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공간과 이용료가 없어 많은 시민들이 사용하는 서천 둔치 주차장이 매년 행락철이 되면 단체 나들이객들이 버린 쓰레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주차장 한 가운데 쓰레기를 버리고 가더라도 단속이나 제재할 방법이 없어 쉽사리 근절되지 않는 것. 봄, 가을 서천 둔치 주차장에는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들을 태우기 위해 새벽부터 버스가 줄지어 있다. 새벽 일찍 나들이객을 태우고 떠난 버스는 밤 늦은 시간 다시 서천 둔치 주차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버스는 나들이객만 내리는 것이 아닌 그들이 먹고 마시거나 사용한 잡다한 쓰레기들도 내린다. 지난 25일 서천 둔치 주차장 일대를 둘러본 결과 나들이객이 버린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 무더기가 주차장 가운데 자리 잡고 있었다. 일부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담겨 있기도 했지만 주변에 깨진 병들과 정리되지 못한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쌓여 지나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들은 환경정화 활동을 나온 봉사자들이나 시민들이 정리하게 된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쌓여있는 주차장 입구 한 켠도 상황은 좋지 않았다. 분리수거 되지 않은 일회용 용기와 생활 쓰레기가 뒤엉켜 있었기 때문. 서천 둔치 일대를 담당하는 경주시 관계자는 “하천 부지는 여러 부서에서 시설마다 나눠 담당하고 있어 관리가 쉽지는 않다”면서도 “서천 둔치 주차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현수막을 게첩하거나 관광버스 회사 협조 등을 통해 계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행락철만 되면 이곳에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즐겁게 노는 것은 좋지만 깨끗하게 정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시민 A 씨는 “서천 둔치 주차장은 외부인보다 경주시민이 많이 사용하는데 행락철마다 반복되는 모습은 현재 경주시민의 민낯”이라며 “경주시의 적극적인 통제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깨끗한 주차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경주한우가 국내 명품 한우로 인정받았다. 경주 내남면 김근술 농가는 지난 26일 경기도 안성팜랜드에서 열린 제21회 전국한우경진대회 암송아지 부문에서 우수상을 차지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농협경제지주에서 주관한 이번 대회는 1969년 제1회 전국챔피언 대회를 시작으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 한우를 가리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대회는 △암송아지 △미경산우 △번식 1~3부 등 총 6개 부문에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전국 10개 권역별 예선을 통해 총 49마리의 암소가 후보에 올랐다.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18마리의 한우를 수상축으로 선발했다. 시는 지난 2022년부터 품질 개선용 비타민제 및 IOT 기자재를 농가에 지원해왔으며, 브랜드 가치 증대를 위해 홍보비용을 뒷받침해 왔다. 또 기존 가공시설을 증축·신설해 고품질 TMR 사료를 축산농가에 보급해 왔다. 경주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브랜드 참여 농가 증대를 위한 기자재 및 고급육 생산 지원 등으로 품질 경쟁력을 갖춘 경주한우로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청년도전 지원사업은 사회 전반에 걸친 청년들의 구직단념, 은둔·고립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경주와 인근 경북지역은 경주시청년센터 ‘청년고도’가 청년도전 지원사업을 담당해 취업에 좌절한 청년들이 다시 사회로 나올 수 있는 발판을 제공 중이다. 본보에서는 4회에 걸쳐 청년도전 지원사업의 필요성과 단기·중기·장기 교육과정의 대상자와 프로그램 특성을 담당 매니저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다. 마지막으로 이번 호에서는 교육과정을 총괄하는 장재형 선임 매니저와 함께 청년도전 지원사업(청도지 사업)의 2024년 성과와 정말 사회로 나오길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짚어봤다. -편집자 주 청도지 사업의 가장 큰 성과, ‘꿈을 가지다’ 청도지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장재형 선임 매니저는 올 한 해 교육을 통해 여러 성과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그중 손꼽을 수 있는 것은 단연 교육에 참여한 구직단념 청년들이 꿈을 가졌다는 점이다. 장재형 매니저는 청도지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이 참여할 경우 주어지는 회차당 50만원의 참여 수당을 무엇을 위해 사용할지 막연하게 여겼지만 교육을 이수한 후에는 뚜렷하게 사용할 곳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각자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고 말합니다. 비록 큰 돈은 아니지만 청도지 사업을 통해 얻은 것에 ‘투자’를 하고 싶다는 거죠. 어떤 친구는 견문을 넓히기 위해 해외여행에 보태겠다고도 하고, 또 다른 친구는 취업 준비에 사용하겠다, 뒤에서 많은 도움을 준 부모님께 작은 선물을 해드리겠다는 등 꿈을 가지는 청년들이 생겼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가지게 된 꿈이, 바라는 것이 외부에서 볼 때 비록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사회로 나오길 거부하던 모습에서 변화된 것을 바라보는 매니저로서 정말 보람찹니다” 지역 기관과의 연계로, 효과 상승 정재형 매니저는 올해 처음 시도한 경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와의 연계한 대상자 모집도 큰 성과라고 밝혔다. 청도지 사업 대상이 사회와 괴리를 느끼고 밖으로 나오길 꺼려하는 청년들인데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연결해준 청년들은 많은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과정 참여에 소극적이고 부끄러움을 느끼던 청년들이 또래와 함께 교육을 받으며 차차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매니저들에겐 큰 힘이 된다고. “정신건강센터에서 연결해준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아픔이 많은 친구들입니다. 그래서 매니저들도 조심스럽게 접근해 함께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죠. 그 친구들이 조금씩 교육과정을 통해 적극적이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모습을 갖춰가는 과정은 우리 매니저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청도지 사업이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느끼기 때문이죠” 발전하는 청도지 사업 2022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청년도전 지원사업은 올해 또 다른 변화를 겪었다. 참여 청년들이 원하는 교육, 그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교육과정에 포함시킨 것. 