 이동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탑의 위치는 나원리 5층 석탑과 정혜사지 13층 석탑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쪽에 있다. 왕궁을 중심으로, 또는 시내를 중심으로 동쪽에 많다. 특히 토함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있다. 분황사 모전석탑, 황복사지 석탑, 그리고 황룡사 9층목탑이 소실되지 않았더라면 최고의 탑, 최대의 탑을 지척의 거리에서 한꺼번에 만나 볼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쉽다. ● 탑, 불교 최초의 건축물 탑은 산스크리트어로 스투파에서 음역된 것이다. 탑은 붓다 열반 후 진신사리를 8개의 탑으로 나눠 세워진 최초로 건축물인 만큼 중요한 곳이다. 지금은 법당 중심의 예배이지만, 그 이전에는 탑이 중심 역할을 했다. 탑 하나 하나마다 깃든 설화와 스님들에 얽힌 이야기를 다 말할려면 열흘도 더 걸리겠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거나 찾는 발걸음이 많지 않은 탑을 중심으로 찾아가 본다. [황복사지 삼층석탑] 652년에 왕족이던 의상대사가 출가한 사찰이며, 황복사에서 경문왕의 화장을 치렀다는 내용과 효소왕이 신문왕의 명복을 빌었던 사찰하는 전해지는 곳으로 볼 때 왕실과 밀접한 사찰로 짐작된다. 경주의 절 가운데 황룡사, 분황사, 황복사 등 ‘황’자가 들어간 절이 대개 그러한 사찰이다. [나원리 오층석탑] 세원이 흘러도 이끼가 끼지 않는다하여 일명 ‘나원백탑(羅原白塔)’으로 불린다. 예로부터 신라 3기8괴(三奇八怪)의 하나로 여겨져왔다. 1, 2층을 지붕돌과 몸돌을 제외한 나머지 층은 하나의 돌로 만들어진 독특한 탑이다. 화강암 석질도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가져와서 만들었다. 1996년 개·보수 시 금동사리장엄구, 무구정경이 나왔으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 짜임새 있는 구조와 비례가 아름다운 키가 큰 이태리 청년을 닮은 탑이다. [장항리 동·서 오층석탑] 절터의 원래 이름과 연혁에 대해서는 남아 있는 자료나 구전조차 없다. 장항리 동·서 오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 유일의 오층 쌍탑 가람이다. 1923년 4월 사리 장엄구를 탈취할 목적으로 광산에서 쓰이던 폭약으로 서쪽 석탑과 불상을 폭파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불운한 상처의 흔적을 가진 슬픈 탑이다. 탑에는 금강역사상, 도깨비 조각 등 다른 탑에서 볼 수 없는 조각을 만나 볼 수 있다. 김명리 시인의 대표작이자 첫 시집의 제목이 되기도 한 「적멸의 즐거움」이 태어난 곳이다.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정형에서 벗어난 이형석탑(異形石塔) 형태의 독특한 양식의 탑이다. 옥산서원 독락당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회재 이언적이 이 절에서 공부했다는 이야가 전해진다. 목탑 양식을 지닌 13층 탑이지만 규모가 크지 않다. 국보탑이지만 탑을 보러오는 사람은 적다. 옥산서원과 독락당을 찾아왔다가 덤으로 구경하고 가는 탑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선사지 삼층석탑] 원효가 주석했던 절이다. 1975년 덕동댐 수몰로 인해 박물관 뒷뜰 한쪽 구석에 실향민 모습으로 서 있다. 모조탑으로 민들어진 석가탑, 다보탑에 밀린 모습이라 씁쓸하다. 가품에 밀린 진품의 비애를 학자들과 관계자들은 알까? 조금 안타깝다. 필자는 박물관 갈 때마다 고향 어른 찾아뵙듯 안부를 묻고 오는 탑이다. 수몰로 인해 친구들이 뿔뿔이 전학을 갔듯이 이 탑도 고향 떠난 실향민과 다름없다. ● 탑, 붓다의 상징 경주에는 탑이 너무 많아서 상대적으로 존재가치를 인정 못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방법은 지역민이 더 많이 사랑해 주고 보살펴야 한다. 탑을 만들고자 했던 간절했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 염원했던 붓다의 나라, 그 터전 위에 육신과 영혼을 물려받은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다. 혹시라도 텅 빈 절터의 탑을 찾는다면 우측으로 탑을 끼고 세바퀴 돌며 축원하기를···. 옛 시절에는 탑돌이가 일상이었고 성행했다. 우요삼잡(右繞三匝, 탑(부처님)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세바퀴를 도는 예경) 행위 자체가 붓다에 대한 예경이자 축복과 성취를 기원하는 행위이다. 전인식 시인(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 14일 경주시장애인기초재활교육센터에서 제14기 밝은빛누리장애인대학 수료식을 가졌다. 