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폐교된 천북 물천분교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 건립하려는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사업이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표결 끝에 통과됐다.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부지 매입을 위한 2021년도 공유재산 관리계획 제3차 변경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 안건은 지난 7월 14일 열린 제261회 임시회 문화행정위원회에서 보류됐다가 시가 이번에 재차 상정해 동의를 얻었다. 그러나 노후건물에 대한 안전진단 비용부담 주체 등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여 향후 사업추진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경주시는 구 물천분교 부지 9550㎡, 2층 건물 877.22㎡를 경북도교육청으로부터 매입해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예술창작소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용역비, 매입비 및 보상비 25억7000만원, 공사비 9억3000만원 등 35억원이다. 경주시는 부지 등 매입을 완료한 뒤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창작소, 작가 휴게실, 설치미술 및 조형 작업실, 야외전시공간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설의 핵심인 문화창작소는 건물 1층과 2층에 32.4㎡ 규모의 작업실 8개, 97.2㎡의 전시실, 32.4㎡의 체험실 2개와 관리사무실 등을 갖출 예정이다. 공모를 통해 입주하는 작가들이 정주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문화재, 지역 명소와 연계해 입주작가들과 함께하는 예술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시회, 문화예술 공연, 지역주민 대상 문화·예술 프로그램 교육 등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경주시는 그동안 접근성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물천분교 자리가 경주IC에서 직선거리로 10㎞, 동궁원 보문단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등으로부터 반경 5㎞ 이내이며, 시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30분 이내로 접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후 운영관리비는 인건비 등을 포함해 연간 1억1900만원 가량 소요되는 반면 프로그램 운영, 입주작가 시설이용료 등으로 연간 2억1700만원의 편익이 발생한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특히 시는 지역 문화예술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문화산업시설을 확충해 문화예술도시 경주의 위상 제고와 문화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문화예술창작소 건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문화예술창작소 건립으로 새로운 문화예술 관광콘텐츠를 확보해 신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시는 이번 임시회에서 안건이 최종 의결되면 10월 경북도의회에 경주교육지원청 폐교재산관리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12월 부지매입 및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1월 공사를 시작, 6월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날 일부 시의원들은 지난 임시회에서 제기한 노후건물의 안전성과 안전진단 시행 주체 등을 두고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지난 임시회에서 보류된 뒤에도 이 같은 지적사항에 대해 제대로 보완하지 않고 재차 상정한 점도 비판했다. 장복이 의원은 “지난 임시회에서 지적한 안전진단 비용부담 주체에 대해서는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건물을 매각하는 교육청에서 안전진단 후 매매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영태 의원은 “시가 지난해 4월 물천분교를 시립미술관 건립 후보지로 정했지만 시의회가 접근성이 불리하다는 등의 이유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었다”며 “곧이어 문화예술창작소 건립으로 계획을 변경했지만, 당초부터 이곳 부지는 문화예술창작소를 건립하기에는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물천분교 토지보상가를 공시지가에 가깝게 책정할 수 있도록 하고, 건물 안전진단비도 반반씩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반대의견 속에 결국 이 안건은 표결로 이어졌고, 그 결과 가결됐다. 표결에서는 이동협·이철우·엄순섭·김순옥·김태현·김상도·김승환 등 7명의 의원 찬성했고, 장복이·한영태 등 2명의 의원이 반대했다. 이날 문화행정위원회에서 가결된 이 안건은 오는 6일 열릴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경주에서 1일 코로나19 확진자 12명이 발생했다. 경주지역 누적 확진자는 모두 872명으로 늘었다. 경주지역에서는 지난 8월 한 달간 모두 328명이 확진된 가운데, 9월 들어 첫날에도 두 자릿수 확진자가 추가돼 방역당국의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861번, 862번 확진자는 초등학생 자매다.861번 확진자가..
경주에서 31일 1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8월 한 달간 누적확진자는 모두 328명으로,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첫 발생 이후 월별 기준 가장 많은 확진자가 쏟아졌다. 경주지역 누적 확진자는 860명으로 늘어났다. 전국적인 4차 대유행 속에 경주지역 확산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방역당국의 고민도 깊어..
경주에서 30일 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경주지역 누적 확진자는 845명으로 늘어났고, 8월에만 313명이 발생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842번 확진자는 50대 남성으로 울산지역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중 확진됐다. 843번 확진자는 20대 여성으로 경기도 남양주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격리 중 확진판정을 받았다.중..
경주시가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경주시민 코로나 특별지원금’을 다음달 9일부터 지급한다.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의 피해회복을 위한 이번 조치는 주낙영 시장과 서호대 시의장이 지난 18일 공동 발표한 ‘코로나19 특별지원금 지급계획’에 따른 후속 조치다.경주시민 코로나 특별지원금은 ..
경주에서 27일 용강동 소재 기업체 관련 확진자 2명을 포함해 모두 4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경주지역 누적 환자는 825명으로 늘었다. 8월 들어 확진자는 이날까지 293명 발생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822번 확진자는 50대 남성으로 지난 19일 확진된 741번 환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중 확진됐다. 823번 확진자도 50..
경주에서 25일 1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확산이 이어지면서 방역당국이 차단을 위해 선제적 검사 등을 벌여왔지만 연결고리가 좀처럼 끊어지지 않고 있다.이날 확진자가 추가되면서 경주지역 누적 확진자는 모두 821명으로 늘었다. 8월 들어서는 28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주시에..
