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와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가 고향사랑기부제 안정적 정착을 위해 상호 기부하기로 했다. 주낙영 시장과 김한성 본부장은 지난 11일 경북 원전 소재 도시인 울진군에 각각 30만원씩 기부하며,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응원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같은 날 울진군과 한울원자력본부도 경주시에 각각 30만원씩 상호 기부에 동참했다. 이번 상호 기부를 시작으로 4개 기관은 고향사랑기부금에 대한 직원들의 자발적 교차 기부, 지역축제 홍보 및 방문 등으로 상생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상호기부를 통해 고향사랑기부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기부 문화가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첨단복합도서관·미술관 건립, 한수원 축구단 훈련센터, 옛 경주역사 부지 매입 등 경주시 주요사업의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주낙영 시장은 지난 10일 시청 대외협력실에서 국·소·본부장 회의를 열고 이들 사업의 현황과 추진 방안 등을 점검했다. 먼저 첨단복합도서관 건립 사업은 지난 2015년 기획재정부가 한수원 자사고 설립을 불허하면서 대안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시는 한수원 자사고 사업으로 확보한 예산 780여억원에 시·도비, 한수원 추가 부담을 통해 첨단복합도서관 조성과 함께 시립미술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시립미술관 건립 예정지는 첨단복합도서관 건립부지와 같은 장소인 황성공원 내 문화공원이다. 경주시 기본계획에 따르면 시립미술관은 연면적 2535㎡(766.8평)에 전시실, 수장고, 체험 공간 등이 들어선다. 이날 주낙영 시장은 “첨단복합도서관·미술관 건립사업은 경주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사업 추진에 보다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이어 한수원 축구단 훈련센터와 관련해서는 “한수원이 경주시민과 약속한 경주종합발전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며 “경주가 화랑유소년 스포츠특구로 지정된데 이어 건천읍 신경주역세권 부지 일원에 한수원 축구단 훈련센터가 들어서면 축구도시로 더욱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폐역이 된 옛 경주역 부지 활용 사업에 대해서도 부지 매입 등에 속도를 내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주 시장은 “보다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부지 매입이 필수”라며 “소유권을 가진 코레일과 국가철도공단 등과의 업무협의를 조속히 마무리 지어줄 것”을 강조했다. 앞서 경주시는 옛 경주역 부지 14만8770㎡(약 4만5000평) 약식 감정 결과, 토지·지장물 보상비용으로 1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잠정 평가됐다. 이에 주낙영 시장은 “소유권을 가진 코레일과 국가철도공단 등과 연간 200억원씩 5년 동안 분할 납부방식으로 토지를 매입하는 것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주낙영 시장이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는 경주의 미래를 위한 화룡점정이 될 것”이라며 강력한 유치 의지를 표명했다. 주 시장은 4월 정례석회에서 “지난해 경주시는 1조103억원의 국·도비 확보를 비롯해 예산 2조원 시대를 열었고, 新형산강프로젝트를 비롯한 사상 최대 정부공모사업 선정, 공공기관 청렴도 1등급 달성, SMR국가산업단지 유치 등 그 어느 때 보다 눈부신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경주의 미래 백년대계를 앞당길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로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도시 선정을 놓고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뜨겁다. 미·중·일·러 4강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정상회의 개최 도시가 얻게 될 유무형의 사회경제적 유발 효과는 상상 이상일 전망이다. 지금까지 경주를 비롯해 인천, 제주, 부산 등 지자체가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우며 뜨거운 유치전을 펴고 있다. 이처럼 여러 지자체가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경주시도 일찌감치 유치를 위한 채비를 마쳤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관광도시이자 국제회의도시에서 첨단과학산업도시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경주시의 차별화된 유치 전략을 살펴봤다. APEC 정상회의 개최 의미와 전망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를 의미하는 APEC은 1989년 호주 캔버라에서 개최된 12개국 간 각료회의를 시작으로, 1993년부터 매년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명실상부한 역내 최고위급 지역경제협력체로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호주와 함께 APEC 창설을 주도했으며,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인 1991년 이미 서울 각료회의를 개최해 헌장격인 ‘서울선언’을 마련한 바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APEC 출범과 함께 이미 주도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2005년 제13차 정상회의를 부산에서 개최하며, 또 하나의 대역사를 만든 바 있다. 지난 2015년 필리핀에서 열린 제23차 APEC 정상회의에서는 2025년 정상회의를 또 다시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부산 개최 이후 20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정상회의는 우리나라의 외교·경제·문화적 영향력을 세계로 확산하고, 중소기업의 국제화, 지방균형발전 등 포용적 성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경주시는 세계문화유산이 집적된 도시에서 처음으로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된다면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돼 국격을 한 단계 올리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수도권이 아닌 소규모 지방도시에서의 개최는 APEC ‘비전 2040’의 포용적 성장과 정부 국정과제인 지방시대 균형발전 가치 실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 경주서 최적지인 이유는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유산의 보고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도시로 한국의 찬란한 문화를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경주다. 한마디로 가장 한국다운 도시다. 지난 수년간 APEC 교육장관회의, 제7차 세계물포럼, 제14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등 대형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과 역량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각국 정상의 경호와 안전을 위한 입지적 조건도 아주 우수하다. 