이날 수료식에는 명예 학장인 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 김기호 경주시 시민복지국장, 김헌덕 경주시장애인단체협의회장, 수료생 61명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 수료식은 경과보고, 활동영상 시청, 모범학생 시상, 개근상·수료증 수여,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모범적으로 수료한 교육생에게 수여되는 경주시장상은 이미정 교육생이 수상했으며, 명예학장상(경주시의회 의장상)은 강정미 교육생이 수상했다. 밝은빛누리장애인대학은 지난 3월 28일 개강해 8개월간 30회기에 걸쳐 자립생활에 필요한 교육과 여름견학, 야외수업 등이 진행됐다. 73명의 교육생들이 참여해 프로그램을 진했으며 이번에 61명이 수료했다. 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은 “제14기 밝은빛누리장애인대학 수료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장애인 당사자들의 자립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2025년 밝은빛누리 장애인대학’ 신청 문의는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생활지원팀으로 하면 된다.
지난 18일 한부모가족복지시설 경주애가원에 특별한 손님이 방문했다. 지난 2007년 입소해 5년간 거주하다 2012년 퇴소한 김 씨가 애가원을 후원하기 위해 남동생과 함께 찾아왔다. <사진> 김 씨는 본인이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시기에 경주애가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었으며, 입소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두 아들도 벌써 20대 중후반의 청년이 돼 직장인으로 제 역할을 잘하고 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함께 온 남동생 또한 누나가 받은 도움을 이제 돌려줄 때가 됐다며 감사 인사와 더불어 금일봉을 후원했다. 특히 이번에 후원한 남동생 김동우 씨는 자동차 부품 제조 도급 전문업체인 ㈜DYS의 대표이사다. 누나인 김 씨가 경주애가원을 퇴소한 이후 설립한 회사가 성장하면서 그와 비슷한 시기에 퇴소한 다른 여성 가장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경제적 자립을 도왔다. 이윤주 원장은 “퇴소자가 모범적인 자립사례로, 현재 입소해 생활하고 있는 저소득 모자세대에게도 큰 귀감이 될 것”이라면서 “잊지 않고 다시 찾아주심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DYS를 통해 후원받은 금액은 경주애가원 입소실 내 노후한 씽크대 교체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나의 역저 ‘The 큰 바보 경주최부자’는 4년 넘는 인터뷰와 자료 조사 끝에 쓴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을 정하는데 무려 1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 이유는 이 책을 쓰는데 결정적인 회고와 구술을 해주신 최염 선생님께서 당신의 이름이 들어가는 책에 조상님들을 향해 감히 ‘바보’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고 염려하신 때문이다. 그래서 각계의 전문가들께 검증을 받아 이름을 결정하는데 1년이 걸렸다. 당시 경주최부자 선양회 회장이셨던 조동걸 교수님과 서울대 법대 교수이셨던 박병호 교수님 등 사계의 권위자들께서 ‘큰 바보’를 쓰는 게 합당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도 그 제목을 쓰시는 것을 망설일 정도이셨다. 내가 이 제목에서 ‘큰 바보’를 고집한 것은 단순히 내 최부자댁의 큰 뜻을 표현하기 위한 선택만은 아니었다. 나는 이 제목이야말로 역대 최부자댁 선조들께서 미리 확정해 놓은 제목이라 믿었다. 대우헌, 둔차..., 세파를 초월해 힘을 기른 놀라운 지혜의 증거들 최부자댁을 찾는 사람들은 사랑채에서 몇 개의 현판을 마주하게 된다. 용암고택(龍庵古宅) 대우헌(大愚軒), 둔차(鈍次) 그리고 문파(汶坡) 등의 현판들이다. 이제는 인터넷에 그 현판의 의미들을 해석하는 글들이 꽤 있긴 하지만 대부분 방문객들은 진정한 뜻을 알지 못한 채 집만 보고 한쪽에 세워 둔 육훈과 육연에 대한 안내만 읽고 돌아가기 십상이다. 물론 육훈이나 육연도 중요하지만 나는 최부자댁 윗대 조상님들의 지혜가 이 현판에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확신했다. 그 현판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대우헌(大愚軒)일 것이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큰 바보가 사는 집이란 뜻이다. 바보란 모자라는 사람이다. 사리분별에 어둡고 어수룩하여 제 앞가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바보다. 그런데 큰 바보는 그런 바보들을 뛰어넘는 더 바보라는 뜻이다. 