목판화 세상은 디지털 혁명을 겪고 있다. 어찌 보면 목판화는 0과 1로 이루어지는 디지털 세상과 다를 바가 없다. 오로지 흑과 백의 치열한 자리다툼으로만 존재하는 예술양식이기 때문이다. 0과 1만으로 만들어진 세상이 얼마나 대단할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은 이진법이 만들어낸 마술 없이는 한시도 살아갈 수가 없다. 다들 목판화를 버린 양식이라 치부했다. 그리고 민주화를 거치면서 목판화는 더 난폭한 양식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흑백만으로 이루어진 이 예술양식이 얼마나 다양하고 깊이 있는 예술양식인지 그대는 아직 모른다. 세상이 발전할수록 복고의 향수는 높아만 가고 목판화는 어찌 보면 그 복고에 가장 가까운 예술양식이다. 어두운 시절. 다들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도 분명 의미가 있다. 나에게는 목판화가 바로 그것이다. 전진은 작가 / 010-2754-2709 경주작가릴레이전 선정 개인전을 통해 화단 데뷔 사천미술재단 초청 개인전 신라미술대전 특선 / 전국전통판화 공모전 우수상 / 강원미술대전 특선 황남동 판갤러리/공방 운영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그침이 없다. 경주에서 이처럼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은 기억에 없다. 풀잎에 앉은 청개구리가 자주 눈에 띈다. 이놈들은 참 멍청하다. 사람이 다가가도 경계를 하지 않는다. 손으로 쥐어도 그러려니 하고 내맡겨버린다. 지금까지 왁자지껄 무논의 개구리 소리처럼 많이 시끄러웠으나, 내년 3월 9일의 대통령 선거 윤곽이 거의 잡혔다고 본다. 내가 오래 전부터 예측해온 대로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파전이다. 여권의 대통령 후보로 나온 분들이 모두 훌륭하나,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없지 않다. 민주화가 대세를 이룬 이후 대선에서 현 대통령과 같은 진영의 후보자가 당선된 경우 그것은 당시의 정부와 차별화되는 다분히 정권교체의 성격을 가진 것이었다. 김영삼, 노무현이 그랬고, 박근혜가 그랬다. 그럼에도 여권의 유력한 후보 중 이낙연, 정세균 의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열렬한 숭배자로 자리매김하고자 하였다. 이것은 전략의 실패다. 이낙연 후보가 그동안 이재명 후보를 향한 맹렬한 공격으로 점점 세를 얻었으나, 이제 여기까지라는 거의 확실한 징후가 자리잡았다. 앞으로 그에게 내리막은 있어도 오르막은 잘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야권에서 최재형 후보는 그 걸출한 인품, 뛰어난 자질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타지 못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정치의 기본은 사람을 모으는 능력에서 출발하는데, 최 후보는 그 능력을 타고나지 못한 듯하다. 한편 홍준표 후보, 유승민 후보도 산전수전 다 겪으며 노련한 정치인으로 풍채를 갖추고, 더욱이 그동안의 다양한 경험이 쌓여 전반적 식견이 다른 야권 후보를 압도한다. 하지만 한 가지만 생각해보자. 이 두 분이 나와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겠는가? 홍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인품을 주로 소위 ‘형수 욕설’과 관련하여 공격하며 자신은 그를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나, 그는 이재명 후보가 갖는 뚜렷한 기득권 구조 청산의 역사적 대의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홍, 유 두 분이 야권 후보로 나와서 이재명 후보를 이길 가능성은 미안한 말이나, 전무하다고 본다. 야권에서 정권교체를 꿈꿀 수 있는 후보는 그래서 윤석열밖에 없다. 윤 후보가 토론을 못할 것이라고 여야간에 자꾸 선제공격을 가하나, 내가 보기에는 윤 후보가 토론회에서 홍, 유 두 후보건 나중의 이재명 지사와의 본선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토론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황지배력에서 윤 후보의 눙력은 대단히 뛰어나다. 물론 이재명 지사가 갖는 탁월한 임기응변력도 앞으로 볼만한 거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난 8월 20일자 갤럽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는 윤 후보에게 의미심장하다. 과거 그의 뒤를 받쳐주었던 중도층의 이탈이 확연해졌다. 이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는 최근 들어 캠프의 조직을 확대하며, 명망가와 보수층 인사들로 거의 채워넣었다. 겉모습은 화려하나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까? 일부 민주당 출신이 있기는 했지만, 국민에게 감동으로 다가오는 인물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후보가 정권교체의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중도층의 민심을 상당부분 끌어와야 한다. 지금 그에게는 빨간 경고등이 계속 신호음을 울리고 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벌어질 용호상박의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기다린다. 두 사람이 각기 정당의 공천자로 확정될 때 두 사람은 족쇄가 풀린다. 이 후보도 더 이상 대깨문 따위의 눈치를 보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보다 확실히 내세울 수 있다. 윤 후보의 경우 그동안 당내 헤게모니를 쥐지 못한 데서 오는 열패감은 완전히 사라진다. 그의 과감한 포용력, 거침없이 나아가는 리더십을 발휘할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게 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정치인의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다. 두 사람이 벌일 쟁패의 과정에서 우리는 지난 10년간의 무기력하고 암울했던 정치판이 새로운 빛을 받아 아름답게 반짝거리는 광경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시골에 묻혀 사니 남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이 내 눈에는 보이기도 한다. 밖에 나가보니 비를 맞으며 청승스럽게 청개구리 한 마리가 생각에 잠겨있다. 그 청개구리가 갖는 외롭고 소박한 꿈을 내 것으로 받아들인다.