장재형 매니저는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해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이 참여도와 효과를 올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청도지 투어 사업이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단순히 청년들이 어디 가고 싶다는 것이 아닌,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면 어떤 것이 좋을지 스스로 생각하고 기획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매니저들이 기획한 프로그램도 좋지만 참여한 청년들이 필요하거나 하고 싶은 프로그램도 아주 효과가 좋았습니다. 청도지 사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사회와 단절된 청년들을 다시 사회로 이끌어내는 것이기에 청도지 투어와 같이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프로그램은 상당히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뤘습니다. 앞으로도 청년들과 같이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생각입니다” 청년, 사회로부터 지원과 응원 필요 경주와 같은 지방 중소 도시들은 인구감소와 함께 청년 유출을 막기 위해 많은 예산과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청년들은 수도권 혹은 대도시로 끊임없이 이동하는 것이 현실이다. 장재형 선임 매니저는 경주에 많은 청년들이 모이고 청년들이 사회로부터 괴리감을 느끼지 않게 하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기성세대의 변화된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이면 성인인데 왜 지원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때때로 받기 때문이다. “간혹 청도지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청년들이 왜 지원을 받냐?’라고 되묻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여러 청년 지원사업이 불필요해 보인다는 것이죠.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했습니다. 사회는 더 치열해지고 청년들이 설자리가 의외로 많이 줄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청년들이 직업 적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죠. 청년들을 사회 초년생으로 보고 올바른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게 기성세대의 부정적인 시각이 아닌 지원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경주시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중심상가공영주차장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주관 위험성평가에서 우수사업장으로 인정받았다. 또 동천동공영주차장은 경찰청 주관 범죄예방 우수시설로 재인증됐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위험성평가는 2차례에 걸쳐 심사하는데 1차 서면심사, 2차는 현장 근무환경 평가 및 근무자 인터뷰를 통한 위험성 발생 요인 여부를 확인한다. 공단이 관리하는 중심상가공영주차장은 위험성평가 실행 수준, 구성원의 참여 정도, 최근 3년간 무재해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재해 발생 수준 분야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공단 창립 이래 단위 사업장 최초로 위험성평가 인증을 획득했다. 또 동천동공영주차장은 경찰청이 주관하는 범죄예방 우수시설로 6년 연속 재인증을 획득했다. 이 주차장은 위급 시 호출이 가능한 비상벨 설치, 체계적인 CCTV 관리 등 안전한 주차장 조성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공단 정태룡 이사장은 “다양한 인증 획득을 통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산림청과 소나무재선충 피해 현황을 점검하고 확산 방지 대책에 나섰다. 임상섭 산림청장을 비롯한 국립산림과학원, 경북도, 산림조합 및 산림사업법인 등 40여명이 지난 19일, 20일 이틀간 감포 오류리 일원을 방문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방제전략에 따라 수종전환, 복합방제 등 다양한 방제 방법을 계획해 체계적이며 순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산림청과 지자체가 협력하면 재선충병 확산을 충분히 막을 수 있으므로 관계기관과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송호준 부시장은 “지자체의 많은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해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2023년부터 피해 확산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며 “국립공원 및 문화재구역의 소나무 보호와 2025년 APEC 정상회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우선적으로 국비 예산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지난 2004년 12월 양남면 수렴리 산2번지 일원에서 최초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 이후 피해증감이 반복되다 지난해부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157억원 예산을 들여 감염목 및 감염우려목 총 13만8639그루를 방제했다. 또 87㏊ 규모로 재선충병 예방 나무주사를 접종했다. 지난 9월에는 감포읍 3197㏊가 소나무재선충병 특별방제구역으로 지정·고시돼 수종 전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는 194억원의 예산을 들여 청도, 영천 등 인근 지역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산내·건천·서면과 남산 등 국립공원과 문화유산이 산재한 지역을 우선 방제할 계획이다.
‘농어촌지역 빈집정비사업’ 내년부터 본격 추진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한 인구감소로 빈집이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경주시가 내년부터 농어촌지역 빈집정비사업에 속도를 낸다. 지난 26일 시에 따르면 최근 ‘경주시 농어촌지역 빈집정비계획’을 결정·고시했다. 빈집정비계획은 지역 내 빈집 문제를 포괄적으로 진단하고, 빈집을 효율적으로 정비·활용하기 위한 전체적인 방향과 추진 전략을 담았다. 이에 따르면 시는 ‘빈집우선정비구역’으로 감포읍 3개리, 건천읍 화천리, 산내면과 안강읍 전체를 선정해 2028년까지 철거 및 정비해나갈 계획이다. 시는 지난 2022년부터 실시한 빈집실태조사를 토대로 훼손 상태 등에 따라 등급을 부여해 정비계획을 구체화했다. 먼저 이들 4개 지역에서 4등급인 23호를 철거 대상으로 결정하고 소유자와 협의할 계획이다. 특히 소유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계획 기간 내 자진 철거할 경우 최대 2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3등급을 받은 47호는 안전펜스 설치 등 필요한 안전관리 조치와 함께 소유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철거할 방침이다. 1·2등급의 빈집은 자율정비를 유도하거나 건축물 기능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재활용 방안으로는 생활기반시설 및 공동이용시설, 임대주택, 외국인노동자 숙소 등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2028년까지 철거, 정비 공익목적 활용 등에 드는 사업비를 8억3900만원으로 추산했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도시재생사업, 농촌주택개량사업 등 정부 사업과 연계해 예산을 마련할 방침이다. 