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동궁원을 앞으로는 3D 가상세계 메타버스에서도 만날 수 있다. 동궁원은 주요 랜드마크인 식물원 외부와 음악분수를 실제처럼 구현한 가상공간 속에서 사계절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메타버스 제작을 완료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아바타를 활용해 경제·문화·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가상세계를 뜻한다. 이용은 휴대폰 플레이 스토어에서 ‘제페토’ 검색해 어플 다운로드 후 제페토 어플에서 동궁원을 검색해 활용하면 된다.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는 유저들이 직접 아이템과 맵을 제작할 수 있고 셀카나 다른 아바타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거나 팔로우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동궁원 관계자는 “동궁원은 메타버스 외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 발굴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희망과 화합의 불빛 ‘2022 크리스마스 트리’가 불을 밝혔다. <사진> 경주시는 지난달 26일 구 경주역 광장에서 ‘2022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열었다. 점등식은 오는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한 해를 마무리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고자 열렸으며, 종교적 의미를 떠나 서로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의 뜻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경주시기독교연합회(회장 김창식 목사) 주관으로 진행된 점등식에는 주낙영 시장을 비롯해 지역 기독교 관계자와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해 희망을 염원했다. 이날 점등식을 가진 트리 불빛은 내년 1월 초까지 역 광장을 환하게 밝혀 줄 예정이다. 주낙영 시장은 축사를 통해 “트리 불빛은 코로나19와 태풍 힌남노 피해로 힘들었던 올 한해의 어려움을 무사히 극복하고 이겨낸 시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불빛임 동시에 다가오는 새해를 맞은 소망을 담은 염원의 불빛이다”고 전했다. 이어 “내달 29일까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는데 보탬이 되고자 외국인 이웃들에게 겨울 외투 나눔 운동을 펼치고 있다”며 “혹시 집에서 입지 않은 패딩, 점퍼 등이 있다면 기간 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로 많은 접수를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구 경주역 일부를 활용해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한 ‘경주문화관1918’ 개관식을 2일 개최한다.
오늘날의 지구상에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라는 인간이외에 인간과 같은 대접을 받고 있는 동물이 있다. 예전에는 애완동물이라 하였고, 오늘날에는 사람의 동반자 역할을 한다는 이유로 반려동물이 된 개와 고양이다. 이제 개와 고양이는 사람이 사는 생활공간 깊숙이 들어와 사람과 함께 살고 있다. 급기야 사람이 사는 공간, 가장 안락한 공간의 주인이 되었고, 사람은 그 공간에서 밀려나 있다. 집안의 최고 존재가 되었다. 혼자 가정에서는 반려동물이 아들과 딸이 되어 있다. 아예 호칭도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누나, 언니로 되어 있다. 애견인에게는 혈연이 된지 오래 됐다. 조선시대에는 임금님도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에 빠지게 되면 백성을 돌보는데 소홀해질 수 있다하여 직접 키우는 것이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임금님들이 완물상지(玩物喪志:애완동물 사랑에 집착하면 소중한 본심을 잃어버린다)의 의미를 망각하고 애완동물을 키운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세조는 조선 제7대 왕(재위 1455~1468)으로 세종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수양대군에 봉해졌다. 문종이 사망하자 어린 단종을 제거하고 무력으로 왕위를 찬탈한 세조가 법당에 예배를 드리기 위해 오대산에 위치한 상원사를 찾았는데, 이때 법당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고양이가 막았다고 한다. 옷자락을 물고 늘어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이를 이상히 여긴 세조는 곧바로 내부를 확인해 보라고 명을 내리고 그 결과 잠복해 있던 자객들이 발각되었고, 목숨을 구한 세조는 고양이에게 3품의 직을 내리고 붉은 천을 감은 허리띠인 전홍대를 하사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조선조 숙종(재위 1674~1720)에게는 퍼스트캣이 있었다. 고양이의 이름이 ‘김손(金孫)’ 혹은 ‘김묘(金猫)’라 하였다. 숙종대의 인물인 김시민(金時敏, 1681~1747)의 시문집 東圃集에는 숙종의 고양이 김묘를 읊은 글이 실려 있다. “궁중에 황금색 고양이가 있었으니 숙종 임금께서 사랑하여 김묘라는 이름을 내렸다. 김묘야! 하고 부르면 곧 달려오고, 사람이 하는 말을 잘 알아들었다. 김묘는 숙종 임금님과 함께 밥을 먹었고, 차가운 밤에는 임금님 곁에서 잠들었고, 비빈(妃嬪)들도 감히 고양이를 길들이지 못하였고, 임금님은 고양이를 지극히 사랑하셨네” 1720년 숙종이 승하하자 김묘는 식음을 전패하고 20일 동안 곡만 하다가 결국 죽었다 한다. 자신을 사랑한 숙종을 따라 간 김묘의 충성심에 감동한 인원왕후의 지시에 따라 김묘에게 비단 옷을 지어 입히고 수레에 실어, 숙종의 능인 명릉(明陵) 가는 길 옆에 묻었다 한다. 또 성종(재위 1469~1494)임금님의 동물사랑은 유별났다. 