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유족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 좀처럼 보기힘든 상여행렬 모습이다.
불기2562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법장사에서는 탄생불에 물을 부어 씻기는 관불의식을 진행했다.
저는 경주의 자연을 사랑합니다. 그 자연 속에 있는 많은 유산들을 사랑합니다. 종교, 이념, 문화, 시대를 넘어서 사랑합니다. 마음에 있는 아쉬움은 정말 유산을 인식하고, 찾아내고, 보존하고, 알릴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유산도시의 품위를 위해 경주인이 참고, 불편해하고, 감내해야 합니다. 잠시의 편리, 개발, 발전 때문에 유산이 파괴되거나 가치를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경주! 정말 좋은 터전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분황사 경내에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바람을 담은 연등이 가득 매달려 있다.
6.13지방선거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경주시장 후보들 간에 상대 비방에 불법선거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어 이번 선거도 자칫 과열선거가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최근 주낙영 후보 측은 최양식 후보 선거대책회의에 공무원 등이 참석했다며 ‘관권선거’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주 후보 측은 성명서를 통해 “지난 19일 최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 공무원과 관변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최 후보가 공무원들과 관변단체 등을 비밀리에 조직적으로 총동원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이번 공무원, 관변단체 관계자의 선거개입으로 사실로 드러났다”며 “최 후보는 한 점 의혹 없이 시민들께 소상히 보고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최 후보 측도 21일 반박자료를 통해 “주 예비후보 측의 관권선거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날은 선거대책회의 자체가 없었으며 주 후보 측이 참석했다고 주장한 분들은 지지선언 등의 행위도 하지 않았으며 단순 방문자들이었다”면서 근거 없는 비방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두 후보 간 논쟁여부를 떠나 공직선거법상 공무원들의 선거 개입은 중대한 선거법 위반이기 때문에 엄중히 처벌하고 있다. 여기에 최 후보 지지자가 최근 주 후보 부인의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해 논란이 재점화되는 등 양 후보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자치시대 그 지역이 발전하고 주민들의 삶이 좋아 지기 위해선 선거직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지방선거는 주민들이 주인이 되어야 하며 후보자는 주민들에게 자신의 정체성과 미래를 위한 비전을 내어 놓고 심판을 받는 과정이다. 그동안 몇 차례의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금품 및 향응제공, 상호비방 등이 점차 수그러드는 추세에 있지만 여전히 여러 의혹은 퍼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선거판에선 유권자들의 혜안이 대단히 중요하다. 좋은 후보를 가려내는 판단력이 필요하다. 공명선거는 결국 유권자들의 판단에 달려있다. 후보가 온당치 못한 과정 속에 당선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정책선거만이 공명선거를 만들 수 있다. 