감포읍 3개리의 경우는 어촌뉴딜 300사업, 건천읍 화천리 신경주역세권개발사업, 안강읍은 관광, 개발 등 지역 특성에 맞는 복합사업과 연계 가능하다는 것. 또 산내면은 낙동강수계특별지원사업과 연계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헌득 경주시 주택과장은 “그동안 방치돼온 빈집으로 인해 범죄 및 안전 등의 사회적 문제가 야기돼왔다”면서 “내년 빈집우선정비구역부터 정비를 시작해 각 지역에 맞는 잠재력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농어촌지역이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빈집 정비 왜 필요한가? 빈집을 정비하지 않고 흉가처럼 오랜 시간 방치하게 되면 범죄·안전 등의 문제가 발생해 인근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된다. 또 마을 내 방치된 폐가로 인해 생활 여건이 열악해져 주변의 주민들이 떠나가게 되며, 이는 빈집 확산과 지역 소멸 등의 문제가 지역 전체로 번질 우려가 크다. 특히 지역 내 방치된 빈집 중 대다수가 인구감소 지역에 있어 이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빈집은 소유주의 동의가 없으면 철거가 어려워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다. 빈집 소유주들은 복잡한 소유 관계나 개인사정 등에 의해 자발적인 정비가 곤란해 대부분 빈집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속한 빈집의 증가로 인한 폐해를 더이상 방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경주시는 빈집 문제에 실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빈집 정비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됐다. 경주 농어촌지역 빈집 현황은?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지역 내 빈집은 총 1298호. 단독주택이 1160호(89.4%)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단독 이외의 주택은 138호였다. 이중 농어촌지역인 12개 읍·면의 빈집 수는 915호로 집계됐다. 12개 읍·면 중에서는 건천읍이 137호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안강읍 131호, 외동읍 106호 순으로, 이들 3개 읍이 전체의 40.8%를 차지했다. 또 읍·면지역 빈집을 훼손 등 상태별로 전수조사한 결과 2등급이 500호(54.6%)로 가장 많았고, 3등급 159호(17.5%), 4등급 134호(14.6%) 순이었다.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1등급은 122호(13.3%)로 가장 적었다. 읍·면별로는 4등급은 외동읍이 22호로 가장 많았으며, 산내면 17호, 안강읍 15호 등의 순이었다. 3등급은 건천읍 33호, 산내면 24호, 안강읍 17호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빈집우선정비구역 선정은? 경주시는 빈집 전수조사 결과와 공공사업 연계 등을 고려해 빈집우선정비구역을 감포읍 3개리, 산내면 전체, 건천읍 화천리, 안강읍 전체로 선정했다. 3·4등급의 빈집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전반적인 사회적 문제 야기, 경제 침체, 경관 훼손 정도가 높아 우선 정비대상에 포함했다. 또 공공사업과 지역 관광사업을 연계해 추진 가능한 지역을 우선 정비대상으로 결정했다는 것이 경주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외 지역이라도 문화유산 주변, 도심과 연계가 유리한 역(驛) 등 국가 및 경주시 정책에 따라 선별적으로 우선 정비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여지를 뒀다. 황오동 마을호텔, 폐가정비사업 ‘호응’ 경주에서 빈집을 활용해 ‘마을 호텔’로 변신시킨 사례는 전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황오동에서 빈집을 활용해 조성한 행복황촌 마을호텔 사업이다. 이는 경주시가 지난 2021년부터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으며, 지역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마을 부엌과 게스트하우스 등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 4월 4곳의 빈집이 마을호텔로 변신해 개업했고, 현재 20여곳에서 운영 중이거나 개업을 준비하고 있다. 인구감소로 빈집마저 증가해 침체일로를 걸었던 구 경주역 인근 마을이 마을호텔 등의 사업으로 활기를 찾고 있는 사례다. 또 경주시가 자체 사업으로 추진한 ‘폐가정비사업’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도시경관을 훼손하거나 위생상 유해 등으로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폐가를 철거·정비하는 사업이다. 정비 후 5년 동안 주민들이 공용주차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 빈집의 폐해를 없애고, 주거환경 개선 및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올해 석장동, 안강읍 안강리·양월리 등 3곳의 폐가를 소유주의 동의를 받아 철거하고, 공용주차장과 텃밭 등을 조성했다. 석장동 주민 A씨(67)는 “철거 전까지는 빈집에서 쓰레기와 악취, 여름에는 해충까지 나와 고통스러웠다. 또 야간에는 무서워 골목길을 우회해 집으로 가곤 했다”면서 “경주시에서 정비 후 주차공간까지 마련되니 고통이 사라졌고, 마을 경관도 좋아져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주낙영 시장을 비롯한 경주시 대표단이 지난 14일부터 24일까지 페루를 방문해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경주시 대표단은 2024 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의 리마, 아레키파, 우루밤바 등 주요 도시를 돌며 페루 APEC 연계 회의의 운영 경험을 공유받았다. 이와 함께 경주시의 환경 기술과 관광 자원을 국제무대에 알렸다. 대표단은 이 기간 리마컨벤션센터를 찾아 2024 APEC 페루 정상회의 준비 과정을 참관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해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또 리마 시장과의 만남에서는 도시 간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자리에서 열린 경주 사진전은 각국 대표들에게 경주를 홍보하는 기회가 됐다. 아레키파에서는 빅토르 휴고 리베라 차베즈 시장을 만나 우호 결연 10주년을 기념하며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두 도시의 교육 및 연구협력을 위해 동국대 WISE 캠퍼스와 아레키파 산 아구스틴 국립대는 학술교류 MOU를 체결했다. 또한 산 아구스틴 국립대에서의 경주 성공 개최 기원 사진전은 경주의 문화적 자산과 비전을 각인시키는 장이 됐다. 우루밤바시에서는 로랄드 베라 갈레호스 시장을 만나 페루의 APEC 개최 경험을 공유하고, 친환경 고도하수처리기술인 GK-SBR 공법을 소개했다. 우루밤바 시장은 경주시의 앞선 환경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인근 도시와의 협력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APEC 관광장관회의와 고위관리회의가 열린 땀보 델 잉카 호텔에서 현장을 점검하며 경주 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자료를 수집했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페루 방문은 경주가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중요한 발판”이라며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12월 4일까지 협력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도 상생협력형 내일채움공제 지원사업’ 공모를 시행한다. 