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는 올바른 펫티켓 문화 정착을 위해 3월부터 12월까지 성건동 강변로 녹지공원 일원에서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활동은 지난 3월 녹지공원 내 견분뇨와 생활쓰레기가 많은 것을 확인하고, 동경이보존협회 직원과 동경이 가족 등 소수의 인원으로 시작했다. 9월부터는 1365 자원봉사포털에서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며 12월 참여하는 자원봉사자 총 80여명으로 확대됐으며, 그동안 18회 펫티켓 문화정착을 위한 환경정화활동을 전개했다. 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 관계자는 “내년에도 환경정화 봉사활동은 계속 진행될 것이며, 지역 내 공원으로도 확대해 경주반려인 펫티켓 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주시가 유명 강사 초청 진로진학 아카데미를 개최한다. ‘혼공쌤의 자녀 영어교육 로드맵’이라는 주제로 내년 1월 10일 오전 10시 30분 청소년수련관 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강연은 유튜브 혼공TV 운영자이자 EBS에서 영어강연을 하고 있는 베스트셀러 ‘혼공’ 시리즈의 저자 혼공쌤(본명 허준석)이 맡는다. 이번 강연에서 혼공쌤은 영어교육 시작 전 준비 단계부터 입시준비 단계별 공부법을 시기별로 소개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가정 영어와 입시 영어는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아이에게 맞는 다양한 영어 교육법 경험이 입시까지도 내다볼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혼공쌤 저작과 교재 지참 시 싸인회와 및 포토타임도 예정돼있다. 신청은 27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달 6일까지 경주시청소년진로교육체험센터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모집인원은 선착순 180명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청소년진로교육체험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퍼스트 독 셰퍼드 ‘챔프’ 는 백악관 입성 후 1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바이든 부부는 “가장 즐거운 순간과 가장 슬픔에 젖은 날에 ‘챔프’는 항상 우리와 함께 했으며 우리 부부의 무언의 감정과 교감했다”며 “우린 다정하고 착한 소년을 사랑하고 그를 항상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자신이 키우던 퍼스트 도그 ‘보’가 암 투병을 하다 숨을 거두자, “진정한 친구이자 동반자를 잃었다”며 반려견의 죽음을 애도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6마리의 개와 고양이, 말, 앵무새를 키웠다. 존슨 대통령은 세 마리 개와 햄스터, 앵무새를 키웠고, 반려견은 믹스견이며 유기견인 ‘유키’와 비글인 ‘콜리’를 키웠고,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청와대에서 키우고 있었던 박정희 대통령의 진돗개와 유기견 ‘유키’에 대한 대화를 통해 정치적 목적인 회담이 무사히 성사되었다는 일화가 있다. 닉슨대통령은 코커스파니엘, 푸들, 아이리쉬 세터, 요키 등 네 마리의 개를 키웠다. 특히 ‘체커스’로 불렀던 코커스파니엘에 대한 라디오 연설로 유명하다. 체커스는 1952년 아이젠하워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던 닉슨이 불법 선거 헌금 수수설로 곤경에 처했을 당시 그 유명한「체커스 연설 the Checkers Speech」에 등장한 바로 그 애견이다. 어느 날 라디오를 통해 가족들이 무척이나 개를 기르고 싶어 한다는 미시즈 닉슨의 이야기가 전해지자, 텍사스의 한 기업인이 검은색과 하얀색 무늬가 섞여있는 코커 스파니엘을 백악관으로 보냈고, 그는 곧 ‘체커스’란 이름을 가진 퍼스트 펫이 되었다. 리처드 닉슨은 1952년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정치 생명이 끝날 뻔한 적이 있다. 그때 자신이 개인적으로 받은 것은 강아지 체커스 뿐이고, 체커스는 가족이라 끝까지 함께할 거라는 유명한 ‘체커스 연설’로 위기를 탈출했다. 닉슨의 ‘체커스’는 1964년 사망하여 뉴욕 공동묘지 묻혔고, 1997년에 닉슨부부의 묘지 곁으로 옮겨졌다. 포드대통령은 골든 레트리버의 개와 고양이를, 카터 대통령도 개와 고양이를 백악관에서 키웠다. 레이건 대통령은 부비에데 플랑드르(프란다스의 개)와 킹찰스스파니엘을 키웠고, 아들 부시대통령은 스프링거 스파니엘이라는 품종의 개를 키웠다. 클린턴 대통령은 ‘버디’라는 개와 ‘삭스’라는 고양이를 키웠는데, ‘버디’는 갈색 레브라도 레트리버로 2002년에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 영부인 힐러리가 미국 전역의 어린이 팬의 편지를 모아 ‘퍼스트 펫츠에게 보낸 어린이 편지’란 책을 발간하여 세상의 이목을 끌었다. 부시 대통령은 래브라도 레트리버, E.스프링거 스파니엘, 스코티쉬 테리어와 고양이, 그리고 소를 키웠다. 2018년 부시가 94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관 앞에 누워 있는 개의 사진이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포르투갈 워터 독인 ‘보’를 키었고 헬리콥터 수행에 나타나 세계의 관심이 되기도 했다. 상원의원이었던 케네디의 선물로 받아 대선 모금 캠페인에 사용하기도 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 46명 중 43명이 백악관에서 반려동물을 키웠다. 미국 백악관 역사상 150여년 만에 ‘퍼스트 도그(대통령의 반려견)’가 없는 대통령이 트럼프이다. “미국의 정치 뉴스에 대한 관심인 퍼스트 도그가 없다는 건 쉽게 얻을 수 있는 정치적 도구를 잃는 것이다”라고 했지만, 지지자들을 향해 “개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도저히 기를 시간이 없다”고 말하면서 끝내 백악관에서 키우지 않았다. 이번에 당선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챔프’는 2008년부터 길렀고,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재임하던 2009년부터 2017년 1월까지 부통령 관저에서 생활했다. 또 다른 세퍼드 ‘메이저’는 유기견으로 보호소 생활을 하다, 2년 전 바이든에게 입양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 들어간 개들은 대통령이 정치적 상황에서 받을 스트레스와 긴장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심장 박동 수가 감소하고, 혈압도 낮아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는 코르티솔의 분비도 확연히 떨어졌다” 반려동물은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데 ‘사회적인 윤활유’ 작용을 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도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 수가 급증하고 있다. 아마도 앞으로 한국에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이들도 미국처럼 반려견을 자신의 홍보를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사무총장은 2021년 9월 10일 유엔 총회에서 일련의 선택을 통해 인류가 돌파구를 확보하고, 사회의 역사적 붕괴를 피하며, ‘더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며 더 나은 미래를 실현하는 방법을 제시한 보고서 <우리의 공동 의제>’를 발표했다. <우리의 공동 의제>에서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유엔 창립 75주년’을 맞아 제시한 열두 가지 약속을 진전시키는 조치(행동)를 할 것을 제안한다. 