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산불 위험요인 중 하나인 영농부산물의 원천 봉쇄에 나선다. 시는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4개월 간 산림인접 경작지의 소각산불 차단을 위해 ‘영농부산물 파쇄단’을 운영한다. 파쇄단은 산불전문진화대와 산불감시원 등 10명으로 구성돼있으며, 신청인의 토지를 방문해 파쇄기 2대로 영농부산물을 파쇄한다. 대상은 전·답·과수원 등에서 발생하는 잔가지, 고춧대, 깻대 등 영농부산물이며, 산림 연접지 100m이내, 고령자·취약계층, 농경지 순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신청은 파쇄단 운영기간 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영농부산물을 끈이나 비닐 등으로 묶거나 이물질을 제거 후 한 곳에 모아두면, 작업은 더욱 용이하게 진행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 산불특별 대책기간 동안 내실 있게 운영해 소각산불 근절에 많은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2024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참여자를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모집한다. 시는 특히 내년에 더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올해 3588명 보다 18% 증가한 4236명을 모집한다. 사업비도 올해 135억원 보다 33% 증가한 총 180억원이 투입된다. 이는 시가 다양한 일자리와 사회활동 지원을 통해 노인들의 소득을 보장하고 건강 유지와 대인관계를 통한 활기찬 노년 생활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유형별로는 △공익활동형(3356명) △사회서비스형(609명) △시장형(271명) 등 3개 분야로 나눠 모집한다. 공익활동형은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들이 노노케어, 공공시설봉사, 취약계층지원 등의 내용으로 월 30시간(11개월) 활동하고 29만원이 지급된다. 사회서비스형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이 복지시설, 보육시설, 금융기관 등에서 월 60시간(10개월) 활동하고 63만원 정도를 받는다. 시장형은 만 60세 이상 어르신이 실버카페 등 소규모 매장에서 근로 수익금에 따라 활동비(12개월)가 배분된다. 시는 노인 일자리사업의 전문성과 체계화를 위해 5개소 수행기관을 지정해 운영한다. 사업 참여를 원하는 어르신들은 접수 기간 내 △원석체육관(1980명, 경주시니어클럽) △(사)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1200명) △하나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450명) △경주시사회복지협의회(306명) △황남동행정복지센터 대강당(300명, 경주문화원) 등에서 신청하면 된다. 또 노인일자리 여기(www.seniorro.or.kr), 복지로(www.bokjiro.go.kr) 등 온라인을 통해서도 신청 가능하다. 모집 마감 후 5개 수행기관은 소득·재산, 보행능력, 사무역량 등 선발 기준표에 따라 고득점자 순으로 선발한다. 시는 이달 중으로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 선발을 마감하고,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노인일자리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주낙영 시장은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다양한 일자리 마련 등 노인 복지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신청 기간 내 어르신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예술의전당에 입점해 수년째 영업을 하고 있는 업주들이 경주시의 일방적인 재계약 불가 통보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영에 큰 어려움이 있었지만 빚을 내며 어떻게든 악착같이 버텨 이제야 숨통 트일만 하니 경주시가 나가라했다고 주장하는 것. 경주시는 지난 9월 26일 경주예술의전당 관리 업체에 입주 업체 계약 만료 공문을 발송했다. ‘경주예술의전당 부속시설 사용 협조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에는 원활한 운영을 위해 기존 계약 종료 후 경주시 사용이라고 명시해 입주 업체들의 내년도 계약 불가 통보를 내린 것이다. 규정상 재계약이 불가능할 경우 3개월 이전에 통보하기로 돼 있어 문제는 없지만 업주들은 정리할 시간이 너무 촉박하며,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다방면으로 재계약 불가 사유를 확인하고 재고를 요청했지만 경주시는 기존 결정을 유지해 오는 31일까지만 가게를 운영할 수 있다. 특히 10여년 가까운 세월을 예술의전당에서 영업을 해 왔고 코로나19로 힘든 경영 상황에서 대출을 받기까지 했는데 막상 3개월을 앞두고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업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10여년간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재계약 불가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시 관계자로부터 공연팀이 옷 갈아입을 공간이 부족해 식당 공간을 탈의실 등의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면서 “코로나19에 힘들었지만 수억의 대출을 받으며 어떻게든 버텨냈고 이제야 제한이 해제돼 조금씩 빚을 갚으며 일어서려고 하는데 갑자기 나가라고 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전했다. 8년차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B씨의 입장도 비슷했다. B씨는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경주시 담당자와 대화를 나눴는데 대기업 카페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경주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예술의전당에서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를 입주시키기 위해 시민을 쫓아내는 것이 맞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적자를 감내했는데 오히려 시설 원상복구까지 요구하고 있으니 정말 억울해서 잠도 못자고 있다”며 “1인 시위라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전해왔다. 