준비되지 않은, 지역발전을 위해 고민하지 않은 후보를 분별하는 것은 공약에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많은 후보들이 표심을 잡기 위해 연이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그 중에는 실현 가능한 공약도 있지만 일부 공약은 선심성, 또는 지키지 어려운 공약도 발견된다. 5월 24~25일 후보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31일부터 6월 12일 자정까지 치열한 선거운동이 전개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공약을 평가하고 선택하는 수준 높은 과정과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지난 가을부터 겨울에 이르기까지 몹시 가물었다. 보문호는 물론 경주시민들의 식수원인 덕동호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봄이 되면서 날씨가 순조롭다. 중국 한대(漢代)의 사상가 왕충(王充)의 『논형(論衡)』에 이런 구절이 있다. ‘太平之世 五日一風 十日一雨 風不鳴枝 雨不破塊(태평지세 오일일풍 십일일우 풍불명지 우불파괴)’ 태평한 시대에는 5일에 한번 바람이 불고, 10일에 한 차례 비가 와야 하는데, 바람은 나뭇가지 소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 비는 흙덩이를 부수지 못할 만큼 내려야 한다는 것으로 요즈음의 날씨가 바로 이에 해당된다. 다행히 오늘은 봄의 불청객인 미세먼지도 없어 나들이하기가 참 좋은 날씨이다. 망덕사지는 사천왕사지 남쪽, 배반동 964번지에 있다. 통일전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화랑교(남천다리)에서 내려 동쪽으로 내를 따라 둑을 걷다 보면 왼쪽 논 가운데 조그만 숲이 보이는데 그곳이 망덕사지이다. 진입로가 없어 논두렁을 타고 들어가야 한다. 사적 제7호로 지정되어 있는 망덕사지는 금당지를 중심으로 그 앞쪽 동·서 방향으로 목탑지가 있는데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쌍탑식 가람배치를 보여주고 있다. 금당지 남쪽으로 중문지가 있고, 금당지의 북쪽으로 강당지가 있으며 이들을 둘러싸는 회랑지가 있다. 금당의 좌우로는 익랑지가 있으며 중문지의 남쪽에 계단터가 있고, 그 서쪽에는 보물 제69호인 당간지주가 있다. 2013년에는 정비를 위하여 시굴조사를 실시하였는데, 강당지의 위치를 추가로 확인하였으며, 고려시대 초기까지 사찰이 존속하였음이 밝혀졌다. 망덕사의 금당지는 과거에 경작으로 인하여 초석 등 유구가 교란된 상태인데 초석 주변으로 기와조각이 많이 흩어져 있다. 금당은 남아있는 초석을 기초로 하여 살펴보면 정남향으로 정면 5칸, 측면 3칸의 건물로 추정된다. 초석의 배치 상태를 살펴보면 북편 뒤쪽에 일렬로 6개가 일정한 간격으로 남아 있고, 그 앞에는 4개의 초석이 다소 교란된 채 있으며, 다시 그 서쪽 전면에 또 하나의 초석이 있다. 동·서목탑지는 중심에 위치한 심초석을 기준할 때 33m의 거리를 두고 좌우로 대칭을 이루고 있다. 마침 어제 저녁에 온 비로 심초석 사리공에는 물이 가득 고여 있다. 당시의 화려한 사찰의 모습을 상상하며 들여다보니 무심한 푸른 하늘뿐이었다. 동탑지는 초석의 일부가 유실된 것 외에는 양호한 편이다. 발굴조사 결과 목탑의 사방 기단을 구성하는 장대석렬과 계단지가 확인되었다. 팔각으로 된 심초석 중앙에 위치한 사리공의 형태는 이중으로 된 사각형이다. 1단 부분은 사리공을 덮었던 뚜껑이 놓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동탑으로 올라오는 계단은 3곳에서 확인이 되고 있는데 계단석은 3단으로 되어 있다. 서탑지는 경작 등에 의해서 기단의 대부분이 유실되어 현재 심초석 1매만 노출되어 있다. 발굴조사 결과 남쪽에서 3매, 북쪽에서 1매 등 모두 4매의 지대석이 확인되었고, 심초석은 동탑과 같은 팔각형인데, 사리공의 형태는 방형으로 동탑과 같이 2단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남쪽 지대석에서 계단과 연결되는 부분이 확인된다. 동·서 탑지 남으로 중문지가 있고 다시 그 남쪽으로 계단의 흔적이 있다. 이 계단을 통하여 사찰 안으로 출입했을 것이다. 추정되는 계단 주위로는 발굴이 되지 않아 명확한 용도는 알 수 없으나 윗부분을 도드라지게 둥글게 장식한 팔각석주와 소맷돌로 추적되는 삼각형의 석조물들이 흩어져 있다.