유엔이 이 선언을 발표한 것은, 2020년 9월 유엔 창립 75주년을 맞아 국가 및 정부의 정상들이 채택한 ‘정치선언’의 이행을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 정치 선언(A/RES/75/1)은 유엔이 지난 75년 동안 많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초기 유엔 창립자들이 구상한 세계가 아직 실현되지 않았음을 아쉬워한다. 불평등, 빈곤, 기아, 무력 충돌, 테러리즘, 위험과 불안, 그리고 기후 위기, 전염병이 심각해지고 사람들은 피난처와 안전을 찾기 위해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저개발 국가는 더 낙후되고 있고 완전한 탈 식민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유엔 회원국들은 COVID-19 대유행에서 증명된 바와 같이 글로벌 과제가 상호 연결돼 있고, 다자주의를 활성화하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음을 인식한다. 회원국은 다자주의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데 동의한다. 유엔을 중심으로 더 평등하고 회복력 있는 지속가능한 세계를 재건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인류의 생존을 위해 2030 의제(SDGs)의 이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한다. 사회계약과 관련 <우리의 공동 의제>는 보편적 권리와 기회에 주목한다. 보편적 교육, 주택, 양질의 일자리, 소득 보호뿐만 아니라 보편적 건강보장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필수적인 것”이라며 국경 넘어 구체적인 협력을 주도할 ‘2025년 사회정상회의’를 제안한다. 유엔사무총장은 “인권에 대한 새로운 관심은 ‘온라인 생활’과 같은 새로운 도전에 적용하는 것이 새로운 사회계약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한다. 유엔사무총장은 “글로벌 거버넌스가 고매하거나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라고 말한다. “인류가 붕괴를 겪을 것인가, 돌파구를 찾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선택은 우리의 몫이지만, 다시는 이런 기회를 못 가질 수 도 있다”라고 의미심장하게 답변한다. ‘유엔 2.0’은 데이터 분석 및 정보통신 기술과 접근의 개선, 혁신 증진과 디지털 전환, 전략적 선견지명을 통한 행동과 참여, 이행 및 성과에 집중, 관료주의 축소 및 협업 문화 촉진 등을 제시한다. 그리고 유엔의 주요 우선순위를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지속가능발전 촉진, 국제 평화 및 안보 유지, 아프리카의 개발, 인권증진 및 보호, 인도적 지원의 효과적인 조정, 정의와 국제법 증진, 군축, 마약 통제, 범죄 예방 및 테러 퇴치 등으로 설정한다(UN, 2021. 9. 30.). 2023년에도 유엔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고 지속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엔 회원국과 지구촌 시민 모두가 유엔 헌장의 목적·원칙 및 국제법이 공정한 세계의 기초임을 인식해야한다. 그리고 군비관리, 비확산 및 군축에 관한 제 합의와 틀을 지지하고, 민주주의·인권의 존중하며 민주적 거버넌스와 법의 지배 촉진을 실현해야한다. 동시에 모든 분야에서 성평등, 여성 참여 및 여성과 여아의 권리를 증진하고 폭력, 인권침해, 부패, 주변화, 모든 형태의 차별, 빈곤, 배제, 교육과 고용의 결여를 포함한 불평등의 근본 원인에 대처해야 한다. 2023년에는 유엔을 보다 포용적인 기구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지역기관, NGO, 시민사회 등 모든 관련 주체와 제휴의 강화가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엔과 유엔 회원국은 미래세대인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일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청년은 평화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청년의 유의미한 관여를 통해서만 지구의 미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
-스페인에서 마르세유 항구로 프랑스 제2의 도시인 마르세유는 남프랑스 지중해 연안에 있습니다. 오래되고 아름다운 항구로, 무역보다 오히려 관광도시로 더 각광을 받고 있지요. 7/16 스페인에서 이곳으로 와서, 먼저 이 항구의 상징물인 노틀담 드라가르드 성당을 찾았습니다. 이 성당을 포함해, 유명 소설, ‘몬테그리스트 백작’의 배경지인 이프섬과 구시가지 풍경이, 이 도시의 대표적인 관광 포인트로 꼽히고 있습니다. -마르세유 항구의 상징물 ‘좋은 어머니 성당’ 마르세유 언덕위에 세워진 ‘노틀담 드라가르드 성당’을 일명, ‘좋은 어머니 성당’이라고 부릅니다. 거기로 가는 길은 버스와 꼬마열차가 있는데, 우리는 버스로 성당 아래에 내려, 언덕 계단 길따라 올라갔습니다. 주변 도시와 바다, 선박, 해안선 경치를 보며 가기 위해서입니다. 이 성당은 마르세유에서 가장 높은 언덕(150여미터 높이) ‘가르드 언덕’에 13C경에 세워진 성당입니다. 당초에는 해안선의 선박, 군함을 감시하는 감시성벽이 있던 곳이며, 외적 침입자인 로마, 이슬람세력들로부터 침입을 막기 위한 망루가 설치되어있던 장소라고 합니다. 그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리적인 방어력보다는 하느님으로부터의 보호, 즉 영적인 힘의 보호를 받기 위해 여기에 성전을 건립하게 된 것입니다. 그 후 마르세유 사람들뿐 아니라 이 항구를 출입하는 선원들의 안전항해와 무사귀환을 위한 기도의 장소로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노틀담은 프랑스어로 ‘우리의 여인’, 즉 성모님(성당)이란 뜻이고, 가르드는 ‘보호’의 뜻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성당은 우리(마르세유)를 보호해주는 염원이 담긴 성모 마리아의 성당, 즉, ‘좋은 어머니 성당’이라고 불려졌다고 합니다. 성당 위에 오르니 금빛으로 빛나는 10여미터 높이의 성모상이 우뚝 바다를 굽어보고 있고, 무게 8톤의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면서 이 항구를 감싸주고 있는듯 했습니다. -마르세유 성당에서 부산항을 생각하며 나는 마르세유 좋은 어머니 성당을 돌아보고 우리나라 ‘부산항’을 생각했습니다. 두 곳 다 항구도시로 서로 닮은 듯, 무슨 연관성이 있는 듯 해서지요. 노틀담 성당이 바로 바다를 향해있고, 높은 언덕 위에 성당과 종이 시가지를 보호하고 있듯이, 부산항도 ‘용두산 공원’위 (해발 190여m)에서 ‘부산 타워’와 ‘시민의 종’이, 선박들의 정박지로 부산 해안과 시민을 보호하듯 서 있기 때문입니다. 용두산 공원의 종은 높이 4m의 구리 무게 25톤으로, 1996년 시민 헌수금으로 부산항의 번영을 위해 만든 종입니다. 역사적으로도 마르세유는 외세의 침입을 막은 교두보로 요새 지역이었고, 부산 또한 한국 전쟁 때 남단 최후의 보루로서 전쟁의 마지막 피난처 였습니다. 또한, 중요한 것은 마르세유는 서양 신부님들이 이곳 성당을 거쳐 부산항으로 인도되어, 조선 백성을 깨우치고 서양문화를 전파하며 주님의 사랑을 베푸셨으니, 마르세유는 출발지요, 부산은 그들의 도착지였기 때문에 그 유관성은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층층이 사다리 휘감아 하늘로 오르려하여 層梯繚繞欲飛空 주변의 온갖 산수들 한눈에 들어오네 萬水千山一望通 몸은 노오(옛 신화 속 도인)가 오르내리던 너머로 벗어나 身出盧敖登降外 눈길은 수해(신화 속 잘 달리는 사람)가 오가던 속을 압도하네 眼呑竪亥去來中 은하수 뗏목 그림자 떨어져 처마 앞 비이고 星槎影落簷前雨 달의 월계수 향기 날려 헌함 아래 바람이네 月桂香飄檻下風 동도를 굽어보니 수많은 집들 俯視東都何限戶 벌집이나 개미구멍인양 더욱 아득하네 蜂窠蟻穴轉溟濛 조선 초 학자이자 문신인 김극기(1379~1463)가 쓴 ‘황룡사黃龍寺’란 시다. 