정상회의가 열릴 경주 보문관광단지는 회의장과 숙박시설 간 이동 동선이 매우 짧을 뿐 아니라 다른 후보도시와 달리 바다에 접해있지 않고 호리병처럼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정상 경호와 안전에 완벽한 통제가 가능하다. 2005년 APEC이 부산에서 개최됐을 때도 한미정상회담은 경주서 열렸는데 회담장소인 보문단지 일대가 경호에 최적지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선보이기 위한 적지 또한 경주다. 경주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월성원자력발전소, SMR 연구개발의 전초기지가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양성자가속기센터, 경주 e-모빌리티 연구단지가 있다. 특히 최근 SMR 국가산업단지 선정은 세계에 우리 원전산업을 세일즈할 절호의 기회다. 또 포항, 울산, 구미 등 산업도시와 인접한 경주는 다양한 산업시찰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최적지이기도 하다. 단순히 회의만 한다면 수도권이나 대도시가 편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APEC 정상회의를 통해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제대로 알리고 싶다면, 그 도시는 반드시 경주가 돼야 한다. 개최도시의 유·불리를 떠나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린다고 상상해 보자. 행사가 열리는 11월은 형형색색의 단풍이 최절정에 달하는 시기다. 세계 정상들이 한복을 입고 불국사, 동궁과 월지, 첨성대, 월정교 등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이 전 세계로 퍼진다면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가 될 것이다. 주낙영 시장은 “APEC 정상회의는 단순히 회의를 한다거나 도시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한국의 역사와 문화, 전통과 경제발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국격 상승과 국가자긍심을 고취하는 국제회의”라며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된 보문관광단지는 지리적 특성 상 정상 경호와 안전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다수의 성공적인 국제행사 개최 경험을 살려 가장 한국적 이미지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경주야 말로 정상회의의 최적지라 자부한다”고 밝혔다. 또한 “APEC 정상회의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시에서 개최하는 것이 포용적 성장을 지향하는 APEC의 관례”라며 “현재 유치 의사를 피력한 도시 가운데 유일한 기초자치단체로, 정부의 국정목표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잘사는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서라도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해야 할 충분한 명분과 당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선진 시민의식 및 문화정착 터닝 포인트로 활용 경주시는 지난달 30일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돌입했다. 이에 발맞춰 대정부 유치 활동과 시민의 유치 공감대를 확산하는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중에 눈에 띄는 경주시의 유치 전략이 또 있다. APEC 정상회의는 각국 정상이 대거 참가하는 국제행사로 세계 각국이 우리나라를 주목하므로, 이에 걸맞은 사회 분위기 조성을 통해 이번 기회를 선진 시민의식과 문화 정착의 터닝 포인트로 활용하겠다는 게 경주시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칭찬하기, 주인의식 갖기, 공익 우선 및 배려하기 등 시민의식 함양 4대 과제를 선정했다. 범시민추진위원회 소속 단체를 중심으로 주체적 역할을 부여하고 시민사회 각계각층에서 민간 주도의 자발적 실천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 생활환경·교통·행락질서 등 3대 기초질서 지키기를 추진한다. 분야별 실천다짐대회와 더불어 연중 지속적인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편으로는 경주를 찾는 방문객에게 친절하고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 줌으로써 정상회의 유치도시로서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국내외 관광객 증가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로 머무르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글로벌 문화관광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혁신할 방안을 추진한다. 친절, 청결, 신용, 안전 등 관광선진화 4대 실천운동과 관광 인프라의 대대적인 정비를 통해 친절하고 안전한 손님맞이 준비 태세를 갖춘다. 4대 과제별 세부실천 사항을 발굴하는 한편 숙박업, 음식업, 운송업, 관광업소 등 서비스 업종의 자율 실천을 점검하고 민관 합동 친절교육과 언론과 연계한 캠페인을 전개한다. 주요 관광지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정비하고 외국어 안내판과 편의시설의 개선, 노후·불량 시설에 대한 개체 독려, 화재와 위생, 방역 등에 대한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등 관광서비스 체계 선진화와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지역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경기 전망치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발표한 3월 경북동해안지역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BSI는 14p 상승, 비조제업 업황 BSI 4p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경주를 비롯한 포항, 영덕, 울진 등 경북동해안지역 293개 법인기업 대상으로 지난 3월 7일부터 28일까지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가 82로 전월에 비해 14p나 상승했으며 다음 달 전망지수도 전월에 비해 2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실적으로 살펴보면 채산성은 실적 80으로 전월에 비해 10p 상승했으며 자금사정도 실적 84로 전월에 비해 8p 상승했다. 매출도 76p로 전월 대비 5p 상승, 자금사정도 전월 대비 8p 상승 등 실적 전체가 상승했다. 다음 달 전망치는 채산성이 전월 대비 6p 상승했고 자금사정은 전월 수준 유지했으나 매출은 3p 하락했다. 다만 제조업은 전월에 비해 내수부진과 원자재가격 상승했다며 인력난과 인건비 비중이 가장 높아 경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제조업 경기는 상승하고 있지만 비제조업 업황 BSI는 76으로 전월 대비 4p 하락했다. 비제조업 실적은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내수부진과 불확실한 경제상황,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원인으로 향후 경제 상황이 부정적인 것으로 응답했다. 또한 비제조업은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 답했다.
