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에게는 갓 돌이 지난 둘째 아들이 있다. 태어나 일 년이 지난 요즘 밤중에 젖먹이는 것을 끊기 위해 엄마 품이 아닌 필자인 아빠와 함께 잠을 자고 있다. 아이는 밤중에도 곧잘 깨어 젖을 찾곤 하는데 6개월이 지나고 나서는 밤중 수유를 중단하고 길게 잠을 자야 한다고 한다. 아이가 깊은 잠을 자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다. 우선 자는 방의 온도와 습도가 적정해야 한다.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부모가 곁에 있음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잠시 눈을 떴을 때, 곁에 아빠나 엄마가 보여야하는 것이다. 말은 하지 못해도 아기의 감각은 주변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보름 넘게 아이와 함께 자보니 외부적인 환경만큼이나 아이의 감정이 중요한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하루를 즐겁고 편안하게 보냈는지, 엄마와 아빠 그리고 형에게 사랑받고 하루를 유쾌하게 보냈는지도 중요한 것이다. 이런 모든 것들이 충족되었을 때 아이는 평온하게 잘 수 있는 것 같다. 갓난아이가 잘 자기 위한 환경이 있는 것처럼, 글씨를 쓰기 좋은 때도 있다. 이러한 좋은 때는 글씨를 쓰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중국 당나라 초기 서예 이론가이자 서예가로 활동한 손과정(孫過庭)이 쓴 『서보(書譜)』라는 책에 이와 관련한 내용이 있어서 흥미롭다. 손과정은 글씨 쓰기의 적합한 때와 그렇지 않은 때를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우선 적합한 때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마음이 편안하고 세상일에 한가할 때, 둘째 지인에게 은혜를 입어 보답하고자 할 때, 셋째 날씨가 좋을 때, 넷째 종이와 먹 등 좋은 재료가 있을 때, 마지막으로 뜻하지 않게 영감이 일어날 때이다. 이렇게 좋은 때에는 흔연히 붓을 들게 되어 글씨가 부드러우면서도 아름답다고 한다. 이어 손과정은 글씨 쓰기에 적합하지 않는 때도 기술하였다. 첫째 마음은 급하고 몸은 더딜 때, 둘째 내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고 꼬일 때, 셋째 날씨가 너무 건조하고 더울 때, 넷째 종이와 먹의 질이 떨어질 때, 다섯째 정신이 피곤하고 손에 힘이 떨어졌을 때이다. 이처럼 손과정은 글씨를 쓸 때 주어진 외부 환경(물리적 조건)과 서예가의 주관적인 마음가짐 두 가지 모두를 중요시하였다. 손과정은 초서에 특히 뛰어났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론(書論)을 체계화했기 때문에 『서보』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오늘날까지 필자를 포함한 많은 서예가들에게 참고가 된다. 그런데 그가 말한 글씨 쓰기 좋은 때가 일 년 중 얼마나 될까? 사소한 일 때문에 마음은 편할 때보다 불편할 때가 더 많고, 세상의 번잡한 일들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지만 그럴 형편이 못 된다. 집과 직장에서는 돌발적인 일들이 수시로 일어나 일의 흐름을 깨뜨리고, 친구와의 교유도 생각만큼 쉽지 않다. 날씨 역시 쾌청한 날이 드물며, 서예 재료도 매번 좋은 것만 구해 쓸 수 없지 않은가? 하지만 일상은 지속되고 글씨를 써야 하는 사람은 글씨를 써야만 한다. 날씨가 안 좋아서, 마음이 편치 않아서 붓을 놓고 있다면 그건 변명일 뿐이다. 글씨 쓰기 좋지 않은 때에도 묵묵히 글씨를 쓰며 견뎌야만 훗날 시간과 노력이 응축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 외부적 환경은 조정할 수 없지만 자신의 마음은 되도록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상을 반복해야만 하는 것은 비단 서예뿐 아니라 다른 일에도 해당된다. 얼마 전 태풍 힌남노가 경주를 덮쳤다. 지인이 보낸 금장교 아래 넘실거리는 서천(西川)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경주 시내를 금방이라도 삼켜버릴 것 같은 강물은 공포 그 자체였다. 지인이 운영하는 작은 농장도 큰 피해를 입어 1톤 트럭 7대 분량의 쓰레기가 나왔다고 한다. 천재지변에 의한 최악의 상황에 일상을 다시 시작할 마음을 갖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상실감과 우울감이 깊어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일상은 지속되어야 한다. 물리적인 복구가 우선이지만 상처 난 마음의 회복도 중요하다. 어려운 시기에 마음을 붙잡고 위기를 극복한다면 다시금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 밀어(密語)는 죽어가던 양파도 되살린다. 부산 경상대학교 박경수 교수는 양파를 가지고 ‘문자 에너지 파동 실험’이란 걸 진행했다. ‘사랑해’라고 적은 컵과 ‘미워해’라고 적은 컵 안에 양파를 각각 키워봤다. 소위 긍정 에너지와 부정 에너지가 양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다. 결과는 예상대로다. ‘사랑해’라는 긍정 에너지를 보고(물론 양파에는 눈이 없지만) 자란 양파는 뿌리부터 건강했다. 반면에 하루 종일 ‘미워해’하는 문자를 보면서 자란 양파는 잔뿌리가 많이 나더니 며칠도 안 되어 썩기 시작하더란다. 이 실험으로 알 수 있는 결론은 선명하다. 말이나 문자의 힘은 양파를 살리기도 하고 반대로 죽이기도 할 정도로 지대하다는 사실이다. 양파가 한국말을 알아들어서 그런 결과가 도출되었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언어에는 분명 신기한 힘이 있나 보다. 과학적으로 검증이 안 될 뿐, 분명 무언가가 있지 않고서는 이런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나올 수는 없을 테니까. 혹시 ‘점메추’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 있는지 모르겠다. ‘점심 메뉴 추천’이란다. ‘어쩔티비’는 ‘어쩌라고? 그냥 티비나 봐’라는 말이다. ‘힝구리퐁퐁’은 이건 좀 복잡한데, 속상+서운+서럽+슬픔을 합친, 아무튼 복잡다단한 감정을 느낄 때 사용하는 용어다. 요즘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용어, 소위 잼민어의 몇 가지 예다. 멀쩡한 말을 왜 이유 없이 줄이는지, 발음도 어려운 외계어는 왜 계속 만들어내는지 도통 알 수는 없다. 요즘 애들이 문제인가? 잠시 시계를 1940년대로 되돌려 보자. A:“얘, 정숙이는 이번 니찌요비(일요일) 겟곤(결혼)한다는데 아주 스바라시(좋은)한 옷감이 만트라” B:“정숙이가 아바다(곰보)인데도 신랑이 오케(ok) 했다지?” A:“신랑이 호레루(반하다)한 게 아니라 정숙이가 호레루 했데” B:“나루호도(그렇구나) 새로운 뉴스(news)인데?” 김윤진의 『해방기 엄흥섭의 언어 인식과 공동체 구상』이라는 논문에 나온 한 대목이다. 소설가 엄흥섭이 길거리에서 여고생들의 대화를 채록한 거라는데 놀랍다. 신조어만 없다 뿐이지 일본어에 한자에다 영어(다른 자료에는 러시아어까지)를 혼용하고 있다. 대화를 녹취했던 엄흥섭도 (그 당시) 젊은이들의 언어생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요즘으로 치자면 “요새 젊은 것들, 말 참 이상하게 하네” 하는 식이다. 