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자원봉사자수가 7만여명을 달성했다. 경주시 인구수가 26만여명인걸 감안하면 28%에 해당하는 인구이며, 10명이 모이면 그중 3명이 자원봉사자라는 말이다. 관광도시이자 문화도시이기도 한 경주지역은 매년 각종 행사가 많이 있다. 지역 행사가 있을 때 부족한 손을 채워주는 것은 지역의 자원봉사자 ‘친절한 경자씨’들이다.
‘친절한 경주의 자원봉사자’의 준말인 경자씨들은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재난·재해 현장에서 힘을 보탰다.
지역과 상관없이 일손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도와주러 가는 친절한 경자씨들의 활동은 지역과 타 지역에 자원봉사문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본지는 지역 자원봉사자 7만명 돌파를 기념하며, 자원봉사센터와 경자씨들의 역사, 앞으로의 활동방향을 보도해 자원봉사문화가 지역사회에서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자원봉사의 필요성 자원봉사는 자원과 봉사의 합성어이다. 자기 스스로 타인 또는 사회를 위해 물질적인 반대급부 없이 다양한 분야에 도움을 제공하는 활동이다.
현대사회에서 자원봉사는 과거보다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현대사회가 산업화·도시화 됨에 따라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사회의 정상적 유지를 저해하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가 증가하면서 정부와 지자체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자원봉사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는 것.
도시화 및 산업화, 핵가족화 등 다양한 사회변동은 새로운 사회적 욕구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노인 인구 증가, 각종 사고와 산업재해로 인한 장애인의 확대, 가족해체 현상으로 인한 한부모가정이나 소년소녀가정 문제, 소득 양극화와 빈부격차 심화로 인한 빈곤층 증가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노출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대사회의 문제는 사회, 환경적 요소에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어 해결에 있어서 개인적 노력만으로는 어렵고 기존의 사회적, 제도적 장치만으로도 해결하기 힘들다. 따라서 비록 전문직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지만, 가족 구성원이나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사회구성원이 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은 고령 인구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 ‘인간의 소외’라는 사회적 문제가 증가하고 있고, 공동체로서의 사회적 기능 또한 빠르게 약화 되고 있다.
때문에, 자원봉사가 필요하며, 자원봉사자들은 활동을 통해 개인이나 집단의 역량을 키우고, 지역사회의 안정을 유지 시키고, 사회적 약자의 사회적응을 돕고 일탈을 막아 공동체 의식을 마련하는 것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지역, 자원봉사 어떻게 시작됐나? 본지가 장기간 기획·특집으로 보도했던 ‘행복나눔’인터뷰를 통해 지역에서 오랫동안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오는 봉사자들은 대부분이 자원봉사활동 기간이 20년 중후반인 것으로 확인됐다.
봉사를 오랫동안 이어온 봉사자나 단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환경정화, 생필품 나눔, 집수리 봉사 등의 이웃을 위한 봉사가 많이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2003년 지역에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경주YWCA 위탁)가 개소하면서 본격적으로 ‘자원봉사’라는 개념의 활동이 시작되게 된다.
센터의 개소와 함께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은 지역에서 시행되는 축제나 행사, 관공서에서 자원봉사자들을 필요로 할 때 공식적으로 지원하게 됐다.
이전에는 봉사에 뜻이 있는 단체가 자발적으로 모여서 자원봉사를 하던 것에 비해서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자원봉사를 하게 된 것.
#2014년 변화의 시작, 주민참여형 자원봉사문화 확산 2003년 개소 한 후 2014년까지는 자원봉사센터는 지역에서 자원봉사자를 등록하고 자원봉사자 인원을 늘리는 것에 집중했다.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년 4만6678명, 2013년 5만1500명, 2014년 5만4666명이다.
자원봉사자등록을 시작하고 해마다 약 4000여명 씩 자원봉사자 등록자는 늘었지만, 등록만 하고 활동하지 않는 비활동자들의 관리를 시작한 것이 2014년 3대 센터장으로 취임한 김동엽 센터장의 지휘로 2015년과 2016년은 이례적으로 자원봉사자수가 줄어들게 된다.
5만4000여명이던 자원봉사자수가 5만2000여명까지 줄어들었고, 이후 2017년부터 해마다 다시 등록자원봉사자들이 늘어나면서 현재 7만여명에 달하게 된 것.