과연 이 속에는 무슨 의미가 담겨 있을까? 대우(大愚)는 9대 세린(世麟 1791~1846) 공의 호다. 세린 공은 정조(1752-1800) 말엽에 태어나셔서 순조(1790-1834)를 거쳐 헌종(1827-1849) 말엽까지 사신 분이다. 세린 공이 이런 호를 가진 것은 어쩌면 당시의 시대상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때까지도 당쟁이 끊이지 않았고 특히 외척들이 발호하며 조정의 기강이 최고조로 흔들리던 시절이다. 굳이 벼슬살이하며 살얼음판을 디딜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 시기는 실사구시를 중시하는 학풍이 세간에 유포되어 벼슬살이보다는 경제와 실용을 중시하는 관념이 성장할 때다. 한편으로는 납속(納粟), 공명첩(空名帖) 등의 남발로 인해 철옹성 같았던 양반 본위의 신분질서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여기에 천주교가 전국에 암암리에 유포되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런 시대, 세린 공은 생원과에 합격해 조정으로부터 참봉에 제수되기도 했지만 스스로 사양하고 끝내 벼슬길로 나가지 않고 조용히 학문에 전념하고 조상들의 행적을 모아 책을 엮는 것으로 평생을 소일하신 분이다. 아울러 조상 대대로 이어오던 가난 구제와 접빈객을 잠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대우라는 호의 이면에는 신분질서의 혼란과 가치체계의 혼동이라는 시대 속에서 그저 알아도 모른 척,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하는 바보스러움이 더 현명하다는 깊은 뜻이 숨어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는 내 것을 풀어 남을 돕고 대의를 위해서는 작은 손해쯤은 기꺼이 감수하는 대범함도 숨어 있다. 불교에 조예가 있는 분들은 대우라는 말에서 선종의 중요 분파인 임제종을 창시한 임제 스님의 일화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임제 선사가 황벽 선사를 만나 가르침을 얻던 도중 깊은 깨달음을 주신 또 한 분의 선승이 대우, 즉 큰 바보 선사인 것이다. 대우 선사 역시 자신을 낮추거나 버림으로써 보다 근원적인 선의 깊이를 깨우칠 수 있었을지 모른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안다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어서 자신을 낮추면 낮출수록 더 깊은 깨우침과 가르침이 자신에게 흘러 들어옴을 당대의 선승이 몰랐을 리 없을 것이다. 또 하나 눈길을 잡는 것이 둔차(鈍次)다. 둔차는 11대 최현식(鉉軾 1854~1928) 공의 호다. 이 호는 ‘둔한 둘째’ 혹은 ‘아둔한 다음 사람’ 정도의 뜻을 가지고 있다. 최현식 공은 철종(1831-1863) 대에 태어나 고종(1852-1919) 대, 그러니까 암울하고 긴박했던 근대사의 전 과정을 겪은 분이다. 어떻게 보면 부자로서 왕조가 뒤바뀌고 나라가 외침에 통째로 넘어가는 가장 위협적인 시대를 산 분이다. 그만큼 앞에 나서는 것이 조심스러운 시대였고 스스로 낮추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시대를 산 셈이다. 이런 시대에는 굳이 똑똑하게 보이거나 선두에 섬으로서 불필요한 구설에 오르거나 다른 이들의 목표, 요즘말로 타겟이 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한 걸음 물러나 있음으로 오히려 전체를 명확하게 볼 수 있다는 교훈도 이 속에 실려 있다. 오로지 일등이 아니면 안 된다고 기를 쓰는 요즘 세태와 비교해보면 한편으로는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험악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관조적 자세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현명한 생각으로 볼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일등 아닌 사람들이 훨씬 많고 굳이 일등이 아니라도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하고 훌륭한 방편이 있을 진데 기를 쓰고 일등만 고집하는 세태의 야박함이나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에서 한발 물러나 조금은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라는 교훈적 의미도 들어 있다. 최현식 공의 둔차라는 호의 의미는 최부자댁 가계를 잇는 장면에서 또 한 번 두드러지게 표현된다. 최현식 공은 아들인 문파 선생님이 만 열아홉 살이 되던 1904년에 집안의 전권을 모두 아들에게 물려주신다. 그 이유도 놀라운 것이었다. 최현식 공은 자신보다 아들이 훨씬 강고한 독립정신을 가지고 있었고 식견과 배포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자신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고 스스로 가주의 자리를 물러났던 것이다. 