이해는 간다. 그 당시가 해방 직후인 1948년이라는 사실을 떠올려 본다면 말이다.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남한에는 미군이, 북한에는 소련군이 주둔한 직후다. 영어, 일어, 러시아어가 뒤섞여 있는 그들의 대화는 당시 한국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언어는 살아 숨 쉬는 생물이고 계속 진화 중이기 때문이다. 요 며칠 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 한국어 노래가 울려 퍼졌다고 한다. 그날은 뉴욕시와 뉴욕 한국문화원,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 개최한 ‘코리아 가요제’가 열린 날. 어설픈 춤 동작과 함께 열심히 노래를 따라 부르던 30대 미국 여성은 “자신은 H.O.T 세대라서 요즘 잘 나가는 가수나 그룹은 잘 모른다”고 했다. 옆에 있던 친구는 “K팝 가사는 건설적이고 긍정적인데 요즘 미국 팝엔 그런 게 없다”고 했다. 일본 도쿄에 있는 라면 가게에서는 홍보 이미지 밑에 ‘진차 우마이(チンチャうまい), 좃또 메푸타(ちょっとメプタ)’하는 식의 설명을 달았다고 한다. ‘진차’는 우리말 진짜의 일본식 발음이니까 진짜 맛있다는 의미고, ‘메푸타’도 맵다는 말이니까 라면이 조금 맵다는 뜻이다.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에 익숙한 ‘요즘’ 일본애들을 겨냥한 표기법이다. 온라인상에 활발한 한국과 한국어 열풍을 알아보려면 ‘영국 남자(Korean Englishman)’라는 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구독자 수만 506만 명이고, 업로드한 영상 조회수가 자그마치 16억491만648회다. 받아쓰기 시험을 보는 장면에서 한글을 ‘한굴’로, 한국어 어려워요를 ‘한국어 얼리여요’하고 삐뚤빼뚤 쓰고 있지만 한글과 한국문화에 대한 사랑은 무척 단단해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요즘 말로 가슴이 마구마구 웅장해졌다.
황성공원에는 시비 및 노래비 공원이 조성돼 있다. 한국 근대 문학의 거목 목월 박영종 선생의 얼룩 송아지 노래비를 비롯해 동리 김시종 선생 문학동산조성비, 그리고 목양 오세재 선생 문학비, 이경록 선생 시비, 동전 서영수 선생 시비까지… 그런데 최근 뜬금없이 신라 향가 목조 안내판이 기존 노래비 사이에 설치해 놓고 향가공원이라 명명해 놓아 의아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 경주에 산재한 향가비만 해도 계림내 찬기파랑가비, 경주엑스포대공원내 처용가비, 보문단지 홍도공원내 안민가비 등이 있다. 근현대 시인들의 비가 있는 곳에 굳이 어울리지 않은 향가 목조 안내판을 설치해야 했는지 독자로서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세월이 지나면 이 안내판이 비바람에 부러질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썩어서 흉물스럽게 변할 지도 모른다. 차제에 향가 공원을 별도로 조성하는게 어떨지 생각해 본다
일주문을 지나 창건 당시의 가람 구역인 대적광전 쪽으로 가지 말고 바로 앞으로 나아가면 1980년대에 새로 조성한 삼천불전 영역으로 들어서게 된다. 삼천불전 영역은 대적광전과는 대조적으로 전반적으로 화사한 느낌이 든다. 중국 송나라 때 이방(李昉)이 지은 ‘태평어람(太平御覽)’이란 책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옛날 제나라에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다. 어느 날 그 처녀에게 두 집에서 청혼이 들어왔다. 그런데 동쪽 집의 총각은 인물은 볼 것이 없으나 부잣집 아들이었고, 서쪽 집 총각은 인물은 뛰어나지만 집안이 매우 가난하였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 어려워진 처녀의 부모는 본인의 생각을 알아보자며 처녀에게 물었다. “어느 쪽으로 정하기가 쉽지 않구나. 네 뜻은 어떠하냐? 만일 동쪽 집으로 시집가고 싶으면 오른손을 들고, 서쪽 집으로 시집가고 싶으면 왼손을 들어라” 그러자 딸은 망설이지도 않고 두 손을 번쩍 들었다. 깜짝 놀란 부모가 그 이유를 묻자, 딸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는 것이었다. “밥은 동쪽 집에서 먹고 잠은 서쪽 집에서 자고 싶어요”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이란 말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이곳 기림사에서 사찰의 유래와 창건에 따른 일화는 대적광전 영역에서, 여러 부처님과 관음보살, 시왕에게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삼천불전 쪽을 찾아야 한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아가씨의 마음이라면 기림사 어느 한쪽이 아닌 전체를 둘러보아야 할 것이다. 새로 조성한 이 불전 영역은 삼천불전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관음전, 서쪽으로는 삼성각과 명부전이 있고 그 앞쪽으로 화정당과 해행당이 있다. 이 가람 구역은 예사롭지가 않다. 온갖 기화요초(琪花瑤草)가 언뜻 내가 지금 서 있는 이 자리가 극락이 아닐까 하는 환상에 빠지게 한다. 중심전각이 미타전 또는 극락전이 아니고 삼천불전이니 극락을 염두에 두고 조성한 정원은 아닐 것이다. 이들 꽃 중에는 한 나무에 다섯 가지 색의 꽃이 핀다는 오색화도 있으리라. 『기림사 사적기』에 의하면 오종수로 기른 이 꽃을 일타오색화(一朶五色花)라고 한다는데 경내를 가득 메웠다고 한다. 아름다운 이 정원을 인위적으로 가꾸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더욱 정감이 간다. 삼천불전은 1990년에 지어진 전각으로 정면 7칸, 측면 3칸, 겹처마 맞배지붕 건물로 건평이 108평이나 된다. 해남 대흥사의 유명한 선승인 초의(草衣)선사의 스승이었던 완호(玩虎)스님이 1811년 해남 두륜산 대흥사(옛 이름은 대둔사) 천불전의 중건을 시작하면서 이곳 기림사에서 경주 불석산의 옥석(玉石)으로 천불을 조각하도록 하여, 순조 18년(1818)에 대흥사 천불전에 모시고, 이후 기림사 삼천불전에 이와 동일하게 옥석으로 만든 삼천불을 모셨다고 한다. 광대무변한 세계를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라 한다. 삼천대천세계에 가피(加被)의 충만함으로 상주하시는 삼천불은 광대한 공간적 개념뿐만이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개념을 초월한 시방삼세(十方三世)에 편재하시는 부처님이다. 이는 대승불교의 다불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과거천불은 과거에 장엄하였던 천불로 이미 성불한 부처, 현재천불은 현겁(賢劫) 중에 성불한 1천의 부처, 미래천불은 성수겁 때에 나타날 부처라고 한다. 불경 중에는 부처의 이름을 외우고 참회하여 죄과를 용서받는다거나 부처의 이름을 외우면 극락왕생한다는 내용의 불명경(佛名經)류의 경전이 다수 있는데‚ 『삼천불명경(三千佛名經)』은 그중에서도 과거‚ 현재‚ 미래의 부처님 이름을 각각 정리하여 거론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삼천불에 대해서 쉽게 이야기를 하면 과거에도 수많은 부처님이 계셨고, 지금도 누구나 깨치면 부처가 될 수 있으며, 미래에도 많은 부처님이 탄생할 것이라고 이해를 하면 될 것 같다.
