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태풍 힌남노로 주택침수 피해를 입은 가구에 지원금 1차 지급에 들어갔다. 경주시에 따르면 12일 기준 태풍으로 인해 주택피해가 등 약 675가구(전파 5, 반파 6, 침수 664)로 파악됐다. 이중 전파는 산내면 2호, 강동·천북·외동 각 1호로 집계됐다. 반파는 외동·산내 각 2호, 서면·보덕 각 1호이며, 침수는 내..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주낙영 시장은 13일 “태풍 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시민들의 완전한 일상 회복을 위해 가용 행정력을 총 동원하겠다”고 밝혔다.주 시장은 이날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태풍 힌남노 피해복구 점검 대책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주 시장은 “현장에서 직접 살펴본 ..
경주시의회가 경주시의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를 위해 오는 23일 예정됐던 행정사무감사를 취소키로 했다. 경주시의회는 지난 9일 의장실에서 긴급 의장단 간담회를 열고 ‘2022년도 행정사무감사 취소의 건’을 제271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이번 정례회는 9월 16일부터 10월 7일까지다. 정례..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저녁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경주시와 포항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윤 대통령이 포항·경주 현장 방문을 마치고 용산 대통령실에 복귀한 직후 두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고 밝혔다.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지 하루 만에 이뤄..
오래된 꿈 한 인간 안에서 평생을 함께 살아온 꿈. 주름진 황혼에도 안광(眼光)을 잃지 않은 동공, 부드럽게 스며든 미소, 그리고 완벽한 안정감을 이루고 있는 황금빛의 광배(光背)는 꿈의 가치와 힘을 보여준다. 이는 내가 바라는 모습이기도 하며 꿈을 간직한 모두가 바라는 모습이기도 하다.
결실의 계절 추석을 앞두고 강한 비를 몰고 온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경주지역에서는 인명과 침수피해가 속출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6일 오전 10시 53분경 진현동의 한 주택에서 80대 여성이 집안 내부로 토사와 빗물이 들어와 넘어진 가구에 깔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또 이날 오전 6시 3분경 내남면 이조천 범람으로 이조1·2리 주민 583명이 긴급 대피했고, 6시 7분경에는 건천읍 송선 저수지 범람 위기로 하류 건천천 인근 주민 900세대 1800여 명이 대피했다. 하동저수지와 왕산 저수지도 붕괴 위험에 이르렀고, 인왕동 양지마을 남천이 범람해 인근 주민들이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경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 기준으로 도로침수 29건, 도로사면 유실 25건, 하천 호안붕괴 35건, 도로붕괴 14건, 임시가교인 신당천 물천교 붕괴 등의 공공시설 피해가 접수됐다. 또 사유시설로는 지역 곳곳에서 350세대의 주택침수, 800㏊ 농경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수확기를 맞은 배, 사과, 단감 등 과수 낙과와 농경지 침수 및 강풍으로 작물이 쓰러지는 도복 피해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중·소규모 제조업과 농업 시설이 모여 있는 천북면 안현로 일대는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공장과 농경지 등이 침수됐다. 침수피해를 입은 공장은 원자재와 생산 설비 등이 물에 잠겨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적재해 놓은 원자재도 사용하지 못할 정도의 치명상을 입기도 했다. 경주시는 현재까지 총 추정 피해액을 130여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확한 피해 규모 집계는 앞으로도 수 일이 더 걸리기 때문에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번 태풍으로 노천 박물관으로 불리는 경주지역에서는 문화재 피해도 비껴갈 수 없었다. 동천동 굴불사터에 있는 석조사면불상이 많은 비로 흘러내린 주변 토사에 뒤덮였으며, 경주양동마을 담장 일부도 붕괴 또는 침수됐다. 서악동 고분군의 한 고분 봉분이 유실되거나 월성 남쪽 구간 일부가 붕괴되는 등 지역 내 유적 33곳이 태풍에 피해를 봤다. 역대급 세력으로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태풍 ‘힌남노’는 지난 6일 오전 동해상으로 나갔다. 기상청에 따르면 6일 오전 4시 50분경 경남 거제시 부근으로 상륙한 태풍은 오전 7시 10분경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강한 비와 바람으로 역대급 규모를 유지한 채 올라오던 태풍은 제주도를 지나면서도 세력을 잃지 않고 올라온 이례적인 태풍이었다. 당초 예상보다 바람의 강도는 약했지만 경주와 포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번 태풍에 경주지역 강수량은 평균 251.1mm를 기록했다. 형산강 홍수경보가 내려진 강동면에서는 389mm로 지역 내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태풍이 지나간 상황에서 이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피해를 입은 지역민의 아픔을 달래고, 피해를 복구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추석 명절을 코앞에 두고 당한 자연재해로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또 2차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예고 없는 산사태, 농작물 침수로 인한 병충해 등 모든 2차 피해 가능성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또 이번 태풍으로 겪은 피해 사례를 분석해 충분한 보완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다시금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당장 올해 가을 다음 태풍이 발생할 수 있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이례적인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장 정부와 지자체는 비상근무체제를 갖춰 신속한 복구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꼼꼼하게 피해를 조사해 예비비 등 피해 복구 예산을 확보하고, 재해 구호기금 등을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피해규모를 서둘러 파악해 조기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추석을 앞두고 서민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피해를 입은 지역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길 바란다.
추석이 다가온다. 서울에서 차례를 지내는 필자는 추석 연휴 동안 경주에 가지 못하고 9월 말 정도에 갈 예정이다. 고향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일과 결부되곤 한다. 우리 회사 비즈니스가 블록체인과 관련 있다보니 업무상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 Non-Fungible Token), 메인넷(Main net), 메타버스(Metaverse)와 같은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요즘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TIP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핵심요소를 TIP이라 하는데 Technology, Information, People의 영단어를 따서 만든 것이다. TIP이라는 단어를 통해 CPS(Cyber Physical System),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메타버스라는 단어로 연계되고, 이 3단어를 경주로 연결시켜 상상의 날개를 펼쳐본다. CPS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이 상호연동될 때 전체적인 운영체계의 이질성과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의 규모, 각종 복잡한 운영 시스템의 차이 등으로 인한 결함을 처리하고 서로 다른 시스템들을 자연스럽게 소통시키는 자율제어 시스템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 공간, 환경, 공정, 절차 등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구현해 디지털 데이터 모델로 표현하여 똑같이 복제하고 실시간으로 서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온라인상에 가상의 세계와 현실이 상호작용하며 구현되는 가상의 세계를 뜻한다. 이들 단어들은 온라인 혹은 사이버 경주의 발전을 담보한다는 측면에서 경주가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와 관련해 메타버스라는 단어로 경주의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보면 ①경주시, ‘메타버스 H!GH HERITAGE 어깨동무 캠프’ 개최, ②아리모아-발카리, 경주시 메타버스화 공동 프로젝트 협약 ③경주시, 청소년 진로교육 ‘메타버스’에서 구현하는 미래비전 체험, ④경주시, 메타버스 전문인력 20명 양성한다 등이 나온다. NFT, 메인넷, CPS, 디지털 트윈이란 단어로는 검색되는 것이 없다. 최근 경북 의성군의 메타버스 운영사례는 향후 지방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할 매력적인 사업으로 보인다. ‘오너마켓 메타버스 경북 의성’은 ‘메타버스랜드’ 주체로 실제 의성 땅을 9만5290개 조각으로 NFT화하여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가상토지는 메타버스에서 사용가능하며, 구매시 실제 의성 토지(개발시) 권리 인정 및 메타버스 상의 가상 토지를 지급하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만약 경주의 산천과, 문화재, 각종 시설물이 온라인과 합체되어 그 속에서 놀 수 있음은 물론 부가가치까지 창출할 수 있다면 고향을 후원하는 시스템적으로 작동할 수 있지 않을까? 인문학적 유산과 과학이 결합하여 재미는 물론 경제적 효용까지 창출할 수 있는 곳이 경주라고 본다. 디지털 트윈 세계에서 경주의 토지를 분양받아 경주와 인연을 맺어가고, 비록 온라인 세상일망정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수시로 방문한다면 고향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다. 메타버스 속에서 천마도의 말이 날아 다니고 경주의 산천과 문화재가 펼쳐지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싸이월드가 1사 1촌/1사 1산을 기치로 조성한 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싸이타운’처럼 메타버스 속에서 경주의 문화재와 1인 1문화재의 인연을 맺는다면 문화재를 더 사랑하고 알릴 수 있지도 않을까? 고향 가는 일이 줄어들다 보니 남산이나 각종 유적지는 물론 경주국립박물관 가기도 어려운데 메타버스에서 이들을 조명한다면 경주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세계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경주의 하늘, 땅, 사람, 문화를 NFT해 구매하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각자와 인연 맺은 문화재 관리에 기부하도록 하면 사이버 세상의 힘으로 현실을 보완하는 기능도 할 것이다. 경주가 디지털 트윈의 선도지역이 되고 메타버스와 NFT마켓에서 경주 관련 다양한 비지니스가 이루어지는 꿈 같은 미래를 2022년 추석을 앞두고 기원해본다.
