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견딜 수 없는 복통이 생기면 당황스럽다. 어디가 안 좋은 건지, 어느 병원을 가야 할지, 중한 병은 아닐까 걱정스럽다. 담석증이 있는 경우 이러한 갑작스러운 복통이 찾아오기도 한다. 증상이 없을 경우 모르고 지내기 쉬운 담석증에 대해 알아보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듯, 잘 알려진 병인데도 뚜렷한 증상이 없거나, 있어도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 초기에 병을 잡지 못하고 키우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담석증을 들 수 있다. 몸속에 담석이 있는지 모르고 지내다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알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부분 담석증은 증상이 없어 치료하지 않아도 되지만, 내 몸속에 돌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찝찝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담석증은 대부분 우연히 발견되며 이들 중 약 80%에서는 평생 아무런 증상이나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고 약 20%에서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약 2%에서 담낭염이나 여러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 담석 담석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장으로 보내는 길목인 담낭과 담도에 생기는데,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 담석(빌리루빈 담석)으로 나뉜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콜레스테롤이 주성분으로 체질, 비만, 과식, 불규칙한 식사, 여성호르몬이나 약제 등의 영향으로 발생하며 대부분 담낭에서 만들어진다. 색소 담석은 담즙 속에 들어간 세균이나 기생충이 원인이거나 단백질이 부족한 식사 등이 영향을 미쳐 발생한다. 담석증은 인종과 나라에 따라 발생 빈도와 종류에 차이를 보이며 우리나라에서는 40~50대에 많이 생기며 여성에게 더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 담석보다 색소 담석이 많으나 최근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콜레스테롤 담석이 증가하는 추세다. 담석은 일반적으로 4F-Female(여성), Fatty(비만), Forty(40대), Fecund(임신횟수가 많은 여성)-를 가진 경우 생길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갑자기 발생되는 심한 통증 담석증은 대부분 우연히 발견되며 가장 주된 증상은 우상복부 동통인데, 갑자기 발생하는 아주 심한 통증이다. 이 통증은 간헐적으로 오는 산통 발작이 대부분이며, 과음, 과식, 지방섭취, 육체적·정신적 과로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또 복통에 이어 발열이 나타나고 수일 후 황달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발열과 황달이 나타나면 패혈증이 동반되어 아주 위험할 수 있으므로 빨리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담석증이 의심되면 일단 복부초음파 검사로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으나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를 위해서 역행적 췌담도조영술을 시행한다. 또 폐쇄성 황달이 심한 경우에는 경피적 담관조영검사가 도움이 된다. -수술과 약물로 치료 담석증은 담석을 제거해버리는 근치적 요법과 담석에 의한 증상을 억제하는 대증요법으로 치료한다. 근치적 요법으로 과거에는 대부분 수술에 의존했으나 최근에는 치료 내시경의 발달로 수술 없이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 담석증 중 일부분에서는 약물을 이용한 담석용해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근치적 치료 요법은 담석의 위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모든 검사를 시행한 후 담낭에만 돌이 있으며 증상이 있다면 수술을 원칙으로 한다. 과거에는 개복술을 시행했으나 최근에는 복강경을 이용한 복강경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 담도에도 돌이 있는 경우에는 십이지장 내시경을 이용하여 십이지장의 담도 개구부인 유두 부분을 절제, 담석을 제거한 후에 담낭 절제를 시행한다. 담낭 절제수술 후 회복기 동안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속쓰림,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일시적 증상이며 시간이 지나면 호전된다. 담석증 수술을 원치 않거나 수술에 대한 위험성이 큰 경우 혹은 증상들의 빈도나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경구 담석 용해요법, 초음파 쇄석술, 주입 용해제 등을 시도해볼 수 있다. 대증요법으로는 복통이 있는 경우 진경진통제를 사용하며 폭식, 폭음을 삼가고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글 : 이태일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 소화기내과 전문의 발췌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자연주의 구상회화 작가 박상현의 초대개인전 ‘자연의 이야기’가 10일까지 안강 렘트갤러리에서 펼쳐진다. 탄탄한 기본기와 웅숭깊은 작품세계에서 우러나오는 농익은 작가의 붓질이 관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소소한 풍경을 세심한 관심과 섬세한 필치로 부드럽게 표현해 내는 작가는 시간이 나면 혼자만의 트레킹을 즐긴다. 그리고 그곳에서 얻은 감흥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따뜻하게 표현한다. 그의 작품에는 작품의 정보를 전달하는 캡션이 없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을 묻는 기자의 말에 작가는 그리면서 가장 기분이 좋았던 작품 ‘공허’를 꼽았다. 물론 전시장에는 작품 ‘공허’를 찾을 수 있는 캡션은 없다. 작품에 대한 캡션이 작품 감상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작가는 때로는 거창한 제목에 작품이 과대 포장되지는 않을까 염려돼 달지 않는다고 했다. 박상현 작가는 “자연에서 얻은 영감과 위안이 작품의 소재가 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에는 작품이 세월을 기록한 흔적이 되기도 하죠. 시간이 나면 트레킹을 즐깁니다. 자연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으며, 사색의 시간을 갖기에도 좋죠. 특히 작품 활동을 통해 그곳의 풍경, 그날의 기억들을 고스란히 담는 과정에서 좋은 에너지와 위안을 얻습니다. 하지만 저의 작품 의도를 굳이 관람자에게 나타내고 싶진 않습니다. 작품을 통해 관람자가 느끼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바로 작품의 제목이 될 수 있는 거죠.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즐기면서 추억과 감성이 자극되는 전시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결코 적지 않은 경력임에도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는 작가. 박 작가는 그동안 누군가에게 평가받기 위해 그림을 그려왔다면 앞으로는 과감한 시도와 변형을 통해 우리의 정서를 담은, 자신이 좋아하고,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렘트갤러리 권종민 관장은 “박상현 작가의 초대전을 시작으로 올해 렘트랠러리에서는 역량있는 작가들의 초대전, 참신한 기획전, 지역미술인전 등 지역민들의 다양한 문화 향유권 증진을 위해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렘트갤러리는 지역민들 간, 혹은 포항, 대구 등 지역 간 문화예술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인해 위축된 지역민들에게 이번 전시가 소소한 일상 속 특별함을 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작가는 계명대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1993년 벽아 갤러리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시작으로 대구, 포항, 서울, 경주에서 9번의 개인전을 치렀으며, 1995년부터 포항미술협회, 포항청년가회, 계명회, 현상회, 미목회, 인물작가회P, 신작전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포항미술협회 회장 역임.