경주문화재단이 제35회 경주시문화상 후보자 모집에 나섰다. 경주지역 향토문화 창달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제35회 경주시문화상’ 후보자 추천접수를 5월 8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한다. 수상 부문은 ‘문화·예술’, ‘교육·학술’, ‘사회·체육’, ‘특별상’ 등 총 4개 부문이며 자격요건으로는 △수상후보자는 공고일 기준 5년 이상 경주시 주민등록을 가진 자 △시 소재 직장 및 기타 단체에 10년 이상 근무한 자 △특별상은 타 시·도 거주자 중 경주시 문화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뚜렷한 자로 한함 △사망자가 전항의 규정에 해당될 때에는 상속인이 수상할 수 있음 △수상 대상자는 개인에 한하며, 경주시문화상 심사위원은 수상대상에서 제외함 등 동일공적으로는 1회에 한하며, 다른 부문에 대해 이중 수상할 수 없다. 올해로 35회를 맞이하는 경주시문화상은 현재까지 146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후보자 접수는 관련 서식을 경주시청과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의 해당 공고 페이지에서 내려받아 작성 후 기타 서류와 함께 우편 발송 또는 직접 방문해서 제출하면 된다. 심사 및 발표는 전체부문 15인 이내의 전문인사로 구성된 경주시문화상 심사위원회가 ‘경주시 문화상 조례 및 시행규칙’에 따라 엄중히 진행하며 시상은 경주시민의 날인 6월 8일에 예정돼 있다. 자세한 내용은 경주시와 경주문화재단의 홈페이지 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문의는 경주문화재단 문화사업팀(054-777-6302)으로 하면 된다.
경주교도소가 수용자 사회복귀를 돕는 신규 교정위원을 위촉했다. <사진> 지난 6일 경주교도소 청사에서는 12명의 신규 교정위원에 대한 위촉식이 진행돼 법무부장관 위촉장을 전수했다. 경주교도소는 이번에 위촉된 김헌목 위원을 포함한 12명의 교정위원이 지역사회에서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명인사와 기업대표 등으로 수용자의 사회복귀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재우 경주교도소장은 “교정위원으로 새로이 위촉된 위원들에게 먼저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경주교도소 교정협의회 발전을 기원하며 수용자 교정교화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최병오 교정협의회장은 “봉사자의 마음으로 수용자의 사회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교정시설 교정위원은 법무부장관의 허가를 받아 수용자의 교육 및 교화활동에 참여하는 민간봉사자로 △교화 △종교 △교육 △의료 △취업·창업 등의 분야가 있다. 이들은 수용자 상담을 비롯해 다양한 교육교화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출소 후 사회정착도 지원한다. 현재 경주교도소에는 총 73명의 교정위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APEC정상회의 유치에 전시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신경주역세권 내 건설 중인 Z아파트의 시공사 D기업이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공사가 중단되는 지역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D기업은 지난 7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신축 중인 Z아파트의 공사가 중단됐다. D기업은 지난해부터 공사 미수금과 유동부채가 대폭 늘면서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것 파악되고 있다. 법원은 이 기업이 제출한 보전처분 신청서와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서 등을 검토한 뒤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주시 등에 따르면 Z아파트는 건천읍 화천리 신경주역세권 내 건설 중이다. 전체 입주 세대수 549세대에 입주시기는 2025년 1월로 예정돼있다. 지난해 2월 입주자 모집 시작 후 최근까지 37%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2월 기준 미분양 세대수는 346세대로 파악되고 있다. 4월 현재 공정 진행률은 약 25%, 1~5층 골조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D기업의 법정관리 신청과 하도급 업체 대금 미납으로 아파트 공사는 지난 11일부터 중단됐다. 이로 인해 신경주역세권 개발사업 전체에 연쇄적인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면서 경주시도 사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미분양률 증가 등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전국에서 공사지연 등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 경주시 관계자는 “골조공사를 맡은 하도급 업체가 두 달째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D기업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이 들리자 공사를 중단한 것”이라며 “사업 시행자인 신탁사에서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업 시행자인 하나자산신탁사(2021년 12월 D기업에서 변경)가 시공사 변경을 통해 공사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입주지연 등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시행사로 돼 있는 하나자산신탁은 자산관리 역할만 할 뿐, 실질적인 분양계약이행 의무는 D기업(신탁계약의 시행위탁자)에 있다”며 “시공사의 존속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하도급 업체들이 공사를 이어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경주시는 지난 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75차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재지정 됐다. 빅데이터 기반 아파트 정보사이트 부동산지인 조사에 따르면 2월 기준 경주시 미분양은 1460가구다. 이 중 신경주역세권 관련 미분양은 542가구로 집계되고 있다.
경주시는 카카오톡 채널로 위기가구 비대면 상시 상담 창구인 ‘경주희망톡’을 운영한다. 이는 사회적 고립 가구와 복지 소외계층 조기 발견을 위해 개설된 비대면 상담 창구다. 기존 대면·유선 신고 방식에서 벗어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위기가구 온라인 제보가 가능하다. 이용은 카카오톡 상단 검색창을 누른 뒤 ‘경주희망톡’을 검색하거나 QR코드를 스캔해 채널을 추가하면 누구나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접수된 내용은 경주시 복지정책과에서 검토 후 관련 복지부서 또는 각 읍면동 복지팀에 전달돼 맞춤형서비스를 지원받게 된다. 상담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업무종료 후 접수된 건은 다음날 답변 받을 수 있다. 시는 복지사각지대 발굴이 용이한 복지통장, 명예사회복지공무원,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을 중심으로 ‘경주희망톡’ 이용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주변 어려운 이웃들이 도움 받을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부탁드린다”며 “다양한 위기가구 발굴체계를 통해 복지사각지대 제로화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4월 들어 경주교촌마을 입구 옆 황남고분군에 활짝 핀 노란 유채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지난 12일 현재 절정을 맞은 노란 유채꽃 물결 속으로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아 봄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대전 스쿨존에서 참변을 당한 8살 배승아 양 등 전국에서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주에서도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경북경찰청을 통해 확인한 최근 5년간 경주지역 음주사고는 모두 488건 발생해 11명이 목숨을 잃고, 764명이 부상을 입었다. 연도별 음주사고는 2018년 130건, 2019년 102건, 2020년 106건, 2021년 90건, 2022년 60건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음주사고가 60건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87명이 부상을 입는 등 사고피해를 감안하면 근절을 위한 관련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5년간 경주지역의 음주운전 적발 건수도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경찰서 관할 지역의 음주운전 현황은 2018년 973건, 2019년 991건, 2020년 776건, 2021년 619건, 2022년 709건 등 5년간 총 4068건으로 집계됐다. 