우리 국민 대다수가 화랑은 신라 때 생겨난 것으로 무리를 지어 격검과 가무를 즐기고 명산대천을 찾아 수행하며 유사시 전투에 임하는 순국무사집단으로 알고 있으나 기실은 그렇지 않다. 민족사관적 사료에 따르면 화랑은 지금으로부터 약 3900년 전(경인원년/BC1891) 고조선의 11세 도해단군 시절 맨 처음 시작된 일종의 고대국가제사제도에서 비롯되었다. 농사가 끝날 무렵인 10월 상달에 각각의 마을에서 하늘에 감사하는 천제를 지내는데, 이때 제사를 주관하는 각 마을의 대표자를 ‘천군(天君)’이라 하고 이 천군의 우두머리를 국선화랑(國仙花郞)이라 부른 것에서 기인한다. 국선화랑들이 회의를 열였던 성스러운 공간을 소도(蘇塗), 웅상(雄常)이라 불었다. 문창후 고운 최치원은 난랑비서문(鸞郞碑序文)에서 고래로부터 연면히 이어진 낭(郎)과 신도풍류(神道風流)의 전통을 적시하였다. 고려팔관기(高麗八觀記)에 낭(郞)에 대해 정의하기를 “낭은 단순히 싸움만 하는 무사집단의 수장이 아니라 한인하느님과 신통(神通)하여 기(祈)와 무(巫)로써 하늘의 밝음과 땅의 밝음인 한단(桓壇)을 수호하고 대중을 구제하던 천관(天官)직이다.”이라 했다. 이러한 낭(郞)과 풍류교(風流敎)의 전통에 의해 고구려에서는 국선을 조의선사(早依仙士)라 불렀고 광개토대왕, 을지문덕, 연개소문 등이 대표적 조의선사다. 백제에서는 국선을 무절(武節)이라 불렀었는데, 그 대표적 인물로서 678년 처음 티벳을 정복한 흑치상지 장군이나, 황산벌 전투에서 장렬히 산화한 계백 장군 등을 꼽을 수 있다. 신라에서는 국선을 화랑(花郞)이라 부르고 화랑의 최고 수장을 풍월주라 했다. 특히, 천경림 흥륜사 금당벽화에 나오는 신라의 십성(十聖)인 염촉(박염촉=이차돈), 아도, 자장, 안함, 원효, 의상, 혜공, 혜숙, 사파(사복), 표훈대사 등이 모두 국선화랑으로서 몸을 일으켜 승려가 되신 분들이며, 1세 풍월주인 ‘위화랑’에서 32세 풍월주 신공에 이르는 기라성 같은 화랑들이 있었으며 김유신, 김흠순, 김품일, 김춘추, 김법민, 김인문 등 헤아릴 수 없는 화랑출신 명장들과 군왕들이 삼국통일의 주역들이다. 황산벌에서 계백의 결사대와 싸우다 장렬히 산화, 승전의 발판을 마련한 소년 반굴과 관창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는 화랑이다. 그렇다면 화랑정신의 실체는 무엇일까? BC 2707년 치우천황의 청구(靑丘國)는 선(仙)으로서 법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관경(管境)을 가르쳤다. 선(仙)이란 사람이 태어난 바에 따라서 자신이 무엇을 할까를 아는 것이다. 상고시대를 거슬러 BC 7000년경 환인의 십이한국에 오훈(五訓)이 있었으니 첫째, 성실하고 신의 있어 속이지 않는다. 둘째, 공경하고 실행함에 게으름이 없다. 셋째, 효도하고 순종함에 위배됨이 없다. 넷째, 염치와 의리 있어 음란하지 않으며. 다섯째, 겸손하고 화목하여 다툼이 없는 것이다. 이 오훈은 원광법사(555-638)의 세속오계(世俗五戒)에 잘 축약되어 있다. 화랑오계(花郞五戒)는 충(忠). 효(孝). 인(仁). 용(勇). 신(信)이며 이는 앞에서 말한 고조선 시대의 신시오사(神市五事) 즉 모(貌). 언(言). 시(視). 청(聽). 사(思)에서 비롯되었다. 이 다섯 글자 앞에 ‘바를 정(正)’자를 붙이면 바른 모습을 갖추고,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보고, 바르게 듣고, 바르게 생각하는 인오행(人五行)의 수양법이 되는 것이다. 수련법은 크게 2가지로서 몸을 닦는 신수법(身修法)과 마음을 닦는 심수법(心修法)이 있다.신수법(身修法)으로서 신골(身骨)을 단련하는 정모법(正貌法)은 먼저 호흡법부터 배워 조식(調息)을 통해 양기(養氣)한다. 조식을 하고 나면 이후 신공술(身功術)로 들어가는데 신공술의 기본은 발치기, 손치기로서 발치기는 태법(跆法)이고, 손치기는 권법(拳法)으로 이를 합해 태권법(跆拳法)이라 하는데 이것이 오늘날 태권도이며 옛날 이름은 택견이었다. 그 다음 기공술(器功術)을 연마하는데 격검, 습사, 투창, 치마(馳馬) 등의 술(術)을 익혔다. 화랑의 여러 교과 과목엔 심수법에 해당하는 서(書). 기(棋). 금(琴). 무(舞)가 있는데, 서(書)는 하늘에 맹세 천계(天戒)를 지키겠다는 서효사(誓效詞)로 정언(正言)에 해당되고 기(棋)는 바둑으로 하늘의 질서와 조화를 닮은 적연지심(寂然之心)에 이르는 정사(正思)에 들기 위함이고 금(琴)은 음악의 한 기예로서 하늘과 신통하고 소청(召請)하는 율려의 향음이며 그 음악에 맞추어 둥글게 원을 그리며 춤추는 것을 환무(環舞)라 하는데 이것은 정청(正聽)행위이다. 이러한 고사로 악성(樂聖)이요 검성(劍聖)인 신라의 백결선생 박문량은 화랑교육을 시킬 때 칼을 쓰기 이전에 가야금과 춤부터 미리 가르쳤다. 일반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화랑의 이야기를 써본 것은 우리가 아는 화랑이 단순히 신라에만 속한 지엽적인 것이 아닌 우리 조상들 공통의 심법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이고 고대사 속에서 신라가 자꾸 홀대되는 최근의 경향들을 돌아보기 위함이다. 민족사관적 관점에 대한 논란 이전에 좀 더 치밀한 연구가 이룩되기 바라는 마음도 크다.