콩 400석에 해당되는 흑마포 60필 가격으로 낙타를 수입해서 키우려다가 신하들의 반대로 좌절되기도 했다.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송골매를 길렀고, 원숭이도 키웠고, 원숭이에게 흙집과 옷을 만들어줬다. 원숭이가 얼어 죽자 애달파 했다. 성종의 아들 연산군도 애완동물을 끔찍하게 사랑했다. 궁궐 안에 매와 개(犬)를 키웠다. 이밖에도 선조의 아들이자 광해군의 형인 임해군(1574~1609)도 “개와 닭, 오리, 앵무새 키우기를 좋아했다고『대동야승』에 기록되어 있다. 뒤주 속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1735~1762)도 궁중에서 개를 키운 것 같다.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개 그림 중에는 사도세자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그림이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김영삼 대통령을 제외하고 모두 반려동물을 키웠다. 이승만 대통령은 코커스파니엘, 박정희 대통령은 진돗개, 스피츠, 치와와, 전두환 대통령은 진돗개인 설이와 송이, 노태우 대통령은 요크셔테리아, 김대중 대통령은 풍산개인 우리와 두리, 그리고 진돗개, 삽살이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입성할 때 삼성동 주민들이 선물한 진돗개 두 마리 새롬이, 희망이와 진돗개 사랑이, 스피츠 방울이, 노무현 대통령은 진돗개, 보더콜리, 이명박 대통령은 진돗개, 문재인 대통령은 유기견 토리와 풍산개(토리, 마루, 곰이)와 고양이 찡찡이 등이 우리나라 대통령이 키운 반려동물이다. 이제 반려동물은 21세기 새로운 문화로 자리를 잡았고, 반려동물은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가 되었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직장인들은 연말정산에 관심이 많다. 연말정산은 급여소득에서 원천징수한 세액의 과부족을 연말에 정산하는 일을 말하며, 국세청에서 1년 동안 간이세액표에 따라 거둬들인 근로소득세를 연말에 다시 따져보고 실소득보다 많은 세금을 냈으면 그만큼을 돌려주고 적게 거뒀으면 더 징수하는 절차다. 경정청구제도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경정청구란 법인세와 소득세를 납부한 사업자가 과거 5년간 조세특례제한법에 규정된 각종 공제혜택을 놓쳐서 더 납부한 세금이 있는지를 검증해서 과납부한 세금이 있다면 돌려주는 정당한 제도이다. 이 경정청구는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에 의거, 법인세, 소득세 등의 국세를 신고 납부 당시 자료의 불비, 세제혜택의 미적용 등으로 내야 할 세금보다 더 냈거나 잘못 낸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제도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ㅇㅇ산업ㅇㅇ㈜은 요즘 주위에서 경졍청구를 해서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까지 세금을 환급받았다는 소문을 듣고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경정청구전문 세무법인의 의뢰를 받아 진단 받아본 결과 221만 원의 법인세를 환급받을 수 있었다. 이 회사 대표는 최근 갑작스런 원자재가격 금리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내외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고 회사의 경영이 갈수록 힘든 상황에서 전혀 생각지 못한 목돈을 돌려받아서 회사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좋아하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국세청이 지난 5년 동안 세금을 과하게 부과했거나, 납세자가 잘못해서 세금을 중복해서 납부해 돌려준 세금이 30조 원이 넘었다고 한다. 연간으로 따지면 약 6조원 정도를 납세자가 더 납부한 셈이다. 5년간 환급받은 내역 중 경정청구로 16조 원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만약 납세자가 청구하지 않았다면 돌려받을 수 없었던 셈이다. 이 경정청구는 납세자가 5년 동안 신청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청구권이 소멸되고 추가 납부한 세금은 국고로 귀속된다. 따라서 올 12월 말까지 경정청구를 신청하지 않는다면 5년이 경괴되는 2017년도의 과다납부한 법인세는 제척기간 만료로 더 이상 환급을 받을 수 없다. 한마디로 경정청구 권리도 영원히 소멸되기 때문에 연말이 가기 전에 진단을 받아보고 과다납부한 세금이 있다면 서둘러 경정청구신청을 하는 것이 좋다. 2017년 이후 문재인 정부시절 정규직 고용창출 지원제도와 전세계적인 경기호황으로 많은 회사들이 고용증대와 신규투자를 진행하였다. 이러한 요인이 경정청구를 해 보아야 할 요인들이다. 왜냐하면 경정청구 환급의 주요인은 고용증대세액공제와 사회보험료세액공제, 창업중소기업세액감면, 투자세액공제 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5년간 회사를 창업하거나 성장이 큰 회사일수록 경정청구를 통하여 세금을 환급받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최근 부동산시장의 하락 등 국내외 경기침체가 길어짐에 따라 건설경기가 급격하게 얼어붙고 여기저기서 사업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앞으로 전반적인 경기는 수년간 회복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많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지난 5년간 회사가 잘 나갈 때 많이 납부한 세금이 있다면 내가 낸 세금이 진짜 제대로 낸 것이 맞는지 이번 기회에 경정청구진단을 받아보고 더 납부한 세금이 있다면 정당하게 돌려받길 추천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일반적인 경정청구사유는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그 권리가 소멸되므로, 특히 2017년도에 큰 성장을 한 사업자일수록 올해 안에 꼭 경정청구제도를 활용해 보길 바란다.
