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15일 현곡면 소재 요양병원 내 입원환자 11명 등 모두 1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이곳 요양병원에서는 지난 8일 간호사인 1065번 환자를 시작으로 13일 8명, 15일 11명의 입원환자 등 모두 20명이 확진됐다. 9일 확진된 1065번 환자의 남편을 포함하면 21명이다. 경주시는 요양병원 내 확진자..
경주에서 14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일일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지난 5일 이후 9일 만이다.전날 경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60~80대 입원 환자 8명을 비롯해 모두 9명이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병원 내 집단감염이 우려됐다. 그러나 이날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방역당국이 안도의 한숨을 ..
삼릉 솔숲 삼릉, 솔 숲에 눈을 맞춘다 그대 그리워 왔다고 찬란한 햇살 속에서도, 자욱한 안개 속에서도, 언제나 변함없는 묵직함이여 삼릉, 솔 숲에 나를 안기운다 붓 끝으로 너를 만난다 그리움, 솔 숲 사잇길로 숨어든다
정부가 내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의 방역체계 전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백신 2차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현재 정부는 위드 코로나 진행을 본격화하면서 백신 접종자와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관리 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며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백신패스 도입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백신 2차 접종률이 기대치만큼 높아지는 이달 말 경에 위드 코로나에 대한 전반적인 방향을 공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시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에 따르면 최근 경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 596명 중 무려 557명(93.46%)이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았거나 한 번만 맞은 ‘백신 미접종자’인 것으로 조사돼 백신 2차 접종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예방접종추진단은 경주지역에서 확진자가 증가하기 시작한 지난 7월 15일부터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이달 8일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 수는 총 596명으로 집계됐다고 했다. 이 중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2주가 지났는데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른바 ‘돌파감염’ 사례는 39명(6.54%)인데 반해 같은 기간 백신을 단 한 차례도 맞지 않았거나 1차 접종만 완료한 ‘백신 미접종자’가 557명에 달해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현재 접종이 진행 중인 10~40대 연령층에서 402명(67.45%)이, 또 아직 접종 대상에 포함조차 안 된 10대 미만 연령층에서 41명(6.88%)이 확진된 것으로 집계돼 집단면역을 위해서는 이들도 백신을 꼭 맞아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경주지역은 10월 들어 지역 내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는 백신 2차 접종률이 올라가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정부도 백신 2차 접종자를 중심으로 일부 방역조치를 완화하는 조치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사적모임 제한이나 영업시간 제한 등에 대해서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체계 전환도 예고했다. 따라서 경주도 백신 2차 접종률을 더 높여야 한다. 13일 0시 현재 경주지역 백신 2차 접종률은 59.65%다. 70%까지 올리기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 지난해 3월 코로나 확진자가 처음 발생했던 경주는 1년 7개월여 동안 반복되는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서민경제 큰 위기에 처해 있으며 시민들도 극심한 피로감이 빠져 있다. 이제 위드 코로나시대를 앞두고 있다. 위드 코로나에 하루라도 빨리 도달하기 위해선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백신 2차 접종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본격적인 농작물 수확기가 되면서 농기계 안전사고가 늘어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농기계 안전사고로 이송된 환자는 433명에 달했으며 이 중 20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으며 부상도 413명이나 나왔다. 특히 수확이 시작된 9월에는 사망 2명, 부상 38명 등 40명이 농기계 안전사고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사고 발생 농기계 기종별로는 경운기 15명(75%), 트랙터 5명(25%)이며, 연령별로는 80대 8명(40%), 70대 7명(35%), 60대 4명(20%) 순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사유는 농기계 사용 증가와 작업자 고령화로 인한 기계조작 미숙에 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촌지역의 고령화에 따른 농기계 안전사고가 인명사고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농기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농기계 사용 행동요령을 준수하고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경주는 농촌지역이 넓고 고령자가 많아 농기계 안전사고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경주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농민들의 농기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각별히 관심을 갖고 위험요소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 우선 농민들은 농기계 사용에 대한 정해진 행동요령을 적극 준수해야 한다. 농기계 사용 전에 농기계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고 작업 복장과 보호 장구를 꼭 착용해야 한다. 음주운전은 절대해서는 안 되며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 교차로 신호를 준수하고 농기계 등화장치(반사판) 설치, 농기계 동승 금지, 논밭 출입 시 주변 안전 확보 등을 생활화해야 한다. 농촌지역에는 대부분 고령자가 많아 작은 사고라도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사고 유형에서도 나타났듯이 농기계 사고 대부분은 부주의 등 인적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사고예방을 위해 운전자 스스로 안전 수칙을 준수하고 농기계 조작 전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하는 것만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60~70대가 어디 노인인가. 왜 잉여인간이 되어 놀려고만 하지? 새로운 인생지도를 그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8년에 이미 전체인구에서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14%를 넘어서서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2040년대가 되면 국민 3명중 1명이 노인일 거라고 전망한다. ‘노인국’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 평균수명은 늘어나고 낮은 출산율은 회복 기미가 보이질 않으니 우리사회의 고령화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늙어야 노인 아닌가. 아직 멀쩡한데 잉여물품 내놓듯이 함부로 노인들을 쏟아내고 있다. 건강한 6070세대를 노인 취급하면서 노인이 넘쳐나는 세상이라고 하니 어이없다. 우리 사회는 한창 일할 수 있는 이들을 왜 ‘잉여인간’ 취급하는가? 