지난 24일 경주지역을 지나간 제12호 태풍 오마이스는 다행이 큰 피해 없었지만 집중호우가 내린 문무대왕면, 외동읍, 양남면 지역 등 경주 동남부지역에는 공공시설이 유실되거나 무너지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도와 경주시에 따르면 이번 태풍 오마이스로 인해 경주 동남부지역에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하루 동안 143mm의 비가 내린 문무대왕면과 외동읍(115mm), 양남면(99mm) 등지에서는 교량과 제방 등 도로 6곳이 유실돼 3억원의 피해를 입었으며 저지대에 있는 주택과 농경지도 20ha가 침수되는 피해도 입었다. 특히 외동공단지역의 공단 진입로가 일부 유실되면서 자동차부품 물류소통에 지장을 주었다. 무엇보다 태풍이 지나간 뒤에도 가을장마 영향으로 경주지역에는 며칠 째 계속 비가 내리고 있어 붕괴위험이 높은 재방, 도로, 공단, 옹벽, 공사현장, 산간주택지역에 대한 철저한 안전 점검과 2차 피해를 막는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여 진다. 경주지역 곳곳에 산재한 공사 현장이나 임야를 절개한 지역의 공단의 경우 매년 태풍이나 집중호우로 인한 재산피해를 입었다. 따라서 경주시는 각 공단이나 부실한 도로, 옹벽, 공사현장 등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점검을 해야 할 것으로 보여 진다. 또 태풍으로 인한 집중호우는 농작물에도 큰 피해를 입힌 만큼 관계자들은 비닐하우스 등 영농시설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경주지역은 지난해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으로 큰 피해를 입어 재난에 따른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당시 경주는 감포해양공원을 비롯해 주택피해 63동을 비롯해 도로 5곳, 소하천 58곳, 어항시설 13곳 등 경주시 전역에서 큰 피해가 발생해 100억원의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또 강한 바람과 비를 동반한 태풍으로 인해 각종 농작물이 쓰러지거나 낙과돼 큰 피해를 입었으며 비닐하우스 등 영농시설물도 대파되는 등 지역농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올해는 지금까지 한반도를 지나간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태풍이 한 두 차례 더 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안전점검과 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자연재해는 피할 수는 없지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는 있다. 자연재해는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인재로 이어진다. 경주시는 자연재해가 인재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행정을 펼쳐주길 바란다.
경주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하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주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방침에 더해 전 행정력을 동원해 특별방역주간을 운영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를 잡기 위해 강력히 대응하고 있으나 확진자 증가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10시 기준 경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797명, 이중 161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금까지 사망자도 10명이나 발생했다. 경주지역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하는 강한 조치를 취했지만 8월 들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말까지 531명이던 경주지역 확진자는 25일 오전 10시까지 797명으로 늘어나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266명이 발생했다. 확진자 증가추세를 보면 경주지역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실시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특히 8월 확진자는 경주와 포항지역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어 산업체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에서 가족으로 그리고 다수의 시민들에게 확산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업체이나 음식점 내 집단감염, 목욕탕 관련 감염 등 지역사회 전반에 산발적 집단감염 양상을 보이고 있어 차단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로선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높여야 하지만 백신수급도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경주는 지난 25일 기준 시민 52.57%가 1차 백신을 맞았으며 2차까지 접종 완료율은 25.68%에 그치고 있다. 경북지역 백신 접종률이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도내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경주로서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경주는 타 지역에 비해 외국인 근로자가 많고 관광객들 또한 많이 찾고 있어 항상 집단감염 위험에 노출된 지역이다. 그동안 시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와 지역 사회봉사단체들의 꾸준한 방역봉사활동으로 코로나 확산을 억제해 왔으나 이제는 한계에 처한 것으로 보여 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들어간다면 경주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을 신속 정확하게 파악에 확산을 막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길 밖에 없다고 본다.