특히 두 업주들은 입점 후 한 번도 경주시에서 매장 업그레이드 등 협의를 요청한 적이 없다가 막상 나가라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주시 관계자는 예술의전당 관리 업체와 경주문화재단 등과 함께 논의해 결정된 사안으로 재검토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지하 식당의 경우 여러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고 문화재단에서 공간 부족으로 다목적 공간 활용 등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며 “5층 카페도 예술의전당에 맞게 계획을 잡고 있다. 업주들이 문제 제기한 공간 활용 계획은 구상하고 있는 다양한 계획 중 일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시설에 대한 민원이나 활용 계획에 대해서는 예술의전당 관리 업체를 통해 수시로 전한 것으로 안다. 업주들이 요구하는 계약 기간 일시적 연장은 계속 연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시에서는 기존 결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100만 서명운동이 목표치를 초과한 146만3874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서명운동을 마무리한 결과로, 본격적인 서명 운동에 나선지 85일 만의 성과다. 경주시는 지난 9월 7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희망 포럼’에서 100만인 서명운동 출정 퍼포먼스를 통해 서명운동을 본격화했다. 인구 25만여명에 불과한 경주시가 단기간에 목표치를 넘겨 146만명을 기록한 것은 APEC 유치를 향한 경주시민의 의지와 열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시는 이번 결과를 두고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경북 21개 시·군과 유관기관 및 각종 단체는 물론 전 국민적 응원과 참여로 이뤄낸 성과로 보고 있다. 경제, 문화예술, 종교, 학계, 시민단체, 언론 등 다양한 분야 위원 600여명으로 구성된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시민의 역량을 결집하고 유치 공감대 확산을 이끌어왔다. 박몽룡 범시민추진위원장은 “경주는 지방의 작은 도시가 아닌 대한민국의 근간을 이뤄 온 역사의 뿌리이자 세계유산도시”라며 “이제 우리나라도 세계가 기억할 수 있는 역사문화관광도시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으로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오는 14일 100만 서명부 전달식을 갖고 시·도민과 전 국민적 유치 염원이 담긴 최종 서명부를 경주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경주시는 이를 국회와 외교부 등 관계 중앙부처에 전달할 계획이다. 또한 개최도시 공모신청 절차에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범시민적 유치 의지를 더욱 결집하고, 개최도시 확정을 위해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주낙영 시장은 “시민 모두가 홍보대사를 자처하며 너나 할 것 없이 스스로 나서 이끌어 낸 놀라운 성과”라며 “많은 분이 보여준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에 대한 뜨거운 응원과 관심이 반드시 성공 유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이 2년 넘게 조사한 최종 결과를 발표하려던 주민설명회가 무산됐다. 민간조사단은 월성원전 외부로 삼중수소 유출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결론 내렸지만, 양남면발전협의회 등 단체와 주민들의 반발로 지난 5일 예정됐던 주민설명회는 열리지 못했다.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설명회 통보를 받으면서 자료를 최소 하루 전이라도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이날 설명회 현장에서야 자료를 공개하면서다. 주민들은 “최종 조사결과보고서를 설명회 이전에 배부해 줄 것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주민들은 그저 듣기나 하라’는 식의 일방적인 개최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반발했다. 또 “원안위는 원전 안전을 감시하는 주민들을 위한 기관이 아님을 새삼 느낀다”며 “문제가 있으면 주민들에게 알리고 재발하지 않도록 감시·감독하는 의무를 망각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반발로 결국 주민설명회는 민간조사단이 추후 개최하는 것으로 약속하고 일단락됐다. 