사용후핵연료(고준위핵폐기물)중간저장 및 영구처분장의 설치 지역과 일정, 시설규모 등을 재검토하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준비단’(단장 은재호 한국갈등학회 회장)이 출범식을 갖고 4개월간의 활동에 들어갔다. 재검토 준비단에는 원전지역 5명, 환경단체 3명, 원자력계 3명, 갈등관리 전문가 4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우리지역에는 원전지역 추천 몫으로 백민석 경주시 양남면 발전협의회장과 환경단체 추천 몫으로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두 사람이 고준위방폐물 관리정책 재검토준비단에 활동을 하게 된다. 두 사람의 생각과 단체의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서 어떻게 경주지역의 입장을 대변하게 될지 지켜봐야겠다. 물론 안전이라는 측면에서는 서로의 공감대와 경주시민의 이해가 맞아 떨어질 것이다. 문제는 환경단체의 요구는 지난 정부에서 입법 발의 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계획’폐기와 재수립을 요구하고 있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경주지역의 건식저장 시설인 맥스터 7기 추가건설 문제를 지역 주민의 문제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입장을 갖고 있다. 고준위핵폐기물 처분과 관리는 10만년 이상의 안전성과 방사능방재대책이 필요한 만큼 민주성과 공정성, 형평성, 투명성, 정보의 공개 등 미래세대를 고려해 지금 원자력을 통하여 전기의 수혜를 본 국민들이 책임있는 사회적 논의를 통하여 공론화를 진행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감포, 양북, 양남 주민들의 원자력발전소 정책과 고준위핵폐기물의 처리의 접근 방식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대체로 동경주 주민들은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반대하고 있고 상생지원금이 예정대로 정상적으로 집행되기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 고준위핵폐기물 건식저장 시설인 맥스터 추가건설도 안전성이 답보되고 원전이 정상적으로 설계수명까지 가동되는 동안에는 월성원전내 건식저장 시설의 보관세 소급적용과 맥스터 추가건설에 따른 보상금(상생지원금)이 협상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면 굳이 반대할 것 같지는 않다. 우리 경주시민들과 경주시장 후보들은 고준위핵폐기물정책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가? 첫째, 2004년 12월 17일 제253차 원자력위원회에서 2016년까지 고준위핵폐기물을 경주 밖으로 갖고 나가기로 했다. 이에 대한 정부(대통령의 유감, 최소한 국무총리의 사과)의 답변이 없다. 둘째, 그래서 우리는 정부의 원전정책과 특히 고준위핵폐기물 정책을 믿을 수 없다. 2005년 3월 31일 법률 제7444호로 공포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18조에 ‘사용후핵연료(고준위핵폐기물)관련시설은 유치지역에 건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법에 명문화를 하였기에 경주시민들은 89.5%의 찬성율로 2005년 11월 2일에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유치하게 되었다. 셋째, 고준위핵폐기물은 엄청난 높은 열과 강한 방사선이 나오기 때문에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그런데도 월성원전 부지 내에 임시저장 이라는 이름으로 1992년 4월부터 현재까지 26년간 노상(안전, 지진, 방호시설)에서 장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월성원전의 고준위핵폐기물 건식저장 시설은 중간저장 시설로 봐야 한다. 문재인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월성1호기 조기폐쇄가 가시화되고 있다. 올 6월 중에 한수원 이사회에서 경제성 취약의 사유로 인해서 조기폐로가 결정될 것 같다. 환영한다. 사실 월성1호기를 비롯한 중수로형 원전은 삼중수소 문제나 경제성을 따지고 보면 조기에 폐쇄를 하는 것이 맞다. 물론 월성 1호기 폐로에 따른 지자체의 세수와 사업비의 손실, 지역자원시설세와 주변지역사업자지원 사업비가 감소되겠지만 중수로형의 특성상 고준위핵폐기물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정부의 사용후핵연료 처분과 관리 계획이 없는 한 월성 1호기의 조기폐쇄는 바람직하다. 월성 1호기는 2011년에 설계수명 연장을 위한 압력관 교체에 엄청난 비용을 사용했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스트레스 테스트 후속조치에 많은 비용을 투입했다. 수명연장에 따른 보상금 성격의 1310억의 지역상생 지원금의 엄청난 세금 낭비는 국가와 우리 국민 모두의 손실이 될 것이다. 우리 경주시민들과 경주시장 후보들은 월성 1호기 조기폐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가? 첫째, 월성 1호기 폐쇄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론화를 할 것인가 둘째, 지자체 세수 감소와 동경주 주민의 특별지원금 감소에 따른 경제적 지원대책은 있는가 셋째, 폐로 이후에 안전성 확보와 해체산업 유치에 대한 공약이행이 가능한지 등등 경주시민의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출구전략들을 이번에 출마한 경주시장 후보들이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원자력안전기준 강화, 지진안전대책, 방사능 방재대책, 재생에너지 정책, 한수원 및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경주시의 경제적 상생협력 등 풀어야 난제 들이 많이 있는데 경주시장 후보들이 제대로 된 정책 공약은 없고 ‘땅 투기 의혹, 포항사람, 공천 컷오프, 경주사람’ 논쟁으로 혼탁한 선거가 이루어지고 있다. 경주사람은 경주에서 태어난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경주에 대한 사랑과 애정, 애향심, 천년고도의 역사문화도시 자부심에 매료된 모든 시민을 말한다.