언제부터인가 애 엄마는 아들 방엘 들어가지 않는다. 강한 수컷(!)의 냄새 때문이란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들 냄새가 싫지는 않은데, 여자들은 남자의 테스토스테론 냄새가 역한 모양이다. 아기 때는 응가 냄새도 좋다더니만, 녀석이 목소리도 굵어지고 체모도 증가하는 등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부터는 아들 방은 청소 때 말고는 거의 안 들어간다. 세탁한 속옷 배달도 꼭 나를 시킨다. 그 사람만의 향기를 제대로 알려면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건 맞다. 너무 가까워도 향수나 로션 냄새가 너무 강하고, 그렇다고 너무 멀어도 잘 모른다. 딱,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비단 냄새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벌어진 사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적절한 거리에서의 객관적인 시선은 필수적이다. 냄새나는(?) 우리 아들은 학교에서 돌아올 때면 꼭 입에 뭔가를 물고 들어온다. 시원한 음료수나 얼음물을 마시는 건 좋은데, 버리기에 너무 새 것 같은 플라스틱 용기나 잘근잘근 씹은 흔적의 빨대가 거슬린다. “아들아, 재활용 박스에 플라스틱 생수통이 넘치더라, 차라리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게 어때?” 최대한 교양 있는 목소리로 제안했더니, 밑도 끝도 없이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아빠, 그거 친환경론자들의 왜곡된 주장이야”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싶어 다시 물어봤더니 아들이 책 한 권을 내민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이란 이름의 책에 따르면, 종이봉투나 소위 에코백(천연 면처럼 자연에서 분해되는 재료로 만드는 친환경 가방)보다 비닐봉지가 더 친환경적이란다. 종이가방이나 에코백을 생산하는데 배출되는 탄소나 소비되는 에너지가 검은 비닐봉지보다 더 많다는 이유에서다. 그래도 그렇지 종이로 만든 건데 비닐 봉다리(!)보다 못할라고?싶을 거다. 종이가방이 정말로 친환경적이려면 적어도 44회 정도는 재활용해야 하는데, 현실은 어떤가? 우리는 종이가방도 일회용으로 쓰고 있는 현실이다. 비닐봉지만큼 쉽게 쓰고 쉽게 버린다. 문제는 종이 자체가 아니라 그 활용에 있었다. ‘결심했어, 자연보호 차원에서 앞으로 유리에 든 우유를 마시기로!’하는 사람이 혹여나 있을까 봐 하는 말인데, 유리병을 생산하고 재활용을 하자면 플라스틱 병보다 170~250%의 에너지가 더 소비된다고 한다. 제작 과정에서 200~400%의 이산화탄소가 발생되는 건 덤이고. 사실 유리병은 좀 독특한 게 변형도 쉽고 재활용의 기회도 많으니 자연 친화적일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유리가 삭는데 자그마치 일만 년이나 걸린다고 한다. 유리병은 모래를 녹여서 만든다는 걸 환기해보면 이해가 쉽다. 모래가 썩거나 삭는 경우를 본 적 있는가? 따라서 유리병을 단순히 친환경적이다 할 순 없는 문제다. 현실은 그렇게 평면적이지 않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는 상업 광고가 제시하는 프레임을 너무 쉽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건 아닌지 반성이 된다. 요즘 기업들치고 친환경 콘셉트의 제품과 이미지 캠페인을 안 벌리는 데가 없다. 지구를 구원할 것 같은 15초짜리 광고 속에는 온갖 과장과 왜곡이 도사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요구르트를 하나 살 때도 ‘바이오(bio)’나 ‘내추럴(natural)’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으면 왠지 건강해질 것 같은 기분에 그 브랜드를 집어 든다. 그냥 생수인데 청정한 알프스 산맥이 새겨져 있으면 저걸 마셔야 건강해질 거란 근거 없는 믿음이 생긴다. 비싸기는 또 엄청 비싼데 말이다. 그런 나를 스위스 친구가 어눌한 한국말로 놀린다. “만년설이 녹은 물은 없어, 다 거짓말이야!”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그 이후로 겉표지만 보고 물건을 사는 습관은 버리려고 노력 중이다. 다시 아들이 건넨 책 이야기다. 북극곰이 슬퍼 보이는 표지(또 속았네!)의 책의 결론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렇다. ‘환경을 지키고 싶다면 자연물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자연물의 (과한) 사용을 피하려면 인공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전국의 울창한 숲과 나무를 베고 있다고 한다. 자연과 가장 친한 관계 맺기 방식이 무엇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현 정부나 환경주의자들의 지구 사랑법만이 옳은 것은 아니다. 적절한 거리에서 시간을 두고 살펴볼 일이다.
설총의 무덤에 대해서 신라 및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자료에서는 확인할 수 없지만, 신라 당시의 형편을 고려해보면 경주에 있었을 개연성이 높다. 명활산 동쪽 남촌마을에 있는 이 분묘와 관련하여 설씨 족보에 “묘월토산자좌(墓月土山子坐)”라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산의 명칭에서 차이가 있지만 경주 단석산을 월생산(月生山)으로, 토함산을 월함산으로 부른 예가 있음으로 보아 명활산을 월토산으로 불렀을 가능성도 있다. 설총의 아버지는 원효, 어머니는 요석공주이다. 육두품 출신인 듯하며, 관직은 글을 짓는 관리인 한림(翰林)에 이르렀다. 한국 전통문화에 관한 백과사전이라고 하는 『증보문헌비고』에는 경주설씨의 시조로 기록되어 있다. 그동안 설씨 문중에서는 시조인 설총의 확실한 무덤 위치를 몰라 애를 태우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부터 30여년 전 어느 후손의 꿈에 할아버지가 현몽하였다. “내가 보문리에 묻혀 있는데, 그 마을 이 아무 댁에 가서 물어보라” 다음날 보문마을을 찾아가서 꿈에서 지칭하는 이씨 어른을 만나 인사를 드렸다. “그렇지 않아도 홍유후 설 선생 묘라고 전해오는 무덤이 있는데 관심이 있는 후손을 못 만나 이러고 있었는데 무덤을 찾아드리리다” 이렇게 해서 찾아낸 묘가 바로 현재의 설총묘이다. 