원전 부지 외부로 삼중수소 유출은 ‘확인 안 돼’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시작한 조사결과를 지난 5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원전 부지에서 방사성 물질이 일부 누설된 것은 확인됐지만, 외부 유출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원전 부지 내 대부분의 지하수는 영구 배수시설로 흐르고, 해안가와 지하수는 분리돼있어 부지 외부로의 유의미한 삼중수소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 이날 조사단은 삼중수소 검출 원인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월성 1호기의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 조사 결과, 지난 1997년 보수공사로 바닥콘크리트 상부의 차수막이 차수벽까지 이어지지 않고 SFB 벽체 끝단에서 끊어져 누수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또 원전 SFB 내부에 에폭시라이너를 5회 도장했지만 1호기 바닥부분은 건설 이후 보수 이력이 없어 부풀음, 균열, 박리 등 다양한 손상이 확인됐다. 또한 1호기 굴착구역의 바닥 토양과 물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감마핵종(Cs-137)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과거 누설된 감마핵종이 침적된 것으로, 현재는 누설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3호기 터빈갤러리 맨홀에 고인 물에서 검출된 삼중수소에 대해서는 삼중수소가 함유된 공기가 유입돼 수중전이를 통해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맨홀 상부 공기가 맨홀로 유입되지 않도록 밀봉한 상태다. 민간조사단은 지하수 관측정에서 리터당 2만800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은 과거 폐수지저장탱크(SRT) 누설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는 누설이 없지만 과거 누설수가 SRT 하부 지지벽체와 옹벽에 갇혀 있다가 서서히 빠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조사단은 이날 원전 부지 내·외부 지하수 감시프로그램 운영, 관측정을 활용한 부지 감시 강화, 각 호기 사용후핵연료저장조 주기적 점검 등을 권고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조사 결과에서 확인된 문제점에 대해 후속계획을 수립해 이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향후 대책으로는 지하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최근 5년간 측정값 표준편차의 3배 이상을 벗어날 경우 원인조사 등을 수행하는 등 관리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하수 관측정 7개소를 추가 설치해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삼중수소 누출 가능성이 있는 매설배관은 현재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등 안전성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검검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사단법인 고향주부모임 경주시지회는 지난달 30일 경주시 강동면 소재 은혜원에서 김장 담그기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경주시장애인체육회는 지난달 28일 웨딩파티엘 연회장에서 ‘제4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경북대표 경주시선수단 해단식’을 개최했다.
한전MCS 경주지점 경주화랑봉사단이 지난 17일 (사)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와의 MOU 체결의 일환으로 탄소중립 실천 캠페인인 ‘줍깅 챌린지’를 진행했다. 줍깅 챌린지는 걷거나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 보호 활동이다. 이날 봉사단 34명은 탄소중립을 실천하며, 늦가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고 동료들과의 친밀감을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
꿈을 향해 가는 여행 어릴적 꿈꾸던 그림여행에 오른지 어느덧 15년이 지났다. 그림여행의 시작은 설레임과 기쁨으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때로는 지나친 욕심에 포기와 좌절도 경험했지만, 그림여행 중에 꼭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언젠가는 그림여행의 종착점에 도착하겠지만, 가는 동안은 슬픔과 기쁨도 함께 동행하리라.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관광답사, 역사답사, 문화답사, 인문학 답사 등에서 만고의 진리다. 특히 우리나라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기반으로 곳곳에 많은 유적들이 있고 전국 곳곳에서 출토된 놀라운 유물들이 찬란한 빛을 내는 역사 문화 강국이다. 박물관만 해도 순수히 자국의 유물로 꾸민 박물관으로 우리나라 박물관처럼 품격 높고 다양한 유물을 갖춘 나라도 흔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세계적 박물관이라 일컫는 런던 대영박물관이나 파리 루브르 박물관도 실상은 약탈을 기반으로 한 박물관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에 비해 용산에 자리잡은 국립중앙박물관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순수 우리 유물의 산실이라 할 수 있다. 박물관에는 그야말로 지위고하, 빈부귀천을 막론한 생활전반의 모든 역사적 유물들이 시대별로 다양한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그런 유물들이 조각과 그림, 도예나 주물, 의복과 공계 등 다양한 기법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 그뿐 아니라 궁궐이나 절, 많은 건축이나 건물들도 여러 곳에 남아 있다. 