북경주행정복지센터는 계묘년 새해를 맞아 지역 내 고령 어르신 가구를 차례로 방문해 안부 인사를 드렸다. 센터는 먼저 지난달 17일 지역 최고령 어르신을 찾았다. 올해 106세를 맞은 채모 어르신은 안강읍 양월리에 아내와 함께 거주하고 있으며, 인근에 자녀와 사위가 살고 있어 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달 26일엔 올해 100세를 맞은 지역 어르신 가구를 방문해 축하 인사를 드렸다. 이날 방문 대상은 안강읍 근계2리에 거주하고 있는 1923년생 김모 어르신이다.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어르신에게 공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건강기원 카드와 이불세트, 생필품 등을 전달하고 어르신의 장수를 축하했다. 100세임에도 불구하고 김 어르신은 이날 건강한 모습으로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을 맞이하기도 했다. 최미리 북경주행정복지센터 민원복지과장은 어르신들에게 “올 한해도 무병장수하며 즐거운 한 해를 보내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황오동 옛 경주역 동편에 있던 폐가가 화려하게 변신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주시는 지난달 성동동 23-10번지 소재 ‘황촌 마을부엌 및 카페, 게스트하우스’ 개장식을 가졌다. 이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시는 2021년부터 8억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폐가를 리모델링해 마을부엌 및 카페 1동(52.3㎡)과 게스트하우스 1동(49.6㎡)을 건립했다. 마을부엌과 카페는 한옥식 건축물로 주민들이 상시 이용할 수 있는 공유부엌과 마을 일자리, 수익창출을 위한 마을 카페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에서 발굴·육성된 주민 및 조직이 카페 운영주체로 참여하도록 해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게스트하우스는 방 3개, 욕실 2개가 구비된 숙박시설로 조성됐다. 마을부엌과 연계해 취사와 함께 황오동의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또 지역주민과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다양한 황촌 살아보기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지역에 정착하고 도전하고 싶은 청년들을 지원한다. 각 시설은 황오마을관리협동조합에서 운영하며, 시설관리는 경주시가 담당한다. 시는 이번 사업으로 지역공동체 강화로 주민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통한 방문객들의 체류로 도시경쟁력 제고에 큰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황촌 마을부엌 및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 새로운 기능 도입으로 쇠퇴하는 지역에 일상이 여행이 되는 마을, 행복한 황촌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출향 기업가 한주식 회장이 이끄는 ‘지산그룹’은 단기간에 놀라운 성장을 이룬 물류업계의 독보적 기업이다. 지산그룹 산하 냉동창고는 단순한 창고의 범주를 넘어 최첨단 물류기지로 대한민국 유통산업의 심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산그룹은 경기도와 충청도 일대에 초대형 물류기지를 7곳이나 운영 중인 가운데 오는 4월, 안성에 국내 최대규모의 물류기지를 추가로 완공할 예정이다. 이 안성물류기지의 건축현황을 보면 신기에 가까울 만큼 공사 기간이 빠르다. 안산물류기지가 전체적인 기초공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건축공사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10월경이다. 그런데 공사를 시작한지 불과 3~4개월 만에 무려 10만평 규모의 초대형 건축을 거의 완공하는 놀라운 진전을 거두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이 같은 공사의 비결에는 ‘걸림돌을 디딤돌’로 승화시켜온 한주식 회장의 또 다른 승부수 ‘지산피씨’가 숨어 있다. “물류창고를 건축하는데 피씨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기존 피씨업체들이 납품하는 물량으로는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물류기지 건설이 무척 힘들었어요. 우리가 사용하는 피씨는 천문학적인 물량인데 기존 업계가 생산하는 피씨는 매우 한정적이었기 때문이지요!” 결국 한주식 회장은 충북 진천에 기존 피씨 공장을 인수해 직접 생산하는 방식을 시도해 보았지만 이 정도로는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음을 깨닫고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피씨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그렇게 해서 2021년 탄생한 역작이 ㈜지산피씨다. 지산피씨는 가동 후 2년만에 업계 4위의 실적, 전체 PC생산의 10%에 달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산피씨에서 생산하는 피씨의 50%가 지산그룹 자체에서 소화한다는 사실이다. 앞의 안성물류기지에 사용된 피씨의 전량이 지산피씨에서 생산돼 원활하게 공급됐기에 단기간에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피씨란 무엇인가? 건설업계에서 피씨(PC-Precast Concrete)의 유용성은 매우 다양하다. 흔히 건축에서 ‘공구리(콘크리트) 친다’는 말이 있다. 건축현장에서 철골을 설치하고 그 외부로 거푸집을 만들어 콘크리트 반죽을 부어 성형한 후 이게 굳을 때까지 말려서 기둥이나 벽, 천장을 만드는 것을 일컫는다. 이것은 현대건축에서 아주 오래된 건축기술이지만 콘크리트가 마르는 동안 여러 가지 외적 요인들로 인해 공사 기간에 영향을 받기 쉽다. #전체 공정 실내화, 컴퓨터 연결된 자동화 시스템, 꼼꼼한 CCTV, 안전관리 회장실에서도 할 수 있어! 피씨는 철골콘크리트로 기둥, 외벽, 천장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 규격화된 제품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피씨는 공사현장에서 만들지 않고 피씨 공장에서 제작한 후 공사현장으로 옮겨와 현장에서 조립해서 사용하는 제품이다. 피씨를 사용하면 현장에서 성형하거나 말리는데 드는 수고와 시간이 필요 없으니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날씨와 기온 등 외부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단 피씨의 규격이 크고 무거워 규모가 큰 대형 건물에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공간활용이 중요한 초대형 반도체 공장, 아파트 지하 주차장, 대규모 창고 등에 널리 사용된다. 지산피씨는 기존의 피씨공장들의 생산방식과 완전히 다르다. 기존 공장들은 피씨 제작은 공장 안에서 진행하지만 건조작업은 대부분 공장 건물 밖에서 진행한다. 제작된 피씨를 공장 밖에서 말리다 보니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아무리 철골 콘크리트 제품이지만 건조과정에서 외부 영향을 받아 균일한 품질을 보장하기 어렵다. 생산 라인도 대부분 구형이라 하루에 한 베드(Bed-피씨를 생산하는 틀)에서 1개의 피씨를 생산하는 공장이 대부분이다. 