스스로도 한창 나이에 노인이라고 생각하고 뒤로 물러나 쉬려고만 하니 노인이 많은 세상이 되는 것 아닌가. 예전보다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사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 오랫동안 굳어 있는 노인 기준연령을 위로 끌어올려야 한다. 65세를 80세쯤으로 하면 어떨까? 80세가 넘어도 신체와 정신이 건강하다면 노년이라 부르기 어렵다. 늙기도 전에 가만히 앉아서 밥상을 받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의존적 존재의 노년보다 여전히 성장하는 노년이 좋다. 우리는 새로운 인생지도를 작성해야 한다. 이모작 인생을 개척하는데 두려움을 느끼거나 주저할 필요는 없다. 한번 추수를 했다고 다시 추수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는가.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인간의 평균수명은 근세기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최대수명은 오랜 인류의 역사에서 큰 변동이 없다. 조르주 미누아가 지은 《노년의 역사》에서 기술한 예전의 인간 수명을 참고해 보자.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솔론은 80세, 디오게네스는 90세, 제논은 98세, 데모크리투스는 100세까지 살았다고 한다. 구약성서에 따르면 모세는 120세, 아론은 123세, 여호수아는 110세에 죽었다고 한다. 당시 인간의 최대수명은 오늘날과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평균수명은 오늘날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B.E. 리처드슨이 그리스인 2.022명의 묘비명을 기초로 분석한 결과 60세까지 살 수 있는 확률이 10% 정도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인 55.48%가 25세 이전에 사망함으로써 결국 평균수명은 25세가 채 되지 않았다. 영아 사망과 질병과 전쟁 등으로 조기 사망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불과 1세기 전까지만 해도 인류의 평균수명은 40대를 넘지 못했고, 반세기 전만해도 60세 정도였다. 하지만 이젠 80세를 넘어 100세를 넘보고 있다. 점점 인류의 평균수명이 최대수명에 근접해 가고 있다. 이젠 한 번 태어나기만 하면 특별한 사고가 없는 한 최대수명 가까이 산다. ‘인생 뭐 있나!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라는 말은 요즘 세상에 맞지 않는다. 인생 잘 살아야 한다. 요즘 욜로가 대유행이다. 욜로(YOLO)는 ‘인생은 한번뿐이다(You Only Live Once)’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따온 말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니 현재를 즐기란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을 허덕이지 말고, 지금의 나에 대한 투자와 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란다. 욜로는 젊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지만, 사실은 중년을 넘어선 사람들에게 더 공감이 가는 말이다. 먹고 살길 찾다보니 눈코 뜰 새 없이 일만하고 남은 건 자식들과 삭아버린 자신의 얼굴뿐. 인생은 한 번뿐인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욜로가 중시하는 것은 현재의 행복이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에 충실 하라는 뜻의 카르페 디엠(carpe diem)처럼 말이다. 하지만 유행병처럼 떠다니는 욜로에 감염되어 헤어날 줄 몰라서는 곤란하다. 현재의 자신에 모든 것을 탕진해버리고 미래를 포기하기에는 여생이 너무 길다. 욜로만 챙기는 것은 인생을 너무 허망하게 할 위험이 크다. 80~100세까지 삶을 유지한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젊은 시절에만 철학을 하고 나이 들어서는 하는 일 없이 그냥 지냈을까? 그들의 인생은 오히려 후반기에 빛났고 더 의미 있는 일을 했다.
최근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와 함께 경제적 이익 창출만으로는 지속가능한 기업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인식하에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Environmental, Social and Corporate Governance: 이하 ESG)와 같은 비재무적 활동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2006년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FI) 및 유엔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가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과 함께 유엔책임투자원칙(UN PRI)을 발표한다. 이때 ESG 투자에 대한 개념이 제시된다. UN PRI 서명 기관은 2021년 초 기준 3,634개이고 이는 2019년 상반기 대비 53% 증가한 수치로 최근 들어 기관 투자자의 ESG 고려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 지속가능투자연합(GSIA: 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전 세계 ESG 투자 규모는 약 40조 5000억 달러(약 5경5000억 원)에 이른다. 도이치은행(Deutsche Bank)은 2030년까지 ESG 투자 규모가 130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ESG는 비재무 정보이지만 글로벌 투자사, 연기금 등에서 회사에 투자할 때 회사의 평가 지표로 활용된다. 과거에는 기업 가치를 측정하는 방식이 주로 성과와 재무 상태를 분석한 것이었다. 그러나 환경 및 사회 문제와 거버넌스에 대한 기업의 대응이 기업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으로 ESG 투자는 글로벌 트랜드가 되었다. 자본주의·시장경제 체제에서 기업의 영향력 증대와 함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되기 시작한 것이다. ESG는 현재의 재무 상황만으로는 보기 어려운 미래 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데 ESG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SG의 세 가지 관점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그것은 첫째, 환경(E)이다. 이산화탄소(CO2) 배출감소, 폐수로 인한 수질 오염 개선, 바다의 미세 플라스틱 등의 환경 대책. 재생 에너지 사용 및 생물다양성 확보 등이 과제로 포함된다. 둘째, 사회(S)적 과제 대응으로서 양질의 노동 조건 및 성평등과 같은 직장 내 인권 조치, 다양성, 일과 삶의 균형, 아동 노동 문제, 지역사회에 공헌 등이다. 셋째, 거버넌스(G)로서 비즈니스 성과 악화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부패, 위험 관리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며, 법률 및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다. 기업의 민주적인 조직문화, 노동자와의 평등한 관계, 지역사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현재 ESG의 표준 정의는 없다. 따라서 여러 평가 조직의 재량에 따라 평가 지표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ESG는 기업이 위험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 나가는 다양한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CO2 배출을 삭감하기 위해 전기 자동차 개발에 주력하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신의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하는 것도 ESG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ESG와 SDG는 펀더멘탈(Fundamental) 즉, 경제의 기초, 기반이라는 차원에서 유사하다. 최근 몇 년 동안 두 개념은 유사하고 연결된 개념으로 인식되고 동시에 관심을 끌고 있다. SDGs는 2015년 9월 유엔이 작성한 지속가능발전목표다. 2001년에 공식화된 MDGs(새천년개발목표)의 후속작으로 2030년까지 달성할 17개 글로벌 목표를 제시한다. SDGs는 지속가능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모든 국가, 지역 및 기업 목표를 제시한다. ESG는 SDGs에 명시된 목표를 경영 전략에 통합함으로써 기업 가치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이 SDGs·ESG 경영에 참여함에 따른 자체 기대 효과는 네 가지로 요약된다. 그것은 기업 이미지 향상, 사회문제 대응력 강화와 지역사회 공헌, 기업의 생존전략. 새로운 사업 기회의 창출이다. 기업이 ESG 과제에 참여하는 것은 투자 위험 관리이자 환경과 사회 전체에 이익을 향상시키는 것과 같다. 이는 SDGs가 목표로 하는 환경이나 빈곤 문제의 해결, 공정사회 만들기, 기업과 대학의 파트너십강화로 이어진다. ESG 환경 변화에 따른 중소기업 보호, ESG 참여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SDGs·ESG 활성화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가이드라인 제공, ESG 교육 및 인식 확대, ESG 위험 발생 상황 대응 긴급 지원 창구 마련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의 지속가능경영에 유인 기제를 제공해야 한다. 일례로 구체적 목표가 될 수 있는 벤치마크 제시, ESG 성과 제고를 위한 정책금융 공급, ESG 데이터 관리를 위한 오픈 플랫폼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창언 경주대 교수, 한·중·일 SDGs 비교전공