그들이 드러나거나 품고 있는 상징들도 무수히 많다. 그 상징들은 때로는 동물일 수도 있고 식물일 수도 있고 이름 모를 문양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이런 동물이나 식물, 문양들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모른 채 지나치기 일쑤다. 이럴 경우 유물이 지닌 가치와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만약 유물 속에 숨은 의미나 상징을 알고 본다면 그것을 보는 재미도 달라질뿐더러 그로써 우리 유물에 대한 소중함을 더 각별히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유물 속의 동물 상징 이야기(박병수 저. 내일아침)’는 우리가 박물관 등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상징, 그 중에서도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이해 놓은 책이다. 이 책에는 우리 조상들이 상상 속에서 만났을 법한 청룡, 주작, 현무, 백호 등 사신을 포함해 해치, 기린, 불가사리 등 서수들을 필두로 흔히 12지신으로 부르는 열두 동물들, 새와 물고기, 곤충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런 이야기들이 재미있는 사진들과 함께 섞여 나오니 읽기도 쉽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상징들과 연관된 유물들을 예로 들며 왜 그 유물에 그 동물이 그려져 있는가 등을 친절하게 설명해 놓은 것이다. 예를 들어 절에 가면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심우도(尋牛圖)에 등장하는 소가 단순히 소가 아니고 진리나 도를 추구하는 상징이라거나 물고기로 풍경의 바람판이나 목탁에 그려진 물고기의 의미가 늘 깨어 있는 듯 보이는 물고기의 눈을 성실한 정진으로 해석하는 등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그 동물들이 상징하는 의미들을 알아가다 보면 문득 박물관에 전시된 그림이나 병풍들이 가진 의미가 가슴 속으로 들어오고 궁궐 문 앞에 엎드린 서수로 눈길이 한 번 더 간다. 도자기에 그려진 학과 용, 불단 밑에 사자에도 눈길이 머문다. 그 많은 비석을 바치고 있는 거북을 보며 말을 걸어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이전에는 그저 대충 보고 흘려 버렸던 유물과 유적들이 몰라보게 재미있어지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호랑이 담배 피울 때는 과연 얼마나 먼 옛날 이야기일까?’나 ‘여성들의 경대에는 왜 박쥐 문양을 그려 놓았을까?’, ‘원숭이 손오공은 왜 천도복숭아를 먹었을까?’ 같은 익살스러운 이야기도 나온다. 그 하나하나의 의미를 되새기다 보면 어느 새 우리 문화에 대한 상식도 조금씩 늘어난다. 가끔씩 박물관에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부모들을 만난다. 그런 부모들은 분명히 아이들에게 엄청나게 다양한 문화적 자양분을 공급하는 현명한 부모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묻는 질문에 단순히 이것은 고양이고 저것은 강아지고 하는 식으로 대답해주고 마는 것을 보면 정말 아쉽다. 이럴 때 슬쩍 이 책 한 권을 읽고 나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귀띔해주고 싶어진다. 그렇다면 그 자체로 훨씬 많은 자양분을 줄 수 있을 것이고 훨씬 더 대단한 재미를 아이에게 줄 수 있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기자가 이 책을 읽었을 무렵이 기자의 아이들이 한창 초등학교 다닐 때였다. 박물관에 가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그때가 바로 엊그제 같다. 아이들보다 그 이야기 들려주었던 아버지가 훨씬 더 깊은 추억을 간직하게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경주시립도서관은 연말 주제별 시리즈 인문학 강연 특집 ‘큰 거 온다(LIBRARY PROJECT)’를 12월 12일부터 17일까지 선보인다. <사진> 이 기간 총 11개 강연이 열린다. 주제별로는 토닥토닥 너를 응원해, 책에 스며들다, 나를 아는 시간, 앎의 즐거움, 쉬는 것도 방법, 내일을 위한 준비 등으로 강연이 진행된다. 또 특강 주제와 관련된 북큐레이션을 제공해 관심 있는 주제에 한층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수강신청은 30일 오전 10시부터 12월 7일 오후 6시까지다. 경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독서문화행사/문화행사신청)에서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다. 경주시민(성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수강료는 무료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 또는 SNS(인스타그램)을 참고하거나 경주시립도서관 사서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외동농협은 조합원의 숙원사업인 자재센터 현대화 사업을 완료하고, 지난 23일 개점식을 가졌다. <사진> 이번 사업은 노후화된 자재판매장을 대상으로 신·증축 등을 통해 현대화된 자재판매장으로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날 개점한 외동농협 자재센터는 농업인 등이 필요로 하는 자재를 일괄 진열·판매하는 마트형 자재 전문판매장으로, 이채철 외동농협 조합장이 내건 핵심 공약사업이다. 자재센터는 외동농협 연안지점 자재창고 건물을 활용해 마트형 영농자재 판매장 300㎡, 농약 판매장 45㎡, 창고형 판매장480㎡, 경제사무실 135㎡ 등의 규모로 새 단장했다. 센터 내에는 1700여품목의 농업용 자재와 전동 공구, 생활자재를 진열·판매한다. 