지산피씨는 공장의 연면적만 국내에서 가장 큰 3만3000㎡ 규모에 150m에 이르는 생산 라인을 자랑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모든 공정이 실내에서 이뤄지는 것은 물론 전체 작업이 컴퓨터와 연결된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다. 150m 생산라인 전체가 국내 유일의 ‘순환식 시스템’으로 관리돼 거푸집 제작과 콘크리트 투입, 성형과 건조에 이르는 전 과정이 자동으로 처리된다. 이런 자동화 시스템은 인력은 90% 줄인 반면 생산성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인다. 덕분에 지산피씨는 한 베드에서 15분에 한 개의 피씨를 생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가동력을 자랑한다. 이런 베드가 지산 피씨에는 모두 12개나 있다. 제작을 마친 피씨는 자동으로 공장지하에 마련된 양생실로 옮겨져 ‘균열제어기법’을 통한 양생을 마친 후 외부 야적장으로 옮겨진다. 엄격한 품질관리와 자동화를 통한 경쟁력은 지산피씨가 창립 2년 만에 업계 4위로 부상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이 된 것이다. 여기에 생산 공장 전체에서부터 세부적인 공정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CCTV가 설치돼있어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도 지산피씨의 특징이다. CCTV는 공장 관리자에게만 머물지 않고 한주식 회장 집무실에서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 있다. 이렇게 획기적인 시설들을 완비하는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었다. 한주식 회장은 평소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안전관리에 관한 한 ‘비용을 아끼지 말자는 소극적인 태도를 떠나 마음껏 써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지산피씨 공장은 그런 한주식 회장의 철학이 철저하고 종합적으로 녹아있는 현장 그 자체다. #외국인 근로자 위한 최고의 기숙사 무료 제공, 한주식 회장의 나눔 정신 온전히 반영 그러나 지산피씨의 이런 차별성은 오히려 빙산의 일각이다. 지산피씨에는 다른 피씨 공장에서는 찾아볼 수 있는 특별한 또 하나의 탁월함이 깃들어 있다. 그것은 지산피씨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다. 바로 지산피씨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기숙사 시설이다. 지산피씨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이동하면 공장 맞은편의 산기슭에 그림처럼 아름다운 건물이 두 동 서 있다. 그 옆에는 고급 별장을 옮겨놓은 듯한 집도 한 채 있다. 이곳이 지산피씨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기숙사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기숙사는 완전히 무료로 제공되며 최고의 컨디션을 가진 삶터라는 점이다. 기숙사는 모두 100여명이 거주할 수 있고 이것이 안정적인 근로를 보장하는 또 다른 열쇠다. 여기에 지산피씨 전체 근로자들은 지산그룹이 엄선한 외주업체가 준비하는 식사도 격조 높은 사원식당에서 무료로 제공받는다. 평소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 애로를 안고 있고 특히 주거문제가 안정적인 고용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점을 지적해왔던 한주식 회장의 남다른 관심의 결과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매년 20억원 이상 장애인들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해 오는 한주식 회장의 남다른 나눔과 상생철학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온전히 발휘되는 것이다. 한편 공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이 앞다투어 자체 피씨 공장을 보유한 데다 피씨업계가 의외로 진입장벽이 낮고 열악한 환경으로 피씨 제작에 뛰어들어 하청에 재하청이 난무하는 식의 주문과 제작이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치열하고 문제 많은 경쟁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가 지산피씨라는 것. 그러나 어느 공장도 가지지 못한 차별화된 시스템과 탁월한 품질은 향후 지산피씨의 성장은 물론 우리나라 피씨 시장의 근본적인 체계까지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어온 한주식 회장의 경영철학이 PC산업에서는 어떤 변화를 이끌지 주목된다.
사진은 21세기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 현대문명과 예술의 절대강자가 되었다. 특히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좋아지고 SNS의 발전이 다각화하면서 사진은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근한 예술로 거듭났다. 그런 만큼 사진이 미치는 영향도 어느 때보다 커졌다. MZ세대들은 자신들만의 포토존을 찾아 여행지를 선택하는 습성을 가진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달 30일 경주 사진작가 이정환 작가의 페이스북에 사진계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작가들이 경주를 방문한 사진이 올라왔다. 이웃한 포항시에서 국제사진전을 개최한 바, 이 행사가 끝나고 국내외 사진예술의 거장들이 경주를 방문한 것이다. 이정환 작가는 이번 행사에서 경주시 자문위원의 자격으로 참여한 후 중요 작가들의 경주방문을 맞은 것이다. 이정환 작가와 함께 경주를 찾은 사진작가들은 내셔날지그래픽 등재 사진가이자 이번 사진제에서 총감독을 맡은 구승회 교수(신라대 광고홍보미디어 영상학부)와 프랑스 아를 국립사진학교 Paul Pouvereau 교수, 폴란드의 Marcin Rycze 작가, 인도의 Swapnil Agaskar 작가 등이다. 이들은 불국사와 첨성대·안압지를 비롯한 동부사적지, 정미소 갤러리를 비롯한 황리단길 등을 방문하며 한껏 경주의 아름다움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환 작가에 따르면 이들 작가들은 이구동성 경주의 매력에 고무되어 국제사진제가 다른 도시가 아닌 경주에서 열리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했다. 이들은 ‘포항 국제사진제는 경주라는 도시가 옆에 있어 더 빛날 수 있었다’며 만약 경주가 국제사진제를 한다면 기꺼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약속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승회 교수는 도시브랜딩에서 사진이 차지하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면서 지자체들이 전문 작가들의 사진을 통해 지자체를 홍보하는데 훨씬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비록 몇 컷의 페이스북 사진일 뿐이지만 그 속에서 찾을 만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이것만 봐도 사진이 얼마나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하는지 알 수 있다.