컴퓨터 보급이 보편화 되면서 집집마다 책상용 혹은/그리고 노트북 한두 대씩은 다 가지게 된지 오래다. 초·중·고 및 대학과 대학원 등 학급(學級)의 차이는 있어도 연구 과제나 보고서 혹은 논문을 작성하는데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이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도 해당된다.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컴퓨터 사용은 필수적이다. 근래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작업을 위해 컴퓨터의 4촌으로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이나 테블릿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들을 가지고 문서나 논문 작성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컴퓨터가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인가 궁금한 것이나 모르는 것이 있으면 소위 ‘네선생’(네이버) 혹은 ‘구/유선생’(구글/유튜브)에게 물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참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니가 맞느니 내가 맞느니 서로 우길 필요도 없고 점심이나 돈 내기를 할 필요도 없어졌다. 컴퓨터가 많은 의문을 해소해 주는 것은 맞지만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각급 학교에서 숙제와 연구과제 혹은 석·박사 논문을 유령작가(ghost writer)처럼 써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좋다고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내용을 아무 생각없이 이것저것 복사와 짜깁기를 해서 연구과제나 논문을 작성했다면 초·중·고 및 대학까지는 그런대로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이상의 학위 과정에서는 큰코다친다. 표절 시비에 휘말리기 때문이다. 근래 이곳저곳에서 학위 논문을 표절했다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도 사실 여부를 떠나서 바로 그러한 경우에 해당된다. 컴퓨터는 논문을 작성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표절을 찾아내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근래는 학위 논문이나 학술 논문을 제출할 때 유사도(類似度) 검사 결과를 의무적으로 제출하게 되어있다. 표절이 의심되면 그 진위를 밝히기 위해 카피 킬러(copy killer)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도 한다. 필자가 유학을 가기 전에 석사학위 영문 초록을 작성하면서 컴퓨터의 편리함에 대한 맛을 보았다. 환상적이었다. 유학을 가서 컴퓨터 관련 과목을 수강하고 이를 사용해서 보고서를 작성·제출하기도 했다. 특히 고고학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해서 기초통계를 이용, 분석과 해석을 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한 번은 토기를 분석한답시고 관련 자료를 개인용이 아닌 범용(汎用, main frame) 컴퓨터에 입력하고 기초통계량을 정리하고 그래프도 그려보았다. 고고학은 자연과학 분야와는 달리 자료가 아무리 많아도 계산에는 0.2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컴퓨터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출력물이 산더미처럼 쌓여갔다. 문제는 이 결과물에 대한 고고·인류학적 해석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고 내가 얻고자 하는 결론을 도출할 수도 없었다. 보고서 제출 마감 시간은 다가오고 암담하기 짝이 없었다. 결국 그 많은 출력물들을 모두 쓰레기통에 넣어 버렸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내가 ‘무엇’을 ‘왜’하고자 하는가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이를 정리했는데 결국 ‘종이와 연필’ 그리고 나의 아이디어에 의해 해답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큰 교훈을 얻었다. 컴퓨터가 유용한 것은 맞지만 내가 당면한 문제를 모두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백행이 불여일각’(百行而 不如一覺)이라! 즉, ‘백번 행하는 것 보다 한 번 깨닫는 것이 낫다’는 말을 실감하였다. 그 이후 나의 사고방식은 많이 달라졌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래 내 손에 한 번 들어 온 물건은 애지중지 여겨 물건에 따라 최소 10년 최대 30년 이상 쓴다. 자동차, 가방, 지갑, 옷, 구두 등을 마르고 닳도록 쓴다. 목이 늘어난 양말을 신고 테니스를 치는 것을 보고 클럽의 회원들이 놀리지만 상관하지 않는다. 폴더 폰을 쓰다보니 카톡이 안된다고 주위에서 불평이 많았다. 소통이 안 된다고. 그러나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가 스마트폰을 사용한지 아직 3년이 되지 않았다. 연구실에서 매일 컴퓨터를 사용하여 작업을 하지만 모니터는 냉장고만한 것을 쓰다가 얼마 전에 고장 나서 할 수 없이 평면형으로 교체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석·박사 과정 학생들 혹은 연구자들이 컴퓨터가 없어서 혹은 그 성능이 나쁘거나 용량이 부족해서 논문을 못쓰는 것은 아니다. 과거『삼국사기』나 『삼국유사』를 책으로 만들 때는 목판에 한자 한자를 새겨 넣었지만 훌륭한 사서(史書)가 되었다. 결국 ‘종이와 연필’ 그리고 특히 책상머리 앞에서 컴퓨터를 마주하며 죽치고 앉아있을 수 있는 묵직한 ‘엉덩이’가 필요한 것이다.
