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는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6일간 경주시 본청 및 사업소, 출연·출자기관 등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와 달리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업무의 연속성 및 전문성,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각 상임위별로 실시했다. 또 행정사무감사 계획서 변경 안건 승인을 통해 올해 읍면동 감사는 제외했다.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접수 등 각종 민원에 대처하고 있는 읍면동 직원들의 현실을 감안했고, 행정사무감사로 인해 시민들의 행정서비스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 신라문화제 관련 경주시 책임론 제기 경주 최대 문화예술축제인 신라문화제와 관련, 최근 불거진 금품수수 의혹과 함께 핵심 콘텐츠 부재 등 축제 전반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지난 11일 열린 경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신라문화제를 둘러싼 각종 문제점에 대한 질타와 함께 경주시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 4월 경주시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2019년 열린 신라문화제에서 총감독을 맡았던 A씨를 해촉했다. A씨가 당시 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으면서 계약서를 520만원으로 부풀려 쓴 뒤 현금 250만원을 돌려받았다는 의혹이 감사결과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 다른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신라문화제 전체 예산이 29억5000만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이 업체와의 계약금액이 지극히 낮은 만큼 이 같은 유형의 비위가 더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주경찰서는 경주시 관계자 등을 상대로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지적이 집중됐다. 서선자 의원은 “일부에서는 총감독이 해촉되고, 경주문화재단 관계자가 사퇴한 것을 두고 경주시가 의혹 확산을 막기 위해 꼬리 자르기 식 조치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신라문화제 전체 예산 29억원 중 총감독이 8억여원을 집행했고, 비위사실이 확인된 계약금액은 520만원에 불과한 만큼 훨씬 더 비리규모가 클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영태 의원도 “경찰에서 총감독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고 결과에 따라 법적 책임을 묻게 되지만, 이들을 관리해 신라문화제 행사를 치른 경주시 역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해열 문화관광국장은 “경찰 수사결과에 따라 비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고, 의혹은 말끔히 해소될 것”이라며 “단순히 신라문화제 행사 예산이 많아 해촉하고 사퇴하도록 해 꼬리 자르기를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핵심 콘텐츠 부재 등 지적과 함께 행사 재편 촉구 이어진 감사에서는 신라문화제 담당 공무원의 업무 연속성 단절, 콘텐츠 부족, 핵심 콘텐츠 부재 등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먼저 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해오던 신라문화제를 지난 2018년부터 경주시가 맡으면서 담당 과장을 비롯해 팀장, 주무관까지 매년 바뀌어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최덕규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담당 과장이 진급과 전보 등 인사로 교체됐다. 또 신라문화제 담장 팀장 및 주무관도 2018년 초 팀장과 주무관 3명이 신라문화제를 준비해오다 그해 10월 T/F를 구성해 주무관이 교체됐다. 이듬해인 2019년에도 팀장과 주무관 3명이 새롭게 투입됐고, 올해 역시 2명이 교체됐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신라문화제 담당 공무원들이 1년만 지나면 자리를 옮겨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떨어져 행사가 제대로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 경주문화재단에서 주관해오던 신라문화제를 대표축제로 육성하기 위해 2018년부터 경주시가 신라문화제를 직접 주관했는데 3년간 자리를 지킨 사람은 국장 한 사람뿐”이라며 “앞으로 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도록 해 경험을 축적하고 재단 직원들이 전문성을 키워나가 명품 축제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해열 국장은 “신라문화제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업무를 단계적으로 경주문화재단에 넘기겠다”고 말했다. 김동해 의원은 신라문화제가 세계 유명 축제에 비해 확실한 주제, 연속성, 정례화 등의 부족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세계적 축제가 모두 명성을 이어가는 것은 확실한 주제로 매년 연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시기와 장소 역시 정례화 돼있다”면서 “반면 신라문화제는 주제도 불분명하고, 매년 행사 내용이 변경되며, 행사 시기와 장소도 매년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라문화제가 이 같은 핵심요소가 가미되지 않으면 유명하고 유망한 축제가 될 수 없다”며 경주시의 개선과 노력을 촉구했다. 핵심 콘텐츠 부재로 신라문화제가 경주종합예술제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임활 의원은 “신라문화제 행사에서 관광객들을 찾아오게 할 킬러콘텐츠가 부족하고 매년 신규행사들로 채워지면서 종합예술제와 다를 바 없다”면서 “관광객 위주로 행사를 재편하고 핵심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읍면동장 비효율적 인사 개선 요구 경주시 읍면동장 인사에서 정년을 앞둔 과장이 발령받거나 승진, 퇴직, 전보 등을 이유로 1년 이내 교체되는 등 비효율적으로 이뤄져 행정 기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5일 실시된 행정사무감사에서 5급 읍면동장 인사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박광호 의원은 “읍면동장 인사발령에서 대부분이 정년을 앞둔 과장”이라며 “연세가 많은 분들이 하니 읍면이 죽어가고 있고, 시정 업무 추진도 잘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1년이 안 돼 읍면동장이 교체되는 비율도 높은 만큼 인사기준을 정해 시정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만우 의원도 “진급 등의 사유로 빠르게는 6개월 만에 본청으로 이동하는 사무관도 있다”며 “지역 균형발전과 행정공백 방지를 위해 최소 1년 이상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석준 시민행정국장은 “읍면동에서 일을 소홀히 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현장 위주 업무가 아니라 사무실에만 있는 사람은 다음 인사에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안강 옥산리 골재 분쇄공장 증설 허가 두고 논란 안강읍 옥산리 전원주택 단지 인근 골재 분쇄공장 증설 허가에 따른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지원과를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법제처 유권해석에 따라 이 공장에 대한 허가가 ‘증설’이 아니라 ‘업종변경’ 승인을 받아야 했다는 것. 