다시 말해, 문파 선생님이 집안의 전권을 쥐고 독립운동에 헌신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 최현식 공의 믿음과 지원이 바탕이었다는 말이다. 최현식 공은 자기 당대에 훌륭한 독립지사들과 교유하며 그 사고의 틀을 제공했음은 물론 재산권까지 전부 아들에게 넘김으로써 독립운동의 여건을 다진 셈이었다. 아들에게까지 ‘둔차’라는 뜻을 스스로 지킨 둔차 최현식 공의 철학적 기반이 아니었다면 과연 문파 선생님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스스로 둘째 되기를 서슴지 않았던 둔차 공이야말로 어쩌면 그 시대 가장 먼저 깨우친 선각자가 아니었을까? 의친왕 이강 공이 지어준 문파, 만 20세에 집안의 전권을 쥔 놀라운 이력 문파(汶坡)는 마지막 경주최부자 문파 최준(崔浚 1884~1970) 선생님의 호다. 이 호는 고종황제의 둘째 아들 의친왕 이강(1877-1955) 공이 지어준 것이다. 경주최부자댁은 남산 앞을 가로지르는 남천 변에 자리잡고 있다. 이 남천은 옛날에는 모기내로 불렸고 그게 한자로 문천(蚊川)이다. 경주의 유명한 3기8괴 중 문천도사(蚊川倒沙-모기내의 모래는 거꾸로 흐른다)의 전설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이강 공은 이 문천 앞 언덕에 사는 사람이란 뜻으로 문파라는 호를 짓고 모기 문(蚊)자가 거슬린다고 여겨 모기 문자 대신 내이름 문(汶)자로 바꾸어 문파라는 호를 지어준 것이다. 물은 예로부터 만물의 근원으로 여겨졌고 하천 역시 주변 생명의 젖줄이라 여길 때 문파가 가진 의미 역시 그런 뜻으로 쓰이지 않았을까. 여기에는 또한 낮게 흐르는 내와 같이 늘 겸양하라는 의미도 숨어 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문파 선생이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을 하고 전 재산을 희사해 대학을 설립한 것도 이 호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사랑채에 걸려 있는 현판 중 하나인 용암고택(龍庵古宅)이란 현판은 8대 최기영(1868-1834) 공의 호 용암(龍庵)에서 비롯되었다. 용암이란 용의 암자를 뜻한다. 고택은 오래된 집이란 뜻이다. 과거 선비들이 호를 지을 때 스스로를 낮추어 자기가 태어나거나 살았던 동네 이름을 써서 지었다. 이를테면 이황 선생의 퇴계(退溪)도 선생이 살던 집 골짜기 이름이고, 율곡(栗谷) 역시 이이 선생이 살던 마을 이름인 밤나무골에서 따온 것이다. 이조리에 용바위라고 있는데 이 용바위에 집이 있었다고 이런 호를 지었다는 해석이 있다. 이렇듯 최부자댁 선조들은 험난한 시대 속에서 스스로를 낮춤으로써 화를 제거하고 평안을 추구했음은 물론 그 평안에서 얻어진 여력(餘力)을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과 나라를 구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것에 썼다. 바보스럽게 보이고자 했지만 결코 바보가 아닌, 늘 둘째가 되고자 했지만 끝내 둘째가 되지 않은 최부자댁 조상님들의 지혜는 세상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아주 무겁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의 제목이 일찍 정해졌다면 어쩌면 대박이 났을지 모른다. 이 책의 제목을 정하지 못해 망설이던 그 1년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대통령이 하야하는 엄청난 격변의 시대였다. 그 주인공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리 중 하나로 지목된 것이 영남대학교에 희사되었던 경주최부자 댁 재산이었고 그 재산이 불법적이고 강제적으로 넘어간 사실을 온갖 신문과 방송 매체에서 내놓고 떠들고 있을 때였기 때문이다. 그런 중요한 순간이 다 지나고 결국 대통령이 내려가고 한참이나 지난 다음에야 책이 나왔으니 최부자댁에 대한 세상의 관심도 덩달아 시들해져 버렸다. 그러나 인생만사새옹지마(人生萬事塞翁之馬)라는 말이 있듯 그 책 제목에 끝내 ‘큰바보’가 아닌 다른 이름을 넣었다면 평생 후회가 남았을 것이다. 경주최부자 조상들은 대를 이어가면서 세상에서 가장 큰 바보 역할을 자처한 분들이다. 그런 분들에게 큰바보라는 찬양이 빠진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팥앙금 없는 찐빵’이고 ‘물 없는 오아시스’ 아닐까? 나는 그 제목에서 책의 골수를 찾았다고 지금도 믿고 있다.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 18일 감포공설시장에서 지역 상생 및 탄소중립 실천문화 정착을 위한 ‘바이바이플라스틱(Bye Bye Plastic)’ 캠페인을 펼쳤다. <사진> 이날 김한성 본부장과 허대영 대외협력처장 등 월성본부 직원 20여명이 참여해 상인회에 친환경 장바구니 500개를 전달했다. 또 상인과 시장 이용객들에게 탄소중립 생활 수칙 안내문과 500개의 친환경 장바구니를 추가로 나눠주며 일회용 봉투 사용 절감 등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방안을 홍보했다. 