내일은 결혼식 최정례 신발을 나란히 벗어놓으면 한 짝은 엎어져 딴생각을 한다 별들의 뒤에서 어둠을 지키다 번쩍 스쳐 지나는 번개처럼 축제의 유리잔 부딪치다 가느다란 실금 엉뚱한 곳으로 방향을 트는 것처럼 여행 계획을 세우고 예약을 하고 짐을 싸고 나면 병이 나거나 여권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가기 싫은 마음이 가고 싶은 마음을 끌어안고서 태풍이 온다 태풍이 오고야 만다. 고요하게 자기 눈 속에 난폭함을 숨겨두고 내일은 결혼식인데 하필 오늘 결혼하기 싫은 마음이 고개를 쳐드는 것처럼 - 아이러니의 연속이 만들어낸 생 세상의 모든 일이 순조롭게만 진행된다면 ‘인생이라는 극장’은 상연되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불연속과 우연이 기실 우리 생을 결정한다. 과연 우리 뜻대로만 된 일이 있었던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과의 만남은 계획대로 이루어진 결과인가? 내 신분은? 아니 오늘 당장 일어날 일들은? 아무도 확신하며 대답하지는 못할 것이다. 시인은 그게 다 마음의 작용이라고 일갈한다. “신발을 나란히 벗어놓으면/한 짝은 엎어져 딴생각을 한다” 엉뚱하고 생뚱맞은, 그러나 수긍하지 아니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신발이 딴 생각을 할 리는 없는 것. 당연히 신발은 우리 두 마음의 표상이다. 시인의 비유는 유쾌하다. 이곳저곳을 오가는 시공간의 확장과 디테일은 시인이 얼마나 활달하고도 유연한 상상력을 가졌음을 가졌는가를 확인하게 한다. 때로는 “어둠을 지키다/번쩍 스쳐 지나는 번개”로 확대되어 엇갈림을 이야기하다가, 절정의 순간 “축제의 유리잔”에 그어진 “가느다란 실금”을 발견하고, 나중엔 생의 반려를 결정하는 신성한 혼례의 날에 이르기도 한다. 그것은 다 우리 안의 두 마음의 부딪침, 충돌 때문이다. 시인은 그런 마음의 회오리를 태풍이라 말한다. 여행을 예약하고 짐을 싸면 꼭 “가기 싫은 마음이/가고 싶은 마음을 끌어안고서/태풍”은 오고야 마는 것이다. 우리는 알고 보면 저마다 태풍의 눈 같은, 눈 속 고요 속 “난폭함을/숨겨”고 있다. 마음의 한 그림자는 꿋꿋한데 또 한 그림자는 막 일렁인다. 두 가닥으로 뻗어가는 그 마음의 무늬 중 어느 것이 진정 내 마음에 가까운 걸까? “내일이 결혼식인데 하필 오늘/결혼하기 싫은” 그림자가 막 점령하는 내 마음의 작용은 천사가 한 것일까? 악마가 한 짓일까? 언제쯤 나는 내 몸 속 두 마음을 찬찬히 바라보게 되는 것일까?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인생은 작은 아이러니의 연속이 만들어낸 연극이라고, 햇살이 막 중얼거리고 지나가는 것이 보이는 가을 오후다.
독일의 어느 시인은 ‘네 영혼이 고독하거든 산으로 가라’고 했다. 필자는 젊은 시절, 지금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오지만, 당시에는 자기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낄 때가 많았다. 그럴 때는 집을 나와 산을 오르곤 했다. 땀을 뻘뻘 흘리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산을 올랐다 내려오면 마음이 안정되곤 했다. 그래서 남산을 비롯한 구미산, 단석산, 오봉산, 토함산 등을 수십 번을 오르고, 경주를 벗어나 태백산, 소백산, 한라산, 설악산, 지리산 등 국내의 유명한 산은 물론 금강산도 오르고 중국을 경유하여 백두산을 두 차례나 올랐다. 최근에는 걷기 열풍이 불면서 걷기 명소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해외 걷기 길로는 천주교 성지를 찾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널리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의 제주올레길이 유명하다. 니체는 ‘진리는 호외에서 착상된다’고 했다. 필자는 마음이 언짢을 때, 쓰고자 하는 글의 실마리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언제든지 집을 나와 걷는다. 걷다 보면 머리가 맑아지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러다 보니 경주시에서 지정한 경주걷기길은 거의 걸어보았다. 경주시에서는 신라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둘레길 10곳을 지정하고 있다. 이를 경주 걷기 길 10 Pick이라고 하는데 경주 숲길 10 Pick, 경주 야경 10 Pick, 경주 걷기 길 10 Pick, 지식 채우기 10 Pick, 일출 & 일몰 스팟 10 Pick, 여름 경주 힐링 스팟 20 Pick, 신라인의 숨결 경주 둘레길, 경주 빵지 순례 10 Pick, 경주 캠핑 & 캠크닉 10 스팟 등 여러 유형의 둘레길을 조성하였다. 이 중에서 신라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10개의 둘레길이 있으니, 신라 이후의 경주 역사를 잇는 경주읍성길, 자연에 안긴 역사의 향기 선덕여왕길, 신라 문화의 중심지인 신라왕경길, 마음을 틔우는 보문호반길. 주상절리의 절경 파도소리길, 바다와 마을에 안긴 정겨움이 넘치는 감포깎지길,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기림사 왕의 길,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토함산바람길, 천년 신라의 이야기를 만나는 동남산 가는 길, 신라의 시작과 끝을 따라 걷는 삼릉 가는 길이 있다. 이 둘레길에서 선덕여왕길의 일부가 명활성 가는 길이다. 경주의 수많은 길 중 눈맛이 가장 시원한 길이 이 길이다. 진평왕릉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여기서 200여m를 가면 ‘명활성 가는 길’ 이정표가 있다. 여기서 명활성까지는 1.6Km이다. 농수로를 가운데 두고 동쪽 길과 서쪽 길이 있는데 서쪽 길로 가야 한다. 시선을 산쪽으로 돌리면 최근 지은 전원주택이 으리으리하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보문들과 저멀리 경주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봄에 벚꽃이 필 때면 꽃길이 된다. 군데군데 쉼터와 포트존 등이 설치되어 있다. 이 길의 중간 지점에 명활산 등산로 이정표가 있다. 그런데 이 등산로는 정상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등산로를 따라 한참을 오르면 갈림길이 있는데 왼쪽 길은 명활성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보문 이씨 마을에 이르게 된다. 출발 지점에서 명활성까지 천천히 걸으면 25분 쯤 걸린다. 한때 이곳에는 왕이 머물기도 했으며 반란군의 본거지이기도 했다. 647년(선덕여왕 16) 왕은 병세가 회복 불능 상태였다. 그래서 자신의 사촌 여동생인 진덕여왕을 후계자로 정하였다. 정월에 비담과 염종 등이 반란을 일으켰다. 비담은 상대등으로 왕을 제외하고는 최고의 권력자였다. 반란을 일으킨 무리들은 ‘여주불능선리(女主不能善理)’를 기치로 내걸었다. 즉 여왕은 선정을 베풀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였다. 그때 반란군의 본거지가 바로 이곳 명활성이었다. 난을 일으킨 며칠 뒤 한밤중에 월성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졌다. 비담 측은 왕이 크게 패해 망할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렸다. 김유신 측은 심리적으로 위기에 몰렸다. 김유신은 허수아비를 만들어 불을 붙이고 커다란 연에 매달아 날려 보냈다. 마치 지난밤 떨어진 큰 별이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이에 반란군의 사기는 크게 꺾이고 결국 김유신 등에 의해 반란이 진압되었다. 주모자인 비담을 베고 연루자 30명을 죽였다. 이 와중에 선덕여왕이 죽고 진덕여왕이 즉위하였다. 선덕여왕의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이 없는데 반군에 의해 시해됐다는 설, 자연사설, 반란의 충격으로 인한 쇼크사설 등의 주장이 있다.
