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지난 9일 천북면을 시작으로 12월까지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 건조벼 8661톤을 매입한다. 올해 경주시 공공비축미 및 시장격리곡 배정물량은 전년대비 140% 증가한 40㎏ 포대 기준 35만2427포(건조벼 21만6540, 산물벼 13만5887)다. 산물벼는 지난 7일까지 매입을 완료 했으며, 건조벼는 내달 13일까지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을 함께 매입할 계획이다. 매입 품종은 삼광 단일 품종으로 수분 함량은 13~15%범위 내에서 매입한다. 특히 2018년부터 정부양곡 품질 제고를 위해 품종검정제를 실시하고 있어, 삼광벼 이외의 품종이 혼입되면 향후 5년간 공공비축미 매입대상에서 제외되므로 농가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매입 대금은 벼 40㎏ 기준 중간 정산금 3만원을 수매 당일 우선 지급하고, 최종 정산은 수확기 10월에서 12월까지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을 조곡(40㎏)으로 환산해 최종 매입가격을 확정 후 연말에 지급을 한다. 경주시 관계자는 “올해는 이상기온과 병해충 등으로 어려운 쌀 생산여건에도 고품질의 쌀을 수확한 농업인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관계기관과 적극 협력해 수매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 스마트 감응신호 등 지능형 교통시스템이 확대 설치됐다. 경주시는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4년간 추진한 ‘지능형교통시스템(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 ITS) 구축사업’을 완료했다. 시는 지난 2019년부터 사업비 132억원을 투입해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 △실시간 신호제어 시스템 △스마트(좌회전, 보행자) 감응신호 시스템 △스마트 횡단보도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교통망을 구축했다.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은 지역 415개 교차로 교통신호제어기가 경주시 교통정보센터와 실시간 연결돼 교통을 원활하게 하고 돌발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한다. 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차량이 교차로에 접근하면 녹색신호로 바꿔주는 시스템으로 시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또 경주시가 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구축한 실시간 신호제어 시스템은 주말 경주IC 등 주요 교차로의 차량정체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할 목적으로 구축에 나선 교통신호개선사업 역시 시민들의 교통 편의를 높이고 있다. 시는 지난해까지 △용강사거리 △터미널네거리 △금장교네거리 포함 총 35.8㎞ 구간에 걸쳐 교차로 신호체계를 개선했다. 올해는 △국도35호선 내남면 일원 △국도 28호선 안강읍 일원 등 총 24㎞ 구간을 추가로 개선했다. 이외에도 스마트(좌회전·보행자) 감응신호 시스템을 보문관광단지 내 4개소에 구축했고, 스마트 횡단보도 시스템은 동궁과월지 입구, 두산위브트레지움 입구 등 2개소에 설치했다. 또한 우회전 시 보행자 주의 알림 시스템은 현곡면 새마을금고 앞 1개소에 설치하는 등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세계적 문화관광도시 명성에 걸맞은 교통서비스를 제공해 시민 편의와 안전을 증진시킬 것”이라며 “첨단기술을 활용한 교통복지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주시는 ‘ITS 기본계획 2030’ 수립하고, 이 계획을 근거로 자율주행 시대를 선도하는 차세대 ITS 구축망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경주시에 주소를 둔 만 70세 이상 시민이면 택시를 1회당 최대 8000원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르면 내년 2월부터 시행된다. 이번 조치는 시가 앞서 시행한 ‘어르신 기본요금 무료택시 사업’을 개선한 것으로 노인복지 증진 및 택시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개선안의 골자는 현행 1회당 최대 3300원까지 지원하던 보조금을 1회당 8000원으로 결제한도를 올린다는 것. 이에 따라 만 70세이상 어르신이 택시 이용 시 기본요금 3300원 외 요금을 별도로 지불하던 불편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어르신 기본요금 무료택시’는 만 70세 이상 시민을 대상으로 연간 13만2000원을 선불카드에 충전해주는 사업이다. 지난 6월 10일부터 첫 시행됐다. 선불카드 신청은 주소지 읍면동행정복지센터에서 가능하며, 신청일 기준 만 70세 이상 경주시민이면 누구든 가능하다. 다만 탑승 1회당 결제한도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별도 부담해야 하며, 사용하지 않은 잔여분은 연말에 소멸된다. 또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고, 제3자 양도 시 카드 이용 중지는 물론 지원금이 모두 환수된다. 한편 10월 기준 ‘어르신 기본요금 무료택시 카드’ 발급 건수는 2만8034건으로 전체 대상자 4만916명 대비 68% 수준이다. 6월 10일부터 9월 30일까지 사용량 분석 결과, 1일 평균 2921건(평일 3400건, 공휴일 1854건), 1일 평균 사용액은 963만원(평일 1121만원, 공휴일 612만원)으로 집계됐다. 또 같은 기간 카드발급 건수는 안강읍이 2576장으로 가장 높았고, 이용건수와 사용액은 성건동이 2만7609건, 1억3686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주낙영 시장은 “만 70세 이상 어르신을 위한 ‘어르신 택시카드’를 통해 어르신들의 보편적 이동권이 보장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동국대 산학협력단이 아이돌봄 광역거점기관에 이어 경주 사업단도 운영 포기하며 거리두기에 나섰다. 경주시에 따르면 동국대 산학협력단이 운영해 온 경주시 아이돌봄지원사업 서비스제공기관 연장 취소 의사를 밝혀 시는 새로운 서비스제공기관 모집 공고에 나섰다. 동국대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2011년부터 운영해오던 경상북도 아이돌봄 광역거점기관 운영을 종료했다. 올해는 2008년부터 운영해온 경주시 아이돌봄서비스까지 종료하며 아이돌봄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산학협력단이 아이돌봄서비스에서 손을 뗀 것은 업무상배임이 결정적이다. 지난해 산학협력단 산하 경북도 아이돌봄 광역거점기관 소속 직원들이 보조금으로 원가를 부풀린 사건이 최근 검찰로부터 업무상배임으로 징역형이 구형됐다. 당시 광역거점기관은 보조금으로 앞치마 4688매를 구입하면서 1만원대 앞치마를 소속 직원 운영 회사로부터 5만원으로 부풀려 구매했다. 이 사건으로 지난해 광역거점 종료에 이어 올해 경주시 아이돌봄서비스까지 15년간 이어온 사업을 완전히 접은 것이다. 아이돌봄 관계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업무상 배임 문제가 발생한 사업을 대학교에서 운영하기에 부담이 컸을 것이다”고 말했다. -(사)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 새로운 위탁자로 선정 동국대 산학협력단이 운영을 포기한 아이돌봄서비스는 지역의 사회적기업이 새롭게 운영하게 됐다. 시는 지난 15일 아이돌봄지원사업 서비스제공기관 선정 결과 (사)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이하 가경센터)를 새로운 기관으로 선정했다. 가경센터는 내년 1월부터 국비 41억1000여만원의 예산으로 양육공백 발생 가정(생후3개월~만12세 이하 아동)에 아이돌보미 파견 및 돌봄서비스를 지원하게 된다. 가경센터는 여성가족부 아이돌보미양성 및 보수교육기관 운영, 고용노동부 신중년 사회공헌활동지원사업 운영 중으로 아이돌봄 사업 운영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강봉구 (사)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 대표는 “돌보미 양성교육으로 전문성을 높이고 신중년 전문 인력을 활용해 아이돌봄 미스매칭에 대응할 계획이다”면서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정과 아이돌보미 모두가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성과 노하우를 지닌 기존 아이돌보미는 그대로 승계해 사업 연속성과 일자리 안정화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 내남면에 미래자동차 부품 공급을 전담할 현대자동차 그룹의 통합물류센터가 들어선다. 