리처드 레스택의 『두뇌운동』에 이런 내용의 글이 있다. “전두엽에는 미래 기억을 담당하는 분야가 있다. 미래 기억이란 미래의 목표를 기대하고 마음에 품어 현재의 불편함이 미래의 목표를 이루는데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신경외과 의사가 되고 싶다면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노력해야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 만일 힘든 수련 기간에 마음속으로 이미 신경외과 의사가 된 자신의 모습을 그릴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그런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사람보다 훨씬 수월하게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이것을 꿈 바라보기 기술이라고 한다. 자신의 꿈을 마음속에 품고, 그것이 현실이 되었다고 매 순간 간절하게 믿게 되면 현실이 된다는 것이다. 설총의 묘는 이를 찾아야겠다는 어느 후손의 간절한 ‘꿈 바라보기’로 묘를 찾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를 그대로 믿어야 할런지…… 전 설총묘는 전진평왕릉에서 동쪽으로 약 500m 정도 떨어진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동 423번지에 있으며, 1999년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지정 면적은 1168㎡이며, 묘의 지름이 15m, 높이는 7m로 원형봉토분이다. 묘의 아래로는 봉분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호석을 두른 흔적이 있다. 분묘의 둘레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고 경주 및 순창 설씨 후손들에 의해 상석과 묘비가 만들어졌으며 외곽에 철책이 둘러 있다. 상석은 경주지역 고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식과는 차이가 있으며 묘비 전면에는 ‘弘儒侯薛先生諱聰之墓’라 씌여 있다. 안내판에는 ‘전홍유후설총묘’라고 ‘전’자를 붙여 피장자가 확실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있다. 현재 이 묘는 경주 ‧ 순창 설씨 대종친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왕릉이 아니고 신라인의 묘라고 전해지고 있는 것은 옥녀봉의 김유신장군묘, 서악의 김인문묘와 김양묘, 황성동의 김후직묘 등이 있다. 그러나 이 피장자가 이들이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하다. 그래서 모두 묘 앞에 ‘전(傳)’자를 넣어 전김유신묘 등이라고 한다. 이곳 설총묘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한나라 때 한영(韓嬰)이 지은 『한시외전(韓詩外傳)』에 이런 구절이 있다. 往而不可追者年也(왕이불가추자년야) 흘러간 세월은 쫓을 수 없고 去而不見者親也(거이불견자친야) 가버린 부모는 다시 볼 수 없다. 원효가 죽자 설총이 그 유해로 아버지의 상을 만들어 분황사에 모셨다. 설총이 간절한 마음으로 예를 올릴 때마다 소상이 돌아보곤 했는데 일연이 『삼국유사』를 쓰던 당시까지 원효의 소상이 돌아보는 모습으로 있었다고 했다. 아마 설씨 후손이 이 묘소를 참배하면 『한시외전(韓詩外傳)』의 위 구절과는 달리 설총을 돌아보던 원효처럼 설총이 무덤에서 나와 후손을 내려다 보지 않을까?
고양이눈 성운* 나온동희 우주의 등고점들이 연결되고 연결되어 퐁퐁다알리아 만발한 손바닥을 본다 손바닥을 바라보는 일은 단 하나의 슬픔을 응시하는 것 TV속의 한 아이가 오디션의 심사평에 갓 구운 빵처럼 착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나의 왼손은 시리얼을 들추어 보다가 허풍스러운 그 중 하나를 놓치는 순간이다 어제 사랑스러운 루루가 죽었다 한 장의 종이에도 기록되지 않을 무성한 슬픔이 허공에 빛나고 오늘 아침엔 가판대에서 일회용 잡지를 집듯 간단히 그것을 잘라버렸다 그러므로 내일 아침부턴 슬픔이 없을 것이다 이것들의 근성은 처음부터 슬픔이 아니었을 것 문은 닫아야만 나타나는 낡은 방 내부의 야광들은 한때 나의 위로였으나 손가락 사이로 흘러 지금은 창문들이 별 몇 송이를 내어놓고 저녁이 되는 시간 내 손바닥 중심에는 다알리아 붉은색을 밀어내면서 날 응시하는 루루가 살고 있다 *3천 광년 너머에서 사라지면서 마지막 짧은 광채를 내뿜고 있는 천체 -고양이의 눈, 천체에 어리는 슬픔 꽃다운 이십대 딸을 잃고 식음을 전폐한 어머니를 보았다. 몸을 가눌 길 없이 흔들리던 그녀는 그림을 그리러 학원을 나가고, 대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녀의 그런 행위는 슬픔을 피하기 위한 것은 물론 아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것은 붉은 고통이 아니라 소중하고 간절한 기억과 겹쳐져 걸러져 있다는 것이다. 이 시가 그렇다. “사랑스런 루루”라는 고양이의 죽음은 사망진단서 같은 “한 장의 종이에도 기록되지 않을” 것이지만, 그럼으로 해서 더 오래 기억될 만한 슬픔이다. 그것은 “시리얼을 들추어 보다가” TV 속 한 “허풍스러운 하나 놓치는 순간”과 같이 부지불식간에 생긴 일이다. 안고 있던 고양이가 한 눈 파는 사이에 내 실수로 사고가 난 걸까? 그러기에 그 슬픔은 “일회용 잡지를 접듯” 간단히 잘라버릴 순 없다. 그 사고 이후 화자는 문을 닫고 방안의 야광에 위로를 받는 시기를 거쳐 창문 넘어 보이는 “별 몇 송이”를 지나, 고양이 눈 성운을 만나면서 내면의 고인 울음을 걷고 안정을 가지기 시작한다. 우주의 축소공간인 손바닥엔 아직 내 안의 울음, “퐁퐁다알리아가 만발했지만” 루루는 “다알리아 붉은색을 밀어내면서” 아직도 날 응시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먼별은 나의 정념의 균형추 같은 게 아닐까? 우리의 슬픔도 생명체에 대한 연민이나 죄의식을 덧붙이는 일을 넘어, 안쪽에서 핏기를 다 가셔낸 것으로 정화할 수는 없는 것일까고 이 시는 슬며시 말하는 듯하다.