이철우 의원은 법제처 유권해석 등을 들며 증설 승인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법제처 유권해석과 통계청 고시 등에 따르면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 시멘트와 모래, 자갈 등의 광물성 물질 혼합물에 물을 첨가해 굳지 않은 상태로 구매자에게 공급하는 콘크리트용 비내화 혼합물을 제조하는 산업 활동을 레미콘 제조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비금속광물을 파쇄, 분쇄, 마쇄해 분말 및 기타 분쇄물로 생산하는 산업 활동을 비금속광물분쇄물 생산업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는 레미콘제조업과 구분되는 별도의 업종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분명히 업종 변경을 해야 하는데 증설 승인으로 했다”면서 “사업체는 현재 공장을 증설 중이고, 수년째 피해를 보고 있는 주민들은 연일 집회를 하고 있다”며 증설 승인을 취소할 것으로 촉구했다. 장복이 의원도 “다시 법리해석을 해 법적 기준을 제대로 작동시켜 억울한 사람이 없고 농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끔 하는 것 또한 시민들에 대한 공직자의 소임”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순옥 의원은 “증설 승인했기 때문에 지난 8일부터 주민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공장이 전원주택 단지 인근에 위치해 소음과 분진으로 인해 건강이 우려된다”며 “승인을 잘못했다면 반드시 취소해 제자리로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증설이냐 업종변경이냐 다툼의 여지는 있는데 공장 면적이 500㎡ 이하여서 증설로 판단한 것”이라며 “500㎡ 이상이면 공장 승인을 얻어야 하지만, 이하이면 건축법 등 개별법에 의해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설 승인과 관련해서는 법리해석을 다시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강읍 옥산4리 세심마을 주민들은 지난 8일부터 매일 경주시청 정문에서 골재 분쇄공장 증설 허가 취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주민들은 경주시가 주민동의 없이 소음과 분진, 교통난 등이 불가피한 환경오염 유발시설을 허가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각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S레미콘은 지난 4월 안강읍 옥산리 2037의 2 부지에 석재 원석을 가공하는 골재 파쇄시설 설치 허가를 신고했고, 안강읍사무소는 신고접수 5일 만에 이를 승인했다.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가 지난 12일 양남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개최할 예정이었던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맥스터) 증설 관련 주민설명회가 또다시 무산됐다. 지난달 6일 예정했던 사전설명회부터 세 차례 파행을 빚은 것. 지역실행기구는 이날 오후 2시 양남면사무소에서 맥스터 증설 관련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사전설명회 무산 후 지난달 28일 본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설명회 개최에 대한 찬성과 반대 측 주민들이 충돌하면서 의견 조율을 위해 2주 뒤 다시 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 역시 무산됐다. 양남면 대책위원회는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맥스터 추가건설을 반대하는 주민수가 절반이 넘는 55.8%로 나와 설명회 무산을 주장하며, 설명회장 입구를 막아섰다. 반면 설명회 참석을 위해 이곳을 찾은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2시간여 주민들 간 실랑이가 이어지자 결국 지역실행기구 김남용 위원장은 “더 이상의 설명회는 없다”며 양남면 주민설명회 종료를 선언했다. 상황이 이러자 대책위 측은 강력히 반발했고, 설명회 개최를 찬성하는 주민들과도 충돌하면서 앞으로 주민 간 갈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는 설문조사 결과 맥스터 증설 반대가 절반을 넘었기 때문에 이날 주민설명회 무산은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양남면 나아리 홍중표 이장은 “대책위의 요구로 2번 설명회를 연기했는데 식권까지 제공하며 주민들을 동원해 설명회를 방해했다”며 “이는 신뢰와 약속을 저버리고 주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한 행위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또한 양남면 대책위가 실시한 맥스터 증설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두고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대책위는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19세 이상 양남면 주민 891명을 대상으로 맥스터 추가 건설 찬반 여부를 조사한 결과 반대 55.8%, 찬성은 44.2%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설문조사 표본수가 60대 이상 노년층에 집중돼있기 때문. 설문조사 대상 891명 중 30대 이하는 15명인 반면, 60대 이상은 600명으로 무려 40배나 많고, 전체표본의 67%를 차지했다. 또 조사결과 20~50대는 찬성 54%, 반대 46%로 찬성이 높게 나온 반면, 60대 이상은 찬성 39%, 반대 61%로 반대비율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전과 가까운 지역 주민들의 찬성비율이 높게 나왔고, 맥스터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의 찬성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맥스터 추가 건설 반대를 유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책위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맥스터 증설 반대 이유는 핵폐기물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정부와 한수원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며 “주민투표 성격을 지닌 조사결과를 연령별 찬반 비율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표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대책위가 원하는 결과를 유도하기 위해 설문조사에서 노년층 표본을 지나치게 많이 잡은 것”이라며 “맥스터를 모를수록 반대가 많았는데, 이는 맥스터에 대해 사람들이 알 수 없도록 해 반대를 유도하기 위해 설명회를 무산하려 한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는 설명회 절차를 마무리하고 시민참여단 150명을 구성해 다음 달 말까지 숙의학습과 워크숍, 종합토론회 등을 거쳐 맥스터 증설 여부에 대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후 주민여론 수렴 결과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정부 권고안을 작성해 산업부에 제출, 정책에 반영한다
