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체육회가 경주시축구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자 축구협회가 ‘관리단체 지정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반발하고 나서 협회 정상화를 둘러싼 대립은 지속될 전망이다.
법원은 지난 2월 당시 경주시축구협회 일부 이사가 제소한 ‘경주시축구협회장 선거’ 관련 1심에서 무효 판결을 내렸고, 축구협회는 곧바로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인 상황.
경주시체육회는 이를 근거로 축구협회 내부의 분쟁이 발생해 정상적인 협회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4월 21일 이사회 결의로 경주시축구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현재 7명의 관리위원회 위원들이 축구협회의 권한 대행 중에 있다.
이에 축구협회는 ‘관리단체 지정 가처분’ 신청으로 맞서며 이번 사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지역 축구동호인들은 협회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동시에 하루빨리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경주에서 개최되는 화랑대기 유소년축구대회는 경주시축구협회와 대한유소년축구연맹이 관리단체로 지정돼 경주시와 대한축구협회가 주최·주관하며, 코로나19로 인해 유동적이지만 8월 8일 개막하기로 잠정합의 됐다. ◇시체육회, “축구협회 측에서 비협조적” 경주시체육회는 축구협회의 관리단체 지정에는 문제가 없고 오히려 지정 후 협회 측의 비협조로 인해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체육회에 따르면 관리단체 지정 전에 축구협회 내부의 목소리를 다 듣고 이사회 결의를 통해 축구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했으며 지난 2월 법원에서 ‘경주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대해 무효를 선고했기에 이번 관리단체 지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
특히 관리단체 지정 이후 축구협회에서 제출한 자료를 확인하다 보니 회계와 종목단체 최상위 의결기구인 대의원 구성 등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에 추가적인 자료를 요청했지만 협회 측에서 비협조적인 자세로 나와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가 신청한 ‘관리단체 지정 가처분’에 대해서는 크게 의미를 두고 있지 않는다는 답변도 들을 수 있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경주시체육회 규약 제8조(관리단체의 지정) 1항의 ‘종목단체와 관련된 각종분쟁’을 근거로 관리단체로 지정했다”면서 “가처분소송 결과와는 별개로 관리단체 지정은 체육회의 축구협회 내부 상황 판단에 따른 고유 영역”이라고 전했다.
또한 “관리단체 지정으로 이사진 모두 즉시 해임돼 축구협회의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위단체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은 명백하게 문제가 있다”며 “축구협회는 관리위원회의 업무에 적극 협조해 빠른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고 덧붙였다.◇축구협회, “가처분소송 결과 따를 것” 경주시축구협회는 이번 시체육회의 관리단체 지정은 ‘부당’하다면서도 ‘관리단체 지정 가처분소송’ 결과에 따라 처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회장 사임 후 임시총회를 통해 규약 개정을 진행했고, 개정된 규약을 경북축구협회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시체육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협회 내부적으로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시체육회에서 외면하고 일부 협회 이사들의 관리단체 지정만 받아들였다”고 이번 관리단체 지정에 대한 부당성을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축구협회 회장 선거와 관련된 사항은 절차상의 문제로 규약 개정 등을 통한 방법으로 회장 선거를 진행하면 되는 사안이지 분쟁이 아니다”며 “시체육회에서 주장한 맥락으로 본다면 경상북도체육회로부터 경주시체육회도 관리단체 지정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협회 측에서는 이번 가처분소송 결과에 따라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 시체육회에서 이렇게까지 축구협회 임원 교체를 원하는 의도가 궁금하다”며 “관리위원회가 제출을 요구한 서류 중 화랑대기를 포함한 보조금 사업은 시에서 자료를 받을 수 있고, 여기에 협회 개별적인 회계자료 등 불필요한 자료 요청도 함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지역 축구동호인들, “쇄신과 함께 빠른 정상화” 요구 이번 경주시축구협회의 관리단체 지정으로 피해는 지역 축구동호인에게 돌아가게 됐다. 당장 축구협회의 사업은 모두 중단됐고, 정상화까지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축구동호인들은 축구협회의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축구단체 관계자 A씨는 “타 지역과 비교하면 경주시축구협회는 지역 동호인의 편의와 의견은 외면한 채 각종 대회 개최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면서 “대회와 유소년 팀 육성 등도 중요하지만 현재 경주시축구협회는 많은 축구동호회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역 축구동호인들을 위한 축구협회, 지역 발전을 위한 축구협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전국최대 규모 ‘화랑대기’, 8월 초 예정 전국최대 규모의 유소년축구대회인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는 올해 경주시와 대한축구협회 주최·주관으로 열릴 예정이다. 기존 대회를 주최·주관했던 경주시축구협회와 대한유소년축구연맹이 모두 관리단체로 지정됐기 때문.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참가 연령대도 반으로 줄었다.
경주시 관계자는 “올해 화랑대기는 경주시와 대한축구협회에서 주최·주관하며 기존 4개부에서 U-11, U-12 등 2개부만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500여팀이 12일간 풀리그 방식으로 기량을 겨루게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된 보조금의 역외 집행과 관련해서는 “대한축구협회 실무자에게 경주지역 업체를 우선 이용해야 함을 강조했고, 차후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유도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8월 8일 대회 개막을 대한축구협회와 잠정 합의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회 참가팀 규모나 일정은 언제든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