황룡사는 신라 궁성인 월성 동북쪽에 있었던 절로, 신라 최대의 호국(護國) 사찰이었다. ◆불국사 8배의 거대 사찰 ‘삼국사기’는 황룡사 창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14년(553) 봄 2월에 왕이 담당 관청에 명하여 월성(月城) 동쪽에 새로운 궁궐을 짓게 하였는데, 황룡(黃龍)이 그곳에서 나타났다. 왕이 이상하게 여겨서, 바꾸어 절로 만들고 이름을 ‘황룡’이라고 하였다” 진흥왕 14년 새로운 궁궐을 지을 때 용이 한 마리 나타나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왕이 사찰로 고쳐 짓고 이름을 황룡사라고 했다는 내용이다. 황룡사는 신라의 대표적 사찰이었던 만큼 그 면적이 불국사의 8배에 달할 정도로 거대했다고 한다. 같은 왕 30년(569)에 담장을 쌓아 17년 만에 완성하였으며, 35년(574)에는 장육존상(丈六尊像)을 조성했다. 진평왕 6년(584)에는 금당(金堂)을 조성했고, 선덕여왕 14년(645)엔 대국통(大國統) 자장(慈藏)의 건의로 9층탑을 건립했다. 553년부터 645년까지 거의 100년에 걸친 대역사(大役事)였다. 이를 통해 국찰(國刹)의 면모를 갖췄다. 그런 만큼 이곳엔 엄청난 물건으로 가득했다. 장육존상과 9층탑은 진평왕 때 천사가 궁중에 내려와 왕에게 줬다는 ‘천사옥대’와 함께 신라를 대표하는 세 가지 보물을 의미하는 ‘신라삼보’(新羅三寶)로 불렸다. 장육존상은 5m 크기의 금동불상으로 추정되며 9층탑은 높이가 80m에 달하는 거대한 탑이었다. 게다가 이곳에 있었던 대종은 성덕대왕신종의 4배에 달하는 구리가 사용된 거대한 종이었다고 한다. 모든 면에서 신라를 대표하는 최고 보물이 존재한 장소였던 것이다. 현재 남아있는 ‘신라의 미(美)’를 대표하는 유적인 석굴암이나 석가탑, 다보탑 등은 보물로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이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당대를 대표하는 예술가인 솔거의 금당벽화도 이곳에 있었다. 새들이 진짜 나무인 줄 알고 벽에 부딪혔다는 일화가 이곳의 이야기이다. 황룡사 강당에선 당대 최고 승려였던 원효가 설법을 했다. 그밖에도 원광, 안함, 자장 같은 고승들이 머물며 주요 경전을 강의했고, 역대 왕들은 백좌강회(百高座會), 팔관회(八關會), 연등회(燃燈會) 등에 참석하는 등 나라에 큰 일이 있거나 중요한 행사가 있으면 이곳을 방문했다고 한다. ◆왕권에 신성함 더한 강력한 상징 이 절을 처음 짓도록 명한 진흥왕은 신라 왕실을 석가모니 일족의 재림이라 생각했던 인물이었다. 물론 국왕 자신을 불교 속 전륜성왕과 동일시하여 불법을 지키는 수호자이자 정복자로서 알리는 것은 당대 중국에서도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진흥왕은 여기서 더 나아가 금륜, 은륜, 동륜, 철륜으로 나뉜다는 전륜성왕 등급에 맞춰 자식의 이름을 동륜과 사륜으로 지었다. 심지어 태자 동륜의 아들 이름은 백정(白淨), 며느리는 마야(摩耶)라고 하여 실제 석가모니의 부모 이름과 동일하게 지을 정도였다. 손자가 부처의 부모이니 그 뒤에는 부처가 태어날 차례라는 의미였다. 뜻한 대로 손자 백정이 왕위에 올랐는데 그가 바로 진평왕이다. 하지만 진평왕에겐 아들이 없었다. 결국 그의 딸인 선덕여왕이 여자의 몸으로는 처음으로 신라의 왕이 된다. 이로써 진흥왕 때부터 4대에 걸친 왕실의 쇼는 겉으로 보기에는 완전한 실패로 마무리된 것이다. 그럼에도 선덕여왕은 부처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그에겐 여성이 불법을 열심히 지키면 도리천의 왕인 제석천의 아들로 태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결국 여성 몸을 지닌 당시 생애를, 미래의 부처가 되기 위한 준비 단계로서 인식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거대했던 황룡사는 그 거대함만큼이나 남달랐던 정신세계가 몇 대에 걸쳐 투입돼 만들어진 사찰이었다. 다시 말해 이전의 5~6세기 초반 마립간시대 왕들이 경주 중앙에 거대한 고분을 만들어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면, 6~7세기 신라왕들은 평지에 거대 사찰을 만들어서 왕가의 힘을 과시했다. 결국 진흥왕부터 선덕여왕까지 신라를 대표하는 성골 집안의 불교 수호를 위한 자부심이 만들어낸 사찰이었으니 모든 면에서 크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성골 왕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황룡사가 자신들의 불법 수호 의식을 영원히 알리며 지켜지길 바랐다. 경덕왕 13년(754)에 대종(大鐘)이 주조되고, 종루(鍾樓)와 경루(經樓, 불경을 보관하던 누각)가 목탑 좌우에 배치되면서 가람의 일부가 바뀌었지만, 신라가 멸망하고 고려시대까지도 중요한 사찰로 인식되어 국가 주도의 대대적인 수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고려 고종 25년(1238) 몽골의 침입으로 불타버린 뒤 수리되지 못하고 오랫동안 방치됐다. 해방 후에는 절터 내에 민가와 논밭 등이 들어서서 상당 부분이 파괴된 상태였다고 한다. 지금은 건물과 탑, 불상이 있었던 자리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주춧돌만 남아 있다. 황룡사 터에 대한 발굴은 1976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8년간 8차례의 발굴조사를 통해 회랑(回廊, 건물 주위를 둘러싼 지붕)이 있는 긴 복도 안쪽 편에서 금당(金堂, 부처님을 모신 건물 터), 목탑 터, 강당 터 등 14곳 이상의 건물 터가 확인되었다. 그리고 회랑 외곽과 담장 사이에서는 강당 북서편 부속건물 터 16곳, 강당 북편 부속건물 터 10곳, 강당 북동편 부속건물 터 5곳, 중문과 남문 사이 건물 터 4곳, 남문 터 1곳 동회랑 동편 건물 터 5곳, 절 편 건물 터 2곳 등 43곳 이상의 크고 작은 건물 터가 나왔다. 조사를 통해 절의 영역은 약 8만928㎡에 달하며, 4만여점의 유물을 수습했다. 이를 통해 황룡사는 불타 없어질 때까지 그 구조가 세 번 바뀌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기간에 걸친 황룡사 발굴조사는 고대 사찰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용궁龍宮에 사찰 부지를 마련했다는 기록이 황룡사 터 일대가 저습지였다는 고고학 조사 결과와 일치한다는 점을 밝힌 것은 중요한 성과였다. 이러한 점에서 황룡사 터는 신라사 연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김운 역사여행가
경북도는 경북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지방시대를 구체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도는 지난 21일 조직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통한 지방시대 주도 △디지털 전환 대비 첨단과학산업의 유치와 육성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조기 건설과 지역 유망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민간주도형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뒀다. 경북이 주도하는 지방시대를 위해 ‘지방시대정책국’을 신설한다. 청년층 이탈과 인구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지방시대정책국에는 지방시대정책과, 인구정책과, 청년정책과, 교육협력과, 외국인공동체과를 둔다. 지방시대정책과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를 줄이고 지방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초광역협력 사업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고 중앙 권한의 지방이양을 추진한다. 또 인구감소와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시·군에 외국인·동포의 유입으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외국인공동체과를 신설한다. 또한 교육협력과(기존 교육정책과)와 청년정책과(기존 청년정책관)를 지방시대정책국으로 이관한다. 4차산업혁명시대 첨단과학산업 중심의 ‘메타버스과학국’을 신설한다. 메타버스과학국은 메타버스, AI, 5G, ICT, 빅데이터, 정보보안기술 등의 첨단과학 신기술 유관부서를 일원화하고 디지털 대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신설된다. 