항상 심사숙고하여 예산편성과 집행하시길…
경주시체육회가 경주시축구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자 축구협회가 ‘관리단체 지정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반발하고 나서 협회 정상화를 둘러싼 대립은 지속될 전망이다. 법원은 지난 2월 당시 경주시축구협회 일부 이사가 제소한 ‘경주시축구협회장 선거’ 관련 1심에서 무효 판결을 내렸고, 축구협회는 곧바로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인 상황. 경주시체육회는 이를 근거로 축구협회 내부의 분쟁이 발생해 정상적인 협회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4월 21일 이사회 결의로 경주시축구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현재 7명의 관리위원회 위원들이 축구협회의 권한 대행 중에 있다. 이에 축구협회는 ‘관리단체 지정 가처분’ 신청으로 맞서며 이번 사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지역 축구동호인들은 협회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동시에 하루빨리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경주에서 개최되는 화랑대기 유소년축구대회는 경주시축구협회와 대한유소년축구연맹이 관리단체로 지정돼 경주시와 대한축구협회가 주최·주관하며, 코로나19로 인해 유동적이지만 8월 8일 개막하기로 잠정합의 됐다. ◇시체육회, “축구협회 측에서 비협조적” 경주시체육회는 축구협회의 관리단체 지정에는 문제가 없고 오히려 지정 후 협회 측의 비협조로 인해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체육회에 따르면 관리단체 지정 전에 축구협회 내부의 목소리를 다 듣고 이사회 결의를 통해 축구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했으며 지난 2월 법원에서 ‘경주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대해 무효를 선고했기에 이번 관리단체 지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 특히 관리단체 지정 이후 축구협회에서 제출한 자료를 확인하다 보니 회계와 종목단체 최상위 의결기구인 대의원 구성 등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에 추가적인 자료를 요청했지만 협회 측에서 비협조적인 자세로 나와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가 신청한 ‘관리단체 지정 가처분’에 대해서는 크게 의미를 두고 있지 않는다는 답변도 들을 수 있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경주시체육회 규약 제8조(관리단체의 지정) 1항의 ‘종목단체와 관련된 각종분쟁’을 근거로 관리단체로 지정했다”면서 “가처분소송 결과와는 별개로 관리단체 지정은 체육회의 축구협회 내부 상황 판단에 따른 고유 영역”이라고 전했다. 또한 “관리단체 지정으로 이사진 모두 즉시 해임돼 축구협회의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위단체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은 명백하게 문제가 있다”며 “축구협회는 관리위원회의 업무에 적극 협조해 빠른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 “가처분소송 결과 따를 것” 경주시축구협회는 이번 시체육회의 관리단체 지정은 ‘부당’하다면서도 ‘관리단체 지정 가처분소송’ 결과에 따라 처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회장 사임 후 임시총회를 통해 규약 개정을 진행했고, 개정된 규약을 경북축구협회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시체육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협회 내부적으로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시체육회에서 외면하고 일부 협회 이사들의 관리단체 지정만 받아들였다”고 이번 관리단체 지정에 대한 부당성을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축구협회 회장 선거와 관련된 사항은 절차상의 문제로 규약 개정 등을 통한 방법으로 회장 선거를 진행하면 되는 사안이지 분쟁이 아니다”며 “시체육회에서 주장한 맥락으로 본다면 경상북도체육회로부터 경주시체육회도 관리단체 지정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협회 측에서는 이번 가처분소송 결과에 따라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 시체육회에서 이렇게까지 축구협회 임원 교체를 원하는 의도가 궁금하다”며 “관리위원회가 제출을 요구한 서류 중 화랑대기를 포함한 보조금 사업은 시에서 자료를 받을 수 있고, 여기에 협회 개별적인 회계자료 등 불필요한 자료 요청도 함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 축구동호인들, “쇄신과 함께 빠른 정상화” 요구 이번 경주시축구협회의 관리단체 지정으로 피해는 지역 축구동호인에게 돌아가게 됐다. 당장 축구협회의 사업은 모두 중단됐고, 정상화까지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축구동호인들은 축구협회의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축구단체 관계자 A씨는 “타 지역과 비교하면 경주시축구협회는 지역 동호인의 편의와 의견은 외면한 채 각종 대회 개최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면서 “대회와 유소년 팀 육성 등도 중요하지만 현재 경주시축구협회는 많은 축구동호회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역 축구동호인들을 위한 축구협회, 지역 발전을 위한 축구협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국최대 규모 ‘화랑대기’, 8월 초 예정 전국최대 규모의 유소년축구대회인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는 올해 경주시와 대한축구협회 주최·주관으로 열릴 예정이다. 기존 대회를 주최·주관했던 경주시축구협회와 대한유소년축구연맹이 모두 관리단체로 지정됐기 때문.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참가 연령대도 반으로 줄었다. 경주시 관계자는 “올해 화랑대기는 경주시와 대한축구협회에서 주최·주관하며 기존 4개부에서 U-11, U-12 등 2개부만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500여팀이 12일간 풀리그 방식으로 기량을 겨루게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된 보조금의 역외 집행과 관련해서는 “대한축구협회 실무자에게 경주지역 업체를 우선 이용해야 함을 강조했고, 차후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유도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8월 8일 대회 개막을 대한축구협회와 잠정 합의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회 참가팀 규모나 일정은 언제든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체계적 관광정책 수립과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경주의 글로벌 관광도시 위상회복 및 경주 특성을 살릴 ‘관광청 신설’을 주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김석기 국회의원(미래통합당)은 15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밝혔다. 관광산업은 전 세계 GDP의 10%를 차지하는 거대 산업이자 굴..