주진필 감포공설시장번영회장은 “월성본부가 지원해 준 장바구니로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고, 생활 속 환경보호 활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말했다. 김한성 본부장은 “전통시장에 장바구니 사용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캠페인을 꾸준히 시행해 지역사회와 함께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ESG 경영을 실천하겠다”며 “또 월성본부와 지역의 공통 현안인 ‘월성 2·3·4호기 계속운전’과 관련한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황남동행정복지센터가 지역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 ‘첨성로47 갤러리’를 개설했다. <사진> 갤러리는 행정복지센터가 지난 9월 신규 청사 준공을 기념해 조성한 공간이다. 현재 황남동 4통 통장 이지원 씨의 천공예 작품과 기와공예품 80여점이 전시돼있다. 센터를 찾은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휴식까지 취하고 있다. 앞서 첨성로47 갤러리는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지역 작가 최윤주 ‘PLAY! 황리단길! 초대전’을 열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황남동행정복지센터는 앞으로 갤러리를 지역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정경자 황남동장은 “이번 예술 갤러리가 경직된 관공서 이미지를 부드럽고 친숙하게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며 “행정복지센터를 더 따뜻한 느낌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건강기능식품 섭취로 이어지며 ‘영양제만 먹어도 배부른’ 현상을 만들기도 한다. 약간의 흐트러진 생활습관을 갖고 있더라도 영양제를 섭취하며 건강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는 경우도 있다. 과연 이러한 영양제 섭취가 건강에 도움이 될까? “어떤 영양제를 먹어야 하나요?” 진료실에서 흔히 받는 질문이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은 종합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등 식이보충제를 복용하고 있다. 식이보충제를 복용한 대상자 중 과반수가 2개 이상의 제품을 복용하고 있으며, 50∼60대의 경우 3명 중 1명은 3개 이상의 식이보충제를 복용한다. 건강에 관심이 높은 고소득층일수록 식이보충제 복용률도 올라간다. 심혈관질환과 암 발생 낮추는 항산화 성분 심혈관질환 또는 암 발생에는 염증과 산화스트레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항산화 성분은 우리 몸에서 유해한 활성산소(산화 스트레스)를 제거해 세포를 보호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물질이다. 다양한 과일과 채소, 견과류와 씨앗, 통곡물 등에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수의 역학연구에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면 여러 종류의 암, 특히 소화기계 암(위암, 대장암 등)과 유방암, 폐암의 위험을 낮추며,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견과류와 씨앗은 항산화제, 섬유질, 건강한 지방을 함유해 암 예방에 도움이 되며,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심장병의 위험을 줄인다. 지중해식 식단(올리브오일, 견과류 포함)을 따르는 사람들에서는 암 발생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심혈관질환(심장마비, 뇌졸중 등)의 발생률도 30% 감소한다. 식이보충제, 건강에 도움될까?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균형 잡힌 식단은 전반적으로 건강을 증진하고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비타민, 무기질, 기능성 성분들을 정제해 분말, 과립, 액상, 환 형태로 복용하기 편하게 만든 식이보충제는 건강에 도움이 될까? 이 질문에 대해서 2022년 미국예방의학전문위원회(USPSTF)는 대부분의 비타민, 미네랄, 종합비타민에는 심혈관질환이나 암 예방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종합비타민 관련 건강 예후를 조사한 9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검토한 결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사망 위험 감소는 보이지 않았으며, 심각한 위험을 확인하지 못했을지라도 혜택을 충분히 확신하지 못해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베타카로틴 보충제도 심혈관질환이나 암 예방 효과보다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복용을 권장하지 않았다. 