상생협력형 내일채움공제는 공공기관이 내일채움공제 기업 부담금의 일부를 지원해 협력사 핵심인력의 장기 재직 및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는 사업이다. 한수원은 2018년~2021년까지 3차에 걸쳐 시행한 공모를 통해 3억원 이상을 지원해 총 52명에게 11억원 이상의 목돈 마련을 도왔다. 이번 공모를 통해 한수원은 2억여원의 예산을 투입, 기업당 최대 4명씩 총 30명을 선발해 1인당 월 12만원씩 총 720만원을 5년간 지원한다.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한 기업의 부담을 덜기 위해 기존 1인당 월 10만원, 총 600만원 지원에서 상향했다. 또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사내벤처 제도 출신 분사창업기업과 중소기업 기술마켓 인증기업으로도 지원 범위를 넓혔다.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상생누리 홈페이지(winwinnuri.or.kr)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하면 된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협력기업의 인적 역량은 곧 대한민국 원전 생태계의 역량”이라며 “한수원은 앞으로도 원전 인력의 역량 향상 지원에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월드가 경상도 지역 최초로 식품안심존으로 조성·운영된다. 시는 지난 26일 경주월드에서 식품안심존 현판식과 식중독 예방 캠페인을 가졌다. 현판식에는 최대원 식약처 식품소비안전국장, 송호준 부시장, 홍진환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인증사업이사, 정원기 경주월드 대표 등이 참석했다. <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 주관으로 진행되는 식품안심존은 위생등급 특화구역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음식점 위생등급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음식점 위생등급 특화구역은 관광지, 복합쇼핑몰, 먹자거리 등 다중이용시설 음식점을 대상으로 일정 지역 20개 이상 음식점 중 60% 이상 위생등급을 지정받아 영업하고 있는 공간을 말한다. 위생등급으로 지정된 업소는 지정증·현판 교부, 홍보, 위생용품 및 기술지원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경주월드 구역 내 일반·휴게음식점 22곳 중 21곳, 95%가 이달까지 위생등급(매우 우수) 업소로 지정됐으며, 올해까지 지정률 100%를 달성할 예정이다. 시는 향후 관광객과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외식 환경 조성을 위해 음식점을 대상으로 위생등급 지정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음식점 위생등급제는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을 대상으로 ‘매우 우수’, ‘우수’, ‘좋음’ 등 3단계로 위생등급을 부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지정 인증제도다. 송호준 부시장은 “이번 식품안심존 조성으로 위생 등급제가 더욱 활성화돼 다른 음식점도 위생등급 제도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2025년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향후 안전하고 깨끗한 외식 환경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울산·포항 해오름동맹 상생협의회가 내년 1월 ‘해오름동맹광역추진단’을 공식 출범하고, 추진단 사무실은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에 두기로 했다. <사진> 경주시를 포함한 3개 도시는 지난 27일 포항 라한호텔에서 해오름동맹 상생협의회 2024년 하반기 정기회를 개최했다. 정기회의에는 주낙영 경주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각 도시 부시장, 실·국장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협의회는 이날 해오름동맹광역추진단 출범 논의, 해오름산업벨트 지원에 관한 특별법 입법 추진 협의, 해오름동맹 상생협력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내년 1월 공식 출범하는 해오름동맹광역추진단은 지난 7월 준비단 성격으로 울산광역시 내 1개 팀 단위로 운영 중이던 조직을 확대 개편하게 된다. 향후 추진단은 울산광역시 기획조정실(국 단위) 내 부서 단위로 구성되며, 사무실은 3개 도시 중간 위치인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에 두기로 했다. 인력은 4급(1명) 단장을 포함해 총 9명(울산 3, 포항 3, 경주 3)의 직원이 배치된다. 추진단은 3개 도시의 공동협력사업 및 특별법 입법 추진 등 상생협력을 위한 공동 협력사업을 맡게 된다. 또 이날 해오름산업벨트 지원 특별법 입법 추진도 논의했다. 3개 도시는 수도권 일극 체제 심화에 따른 지역소멸과 산업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으로 조속한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3개 도시 단체장들은 해오름동맹 상생협력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추진단 출범에 맞춰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특별법의 신속한 제정을 위해 공동 노력하고, APEC 정상회의 등 국제행사 개최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해오름동맹도시의 경제·산업 등 위기 상황에 함께 대응하며, 국회 및 정부 등 현안 건의에 적극 협조하기로 동의했다. 특히 이차전지·바이오·수소산업 등 미래 신산업을 공동 육성하고, 산업과 경제 부문의 교류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 해오름동맹 도시를 산업 수도권으로 조성하기로 약속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앞으로도 해오름동맹의 이상과 목표를 공유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해오름동맹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상생협력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는 고유한 역사와 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해오름동맹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세 도시가 함께 협력해 지역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의대생들의 휴학을 대학 자율로 허용하자 대구·경북권 대학들의 휴학 승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동국대 의대도 조만간 휴학을 승인할 예정이다.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대구·경북권 5개 의과대학 가운데 동국대만 유일하게 휴학을 승인하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지원 특별법안’(이하 APEC 특별법)이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통과했다. 법안 가결을 위한 8부 능선인 법사위를 통과한 ‘2025 경주 APEC 특별법’은 28일 국회 본회에 상정돼 최종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경주 APEC 특별법’은 김석기 국회의원인 지난 8월 30일 대표 발의했다..