경주지역에서만 사용가능한 지역화폐 ‘경주페이’가 15일 출시됐다. 경주시는 지역 자금 역외유출을 막고 지역 내 소비촉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충전식 카드형 상품권 경주페이를 발행했다. 15일 모바일 앱 출시를 시작으로 22일부터는 모바일 사용이 불편한 시민들을 위해 농협과 대구은행에서 현장발행 한다.‘..
경주한수원 여자축구단이 15일 오후 7시 황성체육공원 3구장에서 세종스포츠토토 여자축구단과 2020 WK리그 홈 개막경기를 치른다.이날 홈 개막경기는 한국여자축구연맹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지침’에 따라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올해 WK리그는 8개 팀이 11월 16일까지 정규리그 21경기(홈11경기)와 챔피언십 3경기가 ..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상반기 채용을 실시한다. 채용대상은 체험형 인턴 26명, 공무직 3명, 기간제 3명 등 총 32명.지원서는 19일부터 26일까지 접수하며, 서류심사·필기시험·면접전형을 거쳐 8월중 최종 임용 예정이다. 입사지원서는 공단 채용 홈페이지(https://korad.recruiter.co.kr)를 통해 접수한다.체험형 인턴은 ..
경주시 물 정화기술 장치(GJ-R)가 베트남 수출 1호 납품으로 해외수출 길을 열었다. 경주시는 10일 외동읍 소재 ㈜지엠하이테크 공장에서 GJ-R장치 해외수출 베트남 1호 축하 기념식을 열었다. 경주시는 지난해 10월 베트남 선하그룹과 베트남 수처리사업 공동추진 협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전역을 대상으로 하폐수 처리장..
김상도 의원(더불어민주당, 선도·월성·황남)은 ‘경주시 식생활교육지원 조례안’과 ‘경주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2건의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2건의 조례안은 지난 4일 시의회 경제도시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경주시 식생활교육지원 조례안은 ‘식생활교육..
우수 자원봉사자에 대한 지원을 통해 지역 내 자원봉사활동 활성화시키기 위한 ‘경주시 자원봉사활동 지원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개정을 앞두고 있다. 서선자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대표 발의한 이 조례안은 지난 4일 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에서 원안 가결됐다. 조례안은 자원봉사증을 갖고 있는 지역 우수 자..
경주시의회 김순옥 의원(미래통합당 비례대표)이 대표 발의한 ‘경주시 모자보건 조례안’이 지난 4일 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조례안은 모성과 영유아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건강한 자녀의 출산과 양육을 도모해 시민의 보건향상과 건강증진에 기여하고자 발의됐다. 조례안에는 모성 및 영유아 건강..
경주시가 코로나19로 직·간접 피해를 입은 시민과 착한 임대인 등을 지원하기 위한 지방세 감면을 실시한다. 경주시에 따르면 ‘코로나19 피해자 및 착한 임대인에 대한 시세 감면 동의안’이 지난 4일 열린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동의안에 따르면 8월 부과 예정인 개인균등분 주민세 개인 1만원, ..
경주시가 동물보호센터 설치를 추진한다. 반려 동물 1000만 시대에 진입하면서 매년 버리는 사례도 늘고 있어 유실·유기동물의 안전한 관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데 따른 것. 현재 시는 민간 동물병원 2곳에 위탁해 유기동물을 관리하고 있다.경주시가 제251회 경주시의회 제1차 정례회에 제출한 동물보호센터 설치를 위한..