경기도가 지난해 4개월 동안 진행한 ‘경기도 긴급복지 위기상담 콜센터(핫라인)’를 분석한 결과 전화를 건 1203명 중 가장 많은 민원이 생계지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아직도 상당수 국민이 절대적인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경기도 외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하거나 더 열악한 상황일 수 있어 경각심이 요구된다. 경기도는 지난해 ‘수원 세 모녀 사건’에 대한 대책으로 8월 25일부터 12월 말까지 긴급복지 위기상담 콜센터(031-120), 긴급복지 핫라인(010-4419-7722)을 운영해 총 1203명의 전화·문자를 접수해 이 중 833명에 대한 지원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민원 내용을 분석해 보면 그간 ‘생계지원’이 78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의료 309명 △채무 194명 △주거 149명 △일자리 47명 △기타(교육 등) 266명 등의 순으로 밝혀졌다. 주목할 것은 접수자들 중 173명(14.7%)이 친구와 친척, 지인과 이웃 등으로 밝혀져 복지사각지대에서 주변인들의 도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경기도는 실제로 복지정보를 모르거나 건강·장애·위기상황(폭력) 등으로 스스로 지원 신청을 하지 못한 위기가구가 지역사회 제보로 긴급복지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공적·민간 지원을 위해 심층 상담을 진행한 349명을 통해 위기 사유를 살펴본 결과, 실직·사업 실패로 인한 소득 상실이 83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중한 질병 또는 부상(59명), 채무(46명), 주소득자 사망(19명) 등도 있었다. 경기도의 긴급복지 위기상담 핫라인(콜센터)은 위기상담 접수 후 도 전문상담사와 상담 후 시군 및 읍면동 복지 담당자에게 연계해 지원가능한 모든 복지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것은 물론, 기존 복지지원에도 어려움을 겪는 위기가구에는 추가로 민간자원을 연계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고물가와 공과금 및 공공요금 인상, 거듭되는 한파 등이 소외계층과 빈곤계층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경기도 뿐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비슷한 양상에 전국 지자체가 충분히 준비해야 할 때다.
경북남부보훈지청은 설 명절 앞두고 이웃사랑 실천을 통해 생활 속 보훈문화를 확산하고자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 등을 위문했다. <사진> 이번 위문은 직원들이 매월 자율적으로 모은 성금으로 아동복지시설인 ‘대자원’과 6·25참전유공자 등 보훈가족 7명이 입소해 있는 노인복지시설 ‘엘요양원’에 훈훈한 마음을 전달했다. 대자원은 독립유공자 조인좌 선생이 6·25 전쟁 이후 전쟁고아들을 위해 1953년에 설립한 아동복지시설로 손자인 조영제 원장이 뜻을 이어받아 소외계층 아동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위문대상자인 6·25 참전유공자 중 한 어르신은 “할멈이 요양병원으로 들어간 지 벌써 몇 년이 되고 자식들이 해외 선교활동을 나가 외로웠는데 명절을 앞두고 이렇게 찾아와주니 너무나도 반갑다”며 “간만에 대화도 많이 하고 쓸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경북남부보훈지청 강성미 지청장은 “지역의 소외된 청소년과 보훈가족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보훈지청 직원들은 평소 성금을 모금하고 위문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생활 속 보훈문화 실천이 지역 나눔 문화 확산에 작게나마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경북남부보훈지청은 현대제철포항공장 등 8곳의 보훈가족 위문금품을 포항·경주·영천·영덕·울진·울릉 등 관내 6개 시·군 373가구의 보훈가족에게 전달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경주교도소 수용자들을 위한 따뜻한 손길이 이어졌다. 먼저 불국사 자원봉사단의 기형스님은 설 명절에 고향에 갈 수 없는 아쉬운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됐으면 희망한다며 지난 18일 빵과 음료수 400세트를 전달했다. <사진> 20일에는 교정협의회 최병오 회장과 회원들이 경주교도소를 방문해 수용자들을 위로하며 빵과 음료 각 400개를 전달했다. 경주교도소 최재우 소장은 “항상 수용자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시고 물심양면으로 기부를 아끼지 않는 불국사 자원봉사단과 교정협의회 위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이러한 관심과 위로가 수용자들의 안정적인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주교도소는 설을 맞아 교도소가 위치한 내남면 용장4리 마을회관 및 다문화가정, 독거노인, 소년가장 등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직원들이 마련한 성금과 격려품을 전달했다
농협중앙회 우리농업지키기운동본부 경북지역본부는 지난달 19일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과 장애인단체협의회를 찾아 취약계층을 위한 400만원 상당의 ‘사랑의 떡국떡’ 2kg 270상자를 지원했다. <사진> 이번 지원사업은 우리농업지키기운동본부가 주관하고 농협중앙회와 NH농협은행에서 후원한 것으로 평소 장애인 복지에 관심이 많은 배진석 경북도의원과 함께 민족의 명절 설을 맞아 어려운 이웃과 사랑을 나누고 우리농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마련됐다. 김종필 본부장은 “취약계층들이 행복하고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앞으로도 농촌 활성화사업 등 취약계층을 위한 아름다운 기부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농업지키기운동본부는 범농협 임직원들이 매일 1000원 이상의 자발적인 후원금을 통해 조성된 기금으로 운영되는 사회공헌단체이며, 무료 장수사진 촬영과 도시락 지원, 동화책 지원 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청년이 직접 지역사회 내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청년사회서비스사업단’공모가 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 청년사회서비스사업은 청년들이 직접 참여해 지역 특성에 맞는 사회서비스를 개발하고 보급해 청년에게 사회참여 및 역량 강화 기회제공과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올해는 기존 제공해 오던 청년마음건강지원, 청년신체건강증진서비스 외에도 초등학생 돌봄 서비스가 추가 됐다. 신규 서비스인 초등학생 돌봄 서비스의 경우, 이용 대상 제한을 없애 지역사회서비스가 보다 보편적 서비스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고, 소득 기준에 따라 본인 부담금을 차등 지불하면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단 구성은 대학이나 사회복지법인, 사회적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등이 서비스 제공 인력의 70%이상을 만 19세~34세로 해야 하며, 초등 돌봄 서비스에는 초등교육 등을 전공한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다. 