목련 지다 이정화 고요 그 상처에서 피가 번지어 물결 없이도 상어들이 몰리다 고독이 고압으로 흐르는 시퍼런 해연 흐름을 뜯으려는 흰 이빨은 무슨 악기일까 먼 데서 번지어 오는 생명 그 진동 잠시 모여 있다 돌연 흩어지는 지느러미들 -꽃, 현실의 신산을 건너게 하는 그 매혹의 이름 좋은 시는 어떤 소재나 감정을 그대로 반사시키는 거울이 아니다. 특히 사물시나 회화시가 그렇다. 새로운 시는 시인의 상상력을 통해 남들이 감지할 수 없는 새로운 미적 영역을 새로이 열어놓을 때 가능하다고 할 때, 시인은 대상이 되는 현상적 사실이나 사물을 상상력의 불꽃으로 점화시켜 제 나름의 빛깔과 향기를 발하며 타오르며 그 과정을 통하여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새로운 미적 구조물을 만들어낸다. 이정화 시인의 몇 편의 꽃시에서 역동적 상상력을 읽으면서 요즘 시단에서 드물게 보는 새로움과 시적 형성의 유연성을 본다. 이는 대상에 대한 우리의 경직된 관념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시집 곳곳에서 예상하지 않는 엉뚱함이 완성을 향해 치달린다. 고독은 인간의 이 땅 삶을 증명하는 실존의 기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고독은 모든 인간 창조를 추동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유형무형의 창조의 근원에는 고독이 자리잡고 있다. 고독의 심연에서 자신의 내면과 만날 때 비로소 새로움으로 넘쳐나는 한 줄의 시가 얻어진다. 이런 맥락으로 볼 때 “고독이 고압으로 흐르는/시퍼런/해연”이라는 표현은 푸른 하늘 아래 살아가는 우리 삶에 대한 은유이다. 그러나 고독의 심연, “고요/그 상처에서” 번지는 피라는 부정성을 먹어버리는 상어(‘목련’)가 있기에 우리 삶은 살만하다. 시인은 목련을, 고독의 “흐름을 뜯으려는/흰 이빨”이라는 말로 더 선명하게 묘사한다. 놀라워라. 흰 이빨은 대지를 퉁기어 울리는 악기로 소리를 내어 생의 고독을 위무하고, “번지어 오는/생명/그 진동”을 대기에 퍼트리어 우리 삶의 신산을 생명으로 이끈다. 그러나 해연에 몰리는 상어의 지느러미들도 “잠시 모여 있다/돌연 흩어”진다. 개화의 순간은 의외로 길지 않은 것이다. 짧기에 오히려 우리 생을 더 긴장하게 한다. 사실 꽃나무에게 개화와 낙화의 순간은 피어난 꽃들이 몸을 울려 스스로를 피워내고, 한번 더 울려 떨어뜨려버리는 시간이 아닌가. 이 작품은 가뿐하고 날렵한 상상력으로 “고독이 고압으로 흐르는” 우리 존재들의 시간을 상어떼와 이빨이라는 싱그럽고 새로운 면모로 잡아냄으로써 존재에게 주는 짧기에 오히려 선명한 꽃의 소슬한 기쁨을 묘사하고 있다.