비바람을 간신히 피할 수 있는 간이 공간과 기차를 기다리는 이를 배려한 샐쭉한 의자가 전부인 간이역 양자동역. 기둥 네 개, 벤치 두 개, 10평 남짓한 공간을 덮어주는 지붕 하나 뿐인 양자동역은 지리적으로 양동마을의 주위 몇 개 마을을 연결하고 그 중심점을 찾으면 양자동역의 위치가 된다고 합니다. 이 역은 경주시 강동면에 있는 기차역으로 동해남부선이지요. 201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된 양동마을로 진입하다가 만나게 되는 역으로 양동민속마을 입구에 있는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100미터 정도 가면서 목을 길게 빼고 보면 빼꼼하게 보일 듯 말 듯합니다. 노란 침목으로 만든 몇 개의 계단을 오르면 몸을 낮춘 양자동역사가 아련하게 나타난답니다. 의외로 단정한 간이역사는 단촐하기 이를데없고요. 일반적인 역사를 상상했다가는 다소 실망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작고 단단한 양자동 역사는 2007년까지 이곳 주민들의 삶을 돌보았던 저력을 가진 역이었습니다. 양자동역은 코레일(Korail) 대구본부 소속으로 안강역과 부조역 사이에 있는 무인역으로 1967년 9월 1일 영업을 시작해 1987년 4월30일 무배치 간이역으로 격하, 2007년 여객 취급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양자동역에서 양동마을까지는 15~20분 가량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요, 2007년 이후 버스노선의 확충으로 그나마의 간이역으로서의 기능을 잃었다고 합니다. 십 수년 전에는 이 인근에 마을이 있었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분명히 역으로써 기능은 잃었는데도 두 개의 벤치에는 간이역에서 흔히 보는 쓸쓸함보다는 윤기 흐르는 온기가 남아 있는 듯합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다녀간 듯한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것이죠. 사람의 손길이 닿아 길이 잘 난 벤치에는 자잘한 일상의 단상들이 촘촘히 적혀 있어 눈길을 끕니다. ‘보고싶다(2006년 낙서), 나 혼자서(2010년 낙서)..., 만난일을 기념하며...’라고 씌여 있는 글귀들이 정겹고도 아릿합니다. 기자는 이 역을 가끔씩 찾았습니다. 유난히 이 역 주변에 많은 버드나무에 물이 오르고 아지랑이 피는 봄날도 좋고 바람 세찬 한겨울, 포항에서 출발한 RDC 동차(동차란 기관차가 견인하지 않는 객차 자체에 동력을 단 기차)가 무심히 ‘슈웅’ 지나치는 순간을 보고 싶어서였지요. 좋은 사람과 한참을 있다 와도 좋을 듯한 양자동역을 가끔씩이라도 찾을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영양남씨 활산(活山) 남용만(南龍萬,1709~1784)은 영덕에서 경주로 이거한 우암(寓菴) 남구명(南九明,1661~1719)의 손자로 학문과 덕행으로 명성이 있었고, 정범조·홍양호·류의건 등과 교유하였으며, 저서로 『활산집』이 전한다. 그는 남국형(南國衡)의 5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나, 14살에 남국선(南國先)의 양자로 가서 가문을 일으켰다. 장성해서 풍천임씨 임간세의 따님을 맞이해 남경채를, 서산류씨 류의건의 따님을 맞이해 남경희·남경화를 두었는데, 특히 아들 치암 남경희는 과거에 급제 후 승문원박사·성균관전적·사헌부감찰·병조좌랑을 거쳐 사간원정언에 이르렀으나, 말년에 벼슬을 버리고 고향인 경주 보문리로 돌아와 지연계당(止淵溪堂)을 짓고 은거하며, 주변의 승경을 읊조렸다. 이러한 치암의 선비적 태도와 산수관은 부친인 활산공의 영향이 컸다. 활산은 벼슬을 멀리하고 경주의 동쪽 명활산 아래에 집을 짓고 스스로 활산거사라 하고, 한한정(閑閑亭)을 지어 평생을 자연과 벗삼아 마음의 한가로움을 얻으려 노력한 인물이었다. 