학업과 취업준비 등을 병행하는 청년 특성을 감안해 주 40시간 근로의무 기준을 완화하고, 기존 인건비 지원 외에 초기 설치비를 추가 지원하는 등 청년사업단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지원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기관은 사업계획을 수립해 이달 15일까지 신청서와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역은 경북도청 사회복지과(054-880-2114)로 세부 구성요건, 지원사항, 신청 서류 및 일정 등 공모와 관련된 사항을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가 올해 경로당을 더욱 행복하고 활기찬 복지공간으로 조성한다. <사진> 시는 올 한해 등록경로당 633곳에 70억원 예산을 투입해 운영비 지원, 시설 환경개선, 행복도우미 지원 등 경로당 활성화 사업을 실시한다. 이는 지난해 예산 58억원 보다 20%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해는 노인복지의 핵심인 경로당 환경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추진한다. 먼저 △건천 송선 2리 △내남 이조 2리·노곡 2리 △천북 오야리 △안강 대동리 △현곡 오류 1리 등 경로당 6곳을 신축한다. 또 시는 노인들의 여가활동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마을 경로당을 집중 지원해 건강 100세 시대를 맞아 행복한 인생2막이 되도록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한 사업으로는 △운영비, 냉·난방비, 양곡비 등 운영비 지원 35억원 △손해배상책임보험, 전기·소방안전점검 등 안전관리사업 1억원 △신·증축, 보일러 교체 등 환경개선사업 18억원 △경로당 행복도우미 지원 16억원 △스마트폰 사용법, 유튜브 활용 건강체조 등 여가선용 프로그램(비예산) 등이다. 시는 경로당 내 각종 안전사고와 재산상 피해에 대한 보상을 위해 전 경로당에 대해 손해배상책임공제보험에 가입했다. 또 역량 있는 행복도우미가 경로당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여가활동 촉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경로당행복도우미는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복지 코디네이터, 생활방역을 포함한 경로당 코디네이터의 3중 역할을 수행한다. 이 사업은 행복도우미 45명을 채용해 각 경로당별로 전담하게 되며, (사)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에 민간위탁으로 실시된다. 주낙영 시장은 “지역 노인인구가 매년 증가함에 따라 생활복지공간으로서 경로당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지역발전을 이끌어 오신 어르신들이 활력 넘치는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한 단계 높은 복지시책을 지속 발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올 2월부터 12월까지 135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익활동형, 사회서비스형, 시장형 등 3개 분야로 나눠 3588개의 노인일자리를 제공한다.
경북도는 고용노동부에서 실시한 2023년 청년도전 지원사업공모에 선정돼 국비 10억원을 확보했다. 도는 이 공모에 2년 연속 선정됐다. 이 사업은 최근 청년 비경제활동 인구 증가에 따른 청년고용 활성화 대책으로 2021년부터 자지단체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구직단념청년을 발굴하고 구직의욕 고취 및 자신감 강화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해 청년들의 노동시장 참여 및 취업 촉진을 지원한다. 경북도는 위덕대 산학협력단과 협약을 맺고 도내 구직단념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 구상 및 기존 사업들과 연계 지원방안을 검토하는 등 해당 공모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협조해왔다. 이번 공모선정으로 국비 10억원을 포함한 총 사업비 약 11억원을 구직단념청년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도내 구직 단념 청년 200명을 대상으로 밀착상담, 사례관리, 자신감회복, 진로탐색, 취업역량강화, 지역맞춤형 교육 등 40시간의 공통프로그램을 실시한다. 특히 올해는 공통 프로그램에 더해 외부 연계활동 및 자율 활동이 포함된 특화 프로그램이 신설됐다. 청년들은 단기 또는 중장기 프로그램을 선택 이수할 수 있고, 교육을 이수한 청년들은 5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의 인센티브 및 국민취업지원제도 등과 연계한 취·창업 지원을 받게 된다. 경북도는 참여자 모집 및 도내 시행중인 취업지원사업과 연계 지원하는 등 모든 행정적 지원을 할 계획이다. 또 운영기관인 위덕대 산학협력단은 2021년, 2022년 청년도전사업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시행할 방침이다. 이 사업은 2월말부터 참여자를 모집한다. 도내 만18세 이상 만34세 이하의 구직단념 청년이면 누구나 참여 신청이 가능하다. 3월 1기를 시작으로 시즌제 운영을 통해 단기 75명, 중·장기 125명 등 총 200명에 대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참여자 모집은 위덕대학교 산학협력단(경주시청년센터)에서 진행한다. 한편, 경북도는 지난해에도 구직단념청년 165명의 프로그램 이수를 이끌어냈으며, 2022 고용노동부 청년도전 지원 사업 성과평가 결과 ‘우수’기관으로 선정된바 있다. 차순애 경북도 청년정책과장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구직의욕을 상실한 청년들이 이 사업을 계기로 취업의지를 다지고 성공적인 사회진입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정부의 저소득층 난방비 지원 확대 대책과 더불어 도내 난방 취약계층이 빈틈없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에너지 사각지대 발굴에 나선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급등한 난방비 지원을 위해 겨울철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특별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에너지바우처 지원금을 당초 15만4000원에서 30만7000원으로 인상하고, 가스요금 감면 폭을 당초 9000원~3만6000원에서 1만8000원~7만2000원으로 인상했다. 이 같은 다양한 난방비 지원 시책이 있지만 노인, 장애인 등 관련 제도를 알지 못해 신청하지 못하는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난달 30일 시·군 복지부서 국·과장 영상회의를 긴급 개최하고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이를 위해 도에서는 1월 30일부터 2월 10일까지를 ‘에너지 취약계층 집중 발굴 기간’으로 설정했다. 시·군별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에너지바우처, 도시가스, 전기요금 할인 미신청 가구를 전수 조사해 신청 안내문을 재발송하고, 가구별 전화·방문조사 등을 통해 신청을 독려해 지원 대상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또 정부 할인 대책과 별도로 기초생활보장(생계·의료·주거·교육) 수급권자 10만5000가구를 대상으로 가구당 10만원씩 긴급난방비 105억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이를 통해 유례없는 한파와 난방비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에너지 취약계층이 난방비 부담을 덜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경북도는 윤석열 정부가 지역주력산업 경쟁력 제고 및 산업거점 조성을 위해 추진하는 신규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발표가 임박해짐에 따라 막바지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는 지난 대선에서 국정과제 및 지역정책공약에 반영된 사업 중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지역의 주력산업은 원자력과 수소, 백신산업으로 판단했다. 