경주시가 내년도 본예산 2조250억원을 편성해 지난 21일 경주시의회에 제출했다. 본예산 규모로는 역대 최대로 올해 대비 1250억원(6.5%) 늘어났다.일반회계는 1조7292억원, 특별회계 2958억원이다.시는 국세 수입 감소에 따른 지방교부세 감액에도 APEC 유치에 따른 국·도비 확보 등으로 사상 최대 예산안을 편성했다.불..
소나무와 추억의 숲 소나무를 주제로 작업하는 것은 인내의 과정이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듯, 각 나무가 가진 고유의 얼굴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경주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어린 시절의 기억과 현재를 반영한다. 경주 교리에서 자란 나는 계림숲과 반월성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고, 그곳은 여전히 나를 반긴다. 나는 숲에서 여가를 즐기는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으며, 깡통 로봇을 통해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와 아이를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경주는 나의 고향이자 창작의 원천이다. 나는 이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이 계림의 아름다움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기를 바란다. 김준환 작가 / 페이스북 @hwanartd 세종대 회화과 졸업 신라미술대전 최우수상 외 울산미술대전, 야송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대전, 포항불빛미술대전 등 전국 공모전 다수 입상 개인전 3회, 단체전 다수. 상해국제아트페어, 아트대구 참가
경주시가 다가오는 겨울철을 대비해 지역 전통시장 19곳을 대상으로 주요 시설물에 대한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이번 점검은 지난 18일부터 29일까지 12일간 건축, 전기, 소방, 가스 등 분야별 민관 합동 점검 방식으로 진행된다. 겨울철은 난방용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점포가 밀집한 전통시장은 화재에 취약하다. 지난달 26일 오전 2시 27분경에는 성동시장 내 한 점포의 창고에서 불이 났지만 다행히 시장 상인이 소화기로 초동진화에 성공해 대형 화재를 막았다. 시장 상인의 용기와 신속한 행동이 아니었다면 큰 피해를 입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전통시장은 오래된 건물에다 소방통로가 협소하고, 밀집도가 높아 화재 발생 시 연소 확대가 빠른 구조적인 취약성이 있다. 전열기구 사용이 늘어나는 겨울철에는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비좁은 골목길에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 출동로 확보가 여의치 않아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진화가 어렵다. 따라서 겨울철 전통시장의 안전을 위해서는 면밀한 안전 점검도 중요하지만, 상인들과 고객들이 화재 위험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화재 예방은 단순히 시설 강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전통시장에서 일하는 상인과 손님들이 협력해 안전한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불필요한 전기 소모를 줄이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주의 깊게 관리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전통시장 내 소화기, 화재경보기 등 소방시설이 적절하게 갖춰져 있어야 하고, 정기적인 점검 및 유지·보수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전통시장에서 상인들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화재 예방 교육 및 훈련을 실시해 화재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비상 상황에는 손님들과 상인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같은 화재 예방을 위한 기본적인 관리 방안과 함께 소방안전관리자는 전통시장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모니터링해 화재 예방 및 안전 조치가 잘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다. 화재 예방은 지역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일이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책임이기도 하다. 올해도 화재로부터 안전한 겨울철이 되길 바란다.
겨울 축제하면 사람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곳이 강원도일 것이다. 겨울이 추운 강원도에서 눈과 얼음을 주제로 많은 행사들이 열리기 때문이다. 경주의 겨울은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말 그대로 관광비수기다. 경주에서 연중 열리고 있는 많은 축제들은 대부분 꽃이 피는 봄부터 가을 단풍철까지 집중돼있다. 이 때문에 축제의 분산 개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주시가 경주 사계(四季) 축제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포장마차 축제인 ‘2024 윈터라이트 포차 in 경주’를 열어 주목된다. 비록 한겨울은 아니지만 겨울 축제의 첫 시도라는 점에서 신선하다. 한겨울에 열리는 겨울 축제는 주관하는 기관·단체나 축제장을 찾는 방문객들도 추위 때문에 어려움이 있고, 또 성공을 담보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지역경제가 가장 얼어붙는 시기에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다면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상기온으로 과거와 같은 겨울 혹한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겨울철에도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축제나 이벤트를 사계절 이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겨울철 관광비수기에는 성이나 절, 신사 등 평소 공개되지 않은 문화유산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개방하면서 관광객을 유인하고 있다. 경주 역시 신라 천년의 문화유산들이 즐비한 가운데 석굴암 본존불 등 평소 들어가지 못하는 곳을 겨울철 한정된 시간에 개방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 관광지 입장료 할인과 같은 이벤트 등도 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경주만의 색깔을 입힌 겨울 축제 하나쯤은 만들어야 할 것이다. 신관광브랜드를 만들어 경주의 이미지를 높이고 겨울철 지역 경기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고려해볼 일이다. 특히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준비하는 경주가 국내를 넘어 아시아, 세계로 나아가는 국제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의 아이디어를 모았으면 한다.