모처럼 아들이랑 미장원엘 갔는데 가게 문이 닫혀 있었다. 다른 가게로 갔다. 같은 학교 교복 입은 여학생도 안 보이고 대기자도 한 명뿐인데 거기는 또 싫단다. 집에 가자는 녀석을 겨우 내 오랜 단골집으로 이끌었다. “고구마는 어디가 비싸고, 누가 쌍꺼풀 수술을 했는데 완전 새 사람이 됐고…” 오늘도 사장님은 머리를 매만지며 온 동네일에 간섭 중이었다. “학생, 우애 해주꼬?”라는 사장님의 말에 아들은 “알아서 해주세요.” 한다. 녀석이 귀찮을 때 잘하는 표현이다. 신문을 보고 있던 나는 ‘그러면 후회할 텐데’ 싶었다. 잠시 후 고개를 들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녀석이 소중(!)하게 지켜온 앞머리 삼분의 일이 사라졌다! 그 밑에서 흔들리는 작은 눈이 슬퍼 보였다. “앞이마가 훤해 여자 친구들한테 인기 많겠네!” 사장님의 너스레에도 녀석의 눈은 불만에 차 이글거린다. 아들이 주문한 ‘알아서’는 사장님의 ‘알아서’와 너무 달랐던 것이다. 어릴 적 내 눈에 어머니는 손대중으로 대충대충 요리를 하셨던 것 같다. 손으로 쥐어보고 들어 보고 또 눈으로 어림으로 헤아리는 눈대중으로 말이다. 없는 재료로 뚝딱 만들어내던 그 음식은 또 얼마나 맛있었는지... 알아서의 음식 버전이 눈맛이고 손맛이다. 그때는 그런 동네의 숨은 요리 고수들이 참 많았다. 그들의 자긍심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 TV 요리 프로그램의 등장이다. 감(感)과 경험치로 만들어내던 잡채가 이제 마른 당면 200g, 소고기 채끝살 125g에 양파 1/2개, 카놀라 오일 4 숟갈… 하는 식으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시어머니 스타일이 저물고 며느리 스타일의 공식 등장이다. 수치화·표준화로 누가 요리를 하든 일정한 맛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는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음식의 다양성이랄까 숨은 고수들의 비법은 아쉽게도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마치 한 시대의 기준이 새 시대로의 전환을 막아버리는, 오히려 장애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주관성이 배제된 표준화가 반드시 좋은 건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김치는 유네스코(UNESCO)에 등재된, 즉 세계가 인정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판소리(2003), 아리랑(2012), 씨름(2018)만큼 자랑스러운 한국 먹거리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환호할 만하다. 하지만 ‘김장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2013년)’로 등재 범위를 한정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역적으로나 계절적으로나 김치는 그 다양성이 생명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지역별로, 계절별로 생산되는 채소가 다양하다. 그 위에 양념의 종류, 그 배합 비율이나 숙성 방법도 다양하다. 같은 지역이라도 집집마다 생산과 전래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300여 종류 이상으로 풍성하고 두터운 김치 문화 이면엔 다양한 손맛 그 화려한 변주가 자리 잡고 있다. 가령 봄에는 봄동이나 얼갈이김치가 맛있다. 한국의 여름은 무척 덥기 때문에 수분이 부족해지기 쉬워 여름은 시원한 열무나 오이소박이 김치가 제격이다. 침대가 아니라 김치야말로 과학이다. 가을에는 고추나 깻잎, 쪽파 김치가 훌륭하다. 총각김치나 고들빼기도 빠질 수 없다. 겨울에는 양념을 넉넉하게 쓴 김장김치를 먹는다.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보충에 제격이다. 김치로 대표되는 우리의 ‘손맛’ 정신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게 얼마 전 도쿄 올림픽이다.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우리나라 안산 선수는 러시아 선수와 세트 점수 5-5 상황까지 몰렸다. 이제 마지막 한 발로 승패를 결정하는 슛오프(shoot-off:연장전)다. 그 중요한 순간에 안선수는 주문을 외웠다고 한다. '쫄지 말고 대충 쏴.'였다. 알다시피 그까이꺼 ‘대충’ 쏜 화살은 금메달이 되어 되돌아왔다. 이번에는 남자 양궁 단체전 결승. 9점 이상만 쏘면 금메달이 확정되는 상황이다. 팀의 맏형 오진혁 선수는 마지막 활을 쏘면서 바로 “끝!”이라고 외친다. 과녁에 화살이 박히기도 전에 끝이라니! 손끝은 이미 메달 색깔을 알았던 모양이다. 누가 뭐래도 우리는 손맛의 민족이고, 양궁은 그 사실을 아홉 번 연속으로 증명해내고 있다.