도는 지난해 10월 차세대 SMR 산업생태계 구축과 원전최강국 건설을 위한 경주SMR국가산단,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울진원자력수소 국가산단, 바이오 백신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안동바이오생명 국가산단을 후보지로 제출했었다. 이들 신규 국가산업단지 유치에는 전국 10개 시·도에서 19개소가 신청했다. 모두 지역의 강점을 내세우며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의 전문가 평가와 심의를 거쳐 2월 중순 이후 최종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경북도의 후보지들은 지역의 산업특징과 연관기업, 공공기관 집적도, 인근지역과의 연계성이 높고 토지개발에 따른 규제지역이 없어 어느 때 보다도 최종선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한편 경북도내 국가산업단지는 9개가 지정돼있다. 현재 2605개사가 입주, 고용인원 10만 명에 이르는 등 지역의 생산거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철우 도지사는 “원자력, 수소, 백신산업은 모두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산업인 만큼 경북이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산업경제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헌화가 신라 제33대 성덕왕(702~737) 때 순정공(純貞公)이 명주(강릉) 태수로 부임하며, 바닷가에 행차하여 점심을 먹었다. 옆에는 마치 병풍이 바다에 둘려있는 듯한 석장(石嶂)이 있었는데, 높이가 천장으로 척촉화(躑躅花)가 무성히 피어있었다. 공의 부인 수로(水路)가 그것을 보고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꽃을 꺾어 바칠 사람이 누구인가?” 시종이 말하길 “사람이 이를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고 하니, 모두 할 수 없다고 했다. 옆에서 어떤 노인이 암소를 끌고 지나가며, 부인의 말을 듣고 그 꽃을 꺾어 가사를 지어 바쳤다. 『삼국유사』 「기이(紀異) 수로부인」 독자님들께 꽃 한 송이를 바치옵니다. 2023년 계묘년에는 당신의 이야기가 멋진 노랫말로 만들어지길 기원합니다. 천 년 후 당신의 이야기는 역사가 될 것입니다.
나는 책을 버리는 것을 좋아한다. 책이 인테리어처럼 병풍 역할을 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그래도 버리지 못하는 책들이 있다. 그 버리지 못하는 책들은 내 인생의 추억이 닮긴 책들이다. 내게 가장 많은 추억이 담긴 책은 ‘상실의 시대’와 ‘살아남의 자의 슬픔’이다. 오랜만에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읽고 다시 한번 추억을 돌아보았으며 또 다른 감정을 가졌다. 역시 책이라는 것은 같은 책이라도 읽는 시기와 시점과 환경에 따라 느끼는 부분이 다르다. 예전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슬픔’에 더 많이 공감했다면 이제의 나는 ‘살아남은’이라는 단어에 마음이 기운다. 이 책의 주인공은 20대의 ‘나’다. 격동기의 20대였고 고민과 반항의 20대였던 주인공과 또 다른 두 명에 대한 이야기다. 세상에 대한 증오와 반항 그리고 끊임없는 변화를 요구했던 ‘라라’. 결국 그녀는 꿈꾸던 유토피아에 다가가지 못한 채 자살을 통해 자신과 타협한다. 이러한 ‘라라’와는 달리 세상을 자유롭게 살아가는 ‘디디’. 그녀 역시 세상과 타협했다기보다는 그렇게 보임으로써 세상과 대립한다. 라라와는 다르지만 디디 역시 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며 본인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타협하는 척 증오하고 반항한다. 사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이러한 청춘기를 겪는다. 나 역시 격동의 20대였고 학생운동을 하였으며 염세주의자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 당시 읽었던 이 책이 내게는 위로처럼 가슴에 와 닿았다.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었겠지만 라라처럼 열정적으로 살아가다 죽고 싶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그 20대는 사회에 편입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으며 기득권 세력에 대해 불만이었고 불안이었다. 그렇게 많은 혼란을 겪고 나서야 나는 세상에 진입했다. 이 책에서 말하듯 나는 세상과 타협했다. 그리고 모두가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을 배웠다. 브레히트는 본인의 시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강한자가 살아 남는다. 그러자 나는 슬퍼졌다” 물론 브레히트의 시대에는 이념을 지키느냐, 사회와 타협하느냐 라는 고민으로 삶과 죽음이 달라졌을 수 있다. 우리 시대에도 세상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타협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강해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그냥 운이 좋아서 살아남는 것이다. 과도기 혹은 청년기의 나는 강해져야 된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의 나는 그냥 살아있으니 무엇을 할 것인가에 더 애착을 갖는다. 슬픔보다는 행복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할 때다. 이제 나는 행복하기 위해 산다. 그래서 내가 갖는 스트레스와 불안한 조건들을 최대한 단순화시킨다. 이 세상은 웃고 즐기다가 혹은 행복하게 살다 가기에도 짧다. 그런데 사람이라는 존재는 슬픔에 집중하다 많은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즐겁게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이렇게 나를 바꾼 건 성철스님의 ‘산시산수시수’라는 짧은 6글자였다. 산을 산으로 보면 된다. 물은 물로 보면 된다. 40대의 나는 이제 이 책의 ‘살아남은’에 집중한다. 역설적으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보면서 살아남아서 행복함을 그려본다. 어쩌면 나의 40대는 나의 20대가 증오하고 혐오했던 그 기득권일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나 그러하듯이 나의 20대는 결국 40대가 되었고 치열했던 20대를 생각하며 남은 행복을 그려보게 된다. “광대한 우주, 무한한 시간, 이 태양계에 내려와서 지구라는 행성도 제대로 관찰하지 않고 간다는 것을 억울한 일이잖아요” 디디의 말이다. 브라이언 그린의 ‘앤드오브타임’에서처럼 영원한 것은 없다. 여자 주인공 디디의 말처럼 광활한 우주, 무한한 시간 앞에서 우리는 무슨 큰 의미를 담을 것인가? 내일의 나는 이 세상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오늘을 더욱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결국 죽음을 향해 간다. 누구나 죽는다. 물론 우리가 아는 모든 생명체 중 죽음을 또는 죽는다는 것을 아는 존재는 인간 뿐이기도 하다. 이젠 살아남아서가 아니라 살아있어서, 슬픈 게 아니라 행복해야 한다. 이재훈 씨 : 경주고와 홍익대학교를 나와 서울에 살고 있다. 신세계센터럴시티에 근무하는 직장인.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살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포용하는 따듯한 가슴을 가졌다. 경주중고등학교 서울동창회 간사로 오랜 기간 봉사하며 고향과 고향사람 사랑에도 힘쓰고 있다.