메타버스혁신과, 과학기술과, 4차산업기반과, 빅데이터과, 정보통신과로 편성한다. 기존 과학산업국의 기능 중 4차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로봇, AI, 5G, IOT 중심의 과학기술정책과와 4차산업기반과를 메타버스과학국으로 옮기고, ICT, 클라우드 중심의 정보통신과도 자치행정국에서 메타버스과학국으로 이관한다. 경제정책을 통한 지역유망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제산업국’도 신설한다. 경제정책노동과, 기업지원과, 사회적민생경제과, 소재부품산업과, 바이오생명산업과, 교통정책과, 외교통상과로 구성된다. 경제정책노동과와 사회적경제민생과를 신설하고, 중소벤처기업과는 기업지원과로 명칭을 변경한다. 또 과학산업국에서 추진하던 지역 대표산업인 바이오산업과 소부장산업을 경제산업국으로 이관하고 기업 맞춤형 원스톱서비스 제공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조기 건설을 위해 ‘통합신공항추진본부’를 신설한다. 도는 행안부로부터 한시기구로 승인받아 통합신공항추진단(4급)을 통합신공항추진본부(3급)로 확대·신설한다. 통합신공항추진본부에는 공항정책과를 신설하고, 공항 주변 신도시 조성과 공항 연계 광역교통망을 구축하는 공항신도시조성과도 신설한다. 행정수요를 반영한 행정기구의 신설과 개정도 함께 진행한다. 아이여성행복국의 아이세상지원과와 여성가족행복과를 통폐합해 행정부지사 직속 여성아동정책관을 신설한다. 건설도시국에 있던 신도시활성 업무와 자치행정국 청사관리·운영 업무를 통폐합해 자치행정국 내 공공시설과를 신설한다. 또 포스트 코로나19에 대응해 감염병 예방 역량 강화를 위해 보건환경연구원의 보건연구부를 감염병연구부와 식의약연구부로 분리한다. 야간에도 산불 진화가 가능한 119산불특수대응단도 신설한다. 어업기술센터를 어업기술원으로 명칭 변경하고 도민과의 소통 강화 하고 여론 수렴을 위해 대변인을 개방형 직위로 전환한다. 이번 조직개편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경북도가 내년도 국비예산 10조9154억원을 확보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이는 올해 확보한 10조175억원 보다 9339억원(9.3%)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예산에 반영된 경북지역 국비예산 10조9514억원은 고속도로·철도 등 국책 건의사업 5조8510억원과 내년도 경북도 예산편성 국고보조금 5조1004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내년도 국비 예산을 투입할 사업은 경주에 건립 중인 혁신원자력 기술연구원(문무대왕 과학연구소)을 중심으로 한 소형모듈원자로 관련 사업, 도로철도망 개선 등을 위한 SOC사업 등이다. 주요 SOC 사업은 도의 숙원사업인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 예산 50억원이 반영됐다. 또 지난달 28일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문경~상주~김천선 연결철도 건설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예산 50억원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중앙선 복선전철화(도담~영천) 2572억원,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1786억원, 동해선 전철화 155억원, 포항~안동 국도확장 1355억원 등의 계속사업 예산을 확보했다. 혁신원자력 기술원구원 설립 454억원,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사업 31억원, 용융염원자로 기술개발사업 105억원, 원자력 공동캠퍼스 1억원 등 혁신원자력 관련 예산도 확보했다. 특히 경주에 건립중인 혁신원자력 기술연구원은 향후 국내 혁신원자력 관련 연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포항 철강기업 특별경영안정자금 1126억원, 통합관제센터 구축·물류 플랫폼 구축·차수벽 등 기반시설 강화사업 100억원, 산단 빗물 펌프장 설계비 5억원 등도 반영됐다. 또 한류메타버스 전당 조성사업 2억원, 메타버스 콘텐츠 연구(거점)기관 설립 5억원, 한류 메타버스 데이터센터 건립 5억원 등이 반영돼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정책에 힘이 실렸다. 이와 함께 SMR단지 연계 감포 해양레저복합단지조성 20억원, 신라왕경 타임머신 플랫폼 구축 90억원, 해양바이오메디컬 실증연구센터 건립 3억원 등 신규사업 109건, 2809억원이 대거 반영됐다. 한편, 경북도는 지난 12일 경북도의회의 의결로 12조821억원 규모의 2023년 예산을 확정지었다. 이는 전년 대비 8294억원(7.4%) 늘어난 것으로, 경북은 전국 도 단위에서 최고 증가액을 기록하며 예산 12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어렵게 확보한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 문경~상주~김천선, 혁신원자력, 메타버스 등 핵심 사업예산이 내실 있게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동천동 소재 한전원자력연료(주)경주지사는 지난 19일 연말 행사인 ‘몰래싼타이벤트’ 사업을 통해 경주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에 후원금을 전달했다. <사진> 후원금으로 구입한 조끼, 장갑, 수면바지, 덧신 등을 재가대상자 및 맞춤대상자 가정을 방문해 선물을 전달했다. 한전원자력연료(주)경주지사 관계자는 “취약계층인 어르신에게 가까이 다가가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따뜻한 동행에 함께 할 수 있어 보람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주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 김경태 소장은 “누구나 크리스마스는 설레고 들뜨는 마음이 생기는 날이 될 것이다. 홀로 계신 어르신들도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선물을 들고 방문을 해준다면 얼마나 설레며 기다릴 것인가? 우리 어르신들을 위해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한전원자력연료(주)경주지사는 지역 내 경주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에 후원물품, 생필품후원과 지속적인 자원봉사활동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경북남부보훈지청은 지난 21일 동절기 폭설·한파 등으로 인해 발생될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지원하고자 고령의 보훈가족을 찾아 특별위문을 실시했다. <사진> 이날 강성미 경북남부보훈지청장은 동절기에 취약한 집중관리대상자 가정을 방문해 주거환경 등을 점검했다. 또한 지역사회 후원물품인 쌀을 비롯한 생필품을 전달하며 폭설·한파 시 행동요령 등을 설명했다. 혼자 생활하시는 구순의 어르신은 “추운 겨울날씨에 몸이 불편해 끼니를 챙겨먹기 힘들었는데 보훈청에서 잊지 않고 따뜻한 국도 가져다주고 사시사철 챙겨줘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경북남부보훈지청 강성미 지청장은 “동절기 한파 등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현장점검 및 안부확인 등을 철저히 실시하겠다”면서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고령의 보훈가족을 발국해 지역사회와 연계한 물품 후원 등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주시는 (사)경북시민재단과 Io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서로돌봄 리빙랩’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이 사업은 주민참여형 커뮤니티케어 사업의 일환으로 65세 이상 1인 가구 주민들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돌봄 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설치와 간단한 조작을 통해 마을 공동체 중심의 노인 상호돌봄 서비스 체계 구축이 핵심이다. 