뉴코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송재용 단장은 중학시절 본 ‘대장 부리바’가 명화로 기억되기도 하지만 요즘처럼 정치권 인사들의 비뚤어진 자식 사랑과 자식들의 파행이 끓임 없는 시기에 정치인은 물론 사회 고위층 인사들이 반드시 보고 반성할 영화로 꼽는다. “그렇지 않습니까? 장관이건 국회의원이건 제 자식들 일이라면 물불 안가리고 비리를 저지르고 재벌 자녀들은 또 얼마나 부도덕한 짓을 많이 합니까? 아버지들이 자식들을 제대로 훈육하지 못한 탓이지요. 대장 부리바였으면 그런 자식들을 어떻게 했겠습니까?” 송재용 단장이 ‘올곧은 아버지’로 꼽는 영화 ‘대장 부리바’는 코사크라는 용맹한 부족을 다룬 우크라이나 작가 니콜라이 고골 (Nikolai Vasilievich Gogol, 1809 ~ 1852)소설 ‘타라스 부리바(Taras Bulba)’를 1962년에 J. 리 톰슨(J. Lee Thompson) 감독이 영화로 만든 것이다. 대장 부리바 역에는 율브리너, 아들 안드레이 역에는 미남 배우 토니 커티스가, 안드레이를 파멸로 이끈 미모의 나탈리아 역에는 당시 19세였던 크리스티나 카우프만이 출연했다. 송재용 단장은 중학교 시절 영화도 영화지만 크리스틴 카우프만이 얼마나 예뻤던지 그 이름을 평생 잊지 못할 정도였다고 술회한다. 영화는 16세기 오스만터키가 동남부 유럽과 중앙아시아를 누비던 시절 폴란드와 연합해 터키를 물리치던 용맹한 코스크 부족장 부리바의 전투로 시작된다. 엄청난 사람과 말이 투입된 전투 장면으로 인해 영화 초반부터 극적인 재미가 듬뿍 발산된다. 코사크 족의 분투로 터키를 물리치지만 폴란드는 코사크마저 퇴치하기 위해 부리바 군단의 뒤통수를 친다. 이에 격분한 부리바는 폴란드와 전쟁을 선포한다. 두 아들을 폴란드에서 공부시킨 부리바는 아들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특히 문무겸전한 큰 아들 안드레이를 지극히 아끼고 그와 격투를 즐길 만큼 스스럼없다. 그러나 이 아들이 적군의 공주인 나탈리아와 사랑에 빠지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초원의 보족인 코사크라는 이유로 천대받던 안드레이는 폴란드의 귀족 처녀 나탈리아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연적인 알렉스 대위를 살해하게 되고 안드레이와 그의 동생은 탈출을 감행, 부리바에게 돌아온다. 전쟁이 시작되고 코사크는 폴란드군을 제압하고 드브르 성을 포위한다. 이 때 안드레이는 성안에 있는 나탈리아를 만나기 위해 잠입했다가 불행히도 잡히고 만다. 적과 내통한 것으로 인정된 나탈리아가 화형에 처할 위기에 처하자 안드레이는 연인을 구하기 위해 성 밖, 코사크 족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소떼를 끌고 올 것을 약속한다. 안드레이가 반역행위를 하던 도중 이를 발견한 아버지 부리바는 아들에게 마지막 선택권을 주지만 안드레이는 나탈리아를 향해 등을 돌린다, 순간 울려 퍼지는 총성과 가슴에 총을 맞고 즉사하는 안드레이! 코사크 족은 결국 폴란드를 물리치지만 나탈리아는 들판에 쓰러져 있는 안드레이의 주검을 끌어안고 오열한다. 소설은 부리바가 결국 폴란드의 군단에 의해 전쟁 중에 장렬히 전사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영화는 부리바가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것으로 매듭 짓는다. 이 영화는 얼핏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우크라이나 판처럼 보이고 한편으로는 황산벌에서 맞선 신라 지도층의 선택과도 비교된다. 공통점은 조국을 배반한 낙랑공주가 아버지의 손에 죽임을 당했고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 신라 귀족들의 아들들인 화랑 관창과 반굴 등이 스스로 전장에 나가 목숨을 바쳤을 만큼 조국에 대한 아버지들의 사랑이 비정하리만치 강건했다는 것이다. “그만큼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자기 자식을 위한답시고 서류를 위조하고 학교에 억지로 입학시키고 공권력을 막아 마약한 아들이나 음주운전한 아들을 감싸는 짓은 하지 말아야지요. 재벌 자녀들의 갑질도 마찬가지고요. 책임 있는 지도자나 올바른 경제인이라면 그래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송재용 단장은 영화 속 부리바의 반만큼이라도 우리 사회 지도자들이 본 받기를 기대한다며 대장 부리바를 정치인들이 인생 영화로 삼아야 한다고 추천했다.
가을은 수확과 추수의 계절, 곳곳에 곡식이 여물고 온갖 과실이 탐스런 빛을 낸다. 사과, 배, 감, 대추, 밤은 가을의 대표적 먹거리이자 제사상을 지키는 접신(接神)의 과실들이기도 하다. 이런 과실과 달리 가을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또 하나의 숨은 열매가 있으니 그게 바로 꿀밤, 도토리다. 도토리는 생각보다 종류가 많다. 흔히 참나무과에 속하는 큰 키의 활엽수들이 도토리를 맺는데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등이 참나무과 수종이다. 나무의 형태는 도토리의 모양이나 나뭇잎의 모양을 보고 아는데 잎이 밋밋하고 도토리에 털이 달린 상수리 나무와 굴참나무가 잎이 굴곡진 다른 참나무류들과 구분되는 정도고 다른 참나무들은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도토리는 사람이 먹기에는 떫은맛이 강해 그냥은 먹을 수 없어서 주로 말려서 가루를 낸 다음 이것을 우려내고 쪄서 묵으로 만들어 먹는다. 애초에 사람이 쉽게 먹을 수 없게 만들어 것은 이게 사람보다는 다람쥐나 청설모 등 설치류 동물들의 먹이에 적합하도록 만든 자연의 배려이기도 할 것이다. 지난 10월 11일, 권원수 씨의 페이스북에는 황성공원에 걸린 현수막이 실렸다. 다람쥐를 위해 도토리를 양보하자는 현수막이다. 그런데 막상 황성공원에는 도토리 줍는 분들이 많았다고 안타까워한다. 심지어 눈에 띄는 도토리만 줍는 것이 아니고 비를 무릅쓰고 막대기로 낙엽이나 풀까지 뒤집으며 도토리를 주워 볼썽 사나왔던 모양이다. “아지매요 꿀밥 줍지 마이소” 보다 못한 권원수 씨가 한 마디 한 모양이다. 여기에 돌아온 대답에 씁쓸한 웃음이 난다. “꿀밤 안 줍고 도토리 줍는데요!” 다람쥐를 위해 경주시가 일부러 현수막을 치고 도토리 저금통까지 만들어 놓았는데 정작 도토리 줍는 사람들 눈에는 그런 게 띄지 않는 모양이다. 따지고 보면 도토리묵은 먹거리가 귀한 시절의 궁여지책이다.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사람을 위한 먹거리가 풍족해진 세상이 되었고 더구나 황성공원은 경주가 아끼는 시민의 휴식처다. 다람쥐에게 도토리를 양보하면 귀여운 다람쥐들의 공원을 활보하면서 도토리묵보다 훨씬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2021년 3월 어느 날 경주소방서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심근경색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가족들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의뢰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소방서에서는 교육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난해 아버지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당황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사연을 듣고 감염관리 후 교육을 진행하였다. 최근 소방안전교육의 확대로 일반인들도 심폐소생술 교육의 기회가 많아지고, 능력도 많이 향상되었다. 그렇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눈앞에서 사랑하는 가족이 쓰러지면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된다. 심정지의 경우 쇼크증상을 동반하고 경우에 따라 구토, 배뇨, 배변들을 동반한다. 