경주시는 경북도, 현대모비스㈜와 지난 10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영남권 통합물류센터 신설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주낙영 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현대모비스㈜ 조성환 대표이사와 시·도의원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오는 2024년까지 948억원을 투자해 내남면 명계3일반산업단지 내 부지 8만972㎡에 영남권 통합물류센터를 짓는다. 신설될 영남권 통합물류센터는 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 A/S용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함은 물론, 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영남권 첨단 물류거점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안정적인 물류 거점 역할과 향후 경주시의 전기차 부품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도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경주를 중심으로 경북 소재 270여개 자동차부품 기업들이 현대모비스의 영남권 통합물류센터를 통해 전국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책임 공급 사업자로 전국에 4개의 물류센터와 22개 부품사업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조성환 대표이사는 “이번 통합물류센터 신축 투자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이용하는 국내고객들에게 A/S 부품을 신속, 정확하게 책임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동화 등 미래차 트렌드 변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고객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현대모비스는 도내 자동차부품 앵커기업으로 관련 기업들과의 동반 성장을 선도하는 등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해달라”면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포항영일만항 등 우수한 지역 물류시스템을 발판으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기업으로 더욱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낙영 시장은 “경주를 영남권 통합물류센터 거점으로 결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 주신 현대모비스 조성환 사장과 임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경주시는 자동차부품 기업에게 최적의 투자처로서 향후 관련 기업 지원사업을 확대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폐선활용사업 다시 안개속으로 헤메는 것은 아닌지…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시가 국제 마이스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첫 관문인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에 첫발을 내디뎠다. 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보문단지 내 150만㎡ 일대를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제회의 복합지구는 국제회의 개최에 필요한 국제회의시설(회의·전시·부대시설)과 국제회의집적시설(숙박, 쇼핑, 공연장 등)이 모인 곳으로 법에 따라 지정된 지역이다. 국제회의 복합지구 승인 여부는 지정요건인 전문회의시설 여부, 외국인 회의 참가자 수, 면적 등에 대한 서면검토와 현장평가 등을 거쳐 평가위원회 검토 후 연말 결정될 예정이다.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되면 국제회의시설 및 집적시설 대상으로 교통유발부담금, 개발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 감면과 용적률 완화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또 문체부로부터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지원받게 되며, 영업제한 규제 제외 등 사실상 관광특구 수준의 혜택도 주어진다. 지정 요건으로는 지구 내 전문회의시설이 갖춰져 있어야 하며, 집적시설 1개 이상, 지구 내 개최된 회의에 참가한 외국인이 직전 3년간 평균 5000명 이상의 인원이 필요하다. 컨벤션시설 증축과 다양한 숙박시설, 판매시설, 공연장 등 집적시설을 비롯해 국제 음향학회, 국제전산언어학술대회 등의 성공적인 개최로 지정 요건과 당위성은 충분히 갖춰져 있다는 게 경주시의 설명이다. 시는 지난해 12월 공공기관 2곳, 집적시설 12곳과 함께 ‘경주 국제회의복합지구협의체’ 구성을 시작으로 지역 내 호텔은 물론 리조트, 경주월드 등과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더불어 경북도도 MICE산업 활성화 추진을 위한 국제회의 복합지구 지정을 추진하면서 재정적 지원과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국제회의 복합지구 지정으로 국제회의산업 기반 확충과 관련 산업 집적화로 글로벌 MICE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며 “경북도 및 유관기관 등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까지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인천 송도, 경기 고양, 광주 김대중컨벤션, 대구 엑스코, 부산 벡스코 등 5곳이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 받았다.
‘K-지방소멸지수’를 토대로 한 지방소멸 위험도 조사에서 경주시가 총 6단계 중 네 번째 단계인 ‘소멸예방지역’에 포함됐다. 경주시의 지방소멸지수는 ‘1.031’로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04번째에 이름이 올랐다. 하지만 지방소멸 관련지수를 발표하는 기관들이 제각각 다른 결과를 내고 있어 지방자치단체의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13일 지역 간 인구이동을 유발하는 지역경제 선순환 메커니즘에 기반해 개발한 ‘K-지방소멸지수’를 적용해 지방소멸 위험도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K-지방소멸지수는 1인당 경상연구개발비, 전산업다양성지수, 지식산업 비율, 1000명당 종사자 수, 1인당 GRDP, 인구증감율 등을 측정해 산업연구원이 새롭게 개발한 지표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지수, 한국고용정보원의 지방소멸지수(마스다의 지방소멸지수) 등과 지방소멸지수 산출에 활용하는 지표가 달라 결과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일본 마스다 히로야 교수의 ‘지방소멸지수’는 65세 이상 고령자 대비 젊은 여성(20~39세)의 비율로 지방소멸 정도를 측정하고 있다. 마스다의 지방소멸지수에 따르면 경주시는 지난 2018년 6월 소멸지수 0.494로 소멸위험지역에 첫 진입했고, 최근인 지난 10월말 기준으로는 0.352로 소멸지수가 급격히 하락했다. 이 소멸지수는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으로 0.5 미만이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이 지수 수치가 낮으면 인구의 유출·유입 등 다른 변수가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경우 약 30년 뒤에는 해당 지역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에 따르면 경주시는 지방소멸지수가 매년 높아지고 있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또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지수에 따르면 경주시는 ‘인구관심지역’으로 분류됐다.