경주시평생학습가족관은 ‘2023년 상반기 평생학습 강좌’ 수강생을 모집한다. 직업능력교육 19개, 문화예술교육 45개, 인문교양교육 17개, 외국어교육 18개 등 총 99개 강좌에 1646명을 모집한다. 교육대상은 만 19세 이상 경주시민이다. 먼저 2월 6일엔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 가족 △보훈대상자 △장애인 △18세 이하 자녀 2명 이상 가정 △경북도 자원봉사증 소지자 등 우선 대상자들의 방문 및 인터넷 접수가 시작된다.이어 8일 10시부터는 일반인들의 인터넷 접수가 시작되며, 모든 강좌의 최종 신청기간은 3월 10일 오후 5시까지다. 강좌 운영은 3월 2일부터 6월 21일까지 강좌별 16주로, 경주시평생학습가족관에서 진행된다. 수강신청은 인터넷(www.gyeongju.go.kr/gjlll/main)에서 선착순 접수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경주시청 또는 평생학습 가족관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평생학습가족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평생학습에 참여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올해 다양한 강좌를 개설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원하는 강좌를 제공해 평생학습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100만명 이상이 찾는 대릉원이 이르면 오는 5월부터 무료 개방된다. 경주시는 동부사적지, 황리단길 등 주요 관광지와 도심을 잇는 대릉원을 무료로 개방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대릉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이었던 2021년에도 108만1410명이 입장할 만큼 경주를 대표하는 사적지다. 무료 개방으로 황리단길과 동부사적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대릉원을 통해 도심권역으로 보다 쉽게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시는 지난 2021년부터 대릉원 무료 개방을 위해 문화재청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면서 대릉원 정문과 북문 등 2개 출입문 외 대릉원 동편에 출입문을 추가로 설치를 완료했다. 경주쪽샘 방향 돌담길에 출입문인 삼문을 지난해 9월 착공해 공사를 마무리했다. 또 대릉원 무료 개방의 일환으로 천마총 매표소 설치를 오는 3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어 대릉원 관람료 무료를 골자로 한 ‘경주시 사적지관람료 징수 및 업무위탁 관리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은 오는 3월 경주시의회 소관 상임위에 상정될 예정으로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행 성인 3000원, 12세 이하 어린이 1000원의 대릉원 관람료가 모두 폐지된다. 다만, 대릉원 내 천마총은 문화재 보존과 관리 효율을 위해 관람료(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를 징수한다는 방침이다. 대릉원 무료 개방은 개정안이 확정 후 오는 5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한편 경주시가 2020년 12월 9일부터 16일까지 실시한 ‘대릉원 개방에 대한 시민의견 조사’에서 응답자 2357명 중 적극 찬성 913명, 찬성 429명 등 총 1342명(56.9%)이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보 제25호인 ‘태종무열왕릉비’는 삼국통일의 초석을 쌓고 백제를 멸망시킨 뒤 전쟁 중에 세상을 떠난 태종무열왕의 능비다. 통일신라 석비를 대표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꼽힌다. 석비의 형식이나 비액(碑額)의 새김이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것으로, 이후 이를 본보기로 우리나라 석비의 형식이 전개됐기 때문이다. 이런 형식은 고려 초까지 우리나라 석비의 전형으로 여겨져 주요한 전통이 됐다. 더불어 이 석비는 왕릉의 주인공이 무열왕이란 사실을 밝혀준 구체적인 증거가 됐다. ◆귀부·이수 갖춘 첫 신라시대 석비 삼국 항쟁이 본격화되던 7세기 한반도는 동북아 국제전의 현장이었다. 백제와 고구려, 여기에 왜까지 끌어들여 신라를 포위한 가운데 신라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당나라와의 군사 동맹에 사활을 걸게 된다. 이러한 한반도의 정세 변화 속에 당나라와의 외교 협상을 주도했던 이가 김춘추(무열왕)였다. 648년 선덕왕의 명으로 당으로 향한 김춘추(무열왕)는 당나라가 신라와 손을 잡을 수 있도록 상당히 많은 제안을 선제적으로 하게 된다. 당의 연호를 쓰고, 당의 복식을 수용하는 등 거의 모든 외교 영역에서 당의 제도를 받아들이며 군사적 동맹을 맺게 된다. 이처럼 무열왕이 활동한 시기는 삼국의 항쟁 가운데 가장 치열했고 전략적이었으며, 외교적으로 복잡한 함수를 지닌 때였다. 따라서 그는 이전과 다른 형태의 새로운 전장인 ‘외교’라는 무대에서도 그 능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흔히 무열왕을 ‘태종무열왕’으로 칭하는데, 그가 죽은 뒤 얻게 된 ‘태종’(太宗)이라는 칭호는 창업에 버금가는 위업을 달성했다는 의미와 함께, 기존의 불교식 왕호를 버리고 중국식 묘호를 받아들였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 시기 신라에서는 묘제 양식에서 이전과 다른 변화가 나타난다. 능묘를 조성할 때 피장자의 업적을 담은 비석을 세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런 변화는 당나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그 시작이 무열왕릉 능비다. 이후 문무왕릉을 비롯해 성덕왕릉 등에 비석이 세워진 점으로 미뤄, 이 시기 능비를 세우는 것이 보편화됐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비석은 왕릉에만 세워진 것은 아니었다. 