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지난해 예산을 편성해 놓고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 사업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 보다 효율적인 예산사용이 요구된다.
2019회계연도 경주시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결산검사 결과에 따르면 경주시가 지난해 편성한 예산 중 단 한 푼도 집행하지 못한 사업이 총 57건에 16억3400만원이며, 국·도비 등 보조금을 확보해놓고도 전액 집행되지 않은 사업도 6건에 3억4800여만원에 달해 예산 편성 및 집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예산을 집행하고도 잔액이 1억원이 넘는 사업도 10건에 50억여원이나 돼 집행률 또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뿐만 아니라 연내 발주가 불가능한 제3차 추경에 신규 자체사업을 반영해 이월 금액을 증가시키는 등 예산의 편성과 집행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이외에도 세입금 환급 및 미수납 관리 미비, 일반회계 보조금 사업 집행 잔액 과다, 이월사업비 과다 등 총 18개 사항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정도면 경주시가 예산 편성과 집행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결산검사위원들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사업 협의지연, 사업량 판단착오, 이해당사자의 사업추진 반대 등에 대해 관행적인 업무처리로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과다한 집행 잔액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경예산 편성 시 삭감해 긴급한 주요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월사업을 최소화해 재원의 효율적인 활용방안을 강구하는 등 집행 잔액 최소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강구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이같이 예산 편성과 집행 문제가 많이 발생한 것은 경주시가 사업의 우선순위나 타당성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우선 예산을 확보해 놓고 보자는 식으로 처리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예산은 사업의 중요성과 추진시기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편성해야 낭비가 없고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다.
효율적인 예산 편성과 이에 걸 맞은 집행은 경주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특히 가용 예산이 넉넉지 않은 경주시의 경우 예산을 적기에 집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경주시는 앞으로 철저한 검토와 심의를 거쳐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