경주시가 지난해 예산을 편성해 놓고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 사업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 보다 효율적인 예산사용이 요구된다. 2019회계연도 경주시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결산검사 결과에 따르면 경주시가 지난해 편성한 예산 중 단 한 푼도 집행하지 못한 사업이 총 57건에 16억3400만원이며, 국·도비 등 보조금을 확보해놓고도 전액 집행되지 않은 사업도 6건에 3억4800여만원에 달해 예산 편성 및 집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예산을 집행하고도 잔액이 1억원이 넘는 사업도 10건에 50억여원이나 돼 집행률 또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뿐만 아니라 연내 발주가 불가능한 제3차 추경에 신규 자체사업을 반영해 이월 금액을 증가시키는 등 예산의 편성과 집행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이외에도 세입금 환급 및 미수납 관리 미비, 일반회계 보조금 사업 집행 잔액 과다, 이월사업비 과다 등 총 18개 사항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정도면 경주시가 예산 편성과 집행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결산검사위원들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사업 협의지연, 사업량 판단착오, 이해당사자의 사업추진 반대 등에 대해 관행적인 업무처리로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과다한 집행 잔액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경예산 편성 시 삭감해 긴급한 주요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월사업을 최소화해 재원의 효율적인 활용방안을 강구하는 등 집행 잔액 최소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강구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이같이 예산 편성과 집행 문제가 많이 발생한 것은 경주시가 사업의 우선순위나 타당성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우선 예산을 확보해 놓고 보자는 식으로 처리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예산은 사업의 중요성과 추진시기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편성해야 낭비가 없고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다. 효율적인 예산 편성과 이에 걸 맞은 집행은 경주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특히 가용 예산이 넉넉지 않은 경주시의 경우 예산을 적기에 집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경주시는 앞으로 철저한 검토와 심의를 거쳐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본다.
기상청이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높은 폭염이 올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경주시의 철저한 폭염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지난해 경북도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가 123건으로 124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했으며 월별로는 7월 52건, 8월 44건으로 7~8월(77.4%)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빠른 시기에 폭염이 시작됐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기온이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시 차원의 시민건강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의 건강관리가 더욱 중요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접촉이 지극히 제한된 가운데 어르신들의 폭염 피난처 역할을 해왔던 경로당, 복지관 등은 아직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600여곳의 경로당과 복지관은 어르신들이 여름철에는 시원하게, 겨울철에는 따뜻하게 지내는 공동생활공간이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가 넘는 경주는 특히 손길이 먼 농촌지역에 고령자가 많아 폭염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지자체들이 폭염대책수립을 서두르고 있다. 경주시도 최근 그늘막을 설치하고 폭염예방수칙 등을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요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폭염대책이 제한적인 상황임을 감안해 대대적인 양산쓰기운동을 계획하고 있는 곳도 있다. 양산쓰기가 보편화되면 폭염 피해를 줄이고 자연스럽게 물리적 거리두기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라고 한다. 경주시도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폭염대책을 수립할 때라 여겨진다. 