이럴 때 침착하게 의식을 파악하고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인의 경우 대부분 패닉 상태로 초기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3월에 교육을 신청한 사연 역시 어머니께서 먼저 발견하고, 아들에게 전화하여 ‘119’의 전화번호를 물어봤다고 한다. 이 사연을 소방안전교육 수업에 이야기하면 교육생들의 웃음을 유발하지만 막상 나에게 이런 일이 발생하여 패닉 상태에 빠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공황발작 영어로 ‘패닉 어택(Panic Attack)’이다. 미국 불안우울증협회(ADAD)는 공황발작 증상으로 13가지 종류가 있다고 했다. 이 13가지 종류 중 4가지 이상의 증세를 보인다면 공황발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1.두근거림, 심장박동 수 증가 2.땀나는 것 3.떨림 4.호흡곤란 5.질식감 6.흉통 7.복통 8.현기증 9.냉각 또는 열 감각 10.손발 저림 또는 감각 없음 11.현실감 상실 12.통제력 상실 13.죽음에 대한 두려움 이 패닉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 좋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태평양 신경과학연구소(Pacific Neuroscience Institute) 정신과 의사 메릴(Merrill)은 ‘패닉어택이 신체의 교감신경계를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싸움이나 비행반응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이는 불쾌한 상황이기에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은 게 자연스러운 반응이나 육체적으로 해롭지 않고, 대부분 10분 이내에 끝난다고 한다. 이런 증상완화 방법으로 메릴(Merrill)은 깊게 호흡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공황발작이 일어나는 동안 신체에 느긋한 느낌을 내는 부교감 신경계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좋은데 천천히 깊게 숨을 들이 마시는 것은 부교감 신경계를 활성화시키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만약 갑작스런 사고를 당하거나 사고를 목격했을 때, 흥분한 누군가를 보호해야 할 때는 ‘한숨으로’ 떨림을 완화하고, 상황 해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늘도 현장에서 응급환자를 만났을 때 환자가 떨고 있다면 “숨을 깊게 들여 마시고, 천천히 내 뱉으세요!”라고 말한다. 여러분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경북과 전남은 두 정당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이유로 현안 사업들이 정쟁에 휘말리기 일쑤였다. 그러다보니 발전은 느리고 인구는 줄어 나란히 지방소멸위기에 몰리게 됐다. 동병상련에 처한 두 지역이 함께 성장하려면 무엇보다도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필자가 국회의원 시절 영호남 국회의원들을 규합해 ‘동서화합포럼’을 결성했던 이유다. 동서화합포럼은 2014년 1월과 3월에 각각 김대중,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경북과 전남 국회의원 20여명이 함께 생가에 모여 두 분의 영정에 꽃을 바치고 마당에 이팝나무와 홍매화 나무를 심었다. 이를 취재하려고 수십 명의 기자들이 몰려들고 일부 종편 채널에는 생방송으로 보도됐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당시 구미에서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장을 만났다. 그는 대통령의 유품을 비롯해 많은 자료들을 가지고 있는데 보존하거나 전시할 곳이 없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해 11월 동서화합포럼은 경북도와 전남도를 함께 초청해 국회에서 합동 예산 설명회를 가졌는데 두 지역을 잇는 88고속도로 확장공사를 조기에 끝내고 김 대통령 고향인 하의도에 연육교를, 박 대통령 생가 인근에 역사자료관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그로부터 7년여가 흘러 지난 9월 28일 구미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이 개관됐다. 2014년에 뿌린 씨앗이 시도민들과 공직자들, 국회의원과 도의원, 시의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과 생가보존회, 언론인 등의 노력을 업고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로써 박정희 대통령의 유품 5649점을 비롯한 6600여 점의 자료가 보존되고 전시되게 됐다. 이제라도 박 대통령의 생애와 업적, 참뜻이 후손들에게 전해지는 공간을 마련한 것은 참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역사자료관 건립 과정에서 심한 갈등을 겪어야 했던 점은 안타깝다. 오천년을 고통 받았던 배고픔으로부터 국민을 해방시킨 대통령의 업적을 우리는 제대로 기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외국에서 그를 더 존경한다. 중국 개방을 이끈 등소평과 싱가폴의 발전을 이룩한 이광요 수상 등도 박정희 대통령을 높이 평가했었다. 박 대통령이 추진한 새마을운동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빈곤퇴치 모델이 되어 세계 정상들이 우리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내며 세계에서 가장 눈부신 성공을 거둔 나라다. 박정희와 김대중의 역사는 대한민국 성공 시대의 양 날개였고 영남과 호남은 그 근거지였다. 혼란했던 시대에 혼신의 힘을 다해 대한민국을 밀어 올렸던 지도자들을 더 이상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하되 자유와 풍요와 민주를 누리고 사는 우리는 그들에게 감사하고 그 가치를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 나감으로써 영원한 생명력을 부여해야 한다. 이제 박 대통령 생가 주변에 역사자료관과 새마을 테마공원이 마련된 만큼 대한민국 근대화의 정신과 업적을 자랑하고 우리의 영웅을 기리는데 앞장서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완성되면 지역을 찾는 수많은 외국인들이 꼭 방문하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 역사 관광의 성지로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역사자료관 건립의 계기가 된 상생과 협력의 정신을 새겨 호남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동서화합과 국민대통합을 선도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레만 호수로 가는 길 우리는 7월 25일 오후 프랑스와 스위스에 걸쳐있는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레만 호수에 도착했습니다. 이 호수는 일명 제네바 호수라고도 하며 자그마한 도시인 몽퇴르 시가지를 지나갑니다. 맑고 아름다운 풍경에 파란 하늘과 초록 산허리가 어우러진 자연 환경에 입이 벌어졌어요. 순간 40여 년 전 KBS1 TV 에서 방영한 한운사 선생의 각본인 연속극, ‘레만호에 지다’가 생각이 났습니다. 한국 전쟁 때 헤어진 남북한 부부의 애틋한 사연을 주제로 한 연속극으로 이곳에서 촬영 한 것인데,레만호를 보는 순간 ‘와~’하고 탄성이 절로 나왔어요. -유명한 휴양도시 몽퇴르 호반 산책 인구 2만정도의 작은 휴양도시로 포도가 많이 생산되는 곳입니다. 