동시대를 살았던 김유신의 묘에도 비석이 세워졌고, 김인문의 묘에도 비석이 있다. 삼국통일 직후인 이 시기 석비는 귀부(龜趺)와 이수(螭首)를 갖추기 시작한다. 귀부는 비석을 받치는 거북 모양 받침돌이고, 이수는 용이 조각된 비석 덮개돌이다. 이후 ‘귀부-비신(碑身)-이수’를 갖춘 석비가 전형적 양식으로 정착된다. 이 같은 방식도 중국 당나라의 영향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이 또한 무열왕릉비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시간의 흐름과 문화의 차이에 따라 변용되고 신라화된다. 무열왕릉비는 귀부와 이수를 갖춘 최초의 신라시대 능비다. 비신은 파손돼 사라지고 없지만 귀부와 이수는 초기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귀부는 머리를 앞으로 길게 뻗고 있으며 목의 위아래에 화려한 보상화문을 장식해 신성함을 표현했다. 귀부엔 돌출된 발은 길게 사실적으로 표현했고, 등에 새겨진 귀갑문은 여러 겹의 육각형 문양이 겹쳐지도록 했다. 비좌 주변에는 연화문을 새겨 비신에 대한 공양의 의미를 더했다. 이수는 좌우에 3마리씩 나란히 배치했는데, 아래를 향하고 있으며 다리를 모아 보주를 받치도록 했다. 이러한 이수조각 기법은 중국이나 초기 신라 석비의 전형적 특징이라고 한다. 귀부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머리를 앞으로 길게 내밀고 있는 점과 여러 겹으로 표현된 귀갑문이다. 그리고 이수에서 나란히 아래를 향하고 있는 용의 표현도 특이하다. 이런 표현 기법은 초기에 조성된 귀부와 이수의 전형적 특징이다. 이 석비는 무열왕의 둘째 아들 김인문(629~694)이 직접 짓고 쓴 글씨로 비문을 새겼다. 이수 앞면에 새겨진 ‘태종무열대왕지비’(太宗武烈大王之碑)라고 적힌 명문은 비의 주인공을 정확하게 알게 하는 점에서 중요하다. 석비는 661년 6월 무열왕이 사망한 때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건립됐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귀부와 이수가 마련된 석비의 시작 시기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미술사적 의미가 크다고 학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비석 몸통이 사라져 비문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비석은 퇴계 이황(1501~1570) 당시만 해도 비록 훼손되긴 했으나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퇴계가 경주 유생들이 그 비석을 깨뜨려 벼루를 만들어 쓴다는 소문을 듣고 편지로 이를 꾸짖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사진 자료에는 이미 몸통이 없어진 상태였다는 점으로 미뤄 조선 중기나 후기쯤 깨져 파편화된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비석 명문 통해 피장자 규명된 무열왕릉 무열왕릉은 당대 만들어진 비석을 통해 피장자가 확실하게 인정이 되는 신라왕의 무덤이다. 이처럼 확실한 왕릉으로 인정되다 보니, 무열왕릉은 신라왕릉의 위치 비정에 있어 기준점이 되고 있다. 무열왕릉의 장지 기록과 관련해 ‘삼국사기’는 ‘영경사(永敬寺)의 북쪽’이라고 기록했고 ‘삼국유사’는 ‘애공사(哀公寺) 동쪽에 장사를 지내고 비석을 세웠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추사 김정희는 영경사 북쪽과 서악리를 동일하게 보고, 서악동 고분군 중 하나를 진흥왕릉으로 추정했으며, 고(故) 이근직 경주대 문화재학과 교수나 김용성 박사 등 연구자들도 애공사와 영경사를 동일한 사찰, 혹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명칭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무열왕릉의 외형은 원형 봉토분으로 능의 주위로 괴석이 튀어나와 있는데, 이는 봉토의 흙이 무너져 내리면서 호석 일부가 돌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면 무열왕릉을 중심으로 뒤로는 서악동 고분군으로 불리는 4기의 무덤이 일렬로 조성돼 있고, 그 반대쪽으로는 김양의 묘와 김인문의 묘가 있다. 무열왕릉의 배장묘(陪葬墓)로 추정되는 김양과 김인문의 묘는 현재 도로로 인해 단절된 모습이지만, 본래 하나의 능역으로 조성됐다고 한다. 반대쪽 4기의 무덤 주인공은 무열왕의 선대 조상인 법흥왕, 진흥왕, 진지왕, 문흥대왕(무열왕이 즉위하던 해 아버지 용춘을 문흥대왕으로 추봉)일 것으로 학계는 추정한다. 개별 무덤의 주인공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으나 이들 4명이 이곳 무덤의 주인공이란 것에 대해선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런 무덤의 모습은 삼한 통일의 대업을 문무왕과 관련이 있다. 이런 연관성을 이해하기 위해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는 “죽은자(무열왕)의 시각에서 보지 말고, 무덤을 조성한 사람(문무왕)의 시각에서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사실 서악동 고분군에 무열왕릉을 더한 5기의 무덤은 중국의 묘제와 관련이 있다. 중국 ‘예기’(禮記) 왕제편(王制篇)의 천자 7묘, 제후 5묘에 대한 규정을 따른 것으로, 유교이념에 의거한 정치·문화개혁을 위해 무열왕이 처음 기획했다. 무열왕은 당과의 관계를 위해 스스로 제후국을 자처하며 5묘제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의 아들 문무왕이 지금의 자리에 아버지 무열왕의 무덤을 쓰면서 완성됐다. 이 시기 5묘제 도입은 통일 이후 ‘새로운 왕실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할 수 있다. 주보돈 교수는 “진골 출신 왕위계승의 정당성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시대가 출범한다는 것을 알리려는 문무왕의 선언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김운 역사여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