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지수는 연평균인구증감률과 청소년순이동률, 주간인구 등 8개 지표에 가중치를 곱해 산정한다. 지난 2021년 행정안전부는 전국 89개 시·군·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고, 이어 경주시를 포함한 18곳을 ‘관심지역’으로 지정했었다. 반면 이번에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K-지방소멸지수 개발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경주시는 기준지수 1을 넘은 1.031로 소멸예방지역에 포함됐다. K-지방소멸지수는 지수단계를 소멸위험지역(0.5미만), 소멸우려지역(0.5~0.75미만), 소멸선제대응지역(0.75~1.0미만), 소멸예방지역(1.0~1.25미만), 소멸안심지역(1.25~1.50미만), 소멸무관지역(1.50이상) 등 모두 6단계로 분류했다. 경주시는 상위 104번째로 4단계인 소멸예방지역에 포함되면서 기존 마스다의 지방소멸지수와 행안부의 인구감소지수보다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지방소멸은 인구의 지역 간 이동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인구의 유출입이 지역경제 선순환 메커니즘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고 봤다. 지역 간 인구이동은 소득이나 일자리 등과 같이 지역 실물경제 현상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어 고성장을 구현하는 지역으로 인구가 집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이에 착안해 지역경제 선순환 메커니즘을 거시경제 차원에서 생산-분배-지출의 선순환구조와 지역경제의 실물경제 순환적 구조를 접목했다. 지역경제 선순환 메커니즘은 혁신활동→산업구조 고도화→고부가가치 기업 집적→지역성장 순으로 순환하는 과정으로 보고, 이들 순환과정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6개 지표로 지역경제 실상을 대변할 수 있는 K-지방소멸지수를 측정해 나타난 결과라고 밝혔다. 또 “마스다의 지방소멸 논거는 인구 재생산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지방소멸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구 유출이라는 점에서 인구 재생력만을 고려한 마스다의 지방소멸지수에 대한 정의 및 개념이 새로이 정립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부처 등 각 기관별로 조사한 지방소멸지수 결과가 제각각이어서 지자체들이 인구소멸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 수립에 혼선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지자체의 정책 수립과정이 명확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방소멸지수와 관련한 국가승인통계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통계 기준을 정립하고, 인구·경제·산업 등 지방이 처해 있는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소멸위험지역에 전국 9곳 중 경북은 4곳 포함 산업연구원이 이번에 공개한 지방소멸 위험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소멸위험 지역의 절반가량을 경북이 차지했다. 전국에서 지방소멸의 위험도가 가장 높은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역은 모두 59곳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경북은 9곳으로 전남(13곳)과 강원(10곳)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특히 지방소멸위험지역 9곳 가운데 경북에서는 울릉·봉화·청송·영양 등 4곳이 포함됐다. 다음 단계인 소멸우려지역은 군위·청도·영덕·울진·의성 등 5곳이었다. 이어 소멸선제대응지역은 고령·예천·문경·상주·영주·성주·영천·안동 등 8곳이 포함됐다. 소멸예방지역은 김천·포항·경주 등 3곳이다. 또 소멸안심지역은 경산·칠곡·구미 등 3곳이었다. 소멸무관지역은 경북에서는 단 한 곳도 없었다.
綵花와 民畵가 만나는 그 지점 산과 들에 핀 꽃들은 아름다운 신의 축복이요, 자연의 섭리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아름다운 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신과 인간이 함께 만든 신비의 꽃, 궁중채화(宮中綵花)이다. 비단으로 물들여 한닢한닢 밀랍으로 인두질해 만든 수만송이 갖가지 꽃들은 화려함의 극치이다. 그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끌려 그렸다. 그리면서 행복했고, 스스로 행복을 찾았다. 꽃은 신에게 받치는 가장 신성한 제물이며, 사실상 신과 인간을 잇는 연결고리이다. 나의 간절한 염원이 꽃으로 신에게 전해져 나의 소원이 이뤄지길 기원한다. 그리고 나쁜 기운을 막아주고 행복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민화를 그리고 간직한다. 綵花와 民畵의 접점이다. 행복한 세상은 인간 본래의 공통된 염원. 슬픔과 기쁨이 승화되어 꾸임없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綵花와 民畵. 그 이상적인 의미를 함께 담아 그려보았다.
지난해 말 폐선된 동해남부선·중앙선 경주구간의 활용사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이 시행한 ‘동해남부선 및 중앙선 폐선부지(경주시 구간) 개발사업 민간제안공모’에 단 한건의 응모도 없었다는 것이다. 국가철도공단은 폐선·폐역된 경주시 구간의 활용을 위해 지난 7월 11일부터 10월 11일까지 3개월 동안 민간제안공모를 했다. 공단은 아화역∼서경주역 22km, 부조역∼경주역 25.3km, 동방역∼모화역 16.4km 등 3개 구간으로 나눠 각각 민간제안사업 공모를 진행했다. 동해남부선 및 중앙선 폐선 경주시 구간에 대해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안정적인 수익모델 발굴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 향후 개발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시행한 것이다. 하지만 단 한 건도 제안사업이 접수되지 않으면서 폐철도 구간 활용사업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국내 자금시장의 위기와 불투명한 사업 수익성 등이 민간 투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철도공단은 민간제안 재공모나 공모 범위를 수익성 높은 일부구간으로 축소할지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철도공단이 폐철도 구간 개발사업 민간제안공모를 시행할 당시 지역 내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민간기업 등이 사업을 시행할 경우 수익 창출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주시나 시민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였다. 이와 함께 경주시가 꼭 필요한 사업이 있다면 시가 많은 예산이 들더라도 중장기계획을 세워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주요구간을 매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향후 국가철도공단의 공모 사업이 어떤 방식으로 결정될지는 현재까지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민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고, 경주 미래 비전이 약속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주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담아 마련한 활용방안을 국가철도공단과 부단히 협의해나가야 한다. 또 폐철도 활용방안을 위해 필요한 예산 확보 방안도 수립해야 한다. 중장기적인 경주발전을 위한 사업계획이 하루아침에 마련될 수 없는 만큼 이제 와서 다급해질 필요도, 이유도 없다.