집계 결과에 따르면 2019년 6월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단속 적발 건수가 감소추세였지만 지난해는 전년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또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운전자 중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콜농도 0.08% 이상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단적으로 지난해의 경우만 보더라도 음주단속 709건 중 452건(63.8%)이 혈중알콜농도 0.08% 이상으로 나와 적발됐다. 이중 만취상태인 0.2% 이상도 45건에 달했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서는 관련당국의 끊임없는 홍보와 단속으로 감독을 강화하고, 더욱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 “음주운전은 절대 안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통 사망사고 경북도내서 가장 많아 경주에서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1400건이 넘는 교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경북도내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2일 경북경찰청을 통해 확인한 최근 5년간 경주지역 교통사고 발생현황에 따르면 2018년 1186건, 2019년 1242건, 2020년 1294건, 2021년 1719건, 지난해 1606건 등 총 ‘7047건’에 달한다.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1409건이 발생한 것으로, 하루에 약 3.9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난 셈이다. 또 최근 5년간 교통사고로 176명이 숨지고, 1만69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등 인명피해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8년 45명, 2019년 34명, 2020년 28명, 2021년 36명, 2022년 33명이었다. 코로나19 이전 보다는 다소 감소했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을 지나면서 사망자수가 증가 추세인 것으로 분석됐다. 부상자수는 2018년 2482명, 2019년 2667명, 2020년 1889명, 2021년 1875명, 2020년 1779명으로 최근 5년간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3명으로 경북도내 23개 시·군 중에서 가장 많았고, 포항·안동 26명, 구미 24명 등의 순이었다. 또 최근 5년간 사고발생 원인을 보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나 운전 중 영상장치 조작·시청, 졸음운전 등 ‘안전운전 불이행’이 5137건(72.9%)으로 대다수였다. 신호위반 646건(9.2%), 중앙선 침범 505건(7.2%), 보행자 보호위반 187건(2.7%), 안전거리 미확보 166건(2.4%) 등이 뒤를 이었다. 경주지역에서 적지 않은 교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관광지 특성상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이 사고를 내는 사례들이 끊이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차대차’, ‘승용차’ 사고가 대다수 5년간 유형별 사고 현황으로는 ‘차대차’ 사고가 5404건(76.7%)으로 가장 많았으며, ‘차대사람’ 1140건(16.2%), ‘차량단독’ 501건(7.1%) 등의 순이었다. 또 차종별 사고는 승용차가 4742(67.3%)건으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또 화물차 1088건(15.4%), 이륜 554건(7.9%), 승합차 256건(3.6%), 농기계 36건(0.5%) 등이 뒤를 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경주가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해지기 위해서는 안전시설 개선과 위반행위 단속 등도 중요하지만 시민과 관광객들의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보다 안전한 경주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쪽샘지구 황오리고분군이 한 눈에 보이는 곳에 최근 눈에 띄는 음식점이 자리 잡았다. 상호부터 ‘피식’ 웃음소리가 나올 법한 곳, ‘바보낙지’다. 한 번만 봐도 그 이름이 뇌리에 남는 이곳은 낙지요리 전문점이다. 최근 문을 연 ‘바보낙지’는 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바보낙지’의 분점. 하지만 오히려 본점보다 더 본점 같은 곳이라 할 수 있으니 ‘바보낙지’의 운영과 손수 음식을 직접 만들어 온 김수인(52) 대표가 경주에 있기 때문이다. 평소 경주를 좋아했다는 그는 황오동에 ‘바보낙지’를 준비하며 경주로 이사를 왔다고 한다. 이제 ‘바보낙지’와 함께 편안하고 안락한 경주,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는 김수인 대표와 30여년 음식을 만들며 완성시킨 ‘바보낙지’의 매력에 대해 알아보자. 음식 맛은 ‘개인취향’, 70% 손님 입맛 잡는 것이 중요 낙지. 예로부터 보양식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낙지에는 지방성분이 거의 없고 타우린과 무기질,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경주에도 낙지요리를 주메뉴로 하는 음식점이 많은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보양식 중 하나다. ‘바보낙지’의 김수인<인물사진> 대표는 30여년간 다져온 손맛을 가지고 경주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각종 미디어 매체의 발달로 누구나 요리 레시피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영상으로 따라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요리를 해봤다면 같은 재료, 같은 용량, 같은 방식으로 요리를 하더라도 같은 맛이 나오기는 정말 쉽지 않다. 그렇기에 김수인 대표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결같은 음식 맛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번쯤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레시피를 따라 요리를 해봤다면 아실 거에요. 아무리 똑같이 따라하더라도 맛까지 같을 순 없어요. 결국 수십, 수백 번 반복한 경험이 변함없는 맛을 낼 수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요리는 맛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아요. 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기준점이 되죠. 그 약간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 경험과 ‘바보낙지’ 양념에 대한 확고한 신념입니다” 김수인 대표는 모든 손님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한다. 다만 손님들의 70%이상만 만족한다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모든 손님들의 입맛을 맞추려다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고. “음식은 개취(개인취향)라고도 하죠. 그만큼 그 많은 손님 모두의 입맛에 맞게 음식을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양념의 맵기 정도는 조절이 가능하지만 그 외적인 부분들은 사실 바꿀 순 없어요. 