이채철 외동농협 조합장은 “조합원과 지역주민에게 영농자재를 비롯한 각종 공구와 소형농기계 등을 마트형의 쾌적한 공간에서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선진화된 농업기술과 관련 자재를 농업인에게 소개하는 등 스마트 농업이 확산되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개점식에 참석한 예병원 경주시 농림해양축산국장은 “외동지역 농가들의 숙원사업인 자재센터 개점을 축하한다”며 “앞으로도 지역농가의 소득향상과 영농편익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개점식에는 양동완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 부본부장, 조현철 농협중앙회 경주시지부장, 정성락 울산 농소농협 조합장, 최준식 경주농협 조합장을 비롯한 지역 조합장, 김형철 경주시 농업인회의소 회장, 예병원 경주시 농림해양축산국장, 최덕규 도의원, 오상도·이진락·주동렬 시의원을 비롯해 지역민 500여명이 참석해 개점을 축하했다. 한편 외동농협은 이번 사업 외에도 경주시와 함께 ‘다목적 공익형 벼 공동육묘장 신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재)경주화백컨벤션뷰로의 경주국제회의복합지구 BI(Brand Identity)가 ‘GLOBAL DESIGN iT AWARD 2023’에서 시각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GLOBAL DESIGN iT AWARD 2023’는 (사)한국디자인산업연합회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디자인 분야 최대 행사로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렸다. 지난 2011년부터 대한민국의 수많은 디자이너, 기업, 감독 및 에이전시를 조명해오고 있다. (재)경주화백컨벤션뷰로는 지난 8월 GGCL(Gyeongju Global Convention Landmark)이라는 경주국제회의복합지구의 BI(Brand Identity) 개발을 완료했다. 국제회의복합지구의 BI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의 매력을 담고자, 지역을 대표하는 요소들을 아이콘과 각각의 컬러로 표현해 경주만의 특색을 반영했다. 또 복합지구 내에서의 다채로운 경험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김용국 (재)경주화백컨벤션뷰로 사장은 “앞으로 BI를 활용한 다양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며, 특히 복합지구 내 환경개선에도 BI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며 “복합지구 내 집적시설과의 협력을 통한 브랜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화려한 불빛과 함께 겨울밤을 밝히며,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밤 풍경을 선사한다. <사진>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는 성탄절과 연말을 맞아 관광객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새로운 2024년에 대한 희망을 전하기 위해 지난 25일부터 ‘경주엑스포대공원 겨울밤 별빛산책’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이벤트는 공원 입구부터 경주타워를 잇는 주작대로변 나무에 2024년 갑진년을 상징하는 푸른색 조명 장식을 더해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주타워 앞에 높이 11m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해 올 연말까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이 조명 장식과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는 매일 저녁 6시부터 밤 10시까지 불을 밝혀 관람객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경주엑스포대공원 관계자는 “경주엑스포대공원을 찾는 관람객들이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조명장식과 함께 한 해를 의미있게 마무리하고, 2024년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시간을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와 경주시, 청년마을이 주최하고 주식회사 마카모디가 주관한 ‘관광마을 컨퍼런스’가 지난 24일 감포읍 복지회관에서 열렸다. <사진> 컨퍼런스는 ‘사람, 자원, 자연을 연결한 지속가능한 관광생태계 만들기’라는 주제로 감포주민, 지역이해 관계자, 전문가, 청년마을 참여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감포 지역의 특색을 살린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모색하기 위해 진행됐다. 감포는 그 독특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독창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어 왔다. 컨퍼런스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우리마을의 지속가능한 관광마을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동국대 관광학부 김남현 교수가 지방소멸의 해법을 마을단위 관광에서 찾고, 마을에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관광으로 마을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연을 통해 강조했다. 이어 더가능 연구소 SSK지역재생연구팀 조희정 전임연구원의 ‘일본사례로 보는 DMO 지역관광 마케팅’강연이 진행됐다. 