레만 호수를 끼고 약 16km의 산책로가 이어있어 대부분의 관광객은 이 코스를 걷게돼요. 호반 동서로 아름다운 주택들이 강을 바라보고 서있고, 호수 가에는 여기저기 거위들이 몇 마리씩 무리를 지어 꺅꺅거리며 헤엄쳐 놀고, 강에는 보트들이 한가로이 떠다녀요. 유람선도 도시와 강과 산으로 돌며 관광객을 실어 나르고요. 호수 건너편에는 프랑스의 산들이 둘러있어 호수를 사이에 두고 하늘과 산, 도회 그리고 강물이 그림처럼 어울러 보여요. 호수라기보다 70여km의 길이에 그 강폭이 커서 마치 큰 강과 같은 느낌을 주어요. 산책로 중간쯤에는 다양한 예술 조형물들이 여기저기 서있는 데, 특히 록 클럽의 대부(代父)인 ‘프레디 머퀴리’의 동상이 오른 손을 번쩍 들고 호수를 향해 서있는 게 눈에 띕니다. 이 호반도시를 무척 사랑하고 이곳에서 생활하며 많은 노래를 작곡했다고 해요. 7월 중순이면 이 동상 중심으로 시행되는 째즈 페시티벌 축제가 유명한데, 그래서인지 요즘에 이곳에 관광객들이 많이 모인다고 합니다. -레만호의 시옹성(城) 관광 몽트뢰에서 호반 산책로를 따라 동쪽으로 4km 정도 가면 ‘시옹성’이 있어요. 매년 평균 35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9C에 지어진 중세 시대 고성입니다. 거대한 암반위에 세워진 성으로 2개의 원형 벽, 25채의 건물, 3개의 정원으로 되어있어요. 꼭데기가 여러 개의 원추형으로 생긴 성인데, 그간 와인저장소, 지하 감옥, 중세 상인들의 통행세 수금소 등의 역할을 했었다고 합니다. 병사 숙소와 성주 숙소와 예배당, 감옥이 있으며 제네바의 종교 지도자, 보니바르가 4년간 수감된 곳이기도 해, 영국시인 ‘바이런’이 이곳에 들러, 이를 주제로 ‘시옹성의 죄수’라는 시를 지어 남기기도 했답니다. -시옹성 주차차장에서 생긴 일 시옹성 구경을 하는 동안, 주차장에 세워둔 차안에 둔 짐이 도난당하는 황당한 일이 생겼어요. 렌트카 우측 유리창이 박살이 나고, 짐 가방 2개가 없어졌어요. 더욱 우리를 당황하게 하는 건 가족 여권 4개가 짐 따라 없어졌다. 이곳에 간간히 생기는 집시들의 소행이라고 합니다. 경찰이 현장에 나와 조사를 하고 한국대사관에 연락, 상황신고와 여권 발급 신청을 했어요. -주 스위스 한국 대사관에서 여권 재발급 한국대사관은 스위스 수도 ‘베른’에 있어요. 이튿날 대사관을 찾았습니다. 숲속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었으며. 정문 우측기둥에 ‘대한민국 대사관'이라 적혀있었고, 하늘에는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또한 정원에는 울긋불긋한 무궁화가 피어있어, 여정에 지친 우리의 심란한 마음을 품어 안아 주었어요. 여직원이 신분 확인, 사진입수, 본국 조회 등 한나절 동안이나 점심을 거르면서까지 여권 발급에 최선을 다해주었어요. 맡은 직분에 충실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진정한 공직자상을 보았어요. 새로 만든 여권 4개를 넘겨주며 정문까지 따라 나와 배웅해주는 그녀의 배려에서 진한 동포애를 느꼈습니다. 정문을 나서는데 무궁화는 더없이 아름다워 보였고 창공에 휘날리는 태극기는 무한히 평화롭고 멋져보였습니다. 오랜만에 한국인임이 자랑스럽고 내 조국 대한민국에 감사했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전국 최고 수준의 청소년수련시설 경주 화랑마을의 명품 체험프로그램 국궁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화랑정신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국궁체험은 올해 3월부터 매주 토요일 일반 방문객을 대상으로 운영돼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것. 국궁체험은 지난해 10월 4주 동안 시범운영을 거치며 참가자들의 선호도 조사 결과 10점 만점에 전체만족도 9.9점, 재방문의사 10점으로 나온 바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해 현재까지 누적 체험자가 938명에 이르며, 체험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 5월 8일에는 하루 77명(전체 이용가능인원의 97%)이 이용하는 등 관심이 뜨거웠다. 이 같은 호응은 화랑마을 국궁체험만의 특별한 운영방법이 큰 역할을 했다. 타 체험장처럼 단순한 활쏘기 체험이 아니라 자격증을 가진 전문 국궁 강사가 우리나라의 활과 화살, 명궁의 역사 설명 후 활 쏘는 방법을 교육하고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체험을 하려면 화랑마을 홈페이지에서 체험하고자 하는 날짜(토요일)의 주중(월~금)에 예약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화랑마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화랑마을 관계자는 “국궁체험을 통해 쏜 화살이 시원하게 과녁에 명중하는 짜릿함을 느껴보길 바란다”며 “아울러 화랑마을 페이스북에서 진행하는 국궁체험 이벤트에도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경주 황남동 고분군에 아름다운 가을꽃과 조형물로 단장한 정원을 조성,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경주시는 8일부터 17일까지 황남동 고분군 일원(구 황남초 맞은편)에서 ‘소곤소곤 이야기 속 경주 황금정원 나들이’라는 주제로 도시원예전을 열고 있다. 원예전이 열리는 장소에 시는 다채로운 가을꽃 조형물과 포토존 등을 조성했다. 또 야간조명을 설치해 밤에도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즐길 수 있게 준비했다. ‘황금정원 나들이’는 단순한 꽃 전시가 아닌 스토리가 담긴 테마 정원을 비롯해 도시원예 작물 전시,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 등으로 다양하게 꾸며졌다. 신라설화정원, 도시원예정원, 시민 정원 콘테스트, 유관기관 정원 등 4개로 구성한 것. 신라설화를 소재로 한 황금빛 정원으로 꾸며진 신라설화정원은 다양한 가을꽃으로 연출돼 시민과 관광객들의 힐링공간으로 사랑 받고 있다. 도시원예정원은 지역 주요 농산물인 사과와 토마토, 수박, 멜론, 고추, 딸기 등 텃밭정원으로 조성됐다. 또 다양한 작물을 직접 볼 수 있는 전시부스도 마련됐다. 이 정원은 어른들에게 어린 시절 향수를 떠올리게 하고, 아이들은 즐겨 먹는 농산물이 어떻게 자라는지 관찰할 수 있게 꾸며졌다. 시민정원 콘테스트는 시민들이 참여해 직접 정원을 꾸미는 행사다. 이 행사는 아름다운 도시 조성을 위한 정원문화 확산과 원예사 양성을 목적으로 실시된다. 콘테스트에는 시민 24개 팀이 참가해 조경전문가의 교육을 거쳐 4㎡ 가량의 작은 정원을 꾸몄다. 이 정원들도 방문객들에게 공개된다. 유관기관 정원은 이들 기관들의 지원으로 꾸며졌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한국수력원자력은 상생별빛정원을 조성했고, 인근 포항시는 포항정원을 조성해 다채로운 정원 조성에 힘을 보탰다. 이외에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가 도시원예정원 조성에 흑미·적미 등 유색미와 콩·팥·조·수수 등을 포함 8가지 밭작물을 후원하는 등 지원이 이어졌다. 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하에 행사를 진행한다. 개막식과 체험 프로그램은 취소했으며 관람장소도 외곽펜스가 없는 자유 관람형으로 조성했다. 행사장 내에 안내요원들을 배치해 관람객들이 밀집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행사장 곳곳에 아름다운 꽃과 다양한 포토존을 조성해 방문객들이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마음을 아름다운 꽃 정원에서 힐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 황금정원 나들이 행사는 지난 2019년 처음 개최돼 2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등 성황리에 막을 내린 바 있다.