그렇기에 ‘바보낙지’의 양념 맛은 매번 한결 같다고 자부합니다” ‘바보낙지’의 대표 메뉴 4가지 ‘바보낙지’에는 4가지의 대표 메뉴가 있다. 낙지·오징어 구이, 낙지볶음, 낙지 전복 연포탕, 그리고 ‘바보낙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낙지구이와 크림파스타가 그것이다. 낙지구이와 크림파스타를 제외하고는 13가지의 제철 반찬들이 제공돼 건강과 정성이 가득 담긴 한상을 받아볼 수 있다. 특히 낙지구이와 크림파스타 메뉴는 낙지구이의 매콤함과 크림파스타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더욱 매력적인 맛을 느껴 볼 수 있다. 단, 김수인 대표는 낙지구이와 파스타 조합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낙지구이를 주문하고 맛보기 메뉴에 속해있는 크림파스타를 추가하는 것을 추천했다. 특이한 점은 낙지구이와 크림파스타 조합은 젊은 층보다 50대 이상 손님들에게 더 인기가 있다는 것. 모든 요리들은 김 대표가 수십 년간 쌓아온 그만의 레시피로 만든 양념에서 비롯돼 부족했던 2%를 꽉 채워줄 수 있다. 김수인 대표가 엄선한 재료 ‘바보낙지’의 모든 재료는 김수인 대표의 엄격한 검수 아래 납품된다. 납품을 위한 과정에서 김 대표의 꼼꼼함이 묻어난다. “‘바보낙지’에 식재료를 납품하러 오시는 분들에게 꼭 하는 일이 있습니다. 식사를 대접하는 거죠. 납품업체 사장님들이 ‘바보낙지’ 메뉴를 드셔봐야 정말 저희에게 필요한 식재료를 알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야 나중에 식재료의 상태, 크기 등의 문제로 인해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이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서로 기분 좋은 거래야 말로 최상의 거래니깐요” 이렇듯 모든 식재료를 꼼꼼하게 챙기는 김수인 대표는 직접 주방에서 요리를 도맡아하고 있다. 직접 요리를 해야 맛이 변함없기 때문이라고. “요리에 올라가는 채소의 색, 방향, 모습, 직접 신경 쓰지 않으면 결국 한 번씩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힘들더라도 손님들에게 최상의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겉모습까지도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한 번 오셨던 분이 다음에 또 오셔서 만족하시기 위해서는 직접 요리를 해야 같은 만족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리에 대한 열정, 직원 위한 따뜻한 마음도 김수인 대표는 부산 기장에서 ‘바보낙지’를 오픈하기 전 ‘통영 어부의 바다’라는 상호의 식당을 운영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기장에서 ‘바보낙지’를 오픈하기에 이르렀다. 코로나에 식당을 오픈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이유인즉, 과거 운영하던 음식점 문을 닫고 ‘바보낙지’를 오픈하려 할 때 직원들은 기장으로 출퇴근을 하더라도 함께하고 싶다는 의견을 김수인 대표에게 전했고, 코로나19가 유행했지만 그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것. 이렇게 김수인 대표는 코로나 시기를 직원들과 함께 극복하며, 이제 새로운 둥지인 경주에서 ‘바보낙지’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의 열정은 다른 곳도 아닌 손에서 확연히 알 수 있다. 바로 훈장처럼 남아있는 흉터들이다. 뜨거운 조리 기구를 다루다 보니 생길 수밖에 없는 화상 자국들은 김수인 대표의 열정과 경험을 대변해 주고 있다. 귀한 분들을 위한 건강한 한상 “한식은 반찬 수가 많아 손도 많이 가고 재료비도 많이 들어갑니다. 그러다보니 최근 한식당이 적어질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바보낙지’는 손님에게 건강하고 한 첩의 보약을 달이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상차림을 하고 있습니다. 온 정성을 다하는 ‘바보낙지’에서 변함없는 맛과 서비스를 한 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주소: 경북 경주시 태종로 791 황남빵 옆 -문의: 054)771-4777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4시
NH농협은행 한수원지점과 경주한수원축구단이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한다. 농협은행 한수원지점과 경주한수원축구단은 지난 8일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3리그 강릉시민축구단과의 홈경기에서 ‘2023시즌 공식 후원 협약식’을 가졌다.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도시 선정을 앞두고 지자체들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2025년 11월 개최 예정인 APEC 정상회의는 개최 국가가 우리나라로 선정됐지만, 개최 도시는 오는 연말경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인천, 부산, 제주 등 광역단체들이 유치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유일한 기초자치단체인 경주시가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내세우며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경주시는 지난달 30일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본격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출범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낙영 시장을 비롯해 박몽룡 추진위원장, 각계 시민대표 및 시민 등 700여명이 참석해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앞서 이철우 도지사와 주낙영 시장, 김석기 국회의원은 지난달 27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면담을 갖고 경주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또 주낙영 시장은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이진복 정무수석 등을 만나 2025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릴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적극 건의했다. 경주는 전통문화, 경제 발전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APEC 정상회의 개최 최적지다. 석굴암, 불국사 등을 품었고 도시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문화유산의 보고(寶庫)’로 경주만이 보유하고 있는 장점은 유치 경쟁도시와는 차별성을 지닌 강점이다. 경주는 또 2012년 APEC 교육장관회의, 2015년 세계물포럼 등 국제 행사를 개최한 경험도 풍부하다. 특히 새 정부 국정과제인 ‘지방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균형발전이 필수인 만큼 경주유치의 명분과 당위성은 한층 높다고 하겠다. 하지만 유치 경쟁 지자체들도 만만치 않다. 인천은 5월 아시아개발은행 연차 총회, 9월 아시아 도시포럼 등을 통해 정상회의 유치에 우위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또 지난 2005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부산은 경험론을 내세우고 있다. 제주는 이미 지난 2020년 유치추진준비단을 구성해 활동하는 등 유치 경쟁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지금부터는 경주시가 타 지자체보다 특별하고 차별되는 논리를 개발해 유치 당위성을 적극 홍보하고 설득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특히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가 출범한 만큼 경주시민과 경북도민을 한마음으로 묶어 역량을 결집시켜 나가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경주의 벚꽃은 한 해 관광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와 곁들여 지난 1일 4년 만에 정상 개최한 경주벚꽃마라톤대회에는 1만2000여명이 참가해 보문관광단지 일원의 흩날리는 벚꽃을 만끽했다. 