사업은 내년 3월까지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사)경북시민재단이 운영을 맡고,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예산 1500만원을 지원했다. 경주시는 현재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황오동 ‘행복황촌’을 중심으로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최범순 (사)경북시민재단 이사장은 “스마트 기술을 도입한 복지서비스가 단순히 복지사각지대의 해소에만 그치지 않고 마을 공동체 형성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지원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순 도시재생과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마을에 홀로 계신 노인들을 위한 서로돌봄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정착돼 이웃 간 공동체 형성과 안전하고 살기 좋은 마을 형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춥고 힘든 휴전선에서 오늘도 나라를 지키고 있을 OO이 보아라. OO아. 며칠 전에 보낸 니 편지 잘 받았다. 집에는 너거 아버지를 비롯해 모든 식구들이 별 탈 없이 잘 지낸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되는 이 문장은 내 어머니가 동네 ‘아지매’ 중 한 분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의 초반부다. 어머니는 올해 88세 되시는 고령이다. 그러나 당시 여성으로는 드물게 중학교까지 나오신 고학력(?) 출신이다. 내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가정실태 조사를 한답시고 집안의 재산상태, 부모님의 학력, 직업 같은 것을 내놓고 조사하곤 했는데 70명 가까운 반에서 그때 어머니가 대학교 나온 친구들은 거의 없었고 고등학교 나온 사람이 한둘, 중학교 나온 사람이 네댓쯤이 고작이었다. 초등학교 나온 사람도 열 손가락 미만이었다. 이를테면 어머니는 그 시대 신식 교육을 받은 흔치 않은 여성이었던 셈이다. 요즘 석사 학위 가진 여성의 비율보다 어머니 시대 중학교 나온 여성이 훨씬 귀했을 것이다. 어릴 때 내가 자란 경주 교촌은 크게 두 부류의 사람들이 살던 곳이었다. 큰 기와집 대부분은 경주최부자댁 후손들이 살던 곳이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오랫동안 최부자댁과 관련되어 일하던 집안의 후손들이거나 새로 이사와 살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최부자댁 사람들은 자신들끼리는 자주 섞였는지 몰라도 동네의 이런저런 행사와는 거의 무관하게 지냈다. 최부자댁 여성들 중에는 고학력자들이 많았는데 동네 아지매들과 거의 내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부녀 회장하시던 채모 할머니가 최부자댁 후손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동네 부녀회 일을 보지만 거의 상징적인 역할이었다. 그럴 때, 어머니가 부회장을 맡아 오래 활동하시면서 실질적으로 회장 노릇을 했기에 동네 아지매들은 무슨 일만 생기면 집으로 달려와 어머니와 상의하곤 했다. 어머니는 이를테면 교촌 아지매들의 온갖 해결사 노릇을 다 하신 셈이다. 동네 아지매 대부분이 글자조차 모르는 무학(無學)들이다 보니 가장 긴요한 것이 읽고 쓰는 문제였다. 그중에서도 아들을 군대에 보내놓거나 먼 공장에 딸을 보낸 아지매들은 대문이 닳도록 우리집을 드나들었다. 편지를 읽어 달라거나 써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 “아이고 근여이 어무이요. 이거 쫌 읽어 주소. 우리 OO이가 펜지를 또 보냈데이...!” 내 이름을 넣어 ‘근여이 어무이’로 통하던 어머니는 이럴 때면 열일을 제쳐 두고 편지를 받아 읽기 시작하고 가급적 즉석에서 답장을 써주시곤 했다. 이렇다 보니 어머니는 동네 자녀들 중 어느 집 아들은 어디서 복무하고 있고 어느 집 딸은 또 어떤 곳에서 일하고 있는지 깨알처럼 알고 계셨다. 당연히 해당 집안의 대소사도 꿰고 계셨다. 어머니가 답장을 쓸 때는 가급적 집안 근황을 꼬치꼬치 묻고나서 쓰셨다. 그래야 멀리 가 있는 아들딸들이 집안 소식을 두루 알고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누구네 집 딸은 어디에 취직되어 갔고 누구네 집 맏이는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누구네 집 암소가 숫송아지를 낳았지 암송아지를 낳았는지 손바닥 보듯 알고 계셨던 것이다. 80년대 이전만 해도 전화가 흔치 않을 때이고 군대나 공장과의 소통은 편지가 유일했다. 그만큼 자식들 편지는 반갑고 귀했다. 어머니가 편지를 읽을라치면 동네 아주머니들은 연신 눈물을 닦거나 코를 훌쩍였다. 어머니가 ‘부모님 전상서’라는 첫 글을 읽을라치면 앞에 앉은 아주머니는 눈물부터 찔끔 흘리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었고 편지를 다 읽고 마칠 즈음에는 어느새 눈물 콧물이 범벅된 아주머니들 얼굴을 보곤 했다. 그럴수록 어머니의 편지 읽는 소리는 더욱 낭랑하고 한 줄 한 줄 읽을수록 감정이 충만해졌다. 또 다 쓴 답장을 아지매들에게 읽어줄 때면 ‘우예 그래 내 마음을 잘 알아서 씨는기요?’라는 인사를 으레 듣곤 했다. 어머니의 편지 쓰기는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난 내공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그것을 직접 경험해본 것은 내가 대학에 가서였다. 학보사 기자 시절 대학 친구 하나가 연애편지를 대신 써달라 한 적 있었다. 소개팅에서 만난 여대생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었던 그 친구는 자기를 좀 유식하게 포장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마침 그 무렵 니체의 무슨 책을 ‘폼 삼아’ 읽고 있었는데 되먹지 않게 그 편지에 니체와 관련된 내용을 넣어서 써주었다. 솔직히 그때 읽던 니체는 어렵기가 이만저만 아니어서 책을 반 가깝게 붙들고 있으면서도 도무지 무슨 소린지 가늠하지도 못한 채였다. 그런 상태에서 터무니없는 자만심으로 쓴 연애편지가 온전하게 보였을리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편지가 가고 나서 그 여학생으로부터 답장이 없었다는 친구의 푸념을 들었을 때 그게 내가 쓴 편지 탓이 아니고 친구가 여학생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고 애써 주장했지만 속으로 뜨끔한 것을 지울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유치하기 이를 데 없고 부끄러워 얼굴이 뜨거워질 지경이다. 따지자면 어머니가 대신 쓴 편지는 철저히 부탁한 아지매의 마음과 아지매 집의 진실한 소식이 담겼을 뿐이지만 내가 대신 쓴 편지에는 오만과 허세가 잔뜩 들어있었던 셈이다. 똑똑한 여대생이었다면 그런 편지를 받고도 좋아서 해실거릴 리 없을 것이다. 대필이라고 하면 아버지 역시 만만치 않은 이력을 가지고 계신다. 아버지는 흔히 말하는 면서기 출신이시다. 고향인 내남면에서 수년간 면서기로 근무하셨고 뒤에는 그런 이력을 바탕으로 행정서사 업무, 대서방을 열고 오래 일하시기도 했다. 대서는 서류를 대신 써주는 일인데 그 역시 워낙 글자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라 생긴 직업일 것이다. 내가 대학 진학 후 군 문제를 해결하고 일 년 남짓, 아버지 사무실에서 잡무를 도와드린 일이 있었다. 그때 가끔씩 아버지를 찾아와 고소장을 쓰달라거나 청원서를 써달라는 분들이 있었다. 원래 그런 일들은 사법서사(법무사)들의 고유업무인데 아버지 지인들은 그런 것을 따지지 않고 무턱대고 아버지를 찾아와 이런 일을 부탁했던 것이다. 이럴 때 아버지는 업무영역을 굳이 따지지 않고 가급적 그 부탁을 들어주곤 하셨다. 어차피 고소장이나 청원서가 특정 양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리에 맞게 정리를 잘해 주면 되는 일이었고 사법서사 사무소에 가도 특별히 잘 써줄 것이란 보장도 없으니 지인들의 부탁을 들어주신 것이다. 