경북도는 지난 8월 30일부터 지역 내 모든 안전관리주체가 참여해 실시하는 2021년도 국가안전대진단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지금까지 전국체전 경기장 107개소, 노후시설물, 교량, 산사태위험 지역 등 총 점검대상 1704개소 중 현재까지 1215개소(공공 624, 민간 591)를 점검 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올해 국가안전대진단의 실효성 있는 점검을 위해 6일부터 20일까지 2주 동안 22개 시군(울릉군은 자체점검)의 점검 완료 시설(88개)을 대상으로 현장을 재방문해 이행실태를 점검할 방침이다. 현장 확인점검은 국가안전대진단 실시의 전반적인 적정성을 평가하고 점검결과를 바탕으로 미비시설에 대한 사후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을 살펴 볼 예정이다. 주요 점검 사항은 전문가 참여ㆍ첨단장비 활용 여부 등 대상시설에 대한 안전 검검의 적정성 확인, 점검결과 안전조치 여부 등 안전점검 결과에 대한 이력관리 등이다. 지난 9월 영덕시장의 대형화재를 비롯해 안전 분야에 취약한 전통시장의 국가안전대진단 현장점검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12일 영양시장을 방문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전기·가스·소방 등 각종 설비의 안전관리 실태와 9월 실시한 국가안전대진단 시 지적된 보행로 전선 노출 등 전기 및 소방 분야에 대한 안전조치 여부와 안전관리계획을 확인했다. 김중권 경북도 재난안전실장은 “전통시장은 소상공인들의 생계 터전으로 더욱 세밀하고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국가안전대진단을 형식적인 점검이 아닌 결과에 대한 빠른 피드백으로 안전조치와 관리로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경북소방본부(본부장 김종근)는 지난 13일 수확철 농기계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농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농기계 안전사고로 이송된 환자는 433명(사망 20명, 부상 413명)이며, 수확이 시작되는 9월에 40명(사망 2명, 부상 38명)이 발생했다. 사망사고 발생 기종별로는 경운기 15명(75%), 트랙터 5명(25%)이며, 연령별로는 80대 8명(40%), 70대 7명(35%), 60대 4명(20%) 순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사유는 농기계 사용 증가와 작업자 고령화로 인한 기계조작 미숙에 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사고 예방을 위해 농기계 사용 행동요령을 준수하고 안전 수칙을 준수와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농기계 사용 행동요령은 △농기계 안전점검 △작업 복장과 보호장구 착용 △적절한 휴식 △음주운전 엄금 △교차로 신호 준수 △농기계 등화장치(반사판) 설치 △농기계 동승 금지 △논밭 출입 시 주변 안전 확보 등이 있다. 김종근 소방본부장은 “농기계 사고 대부분은 부주의 등 인적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사고예방을 위해 운전자 스스로 안전 수칙을 준수하고 농기계 조작 전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아시아인들의 흥겨운 온라인 음악축제 ‘2021 아시아송페스티벌’이 경주에서 열렸다. 경주시는 지난 9일 화랑마을에 마련된 무대에서 2021 아시아송페스티벌을 비대면 공연으로 개최했다. <사진>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경북도, 경주시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했다. 방송은 SBS미디어넷이 맡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경주에서 개최된 ‘아송페’는 2004년부터 이어져 온 아시아 대표 음악축제로 K-POP을 비롯해 아시아 정상급 가수들이 공연을 통해 국경을 넘은 문화교류를 이어 오고 있다. 음악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화합하는 아시아 문화교류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공연에는 NCT DREAM·브레이브 걸스·뱀뱀·펜타곤·에버글로우·AB6IX·위클리·오메가엑스 등 K-POP 스타들을 비롯해 중국·일본·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베트남 등 6개국의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해 아시아인들이 함께하는 축제로 펼쳐졌다. 공연은 ‘아송페’ 홈페이지와 유튜브 공식 채널, THE K-POP 유튜브 채널, 네이버NOW, 네이버V LIVE, 네이버TV, U+아이돌Live 등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15일 SBS, 17일에는 SBS FIL, SBS MTV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아울러 ‘2021 아송페’의 부대행사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먼저 아시아 대중문화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ASF포럼이 8일 교촌마을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형석 작곡가와 배정현 틱톡코리아 사업개발 이사, 이규탁 대중음악평론가 등 대중문화 트렌드를 선도하는 전문가들이 참석해 아시아 대중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논의를 펼쳤다. 또 가수 김재환과 산들은 주요 관광지에서 버스킹 공연을 진행했고, 에버글로우는 경주의 아름다운 관광명소를 배경으로 한 랜선데이트로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스타 셰프 오세득이 참여해 경주의 특산물을 재료로 한 쿠킹쇼를 진행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주낙영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공연이 진행돼 아쉬움이 크지만 온라인을 통해 아시아인들에게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경주의 매력이 충분히 전달됐을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일상이 회복되면 역사와 트렌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경주를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