흡연자와 직업상 석면에 노출되는 사람 등이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먹으면 폐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비타민E 보충제는 중등도 수준의 확실성을 갖고 심혈관질환 또는 암 예방에 대한 순 혜택이 없어 예방 목적으로 복용을 권장하지 않았다. 심혈관질환이나 암 예방 목적의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E 보충제는 비권장, 종합비타민의 효과는 증거 부족이라고 결정한 미국예방의학전문위원회의 2022년 발표는 지난 2014년의 영양제 개정 권고와 다르지 않았다. 건강한 생활습관이 더 좋은 선택 간혹 항산화제와 종합비타민제를 한 움큼 복용하면서 흡연과 음주를 지속하는 분들이 있다. 비싼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자신의 건강을 충분히 챙기고 있다는 오해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근거가 부족한 항산화제, 영양제를 복용하기보다는 근거가 너무나 명확한 금연, 절주, 건강체중 유지, 운동을 오늘 바로 실천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다. 글 : 박상민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솔거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지역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유지령, 이소명 작가의 작품을 12월 22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지역 작가들의 창의적 작업을 지원하고, 지역 문화예술의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기획된 경주미술인 공모선정 전시 중 첫번째다. 유지령 작가, ‘나는 오늘 무지개를 만난다’ 단순한 형태로 구성된 7가지 색의 무지개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설렘과 꿈을 불러일으킨다. 반복적인 겹침으로 공간을 채우고, 드로잉으로 마무리하는 그녀의 작업은 치열한 고민과 전체적인 조화를 찾는 긴장감과 흥미로움을 선사한다. 작가는 일상과 주변에서 발견한 모티브를 반전과 유머의 고리로 엮어 새로운 창작물로 탄생시킨다. 작가의 이번 작품 소재는 무지개! 작가는 오래전에 마주한 무지개 기억을 떠올리며 색의 끝없는 미로에 갇힌 듯한 기분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고정관념과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독창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선과 면, 색상을 활용해 자신만의 개성있는 화풍을 만들어내는 작가다. 유지령 작가는 “어느 멋진 날, 하늘을 바라보니 생전 처음 보는 구름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귀여운 구름들이 하늘을 가득 메운 모습에 그날은 정말 기분 좋은 멋진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쌍무지개를 보며 느꼈던 그날의 기억처럼, 관람객들도 전시관람을 통해 기분 좋은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지령 작가는 동국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활발한 전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23년에는 개인전 ‘하하하’(갤러리봉봉, 경주)와 G아트마켓 부스전(경주예술의전당, 경주)을 개최했으며, 2022년에는 기획초대전 ‘행복의 시간 속에’(성원아트갤러리, 부산)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2018년 첫 개인전(갤러리봉봉, 경주)을 시작으로 2019년 ‘작품 속 Soul mate’ 전시(성원아트갤러리, 부산), 2021년에는 ‘비긴어게인’ 개인전(성원아트갤러리, 부산)과 2022년 기획초대전 ‘행복의 시간 속에’(성원아트갤러리, 부산)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2023년에는 개인전 ‘하하하’(갤러리봉봉, 경주)와 G아트마켓 부스전(경주예술의전당, 경주)을 개최했으며 등 부산과 경주에서 개인전 및 단체전을 열며 독창적인 스타일을 확립해오고 있다. 