그렇게 하고 나면 아버지 지인들은 점심을 사기도 하고 막걸리를 내기도 했다. 아버지는 그럴 때마다 나에게 한 번 보고 고칠 곳이 있는지를 보라고 하셨다. 아무래도 대학 다니면서 학보사 기자까지 지냈으니 아들이 한 번 봐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셨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버지가 쓰신 고소장이나 청원서는 적어도 내용을 쉽게 파악하거나 사실을 적시하는 부분에서는 굉장히 조리 있고 문장 구성도 잘 되어 있었다. 특히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내용만 쏙쏙 뽑아 써놓으시는 것은 그때 나로서는 흉내 내기 어려운 실력이었다. 아버지는 오랜 기간 일기를 쓰셨는데 아마도 아버지의 대서 실력은 일기 쓰기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한 번은 아버지 대신 내가 고소장을 써본 적도 있는데 우선 부탁하신 분의 장황한 이야기를 끊는 것이 힘들었고 그 많은 푸념 중에서 핵심적으로 무얼 골라야 할지 선택하기 어려웠다. 푸념하는 내용이 하나같이 다 억울하고 중요해 보였는데 그게 사회생활을 해보지 않은 학생의 한계였다고 지금 생각된다. 돌이켜 보면 내가 대필작가가 된 이면에는 어렸을 때부터 봐오던 어머니의 편지 써주기와 아버지의 대서 유전자가 나도 모르게 깃든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내 대필은 어머니의 편지 쓰기와 아버지의 대서 업무와 하등 다를 게 없다. 꼼꼼히 내용을 듣고 핵심을 잡아 쓰는 것은 똑같기 때문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 사람의 마음을 움켜잡는 것은 도도한 지식과 화려한 문장이 아닌 진심을 파고드는 솔직함이란 것이다. 그게 어머니의 편지 쓰기와 아버지 대서업무의 가장 큰 힘이었다.
지난 6월 30일자 본지 1543호에 식모회 관련 기사를 본란에 실었다. 페이스북에 올라오던 김은정 씨를 비롯한 식모회 회원들의 ‘행복공유냉장고’가 첫 가동을 시작한 것을 보도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기사를 쓰면서 식모회가 가사도우미들의 모임이 아닌, ‘경주에서 식당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모임’이라고 일부러 안내하기도 했다. 아마도 이제는 이 식모회를 많은 뜻 있는 분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식모회의 행복공유냉장고는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누구나 채워넣을 수 있는 냉장고라는 부분이 이채로왔고 그보다 더 ‘제약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냉장고’라는 발상이 신선했다. 이 행복공유냉장고가 눈에 띄지는 않으나 드러나지 않은 어려운 이들이 어떤 절차도 없이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핵심이었을 것이다. 식모회 소식은 두어 달 동안 온갖 방송과 신문에 실렸다.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하려는 노력도 있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꾸준히 이 일에 동참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식모회 회원으로 참여하는가 하면 냉장고에 물품을 채워주는 개인과 단체가 생겼고 이를 지원하는 동사무소의 활동도 늘어났다. 식모회 회원들이 지난 21일 역시 식모회 회원식당인 ‘새파란보스족발’에서 송년회를 열었다는 소식이 식모회 회장 김은정 씨 페이스북에 올랐다. 김은정 씨는 잠깐 ‘우리도 다른 이들처럼 큰 호텔에서 송년회를 하고 싶었다’면서도 그 경비로 이 추운 날에 힘들고 어렵게 생활하시는 분들한테 다문 얼마라도 냉장고를 더 채워넣는 게 안 낫겟냐는 우리 회원분들과 뜻을 함께 하기로 해 지하도 공사로 오래 영업하기 어려웠던 회원사 족발집에서 송년회를 했다는 내용을 올렸다. 특별히 눈길을 끄는 것은 현수막이었다. 이 현수막에는 그간 행복공유냉장고에 도움을 준 40여명의 후원자들이 깨알같이 적혀 있었다. 이처럼 아름다운 현수막을 경주시민들이 함께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고 이처럼 진정으로 성대한 송년회가 치르진 것 역시 경주의 축복이다. 가히 2022년 송년회 중 가장 성대하지 않을까? 이 멋진 기적이 경주에서, SNS상에서 일어났다. 역시 SNS는 즐겁다.
경기도가 제안한 새로운 개념의 전기차 충전기가 눈길을 끈다. 자동차 주차 시 차가 뒤로 계속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주차방지턱(카 스토퍼)에 전기장치를 연결해 주차와 동시에 충전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 카 스토퍼형 전기차 충전기는 주차와 동시에 주차방지턱에 설치된 충전기에 바로 자동차 충전 플러그를 연결할 수 있어 별도의 충전공간 없이 충전이 가능하다. 문제는 현행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시행규칙’상 전기차 충전기는 안전확인대상 전기용품으로 KC안전확인 신고가 필요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충전기인 카 스토퍼형 충전기는 KC 인증이 불가능했다는 것.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기도는 지난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최한 2022년 제4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규제샌드박스 과제 ‘카스토퍼형 충전기를 활용한 충전서비스’를 제안해 실증특례 승인을 통과하면서 실용화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신청 기업 두루스코이브이는 실증기간 동안 서울, 경기도, 부산시 내 주차장에서 총 1000세트의 충전기를 판매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심의위는 이번 스토퍼형 충전기에 대해 ▲독창적인 형태의 충전기인 점 ▲설치공간의 제약이 적은 점 ▲바닥에 위치해 교통약자의 이용이 편리한 점 등을 고려해 특례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해당 기업의 실증특례 승인을 위해 신청서 작성부터 시장조사, 법률 전문가를 통해 쟁점 협의·조정에 대한 조언까지 다양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했다. 이번 실증특례 승인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전기차 시장에 필요한 전기차 충전 기반이 확대할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향후 전기차 보급이 대세인 시점에서 경기도가 제안해 승인받은 이번 스토퍼형 충전기는 앞으로 전기차가 대세인 반면 기존의 충전기가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단점을 가진 만큼 이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사단법인 한국장애인교통문화협회 경주지회는 지난 22일 월성동행정복지센터에 100만원 상당의 라면 80상자를 기탁했다. <사진> 또 이날 보덕동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취약계층을 위한 컵라면 480개를 기탁했다. 앞서 경주지회는 13일 불국동과 외동읍, 14일엔 현곡면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라면 80박스씩을 각각 전달하기도 했다. 경주지회는 해마다 라면, 생필품 등을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해 기탁하며 따뜻한 나눔 활동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다. 