컨퍼런스 2부에서는 △체험 분야(감포에 경험하다) △스테이 분야(감포에 머물다) △먹거리 분야(감포를 맛보다) 3가지 세션을 나누어 진행했다. 체험 분야는 지역 청년마을이 지난 여름 감포를 배경으로 개발한 관광상품인 ‘경주바다를 짜릿하게 만나는 배낚시’, ‘감포를 색다르게 즐기는 사운드피크닉’, ‘감포다운 마을투어’를 소개했으며, 스테이 분야에서는 감포를 찾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선무도와 함께 템플스테이’, ‘경주바다 워케이션’, ‘마을과 사람의 연결’을 소개했다. 먹거리 분야에서는 경주와 감포만의 특산품 먹거리 ‘경주체리의 도전’(체리와인), ‘감포바다 속 보물’(해녀 이정숙), ‘감포 스토리를 한 잔에 담다’(1925감포)를 소개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아이디어 공유회를 통해 관광 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사회와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 사회가 가진 독자적인 이야기와 주민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김미나 마카모디 대표는 “우리는 감포의 독특한 역사, 문화, 자연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면서 관광을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감포의 이야기는 감포에 터를 잡고 살아온 주민들이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그러한 협력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야놀자 직원들이 원하는 워케이션의 최적지가 경주로 나타났다. 경북도는 11월 26일부터 12월 9일까지 120명의 야놀자 임직원이 워케이션을 위해 경주를 찾는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경북도는 지난 6월 전국 근로자 및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경북형 워케이션’ 상품을 기획해 ‘일과 쉼을 동시에, 일쉼동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경북의 자연환경, 관광자원 및 인프라를 활용해 숲과 자연에서 일과 쉼을 함께할 수 있는 근무·휴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재 34개 상품을 운영 중이며, 올해 2500여명이 워케이션 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야놀자에서 대규모 인원이 경주를 찾게 됐다. 최근 워케이션은 기업에는 성과 창출을 위한 새로운 근무 트렌드이자 복지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야놀자가 올해 경북을 선택한 이유는 경주가 역사적인 문화도시로서 왕릉과 문화재를 보며 워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이번에 야놀자가 경북형 워케이션에 참여하는 것을 기념으로 경북도와 워케이션 전담운영사는 웰컴키트와 함께 경주 복합문화공간 플레이스씨 입장권 및 커피쿠폰을 제공한다. 또 직원들이 저녁에 경주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야경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또 라한호텔은 가족 동반 직원을 위해 아기침대, 아기욕조, 유모차 등 아이를 위한 물품도 동시에 구비해 제공한다. 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올해 6월 처음으로 경북형 워케이션을 기획하고 출시하면서 여러 기업이 방문했고, 연말을 앞두고 야놀자 임직원이 참여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며 “내년에도 경북형 워케이션 사업 추진으로 기업 및 프리랜서 관광객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최치원의 명성에 비해 경주에는 최치원 흔적이 그리 많지 않다. 상서장과 독서당, 숭복사비, 서악서원 등 몇 곳이 있긴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삼국사기 기록에 의하면 고운 최치원(崔致遠, 857년~908년?)이 태어난 곳은 경주 사량부이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황룡사지 남쪽과 미탄사지 북쪽 사이쯤 된다. 동궁과 월지, 반월성 그리고 상서장, 독서당과의 거리도 아주 가깝다. 최치원이 12세에 당나라로 조기 유학길을 오를 때까지 여기서 살았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아버지는 열 두살 아들에게 ‘10년 안에 과거급제를 못하면 부자의 연을 끊겠다’며 열심히 공부하라 당부하며 써 준 글이 인백기천(人百己千)이다. ‘남이 백을 하면 나는 천을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을 상서장에 온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없을까? 상서장 경주 남산이 시내 쪽으로 가장 가까이 내려온 곳에 위치하고 있는 상서장은 고속도로 진입로와 접하고 있어 찾기도 쉽다. 최치원(崔致遠)이 글을 올린 집이라는 뜻으로 상서장(上書莊)이라 부른다. 어지러운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 진성여왕에게 「시무십조(時務十條)」를 지어 올렸다는 애국충절의 상징성이 강한 곳이다. 후대에 와서 고려 현종은 최치원의 학문과 성품을 높이 평가하여 ‘문창후(文昌侯)’라는 시호를 내렸다. 이곳에는 상서장, 추모문, 영정각과 조선 고종 때 세워진 ‘문창후 최선생 유허비’가 있다. 바로 옆 그리 높지 않은 곳에 고운대라는 바위가 있다. 여기 앉아 안타까운 눈빛으로 서라벌 왕궁을 내려다보는 최치원을 생각해본다. 상서장으로 오르는 계단 우측에는 최치원의 시 「범해(泛海)」가 새겨진 시비가 있으며 뒷면에는 ‘한중 우호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 건립했다’는 취지가 새겨져 있다. 