문천 가 황폐해진 영귀정 옛터엔 주춧돌과 섬돌만 산재하고, 1736년 고을의 부로(父老)들이 힘을 모아 한 칸의 강학공간을 마련해 영귀정이라 하고, 1741년에 다시 세워 풍영정( 風詠亭)이라 이름한 곳은 지금의 사마소(司馬所)다. 류의건은 1735년 증광시(增廣試) 진사에, 남용만은 1756년 식년시(式年試) 생원에 올라 사마소에서 강학하며, 영귀정에 대한 내력을 소상히 적었다. 특히 활산은 영귀정을 찾는 모두가 “성인은 하늘처럼 되기를 희망하고, 현인은 성인처럼 되기를 희망하고, 선비는 현인처럼 되기를 희망한다(周敦頤『通書』「志學」, 聖希天 賢希聖 士希賢)”라며 증점처럼 회재처럼 누구나가 이곳에서 그러한 기상을 얻고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활산은 영귀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活山集』卷5,「記·詠歸亭記」 영귀정은 오래전부터 이 이름이 있었고, 정자가 완성된 이후에 이름 지어진 것이 아니다. … 그러나 후세에 집을 짓고 이 ‘영귀’이름을 함부로 사용하는 경우가 천하에 많으니, 어찌 후대의 사람들이 그날 모든 사람을 친히 가르친 것보다 어질겠는가? 다만 그 기상을 사모하여 ‘영귀’ 이름만을 생각할 따름이다. 그것은 동도[경주]에도 있으니, 선도봉 서악서원[三賢廟] 앞에 누각이 있는데, 예전부터 ‘영귀’로 불리었으나, 그 이유는 자세하지 않다. 또 자계(紫溪)의 계정(溪亭) 난간 밖에 대가 있는데, 문원공 회재 이언적이 머문 곳이다. … 월성 서쪽 10여 걸음쯤에 주춧돌과 섬돌이 잡풀에 덮인 곳이 있다. 전하는 말에 예전에 영귀정이 있었는데, 언제 누가 지었는지 모르고 또한 어느 때에 무너졌는지도 모른다. 오래전 사마당(司馬堂)이 있었다고 하지만 완공과 무너진 연대 또한 알 수가 없다. 병진년(1736)에 고을의 부로(父老)들 가운데 성균관에 오른 자가 그 터를 닦고 집 한 칸을 일으켜 글공부하는 곳으로 삼아 장차 옛 이름을 따랐다. 나에게 그 일을 기록할 것을 부탁하였으나, 나는 난감해하며 “이곳은 공자께서 특별히 허여한 곳입니다. 그날 성인 문하의 여러 제자들이 이르지도 않았고, 문원공 이언적도 머물지 않았는데, 쉽사리 ‘영귀’의 뜻을 취할 수 있겠습니까?”라 사양하고 감히 말을 하지 않았다. 얼마 뒤 늘 오고 가고 배회하며 다만 바라만 보았는데 문득 얻는 바가 있었으니, 옛사람 또한 이곳에서 뜻을 취함이 있었다. 정자의 아래 문천(蚊川)라는 물이 있고, 문천의 남쪽에 노(櫓)라는 건물이 있고, 그 동쪽에 도장(道塲)이라는 작은 봉우리가 있고, 그 마을은 흥륜리(興倫里)라 하고, 그 위에 부자의 묘우가 있다. 나는 문(蚊)을 문(汶)이라 읽고, 노(櫓)를 노(魯)라 읽고, 도장을 나의 도를 닦는 장소로 삼고, 흥륜리를 가르침을 일으켜 인륜을 밝히는 곳으로 삼았다. 사당에 들어가 공경히 부자를 뵈면 또 마땅히 우리 스승으로 섬겨야 한다. 공자의 제자 가운데 사성십철(四聖十哲)이 모셔져 있고, 좌우에 칠십자(七十子)의 무리가 차례대로 모셔져 있고, 증씨도 그 반열에 있다. 이때 모인 생도들 가운데 경전의 뜻이 어렵다면 만일 모시고 앉아 뵙고 뜻을 읊조리는 날을 생각할 수 있다면, 이 정자가 이름을 얻은 까닭일 것이다. 어떤 자가 “사당과 정자가 세워진 그 선후를 알 수 없지만, 만약 정자가 사당보다 오래되었다면 그대의 말은 이치에 맞지 않다” 하기에, 나는 “그렇지 않다. 신라인들은 불교를 신봉하였고, 유교를 따르지 않았다. 이때는 틀림없이 사당이 없었다. 불교가 쇠하고 유교가 흥함에 사람들은 성인을 사모하고 현자가 되길 바랄 줄 알았으니, 정자가 사당보다 뒤인 것이 분명하다. 처음부터 정자를 세울 줄 몰랐던 자는 과연 어떠한 사람이었겠는가? 그러나 이미 공자의 사당이 존재했으니 이름이 우원(迂遠)하지 않다. 물은 문(汶)이 되고, 건물은 노(魯)가 되고, 산은 도(道)가 되고, 마을은 흥륜(興倫)이 되며, 성인의 가르침이 그 사이에 행해졌으니, 이름이 망령되지도 않다. 하물며 지금 정자가 오랜 세월 이름을 간직하고 그 땅에 다시 세워졌으며, 들어가는 자들은 공자의 가르침을 법 삼아 외우니, 장차 이 이름을 버리고 어찌하겠는가?”라 하였다.