한광희 관장은 “어렵게 생활하는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회원들과 함께 준비했으며, 앞으로도 매년 지속해서 후원을 이어나가겠다”면서 “추운 겨울,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이 훈훈한 사회의 정을 느끼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강읍 새마을부녀회는 지난 23일 북경주행정복지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 안강전자고에 장학금 50만원을 전달했다. <사진> 이날 안강읍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진행하면서 안강전자고에 성적이 우수한 소년·소녀 가장 학생들에게 마련한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안강읍 새마을부녀회는 지난 8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사)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 북경주거점센터 설명회도 진행하며, 센터와 연계해 더욱 안전하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안강읍 새마을부녀회 박현정 회장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위를 돌아보면 의지할 곳 없이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을 볼 수 있다”며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청소년들이 좌절하지 않고 꿈을 키울 수 있는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안강읍 새마을부녀회는 코로나19 방역활동, 지역 환경정비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으며, 지역의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나눔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는 자원봉사단체다.
‘종합감기약으로 코로나19를 직접 치료할 수는 없지만, 경증인 경우 불편한 증상을 가볍게 할 수 있는 요긴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치료를 통상 대증요법(대증치료)이라고 한다. 대증치료는 질병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불편한 증상을 해소하는 치료 방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확진자에게 팍스로비드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고, 인후통이나 호흡기 증상을 해소하기 위해 진통제나 종합감기약을 복용하는 것은 대증치료 방법이다. 대증치료는 임시방편이므로 원인을 치료하는 것보다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불편한 증상을 가라앉히고 몸의 자연 회복을 돕는 방법이므로 원인 질병이 중증이거나 위험한 상태가 아니라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종합감기약에 어떤 증상을 완화해주는 성분이 들어 있기에 가벼운 코로나19 증상에 복용하도록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다양한 성분이 들어있고 증상에 따라 사용하는 약이 서로 다르고 주의할 점도 달라 각 성분의 특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종합감기약을 복용하기 전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미리 점검해보자. -해열진통제 : 열과 통증을 가라앉히는 성분 해열진통제 성분이 대부분의 종합감기약에 들어 있다. 특히 몸살, 인후통, 발열 증상에 복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 종합감기약에는 해열진통제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감기약을 먹기 전에 해열진통제를 이미 복용했다면 4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하거나 감기약에 든 해열진통제 성분이 내가 이미 복용한 것과 같은 성분은 아닌지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는 하루 복용하는 최대 용량을 초과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한다. -항히스타민제 : 콧물·코막힘·재채기 완화 감기의 주요 증상 중 하나가 콧물, 코막힘, 재채기이므로 종합감기약에는 이를 완화해주는 대증치료제가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은 ‘알레르기약’과 같은 성분이어서 평소에 비염 치료제나 알레르기약을 복용중이라면 동일 계열의 약을 불필요하게 추가 복용하게 될 수 있다. 이 약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졸음, 나른함, 입 마름 등인데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기계를 다루어야 하는 경우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진해거담제 :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 배출을 돕는 성분 감기의 주요 증상인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 배출을 도와주는 성분이다. 뇌 내에 있는 기침을 통제하는 부분에 작용해 기침 횟수를 줄여주고 가래를 묽게 해 잘 배출될 수 있게 해주는 성분이 같이 포함돼 있다. 기침약은 술과 함께 먹었을 때 술의 부작용이 커지므로 금주해야 하고, 거담제는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속이 쓰릴 수 있으므로 식사 후에 복용하는 편이 좋다. -비충혈억제제 : 코막힘 해소와 일부 기침에 효과적 코막힘을 개선하고 기침에도 효과가 있는 성분으로, 많은 종합감기약에 들어 있다. 개인차가 있으나 이 성분으로 인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일부 환자에게서 혈압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고혈압 조절이 잘 안 되거나 과거 뇌졸중 등을 앓아서 혈압 조절이 중요한 환자들은 복용 시 주의해야 하는 성분이다. -기타 추가 성분 일부 종합감기약에는 감기몸살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생약(한약) 성분, 비타민 등이 같이 들어 있기도 한다. 이러한 성분이 모두에게 다 좋은 것은 아니고, 특히 생약 성분은 다른 질환으로 약을 먹는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과 상호작용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낮과 밤에 복용하는 약을 분리하여 판매되는 종합감기약은 낮에 복용하는 약에 카페인과 같이 각성 효과가 있는 성분을 추가해 항히스타민제나 기침약으로 인한 졸음을 줄이고자 하는 경우도 있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여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복용하고, 약을 먹을 때는 다른 카페인 음료는 섭취를 삼가야 한다. -낮에 운전이나 기계를 다루어야 하는 경우 감기약을 복용하는 중에는 위험한 기계 조작이나 장시간 운전은 피해야 한다. 피치 못한 경우에는 위에서 언급한 카페인이 들어 있는 제품을 복용하는 것이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고혈압 환자 및 뇌졸중을 앓았던 경우 비충혈억제제는 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이 성분이 들어간 약은 피하고 코막힘이 심해 복용해야 한다면 비충혈억제제 성분은 최대한 짧은 기간만 복용한다. -관절염약을 먹고 있는 경우 해열진통제 성분이 관절염약의 성분과 겹칠 수 있으므로 약사와 상의하여 진통제 성분이 들어 있지 않거나 복용하는 약과 다른 계열의 성분이 있는 약을 복용한다. -나이가 많은 경우 해열진통소염제의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고, 감기약으로 인한 입 마름,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미 복용하고 있는 약이나 질환이 있다면 약을 구입하기 전에 약사와 상의한다. 