특히 지난달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사흘간 대릉원 돌담길 등 일원에서 열린 경주벚꽃축제에는 24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 수를 측정한 것은 경주시가 설치한 무인계측기다. 무인계측기는 분석하고자 하는 구역에 전용장비를 설치해 방문객 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시스템이다. Iot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 시스템은 15분마다 측정값을 갱신하며 관광객 수 및 체류시간 등 다양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 시는 개방형 관광지의 관광객 수 측정을 위해 사업비 3억원을 들여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계측장비를 설치하고 12월부터 시범운영하고 있다. 황리단길 31곳, 봉황대 2곳, 첨성대 2곳, 교촌한옥마을 1곳, 동궁과월지 1곳, 고속·시외버스터미널 1곳 등 주요 관광지 40곳에 계측장비가 설치됐다. 최근까지 경주시는 관광객 통계 기준점을 불국사 주차장으로 정하고 특정 시간대 주차차량 수를 파악해 인원을 추정하는 방식을 써왔다. 30여년전 기준을 적용해온 것으로 황리단길 등 새로운 관광지 등은 반영하지 못했다. 여기에 최근 IT기술 발달에 따른 빅데이터 관광객 통계와는 결과가 크게 차이나면서 불신을 초래하기도 했다. 통계는 각종 정책결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매우 중요하다. 국내 최고 관광도시를 자처하는 경주시의 경우 관광정책수립에 있어 정확한 통계자료는 필수다. 기본 자료가 충실해야 효과적인 정책수립도 가능하다. 이번에 시범운영 중인 무인계측기가 늦은 감도 없지 않지만 정확한 관광통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차제에라도 관광객 통계를 정확히 집계하는 시스템이 확대돼 경주시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경주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중심상권 르네상스 사업이 올해는 좀 더 강도 높게 실현될 예정이다. 시는 올해만 중심상가 일원에 총사업비 80억원 중 23억 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각종 길을 단장하고 먹거리와 볼거리를 집중적으로 배치해 황리단길에 북적이는 관광객을 중심상가까지 끌고 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조치로 실제로 중심상가가 발전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초기 반짝 상승하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그게 지속되기는 어렵다. 이런 시도는 이미 봉황로에 대한 수 차례 정비사업에서 드러난 바 있다. 온갖 치장을 하고 조명을 설치해도 효과는 거의 없었다. 정책 입안가들이 자주 범하는 오류가 무엇을 만들어 놓으면 사람들이 저절로 모일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물론 성공하는 예가 없잖아 있다.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같은 어마어마한 곳을 만들어 누구나 당연히 가보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그게 아니면 오랜 기간의 마케팅으로 꾸준하게 사람들이 모이는 ‘남이섬’ 같은 곳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곳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요건이 필요하다. 반드시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람은 관광객이 아니고 그곳에 사는 ‘주민’이다. 주민이 살고 있으면서 그곳이 일반 세상과 좀 다른 독특한 문화나 풍경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요소가 ‘관광’의 대상으로 바뀔 수 있다. 가장 좋은 예가 서울의 인사동이나 북촌이다. 인사동은 골동품과 미술로 대변되는 서울의 가장 오랜 문화거리다. 그 자체로 사람들이 모일 만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사동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 산다는 사실이다. 인사동 주변 마을이 과거 서울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았던 종로다. 현대식 개발이 진행되면서 주민들은 다 밀려 나갔고 대신 고층을 동반한 오피스 타운이 형성되었다. 주민들이 밀려나간 대신 그보다 수십 배 늘어난 엄청난 수의 활동 인구가 들어온 것이다. 그래서 인사동의 호황이 유지될 수 있었다. 북촌 역시 90년대 개발 일방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더 이상 고풍이 망가져서는 안 된다’는 자각으로 그 당시의 한옥과 양옥들을 그 상태 그대로 보존함으로써 그 시대의 특징이 유지된 곳이다. 당연히 그곳에는 밤낮없이 그곳을 지키며 산 주민들이 있었다. 그들은 관광객과 상관없이 자신들의 집과 그 주변의 풍광을 지키고 살았을 뿐인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관광객들에 둘러싸이게 되었다. 심지어 하도 관광객들이 들끓다 보니 집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가버리는 투어리피케이션의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경주의 중심상가 주변은 허허벌판이 된 지 오래다. 30년 전 중심상가를 지지하던 황오동, 황남동. 인교동, 사정동, 성건동 일대는 경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았던 지역이다. 그러나 이제는 성건동을 제외하면 모든 곳이 다 유적발굴 후 꽃밭으로 바뀌었다. 성건동마저 젊은 세대는 다 빠져나가고 노인들 위주의 동네로 전락했다. 주변 인구가 급감한 중심상가는 급격히 쇠락했고 여하한 단장으로도 회복하지 못했다. 황리단길이 새롭게 각광받은 것은 그곳이 북촌처럼 전통 한옥이 보존되었고 거기에 현대의 변화도 스며 있는 데다 그나마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그 자체로는 서울의 경리단길이 반짝했다 시든 것처럼 쉬 사라질 수 있었지만 놀랍게도 황리단길이 점차 팽창하면서 새 한옥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또 다른 경관을 형성, 지금까지 번영하고 있다. 요컨대 이 역시 사람들이 지금 그곳에 살거나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심상가가 옛 모습으로 회복하려면 볼거리를 늘이기보다 주변의 고정 인구나 활동성 인구를 늘이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비어가는 상가들을 정비해 문화예술인들에게 저렴하게 장기 대여한다거나 상설 공연장을 지어 꾸준히 극예술을 활성화 시키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 발굴이 끝나 꽃밭이 된 대릉원 담장 건너편 넓은 터를 한옥촌으로 바꾸어 상주인구를 늘이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 이렇게 인구가 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가도 활성화될 것이고 상가가 활성화되면 관광객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다. 또 그쯤 되면 굳이 관광객이 없어도 상가들이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관광객이 없어도 원주민이 잘 되면 그만 아닌가? 중심상가 활성화를 위해서 경주시 당국의 보다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 등에 발표되는 여론조사! 매일같이 방송되는 정치·시사토론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토론을 이어간다. 그렇다보니 나도 모르게 평가(지지율)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일상화돼 버렸다. 이번 주는 지지율이 몇 %일까? 이런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생각은, 또 평가는 어땠을까? 