경주시 주민등록인구가 지난 10월말 기준 24만9928명으로 25만명선이 무너졌다. 인구감소세도 가팔라지면서 경주시의 각종 인구증가정책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인구감소 속도가 빨라진 것은 통계에서 나타난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인구 25만1627명에서 10월말 24만9928명으로 9개월 만에 1699명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인구수는 지난 2017년 말 25만7903명, 2018년말 25만6864명, 2019년말 25만5402명, 2020년말 25만3502명, 2021년말 25만1889명이었다. 매년 평균으로 나누면 1513명이 감소한 셈이 된다. 이에 따라 인구 25만명선이 무너지는 시점은 내년 초로 예측됐었다. 하지만 올해 10월까지 인구수가 1699명이나 줄어 최근 5년 평균보다 많고, 25만명 붕괴시점도 앞당겨졌다. 올해 인구변화 분석에서 눈여겨 볼 것은 자연감소다. 올해 1월부터 10월말까지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자연감소’는 1414명이다. 이 기간 출생등록은 846명인 반면, 사망말소 건수는 2260건이었다.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인구 자연감소 1233명을 10개월 만에 이미 넘어섰다. 또 20대 인구유출도 올해 10개월 동안 1305명으로 지난해 1년 동안 감소한 1229명보다 더 많았다.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20대 인구유출이 많아진 것이 인구감소세를 가파르게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경주시는 그동안 출산장려를 위한 정책 마련과 일자리창출, 복지 및 교육환경개선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인구자연감소와 고령화, 저출산 등 총체적 난국을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해결해나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인구감소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 지역별, 성별, 연령별, 직업별 맞춤형 인구정책을 다시 점검하고 행정에서 가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등 무리한 정책보다 축소도시에 맞는 정책 마련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 10월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되는 참극이 벌어졌다. 관련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는 뭐라 말할 것 없이 통절한 책임을 느끼며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참극의 발생원인은 대단히 복잡하다. 어쩌면 우리 사회 전체가 지금 안고 있는 허술함이 우연한 시공간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낸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진보 측에서는 이 사건을 계기로 본격적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운동을 시작하였다. 그전부터 그들은 공들여 준비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것 중 하나는, 윤 대통령의 가장 약한 고리라고 판단되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격이었다.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이 부실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해부하고, 약간의 흠이라도 드러나면 사정없이 헤집었다. 그런데 그 논문은 무엇보다 김 여사 결혼 전의 일이었다. 한 국가의 공영방송이라는 MBC는 과거의 광우병 파동에서처럼 다시 한번 총대를 메고 미친 듯이 날뛰었다. ‘날뛴다’는 표현을 쓰지 않을 수 없을 만큼 ‘PD수첩’의 제작자들은 언론의 기본적 책무를 일부러 무시하면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그 감독자인 방문진 이사장이라는 이는 이를 언론의 자유라고 옹호하며, 오히려 권력에 의해 언론의 자유가 억압받고 있다며 눈물을 흘리는 이상한 모습까지 서슴없이 연출하였다. 김 여사 논문 공격의 최선봉에 서서 죽기살기로 진군을 외치는 우희종 교수는 과거 광우병 파동의 영웅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 심각한 논문표절로 사회적 징치(懲治)를 당한 인물이다. 도대체가 알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아는 상식의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대단히 비합리적이고 부당한 이 공격이 어떻게 해서 대중을 움직이고 있는가? 거리에 서서 보면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보인다. 그 얼굴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난 세월 받은 상처가 새겨져 있다. 적지 않은 경우, 상처는 아물며 분노를 그의 가슴에 낳는다. 분노를 처리하기 위한 장치의 설계로 사회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왜곡을 행하기도 한다. 그 왜곡에는 어두운 거짓말이 들어간다. 그럴 수밖에 없다. 세상은 언제나 변화의 요동을 치는 곳이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피터슨(Jordan B. Peterson)은 어떤 유기체가 새로운 환경에 놓이면 중추신경계에서 새로운 유전자들이 활성화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의 많은 부분은 생물학적으로 여전히 발생기 상태에 있는 것이고, 당연히 성장의 과정을 거칠 수 있다. 이러한 성장과 변화의 태양(態樣)을 무시하고 하나의 불변하는 박제화된 신념으로 우리 사회를 재단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히 거짓이다. 우희종 교수를 비롯한 탄핵운동의 주동자들은 오직 윤 대통령을 탄핵하여 그 정부를 무너뜨리면 세상은 좋아질 것처럼 말한다. 이것은 거짓말이다. 그들이 전제하는 세상은 문재인 정부와 같은 무능과 위선의 결합체이자 가혹한 편가르기의 곳이다. 그들처럼 자신의 말과 행동, 사고가 문재인 정부의 경험에서처럼 틀렸다는 점이 입증되었어도 그것을 여전히 고집하는 것을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비본래적(inauthentic)’ 존재방식이라고 한다. 이 비본래적 존재방식을 가진 이들에 의해, 히틀러와 스탈린 그리고 마오쩌뚱의 비참한 야만과 고통이 행해졌다. 그리고 이 경험은 이미 끝난 것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전체주의 세력이 다시 서서히 동맹체를 결성하며 인류를 압박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 전방 공격수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다. 달리 말하면, 지금 탄핵을 주동하는 우희종 교수나 MBC에서 광적으로 편파, 왜곡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들 혹은 이를 옹호하며 대중 앞에서 스스럼없이 눈물 흘리는 사람의 정신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심하게 병들었다. 내가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비본래적 존재방식을 가진 이도 아닐뿐더러 대단히 튼튼한 자아와 인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나 혼자의 경험이 아니다. 그와 지나간 날들 관계를 맺었던 많은 사람들에게서 확인한 것이다. 그는 시골에서 검사생활을 할 때 독신이라 주말에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에 다른 이유로 집에 가지 않은 검사들에게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취미인 사람이었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흔하다고 할 수 있을까? 오랜 법조의 경험을 가진 내 입장에서 말하자면,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탄핵운동의 주동자들과 윤 대통령, 둘 중에서 과연 누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야 할 것인가. 나는 서슴없이 건강한 정신과 인격을 가진 쪽인 윤 대통령 뒤에 서겠다. 내가 그를 지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경주시민 여러분, 여러분은 경주의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공기관이 추가 이전되고 인구가 유입되면 쇠퇴하던 도심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지금의 추세가 이어질까요? 