포대기와 호미 권박 따듯해요 마음껏 따뜻해서 포대기에 업혀 있지 않으면 마음껏 울었던가 봐요 엄마는 그때의 엄마는 산후우울증이란 게 뭔지도 몰랐던 그때의 엄마는 아이 낳자마자 농사를 지었다던 늘 호미 쥐고 땅을 파고 흙을 덮던 할머니가 생각나서 참았대요 마음껏 견뎠대요 아마존에서 포대기, 호미가 그렇게 팔린대 엄마 나는 싫어 그런 인생 왜 사는지 몰라 업힌 나는 지금도 그때처럼 업혀 있는 나는 엄마 나는 그래 말하면 엄마는 그래요 편리하고 실용적인 것만 생각하면 안 된다 그래 말해요 템플스테이에 와서 밥 한술 반찬 한 입 먹는데 차를 마시듯 걷다가 걷다가 걷듯이 참선하는데 엄마 나의 화두는 엄마-되기 엄마처럼 내려놓기 내려놓기 내려놓기 불편을 안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자주 아름답고 싶은 나는 될 수 있을까요 -‘엄마-되기’와 ‘아름답고 싶은 나’ 사이에 선 여성 주체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때아닌 ‘포대기’와 ‘호미’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포대기는 등에 업힌 아기가 엄마(혹은 아빠)와 애정 어린 신체접촉을 가능하게 하고, 호미는 밭을 매고 돌을 골라내는 데 더없이 소중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라. 우리나라에서 ‘포대기’와 ‘호미’는 오래전부터 여성 수난의 대명사가 아니었던가. 우리네 어머니들은 아기를 업고서 밭을 매는, 육아와 노동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숙명을 지닌 존재가 아니었던가. 요즘 시단에서 가장 뜨거운 시인 중의 하나인 권박은 바로 이 점에서 오늘 여성의 정체성을 문제 삼는다. 대화체로 시를 한껏 살려서 말이다. 1연은 시인이 가상 청자를 향해서 내뱉는 ‘봐요’ ‘대요’ 형식의 대화다. 여기서는 나의 체험을 말하는데 ‘마음껏’이라는 반어를 통하여 대대로 이어져 온 여성의 수난을 그린다. 포대기에 업혀 있으면 ‘마음껏’(더할 나위 없이) 따뜻했다. 포대기에서 분리되기라도 하면 ‘마음껏’(기를 쓰고) 울었다. 엄마들은 아기를 업고 호미로 하는 노동을 ‘마음껏’(이를 악물고) 견뎠다. 산후우울증이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로 시달렸던 여성 주체들의 이야기다. 2연부터는 엄마와 나의 대화 형식으로 시가 구성된다. 모녀는 지금 템플스테이에 와서 대화를 나눈다. 엄마가 먼저 ‘아마존’ 이야기를 꺼내자 아직도 수난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그때처럼 업혀 있는”) 내가 “엄마 나는 싫어 그런 인생 왜 사는지 몰라”(2연) 하고, 엄마는 또 “편리하고 실용적인 것만 생각하면 안 된다”(3연) 느긋이 충고한다. 두 사람은 노동과 즐김의 경계를 함께한다. “차를 마시듯 걷다가 걷다가 걷듯이 참선”한다. 엄마에게는 그동안 걷는 것만 있었지, 햇빛을 만끽하며 사람답게 걷는 것은 꿈도 못 꾼 현실. 둘은 차 마시듯 음미하며 걷고 참선도 한다. 그래 걷는 것도 휴식이고 즐김이고 생각도 되는구나, 엄마는 느낀다. 딸이 마침내 어렵게 입을 연다. “엄마” “나의 화두는” 말이에요, 우리 사회의 거대담론인 “엄마-되기”이면서, “엄마처럼 내려놓기” 더 정확히 말할까요, 육아와 노동의 수난일랑 “내려놓기”랍니다. 더 이상 그런 “불편을 안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아님 “자주 아름답고 싶은 나”가 “될 수 있을까요.” 이 말을 전한다. 곁의 엄마에게. 아니 이 땅이 모든 남성들에게 들으라는 듯이. 이 시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남녀불평등을 급진적인 페미니스트보다 훨씬 더 설득력을 갖추어 짚어주는 여성주의 시다.
“저 가수 손목에 까만 거 저거 타투 아냐? 그래도 좋아?” 아들 녀석한테 물었더니 텔레비전에서 아이돌 공연을 보던 녀석이 입을 크게 벌린다. “좋아, 멋있잖아!” 요즘 타투(tattoo)는 예전의 문신과는 좀 다르다. 문신이라면 등판이나 허벅지에 형형색색의 용, 눈에 불을 뿜고 있는 호랑이, 아니면 어설프게 쓴 ‘차카게 살자’ 식이다. 사회적으로 문신에 대한 강한 선입견이 존재했고, 문신한 사람은 왠지 다가가기도 어려웠다.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적어도 아들 눈에 타투를 한 사람들은 유행이나 트렌드에 민감한, 옷 잘 입고 멋을 좀 부릴 줄 아는 패션 리더들이다. 아직 합법적이지는 않지만, 사회적 인식은 어느덧 개인의 개성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타투는 지극히 개인적 선택이며, 자신을 표현하는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와이프 친구도 자기 왼쪽 발목에 새긴 빨간 장미 이쁘지 않냐며 순진한 우리 와이프를 자꾸 꼬신다. 통계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3명(30.5%)이 타투를 해 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여성이 많고, 2~30대 젊은 세대들이 많이 한다고 한다. 부담 없이 경험해 볼 수 있는 제품으로는 스티커 타투나 헤나 타투가 있다. 스티커 타투(55.7%)가 주로 일회용이라면, 헤나(32.8%)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사라지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타투가 궁금하거나 재미와 호기심을 추구하는 20대 초반의 이용률이 높다. 이들에게 타투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그 외에도 레터링 타투(14.8%), 포인트 타투(12.8%), 패션 타투(8.9%) 순으로 좋아하는 걸 보면, 대체로 가볍거나 부담스럽지 않으며 타인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는 순으로 좋아하는 걸 알 수 있다. 더웠던 8월이 지나고 9월이 되니 이제 곧 백로(白露)다. 경상남도 섬 지방에서는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十里) 천석(千石)을 늘인다’고 하여 백로에 비가 오면 풍년이라고 믿고 있다. 이번 추석은 정말이지 ‘넉넉한 한가위’란 덕담을 건넬 수 있으면 좋겠다. 어느 시장조사 업체의 자료에 따르면 설이나 추석 명절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바뀌고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명절은 재충전을 위한 휴식기간(73.5%)’이라는 응답이 가장 가파르게 오르더란다. 이유로 든 ‘휴식’, ‘여가 활동’, ‘가족과 함께’, ‘OTT 드라마/영화 감상’, ‘재충전’ 같은 키워드가 그 증거들이다. ‘북적북적했던 예전의 명절 모습이 그립다(43.4%)’, ‘연휴에 가족모임 거리두기 정책은 이해할 수 없다(24.7%)’는 부정적인 응답보다 ‘코로나로 가족 간 인사나 왕래 등이 줄어서 오히려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59.0%)’는 대답이 현저히 많다. 코로나19가 오랜 명절 풍습마저 바뀌어버렸다. 재미있는 대목은 저(低)연령층은 추석 명절을 ‘재충전을 위한 휴식기간’으로 보는 반면, 오히려 고(高)연령층은 ‘즐거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는 등 심리적 부담감을 드러냈다. 익히 예상되듯이 명절 기간 내 여성의 집약된 가사노동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며느리보다 시어머니 등 고연령층이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미혼자들(27.7%)보다 기혼자들(41.5%)이 ‘명절은 피곤한 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반면에 저연령층에서는 연휴 기간에 친척들을 만나더라도 ‘특별히 할 일이나 할 말이 없다(56.8%)’는 반응이 높았다. 윷놀이나 화투 말고는 가족 전체가 딱히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가 없으니 각자 핸드폰만 뚫어져라 보고만 있다. 평소에 친척들과 왕래나 교류가 많지 않은 오늘날의 가족상(像)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명절은 그럼 가족 관계에 있어 어떠한 영향을 끼친다고 봐야 할까? ‘친척들과 좀 더 가까워졌다’는 대답(14.8%)은 아쉽게도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오히려 ‘명절이 가족 관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반응(70.3%)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가족끼리만 옹기종기 보내는 명절이 될 것(78.1%)’이라고 예측한다거나 ‘요즘 시대에 기존의 전통적인 가족관계 분위기를 유지하기란 어려울 것(76.1%)’이라는 응답은 코로나19로 인한 가족 관념에 대한 변화로 명절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효봉스님께 한 신도가 여쭈었다. “스님, 사람이 살아생전에 좋은 일 많이 하면 극락에 가고, 나쁜 일 많이 하면 지옥에 간다고 하는데 정말인가요?” “아무렴, 그렇고말고.” “그럼 정말로 극락과 지옥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요, 스님?” “아무렴 있고말고” “사람이 죽은 뒤에 저세상에 가면 그곳에 극락도 있고 지옥도 있다, 그런 말씀입니까. 