이소명 작가 ‘With nature’ 이소명 작가는 ‘With nature’ 전시를 통해 자연과 함께 춤추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녀는 ‘우리는 모두 하늘의 별과 같은 존재’라며, 작품 속에서 달과 동그란 에너지 덩어리의 이면에 숨겨진 수많은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땅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나뭇잎 사이에 숨겨진 동물들과 하늘을 나는 물고기들이 어우러진 모습을 담고 있다. 이소명 작가는 한국 채색화 기법에 머무르지 않고, 전통 재료의 틀을 넘어 다양한 안료를 시도했으며, 긁어내기, 붙이기, 닦아내기 등의 여러 기법을 실험했다. 특히, 화면을 수놓은 부유하는 에너지의 표현이 주목할 만하다. 작가는 “배경작업에 에너지를 먼저 그린 후 호분으로 덮어 은은하게 비춰 나오게 한 기법으로 우주에서 반짝이는 별들처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자연과 우리의 삶이 얼마나 깊이 연결돼 있는지를 느끼고, 그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소명 작가는 경북대 미술학과 한국화 전공을 졸업한 후, 다수의 개인전을 통해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Song of nature’(2022,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자연에게 말을 건네다’(2022, 부산 갤러리보명), ‘자연의 노래’(2021, 서울 인사아트센터) 등 총 8회의 개인전과 단체전 170여회를 열며 주목받고 있다. 또한, 화랑미술제, 아트부산, 부산국제아트페어, 서울아트쇼, ASIA CONTEMPORARY ART SHOW(홍콩), CHENNAI BIENNALE(인도) 등 국내외 아트페어와 단체전에도 160여회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작품은 도서 ‘삶이 지금 어딜 가느냐고 불러세웠다’에 수록돼 있으며, 이 책에는 총 15점의 작품이 표지와 함께 포함돼 있다.
공고번호 : 경북-경주-2024-1029 구조경위 : 경주시 탈해로 57번길 부근 품종 : 믹스견ㅈ 성별 : 수컷 중성화여부 : x 백신정보 : 1차 접종 연령 : 4개월 체중 : 2.5kg 특징 : 성격 너무 좋고, 사람을 엄청 좋아하는 강아지! 입양문의 : 054) 760-2883 ※반려동물이 실시간 입양됐을 수 있으니 확인 전화바랍니다.
꽃을 사랑하는 이소순 할머니의 순수한 작품 세계가 펼쳐진다. <사진> 동천동 ㈜남경엔지니어링 1층에서 25일부터 29일까지 이소순 여사의 기획 초대전 ‘할머니의 그림스케치’가 열린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했던 이소순 여사는 그림을 배우거나 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마음 속에만 간직해 오다 복지관 프로그램을 통해 그림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그녀는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제한되던 시기에는 집에서 색칠공부를 하며 여가 시간을 보냈고, 이를 통해 점차 창의적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스케치북에 자신의 상상력을 담아내고, 색을 더해 완성된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특히 꽃을 주제로 한 작품과 손녀를 생각하며 그린 소녀 그림 등 그녀의 사랑과 정성이 담긴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남경엔지니어링의 윤태열 대표는 “어려운 시대를 견뎌오신 어르신의 순수한 작품을 보다 많은 이들과 함께 감상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전시를 기획했다”면서 “전시 기간 동안 사무실은 상시 개방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작품을 활용한 굿즈 컵도 준비돼 있으니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관람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가능하다. 무료.
지난 15일, 경주 첨성대에서 ‘2024 경주 첨성대 야간 미디어아트 전시’가 열렸다. <사진> 이번 전시는 ‘감각의 연결고리’라는 주제로 VR 기술을 활용한 매핑 예술이다. 무대미술가 허연 작가가 총괄 제작한 이 전시는 자연과 인간의 흔적을 다루며, 이끼를 중심으로 현대 미디어 아트로 재조명했다. 관람객들은 첨성대 외벽을 스크린 삼아 다채로운 비주얼과 매핑 기술을 경험했다. VR로 만들어진 3D 식물과 자연물이 첨성대에 맵핑돼, 전통적인 보타닉가든을 현대적 예술을 결합한 새로운 공간이 탄생된 것. 