물론 미래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도전과 시도는 많습니다. 지금도 시청과 관계기관, 그리고 주민들 모두 우리 경주의 밝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제가 이번에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좀 더 과감한 시도에 관한 것입니다. 아마 이 시도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입니다. 현실을 너무 모르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이라고 치부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상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럼 제 머릿속 아이디어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먼저 고도 제한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고도 제한으로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으니 기존 건물을 다시 지으려 해도 경제성도 없고 여러 가지 한계가 있었겠죠. 하지만 수직 방향이 아닌 수평적인 폭을 넓히는 것을 생각해보십시오. 사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쇼핑몰은 높이보다 수평적 이동이 많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가족뿐 아니라 사람들은 대부분 위아래로 엘리베이터를 타는 수직이동을 최소화하는 것을 선호하거든요. 폐역된 경주역사 부지는 바로 이 수평적 공간을 만들 기회의 땅입니다. 높은 빌딩 몇 개보다 옆으로 이어진 수평적 이동에 최적화된 복합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경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시내에 높은 건물도 랜드마크로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황룡사 목탑은 9층이나 됩니다. 목탑을 복원한다고 하는데 고도 제한을 걸 것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건물을 새로 지을 때 지하에 묻힌 유적들은 어떻게 할까요? 서울 종로의 공평동에는 이와 관련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 지역은 재개발을 위해 발굴을 시행하였는데, 조선시대의 집터와 길의 흔적이 선명하게 나왔습니다. 유적을 보전하자니 위에 건물을 지을 수 없고, 그렇다고 건물을 짓지 않을 수도 없어 생각해낸 방법은 건물 지하에 옛 조선시대 도시의 유적을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서울 종로에 가실 일이 있으면 조선의 폼페이라 불리는 종로의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그 위에 올라간 높은 빌딩이 경주에 어울릴지는 모르겠네요. 다음으로 경주역사에서 중앙시장까지의 길을 완전 보행자전용도로로 만드는 것을 제안합니다. 물론 비상시 응급 차량의 통행은 가능하게 해야겠죠. 보행자 전용공간이 되니 우리 아이들이 길을 건널 때 차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경주역사 부지에는 멋진 랜드마크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도시재생으로 재정비된 시장과 아기자기한 상점, 그리고 경주읍성과 안쪽 동네가 들려주는 조선시대 이야기들로 활기찬 곳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행 전용공간이니 보도와 도로의 높낮이가 없어지게 되니 당연히 휠체어나 유모차가 다니기 쉬운 곳이 되겠죠? 지금까지가 제가 지면을 통해 늘 말씀드린 보행 중심의 도시입니다. 하지만 보행자 공간으로 만드는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가 있습니다. 그동안 이곳을 지나던 차는 어디로 다닐까요? 그리고 내부로 차가 다니지 않으면 가게의 물건은 어떻게 싣고 내릴 수 있을까요? 경주 중심부를 오기 위해서는 외곽에 주차 공간을 만들고 내부로 이동하는 것은 지능형 이동 수단(스마트 모빌리티)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짐이 있다고요? 짐을 싣고 원하는 곳으로 옮겨줄 화물 로봇도 대기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유럽의 스마트시티 탈린에서는 이미 이 로봇이 도시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가게에 내릴 상품과 식자재는 보행 전용 도로 이면도로로 정해진 시간대에 배송될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차가 없으면 공기도 더 맑아지고 탄소배출도 줄어들고 걸어 다니니 건강에도 좋습니다. 지금까지는 필자의 행복한 상상이었습니다. 어떠신가요. 불가능해 보이는 일 같은가요? 하지만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들은 모두 실현된 사례가 있습니다. 심지어 대도시도 아니고 우리 경주와 비슷한 환경과 여건을 가진 곳에서요. 상상만 하고 시도하지 않으면 혁신은 어렵습니다. 같이 상상하고 만들어갑시다!
기림사 삼성각은 명부전과 함께 가장 후미진 곳에 배치되어 있다. 삼천불전의 서쪽으로 나 있는 계단을 오르면 첫 번째로 만나게 되는 불전이 삼성각이다. 부처님이나 보살을 모신 전각은 편하게 둘러볼 수 있으나 칠성각, 독성각, 산신각 과 이들을 함께 모신 삼성각에서는 발걸음이 멈칫해진다. 삼성각에 모신 세 성인은 불교의 시원지인 인도와는 관련이 없다. 불교가 동아시아로 전해지면서 이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믿어오던 여러 신들이 유입되어 불교 본래의 모습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불교유신론』을 펴낸 만해 한용운은 시왕신앙과 함께 삼성에 대해서 저급한 불교문화의 한 형태라고 하였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매우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져 여전히 불교문화의 한 면을 이루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개구즉착(開口卽錯)’이라는 말이 있다. ‘입을 열어 말을 하면 바로 어긋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쭉 해오던 이야기를 여기에서 멈출 수는 없다. 대승불교 경전인 『대반열반경』에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이라고 하는데 이는 ‘일체의 중생은 모두 불성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삼성각이 부처님의 가르침과는 다르다고 그냥 나와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기림사 삼성각에는 칠성(七星), 산신(山神), 독성(獨聖)을 함께 모시고 있는데 조각상이 아닌 불화이다. 왜 사찰에는 이성각, 사성각은 없고 삼성각만 있을까? 숫자 3은 ‘해·달·별’ ‘상·중·하’ 등 우주 만물의 근원이라는 주역의 천지인(天地人)과 연관된 의미가 있다. 그리고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환인·환웅·단군 등 삼신을 숭배하였다. 3원색이 있고 옛이야기 속 주인공은 ‘아들 3형제’ ‘셋째 딸’이다. ‘삼시 세판’ ‘삼색나물’ 등 일상생활에서도 숫자 ‘3’은 중요하게 생각했다. 사찰에서도 삼성각 이외에도 주로 전각 안에 모시는 불상은 삼존불이라고 해서 ‘3’이라는 숫자를 중시하고 있다. 삼성각에서 가운데 모시고 있는 칠성은 치성광여래를 중심으로 그 좌우 일곱 부처님이 칠성신이다. 칠성신은 도교에서 유입된 신으로 인간의 수명을 관장한다. 이 신은 옛날부터 우리나라 민간에서 재물과 재능을 주고, 아이들의 수명을 늘려주며, 비를 내려 풍년이 들게 해주는 신으로 믿어왔다. 이 칠성신이 불교에 흡수되면서 처음에는 사찰의 수호신으로 자리 잡았다가 점차 본래의 기능을 되찾아 별도의 전각인 칠성각에 모시거나 독성, 산신과 함께 삼성각에 모신다. 칠성의 왼편(동편)에 모신 분이 독성(獨聖)이다. 독성으로 모시고 있는 나반존자는 남인도 천태산에서 홀로 선정을 닦아 깨달았다. 독성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전하는 이야기로는 부처의 제자가 된 나한으로 말법시대에 출현하여 중생들을 교화했다고 하는데 부처의 제자 중에는 그의 이름이 없고, 이름을 거론한 경전도 없다. 그래서 중국 천태산에서 혼자 도를 닦아 연각(緣覺)을 성취한 나반존자(那般尊者)를 독성이라고 생각하거나, 빈두로존자 혹은 가섭이라 하기도 한다. 흰머리와 희고 긴 눈썹 등 외모상 비슷한 점이 많고 신통력이 있다는 것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나 일본의 문헌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한국 사찰의 독성을 단군신앙의 불교적 전개라고도 한다. 