어떻게 그 오래 전에 이렇게 정확하게 세상을 내다볼 수 있었을까? 과학적 사고로 미래를 내다보는 책들이 자주 출판되었지만 미국의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Alvin Toffler 1928-2016)가 쓴 ‘제3의 물결(The Third Wave)’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 세상을 예상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 책이 출판된 것이 1980년인데 40년 넘게 지난 지금 책에서 예상한 다양한 사회현상들이 판에 박은 듯 현실화되고 있다. 500여 개의 세밀한 소재로 구성하여 각각의 변화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제3의 물결을 단적으로 규정하면 컴퓨터와 통신이 결합한 ‘정보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이 촘촘하게 보급되고 개인용 컴퓨터(PC)는 물론 손안의 컴퓨터이자 만능 기계라 할 수 있는 스마트 폰이 대중화된 2021년 지금은 그야말로 정보의 거센 물결이 휩쓸고 있음을 실감한다. 나는 이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 ‘탈대중화’라 보았다. 제2의 물결에서 양성된 산업화는 획일적이고 대량적인 생산과 노동문화를 추구했지만 정보화시대는 다양한 분야에서 대중성이 사라지고 개개인의 개성이 존중되는 시대가 일반화 된다는 것이다. 대량생산이 감소한다는 부분에서는 아직 의심스럽지만 개인의 개성이 존중되는 생산양태는 이미 상당부분 진행되었다. 맞춤 상품, 핵가족을 뛰어넘은 1인 가구의 급속한 확산, 재택근무의 일반화 등은 더 이상 대중을 위한 가치가 최선이 아님을 증명하는 현상들이다. 우발적이긴 하지만 최근 발생한 신종 플루, 메르스, 코로나19등 국제적인 전염병들은 탈대중화를 가속화 시킨 요인이 됐다. 그런 만큼 일선 교육의 방향도 이에 맞추어 달라져야 한다. 개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세상에서 언제까지 ‘거름지고 장에 가는’ 입시 위주의 교육이 유지되어야 할까? 안타깝게도 세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데 교육환경은 엘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을 쓴 1980년에 머물러 있다. 대표적으로 명문대 중시의 사고, 의사 판사 검사 등 이른바 ‘~사’를 양성하는 학과의 편중은 아직도 80년대와 다를 바 없고 무턱대고 대학, 그것도 수도권 대학에 가야 한다는 생각은 탈대중화 시대 지방교육의 부실과 급속한 지역갈등을 유발했다. 더구나 고도성장이 멈추고 자동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해외로부터 값싸고 전향적인 인력들이 대거 유입된 반면 구조적으로 고도성장이 멈춘 2000년대 대한민국은 대졸 실업자를 대거 양산하며 청년실업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에 직면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우리 문화고등학교는 진학지도 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학생의 장래를 내다보는 쪽으로 조언한다. 무조건 대학에 가는 것보다 취업에 필요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전문대학으로 유도하고 일반이 선호하는 학과보다는 미래 가치에 역점을 둔 학과를 권하는 식이다. 이제는 어렸을 때부터 잘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지원하는 교육방식과 제도가 필요하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신나는 재미있는 일들이 있고 얼마나 기발하고 창의적인 직업이 있는데 진정한 정보화 시대 교육이라면 그런 일들을 체계적으로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그러나 현행 교육은 이런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지금도 역주행 중이다. 학교에 학생들을 붙들어 두고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 까지 공부시키는 교육방식은 탈대중화의 거대한 물결이 밀어닥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역행이다. 개인적으로 어쩔 수 없이 ‘학교만의 물결’에 밀려가면서도 학생들에게 늘 미안하고 안타깝다. 언제까지 우리 학생들이 개성을 잃은 채 이런 입시지옥에서 사육되어야 할까? 이런 이유로 인해 ‘제3의 물결’은 학생들에게도 권하고 싶지만 교육을 주도하는 정책입안자들과 일선 선생님들께 먼저 권하고 싶은 책이다. 세상은 제3의 물결을 넘어 제4의 물결로 가고 있는데 학교 교육은 아직도 산업화 시대라는 제2의 물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참고로 ‘제3의 물결’은 사실 매우 어려운 책이고 양도 엄청나게 많은 책이다. 워낙 많은 레퍼런스(reference)로 구성되어 있어서 각 레퍼런스 별로 해당 분야의 지식이 없거나 부족할 경우 이해하기 힘들고 벽에 부딪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때문에 책을 통독하기보다는 관심 가는 분야를 찾아서 한 편씩 읽는 방법을 권한다.
무지개는 그 아름다운 속성으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많은 의미를 내포하는 광학현상이다. 가장 많게는 허망한 꿈을 상징한다. 워낙 출현하는 시간이 짧아서 오래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금방 사라지는 무지개처럼 부질없는 꿈을 꾸는 사람들을 일러 무지개를 쫓는다고 표현한다. 그런 반면 무지개는 간절함을 상징하는 도구로도 쓰인다. 가질 수 없는 목표이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잡을 수 없는 꿈이기에 반대급부로 무지개를 향한 마음은 들끓는 욕망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과학에서 무지개는 더 이상 헛된 꿈이 아니다. 누구나 초등학교 시절 프리즘으로 무지개를 만들어 보았을 것이다. 물을 분무하면서 프리즘을 통해 무지개를 만드는 실험을 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무지개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꿈이 된 것이다. 무지개는 주로 소나기가 그쳤을 때 태양의 반대편에서 나타난다. 재미있는 것은 땅에서 보면 무지개가 42°반원형으로 보이지만 하늘에서 보면 무지개가 동심원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비행기 타고 가다 무지개를 볼 확률이 아주 낮지만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모습이 무지개의 원래 모습은 아니라는 말이다. 흔히 무지개 빛깔을 빨주노초파남보로 쓰지만 사실은 무수히 많은 빛이 숨어 있는 것이 무지개이기도 하다. 빛의 굴절과 그 때 그 때의 환경에 따라 오만가지 빛깔로 나타나는 무지개는 어쨌거나 시각을 황홀하게 하는 가장 아름다운 기후현상임이에는 틀림없다. 최근 들어 경주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여느 해 보다 훨씬 자주 무지개가 관측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전국각지가 장마권에 들면서 전국의 SNS들이 앞 다투어 무지개 사진을 올렸다. 지난 8월 20일, 경주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끓여내는 커피 전문점 ‘얀’의 사장님 손인석 씨도 무지개 사진을 올렸다. ‘경주 하늘에 무지개가 선명하게 떴네요. 무지개처럼 이 세상도 좀 이뻐졌으면 좋겠네요. 역병이 물러가야 할 텐데’라며 짧게 쓴 글 아래로 산등성이를 가로지르는 넓은 무지개가 펼쳐져 있다. 역병 코로나19가 물러가야 한다는 꿈이 제발 무지개처럼 허망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무지개를 찾는 듯한 간절함을 담아 쓴 글일 듯하다. 프리즘으로 무지개 만들어 내듯 단박에 코로나19를 물리칠 방법은 없을까? 당장은 마스크 잘 쓰고 최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하는 것이 코로나19 퇴치를 향한 우리의 약속일 듯하다. 무지개 같은 꿈이 되지 않으려면 !!