말 그릇! 사람마다 그 사람을 담는 말 그릇이 있다. 평소의 말이 그 사람의 됨됨이를 규정한다는 의미다. 월드스냅 전응식 대표는 말그릇(김윤나/카시오페이아)을 인생책으로 소개한다. “책의 부제에도 나와 있듯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운다는 말은 정말 의미 깊지 않습니까? 세상살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말인데 나이들수록 말의 중요성을 더 절실히 느낍니다” 전응식 대표는 품격 있는 말이 사람을 얼마나 돋보이게 하는지에 대해 강조하며 ‘말그릇’은 말의 기술이 아니라 말을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책이라 소개한다. 이 책의 저자 김윤나 작가도 “사람들은 저마다 말을 담는 그릇을 하나씩 지니고 살아가는데, 그 말 그릇의 상태에 따라 말의 수준과 관계의 깊이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고 전제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 잘하는 것을 부러워 하지만 결국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말에서 마음이 느껴지는 사람이다”고 적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사업하는 전응식 대표는 일이 번잡할 때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근처에 있는 교보문고에서 책 보는 것으로 마음이 평정을 삼는다며 ‘말그릇’이 2017년 말경 역시 그런 상황 속에서 우연히 만난 책이라고 회고했다. “이 책을 읽은 후 이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조금 더 신중해졌고 특히 남의 이야기를 자제하고 조심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또 제 말 한 마디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도 용기를 줄 수도 있는데 평생 영업활동을 해온 저에게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세계여행지와 국내 지자체에 감성적 5세대 사진 제공 전응식 대표가 경영하는 ‘월드스냅’은 세계 여러 여행지에서 고객들에게 특별한 사진을 제공하는 사진전문업체다. 오랜 여행사 생활로 세계 여행시장의 정보에 통달한 전응식 대표는 개인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보고 면밀히 시장 조사 후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2013년부터 여행지에서 특별한 사진을 찍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월드스냅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국내 200여개 여행사와 협업을 맺고 인기 있는 여행지부터 차근차근 서비스를 실행해 나갔다. 세계의 명소를 배경으로 사진 작업을 해주는 월드스냅은 마침 MZ 세대들의 감각을 충족시키며 허니문 관광객을 비롯한 우리나라 해외관광객을 대상으로 사진을 제공, 현재 17개국 33개 도시에 ‘트래블 스냅 촬영’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인들로부터도 특별한 사진의 가치를 인정받아 성업 중이다. 월드스냅이 국내 시장에 눈을 돌린 것은 역시 코로나19의 영향. 2019년 12월 월드스냅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관광벤처 재도전 부분 1기로 선정되며 국내 시장을 열었다. “이전의 지자체들 국내 보유 콘텐츠들은 직관적 표현을 중심으로 한 1세대 사진이지요. 저희는 MZ세대들의 기호에 맞춘 새로운 감성의 스타일의 사진을 찍습니다. 저희는 이것을 5세대 사진이라 부릅니다” “MZ세대는 이전의 유적지나 명승지 위주에서 벗어나 카페, 맛집, 숙소, 포토존 등 4개의 코드로 여행지를 선택합니다. 저희가 유독 포토존에 신경 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지요!” 월드스냅은 2021년 이후 국내 지자체의 사진작업을 시작해 현재 30여개 도시에 사진작업을 진행 중이다. 마침 2021년 경주시의 ‘미래사업추진단’과 업무협약을 맺은 월드스냅은 이미 황리단길을 비롯 동궁원과 민속공예촌, 보문과 불국사, 월정교와 교촌 등 경주일원에 대해 면밀한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는 스마트 관광도시로 선정된 만큼 그에 걸맞게 감성을 불러일으킬 만한 콘텐츠 개발이 더욱 중요합니다. 저희가 이 작업을 함께 할 수 있어 고맙기도 하기도 의무감도 큽니다” 말의 중요함을 터득해 세계인들을 월드스냅의 사진 가치에 동화시킨 전응식 대표, 그의 특별한 사진으로 경주가 더 부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천무 사망 3년 후 일본 천황가가 흔들렸다. 아버지를 이어 천황에 오를 초벽(草壁)황자가 병으로 사망한 것이다. 초벽 황자는 천무천황과 노야(鸕野讃良)황후 사이의 외아들이었다. 황후가 섭정하며 초벽황자를 황태자로 삼았으나, 황자는 어머니의 여망과 달리 황위에 오르지 못한 채 27세의 나이로 요절하고 말았다. 황자의 아내였던 아폐(阿閇) 황녀의 눈물가다. 만엽집 35번가다. 此 也 是 / 能倭 尒 四 手 者 我戀 流木 / 路 尒 有 雲 / 名 二 負 勢能山 “황자의 묘를 찾는 사람들의 발자국이 계속 이어져야 하지. / 응당 왜국의 사람들이 사방에서 와 황자를 그리워해야 하나니. / 저승 가는 길에 끼어 있는 구름. / 황자의 생전 공적을 기록한 글을 두 사람이 짊어지고 세능산(勢能山)으로 가는구나” 황자의 장례일 구름이 끼어 있었다. 저승바다에 구름이 끼면 저승배가 순항할 수 없다. 그래서 바다에 구름이 걷히고 파도가 잔잔하게 가라앉아 초벽황자가 탄 배가 무사히 저승에 갈 수 있기를 천지귀신에게 비는 눈물가를 만들었다. 두 사람이 짊어지고 가야할 정도로 수많은 눈물가였다. 일본인들은 이 작품을 다음과 같이 해독하고 있다. 필자의 해독과 비교하여 주시기 바란다. “이거야말로 야마토(大和)에 있을 때 / 내가 그리던 키지(紀路)에 있다고 하는 그 유명한 세(背) 산이네” 초벽황자가 사망하자 대규모 향가폭발이 있었다. 엄청난 양의 향가가 이때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전해지고 있는 향가의 수는 25장이다. 이에 반해 일본에서 전해지는 향가는 만엽집에 실린 것만 해도 4516장이다. 실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찌하여 우리의 향가가 일본에 비해 이리 적은가” 하고 필자에게 묻는다. 이러한 숫적 차이가 나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초벽 황자의 장례시 일어났던 향가폭발과 관련되어 있었다. 대규모 폭발로 인해 향가의 대중화가 이루어졌고 대중화된 향가는 향가의 양산으로 이루어졌다. 아들의 죽음에 노야(鸕野讃良)황후의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위로하고자 했다. 당대의 어지간한 사람들은 모두 눈물가를 지어 바쳤던 것으로 보인다. 본 작품에서 나오듯 두 사람이 짊어지고 갈 정도로 많은 수의 눈물가가 만들어졌다. 초벽황자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눈물가로서 만엽집 1권에 게재된 것만 해도 28장(35~62번가)에 이른다. 이때의 작품들 모두 두 사람이 지고갈만한 양의 향가에 포함되었을 것이다. 제1권에 수록된 작품이 84편이니 무려 33%에 이른다. 초벽황자의 사망을 기점으로 눈물가가 대량 만들어 지게 된 것이다. 마치 지각을 뚫고 화산이 폭발하는 것과 같아 필자는 이를 향가폭발 현상이라 한다. 이러한 향가폭발 현상은 당연히 최고의 권력자이던 어머니 노야(鸕野讃良)황후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이루어졌을 것이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비통한 마음에 힘입어 일본에 건너간 향가가 온 들판 가득 꽃을 피웠다. 초벽황자의 사망이 뜻하지 않게 한반도애서 건너간 향가가 본격적으로 일본에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다. 이로써 향가가 일본 사회에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아들을 잃은 그녀의 비탄이 향가의 역사를 크게 바꾼 것이다. 