경주시가 국제 마이스(MICE) 관광도시 메카로 거듭나고 있다. 2015년 화백컨벤션센터를 개관한 이래, 2022년 연말엔 이 화백컨벤션센터와 보문관광단지 일원이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선정되었다. 이어 올해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선정되었다. 빠른 세월에 10년이면 비교적 짧은 시기라 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회의산업의 메카로 자리잡는데 이 10년의 기간 동안 집약적인 노력이 있었다. 그간 마이스 산업의 인프라 확충뿐만 아니라 세계 물 포럼, UN NGO 컨퍼런스, 세계원자력국제대회 등의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제회의 도시로서 위상을 정립해 왔다. 더불어 지난해 12월 공공기관 2곳, 집적시설 12곳과 함께 ‘경주 국제회의복합지구협의체’ 구성을 시작으로 지역 내 호텔은 물론 박물관, 미술관 등과 지속적으로 교류해 왔다. 이렇듯 회의도시의 위상을 정립하려는 치열한 최근의 노력과는 별개로 천년고도이자 오랜 관광도시인 경주가 회의산업도시로 거듭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하겠다. 바로 마이스 도시의 첫걸음을 뗀 컨벤션센터의 이름이 ‘화백’이라는 점에서도 그 역사적 연유를 살펴볼 수 있다. 영어의 약칭으로 HICO라고도 불리지만, 이 화백이라는 명칭이 회의산업과 제도를 가리킬 만큼 우리의 전통과 국가의식을 대변해 준다고 하겠다. 명칭을 보면 화(和)는 조화시킨다는 뜻이며, 이는 회의 참석자인 귀족들의 의견을 수렴 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백(白)은 아뢴다는 뜻이다. 화백회의는 신라의 정치제도로 만장일치제 귀족회의였었다. 요컨대, 화백회의란 주요 귀족세력의 뜻을 조율하여 이를 왕에게 아뢰기 위한 회의를 의미한다. 귀족들의 회의 기구로, 상대등이 귀족 세력의 대표자로서 수상 역할을 하며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는 여러 명의 귀족 대표가 한 자리에 모여 국가의 중대사를 의논했다. 화백회의의 의장인 상대등은 귀족 세력과 왕권 사이에서 권력을 조절하는 기능을 했다. 화백회의는 만장일치제도로 1215년 마크나 카르타(권리장전) 이후의 영국의회와 유사한 점이 있다고도 한다. 만장일치제를 채택한 국정을 논하는 회의제도는 세계적으로 유사한 제도를 찾아봐도 매우 드물게 일찌기 시행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 이렇듯 무엇보다 한국 고유의 전통을 이은 경주시가 회의도시로 거듭나는데 시비를 논할 수 없는 역사적 명분이 확보된 데다 더구나 MICE는 관광을 함축적으로 포함하는 하나의 산업으로 오랜 관광도시를 재건하고자 하는 시대적 당위성도 있다. 회의산업을 포함하는 MICE는 이 ‘관광의 시대’에 꼭 필요한 ‘산업’이기도 하다. 바야흐로 국민 누구나가 관광에 참여하고 이제 관광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익숙하다. 그만큼 관광이 일상화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관광은 경험치가 강하여 개별성이 짙다. 따라서 관광에 참여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저마다의 의견을 낼 수가 있다. 그만큼 일반 관광은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고 개별성이 짙어 전문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상화된 관광을 포함하면서 또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산업이 MICE이다. 또한 온 국민에게 일반화된 관광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전시회의 산업(MICE : 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hibition)이다. 이 관광의 시대에 각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다 전문적이고 특히 관광을 포함한 산업적 영역이 확보된, MICE야말로 미래 관광도시에 최적인 까닭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MICE는 전문성이 확보된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작금의 관광의 시대에 관광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관광의 긍정적 효과라 할 수 있는 지역 경제의 활성화와 지역사회의 발전이라는 결실도 얻을 수 있다. 당면한 2025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무난하게 개최한다면 경주시는 MICE를 포함한 국제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정립할 것으로 기대한다. 화백컨벤션센터가 개장하면서 전시회의산업도시의 위상을 정립하려는 10년의 노력이 더해져, 2022년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선정되면서 그간 MICE도시로서 인프라 확보에 중점을 뒀다고 하겠다. 2025년 APEC회의는 회의개최에 따른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기회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세월의 노력에 몇 배의 노력이 더하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쪼록 2025년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하길 바라면서, 경주시가 장차 MICE하면 화백(和白)이 동시에 떠오르는, 천년고도 관광과 관광산업도시로 거듭나길 바라마지 않는다.
2025년은 경주시가 ‘2025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경상북도가 ‘2025 경북 방문의 해’를 선포하는 특별한 해이다. APEC 참가자와 국내외 관광객의 증가에 대비해 경주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며, 특히 관광지 최일선에서 관광객을 맞이하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문화관광해설사는 문화유적지, 관광명소 등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문화유산 및 관광자원 전반에 대한 해설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원봉사자이지만, 단순한 자원봉사자로 치부하기 어렵다. ‘걸어 다니는 문화재’, ‘민간 외교관’, ‘지역 홍보대사’ 등으로 불리며, 그들의 사회적 가치와 영향력은 매우 크다. 문화관광해설사와 유사한 역할이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으로 도슨트나 큐레이터이다. 이들은 문화관광해설사와 마찬가지로 전문적인 교육과 자격을 갖추고 현장에서 관광객을 맞이하는 서비스 전문가로서 태도가 중요하다. 한편 문화관광부에서 2001년 문화유산해설사 양성 및 활용 사업 계획 수립 이후, 2020년 10월 기준, 전국 문화관광해설사는 6253명으로 집계되었지만, 이 중 실제 활동 중인 인원은 3366명이다. 2024년 7월 현재, 경상북도 문화관광해설사 395명 중 경주시 문화관광해설사는 총 59명(한국어 32명, 영어 10명, 일본어 10명, 중국어 7명)으로, 이는 경상북도 내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다. 이들은 경주 내 17개소에 상시 배치되어 활동 중이다. 경주시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매년 문화관광해설사 모니터링과 친절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 해설사들을 중심으로 해설매뉴얼 표준화 초안 작업을 시작해 2022~2023년 전문가 감수를 거쳐 완성된 표준매뉴얼을 토대로 2024년 모니터링을 시행했다. 이어서 11월 말 진행되는 친절교육은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와 문화관광해설사들의 역할 및 글로벌 매너 등의 교육과정을 구성하여 운영될 계획이다. 경주시의 문화관광해설사 모니터링은 전문가와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 평가를 격년제로 시행하며, 매년 문화관광해설사들을 대상으로 해설콘텐츠와 서비스에 대해 평가를 수행한다. 참고로, 미스터리 쇼퍼는 사전교육을 받은 평가자가 관광객으로 가장해 서비스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서비스업계에서 널리 활용된다. 