이곳 독성은 기괴한 바위를 배경으로 아주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는데 옆에는 동자가 차를 끓이고 있다. 칠성의 오른쪽(서편)은 산신이다. 산신은 불교가 전래되기 전부터 믿던 토착신으로 삼국시대부터 조선 말에 이르기까지 산신신앙이 널리 유행하였다. 이 산신이 불교에 수용되면서 호법신중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칠성 탱화를 보면 호랑이 등에 걸터앉아 있는 산신 오른쪽 개울 건너에는 동자가 산신에게 공양할 산삼, 복숭아, 영지버섯을 막대기에 꿰어 어깨에 걸치고 산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다. 본래 기림사에는 산령각이 있었는데, 다른 사찰에 있는 산신각과 같았다. 1899년 기림사에 대한 대대적인 중수가 있을 때 산령각도 함께 보수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1979년 무착스님이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이 삼성각을 신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요즘 세상이 참 이상하다. 강의 시간에 학생들이 필기도 안 하고 그저 나를 빤히 쳐다만 본다. 당장 내일모레가 시험인데도 그런다. ‘이거 시험에 나오는 대목인데...’ 하는 심정으로 과장된 몸짓으로 강조해 보지만 정작 녀석들은 두 손 놓고 나만 쳐다본다. 나 보기가 역겨울(?) 때는 그들 손에 들린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를 쳐다본다. 거기엔 미리 올려둔 수업 자료가 열려 있다. 공부를 눈으로 하는 이들이 이상한 건지, 내가 이상한 건지 모르겠다. 동료 교수님들도 강의실마다 그렇다며 이게 다 코로나의 부작용이란다. 2년 이상을 컴퓨터에 코를 박고 있던 게 습관이 돼서 그렇다고. 이상한 점은 우리 아들에게서도 목격된다.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는 녀석한테서 자꾸 모기 소리가 나길래 다가가 봤더니, 강의를 1.2배속으로 보고 있었다. “와 이걸 알아듣는다고?”했더니 아들 왈, “이게 편해” 그런다. 어떤 강의는 2배속까지 들어본 적 있다고 으스댄다. 이게 자랑거리인가 싶을 정도로 득의양양한 표정까지 지으며 말이다. 물론 반사 이익은 있다. 학교에서 치는 영어 듣기 평가가 그렇다. 배속으로 듣던 습관이 있어서인지 학교에서 들려주는 ‘정상’ 속도의 영어 문장들이 느릿느릿, 또박또박 들린단다. 우리가 파리 같은 날벌레를 맨손으로 잘 못 잡는 이유가 그들 눈에 인간의 행동이 너무 굼뜨게(!) 인식되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파리 눈에 우리가 휘두르는 손은 너무 느려 언제든지 도망갈 수 있다는 말이다. 아인슈타인 말마따나 시간이 상대적으로 인식되니 가능한 이야기다. 어쨌거나 아들아, 세상은 네가 원하듯 1.2배속으로 돌아가질 않는단다. 커피나 짜장면을 주문해도 금방 나오는 게 아니다. 뜨거운 물을 틀어도 찬물이 제법 나온 다음에야 나온단다. 하지만 이 또한 절대적 금구는 아닌가 보다. 요즘 아들 또래가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 중에는 두어 시간짜리 영화를 15분 안에 요점 정리해주는 영상이 차고 넘치고, 학교에서 지정해주는 권장 도서 그 두꺼운 분량을 30분 안에 완전 해체를 해주고 있다. 그마저도 지루하다면 5초나 10초 건너뛰는 기능도 가능하다. 과학 기술은 이제 우리의 인지 속도마저 조절하고 있다. 젊은이들이야 놀라운 속도의 디지털 신세계에 환호하겠지만, 그 속도를 따라가기에 눈도 침침하고 어깨도 굽어가는 성인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새로운 기술과 계속되는 신제품의 등장이 반갑지가 않다. 그 반작용으로 등장한 것이 소위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 해독)’다. ‘디지털 다이어트(Digital Diet)’나 ‘언플러깅(Unplugging)' 등도 같은 맥락이다. 켜켜이 쌓인 독소를 해독하듯 테크노 스트레스를 줄이자는 움직임이다. 카카오톡 데이터센터에 난 화재로 온 나라가 먹통이 되었던 최근의 경험을 잘 기억하시리라.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카운슬러인 C.브로드가 처음 사용한 테크노 스트레스에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불안형과 의존형인데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고객은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을 힘들게 따라가느라 스트레스받고, 소프트웨어 기술자는 그 속도를 더 벌이려다 스트레스받는다. 우리는 지금 왜 이러고 있는 걸까? 주지하다시피 스트레스는 과도한 외부 자극에 신체가 가진 항상성(homeostasis)이나 일반적인 반응 체계가 엉클어진 상태다. 요즘처럼 개인의 사적인 영역이 디지털 세계에 침범당하는 상황은 더 큰 스트레스를 부른다. 더 이상 개인은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통제하지 못하고, 원하든 아니든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관계를 맺어야 한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정보 홍수에 노출되고 당연히 스트레스가 끊임없이 발생된다. 테크노 스트레스는 기술(Technology)과 스트레스(Stress)가 합해진 단어다. 왠지 궁합이 안 좋을 것 같지만 오히려 찰떡궁합이다. 감정을 가진 인간이 어떻게 차디찬 소프트웨어와 그럴 수 있냐 하겠지만, 최근 영국에서는 사람이 만진 키보드나 스마트폰에 남아 있는 열을 이용해서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 같은 과학 기술의 빅 스텝은 동시에 우리에게 ‘빅 스트레스’이기도 하다. 손에 들린 스마트폰 속 세상이 1.5배나 빨라지더라도 내 걸음걸이는 여전할 테고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줄어든다면, 삶의 기준은 나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이라는 약 오은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났더라면 지하철을 놓치지 않았더라면 바지에 커피를 쏟지 않았더라면 승강기 문을 급하게 닫지 않았더라면 내가 시인이 되지 않았다면 채우기보다 비우기를 좋아했다면 대화보다 침묵을 좋아했다면 국어사전보다 그림책을 좋아했다면 새벽보다 아침을 좋아했다면 무작정 외출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면 그날 그 시각 거기에 있지 않았다면 너를 마주치지 않았다면 그 말을 끝끝내 꺼내지 않았더라면 눈물을 흘리는 것보다 닦아주는 데 익숙했다면 뒤를 돌아보는 것보다 앞을 내다보는 데 능숙했다면 만약으로 시작되는 문장으로 하루하루를 열고 닫지 않았다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었다면 일어나니 아침이었다 햇빛이 들고 바람이 불고 읽다 만 책이 내 옆에 가만히 엎드려 있었다 만약 내가 어젯밤에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의지대로 펄럭일 수 없는 생에 대한 역설적 긍정 ‘인간은 슬퍼하고 신은 웃는다’라는 유대인들의 속담이 있다. 참으로 어이없게도 비극은 뒤집어보면 희극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에 자신이 힘들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인간들은 자신이 지금 겪고 있는 불행이 자신이 과거에 선택한 일의 결과라고 믿는 습성이 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은 ‘그 때 이렇게 했더라면’이라는 탄식과 후회를 달고 산다. 오은의 이 시는 그래서 표면적으로는,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고찰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1연이 늦게 일어나거나, 지하철을 놓치거나, 승강기 문을 급하게 닫은 하루의 서사라면, 2연은 새벽까지 깨어서 글을 쓰는 시인이라는 운명을 선택한 자의 고뇌, 3연은 “그날 그 시각 거기”서 우연히 “너를 마주치”고 “그 말을” 굳이 꺼내 결혼에 이른 자신의 생에 대한 후회다. 각 연마다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우연의 생이 입체적으로 진행된다. 4연에서는 “앞을 내다보는” 게 아니라 “뒤를 돌아보는” 일에 익숙한 자신을 괴로워한다. 마침내 5연에서는 “내가 더 나은 사람이었다면”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비하한다. 그러나 시인은 모르고 있었을까? ‘만약이라는 약’은 이미 지나버린 일 때문에 생긴 질병을 낫게할 수 있는 묘약이 아니라는 걸. 그래서 끝 두 연은 앞의 내용에 대한 반전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의 본심은 여기에 있었던 것. 짐짓 “만약 내가/어젯밤에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이라고 너스레를 떨고 있지만, 기실 “내 옆에 가만히 엎드려 있”는 “읽다 만 책” 때문에 시를 쓰게 된 시인의 소명의식과 자부심이 넌지시 빛나는 시이다.