그리고 우선이라도 폭염예방수칙과 코로나19 대응수칙 등을 알기 쉽게 만들어 가정마다 나눠주고 어르신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건강 상황을 상시 체크할 수 있는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각 읍면동 복지담당과 이·통장, 마을회장과의 상시 연락망을 구축해 주요 시간대마다 수시로 점검하고, 현재 어르신들의 건강과 행복한 생활을 돕기 위해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경로당 행복도우미들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얼마 전 AC(After Corona19), BC(Before Corona19)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Corona19는 이렇게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엄청난 파워를 가지고 전 세계를 변화 시키고 있다. 많은 매스컴에서는 ‘아주 짧은 시간에 인간세계를 송두리째 뒤흔들었다’고까지 표현한다. 전 세계는 전염병 하나로 엄청난 파장을 미치고 있다. 경제를 위시한 인간의 모든 삶과 연관지어진 분야분야에 앞날이 어떻게 될지를 짐작하기조차 두렵고 또 어렵게 된 작금의 상황이다. 앞으로의 변화를 각 분야의 학자들이 서로 앞 다투어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은 지금까지의 변화나 대처 등으론 상상조차 어려울 것이다. 예전엔 엄청난 질병이었던 홍역이나 콜레라 같은 일상 속의 전염병으로 진행 되면서 백신도 치료제도 곧 만들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대로 대처 하지 못하는 혹은 잘 정리하는 사람으로 쉽게 구분 지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그렇게 그냥 일상의 여느 병처럼 그냥 지나가는 전염병정도로 치부하게 될, 조금은 무디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도 더러는 있다. 다만 평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살아가야하는 사람이 조금은 많아질 상태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Corona19를 맞닥뜨린 이즈음 한 문화인으로서의 우려는 또 다른 앞날의 변화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Corona19를 통한 메시지는 참으로 다양하지만 가장 우려 하는 것은 불신풍조 속에 사람과 사람간의 ‘단절’이라고 감히 정리하고 싶다. 기침하는, 재채기하는, 열이 나는, 또 늙은 등등이 본인을 공격할 것 같은 사람들로 주위에 있는 모두가 적군과 다름이 없는 전쟁 같은 상황이 점점 깊어만 가고 있다. Corona19이후 단절이 주는 이 상상하고 싶지 않은 끔직하고 두려운 미래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몇 주 전 얼떨결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이른 아침 용인민속촌에서 광역 버스를 타고 출근길(?)에 올랐다. 물론 그때는 운전기사가 마스크 미착용에 대한 경고를 하던 때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버스 안은 싸늘했다. 마치 병 보따리를 안고 타는 사람을 보듯 모든 승객들은 고개를 돌리고 옆자리에 앉기를 꺼려했다. 다시 내려서 마스크를 가지러 가기에는 어려운 형편이어서 실례를 무릎 쓰고 건장한 청년 옆자리에 앉았다. 순간 청년은 통로 쪽으로 빠르게 몸을 돌렸고 1시간 동안을 송충이를 대하 듯하며 쿵쿵댔다. 나 역시 그의 불편함을 인정하는 바라 창 쪽으로 몸을 틀어 햇볕을 온 얼굴로 막으며 그 시간을 버텼다. 간혹 나오는 불규칙한 마른기침은 버스 안 모든 이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미 버스는 고속도로위를 달리고 있었고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버스는 강남역(신논현역)정류장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내려서 빠른 걸음으로 정류소 앞 약국을 향했다. 순간 당황했다. 미닫이 문 창에 부착된 ‘마스크 미착용자 입장 불가’라는 글자가 눈에 확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또 한 번의 실례를 무릎 쓰고 뻔뻔스럽게 입장 했다. 그런데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하얀 가운을 입은 젊은 약사가 두 팔을 들어 흔들며 동냥 나온 거지를 내쫓아내듯 기겁을 하며 나가라는 것이다. 황당했다. 문밖으로 밀려난 나는 본의 아니게 언성을 높이고 말았고 급기야는 하소연을 늘어놓는 상황으로 까지 가고 말았다, 잠시 후 뒤로 멀찌감치 물러선 그 여자 약사는 주민등록증을 요청했다. 마침 그날따라 공용마스크는 구매할 수가 없는 날이란다. 그러니 3장에 4500원짜리 마스크를 구입하라는 것이다. 그 상황은 너무나 답답했지만 결과는 정말이지 감지덕지다. 이런 상황이 여기저기에서 어디 이것뿐이겠냐? 울며 겨자 먹기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한편으로 이런 상황에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도 안 되는 교과서 속의 진실만을 과연 이해하겠는가? 이어져가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불신’과 ‘단절’에 배려니, 양보니, 공동체니 하는 단어가 그들에게 어떤 공감대를 형성할 것인가? 한여름에 마스크를 쓰고 현관을 들어서는 늙은 아버지, 어머니의 이마에 체온계를 들이대고 몸에 소독약을 뿌리곤 “죄송해요. 됐어요. 올라오세요!”하는 며느리를 어떻게 탓하랴? 이미 이 나이만큼 살아온 우리들은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겠지만 사회를 알지도, 배우지도 못하고 ‘불신’과 ‘단절’만을 배우고 있는 어린 아이들은 어떻게 느끼며 살아갈까? 그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 지금의 나처럼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게 될까?