… 하늘은 빼어난 사람을 낳길 다함이 없고, 후인들이 진실로 회재선생과 같이 그 기상을 얻는다면, 또한 장차 증점과 한가지의 일이 될 것이니, 이 정자가 영원토록 없어지지 않고 오래 남아 다시 그러한 사람을 얻게 된다면 아마도 이 ‘영귀’라는 이름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子曰 射不主皮 爲力不同科 古之道也 자왈 사부주피는 위력부동과라. 고지도야니라. <주석> 主皮 :옛날 활 쏘는 예에서 德을 보았다. 한가운데를 맞히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가죽을 뚫고 나감에 중점을 두지 않았다. 爲力不同科 :사람의 힘에는 강하고 약함이 있어 같지 않음을 말한다. 科는 등급이다. <번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활쏘기 예의 시합에서 다만 한가운데를 맞히는 것에 중점을 두고 가죽을 뚫는 것으로 중점을 두지 않았다. 사람마다 체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이 고대의 활쏘기 정신이다. <묵상> 활쏘기의 근본 목적이 어디에 있느냐? 이를 하나의 무술로 본다면 활쏘기의 목적은 당연히 상대를 죽이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반드시 가죽을 뚫는 힘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활쏘기를 하나의 인격 도야의 방법으로 혹은 오늘날처럼 스포츠로 본다면 얼마나 정확하게 맞추느냐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공자 당시 모든 나라들이 다 상대를 죽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활쏘기를 장려하였으므로 가죽을 뚫어야만 하였다. 아무리 한 가운데를 맞추어도 가죽을 뚫지 못하면 아무런 효험이 없는 것이다. 이를 한탄하여 공자께서는 사람마다 그 힘은 다 다르므로 이를 인정하고 활쏘기는 그 기술 즉 한 가운데를 맞추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옛날 선왕들이 보여주신 모범되는 도리라는 것이다. 아주 근본적인 말씀이다. 그러나 당시 사회는 그렇지 못함에 한탄을 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장의 해석에 전혀 다른 의견이 나왔다. 즉 射不主皮와 爲力不同科를 倂置시키는 것이다. 곧 사부주피는 그것 대로하고 위력 부동과도 또한 그것대로 따로 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위력부동과에서 科를 등급으로 해석하는 게 아니고 科目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활쏘기에서는 가죽 뚫는 것을 주로 삼지 않고 힘을 씀에는 과목을 같이 하지 않는다. 이것이 옛날의 도이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 해석 또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보아진다. 곧 다 같은 힘이라도 역도에서의 힘이 다르고 권투에서의 힘이 다른 것이다. 사람마다 다 자기대로의 힘이 있는 것이다. 이를 인정하여 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당시의 사회는 그저 무조건 사람을 죽이는 힘에만 집중하다 보니 세상에서 무력이 판을 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바람직한 사회가 아니고 사람이 저마다 자기의 힘이 발휘되는 사회라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차이를 인정하여 주는 미덕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오늘에도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 말씀인 것이다.