본 칼럼에서는 올해 전문가 평가를 수행하면서 발견된 몇 가지 문제점을 중심으로 개선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해설사들의 가치와 중요성에 비해 관광지에서 이들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그것은 이들이 착용한 일반인 복장의 유니폼으로는 일반 관광가이드와 구분이 되지 않는 점이다. 호텔이나 항공사 등 유니폼을 입는 관광업계에서 유니폼은 직원으로서의 신분을 확실하게 알리고 대표한다는 자긍심을 주는 역할을 한다. 경주시는 문화관광해설사들이 경주의 정체성을 담은 유니폼을 착용해 이들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문화관광해설사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간대별 한 차례 해설서비스를 진행하는데 대부분 이들은 해설사의 집 내부에 있어 요청이 들어오지 않으면 해설사의 집 밖을 나오지 않는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도슨트처럼 정시 알림 종을 활용해 관광객에게 해설서비스를 제공하는 적극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 ‘에밀레종’과 같이 경주를 상징하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주목시킬 멋스러운 종을 울린다면 관광객 몰이를 할 경주만의 상징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셋째, 해설사들은 각자 다른 문화재 사진이나 참고자료를 넣은 개인 파일북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태블릿이 일부 유적지에 배포가 되었으나, 해설사들에게 개별 지급되지 않아 활용도가 매우 낮다. 동일한 문화재 사진이나 참고자료를 업로드한 태블릿이 개별로 지급된다면 해설사들이 해당 문화재와 다양한 관광자원에 대해 더욱 정확하고 깊이 있는 해설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경주를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경주시 문화관광해설사는 2025 APEC 정상회의를 맞이하여 APEC에 대한 이해 및 글로벌 매너 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전문교육을 통해 자질향상과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위의 개선방안을 실천한다면, 경주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더욱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시민과 관광객이 늘어나고, 경주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한층 더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첨성대 기능에 대해서 이런 주장도 있다 첨성대(瞻星臺)는 글자를 풀이해 보면 ‘볼 첨(瞻)’ ‘별 성(星)’으로 별을 관찰하는 건축물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첨성대가 천문대라는데 의심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첨성대가 과연 천문대였는가에 대해서는 소수이기는 하지만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가장 먼저 첨성대에 대해 현대적인 해석을 한 사람은 일제강점기 조선기상관측소에서 근무했던 일본인 와다유지(和田雄治)였다. 그는 1910년 ‘조선관측소 학술보고’의 ‘경주 첨성대의 설’에서 첨성대는 그 위에 목조 가구물을 세우고 혼천의 같은 관측기를 설치했던 천문대였으리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1917년 ‘조선고대관측기록 조사보고’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하였다. 우리나라 학자인 홍이섭도 ‘조선과학사’에서 신라에서는 독자적인 천문관측을 하고 있었으며 그 증거로 경주 첨성대를 들 수 있고 이것은 현존하는 동양 최고의 천문대라고 평가했다. 박동현도 첨성대가 개방식 돔 형태를 가진 천문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첨성대에 대해 처음으로 정확히 실측하고 연구한 사람은 1962년 당시 국립경주박물관장 홍사준이었다. 그는 첨성대 안으로 사람이 들어가 27단의 내부에 반듯이 누워 중천을 쳐다보며 관측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리고 첨성대가 개천설(중국 주나라 때의 우주관으로,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 하여 천원지방이라고 표현)에 의거하여 백제인이 세운 신라 천문대라고 보았다. 이와 같이 첨성대가 천문대라는 견해는 8·15해방 전부터 1960년대까지 정설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후 상설 천문대가 아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첨성대의 기능에 대해서는 조선 말기 이전까지도 천문대, 즉 천문관측을 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으나, 이후에 이단자(異端者)들은 현존하는 첨성대가 평지(平地)에 있다는 것과 첨성대 자체의 구조상 그 위로 오르내리는 통로가 매우 불편하다는 점 등으로 이설이 제기되어 어떤 이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단이라고 하고, 또 국방과 관련하여 봉화대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혹은 상징적인 달력 건축물이라고 하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설과 이견이 속출하고 있다. 물론, 이런 설에 대하여 종전의 전통적인 입장에서 첨성대는 천문현상을 관찰했던 곳이기 때문에 『삼국유사』에서도 첨성대를 점성대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주장도 있다. 첫째, 첨성대가 규표(圭表)를 중심으로 한 다목적관측대일 것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개방식 돔으로 관측하기에 불편한 내부구조를 근거로 상설 천문대로 보기 어려우며 백제인들이 주비(周髀)의 법(개천설과 동일)에 따라 세웠을 것이라는 주장, 둘째, 이와 비슷한 견해로 첨성대가 실제로 관측에 사용된 것이 아니며 다만 수학 및 천문학에 관한 당대의 권위서였던 주비산경(周髀算經, 중국의 천문 수학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축조한 상징적인 탑이라는 주장, 셋째, 첨성대는 천문관측과는 관련이 없으며, 다만 불교의 우주관인 수미산의 모양을 본떠 만든 제단이라는 주장이 있고, 끝으로 첨성대는 넓은 의미의 천문대로 평가하면서도 겉모양은 불교의 수미산을 따랐으며, 토속적 신앙에 따른 농업 신인 영성을 숭배하기 위한 제단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대체로 종전의 전통적인 입장인 천문대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창문 양 기둥 아래에 사다리를 걸치기 편하게 홈을 판 흔적이 있고, 그 안쪽에도 사다리를 걸치기 편하게끔 튀어나오게 끼워 넣은 석재들이 있다. 이렇게 사다리를 통해 꼭대기까지 올라가 천문을 관측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대 정치와 사회에서 역학(曆學)은 여러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농업 위주의 고대사회에서 기상의 관측은 실용적인 면으로 중요함은 물론 종교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옛 사람들은 일월성신(一月星辰)의 움직임으로 국가의 길흉을 점치기도 하였다. 나라의 일관은 이런 면에서 중요한 임무를 가졌던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일식과 월식은 민심에 미치는 영향이 컸으며 이를 예언하기 위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했다. 따라서 동양의 고대 사기(史記)에는 여기에 대한 기록이 특히 면밀하다. 『삼국사기』의 기록도 예외가 아니었으니 일식과 월식에 대해서 빠짐없이 기록됨은 물론이고 일부 기록 내용은 중국 측 사서보다 더욱 정확하다. 경주 하동에 있는 민속공예촌 내의 신라역사과학관에서는 경주의 왕경복원도 및 첨성대의 구조와 천문관측 방법 등을 축소 모형과 그림으로 재구성하여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다.