재난이나 참사는 영화제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소재다. 극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숨막히는 상황을 묘사하고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사람의 갈등을 통해 삶의 의미를 조명하고 재난이나 참사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오류들을 통해 그것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생일(2019)’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다. 그러나 단 한 차례도 참사의 현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영화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이 영화가 세월호 참사 후 남겨진 어느 가족을 조명하고 있어서다.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된 수호라는 학생의 가족들이 어떤 트라우마를 가지고 사는지 어떻게 무너지고 어떻게 이겨 나가는지를 그려낸 영화다. 이종언 감독이 세월호 유가족들 곁에서 오랜 기간 그들을 지켜본 후 만든 영화라는 소개처럼 유가족들의 아픔과 슬픔, 다시 살아가려는 어쩔 수 없는 선택들이 가슴을 후벼판다. 영화의 전반적인 줄거리는 세월호에서 희생당한 수호(윤찬영 분)의 가족과 친구들이 수호의 생일을 맞아 서로에게 간직된 기억들을 선물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골은 이 일을 겪지 않은 관객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 사고로 해외의 감옥에 수감되어 있느라 아들의 장례식에조차 참여하지 못한 아버지(설경구 분)와 아들의 믿기지 않은 죽음을 혼자서 감당해야 한 어머니(전도연 분), 오빠의 죽음 이후 죽은 오빠에게 사랑을 빼앗긴 어린 여동생(김보민 역)이 부딪히는 갈등은 처연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그 깊은 충격이 결국은 마음껏 소리내어 울고 솔직히 슬픔을 표출함으로써 일부분이나마 치유된다는 것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그만큼 참사가 남긴 후유증은 당사자가 되어보지 못한 입장에서는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깊고도 큰 것이라는 반증이다. 이 영화에서 특별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그것은 수호의 아버지가 한사코 정부에서 제시하는 보상금 타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금쪽 같은 자식의 죽음을 돈으로 바꾼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구체적인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마당에 보상금으로 참사를 덮으려는 시도를 더더욱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 부모들이 터무니 없는 금액을 요구, 자식의 죽음을 돈으로 흥정하려 한다는 당치도 않은 괴담이 극우 유튜브들을 통해 날조되고 유포되기도 했던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었다. 그 깊은 아픔과 의문이 아직도 엄연히 존재하는데 또 다시 이태원 참사라는 처참하기 이를 데 없는 참사가 생겼다. 참사로 목숨 잃은 당사자들의 허망함이야 말할 것 없겠지만 이 사고로 남겨진 유족들의 마음은 어떻게 위로할 것인가? 이번 참사 역시 꽃다운 젊은이들이 무참히 쓰러졌다는 측면에서 유족들의 마음은 더 아플 것이고 그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 역시 비통하고 안타깝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번 참사의 원인이 경찰과 공직자들의 무사안일에서 비롯된 것이고 11번이나 접수된 시민들의 제보조차 무시된 것이 밝혀져 ‘국가부재’를 실감하게 했다. 그런 상황에서 경찰과 공직자들은 참사를 수습하고 원인을 규명하는데 주력하기보다 집권자에게 아부하기 급급해 급격히 민심을 사찰하는가 하면 참사 자체를 ‘사고’라 규정하거나 ‘리본에 근조 글씨를 못 쓰게 하라’는 등 국민정서와 반하는 지시로 정부 스스로 구설을 만들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연일 장례행사에 참석하고 종교행사마다 다니며 비공식적으로 애도와 사과를 표명했을 뿐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또 다른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물론 우리는 이번 참사 역시 세월호 참사가 그랬던 것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무뎌지고 익숙해질 것임을 안다. 그러나 유족들은 해마다 숨진 가족들의 생일날이 되면 남몰래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그 눈물이 조금이라도 덜 흐르도록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문책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다. 그래야 참사 희생자들의 생일들이 조금이라도 덜 아릴 것이다.
만엽집을 연구하면서 느끼는 미스터리 하나가 있다. 만엽집 최대의 수수께끼일 것이다. 현재 만엽집 권제1에 수록된 작품 수는 84장이다. 84라는 숫자는 만엽집의 숫자 개념으로는 있을 수 없는 파격의 숫자이다. 만엽집의 숫자 개념을 권 제1에 적용하자면 만엽집 권 제1은 마땅히 80편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8은 ‘많다’의 개념이다. 사통팔달, 팔선녀 등에서 이러한 숫자 개념을 본다. 그래서 80은 무한대의 숫자를 상징한다. 하나하나의 향가도 힘을 가지고 있는데 무한대의 향가 작품으로 구성된 만엽집은 초강력 힘으로 지통천황 후손들의 치세를 이어가게 해야 할 것이다. 그를 위해 만엽집 편찬자는 당연히 80번가로 만엽집 권제1의 끝을 맺었어야 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누군가가 80이라는 무한대의 숫자를 파괴해버리고 84로 만들었다. 의도적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숫자가 나왔다. 여기에는 특정한 의도가 숨어있다. 누군가 지통후손들의 황통을 끊어버리고자 한 것이다. 그를 위해 4편의 향가를 만엽집 권제1에 추가하였다. 그것이 81~84번가이다. 지통으로 부터 이어지는 황통을 끊고자 하는 세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우선 사람들 마음에 둥지 틀고 있는 지통천황을 저승으로 보내버리고자 했다. 틀림없었다. 그녀의 치세를 마감하기 위한 향가 3편이 권제1에 추가되어 있었다. <81번가> “산 너머로 지통천황이 정자(井字) 꼴로 구획하여 지은 등원경이 떠나가는 게 보인다. / 지금까지의 공적을 알려 그대를 이롭게 하리. / 귀신의 바람처럼 대단했던 그대의 기세를 이세신궁의 처녀들이 드러내고 있다” 711년 지통천황 치세를 상징하는 등원경이 불에 타버렸다. 그리고 81번가부터 만엽집 작품 구조에 강렬한 단층선이 나타나고 있다. 등원경과 지통천황을 저승으로 보내고 있다. 없어도 될 작품이 배치되어 있다. <82번가> “포구에서 등원경이 저승배 타는 것을 도우라. / 정들었던 옛 도읍이 저승배 타는 것을 도우라. / 그대에 대한 사랑은 오래도록 굳세어 변함없을 것이다. / 하늘에 가시어도 온 나라에서 절하고 있는 우리를 응당 보시리” 이 작품 역시 등원경을 환송하고 있다. 붙잡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83番歌> “바다 밑 물굽이 치는 나루에 하얀 물결이 솟구친다. / 밭 위의 산을 어느 때 사슴이 넘어갈 것인가. / 세상물정 모르는 분께서 마땅히 나타나시어야 하리” 등원경을 보내더니 이번에는 지통천황을 환송하고 있다. 이로써 한 시대가 마무리되었다. 작자는 지통천황에게 갈 때가 지났으니 비록 저승바다에 흰 파도가 일더라도 이제는 떠나셔야 한다고 저승길을 재촉하고 있다. 한 시대가 강제로 보내어지고 있다.