스님?” “아니야, 극락과 지옥은 저세상에 있는 게 아니고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있어” 이번 뇌수술을 받으면서 실제로 지옥을 체험했다. 4시간여 수술 중에는 의식이 전혀 없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기억이 없었다. 그런데 의식이 돌아오고부터 그 고통은 정말 견디기가 힘들었다. 평소 세상을 살면서 얼마나 못된 짓을 많이 하였기에 생전에 이런 지옥을 겪게 되는지……. 수술을 한 지 3주가 지난 오늘까지 수술 부위를 중심으로 이곳저곳에 아직 통증이 남아 있다. 이제 주위를 살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이 세상을 보다 밝게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살아야 하겠다. 적멸보궁 영역을 벗어나고자 하는데 자꾸 뒤가 켕긴다. 다하지 못한 이야기, 꼭 해야만 할 이야기가 남아있을 것 같다. 이리저리 둘러보며 생각해 보니 응진전 앞의 삼층석탑과 목탑지 이야기를 빠뜨린 것이다. 삼층석탑은 지대석 위로 2층의 기단에 3층의 탑신을 올린 전형적인 통일신라의 석탑양식이다. 응진전에 치우쳐 있어 전체적으로 어색한 느낌이 없지 않다. 아마도 이 석탑 조성 당시에는 마당 오른편에 규모가 큰 목탑이 있었기 때문에 소박하게 이 자리에 탑을 세운 듯 하다. 사찰에서 전해지고 있는 오종수 설화에 의하면 지금 삼층석탑 아래로 이 물을 마시면 기골이 장대해지고 힘이 대단해지는 장군수가 흐르고 있어 일본인들이 다른 위치에 있던 이 석탑을 옮겨와 장군수를 매몰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 탑에 귀를 기울이면 아직도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는데 실제 물 흐르는 소리는 들리지 않으나 수맥 탑사 결과 탑 아래 열십자 방향으로 물이 흐르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도 또한 삼층석탑의 위치가 한쪽으로 치우쳐 어색한 것에 대한 해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삼층석탑의 기단부는 상·하층 모두 우주와 탱주가 새겨져 있는데 우주는 모두 2개, 탱주는 하층은 2개인데 상층은 1개이다. 탑신부의 탑신석에는 모두 우주가 새겨져 있고, 1층에 비해 2층과 3층은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옥개석의 층급 받침은 모두 4단이고, 윗면의 기울기는 급한 편이다. 이 탑의 상륜부는 받침돌인 노반 위에 복발과 앙화까지만 남아 있고, 탑의 곳곳이 손상되어 있다.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이 탑은 규모가 작고, 옥개받침이 4단이며, 탑신석이 위쪽으로 갈수록 작아지도록 표현된 점 등으로 미루어 통일신라 후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대적광전 영역의 동쪽에는 2단의 자연석으로 쌓은 축대 위에 20여개의 초석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사적기에도 등장하는 기림사의 목탑지이다. 삼천전이라는 전각형태의 목탑지로, 사적기에 따르면 이 목탑 안에 정광여래의 사리를 모시고 있었다고 한다. 정광여래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출현하시기 이전의 부처님으로 이분의 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것은 이곳이 부처님이 탄생하시기 이전부터 불국토였다는 신라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겠다. 이 목탑지에 나무가 한 그루 우뚝하다. 이 자리에는 보리수로 알려진 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그런데 수년 전 이 나무가 태풍으로 쓰러져 죽었다. 이후 새로 심은 이 나무는 사찰에서는 흔히 염주나무로 알려진 찰피나무이다.
그룹 ‘사랑과 평화’ 키보디스트인 팝 피아니스트 이권희 씨의 문화예술 공연 포럼 ‘녕우사랑’ 콘서트가 이권희 씨의 음악적 열정과 깊이, 뜻깊은 후원자들의 관심으로 꾸준히 열리고 있어 주목된다. 녕우사랑 콘서트는 지난 8월 26일 포항 ‘트리파니’에서 ‘밤바다를 담다’는 이름으로 공연을 열어 40여명의 후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끝났고 9월 20일에는 대구 수성 유원지에 있는 ‘1997 빠리’에서 ‘잠 못 이루는 밤’이라는 이름으로, 9월 22일에는 역시 대구 하양읍 무학로의 ‘다방 물볕’에서 ‘구월 물 밑에 스미다’는 이름으로 공연을 열 예정이다. 지난 6월 16일 밤, 경주 소티 고개 근처 로만티시에서 첫 발대식을 가진 ‘녕우사랑’은 경제적·지역적으로 음악 혜택을 받기 어려운 곳을 찾아 공연으로 사랑을 전하는 음악 예술 후원단체다. 이권희 씨는 이처럼 순차적인 공연을 열어 조금씩 녕우사랑 후원자를 넓혀가는 한편 최소한 500명 정도의 후원자 그룹이 결성될 경우 정기적인 후원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특히 자신이 속한 그룹 사랑과 평화도 자신과 뜻을 함께함으로써 언제든지 공연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더욱 기대된다. 마침 이권희 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인생 영화로 톰 크루즈와 리콜 기드먼 주연의 파 앤드 어웨이(Far and Away - 1992)를 꼽아 자신의 음악적 개척사와 궤를 같이하는 영화로 소개했다. 파 앤드 어웨이는 아일랜드 출신의 소장농 조셉 도넬리(톰 크루즈)가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보고 분노를 느껴 지주를 죽이려다 지주의 딸 샤논(리콜 키드먼)이 휘두른 삼지창 농기구에 찔려 부상 당한다. 이를 계기로 마음이 통한 두 사람은 이후 미국으로 탈출,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초기 미국 개척사에서 땅을 얻기 위해 스스로 달려간 만큼의 지역에 깃발을 꼽는 것으로 땅을 얻는 방식이 있는데 두 사람은 힘을 모아 자신의 땅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싸움 실력을 알게 된 톰 크루즈가 복싱으로 거구들을 물리치는 등 영화의 극적 재미가 돋보인다. 이권희 씨는 경주상고를 졸업하고 혈혈단신 서울로 온 자신의 처지를 영화의 주인공과 대비시킨다.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도 아니고 더구나 대중음악을 낮춰보던 눈길이 남아 있던 시대에 아무런 연고도 없고 도와줄 사람도 없었던 서울로의 상경은 그야말로 신천지로의 이동에 버금가는 일이었다. 믿을 것이라고는 오직 자신의 음악 하나뿐이었는데 그나마도 오디션이 어디에서 열리는지조차 몰라 자신의 실력을 검증받기 어려웠다. 더구나 이권희 씨는 고교 시절부터 군악대에 이르기까지 드럼과 트럼펫을 연주했고 프로로 입문할 때 비로소 키보디스트로 전환해 자신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마치 내세울 것 없던 소작농 아들이 미국에 건너가 자신이 권투에 소질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권희 씨는 오로지 자신의 실력만으로 자신을 세웠고 정글 같은 서울 무대에 적응하며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권희 씨는 ‘강산에 밴드’의 키보디스트로 활동하며 음악적 역량을 다졌고 1998년 마침내 그룹 ‘사랑과 평화’에 합류했고 7집 ‘The Endless Legend’(2003)를 발표하며 더 이상 ‘누구에 속하거나 떠돌이가 아닌’ 아닌 자신의 그룹을 이루게 된다. 이것은 마치 톰 크루즈가 죽으라고 달려 자신의 땅을 얻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이 오늘날 미국으로 성장한 것은 초기 개척 이후 미국을 형성해 온 주류들이 미국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원주민을 침해하고 흑인과 소수 이민자들을 노예로 부리거나 학대하는 등의 갈등을 극복하고 부단히 사람과 사람, 인종과 인종의 간극을 넘어오며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추구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영화는 주인공들이 자기들의 땅을 얻는 것에서 그치고 말았다. 그래서일까? 40년 넘는 음악인생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이권희 씨가 ‘녕우사랑’이라는 나눔의 길에 들어선 것은 ‘파 앤드 어웨이’를 뛰어넘어 새로운 희망을 보여준다. 자신의 음악을 굳세게 밟고 팝 피아니스트의 독보적인 경지를 이룬 이권희 씨, 그가 보여줄 ‘파 앤드 어웨이’는 어떤 세상일지 기대된다.