‘인간답다’라는 말은 언제 쓰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인간과 다른 존재의 삶을 들여다보면 될 것 같다. 동물들, 혹은 식물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들의 삶은 지극히 소박하다. 소박하기 때문에 필요이상의 먹거리를 탐내지 않고, 미래의 불안을 대비한다는 명목이나 과시를 위한 축적이 없다,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면 거의 살생을 하지 않는다. 그에 비해서 인간은 어떠한가? 마치 신에게 도전하듯 거대해지고, 화려해지며, 건강한 신체를 빌미로 동물들을 식육하며, 식물들의 본연의 모습을 강제로 조작하는 등의 폭력을 서슴지 않는다. 그 소용돌이 속에 살고 있으면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폭력성은 교육이라는 이름하에 기저의 생각들이 재생산되고 고착되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지구가 지금 이 시각에도 시속 1300km로 자전을 하고 있고, 시속 10만kw정도로 공전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과도 같다. 21세기의 사회적 인간이 되기 위해 태어나기 전부터 창의성으로 무장된 교육은 남들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려가서 더 화려한 삶을 살지 못함을 오히려 불행으로 여기게 한다.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는 지구인들을 멈출 수 있는 길이 그동안에는 없었다. 몇몇 명상가들이나 참 종교인들의 외침은 너무 작았다. 발전이 모토가 된 지구인들 스스로 멈추는 것은 불가능했고, 어쩌면 빠름에 중독된 인류는 멈추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몇 개월의 강제 멈춤의 시간은 매우 고귀해야만 한다. 신이 강제로 멈춘 것이 아니라 지구인들이 스스로 만들어 낸 인과이지만 어쨌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본연의 질문에 대한 답을 안개를 걷고 선명하게 잠시나마 보았기 때문이다. 자발적이든, 강제적이든 우리는 집 즉 가정으로 돌아갔고, 최소한의 사람들을 만났으며, 최소한의 물질로 생활을 영위해갔다. 아까워서든, 나중을 위해서든 남겨두었던 식량들을 끄집어 내어 감사하게 먹었다. 가족들이 무사한 것을 감사했고, 소소한 일거리라도 있는 것에 감사했다. 심리적 혼란과 자발적 격리 속에서 나눔과 봉사와 기부행렬은 줄을 이었다. 대한민국의 시민의식은 국가브랜드를 만들만큼 성숙했다. 세계적으로도 공해가 심했던 인도에 30여년 만에 히말라야산맥이 도시 중심에서도 보이게 되었고, 미세먼지로 봄마다 몸살을 앓았던 우리나라에도 맑은 하늘과 공기를 돌려주었다. 우리가 지구인으로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모범 답을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한꺼번에 느끼고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고 본다. 선진국대열에 들어선 만큼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는 하소연이 한반도를 흔들어대어 국가는 현대판 구휼미를 풀어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한편, 물심양면 지자체와 공조해 모든 분야에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상상도 하지 못할 금액인 몇 천억, 몇 조의 현금이 여기저기서 풀린다는 소식이 매일 언론을 통해 들려오고 있다. 돈이 흐르기 시작하자 본격적인 활동이 재개되고 우리는 다시 원래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소박한 삶의 미덕이 도외시 되었던 오래된 습관들로 되돌아가고 있다. 굶주릴까봐 열었던 나라의 곳간이 꼭 필요한 생필품이나 소외된 작은 식당, 업소들을 돕는 것이 아닌 고급식당에 갔다왔다는 이야기와 평소에 벼르던 고급 장비들을 구입한다는 소리도 많이 들린다. 국가가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의도와는 크게 다르다. 이런 소리들이 들린다는 것은 3개월 정도 경제가 멈춰도 큰 지장이 없이 준비가 잘 되었다는 소리이기도해서 반갑기도 하다. 그러나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멈춤의 시간’이 무의미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아깝다. 배움을 통해 성찰과 깨달음을 얻고 행동을 수정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교육의 값진 원리이다. 가장 낮은 자세로, 가장 작은 소유, 가장 적은 관계를 통해 행복이라는 것을 맛보고 감사함을 절실히 느꼈던 불과 어제의 일, 오늘의 일을 잊어버리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20세기 최고의 여성 성악가를 뽑으라면, 마리아 칼라스(M.Callas/1923-1977)를 빼놓을 수 없다. 단아한 용모, 뛰어난 실력, 그리고 기품 있는 무대매너로 제2차 세계대전 후 최고의 오페라 가수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그녀 역시 처음에는 프리마돈나를 꿈꾸는 풋내기 가수에 불과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라 스칼라 극장은 오페라 가수라면 누구나 꼭 서고 싶은 꿈의 무대다. 1778년 오스트리아의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a)의 명에 따라 설립된 이래로 로시니, 베르디, 푸치니 등 이탈리아 오페라의 영웅들이 이곳에서 명작을 발표했다. 라 스칼라의 주연배우는 이탈리아 전국구를 넘어서 국제적 스타로 인정받았다. 칼라스가 이탈리아로 넘어 온 때는 토스카니니가 캐스팅한 레나타 테발디(R.Tebaldi/1922-2004)가 라 스칼라의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던 시절이었다. 당시 칼라스에게 테발디는 넘지 못할 벽처럼 보였다. 그리스계 미국인이란 사실도 핸디캡이었다. 하지만 칼라스는 칼을 갈며 준비했고, 마침내 기회를 잡는다. 1950년 오페라 아이다 공연을 앞두고, 테발디를 대신해 무대에 서는 행운을 얻게 된 것이다. 이후 성악가로서는 꽃길을 걷는다. 칼라스가 데뷔할 당시에는 사실주의 베리스모(verismo) 오페라가 대세였다. 반면 여성 성악가의 기량을 중시하는 벨칸토 오페라는 구닥다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칼라스는 19세기 초반의 벨칸토 오페라를 20세기에 부활시킨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자신의 성악역량을 최대치로 부각시키는 일이기도 했다. 