SDGs와 ESG 경영을 지역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한 ‘거버넌스(협치)’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시대적 요구다. 정부의 역량만으로는 고령화, 저출산,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환경과 에너지, 다문화, 지방소멸 등 복잡·다기한 도시문제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관이 함께 정책을 결정하고, 공동으로 집행·평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새로운 협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 지자체의 협치 시스템 점검은 민·관이 함께하는 체제(공동 결정·집행·평가)이자 시민이 행정의 주체가 되는 모델 구축을 의미한다. 민관이 상호 이해하고, 신뢰를 쌓기 위한 제도와 인식 혁신은 협치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좋은 협치(Good governance)는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지역 시민사회에 대한 자치단체장과 공무원의 인식 전환, 새로운 민관 협력시스템에 맞는 조직·인사·예산 등 시스템 전반의 혁신이 이뤄져야 가능하다. 기존의 가치와 수단을 전환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할 때 자치단체장과 공무원의 거버넌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행정혁신 추진의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협치 시정의 시작은 공직자의 협치 시정 역량 강화를 통해 행정체계를 구축하고 학습과 네트워킹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는 복합적 과정이다. 즉, 시정 협치 과정에서 의사결정 및 활동 과정에 참여하는 행정의 역량(capacity building)과 혁신적인 정책의 영향력(empowerment)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 거버넌스의 총체적 역량도 더불어 강화되는 발전적 과정이다. 경험적인 사례 연구는 공직자의 혁신 수용성이 혁신역량을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혁신과정의 민주성, 혁신성과에 대한 긍정적 인식확산, 자치단체장의 민주적 리더십(혁신에 대한 관심, 의지, 지원), 지역 실정에 맞는 행정 혁신 목표와 과제 설정은 행정혁신으로서의 거버넌스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기여한다. 물론, 민간도 공공부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역량을 높여, 구체적인 정책의제 제시 및 공동실행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해외나 국내 지자체 협치 체계 구축은 공히 ‘유연성과 자기교정능력’을 담보하기 위한 행정 거버넌스 역량 파악을 1차적 과제로 설정한다. 행정혁신을 선도하는 리더와 공무원의 협치에 대한 인식 수준, 가치, 지향, 목표, 의사소통 기술, 파트너링 경험과 능력 등에 대한 점검이 바로 그것이다. 지자체 협치의 주요 점검 사항은 다음과 같다. △리더는 거버넌스를 효율적인 통치수단이 아닌 민주적이고 통합적(환경·사회·경제) 관리 틀로 인식하고 있는가? △리더는 거버넌스를 행정 가치로 도입하는 선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가? △리더는 적정한 인센티브와 공정한 평가를 통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는가? △리더는 변화를 수용하고 도전하는 조직문화 형성을 주도하고 있는가? △지자체는 협치를 행정의 가치로 삼고 있는가? △공무원 다수의 공감과 참여를 통해서 협치가 행정 가치로 설정되었는가? △공무원 다수는 거버넌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공무원은 거버넌스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가? △공무원 다수는 거버넌스 실천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의지가 있는가? 공직자의 협치 역량에 관한 점검과 평가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협치 성공의 추진력이다. 이미 해외 선진적인 도시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점검하고 보완하고 있다. 이를 나열하면 첫째, 공직자 협치 역량. 둘째, 지역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 셋째, 도시 지속가능발전의 3대 기둥(사회·환경·경제)의 통합적 관리 틀에 대한 공무원의 인식 수준과 실행 역량. 넷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한 행정 조직 구조와 제도적 기반(전담부서와 조례 등). 다섯째,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실천과 협치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와 평가체계 등 인프라. 여섯째, 협치 조직 인력 재정 서비스 등 일반 행정관리. 마지막으로 협치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는 시민사회의 의식과 역량에 대한 진단이다. 시민사회의 협치에 대한 관점과 태도에 대한 점검도 중요하다. 영국의 ‘the Partnering Initiative(TPI)’라는 비영리 기관이 제출한 섹터 간 파트너십의 구축과 관리를 위한 대표적인 툴(The Partnering Toolbook- An essential guide to cross sector partnering(2003년 초판, 2011년 4th 에디션))에 따르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치에 대한 낮은 정보와 이해 그리고 부정, 적대, 정파적 인식과 태도도 지자체 협치를 제약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전통놀이 체험행사 ‘우리놀이 한마당’이 오는 12~13일과 19~20일 총 12회에 걸쳐 경주엑스포대공원 우리놀이터에서 진행된다. <사진> ‘우리놀이 한마당’은 2022년 전통놀이문화 조성 및 확산 사업에서 새롭게 개발한 전통놀이 현대화 콘텐츠 ‘딱지, 투호, 제기, 연’을 활용해 운영된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전통놀이를 더욱 가깝게, 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경주엑스포대공원을 비롯한 고양어린이 박물관, 양주시립회암사지 박물관 등 3곳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전통놀이 배워보기(쌍륙, 고누) △전통놀이 겨뤄보기(딱지, 제기) △연 날리기 체험(방패연, 가오리연) △자유체험(팽이, 산가지, 화가투, 투호, 윷놀이, 비사치기 등) △함께 그림 그리기(대형 캔버스에 전통놀이 체험 후기 그리기) 등이다. 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전통놀이를 제대로 체험할 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의 전통놀이 및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많이 열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놀이 한마당’은 12세 이하 어린이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사전 접수를 통해 참여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