향가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경주시는 10월 4일 청년센터에서 행복황촌(경주역 동편) 지역재생 및 마을활성화 논의를 위한 ‘2022 마을호텔 포럼’을 개최한다. <사진> 마을호텔은 호스트가 된 주민들이 방문객들에게 마을여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마을기업 비즈니스 활성화 모델이다. 일반 호텔에 있는 숙박, 식당, 문화 공간 등 서비스 공간들이 마을에 흩어져 연결된 수평적 호텔이다. 이번 포럼은 김기태 도시민박업협회 교육분과위원장의 ‘마을호텔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발표로 시작된다. 이어 마을호텔 선진사례, 주민사업체 사업계획,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의 내용으로 토론이 진행된다. 포럼은 황오동 주민을 포함해 지역재생, 균형발전, 마을호텔 등에 관심 있는 경주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신청방법은 경주시 행복황촌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양정로 130번길 11) 방문 및 전화신청을 통해 가능하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역의 지속가능한 재생은 지역에 있는 자원들을 발굴하고 이를 순환구조를 통해 연계·조성하는 마을호텔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시민들이 마을호텔에 대해 생각해보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 최고의 청소년수련시설인 화랑마을이 29일부터 ‘2023년도 학교단체 수련활동 사전예약(선착순 전화접수)’을 접수한다. 예약대상은 초·중·고등학교이며 예약인원은 최소 80명부터 최대 240명까지다. 29일 오전 9시 부터는 2박3일형 예약을 먼저 접수받고, 10월 11일 9시부터는 1박 2일형 예약을 접수 받는다. 사전예약은 전화접수로(화랑마을 활동운영팀 054-760-2411~2413)만 가능하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화랑마을 홈페이지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한편 2018년 10월 개원한 화랑마을은 경주시에서 직영운영 중인 청소년수련시설로 2020년 청소년수련시설 종합평가에서 시설안전 및 운영관리 모든 부문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10월 4일부터 12월 6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1시부터 한시간 동안 7세 유치원 단체를 대상으로 ‘똘똘 뭉친 우리는 화랑’을 운영한다. 화랑의 세속오계를 주제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누리과정과 연계하여 어린이들이 놀이로써 세속오계를 이해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어린이박물관 상설전 ‘화랑이 되다’ 코너와 연계된 프로그램 ‘똘똘 뭉친 우리는 화랑’은 화랑의 덕목으로 삼았던 세속오계의 의미를 놀이 활동으로 익혀볼 수 있다. 특히 세속오계 중 교우이신을 중심으로 같은 몸짓으로 제시어를 표현하는 일심동체 놀이를 통해 세속오계 의미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또한 놀이 활동 후 ‘친구에게 칭찬하기’, ‘친구와의 약속 지키기’ 등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을 골라서 꾸민 뒤 ‘실천 자석’을 만들어갈 수 있다. 참여방법은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에서 해당 교육을 예약하면 신청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 (http://gyeongju.museum.go.kr - 교육·행사 - 교육프로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측은 “어린이들에게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사자성어를 놀이 활동과 만들기를 통해서 세속오계의 의미를 쉽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북관광기업지원센터는 경북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와 관광 창업 확산에 기여를 위해 ‘2022년 경북관광 스타트업 공모’를 실시한다. 경북도, 경주시, 경북문화관광공사가 공동 참여해 운영하는 경북관광기업지원센터는 리모델링을 거쳐 오는 11월 개소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전은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지역 관광기업지원센터 구축’ 공모 선정됨에 따라 지역 관광기업 창업과 육성 및 컨설팅 지원을 통해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된다. 공모 대상은 창업 9년 이내 관광 스타트업과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관광 관련 직접 수익사업이 가능한 자(기업)만 참가 가능하다. 모집분야 및 자격요건은 △예비 관광스타트업(예비창업자) △초기 관광스타트업(창업 3년 미만 기업) △지역상생 관광벤처(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 인증기업 또는 타 지역 창업3년 이상) △전통적 관광스타트업(경북 소재 창업 9년 미만) 등 4개 분야다. 선정된 기업에게는 ‘사업화지원 협약’을 통해 최대 1000만원의 사업화 자금과 경북관광기업지원센터 사무 공간 입주혜택이 주어진다. 또 스타트업 고도화를 위한 컨설팅, 교육, 네트워킹 지원뿐만 아니라 경북 지역인재 채용 지원으로 기업 성장도 도울 계획이다. 참가신청은 26일부터 10월 7일 오후 5시까지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공모전 담당자 이메일(minkind@gtc.co.kr)로 접수하면 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북도(www.gb.go.kr), 경주시(www.gyeongju.go.kr), 공사 홈페이지(www.gtc.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2년 넘게 이어져 온 코로나19 사태와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에도 불구하고 초·중·고 수학여행단이 경주로 몰리고 있다. 지난 25일 경주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학사 일정이 정상화되면서 경주로 수학여행을 오기 위해 ‘안심 수학여행 서비스’를 신청한 학교가 늘고 있다. 2017년 도입 이후 매년 60여건에 달하던 전국 초·중·고 학교들의 안심 수학여행 서비스 신청은 코로나19 발생으로 2020년 0건, 2021년 5건으로 급감했다. 지난 4월 정부가 2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면서 9~10월 간 1박 2일, 2박3일 일정으로 경주로 수학여행을 오겠다고 ‘안심 수학여행 서비스’를 신청한 학교는 전국 91개교 1만593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맞춰 경주시도 수학여행단 맞이에 분주하다. 경주시는 안심 수학여행 서비스를 적극 홍보하는 한편, 숙박시설과 음식점, 주요 사적지 등 관광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경주시는 지역 관광산업의 활성화와 수학여행단의 안전을 위해 2017년 3월부터 안심 수학여행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수학여행단이 경주시에 일정을 공문으로 발송하면 여행 전 해당 학교가 이용할 숙박시설과 음식점을 사전 점검해 결과를 알려주는 제도다. 학교에서는 사전에 이용할 숙소와 식당 등에 대한 안전점검 신청서를 작성해 경주시로 접수하면 된다. 또 숙박단지에 음주감지·측정기를 비치해 수학여행 대표 인솔자가 관광버스 운전기사를 대상으로 음주여부를 측정한 후 투어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청 관광컨벤션과로 문의하면 된다. 주낙영 시장은 “최고의 수학여행지인 역사문화도시 경주를 안심하고 많이 찾아달라”고 말했다.