泛海 (범해)- 시 한 편의 우주 시 「범해(泛海)」는 최치원의 학문적 깊이와 문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掛席浮滄海 (괘석부창해) 돛 달아 푸른 바다에 배 띄우니 長風萬里通 (장풍만리통) 긴 바람 만리에 통하고 있네 乘槎思漢使 (승사사한사) 뗏목타고 떠난 한나라 사신 생각나고 採藥憶秦童 (채약억진동) 약초 캐는 진나라 아이 기억나네 日月無何外 (일월무하외) 해와 달은 허공밖에 있겠지만 乾坤太極中 (건곤태극중) 하늘과 땅은 태극의 안에 있네 蓬萊看咫尺 (봉래간지척) 봉래산이 가까이에 보이니 吾且訪仙翁 (오차방선옹) 나도 이제 신선을 찾으려 하네 -「범해(泛海)」 전문 『고운집 』 제1권에 나오는 오언율시인 이 시는 한글로 풀이하는 사람에 따라 참 다양하다. 전체적 내용이야 비슷하지만 풀이하는 사람에 따라 읽는 느낌과 맛은 사뭇 다르다. 한문이나 한시를 자주 접하지 못하는 요즘 사람에게는 주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지랖인 줄 알면서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시 해설에 살을 보태어 봤다. 왜냐하면 인용된 문장의 시대적 배경과 인물 그리고 사건을 알면 쉽고 재미있게 읽어지기 때문이다. 1행과 2행의 長風萬里通(장풍만리통)은 이백의 시 「돛 달고 강에서 달을 기다리니」에서 가져와 응용했다. 3행의 한나라 사신은 장건(張騫)이다. 한무제(漢武帝)가 황하의 근원을 찾으라고 명하니, 장건이 뗏목을 타고 떠났던 일을 떠올렸다. 장건은 동서문화 교류의 선구자이자 외교관, 여행가로 극적인 삶을 산 인물이다. 4행의 진나라 아이들은 진시황의 명으로 불로초를 찾기 위해 서복과 함께 떠난 천여 명의 아이들을 말하며 서복과 관련된 이야기는 제주도 서귀포와 일본에도 전해지고 있다. 5행의 무하(無何)는 『장자』에 <응제왕>편에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에서 인용하였는데 아무것도 없는 고을이란 신선들이 사는 이상향을 말한다. 6행은 왠지 우리나라 태극기가 떠오르고 주역으로 풀이가 요구되는 문장이기도 하다. 7행 봉래산은 중국 전설 속의 산으로 선인(仙人)들이 살고 불사의 영약이 있다는 삼신산(三神山) 중의 하나이다. 8행은 최치원의 신선 사상과도 연결된다. 최치원이 어느 시기에 어떻게 썼는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시는 귀국, 귀향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신라로 돌아온 직후 또는 은거 시기에 쓴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여하간 「범해(泛海)」는 최치원이 우리나라 최고의 문장가임을 증명시켜 주는 시이다. 최치원의 시를 좋아하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 중국의 시진핑은 최치원을 좋아한다. 국제 행사에서 두 번이나 최치원을 불러내었다. 2013년 6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 “쾌석부창해 장풍만리통(掛席浮滄海 長風萬里通). 푸른 바다에 배를 띄우니 긴 바람이 만리를 통한다.” 최치원의 시 ‘범해(泛海)’의 첫 구절을 첫마디로 언급했다. 한중 우호 관계 지속과 더 친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최치원의 시구절을 인용했다. 그리고 ‘2015 중국 방문의 해’ 서울개막식 행사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최치원의 「호중별천(壺中別天)」을 또 인용했다. ‘동쪽 나라의 화개동은 호리병 속의 별천지(東國花開洞 壺中別有天)’라는 시구를 직접 소개하며 “한국의 시인 최치원이 한반도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칭송했다. 한국 사람은 중국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중국 사람도 한국 문화의 독특한 매력을 좋아한다. 양국이 인문적 교류를 확대하는데 튼튼한 기초가 되고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이 두 번에 걸쳐 고운 최치원의 시를 언급한 것은 한중 양국 간 역사에서 문화 교류의 상징적 인물이 바로 최치원이기 때문이었다. 이 무렵만 해도 대 중국 관계가 호의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국제관계와 정세라는 것이 정권의 이해득실에 따라 수시로 달라지기도 한다. 한때는 일본 관광객이 많았다가 중국 관광객이 많았다가 하는 것을 관광 도시 경주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일이다. 21세기의 최치원 상서장에서 올린 최치원의 상소문은 허약한 신라 말기의 왕실은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그의 「시무십조」는 훗날 고려시대 최승로의 시무 28조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고, 고려의 통치 이념의 근간이 되었다. 어쩌면 최치원의 흔적을 찾는 일은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 유형적인 유물이나 유적보다 그는 문장으로, 학문으로, 철학으로 세상에 나타난 사람이기 때문이다. 고려와 조선의 유학자들은 공자를 모신 사당에 최치원을 배향하려 영정을 만들고 서당을 건립했다. 유교 중심의 세상이 아닌 오늘날, 많은 변화를 거듭하지만, 지자체마다 최치원을 숭모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그 옛날 최치원의 발길이 닿았거나 머물렀던 곳곳마다 고운 선생의 흔적을 기념하고 있다. 기념관이나 문학관을 건립하고 문학제, 음악회, 포럼 등을 개최하며 다양한 행사들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긍정적이고 좋은 문화 현상인 반면에 이곳이나 저곳이나 특색 없음이 우려된다. 최치원의 숭고한 문학정신이 최우선 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글로벌 시대에 맞는 21세기형 수만 명의 최치원이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기를 바란다. 