허연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팬데믹으로 인해 단절된 소통을 회복하고, 고립감을 극복하며 희망을 되찾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이끼의 성장 과정은 우리 일상의 회복을 상징하며, 심리적 회복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디어 아트와 AR 기술의 융합을 통해 현대 예술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지역 예술과 문화유산 보존의 가치를 재조명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예술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연 작가는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무대미술을 전공 수석입학 및 수석졸업한 후, 석사 및 무대미술 전공으로는 한국이 최초로 마이스터슐러를 수여했다. 독일 아우스부륵, 쾰른, 크레펠트, 뮌헨글라드바흐, 브라운슈바이크 주립극장 등에서 10년 이상 활동하며 무대 예술 감독 및 조감독으로 다양한 작품을 연출해왔다.
현대 사회의 물질적 삶을 반영한 독창적인 작품 세계가 펼쳐진다. 이연균 작가의 전시 ‘시간, 비우는’이 경주예술의전당 스페이스2 전시장에서 12월 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마른 솔잎을 일정한 형태로 배열해 화면에 배치하는 독특한 접근 방식을 통해, 변화하는 현대사회 속 물질적 삶에서 자연과 존재를 통해 인간 본연의 모습을 구현하고자 했다. 작가는 관계의 압축을 통해 드러나는 결과물을 통해, 사소한 시간이 만들어낸 진실과 허구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또한, 작가의 20대 시절 습작도 관람할 수 있다. 이연균 작가는 “수많은 시간을 비우는 무심한 자연을 통해 욕망조차 거슬리는 빈 들판의 사색적 잔상을 그렸다. 1980년대 방황했던 청춘 시절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습작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관람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연균 작가는 영남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으며, 개인전 11회와 그룹전 150여회를 개최하며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시습 금오신화문화제위원회는 지난 16일 기림사 경내에서 ‘2024 김시습 금오신화문화제’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문화제는 ‘김시습 금오문화 선양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김시습의 문학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개회식은 기림사 진남루 앞 특설무대에서 진행됐으며, 대금 및 바라춤 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개회선언, 국민의례, 내빈소개, 회장 인사, 환영사, 축사와 함께 7행시 시제가 발표됐다. 매월당 영당에서는 매월당 추향제와 헌다례가 진행됐고, 이후 기림사 주지 영송스님과 박홍식 교수의 학술 발표가 이어졌다. 행사 마지막에는 국악 공연, 시낭송, 연극, 영제시창, 대중가요 공연 및 백일장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7행시 시제는 ‘추모 매월당 김시습’이었으며, 7행시 백일장에서는 문무대왕면의 손수민 씨가 대상을 차지하고, 총 24명이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기림사 매월당 영당에서는 매년 지역 유림들과 성균관유도회 문무대왕지회가 주관하여 추모 향사를 봉행해왔다. 성균관유도회 문무대왕지회장으로 제2대 김시습 금오신화문화제위원회장으로 추대된 김상왕 회장은 “유서 깊은 기림사에서 김시습 금오신화문화제를 개최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 문화제를 계기로 생육신으로 절의를 지킨 매월당 김시습의 충절을 배우고, 청빈하고 차가운 정신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림사 주지 영송스님은 “매월당의 금오신화 작품세계와 초암차 문화는 매월당 금오문화라는 이름으로 엮어 볼 수 있다”며, “금오문화의 연구는 경주문화의 한 획을 긋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불선 삼교 회통의 사상을 가진 매월당의 정신세계는 시대의 통합정신에 부합하며, 경주 문화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락 시의원은 “김시습의 금오신화는 경주만의 일이 아니다. 이번 행사가 더욱 확대돼 전국적으로 문화제로서의 가치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김시습 선생은 한성부에서 태어나 부여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경주 남산에서 작품을 쓰며, 경주를 떠난 뒤에도 내내 경주남산을 고향으로 여긴 분이다. 그를 기리는 마음이 문학이나 공연 등 여러 분야에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