천무천황이 686년 사망했다. 황후가 천무천황이 가는 저승길에 눈물가를 지어 바쳤다. 만엽집 159번가가 그것이다. 八隅 知 之/我 大王 之 暮去 者 召賜良 之/明 来者 問賜良 志/神岳 乃 山 之 黄葉 乎/今日 毛鴨 問給 麻 思/明日 毛鴨 召賜 萬旨 其/山 乎 振放見乍/暮去 者綾 哀/明 来者 裏佐備 晩 荒妙 乃/衣 之 袖 者 乾時 文 無 “온 세상의 사람들아, 천무천황의 업적을 알리라 / 대왕께서 해가 질 때 가시려 하니 가지 못하게 눈물가를 지어 불러주라 / 날이 샐 때 가시려 하니 알려주라, 생전의 공적을 / 그대가 가는 산(神岳山) 황엽이여 / 오늘 그대에게 눈물가를 부르며 사람들이 슬퍼한다 / 내일도 천황께 생전의 공적을 알려 주라 / 천황께서 산으로 떨쳐 가시는 게 언뜻 보이는구나 / 해가 질 때 가셔도 슬프도다 / 젊은 시절에는 충심으로 어머니 제명천황을 보좌하였고, 나이 들어서는 거친 세상을 아름답게 하였다네 / 옷소매가 마를 때 없이 눈물이 흐르는구나” 황후의 슬픔이 작품 속 한 글자 한 글자에 짙게 배어 있다.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가는 그를 슬퍼하며 환송했다. 본 작품에는 몇 가지 재미있는 표현이 나온다. 우선 한자를 이용해 한반도어를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표기법인 향가체 표기가 눈에 띈다. 召賜良(부르다 소, 주다 사, 길하다 라)=불러주라. 問賜良(아뢰다 문, 주다 사, 길하다 라)=아뢰어주라. 위에서 보듯 ‘불러주라’, ‘아뢰어 주라’라는 말은 한국인이 아니면 구사할 수 없는 말이다. 본 작품이 한국어로 표기되었다는 것은 작자가 한반도어를 구사하는 사람임을 말한다. 작자는 누구인가. 훗날 지통천황으로 즉위하는 노야(鸕野) 황후였다. 황후이자 천황이 될 그녀는 한반도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이 사실은 일본 황실이 한반도 출신이라는 우리나라 일각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또 다른 표현이 있다. 산의 노란 단풍은 상복을 말하고 있다. 현대인들이 입는 삼베 상복의 색은 노란색이다. 그 당시 일본인들도 한반도에서 입고 있던 노란 삼베옷을 입고 있었다. 한반도어와 노란 황엽은 고대 일본에 끼친 한반도의 영향력을 증명한다. 그대가 가는 산(神岳山) 황엽이여. 오늘 그대에게 눈물가를 부르며 사람들이 슬퍼한다. 천무천황이 편안히 저승으로 갈 수 있도록 비는 작품이다. 그녀는 노래를 지으며 천무천황의 생전 공적을 미화하고 있다. ‘젊은 시절 충심으로 어머니 제명천황을 보좌하였고, 나이 들어서는 거친 세상을 아름답게 하였다’고 하고 있다. 이처럼 눈물가를 만들며 망자의 생전 공적을 꾸미는 기법을 미화법이라 한다. 미화법을 모범적으로 구사하는 작품이다. 일본의 연구자들은 천무천황을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천황이라고 평가한다. 그러함에도 불구 만엽집 1권에는 천무천황에 대한 눈물가가 단 한 작품만이 수록되어 있다. 대접이 말씀이 아니다. 추후 이야기하겠지만 훗날 지통천황으로 남편을 뒤이어 즉위하는 노야(鸕野讃良) 황후에 대한 눈물가는 압도적 비중으로 그 숫자가 많다. 이를 통해 드러나는 만엽집 편집자의 의도는 명백하다. 만엽집의 주인은 바로 노야황후(鸕野讃良)라는 것이다.
경주시가 추진 중인 신중년 사회공헌활동지원사업에 참여한 신중년들의 재능기부가 이어지면서 지역사회 발전과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현재 지역 내 300여명이 넘는 참여자가 사회복지시설을 비롯한 비영리단체에서 문화예술, 학습지도, 상담·멘토링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동하고 있으며, 신중년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업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신중년 사회공헌활동지원사업은 지식과 경험을 갖춘 퇴직 전문인력들을 활용하여 사회적기업, 비영리단체 등에서 봉사활동을 통한 재능 나눔과 함께 기관의 운영 기반 조성을 지원함으로써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오는 사업으로 경주시는 올해말까지 400명 이상의 참여자를 모집·지원할 계획이다. 사업 운영기관 (사)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 강봉구 센터장은 “퇴직 신중년 전문인력의 재능 나눔 기회 확대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며 “전문 경력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퇴직 신중년의 적극적인 사업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사업 참여자로 선정되어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게 되면 시간당 2000원의 참여 수당과 1일 최대 9000원의 활동실비가 지급된다. 사업 참여 희망자 및 기관은 운영기관인 (사)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054-773-5002)로 문의 후 신청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경주 화랑마을이 추석명절을 전후로 방문객들을 위한 흥미로운 미션게임을 선물한다. 18일까지 화랑마을에서는 휴대폰을 활용한 야외 방탈출 미션게임인 ‘용화향도’를 시범 운영한다. 용화향도(이하 방탈출게임) 게임은 지난 2021년 11월 경상북도 ‘3대문화권 인프라 활성화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예산 2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사업이다. 방탈출게임은 플레이스토어(안드로이드)에서 ‘화랑마을’ 검색해 어플을 다운로드 받은 후 화랑마을 화랑전시관(오프라인)을 직접 방문해 키트를 수령해야만 체험이 가능하다 이어 휴대폰 게임 안내에 따라 화랑마을(오프라인) 곳곳에 있는 미션을 수행하면 된다. 방탈출게임은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청소년 및 일반인들을 위해 정보통신 기술(ICT)를 활용한 체험활동 콘텐츠로 코로나19 등과 관계없이 진행할 수 있는 오프라인 비대면 프로그램이다. 이번 시범기간 중 추석당일은 전시관 휴무로 미 운영하며, 시범운영을 거쳐 10월부터 유료화 될 예정이다. 운영시간은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종료 5시 50분)까지며, 권장연령대는 12세 이상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자세한 내용은 화랑마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최근 전 지구적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나라 지방정부와 시민사회가 탄소중립 실현에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 2020년 7월 고양시는 기후 위기 대응 조례를 제정했다. 고양시 조례의 내용을 보면,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감축 목표를 정해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에 포함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분야별 연차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추진사항을 해마다 점검하기로 했다. 또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기후변화대책위원회 설치·운영, 기후변화 대응책 추진에 소요하는 재정상 조처 등의 내용을 담았다. 2020년 9월 16일, 제주도의회 포스트 코로나 대응특별위원회는 제주도 조례에서 사용하는 ‘기후변화’라는 용어를 ‘기후 위기’로 일괄 개정하는 조례안을 발의했다. 2021년 11월 7일, 제주도는 탄소중립 선도 ‘글로벌 기후연합체’ 가입행사에 참석해 제주의 탄소중립 비전과 의지를 표명했다. 서울 도봉구는 2020년 10월 19일 기후 위기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협치 공론장을 개최하기도 했다. 11월 6일 경기 광명시는 기후 위기 대응 조례를 제정하고 공표하였다. 조례는 광명시 SDGs와 연계한 점검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의회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공부가 한창이다. 2020년 12월 20일 창원시의회에서는 의원 연구단체로 ‘기후 위기·그린 뉴딜 정책연구회’를 만들었다. 2019년 조례제정이 있었고 곧 창원시 기후변화대응 위원회를 발족할 계획이다. 