우리 한국인들은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차고 넘친다. 야구나 축구 등 외국과 겨루는 국제 대회를 보면 무슨 말인지 안다. 한국어에 대한 자부심은 또 어떻고. 지금 전국이 “아파트~ 아파트~”로 시작되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를 흥얼거린다. 한국인들이 즐기는 술 게임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었다가 대박을 친 노래라고 한다. 인터뷰 진행자가 아파트(APT)가 혹시 아파트먼트(apartment)를 말하는지를 묻자 여가수는 “아니, 아파트(apatue)!”라고 교정해 줬단다. 끝의 음을 길게 빼는 한국인 특유의 발음 그대로 말이다. 이건 한국인 영어니까 한국인처럼 발음해야 해 하는 느낌이랄까. 문득 예전에 미국인들이 ‘맥도널드’를 일본인처럼 ‘마꾸도나루도’라고 발음하던 게 기억난다. 이게 소프트 파워(soft power)다. 이런 상황이 적어도 한국을 방문한 외국 사람들 눈에는 이해하기 어려울 거다. 한국인들의 영어 공부에 대한 집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 학원 버스를 쉼 없이 오르내리는 모습은 일상이다. 자기 몸통만 한 가방을 멘 채 오늘 배운 영어 표현을 마중 나온 엄마한테 자랑한다. 단어 한두 개를 발음하던 애 입에서 어느새 문장이 줄줄 흘러나오면 엄마 얼굴은 만족감으로 환해진다. 아이들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길 바라는 만큼 영어학원 건물은 높아만 간다. 학령인구의 감소와는 상관없는 현실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영어 공부를 멈추질 않는다. 능숙한 영어는 승진이나 보다 나은 직업을 보장해 준다. 이처럼 영어가 든든한 취업 보증수표로 취급받다 보니 영어를 쓸 일 없는 평범한 회사원에서부터 대기업 회장에 이르기까지 영어에 매달린다. 급기야 영어 발음을 좋게 해주는 수술(설소대절제술: lingual frenectomy)을 해주는 의사도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하고 있다. 턱과 혀를 잇는 부분을 절개하면 혀가 좀 더 위로 말려 올라가서 영어 발음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런 터무니없는 수술 없이도 서구권에서 자란 한국인들 영어는 완벽하다. 괴상망측한 모습은 이게 다가 아니다. 중학교에서 영어를 처음 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대학교 학비 수준의 영어유치원이 즐비하다. 학원마다 미국, 영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한 출신의 원어민 선생님들이 있고, 미국식 악센트에 대한 수요가 많아 영국인 선생님도 미국식 발음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소수이긴 하지만 영국식 악센트가 좀 더 지적이고 고급지다(?)는 이유로 선호하기도 한다. 원어민 선생님에 대한 수요가 많다 보니 “숨 쉬고 있는 백인이기만 하면 언제든지 채용”된다는 어느 원어민 강사의 인터뷰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여전히 학교 수업은 의사소통 능력보다 문법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학원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학원 생태계도 묘한 게 한국답다. 학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영어를 잘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상급반으로 올려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학원 운영자도 더 난해한 단어와 긴 지문으로 구성된 레벨 시험으로 기존 학생들은 통제하고, 신규생들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서 충성스러운 고객으로 만든다. 부모와 학원도 물론이거니와 학생들도 자기 수준보다 훨씬 어려운 지문과 씨름하다 보면 엄마 잔소리를 안 들어서 좋다. 가수 싸이 덕분에 이제 빌보드 같은 유명 차트엔 한국어 가사 그대로인 노래(아니면 한국어와 영어가 섞여 있는)들이 제법 많다. 반가운 소식이다. 걸그룹 멤버들은 오래전부터 자신의 목소리로 한국어를 가르쳐왔다고 한다. “말 편하게 해요”, “우리 서로 말 놓자” 등의 표현도 배울 수 있다고. 외국 팬들은 이런 방식을 ‘돌민정음(아이돌이 가르쳐 주는 훈민정음)’이라고 부른단다. “한국어를 배울 수 있게 한 하이브 에듀(방탄소년단 소속사의 자회사)는 정말 창의적이야!”, “블핑(블랙핑크)이 가르쳐준다니 한국어가 재밌겠는걸” 같은 댓글에서 한국어를 알고 배우고 싶어 하는 그들의 열망을 읽는다. 이처럼 연예인들이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배경에는 외국어를 배우는 그들의 건강한 태도도 한몫한다. 어차피 언어는 소통하기 위한 도구이니까. 하지만 한국에서 영어는 정치적이고 계급적이다. 누구나 영어는 잘하고 싶어 하지만, 설령 잘해도 혀를 왜 저렇게 굴리냐? 눈치 주는 곳이 한국이다. 우리 아이들 눈에 안 튀게 하려고 그 비싼 영어유치원엘 보낸 건 아니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