칼라스가 부른 벨리니의 노르마 타이틀 롤은 특히 극찬을 받았다. 그녀 자신도 비올레타나 토스카가 아닌 노르마 역을 가장 좋아했다. 하지만 칼라스는 벨칸토 창법에만 능통한 가수가 아니었다. 거의 모든 장르의 오페라를 소화할 줄 알았다. 영화배우로 치면, 한 명의 배우가 멜로, 로맨틱 코미디, 심지어는 호러나 스릴러까지 모든 분야에서 주연을 맡는 거랑 비슷하다.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래서 사람들은 칼라스를 소프라노 아솔루타(Soprano Asoluta)라고 부른다. 직역하면 절대적인 소프라노다. 더 이상의 찬사는 없을 것 같다. 칼라스는 연애 스케일도 남다르다. 아버지 연배의 부유한 사업가와 결혼 후 바람이 난다. 불륜의 상대는 그리스의 유명한 선박왕 오나시스였다. 하지만 오나시스가 케네디 대통령의 미망인 재클린과 사랑에 빠지면서 멀어진다. 칼라스는 일세를 풍미한 스타였지만 그녀의 말년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연오랑과 세오녀 테마공원 이야기 포항 동해면 임곡리 해변가에 영일안 바다를 바라보며 연오랑과 세오녀 테마공원이 길게 자리잡고 있다. 포항의 대표 설화인 연오랑과 세오녀를 주제로 하여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 시작되는 지역이다. 포항시 시승격 70년이 된 작년에 ‘귀비고’가 완공됨으로써 소위 신라문화탐방 바닷길인 이 공원이 조성된 것이다. 전면에 영일만 바다와 포항 제철소 전경이 전개되고, 호미곶까지 아름다운 해안섬이 연결되어 있다. 이 공원의 이름인 「연오랑과 세오녀」에 대해서는 상고시대 해와달의 이야기와 관련해 삼국유사(기이편)에 다음과 같이 전해온다 △동해 바닷가 연오랑과 세오녀 일본에 떠내려가 왕(왕비)이 되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AD158)때 동해 해변가에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가 살고있었다. 어느때 연오랑이 바닷가에 나가서 해조류를 뜯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가 있던 바위가 쩍 갈라지면서 동해 바다로 둥둥 떠나갔다. 뜻밖의 일이라 놀란 나머지 발을 동동 굴렀으나 주변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부인인 세오녀가 걱정할까봐 마음이 안절부절했다. 망망대해로 떠내려간 연오랑은 며칠 후 일본해안에 도착했고, 그 곳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육지에 올랐다. 그 나라 사람들은 연오랑을 보고 오랫동안 먼 바다를 살아서 온 비상한 재주를 가진 사람으로 생각해 그를 왕으로 삼았다. 한편 집에서 남편을 기다리던 부인(세오녀)는 남편이 돌아오지 아니하자 이상히 여겨 해안가를 다니면서 여기저기 찾았지만 끝내 남편은 없었다. 동해바다만을 바라보며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 신세가 된다. 얼마후 그가 신든 신발을 바위위에서 찾아내어 두리번 그리는데 이젠 그 바위 또한 흔들거리면서 그녀를 싣고 연오랑이 있는 일본나라로 갔다. 이 곳 해안가 사람들이 세오녀를 보고 놀라 왕에게 아뢰니, 오랜만에 부부가 서로 반갑게 상봉하게 되었고 역시 세오녀는 왕의 귀비가 된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연오랑과 세오녀가 없어지자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다 한편 이런일들이 벌어진 사이에 신라에서는 큰 소동이 일어났다. 어느날 이 후 이상하게도 해와 달이 빛을 잃어버리고 온 세상이 암흑으로 변한 것이다. 왕이 일관을 불러 왜 이런가 하고 물었다. “해와 달의 정기가 갑자기 일본땅으로 가버린 탓으로 이런 괴변이 일어났습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은 왕은 급히 사신을 보내 연오랑과 세오녀를 찾아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다. 연오랑이 말하기를 “우리가 여기 오게 된 것은 하늘의 뜻인데 어찌 내 마음대로 돌아갈 수 있겠소? 그러나 왕비가 짠 고운 명주비단을 가지고 신라로 돌아가서 하늘에 제사지내면 어려운 일이 해결될 것이오”말하고 비단을 사자에게 주었다. △왕비(세오녀)의 비단을 가져오자 해와 달빛이 다시 소생 사자가 돌아와서 신라왕에게 아뢰고 시키는 대로 제사를 올렸더니 그제서야 해와 달이 전과같이 빛을 찾게 되었다. 왕은 비단의 아름다움과 신기함에 놀라 왕실의 특별창소에 간직하고 보물로 삼았고 창고의 이름을 귀비고(貴妃庫)라 하였다. 그리고 왕이 해와 달의 정기를 되찾기 위해 바닷가에 나가 제사를 지낸곳을 영일(迎日)또는 도기야(都祈野)라고 했다. 또한 비단을 놓고 제사를 지내던 연못 일월지(日月地)은 직경 250여m, 면적 16.500㎡쯤되는 둥근 연못으로 해병대 지역에 있다. 이 전설은 상고시대 신라·백제 문화의 일본 흐름을 말해주는 표본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연오랑과 세오녀 테마 공원 둘러보기 테마공원 내 바닷가 옆에 둥글게 지어놓은 건물이 귀비고(貴妃庫)이다. 공원 내 가장 커고 우아한 건물이다. 설화속에 신라의 해와 달빛을 소생케한 비단을 보관한 신라궁중 창고 모양이다. 이 건물앞에 쌍거북돌이 포개져 있는데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타고간 바위를 추정 형상화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바위를 돌면서 기도를 하면 바라는 것을 얻는다는 속설이 있다. 이 귀비고는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로 전시실, 일월 영상관, 양외 테라스 등이 있고 실내 천장 수족관에 생물을 전시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귀비고에서 나오면 부부가 살았다는 초가집이 있고 길 옆 마을 벽에는 두 부부의 설화 내용이 적혀있다. 멀리 포항제철소 전경 동해안의 시원한 바다, 떠다니는 배, 해안풍경 등으로 가슴이 확 트이는 상쾌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잇다. 포항을 빛낸 제1호 인물인 연오랑과 세오녀를 상징하는 이 해양공원이 여름철 바닷가의 시원한 힐링코스로 매우 안성맞춤일 것이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