창원시는 조직체계 정비, 읍·면·동과 함께하는 탄소중립 마을만들기 등도 준비 중이다. 경남도의회도 2020년 12월 21일 본회의에서 ‘경상남도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김해시는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비 산업 부문인 가정·상업·수송 부문 온실가스 감축 실천 운동에 나선다. 시는 △탄소중립 생활 실천 운동 확대 △탄소중립 실천 교육 강화 △탄소제로 1.5 캠페인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생활 속 꿀팁’ 홍보 △‘기후 행동 1.5℃ 챌린지’ 등 5대 전략별 34개 세부과제를 제시했다. 한편, 전라남도는 2021년 3월 2050 탄소중립 비전을 발표하고 약 9000만 톤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에너지, 산업, 산림 등 전 분야에서 전체적인 감축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12개 기초지방정부가 모여 있는 전남도는 협력체계를 잘 구축하여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 개발, 탄소 포집 등 산업공정 개선, 중앙 및 지방정부의 동시적인 재정지원, 시민 인식 제고를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고자 한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시민단체 활동은 ‘탄소 사냥꾼’으로, 탄소 흔적 지우기 운동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하고 있어, 도 차원에서는 이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전남도는 철강, 석유화학, 여수산단이 있는 곳으로 탄소 배출의 81%가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공정 과정에서의 탄소 발생을 제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나무 심기를 진행하는 등 탄소 발생원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이클레이 한국사무소 2021. 11. 4.). 2021년 1월 26일 대전시 유성구의회도 ‘기후 위기 대응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는 등 전국적으로 기후 위기 대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022년 1월 4일 부산 동구는 가구 개편을 통해 ‘기후환경 정책계’를 만들고 부산 기초단체 중 처음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해 지역 특성에 맞는 에너지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2022년 9월 6일 경기도(도지사 김동연)와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사장 김현권)이 주최하고 경주대학교 SDGs·ESG 연구센터(소장 이창언 교수)가 준비한 탄소중립 국제포럼, ‘한·중·일 탄소중립 공동협력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이 개최되었다. 발표에 따르면 경기도는 2022년을 탄소중립 원년으로 선포하고 탄소중립 추진체계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경기도는 탄소중립 기본조례 제정, 탄소중립 위원회 운영, 탄소중립 추진계획을 체계화하여 도민과 함께하는 탄소중립을 실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일례로 온실가스 감축, 기후위기 적응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전환 시도, 탄소중립도시를 향한 전략 수립,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 온실가스감축 인지예산 도입, 탄소중립지원센터 설립 지원, 탄소중립 펀드 조성 등의 활동을 기획, 실천하는 중이다. 이처럼 한국의 많은 지자체가 도시 운영 및 지역사회 수준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탈 탄소 확대, 기후변화 적응 및 회복력 증진을 위한 계획, 이행 및 모니터링을 확대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 실제로 시급한 조치가 요구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기후 비상사태를 정치적으로 선언한 지방정부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적응과 완화를 접목하여, 복합적인 시스템 속에서의 변화를 관리하기 위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과정’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산위 석벽위에 위치한 오렌지색 「코러드」 마을 7월의 유럽 여름날은 연일 뜨겁습니다. 몇십 년 만에 처음 나타나는 가뭄과 더위로 도시 사람들은 지쳐있고, 프로방스 지역의 관광객 또한 더위를 먹은 것처럼 힘이 빠져있습니다. 여기는 우리 텐트에서 가까이 있는 남프로방스의 ‘코러더’란 산중 마을입니다. 오랜지 마을이라고도 해요. 산중턱에 석벽을 쌓고, 그 위에 집들이 지어져 있습니다. 집들이 오렌지 색인 황토 언덕에 건축되어 있어 집과 건축물, 석벽 등 거의 모두가 멀리서 보면, 황토색으로 덮힌, 오렌지 마을처럼 보인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산 언덕 위에 중세풍의 벽돌집들이 촘촘히 붙어있고, 도로가 좁고, 주차장이 적어 동네가 갑갑합니다. 그러나 찻집, 가게, 기념품 집, 교회 등 여러 사람이 공동 이용하는 곳은 다 길가에 늘어서 있어요. 마을에서 앞을 건너다보면, 절벽 아래 멀리 올리브 나무, 목축지. 농작물 등의 자연환경들도 아름답게 보입니다. 그러나 염천 하의 노란색 집들은 더욱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어 마을이 푹푹 찌는 것만 같아요. -소 목축 고원 「크레테 샤들러」 고지 우리는 오렌지 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주변 경관이 좋다는 「크레테 샤들러」 고원에 차를 몰고 올랐습니다. 소, 말 등 가축을 방목하는 초원지대로 한국 같으면 대관령 목축지대 같은 곳입니다. 이곳은 어딜 가나 자연환경이 좋아 고요함과 맑은 공기가 주변을 감싸고 있고, 산야엔 집들이 띄엄띄엄 흩어져있는 목가적인 산골 마을이에요. 꽤 높은 곳까지 차도가 나 있어 정상 쪽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채소, 옥수수, 감자 등이 있는 밭도 있고, 소들의 집인 우사들도 나란히 줄지어 있습니다. 마구간을 구경하다가 출입문 도어에 꽃다발이 걸려있는 것을 보고 이상해 주위 사람에게 물었어요. 송아지가 출산 되면 축하해주는 뜻으로 꽃다발을 크게 만들어 출입문에 걸어준다고 합니다. ‘축 이쁜 송아지 출산’이란 뜻의 화환인 것 같아요. 어미 소가 꽃다발을 핥아주며 좋아한다고 합니다. 가축을 한 가족처럼 생각하는 산골사람들의 따스한 마음을 보는 것 같았어요. 방목장을 둘러보고 내려오면서 계곡 쪽에 있는 트레킹 코스를 탔습니다. 깊은 계곡 한쪽에 철제 디딤판을 만들어놓고, 석벽에 조각된 조형물을 보는 것인데, 사냥놀이, 전쟁 흔적, 도시생성 과정을 그려놓거나 새겨놓은 곳입니다. 계곡 아래에는 세찬 물이 흘러가고, 그 위에서 디딤판을 딛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시원한 물길과 함께 스릴을 맛보게 하고 있어요. -전설이 있는 이름다운 옛성이야기 계곡을 오르다 안내판이 있는 오래된 성을 만났습니다. 안내판에 칼을 들고 말을 탄 기사가 새겨있고, 깃발을 든 사람들도 있어요. 성 내력과 성주에 대한 설명문인 것 같습니다. 3층짜리 돌집인데, 사각형의 잔디밭에 건물이 우뚝합니다. 울타리는 열려있으나 집안은 굳은 자물쇠로 잠겨져 있어요. 울타리 변에 나무들이 울창하며 잔디는 반듯하게 잘 다듬어져 있습니다. 안내문에 의하면, 17C 경, 어느 백작의 집이데, 주인이 전쟁에 나간 사이 부인이 그를 기다리다가 소식이 없자, 남편이 죽은 줄 알고 하인들과 함께 집을 떠났어요. 이곳 성주가 살아 돌아와 부인을 찾았으나 결국 찾지 못하고, 출입문에다 ‘나를 잊지 말라’고 글을 새겨놓고, 그도 이곳을 떠났다는 슬픈 사연이 적혀있었습니다. 