형형색색 물든 8色 정원을 주제로 한 ‘경주 황금정원 나들이’가 30일부터 10월 10일까지 11일 간 황남동고분군 일원(옛 황남초 맞은편)에서 열린다. ‘황금정원 나들이’는 단순한 꽃 전시회가 아닌 다양한 원예를 주제로 한 경북도 최초의 화훼와 도시원예 및 지역농산물이 어우러진 축제다. 코로나19 확산이 컸던 2020년을 제외하고 2019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으며,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경주 8색色을 주제로 8개 주제공원과 5개 부속정원, 신세대 포토존, 야간 경관용 조명시설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시는 시민참여정원 콘테스트, 시민가드너 양성, 꽃 체험코너 등도 설치해 관람위주가 아닌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전원생활을 동경하는 도시민들을 위해 화훼는 물론 농산물 표본(유실수), 도시 및 미래형 텃밭 그리고 체험존 등 다채로운 이벤트와 체험행사도 연다. 이외에도 유관기관 및 시민단체 참여는 물론 귀농귀촌 부스 등도 운영해 다양한 분야의 협업은 물론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황금정원나들이는 축제에 사용되는 화훼들의 지역 자급률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올해 황금정원나들이 행사에 소요되는 화훼 1만6100개 중 1만4500개(90%)가 지역농가에서 생산한 것. 자급률이 높아진 것은 경주시가 2019년부터 지역 화훼 농가 육성 시책을 펼쳐 지역과 상생하는 행사를 추진해 온 결과다. 2019년 0.1ha 수준에 머물렀던 재배면적은 지난해 0.5ha, 올해 1ha 등 획기적으로 증가했다. 시는 앞으로도 연동하우스 보급 등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2ha로 재배면적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행사장 곳곳에 아름다운 꽃과 다양한 포토존을 조성해 아름다운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경주를 찾아 아름다운 정원에서 힐링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릴 적 우리들은 형산강을 강이라 하지 않고 그냥 서천이라 했다. 편하게 그냥 서천내라고 불렀다. 시내를 감싸고 흐르는 북천과 남천 또한 북천내, 남천내 이렇게 불렀다. 훨씬 친근하고 정감이 묻어나는 이름들이다. 산 또한 마찬가지였다. 서천 건너편 산을 그냥 서산이라 불렀다. 선도산, 송화산, 수도산, 옥녀봉 등을 구분하지 않고 편하게 서산으로 불렀다. 한국의 대표작가 동리에게 서산과 서천은 일반적인 산과 강이 아닌 특별하게 다가오는 산이었다. 서산과 서천이 없었다면 우리 국토에 문학의 씨를 뿌리지 못했을 것이다. 김동리 문학을 한단어로 요약하면 바로 ‘죽음’일 것이다. 대표작 ‘무녀도’를 비롯한 여러 작품 속에 죽음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죽음은 동리 문학의 정중앙을 관통하는 메인 테마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대다수 소설 속에서 죽음은 어김없이 모습과 장면을 달리하며 나타난다. 소설뿐만 아니라 많지 않은 그의 시에도 제일 많이 등장하는 시어가 ‘이승과 저승’이다. 과장하면 시 작품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해도 무방할 만큼 이승과 저승 사이를 오가고 있다. 모든 것은 옆집 선이의 죽음으로부터 비롯된다. 다섯 살 되던 이른 봄 살구꽃이 피기도 전, 골목에서 소꿉놀이하며 놀던 옆집 선이가 홍역으로 죽었다. 거적에 싸인 선이를 지게에 지고 나서는 뒤를, 그녀 아버지가 삽을 들고 따라나서는 골목에 선이 엄마의 울부짖는 소리와 삽짝을 벗어나 서천 징검다리 건너 서산 솔숲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소년은 강 언덕에서 젖은 눈망울으로 지켜보았다. 최초로 목격한 죽음은 바로 첫사랑의 감정을 지녔던 어린 소녀의 죽음이었다. ‘우물속 얼굴’이라는 작품 속에 선이는 이름 그대로, 창봉(동리의 아명)은 창수로 나타난다. 어린 소년 동리에게 서천은 이미 이승과 저승 사이를 흐르는 강이었다. 놀이에서 일부러 져주던 한 살 위 소녀, 선이의 죽음은 문학의 세계로 접어들게 한 원형질이라 할 수 있다. 수필 ‘내 문학의 자화상’과 ‘그 사랑’, 청소년동화 ‘우물속의 얼굴’ 등 여러 작품에서 진솔하게 그려지고 있다. 선이의 죽음은 걷잡을 수 없는 고독과 우울 속으로 몰아넣었고, 술을 마시게 했고, 책을 읽게 만들었다. 경주제일교회 부설 계남학교에 다니던 소년은 틈나는대로 서천 징검다리 건너 서산에 가서 놀다오곤 했다. 지금 위치로 보면, 장군교 건너 부엉마을 뒤쪽 일대의 산이다. 넓게는 흥무공원과 금산재를 기준으로 좌우 선도산과 송화산, 옥녀봉 일대였다. 가장 자주 갔던 곳은 글 속에서는 부헝더미, 부헝듬, 송홋골로 묘사되고 있다. 이곳 부헝덤, 부흥더미는 부엉이가 자주 운다 해서 불리어진 마을이름이다. 동리가 그곳을 찾은 이유는 집에서 가깝고, 작은 연못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못가에 서 있는 버드나무와 알록달록 깃털을 가진 물새를 볼 때마다 죽은 선이를 떠올리곤 했다. 혼자 산골짝을 헤메다 오거나 가을이면 가랑잎위에 누웠다 돌아오곤 했다고 에세이 ‘내 문학의 자화상’이나 ‘고독을 삼킨 독서’ 등에 잘 드러나 있다. 이처럼 선이가 묻혀있는 서산은 동리문학의 성소같은 곳이었다. 집에서 멀지 않은 서천 또한 문학의 모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는 서천의 모랫벌과 갈대밭을 좋아했고 또 늪을 좋아했다. 늪이 들어간 작품들이 꽤 많다. 소설 ‘늪’과 ‘내 속에 있는 늪’이라는 수필과 ‘명상의 늪가에서’라는 수필집이 있고 시도 있다. 여름에 큰물이 지면 물길의 방향에 따라 섬이 되기도 하고 늪이 되기도 했다. 늪은 다른 한편으로 죽음과도 연결된다. 아울러 서천은 그의 작품 속으로 푸르게 흘러가는 강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서천과 북천이 만나는 금장대 아래서 물살이 소용돌이치며 한바퀴 돌아나가는 그곳이 예기소*이다. 매년 해마다 사람 하나씩 꼭 잡아먹는 이무기가 산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여름에는 목욕하던 사내가, 겨울에는 썰매타던 아이가 빠져 죽었다는 소문을 애기청소가 있는 금장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필자는 잘 알고 있다. 최근 한 달 전에도 이곳에서 시체가 떠올랐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 있다. 유년의 동리에게 서천과 서산이 유별했던 이유는 집안의 뿌리가 서면과 건천쪽에 두고 있어 어른들을 따라 묘사를 다녀오는 즐거움과 선도산 고개쯤에서 서천내를 뒤덮은 환한 갈대 때문에 걸음을 멈춰서야했던 일들이 수필 ‘가을의 정취’에 잘 드러나 있다. 글속에 계린이골, 고란(광명), 한실(대곡리) 등 경주 서쪽 지명들이 심심찮게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모친 허임순 여사도 서악이 고향이다. 에세이집 제목이 되기도 한 ‘꽃과 소녀와 달과’ 수필 속에는 서천으로 걸어나가 남천을 돌아 반월성 근처까지 가면 달이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느껴졌고, 집으로 돌아왔을 쯤에는 이슬 묻은 바지가 물에 빠진 듯 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유난히 서산 진달래를 좋아했다. 일곱 살 무렵, 마른 다복솔 아래 빨갛게 피어 있는 진달래는 작가를 설레게 했고, 한다발 꺾어들고 돌아오면 골목길이 이제껏 느끼지 못한 환한 햇살이 가득 차있었다고 ‘등불이 켜지듯 퍼지는 햇살’이라는 수필에 멋진 문장으로 그려 놓고 있다. 