경북도는 내달 3일까지 전통시장 상품 판로 확대 및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한 ‘2021년 고향시장 행복어울림마당’사업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지역 내 211개 전통시장·상점가 및 골목형 상점가를 대상으로 하며 20개 내외의 전통시장을 선정할 계획이다. 총사업비 4억9000만원으로 시장 한 곳당 최대 2300만원을 지원한다. 이번 사업은 추석 명절,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11월 1~15일)과 연계해 전통시장 및 상점가별 특성에 맞는 마케팅 행사를 통해 상품 판로를 확대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의 경제 활성화와 내수 진작 강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소규모 축제 및 이벤트, 야시장 운영과 라이브 커머스 등 비대면 판매 활동을 지원하고, 온라인 마케팅 교육도 병행해 지원한다. 지원 절차는 신청서 및 관련 서류를 시장 상인회에서 작성해 경상북도 경제진흥원에 제출하면, 1차 서류심사와 2차 심의위원회 평가를 통해 최종 결정되며, 선정 결과는 다음 달 8일 경상북도 경제진흥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경상북도 경제진흥원(https://www.gepa.kr) 또는 경상북도 경제진흥원 소상공인지원팀(054-995-9935)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 월성과 황룡사지, 경주 낭산 일대를 포함한 신라왕경 유적 영상을 전문가들의 해설과 함께 보여주는 ‘신라왕경 핵심유적’좌담회가 30일 오후 4시 문화재청 유튜브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이번 좌담회는 문화재청, 경상북도, 경주시가 지난 2014년부터 추진해 온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하나로 마련됐다. 좌담회에서는 ▲ 경주 월성, 황룡사지 등 신라왕경의 대표 핵심유적 14개소의 가치와 그간의 정비현황을 영상으로 소개하고 ▲ 신라의 호국사찰인 사천왕사지, 선덕여왕릉 등 다수의 유적이 남아있는 경주 낭산 일원을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과 이재호 기행작가의 해설과 함께 영상으로 답사하는 시간이 준비된다. ▲ 영상을 본 후에는 신라왕경 복원정비 사업과 관련해 참석자들이 의견을 교환한다. 신라왕경 복원정비 사업은 고도(古都) 중에서도 특히 신라의 왕궁과 주요사찰, 왕릉 권역을 하나로 묶어 면 단위로 종합적인 조사연구, 복원정비를 추진해온, 당시로써는 최초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온라인 좌담회는 코로나19로 여행이 어려운 시기에 영상으로나마 신라왕경의 숨겨진 명소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으며, 특히‘경주(답사여행의 길잡이2)’, ‘국보순례’ 등에서 신라왕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여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과 문화유산답사회 회원으로서 경주가 좋아 정착한 이재호 작가의 해설을 통해 신라왕경의 매력을 보다 알기 쉽고 자세히 이해할 기회가 될 것이다. 문화재청 측은 “사업 시작으로부터 만 7년이 지나간 현시점에서 그간의 정비성과를 정리하고 공유하는 이번 좌담회가 앞으로의 사업수행에 있어서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적극행정과 정부혁신의 하나로 신라왕경의 가치를 알리고 복원정비 성과를 국민에게 홍보, 활용하는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라왕경 핵심유적 14개소는 경주 월성, 동궁과 월지, 황룡사지, 대릉원 일원, 첨성대, 동부사적지대, 춘양교지 및 월정교지, 미탄사지 삼층석탑, 천관사지, 인왕동사지, 분황사지, 구황동 원지 유적 일원, 낭산 일원(황복사지 포함), 사천왕사지다.
한국한복진흥원(이하 한복원, 원장 이형호)이 경북도내 전통복식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이달 31일까지 ‘전통복식산업 활성화 지원사업’을 실시한다. 이 지원사업은 경북도내 전통복식산업을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으며 제품의 개발과 상용화를 지원한다. 공고일 현재 경상북도내 소재하고 있는 전통복식관련 업체라면 누구나 오는 31일까지 지원가능하다. 서류 및 발표 심사를 통해 총 9개사를 선정할 예정이며, 선정 업체에는 ▲최대 1000만원 지원 ▲홍보·마케팅 ▲컨설팅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신청 관련 세부사항은 한국한복진흥원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이달 31일 오후 6시까지 이메일(sajo3080@gacf.kr)을 통해 신청 가능이 가능하다. 이형호 진흥원장은 “경북도내 우수한 역량을 가진 기업을 발굴·육성함으로써 전통복식 산업육성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