지지율이 확 떨어지면 ‘이러다 큰일 나는 것 아냐’라는 생각도 든다. 별 상관이 없는 필자도 이러한데 당사자는 어떨까? 신경 쓰이고, 생각이나 행동 등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보니 여러 여론조사 기관에서 수시로 각자 실시한 결과물을 쏟아내고 있다. 마치 영향력을 과시하듯이, 사람으로 비유하면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평가(지지율 등)는 정확할까? ‘주제나 시기, 각자의 이해관계에 의해 수시로 바뀌는 결정들 속에 매일같이 실시하는 여론조사가 정확한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생기고, 또 난립하는 여론조사 기관도 문제다. 기관마다 차이나는 평가는 절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출직 지도자들은 유·불리한 결과에 따라 결과를 인용하기도 배척하기도 하는 등 끌려가며, 결국에는 주요 결정에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미래지향적인 것보다 임시방편적이고 당장에 민심에 효과 있는 선심성 정책 등이 선호될 수밖에 없고, 퍼주기식 예산낭비로 귀결되는 악순환의 주요 원인이다. 수십년전 대한민국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장기적인 플랜을 통해 전 세계인들이 기적이라 표현할 만큼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끌어냈지만 지금은 5년 후의 정책도 제대로 실행하기 어려운 구조로 굳어져 가는 형국이다. 한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방글라데시 다음으로 인구밀도가 높을 정도로 좁은 국토에 사람이 너무 많아 걱정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불과 몇 십년만에 대한민국은 인구 증가율이 마이너스가 되고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다. 엄청난 예산과 많은 혜택을 부여하며 출산장려에 공을 들여도 효과가 없고, 아예 결혼 자체를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이제는 아예 국가의 존립을 걱정할 지경이 되어 버린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것은 오로지 정권 찬탈에만 올인하다 보니 주요 정당들은 당장 효과가 있는 선심성 정책에만 몰두하고, 그것을 실행하는 지도자들의 양산과 근시안적인 사고로 미래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는 정책 등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경제적 어려움이 예상되는 고생길이 빤히 보이니 개인주의는 더욱 확산되고 국민들의 경제적인 양극화는 심화되는 등 잠재적인 국가 경쟁력은 더 떨어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전무하고 선거를 치룬 적도 없기에 신세진 사람이 별로 없어 나름 소신의 정치를 보여준다.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 일본 문제만 하더라도 그렇다. 언제까지 지금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지 않는가. 수출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계속되는 무역적자를 보고 있을 수만은 없고, 안보 등의 문제도 있겠지만 지금의 불황 타개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계속되는 무역적자! 그 큰 원인은 중국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시기에 일본과의 관계까지 냉랭하다면 우리 입장에서는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 정서상 많은 국민들로부터 대통령이 비판받을 수 있겠지만 향후 시간이 흐른 뒤 그 평가는 어떨까? 이것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행한 지도자의 결단의 한 예라 생각한다. 당장에는 많은 아픔이 따르겠지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꼭 해야 할 일이다. 지도자는 당장의 인기, 평가, 여론조사에 끌려 다니는 근시안적인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현실적인 당장의 문제는 공무원들에게 일임하고 선출직 지도자(공무원)는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의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선거 때 신세진 몇몇 사람에게 목소리 큰 사람에게 끌려 다니는 소신 없는 지도자가 되어서도 안된다. 물론 선거를 하는 입장에서는 목소리 큰 사람이 도움이 되기도 하고 큰 고마움을 가지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지도자가 되기 위해 나섰다면 전체를 보고 나가는 지도력이 있어야 진정한 지도자다. 경주도 마찬가지다. 무엇으로 경주는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그 해결책을 내놓는 지도자가 나타나야 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역사·문화도시라는게 무색해진 요즘! 이 시기를 어떻게 잘 극복해 도약하는 경주를 만들 것인지 해법을 제시하는 지도자, 선거를 도와준 그리고 지역사회에 목소리가 큰 소수에 휘둘리지 않는 현명한 지도자가 나타나야 한다. 1년 후에는 우리에게 그 선택권이 주어지며 결국에는 현명한 지도자를 선택하게 된다. 우리가 적극 관심을 가지고 나선다면 목소리가 큰 소수에게 휘둘리지 않는 지도자가 탄생된다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경주에서 문무대왕면 소재지를 지나 한참을 가면 왼쪽으로 감은사지 삼층석탑이 보인다. 얼마간 더 가면 대본삼거리이다. 오른쪽 대종교를 건너지 말고 감포 쪽으로 150m 가서 오른쪽 회 단지 쪽으로 내려가면 고고미술학계의 거장인 우현 고유섭과 그의 수제자인 초우 황수영과 수묵 진홍섭 등 개성삼걸(開城三傑)의 현창비가 있다. 우현 고유섭이 인천 출신으로 개성박물관장으로 있을 당시 개성 출신의 초우 황수영과 수묵 진홍섭은 우현의 수제자였다. 이들은 우리 고고학계를 개척한 분으로 개성삼걸이라 한다. 그런데 이들의 고고학 연구는 대부분 신라 유적 중심의 연구로 삼산오악조사단을 이끌고 이곳 대왕암을 비롯한 신라 유적조사연구에 진력했으니 경주삼걸이나 서라벌삼걸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이후 초우의 제자인 호불 정영호를 기리는 현창비가 또 이곳에 세워지게 된다. 호불은 생전에 우현 고유섭으로부터 시작된 한국미술사 학풍이 초우 황수영을 통해 자신에게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항상 긍지를 느끼고 있었다. 특히 이곳 대왕암과 석굴암 등 수많은 신라유적을 조사하여 신라사 연구에 크게 기여하였다. 우현선생의 ‘나의 잊히지 못하는 바다’ 비가 이곳에 세워진 것은 1974년이었다. 1939년 고려시보에 이와 같은 글이 실렸다. “경주에 놀면 불국사에 노닐 줄 알고 석굴암을 누구나 찾지만 다시 석굴암의 산골짜기를 끼고 가는 물줄기를 타고 가기 육십여리, 이 대종천 하류에 이르면 펑퍼짐한 언덕, 그곳에서 푸른 파도는 벌써 보이기 시작하는데, 용당 산하에 버려진 감은사지의 고고한 삼층석탑, 그곳에서 다시 나와 바다로 향하면 대왕암의 엄숙한 자태, 무심한 갈매기는 파도와 함께 조용히 날아가는데 파도에 떠 있는 일엽편주는 바람결에 던저져 있고 …… 바다의 향기는 숨어들고 솔바람 소리는 귀에 들려온다. 그래서 이곳 바다를 나는 ‘잊히지 못하는 바다’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비명(碑銘)이 ‘나의 잊히지 못하는 바다’가 되었다. 이 비의 뒷면에는 우현의 시 ‘대왕암’의 일부가 음각되어 있다. 대왕(大王)의 우국성령(憂國聖靈)은 소신(燒身) 후 용왕(龍王) 되사 저 바위 저 길목에 숨어 들어 계셨다가 해천(海天)을 덮고 나는 적귀(賊鬼)를 조복(調伏)하시고 우현 고유섭 전집 9권에 실린 이 시의 뒷부분은 다음과 같다. 우국지성(憂國至誠)이 중(重)코 또 깊으심에 불당(佛堂)에 들러시다 고대(高臺)에 오르시다 후손은 사모하야 용당(龍堂)이여 이견대라더라 (이하생략) 다음은 우현선생의 ‘경주 기행의 일절’이라는 수필에서 대왕암과 관련된 내용이다. 경주에 가거든 문무왕의 위적(偉蹟)을 찾으라. 구경거리로 경주로 쏘다니지 말고 문무왕의 정신을 기려 보아라. 태종무열왕의 위업과 김유신의 훈공이 크지 않음이 아니나, 이것은 문헌에서도 우리가 기릴 수 있지만 문무왕의 위대한 정신이야말로 경주의 유적에서 찾아야 할 것이니, 경주에 가거들랑 모름지기 이 문무왕의 유적을 찾으라. …… 다음은 20세기 초 미국 흑인사회의 대표적 지성이었던 W. E. B. 뒤부아(DuBois)가 한 말이다. “교육은 사람을 목수로 만드는 것이라기보다는 목수를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개성3걸과 호우는 목수를 사람으로 만든 분이었으나 평생을 교육에 몸담아온 필자는 그러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얼굴이 뜨거워진다.