아마도 선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 황홀한 행복감을 잊지 못하여 살고 있는 집 뜰에 진달래를 심었다고 수필 ‘봄을 기다리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자전적 에세이속에서 꺼내고 싶은 이야기들은 참 많다. 남산에 옥석 주우러 갔던 이야기를 비롯하여 많은 이야기들은 다음에 기회가 있을 것이다. 소년 동리가 성건동에서 서천과 서산으로 걸어나갔던 길목에 ‘김동리선생문학기념비’가 몇 해 전 세워졌다. 뜻 깊은 그날 주낙영 경주시장도 참석해 간밤에 읽은 무녀도를 해석하는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생가 복원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왕이면 대표작 무녀도의 배경이 된 애기청소 가까운 곳에 문학비가 하나 세워졌으면 참 좋았을 텐데 하는 것이 평소의 생각이다. 애기청소, 금장대, 암각화 등과 어울려 경주의 또 다른 명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문학이라는 무형의 자산이 곁들여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무녀도 소설에는 예기소이나 보통 경주사람들은 애기청소라 부르며, 때로는 예기청소(藝岐淸沼), 예기청수(藝岐淸水)로도 표기함.
500년 가삼 재배지이자 고려인삼 최초 시배지인 영주 풍기에서 인삼의 탄생에서 효능까지, 인삼에 대한 모든 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엑스포가 열린다. 경북 영주시(시장 박남서)는 3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내달 23일까지 24일간 ‘인삼, 세계를 품고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를 개최한다. 엑스포조직위(위원장 이희범)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풍기인삼축제 개막식에서 엑스포 유치 선포식을 시작으로 5년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30일 전 세계에 풍기인삼엑스포를 선보인다. 이번 엑스포는 풍기인삼의 전 세계적 홍보와 제품 수출 및 소비 촉진을 통한 인삼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주목적으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생산유발 효과 2474억원 △부가가치유발 효과 1005억원 △취업유발 효과 2798명 등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인삼도시 도약의 시발점이 될 이번 엑스포는 인삼의 ‘생명력’, ‘인류 행복’, ‘미래 산업’ 등 3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주제관, 생활과학관, 인삼미래관, 인삼홍보관, 인삼교역관 등 5개 전시관을 메인으로 인삼 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치를 확인한다. 특히 50여개 업체가 입점할 ‘인삼교역관’은 인삼 관련 가공 및 유통 분야, 미래먹거리이자 전후방산업인 제약바이오 등 8개 부문으로 구성, 국내외 인삼 관련 기업의 전시홍보, 판매 및 바이어 상담을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갈 풍기인삼의 해외 진출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또한 축제장을 방문하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즐거운 가을 관광 스폿이 되기 위해 주무대와 상설무대에서 각종 공연과 문화행사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다양한 체험행사를 진행해 오감만족 엑스포로 준비하고 있다. 오프라인 행사 중심이었던 기존 엑스포들과 달리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행사 구현을 위해 온라인에서는 엑스포 행사장인 풍기인삼문화팝업공원 일원을 가상공간으로 구성한 메타버스를 오픈해 엑스포 붐업을 조성하고, 오프라인 행사장에서는 4차 산업 융복합 시대에 걸맞는 첨단 기술 및 인터렉티브 영상 등으로 구성된 콘텐츠를 선보여 K-콘텐츠 엑스포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예정이다. 조직위와 영주시는 안전하고 편안한 엑스포장 운영을 목표로 운영본부와 콜센터 등 컨트롤 센터 운영, 행사장 내 각종 비상 상황에 신속 대응을 위한 종합상황실 운영, 관람편의를 위한 시설 안내동선 제공, 분야별·상황별 안전대책 매뉴얼 강화 등 엑스포를 위한 다양한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지역 자원봉사센터와 긴밀히 협력해 엑스포 자원봉사단을 구성하고, 주말 기준 하루 200여명의 자원봉사자를 배치해 행사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할 예정이다. 남은 기간 동안 방송매체를 비롯한 온·오프라인 홍보와 인순이, 설하윤, 박서진 등 엑스포 홍보대사를 활용한 인적홍보를 펼치고 SNS 홍보단 및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팸투어를 진행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이번 엑스포는 Everyday Festival이 될 수 있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 체험을 준비하고 있으니 엑스포장에 방문하셔서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재미와 건강을 함께 얻어가길 바란다”며 “빈틈없이 꽉 채운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로 준비해 올 가을 가장 기대되는 행사이자 가고 싶은 곳이 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박남서 영주시장은 “영주는 토양과 기후가 삼(蔘)재배지로서 가장 적합한 곳인 데다 500년간 고려 인삼을 길러온 곳”이라며 “이번 엑스포를 통해 인삼의 다양한 과학적 효능과 또한 다양한 인삼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인삼의 세계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
경주시는 오는 11월 18일까지 약 2개월간 ‘2022년 5차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시작한다. <사진> 복지 사각지대 발굴은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것으로 매년 격월로(연간 6회)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복지사각지대 발굴은 단전, 단수 등 34종의 입수정보를 분석해 경제적 위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선별된 대상으로 실시한다. 경주시는 지난 1차에서 4차까지 발굴과정에서 매회 400여건 이상이 발굴된 것으로 확인됐고, 직접 방문과 유선전화를 통해 상담 실시 후 지원이 필요한 경우 공공·민간의 복지서비스를 연계했다. 이번 5차때는 수원 세모녀와 같이 건강보험료 체납, 중증질환 보유 등 취약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조사대상에 추가 선정했고, 그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가족돌봄청년 등 취약청년도 조사대상에 추가됐다. 경주시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지역은 매회 400건 이상의 복지 사각지대가 발굴됐고, 현장방문을 통한 확인과 유선으로 상담하고, 도움이 필요한 경우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있다. 