고운 선생의 시 한 편이 마른 논에 물들어가듯 가슴으로 스며든다면 더 이상도 더 이하도 없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한전엠씨에스㈜ 경주지점(지점장 이종욱)은 (사)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를 방문해 후원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사진> 한전엠씨에스㈜는 정부 정책에 따라 한전 위탁 전력서비스 사업을 하는 검침회사로 근로자의 교용안정을 위해 설립돼 전력량계검침, 전기요금청구서 송달, 전기요금 체납관리, 현장 고객 서비스 등을 맡고 있다. 이번 후원금은 한전엠씨에스㈜ 경주지점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아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기탁했다. 기부된 성금은 지역의 어르신들의 밑반찬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정재윤 이사장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정성을 모아준 한전MCS(주) 경주지점 직원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를 드린다”며 “어려운 이웃들을 잘 보살필 수 있도록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양일간 황룡유스호스텔에서 2023 청소년장애인식개선 통합캠프 ‘Happy Together’를 열었다. <사진> 이번 캠프는 경주지역 초·중·고등학생과 지역 중증장애인을 포함해 모두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중·고등학생들과 예비중학생인 초등학교 6학년생을 비롯한 비장애인 학생들이 장애인 당사자와 함께하면서 이들의 꿈과 일에 대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통해 장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장애인을 시혜적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친구이며 이웃, 그리고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능동적인 주체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이번 통합캠프 프로그램은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한 이론교육, 조별 단합 활동, 장애 유형별 체험, 장애인스포츠 슐런 체험 등을 통해 서로 화합하고 소통했다. 특히 조별 단합 활동에서는 각 조의 장애인 활동가와 함께 이야기를 통해 생활 속 장애인 차별 사례, 장애를 극복하며 살아가는 주변 인물들을 알아보는 등 다양한 주제로 장애를 이해하며 장애 감수성을 높였다. 이번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은 “청소년장애인식개선통합캠프를 통해 평소에는 장애인을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각기 다른 가능성이 있는 존재임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귀룡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은 “이번 통합캠프를 통해 학생들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미래를 만들어나가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청소년장애인식개선통합캠프 ‘Happy Together’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참가를 원하는 단체나 개인은 신청서를 작성해 이메일(www.chunma6622@hanmail.net), 또는 팩스(775-6632)로 신청하면 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귤은 겨울철 계절과일로 단연 인기 최고다. 약간의 신맛을 더해 시원하고 달콤하게 입안에 터지는 즙과 향은 어떤 과일보다 특별할 것이다. 귤은 밀감, 감귤 같은 말로도 불리는데 ‘귤’을 우리말이라 알고 더 즐겨 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귤은 한자어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사자성어 귤화위지(橘化爲枳)를 봐도 순수 우리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귤은 삼국시대부터 제주도에서 재배한 과일로 알려져 있지만 본격적으로 재배된 현대 이전에는 매우 귀한 과일로 대접받았다. 왕실이나 사대부 고관이 아니면 구경하기도 힘들 만큼 귀한 과일이 해방 후 추위에 강한 품종들이 대거 연구되면서 지금처럼 일반화된 것이다. 원래는 탱자나 오렌지처럼 귤에도 씨가 있었으나 품종개량을 통해 지금처럼 씨 없는 귤이 탄생했다. 귤은 아열대 과일이라 제주도 이상에서는 재배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혹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기도 하지만 자연상태에서 재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귤 재배의 공식에 완전히 엉뚱한 곳에서 완전히 엉뚱한 사람이 딴죽을 걸었다. 지난 27일 경주의 유명 커피점 ‘얀’ 대표 손인석 씨가 자신이 화분에서 기른 귤나무 사진을 공개하며 ‘제주도에 가지 않고도 귤을 보았다’며 자랑했다. 사진에는 화분에 심어진 귤 한 그루에 열 몇 개의 귤이 탐스럽게 달려있다. 그다지 크지도 않은 화분이라 귤나무도 1미터 정도밖에 안 돼 보이는데 이렇게 귤이 달린 것을 보니 신기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런 한편 경주에서 귤이 열린 것을 보면 반가움이 앞서지만 날씨가 점점 아열대화 되어 간다는 것에 씁쓸함도 느껴진다. 어쩌면 앞으로 한반도 전역에 귤 과수원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럼... 더 좋은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