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퍼스트 독 셰퍼드 ‘챔프’ 는 백악관 입성 후 1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바이든 부부는 “가장 즐거운 순간과 가장 슬픔에 젖은 날에 ‘챔프’는 항상 우리와 함께 했으며 우리 부부의 무언의 감정과 교감했다”며 “우린 다정하고 착한 소년을 사랑하고 그를 항상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자신이 키우던 퍼스트 도그 ‘보’가 암 투병을 하다 숨을 거두자, “진정한 친구이자 동반자를 잃었다”며 반려견의 죽음을 애도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6마리의 개와 고양이, 말, 앵무새를 키웠다.
존슨 대통령은 세 마리 개와 햄스터, 앵무새를 키웠고, 반려견은 믹스견이며 유기견인 ‘유키’와 비글인 ‘콜리’를 키웠고,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청와대에서 키우고 있었던 박정희 대통령의 진돗개와 유기견 ‘유키’에 대한 대화를 통해 정치적 목적인 회담이 무사히 성사되었다는 일화가 있다. 닉슨대통령은 코커스파니엘, 푸들, 아이리쉬 세터, 요키 등 네 마리의 개를 키웠다.
특히 ‘체커스’로 불렀던 코커스파니엘에 대한 라디오 연설로 유명하다. 체커스는 1952년 아이젠하워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던 닉슨이 불법 선거 헌금 수수설로 곤경에 처했을 당시 그 유명한「체커스 연설 the Checkers Speech」에 등장한 바로 그 애견이다.
어느 날 라디오를 통해 가족들이 무척이나 개를 기르고 싶어 한다는 미시즈 닉슨의 이야기가 전해지자, 텍사스의 한 기업인이 검은색과 하얀색 무늬가 섞여있는 코커 스파니엘을 백악관으로 보냈고, 그는 곧 ‘체커스’란 이름을 가진 퍼스트 펫이 되었다. 리처드 닉슨은 1952년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정치 생명이 끝날 뻔한 적이 있다.
그때 자신이 개인적으로 받은 것은 강아지 체커스 뿐이고, 체커스는 가족이라 끝까지 함께할 거라는 유명한 ‘체커스 연설’로 위기를 탈출했다.
닉슨의 ‘체커스’는 1964년 사망하여 뉴욕 공동묘지 묻혔고, 1997년에 닉슨부부의 묘지 곁으로 옮겨졌다.
포드대통령은 골든 레트리버의 개와 고양이를, 카터 대통령도 개와 고양이를 백악관에서 키웠다. 레이건 대통령은 부비에데 플랑드르(프란다스의 개)와 킹찰스스파니엘을 키웠고, 아들 부시대통령은 스프링거 스파니엘이라는 품종의 개를 키웠다.
클린턴 대통령은 ‘버디’라는 개와 ‘삭스’라는 고양이를 키웠는데, ‘버디’는 갈색 레브라도 레트리버로 2002년에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
영부인 힐러리가 미국 전역의 어린이 팬의 편지를 모아 ‘퍼스트 펫츠에게 보낸 어린이 편지’란 책을 발간하여 세상의 이목을 끌었다.
부시 대통령은 래브라도 레트리버, E.스프링거 스파니엘, 스코티쉬 테리어와 고양이, 그리고 소를 키웠다. 2018년 부시가 94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관 앞에 누워 있는 개의 사진이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포르투갈 워터 독인 ‘보’를 키었고 헬리콥터 수행에 나타나 세계의 관심이 되기도 했다.
상원의원이었던 케네디의 선물로 받아 대선 모금 캠페인에 사용하기도 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 46명 중 43명이 백악관에서 반려동물을 키웠다. 미국 백악관 역사상 150여년 만에 ‘퍼스트 도그(대통령의 반려견)’가 없는 대통령이 트럼프이다.
“미국의 정치 뉴스에 대한 관심인 퍼스트 도그가 없다는 건 쉽게 얻을 수 있는 정치적 도구를 잃는 것이다”라고 했지만, 지지자들을 향해 “개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도저히 기를 시간이 없다”고 말하면서 끝내 백악관에서 키우지 않았다.
이번에 당선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챔프’는 2008년부터 길렀고,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재임하던 2009년부터 2017년 1월까지 부통령 관저에서 생활했다. 또 다른 세퍼드 ‘메이저’는 유기견으로 보호소 생활을 하다, 2년 전 바이든에게 입양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 들어간 개들은 대통령이 정치적 상황에서 받을 스트레스와 긴장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심장 박동 수가 감소하고, 혈압도 낮아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는 코르티솔의 분비도 확연히 떨어졌다”
반려동물은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데 ‘사회적인 윤활유’ 작용을 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도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 수가 급증하고 있다.
아마도 앞으로 한국에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이들도 미국처럼 반려견을 자신의 홍보를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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