6.13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경주시장 선거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 예비후보의 부인이 부동산 다운계약서를 작성, 취·등록세 등 조세의무를 회피했다는 내용의 진정서가 검찰에 제출돼 진실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자신을 최양식 예비후보 지지자라고 밝힌 엄모(48) 씨는 23일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이..
경주 중앙시장 부녀회(회장 한순복)는 상인회(회장 정동식)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1일 ‘제6대 경주중앙시장 부녀회 회장단 이‧취임식’을 가졌다.이번 제6대 회장단으로는 한순복 신임회장과 이길례 수석부회장, 이미락 부회장으로 구성됐다. 또 그동안 부녀회에서 바자회와 행사 등을 통해 모은 50만..
경북도는 위생관리가 취약해 식품안전 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배달 전문음식점을 대상으로 내달 27일까지 민관합동 위생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이번 점검은 최근 혼밥족 증가, 배달앱 보급 등에 따라 전화 및 인터넷 주문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음식이 배달되어 조리, 유통 과정의 위생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배달..
경북도는 식품안전의 달(5월)을 맞아 안전하고 위생적인 외식환경을 조성하고 간소한 식단을 통해 음식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2018 음식문화개선 로고․슬로건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안전한 음식문화 조성 및 도민건강 증진과 관련된 주제로 ▶안전한 외식환경 조성(남은음식 재사용금지, 식..
임종식, 장규열 경북교육감 예비후보는 지난 23일 오후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장규열 후보가 임종식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그리고 두 후보는 이번 경북교육감 선거에서 교육정책 공약에 대해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사진>이번 두 후보간의 지지선언 및 정책공조는 경북교육의 ..
이찬교 경북교육감 후보는 지난 21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지난 8일~18일까지 진행된 2차 경북교육 혁신 대장정 보고 기자회견을 가졌다.이찬교 예비후보는 “8일부터 18일까지 11일간 진행된 이번 2차 경북교육혁신대장정의 모토는 ‘더 나은 교육, 더 나은 세상’, ‘이번이 찬스다 교육을 바꾸자’였다. 일명, ‘이찬..
안상섭 경북교육감 예비후보는 지난 21일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공약을 발표하며, 학생 인성교육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안 후보는 "교육에 있어 지식교육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성교육이 중요하다. 학교현장에서의 인성교육 강화를 통해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교사존중문화를 확산하..
이경희 경북교육감 후보는 지난 22일 경북도 구도심지역 교육공동화 해소를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이 후보는 “경북도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수 감소와 신도시 건설에 따른 구도심의 교육 공동화 현상으로 신도시와 구도심간의 교육격차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포항교육지원청 교육장으..
더불어민주당 임배근 경주시장 예비후보는 23일 경주시청 브리핑실에서 자신이 내세운 8대 공약을 발표했다. 8대 공약은 △경주문화특별자치시 승격 추진 △정부사업비 10조원 확보 △지역중소기업 육성 △전국최고 교육도시 육성 △인구30만 스마트문화도시 개발 △농어민 소득증대정책 △전통시장 살리기 △서민복지체계 ..
동궁원에 새로 조성된 메밀꽃단지는 지난 4월 파종해 하얀 꽃들을 틔워 장관을 이루고 있다. 메밀꽃단지 사이 한적한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지저귀는 새소리, 졸졸거리는 개울 물소리, 잠시나마 번잡함을 벗어버리고 푸르름이 생동하는 평화로운 공간 속에서 스스로 젖어드는 여유로움에 사랑과 행복의 기운이 되살아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