이런 논쟁도 나비 효과의 일종일까?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식당에서 같은 음식을 주문했다고 소셜미디어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둘이서 같이 주문한 문제의 요리는 토마토 스파게티라고 했다. 관련 기사를 실은 워싱턴포스트(WP)는 실명을 공개한 어느 여성의 말을 인용하면서 ‘외식을 하는 건 가능한 한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는 게 아니겠냐?’며 대통령이 같은 음식을 주문하는 건 ‘바보 같은 짓(silly)’이라고 했다. 기사를 읽다 보니 주문도 마음대로 못 하는 미국 대통령이 참 불쌍하다 싶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걸 주문했다고 바보 소리는 안 들었을 텐데 말이다. 왜냐, 우리에게는 “마카다 짬뽕!”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심리학자들은 동일한 음식을 주문하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순응’이라고 해석한다. 개인이 집단의 행동이나 의견에 순응하는 경향이라고 본 것이다. 주문은 생각보다 어렵다. 메뉴판을 뒤적이며 뭘 먹을까 고민하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은 뭘 주문하는지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처럼 동료 압박(peer pressure) 문화에 익숙하다. 전체의 선택에 동참함으로써 음식을 먹는 내내 당할(?) 무언의 압박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마카다 짬뽕’ 식의 주문은 개인으로서는 자신이 그룹에 속해 있다는 신호를, 집단으로서는 유사성을 의미한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동료나 지인과 함께 식사한다는 건, 개인이 사회적 규범에 순응할 필요성을 느끼거나 사회적 인정을 원하는 상황에서 매우 중요하다. 멀게만 느껴지던 선배의 “언제 밥 한번 같이 하자”는 말이 그래서 중요한 거다. 반대로 “넌 국물도 없어!” 하는 식의 표현은 사회적 보호망으로부터의 이탈을 의미한다. 반면, 같은 음식의 주문이 편리함이나 단순함에 대한 욕구니, 메뉴가 많거나 익숙하지 않은 요리 앞에서는 보통 친숙한 요리나 공동의 픽(pick)을 따르는 경향이니 뭐니 해도 우리 MZ세대들의 주문 방식은 확실히 다르다. 남 눈치 안 보고 본인이 먹고 싶은 걸 주문한다거나 회식 때 고기 안 굽고 당당히(!) 먹기만 하는 신입 사원들 등이 그들이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모두가 짬뽕만 시키면 맛있는 짜장면에 대한 예의가 아닐 테니 말이다. 그렇게 밥 한번 같이 먹는, 작지만 큰 의례를 거치면서 비로소 식구(食口)가 된다. 밥 먹는 입이라는 직역보다는, 같은 집에서 함께 살며 끼니를 같이하는 가족, 또는 조직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라는 맥락적 해석이 더 적절하다. 가족이나 부서 직원 등 식구의 특징은 어쩌면 동일한 환경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질성에 있다. 그럼 맛은 동질성의 일부일까? 그렇지는 않다. 한 가정에도 누구는 매운 걸 좋아하지만 누구는 아닌 경우도 많다. 기술적으로 표현하자면 ‘맛봉오리’의 차이 때문이다. 미각을 맡은 기관이 꽃봉오리처럼 생겼다고 맛봉오리(test bud)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초등학교 때 배웠던 혓바닥의 맛봉오리 분포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혓바닥 앞쪽이 단맛을, 혀의 좌우 양쪽이 신맛을, 혓바닥 뒤쪽이 쓴맛을 느낀다고 배워왔지만, 그것은 괴담에 가깝다고 한다. 그 맛 분포도는 1942년 하버드의 심리학자 에드윈 G. 보링이 독일의 어느 논문을 잘못 해석하면서 일어난 해프닝이라는 거다. 여기서는 그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자. 우리는 약 1만개의 맛봉오리를 가지고 있고 그 대부분은 주지하다시피 혓바닥에 있다. 그런데 정작 혓바닥 한가운데에는 맛봉오리가 없다고 한다. 오히려 목 안쪽과 창자에도 미각 수용기가 있다고 한다. 약을 삼킬 때 쓴맛이 느껴지는 이유다. 신기한 것은 심장에도 허파에도 맛봉오리가 있다는 점이다. 가슴이 휑하거나 벅차오르기도 하지만 이제부턴 달콤 쌉싸름(!)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가히 압권은 정소(精巢)에도 맛봉오리가 있다는 사실. 생식기관인 음낭에 그게 왜 있어야 하며 또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말이다. 어쩌면 온몸이 식구(食口)라는 걸 증명해내는 증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미국 대통령의 잘못(?)된 주문이 가져온, 어처구니없는 결론이다.
가오리 날아오르다 장옥관 경주 남산 달밤에 가오리들이 날아다닌다 아닌 밤중에 웬 가오리라니 뒤틀리고 꼬여 자라는 것이 남산 소나무들이어서 그 나무들 무릎뼈 펴 둥싯, 만월이다 그럴 즈음은 잡티 하나 없는 고요의 대낮이 되어서는 꽃, 새, 바위의 내부가 훤히 다 들여다보이고 당신은 고요히 자신의 바닥으로 가라앉을 것이다 그때 귀 먹먹하고 숨 갑갑하다면 남산 일대가 바다로 바뀐 탓일 게다 항아리에 차오르는 달빛이 봉우리까지 담겨들면 산꼭대기에 납작 엎드려 있던 삼층석탑 옥개석이 주욱, 지느러미 펼치면서 저런, 저런 소리치며 등짝 검은 가오리 솟구친다 무겁게 어둠 눌러 덮은 오랜 자국이 저 희디흰 배때기여서 그 빛은 참 아뜩한 기쁨이 아닐 수 없겠다 달밤에 천 마리 가오리들이 날아다닌다 골짜기마다 코 떨어지고 목 사라진 돌부처 앉음새 고쳐앉은 몸에 금강소나무 같은 굵은 팔뚝이 툭, 툭 불거진다 -천 마리 가오리들이 날아다니는 남산의 달밤 집이 십만 호를 넘었고, 탑이 기러기처럼 많았다는 서라벌을 기억할 것이다. 그 탑들의 흔적을 가장 많이 보관하고 있는 곳이 경주 남산이다. 시간은 만월이 둥싯 떠올라 “꽃, 새, 바위의 내부가 훤히 다 들여다보이”는 밤, 달빛 그 신성한 빛으로 인해 낮동안 숨죽였던 돌들이 들썩이고, 뒤틀리고 꼬여 자라는 남산 소나무들이 무릎뼈를 편다. 반면 내 몸은 그들의 상승과는 반대로 “고요히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귀 먹먹하고 숨 갑갑”해지면서 경주 남산의 달밤이 일순 바다가 되는 순간, “산꼭대기에 납작 엎드려 있던 삼층석탑 옥개석이 주욱, 지느러미 펼치면서 저런, 저런 소리치며 등짝 검은 가오리”로 솟구쳐 나른다. 이런 역동적인 상상력은 옥개석의 모양이 가오리를 닮았다는 사실에서 연유한다. 사실 가오리와 가자미는 해저 깊은 곳에 가라앉아 엎드리거나 천천히 움직이는 어류이다. 가라앉아 있음과 날아다님, 현실과 환상이 이렇게 역동적으로 만나 돌올한 시가 되었다. 시인은 여기서도 “무겁게 어둠 눌러 덮은 오랜 자국이 저 희디흰 배때기”라는 역발상을 보여준다. “희디흰 배때기”는 그대로 옥개석의 노출되지 않은 부분이면서 희게 쌓이는 설레는 시간들을 말한다. 천년의 시간 동안 무거운 돌을 덮어쓰고 비와 바람을 맞았던 몸이 그 설레는 첫 시간을 살아 가오리로 날아다니니 “그 빛은 참 아뜩한 기쁨”이 된다. 놀라워라. 남산은 이제 “달밤에 천 마리 가오리들이 날아다”니는 바다, 아니 바다와 산이 결합된 원초적 시공간으로 바뀌었다. 여기서 ‘천 마리’는 말할 것도 없이 수도 없이 많다는 속성을 지닌다. 이를 앞서 이야기한 “탑이 기러기처럼 많았다”는 기록과 결부시켜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은 달이 둥싯 떠오른 밤, 번성했던 왕조의 시간에 상상의 옷자락을 갖다 대어 그 순수한 시간을 재현한다. 이는 마지막 연, “코 떨어지고 목 사라진 돌부처/앉음새 고쳐앉은 몸에/금강소나무 같은 굵은 팔뚝이 툭, 툭 불거진다”에서 보이는 회복과 재생의 시간과도 맥을 같이 함은 물론이다. 감각이 발효되고 언어가 숙성된 한 편의 시를 만나는 기쁨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