잔디밭에서 점심으로 싸간 토스트를 먹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한나절 쉬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 의하면 ‘나를 잊지 말라’는 글은 성주가 집을 나간 부인에게 남긴 말도 되지만, 동네 사람들에게 이 집을 부탁한다는 말도 된다며 지금도 후손들이 옛 성주를 기리며 성을 보살피고 있다고 합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내남 이조 최부자 개무덤 설화는 “-최가들 한데 중시조가 어데 갔다 오다가 술이 취해가지고 산길에 드러눕는디. 불이 나서가지고, 사람한테로 불이 붙어 오니까네, _중략_ 같이 간 개가 몸을 물에 젖시고, 불을 끄고 개가 죽어버렸다. 경상도 최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개를 묻어 놓고, 일년에 제사를 지내 준다던가 어쩐다던가” <한국구비문학대계, 6-1, 569쪽, 채록한 원본입니다.> 개무덤에 대한 설화는 여러 형태로 전국 곳곳에 산재되어 있다. 구전으로 전해지는 개무덤의 설화 중에서 경주 최씨 개무덤, 최부자 개무덤, 경주 내남 이조 개무덤 등 경주 최씨와 관련된 것이 매우 많다. 최부자는 정무공(貞武公) 잠와(潛窩) 최진립(崔震立, 1568~1636)부터 3남 동량(東亮)으로 이어져 최준까지 12대 300년 동안의 만석꾼을 말한다. 최부자는 가거10훈(家居十訓), 6훈(六訓), 6연(六然)을 실천하여 부자이면서 존경 받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이며, 또 12대 마지막 만석꾼 최준은 교육사업, 독립운동, 국책보상운동 등에 많은 재산을 기부하였다. 마지막 남은 재산도 후손에게 물려주지 않고 미래를 위한 인재양성을 위해 대구대학교(현 영남대학교) 설립기금으로 내놓았다. 미래를 걱정했던 최부자는 존경받는 부자로서 시대적 귀감 대상으로 충분했다. 최부자는 부의 축적에도 가난한 이웃을 생각했고, 이룬 부를 함께 나누는 실행으로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귀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최부자의 부를 존경했고, 백성들의 시대적 바람과 관심이 개무덤의 설화가 되어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온 경주 최부자의 이야기이다. 경주 최부자 개무덤 설화의 무대는 1대 최부자인 입향조 정무공(貞武公) 잠와(潛窩) 최진립(崔震立)에서 7대 최부자 최언경까지 살았고, 지금도 혈손들이 살고 있는 내남면 이조리(가암佳巖)이다. 현재도 마을 뒷쪽에는 흙으로 만든 커다란 무덤이 있고, 꼭대기에는 천작도(天作棹)란 큰 돌 돛대를 상징하는 장대한 돌비석이 세워져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이조에 살고 있는 최씨 혈족들을 이조최씨, 가암최씨, 개무덤 최씨, 갬디미 최씨라고 불렀다. 개무덤의 설화는 12대 만석꾼 최부자의 부가 시작된 내남 이조 최씨 혈족들에게도 오래전부터 구전되어 내려온 이야기였다. 그러나 19세기 경주지역이 노론과 서론, 남인으로 나누어진 당파의 소용돌이에 소극적인 대응을 한 이조 최씨를 개무덤에 빗대어 비하하는 표현으로 견분(犬墳)최씨, 가최(佳崔)등으로 낮추어 부르는 것이 못마땅하였다. 비하하는 시대적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응 논리가 미역내, 별내, 박달천의 세 거랑이 모인다는 ‘갯모듬’(浦會)이란 어원이 변화되어 개무덤이 되었다는 설과, 신라 진성여왕의 간부(姦夫)인 각간 김위홍의 무덤으로 그의 행실을 빗대어 개무덤이라 불렀다는 설 등이다. 400년이란 세월 동안 구전되어온 설화의 원형이 와전되어 경주 최부자 개무덤이 실체가 없는 설화가 되어, 오늘날의 학계에서 지워지고 있다. 개무덤에 관한 옛 기록은 1651년(효종 2, 신묘)에 3대 최부자인 최국선의 6형제 재산 상속 문서인 ‘최국선동생남매화회문기(崔國璿 同生 男妹 和會文記, 1651)’와 전답 소송에 관한 고문서, 동경통지(東京通志 卷六 三十七) 등에 전답의 위치 표시에 개무덤(견분, 犬墳)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또 경주 남쪽 지역인 부남(府南)지역의 전답을 지역별로 구분하는 기준점이 개무덤(견분, 犬墳)이었다. 내남 이조 최부자 개무덤의 설화는 그 시대의 여러 고문헌과 혈족들의 구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조 개무덤 이야기는 착한 부자로 시대의 귀감이 된 최부자의 스토리텔링이다. 내남면 이조의 입향조인 정무공 잠와 최진립의 청백리와 12대 300년을 이어온 최부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즈, 정무공 잠와 최진립의 불천위 제사 후에 종에게도 지내는 제사, 하늘 아래 모든 백성은 동일하다는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 등은 갬디미(개무덤) 최씨의 가문에서 이어온 일들이며, 개무덤 설화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부자의 귀감이 ‘경주 최부자 개무덤’이야기로 구전된 설화는 21세기의 시대정신인 동반성장, 사회공헌, 창조적 자본주의와 잘 부합된 부자 스토리텔링이다. 12대 만석꾼 최부자의 내남 이조 개무덤 설화를 우리는 그대로 간직하는 것이 이 시대인의 의무이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못을 뚫어 물을 채우니 물고기 소라 자라고 (鑿池爲海長魚螺) 물길을 당겨 중심에 대니 콸콸 흐르네(引水龍喉勢岌峨) 여기서 놀이하다 신라는 나라를 잃었는데 (此是新羅亡國事) 지금은 봄물로 좋은 벼가 자라나네 (而今春水長嘉禾) 조선 초 학자이자 문신인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의 시문집인 ‘매월당시집’(梅月堂詩 集)에 실려 있는 ‘안하지 옛 터’(安夏池舊址)란 시다. 그가 노래한 ‘안하지’는 월성 북동쪽에 있는 ‘월지’(月池)다. ◆‘안압지’란 이름으로 더욱 친숙 ‘동궁과 월지’는 대중들에게 ‘안압지’(雁鴨池)란 이름으로 더욱 친숙한 유적이다. 하지만 안압지는 사실 신라 때 명칭이 아니라, 조선시대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처음 등장한다. ‘기러기와 오리가 날아드는 연못’이라는 뜻이다. 신라가 멸망한 이후 연못은 웅덩이처럼 변했고, 조선시대 시인 묵객들이 이를 ‘안압지’로 부르면서 시를 쓰는 등 기록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신증동국여지승람’이 나오기 전 김시습이 ‘안하지’란 표현을 쓴 것으로 미뤄 안압지와 비슷한 발음을 가진 표현이 15세기 무렵부터 사용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이곳에선 1975년 경주고적발굴조사단이 실시한 발굴조사에서 ‘의봉4년개토’(679)명 기와와 ‘조로2년’(680)명 전돌이 출토되었는데, 이 유물을 통해 연못 주변 건물지가 문무왕 19년(679)에 지은 동궁(東宮)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안압지란 명칭은 1982년 당시 한병삼 국립경주박물관장에 의해 ‘안압지는 월지’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그 명칭의 타당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후 안압지에서 나온 ‘동궁아일’(東宮衙鎰)명 자물쇠, ‘세택’(洗宅)명 목간, ‘용왕신심’(龍王辛審)·‘신심용왕(辛審龍王)’명 접시 등에 새겨진 명문이 ‘삼국사기’ 직관지에 나오는 동궁 소속 관청 가운데 ‘세택’(洗宅), ‘월지전’(月池典), ‘월지악전’(月池嶽典), ‘용왕전’(龍王典) 등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월지악전’(月池嶽典)은 조경을 담당한 관청인데, 소속된 관리 중 수주(水主, 둑과 연못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추정)를 뒀다는 기록으로 미뤄 이곳에서 연못을 관리했고 연못 이름이 월지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이에 따라 1963년 사적 18호로 지정됐던 안압지를 포함한 신라왕궁 별궁터 ‘경주 임해전지’는 2011년 문헌기록과 출토유물, 발굴조사 내용 등의 재검토를 통해 ‘동궁과 월지’로 이름이 바뀌게 된다. ◆3만3000점 신라유물 쏟아진 월지 동궁과 월지에 대한 첫 발굴은 일제강점기인 1925년 이뤄졌다. 1925년 8월 25일자 동아일보는 동궁과 월지 발굴과 관련한 ‘고적 진품 발견-음석으로 만든 도랑’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고적을 연구하기 위해 경주에 가있는 일본 제국대학 교수 원(原) 박사가 지난 20일 경 안압지 부근에서 음석(陰石·오목한 돌)으로 만든 길이 오십일 간(間)의 곡선상의 도랑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고적 중에도 매우 진귀한 것으로 군 당국에서 발굴하는 중이라는 내용이다. 