이번 5차 복지 사각지대 발굴대상에 의료취약계층과 가족돌봄청년을 포함한 것이 의미가 크며 복지 사각지대 발굴 영역이 더 커질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6차 복지 사각지대 발굴은 오는 11월 14일에 시작되며, 차세대사회보장정보시스템 신규 입수정보를 반영해 복지 사각지대 발굴기준이 되는 정보를 34종에서 39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경주시는 지난 21일부터 2022년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국가예방접종 대상은 생후 6개월~만13세 어린이, 임신부, 만65세 어르신 등이다. 대상별 접종기간은 △생후 6개월~만8세 2회 접종 대상은 21일~2023년 4월 30일 △생후 6개월~만13세 1회 접종 대상과 임신부는 10월 5일~2023년 4월 30일 △만75세 이상은 10월 12일~12월 31일 △만70~74세는 10월 17일~12월 31일 △만65~69세는 10월 20일~12월 31일까지다. 아울러 시는 만14세~64세 경주시민 가운데 △중학생 △생계·의료급여 수급자 △장애인(심한 장애, 구1-3급) △국가유공자(본인)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무료접종을 실시한다. 이 경우 접종기간은 10월 20일부터 12월 31일까지며, 경주시에서만 접종 가능하다. 대상자들이 예방접종을 하려면, 시 지정 병·의원을 방문하면 된다. 경주시보건소 홈페이지 공지사항과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 등에서 가까운 병·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의료기관별 접종가능 인원이 제한돼 있어 예방접종 방문 전 의료기관에 접종가능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 또 접종 대상 확인을 위해 접종기관 방문 시에는 반드시 신분증이 지참해야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 보건소 예방접종실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보건소 관계자는 “대상별 순차적으로 시행되는 예방접종 일정을 잘 확인해 가까운 병·의원에서 접종하길 바란다”면서 “방문 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주지역자활센터가 보건복지부, 한국자활복지개발원이 주관하는 2022년 지역자활센터 경영평가에서 우수지역자활센터로 선정됐다. 2019년~2020년 경영평가에 이어 2회 연속 우수지역자활센터에 선정된 것. <사진> 2022년 지역자활센터 경영평가는 보건복지부에서 전국 250개 지역자활센터를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이뤄지는 평가다. 경주지역자활센터는 2021년부터 2022년 자활사업 참여자 증감률, 내일키움통장 가입자 증가률, 수익금 및 매출액 증가 폭 등 평가항목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우수기관으로 재선정됐다. 정희근 경주지역자활센터장은 “이번 우수기관 선정은 경주시와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의 지원이 바탕이 돼 적극적인 자활 사업을 추진한 것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됐다”며 “센터 직원들과 참여주민들의 노력, 경주시민들의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지역자활센터는 저소득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자활근로참여자들이 자활,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사회복지기관이다. 현재 15개의 자활사업단에 80여명이 참여하고 있고 1개의 자활기업이 창업을 준비 중이다.
(사)한국장애인부모회 경주시지부는 장애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없애고, 장애인의 자립을 도울수 있도록 장애인이 편하게 이용 가능한 점포를 모집하는 ‘어서오이소’ 사업에 참여한 점포들에 현판전달식을 가졌다. <사진> ‘어서오이소’사업은 장애인들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고,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사업에 참여한 곳은 경주센텀병원(서현웅 원장), 스튜디오 카페 기록(김형균 대표), 장정희 헤어필(장정희 원장), 요거프레소 경주 동천타운점(정종연 대표), WM여성의류전문점(박준성 대표) 등 5곳이다. 사업에 동참한 대표들은 “좋은 취지의 사업이라 동참하게 됐다. 장애인들이 편하게 점포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입을 모았다. 석정이 지부장은 “이곳 5개 점포는 사업에 참여했다 해서 장애인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며, 장애인들이 점포를 방문했을 때 그들이 편하게 점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편하게 기다려주고, 차별 없이 장애인들을 대함으로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며 “장애인이 없는 도시가 아닌, 많이 보이는 도시,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 만들기에 동참해준 5개 점포 대표님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여름의 가장 큰 혜택은 강과 산, 들에 숲이 푸르고 싱싱하게 자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속에 숨어 있는 각종 벌레들은 경우에 따라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위협과 불편을 준다. 모기, 진드기, 말벌 등은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해충들이다. 특히 체질적으로 모기가 잘 달려드는 사람이나 벌독에 대해 저항력이 약한 사람들은 보통 문제가 아니고 진드기의 경우 자칫 치명적인 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경기도 광주시에 조성된 ‘경안천 습지생태공원’을 찾는 방문객들은 기본적으로 이런 불안에서 자유롭다. 공원 입구에 마련된 ‘해충기피제 분사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 분사기 끝에는 모기와 진드기 등이 싫어하는 기피제가 있어 방문객들이 뿌렸을 경우 해충이 달려드는 것을 막아준다. 작은 아이디어지만 벌레에 민감한 방문객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장치다. 아쉬운 것은 기왕에 설치된 퇴치 분사기를 미리 알고 사용할 수 있도록 방문객들이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하거나 이런 장치가 마련돼있다는 것을 눈에 띄게 알리는 것은 부족해 보인다. 이곳을 찾은 기자가 몇 군데 모기에 물리고 난 후 공원을 나오면서 이 장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마침 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이 장치를 알려줬다. 방문객은 두 말 않고 분사기를 들고 설명서에 나온 대로 자신의 몸과 동행한 사람들의 몸에 방제액을 뿌린다. 이로 미뤄 분사기가 있는 것을 모르면 몰라도 알고 나서야 쓰지 않을 방문객이 없어 보인다. 경주 역시 숲이 무성하다. 경주의 사방이 산이고 곳곳이 녹음 우거진 공원이다. 서천이나 북천 등 둔치도 잘 조성돼있다. 이런 곳들은 당연히 모기와 진드기 등 해충들이 기세등등 살고 있을 것이다. 경주의 경우 벌레를 잡는 야간 장치들이 곳곳에 배치돼있어 시민들을 안심시켜 준다. 그러나 잡히는 벌레보다 활동하는 벌레가 훨씬 많을 것이 분명한 만큼 이런 방제장치도 설치해 둠직하다. 다행히 철이 지나 이제는 가을로 들었지만 이상 기온 탓으로 아직도 벌레는 곳곳에 진을 치고 있다. 계절을 떠나 장기적으로 참고할 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