종합감기약의 특징과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살펴보았다. 요약하면, 여러 가지 성분이 많이 들어가서 다양한 효과를 가진 약보다 현재 불편한 증상에만 작용할 수 있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 현명한 종합감기약 선택 방법이다. 복용 후 남은 약은 약 포장에 쓰여 있는 효능, 효과와 용법, 유효기간을 잘 알 수 있도록 포장지와 함께 보관하는 것이 똑똑한 약 보관법이다.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글 : 정경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생명의 화가’로 불렸던 故노은님 작가의 유고전이 경주에서 열리고 있다.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천진난만한 작품을 그렸던 故노은님 작가의 ‘나, 종이, 붓’ 展이 내년 5월 28일까지 솔거미술관 1, 2, 3관에서 펼쳐진다. 노은님 작가는 1946년 파독 간호보조원 출신으로 독일에서 우연하게 화가로 데뷔해 국제적 명성을 누린 작가다. 단순한 선과 원초적인 색으로 화면을 채우는 생명의 화가로 불린 그녀는 인간을 새로, 새는 물고기로, 물고기는 나뭇잎으로 거침없이 바꿔버린다. 그의 그림에선 경계가 없고, 막힘도 없다. 검은 물감을 듬뿍 묻힌 붓으로 쓱쓱 그려낸 작품은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자유로운 그림으로 독일은 물론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유고전에는 회화 작품 59점과 사진 22점, 공예 20점, 미디어아트 2점과 아카이브 자료 등이 전시돼있다. 물고기와 새, 꽃 등의 자연물로 ‘생명’이라는 주제를 다뤄온 작가의 생동감 넘치는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 작가 특유의 과감한 필획으로 세상과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화폭에 담아온 그녀는 자유롭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 낙천적 성향이 그녀만의 독특한 화풍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가난을 이기기 위해 1970년 독일로 이주해 함부르크 병원에서 간호보조원으로 일했던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병원 한쪽에서 전시를 열게 됐고, ‘세상에 없던 그림을 그리는 동양 화가’ ‘동양의 명상과 유럽의 표현주의를 잇는 다리’라는 평을 얻었다. 전시를 본 교수 추천으로 27세에 미대에 진학, 이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하무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정교수로 임용돼 20년간 후학을 양성했다. 독일 현대미술의 표현주의에 동양의 존재론이 버무려져 강렬하면서도 초월적인 작업을 구가했던 작가는 바우하우스, 베를린 세계 문화의 집, 베를린 도큐멘타, 국제 평화 비엔날레, 제5회 국제 종이 비엔날레 등 유수의 전시에 초대된 바 있는 독일 미술계에 확실한 족적을 남긴 작가이다. 2019년 11월 독일 미헬슈타트의 시립미술관에 그를 기리는 영구 전시관이 개관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주솔거미술관은 당초 10월 노은님 초대전을 열어 동서양의 철학과 종교가 융합된 작가의 자유로운 예술세계를 선보이려 했다. 작가의 갑작스런 별세로 전시가 무산될 뻔 했지만 예술경영회사인 ‘노은님 아틀리에 골데나한트’의 도움으로 계획은 변경, 작가의 유고전으로 개최하게 된 것. 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노은님 작가의 갑작스러운 별세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작가의 자유로운 예술세계를 경주시민과 관람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노력해 준 골데나한트에 감사를 표하며, 노은님 작가의 유고전이 뜻깊은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독일 미술평론가 하인츠 틸은 ‘노 화백의 그림은 어떤 유행이나 판매 전술을 추종하고 있지 않다’면서 ‘보는 사람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관람객의 눈을 열고 그를 이끌어 나간다’고 평한 바 있다. 아이와 같은 순수함으로 매체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선보여 왔던 노은님 작가. 그녀의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단순하고 원초적인 즐거움을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지.
경주시가 문화재청 주관 2022년 문화유산 관리역량 진단사업 정량평가 부문에서 지난해에 이어 ‘우수 기초단체’로 선정됐다. 이는 지자체의 문화유산 보존노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올해 전국 12개 지자체가 선정됐다. 경주시는 세계적 역사문화관광 도시로 문화재 보존과 활용 등 모든 분야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국내 유일한 국제문화재산업전을 개최,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운영, 문화재 야행 등 문화유산을 활용한 체험 행사를 진행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점 등이 평가에 반영됐다. 경주시는 손곡동과 물천리 경마장부지 매입을 해결하고, 사적지 내 문화재구역의 장기 미매입 토지 적극적인 매입 추진과 활용방안 모색 등 문화재 보존에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외에도 쪽샘지역 주차장 조성, 포석정 방문자센터 건립 등 문화재구역 내 복원 및 경역정비를 통해 문화유산 도시 경주의 이미지를 드높였다. 또 양동마을 등 6개소에 문화재 안전경비원 24명을 배치해 중요목조문화재 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으며, 문화재 방재IoT시스템 구축 등 스마트 재난안전 관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다양한 문화재 활용사업 및 문화재 보수·정비 사업을 통해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보존·관리·활용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이 계묘년 새해를 맞아 관람객들에게 행복한 추억과 소소한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한 새해 3가지 이벤트를 준비했다. <사진> 먼저 1일 첫날 입장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5픈런 기묘한 웰컴박스’다. △새해 첫 입장객, △첫 다자녀(3명이상) △첫 3대 가족 △첫 외국인 △첫 토끼띠 입장객 등 5팀에게 8만원 상당의 기념품이 들어있는 웰컴박스를 증정한다. 두 번째 참여 이벤트로는 ‘오묘하고 기묘하고 신묘한 쓰리묘(卯) 찾기’다. 공원 내에 설치된 토끼 상징물 3개를 찾아 사진을 찍어 개인 SNS에 업로드 하고, 솔거미술관 안내데스크로 가면 2만원 상당의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선착순 100명) 마지막 세 번째는 ‘토끼띠는 할인이 깡총!’ 이벤트로 1월 말까지 토끼띠를 인증할 수 있는 신분증을 지참하면, 입장권 제휴가(8000원)를 적용받을 수 있다. 단 할인요금이 제공된 경북도민에게는 제휴가 적용 대신 기념품이 증정된다. 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계묘년 토끼해를 맞아 공원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행운의 기쁨과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신년 이벤트를 마련했다”면서 “공원을 찾는 입장객 모두가 영민한 토끼의 기운을 받아 어려운 장애물을 쉽게 뛰어 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