이후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정부는 경주종합개발계획 10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경주의 여러 유적과 시의 외관을 정비하면서, 안압지도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1974년 11월 준설공사가 시작됐다. 준설 작업 이전 월지는 가끔씩 낚시를 하는 이들이 찾는 넓은 연못에 불과했다. 그러나 준설작업이 시작된 뒤 이곳에서는 다수의 유물이 발견됐다. 양수기로 연못의 물을 빼낸 다음 포클레인으로 진흙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다량의 유물이 섞여 나왔고 월지 호안석축의 일부가 드러났다. 공사는 즉시 중단됐고 이듬해인 1975년 3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전신인 경주고적발굴조사단 주도로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시작됐다. 2년여의 발굴조사 결과 전체 면적이 1만5658㎡(4738평)에 이르는 대형 연못과 그 안에 독립된 3개의 섬이 발견됐다. 연못 가장자리와 섬 외곽에 석재를 쌓아 만든 호안석축과 물이 들어오고 빠져 나가는 입수구·출수구 시설도 확인됐다. 못의 서쪽과 남쪽에서는 대형 건물지를 비롯한 31곳의 건물터도 모습을 드러냈다. 안압지 발굴 당시 조사원으로 참여했던 윤근일 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소장은 “준설작업 이전 안압지는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고 가운데 물이 고여 있는 정도의 상황이었다”며 “그때는 그냥 하나의 못으로만 생각했지 그 안에 돌로 석축을 쌓아서 정연하게 만든 호안이 나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고 회상했다. 당시 출토된 유물은 3만3000여점에 달했다. 이 가운데 1만5000여점이 완전한 형태로 세상 밖에 나왔다. 이처럼 많은 유물이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연못 바닥 진흙 덕분이었다. 진흙은 마치 타임캡슐처럼 1200여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유물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가 토해냈다. 유물은 대부분 연못의 서쪽 건물지를 중심으로 호안석축 내부 반경 6m 거리 내의 바닥토층에서 출토됐다. 종류는 기와, 벽돌, 건축부재, 불상, 그릇, 숟가락, 배, 주사위, 금동제 가위, 목간 등으로 다양했다. 출토품들은 경주 지역 고분에서 출토된 부장품과는 달리 신라 궁중생활을 엿볼 수 있는 실생활 용품이 많이 출토됐고, 중국과 일본에서 출토된 것과 유사한 유물도 나왔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1975년 4월에는 월지의 중도와 소도 사이에서 뒤집힌 모습의 나무로 된 배가 발견돼 화제가 됐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출토된 배 중 가장 오래된 것일 뿐만 아니라 완전한 모습으로 출토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 유물은 통일신라의 건축·불교미술·생활상·오락문화 등 통일신라 초기 신라인의 생활을 엿보고, 중국·일본과의 문화교류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는 게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통일신라 수세식 화장실 유적 발견 ‘화제’ 발굴조사 이후 1980년 9월까지는 유적의 정비·복원 사업이 진행됐다. 발굴 당시 출토된 건물 부재를 기초로 해서 3동의 건물을 복원했고, 나머지 건물 터의 기둥자리에도 화강암을 다듬은 초석을 배치하는 등 오늘날 볼 수 있는 동궁과 월지 유적의 모습을 갖췄다. 동궁과 월지 입구에 들어서면 연못 서편으로 복원된 건물 3동이 있다. 사실 복원 당시 신라 건축에 관한 자료·정보 등이 부족해 당대 건축물 형태로 완벽하게 복원한 것은 아니더라도, 최대한 출토된 부재를 기초로 해 복원했다고 한다. 기둥 위 지붕을 받치기 위한 공포의 부재인 첨차와 주두, 난간을 장식한 살대 등은 모두 출토유물을 복원한 것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통일신라 왕경의 구조와 성격을 확인하기 위해 동궁과 월지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 성과로 2017년에는 통일신라 시기 수세식 화장실로 추정되는 석조물과 터널형 수로시설을 발굴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지금까지 동궁과 월지에서 나온 유물 일부는 국립경주박물관 월지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발굴 당시 화제를 모았던 목선도 보존처리를 마치고 월지관에 전시돼 있다. 김운 역사여행가
경북도는 코로나19 재유행·확산 대응으로 노령 인구가 많은 고위험 취약시설 및 감염병 전담병원에 음압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며 지역주도 대한민국 과학방역 모델을 제시했다. 다수가 집단생활하고 있는 노인 요양시설 및 의료시설의 음압시설은 위험한 병원균 및 바이러스로부터 환자, 의료진, 종사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는 동시에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한 중요한 부분이다. 이에 경북도는 전국 최초로 권역별 요양병원·시설 10곳에 6억원을 투입해 이달 말까지 음압병실 471여개를 구축할 방침이다. 오미크론 이후 사망자의 95%는 요양시설 등에서 확진된 65세 이상 취약계층인 만큼 1개층 전실에 음압장비를 설치해 확진자 조기 분산을 시행할 계획이다. 또 중증·상급병원이 없는 상황에서 응급실에 환자 입원이 거부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9억원을 투입해 감염병원전담병원 응급실 앞에 이동식(컨테이너) 음압격리실 15곳, 25병상을 9월말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이번에 설치하는 ‘이동식 음압격리실’은 환자치료를 위한 고성능 음압기를 비롯해 산소공급장치와 응급 의료 장비, 이동식 흡인기, 제세동기 등 각 종 의료장비가 설치됐다. 또 효과적인 환자 치료를 위해 ‘환자 호출 장치’, ‘환자 관찰 web 카메라’ 등을 포함한 간호 통합 스테이션도 갖추고 있다. 이로써 경북도는 전국최초로 음압병실을 크게 확대해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갖추면서 지금까지 활용 가능한 코로나 전담병상 275개 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나, 신속한 격리와 24시간 응급처치가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감염병 취역시설에서 소수의 확진자와 밀접 접촉으로 발생하는 교차감염 및 n차감염의 위험성을 현격히 감소시켜 사망률을 30%이상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요양시설 등에서 코호트 격리가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 의료진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으로도 대응 훈련이 가능한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도 10월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 2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도립안동노인전문요양병원을 방문해 음압장비 설치 후 확진자(39명→26명) 및 사망자(4명→0명) 감소 효능을 보고받은 후 대한민국 과학방역의 모델이라며 극찬한 바 있다. 또 지난달 30일 질병관리청은 음압시설 현장점검 시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는 수범사례로 인정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재유행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중증과 사망을 최소화하는 것이 방역·의료 대응의 우선 목표”라며 “위기 앞에서 더욱 빛나는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음압설비시스템을 구축해 대한민국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