2014년 이전까지 행정적인 부분에 집중했던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가 비활동 등록 자원봉사자들을 정리하면서 본격적으로 자원봉사 활동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봉사자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주민참여형’프로그램들을 기획하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자원봉사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당시에 진행했던 프로그램들은 ‘경주지역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한 자원봉사 물결운동’, ‘틴틴클럽’, ‘봉사하고 썸타고’, ‘어서와~ 이런 봉사는 처음이지?’, ‘든든캠페인’, ‘니캉내캉’, ‘엄마들을 위한 행복 Event’ 등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끌어내고,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자원봉사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다양한 분야와 업무협약 통한 ‘자원봉사 인프라 구축’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의 문화와 자원봉사자의 활동, 지역에서 자원봉사센터의 역할에 대해서 알리기 시작한다.
지역민들에게 자원봉사 캠페인을 실시, 자원봉사자들에게는 단발성 활동이 아닌 지속적으로 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 워크숍 등을 지원했으며, 바리스타, 정리수납, 제과제빵, 홈패션 등 ‘자원봉사 재능대학’강좌를 개설해 자원봉사자들의 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해 노력했다.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 대학교, 국립공원사무소, 아동보호전문기관,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국민연금공단, (사)경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 경주문화재단 등 다양한 기관·단체들과 협약을 통해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영역을 넓혀갔다.
지역에 자원봉사센터가 생기면서 자원봉사자들은 전문적인 자원봉사자가 필요한 곳에 투입되기 시작됐다.
일손이 필요한 현장에 투입되기 전, 미리 현장에 대한 교육을 센터를 통해서 익히고 현장에 투입되니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에 전문성이 생기고,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은 그들에게 봉사자들에게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다양한 교육을 통해 현장에서 봉사자들이 체계적으로 움직이게 됐다.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자원봉사현장에서의 활동은 봉사자들에게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서 봉사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더 다양한 교육을 통해 봉사자들의 역량을 강화시킬 예정이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의 브랜드화 ‘친절한 경자씨’
경주를 대표하는 자원봉사 브랜드 ‘친절한 경자씨’는 2015년 브랜드화 됐다. ‘친절한 경자씨’는 ‘친절한 경주의 자원봉사자’의 줄임말로 경주의 지역성과 친근한 이미지로 시민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다. 2015년 당시 지역에서는 세계 물의 날을 기념하는 국제적 행사 ‘7차 세계물포럼’이 열렸고, 행사로 인해 많은 관광객들이 지역으로 몰릴 것을 대비해 지역에서는 관광객들을 맞이할 상인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친절함’을 슬로건으로 각종 교육과 캠페인이 시행되고 있었다.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지역의 분위기에 맞춰 ‘친절함’을 슬로건 삼아 자원봉사자들을 브랜드화시키자는 의도로 ‘친절한 경자씨’를 기획하게 됐다.
자원봉사자들은 친절하다. 친절함이 있기에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해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친절한 경자씨’의 브랜드화는 자원봉사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친절한 경자씨의 색인 노란색 조끼를 입고 활동하고 있으면 소속감도 들고 자원봉사를 하면서 더 친절하게 봉사할 수 있었던 것. 친절한 경자씨들은 “보통 대규모 행사현장에서 봉사하면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저기요’, ‘저...’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친절한 경자씨 조끼를 입고 봉사했던 물포럼 행사 때는 ‘경자씨!!’, ‘경자씨가 뭐에요’, ‘자원봉사자 브랜드 멋져요’같은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며 “단순 자원봉사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주를 대표하는 자원봉사자의 얼굴’이라는 생각에 웃음을 잃지 않고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친절한 경자씨’의 브랜드화는 자원봉사현장에서는 이슈였다. 자원봉사자의 브랜드화를 전국최초로 달성했고, ‘친절한 경자씨’를 벤치마킹하는 사례도 늘어갔다.
친절한 경자씨의 브랜드화는 기획 의도대로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역의 봉사자들은 어떤 봉사현장에서든 친절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2020년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친절한 경자씨’의 캐릭터를 만들고 지역에서 봉사문화를 활성화 하는데 더욱 박차를 가했다.
‘경자’라는 이름을 가지고 태어난 캐릭터는 손으로 만든 하트 모양 얼굴에 `친절한 경자씨`를 상징하는 노란색 조끼를 입고 있는 모습이다. 손 하트 모양 얼굴을 통해 누구든, 언제든, 어디서든 자원봉사를 실천하고 마음을 나누는 친절한 경자씨의 마음을 표현했다.
센터 관계자는 “‘경자’는 경주 자원봉사의 대표 캐릭터로 친절한 경자씨들이 가는곳은 어디든 함께할 동반자의 역할을 할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