-슬로베니아 국경 시골 식당에서 8월 9일 오스트리아에서 크로아티아로 가는 도중, 슬로베니아 국경쪽을 지날 때입니다. 애들이 배가 고프다고 식사를 하자고 합니다. 일찍 출발한다고 아침을 설친 때문이며, 점심때가 가까워가고 간식꺼리가 변변치 않기도 했습니다. 본 도로에서 사이길로 빠져 어느 시골 마을에 들렀어요. 시골 구경도 하고 마을 식당에서 점심도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슬로베니아(slovenia)는 발칸 반도 북서쪽 끝자락에 있으며, 우리나라 경상북도 정도의 크기에, 인구 200만명쯤 됩니다. 사방으로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헝가리에 둘러 있으며, 나라 전체 모양이 닭의 형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유럽의 치킨’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시골시장 옆에 있는 조촐한 식당에 들렀어요. 희끗한 머리에 텁텁한 식당 주인이 동양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의아해하며, 어디서 왔냐고 묻기에 , ‘사우스 코리아’라고 하니, ‘어디 있는 나라냐?’고 재차 묻습니다, 큰 손주가 지도를 내보이며, 우리나라를 가르켜 주어서야, ‘와! 멀리서 왔네’라고 하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한국인이 자기 식당에 온 것 감사한 일 한 가족이 유럽여행을 한다고 하니 부러운 듯 여기면서, 우선 배고파하는 애들을 보고 측은한 생각이 드는지 부지런히 요리를 만듭니다. 여섯 명의 식탁이 푸짐합니다. 맛도 있거니와 양도 많아요. 아무래도 식당 아저씨의 후덕한 선심이 많이 보태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가족여행인데 ‘제대로 먹고 다니겠어?’하는 표정으로 아저씨는 음식 접시를 부지런히 애들 앞으로 갖다 나릅니다. 음식값보다 애들 생각을 먼저 한 것입니다. 푸짐하게 잘 먹었으나, 은근히 걱정이 앞섰어요. 얼마나 나올까? 그러나 결제 시에 주문 가격 외에 추가분은 애들을 위한 서비스로 더 받지 않았습니다. 아저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자, 한국인이 우리 식당에 온 것만이라도 감사한 일인데, 오히려 자기가 더 고맙다고 합니다. 크로아티아로 가는 본 도로로 나와 신나게 달렸어요, ‘세상에는 착하고 고마운 사람들도 많이 있구나, 그래서 세상은 좋게 잘 돌아가는 구나’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식후 잠든 평온한 두 손주의 얼굴을 보며, 그 식당 주인의 후한 대접에 또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스위스(베른)의 어느 카 정비센터 직원의 서비스 (1)레만호 시옹성 주차장에서 차량유리창 파손 7월 25일 레만호에 있는 시옹성 주차장에서, 집시족으로부터 차량 파손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 후속 조치는 경찰의 현지출동에 이어 해결이 되었지만 유리파손은 내가 알아서 교체를 해야했습니다. 여행 지속은 물론, 차내 보안상 빨리 수리하는 게 좋겠다 싶었어요. 차 속의 짐이나 취사도구, 기타 식자재 등의 보안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이곳 베른시 카 정비회사를 찾아 갔지만 사이즈가 맞는 유리가 없어 다른 업체에 연락을 해보더니, 이틀 후에야 수급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때까지 창문없이 다니기로하고 그냥 돌아오려는데, 카센터 아저씨가 “그때까지 유리 대용으로 두꺼운 비닐 가림막을 설치해 주겠다”고 조언을 합니다. (2)차유리 대신에 뚜꺼운 비닐로 커버 두꺼운 비닐로 임시 갈아 끼우면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간단한 일이니 돈은 안 받겠다고 해요. 2일 후에야 유리창을 새로 끼었지만, 베른시내 몇 군데 업체를 알아보며 신경을 써준 것이 고마웠습니다. 복구비용도 차를 빌린 폴투칼 렌트회사에서, 이곳 스위스 정비업체로 결제를 한다고 합니다. 면식 없는 타국에서, 유리 교체와 비용부담의 편의를 도와준, 그 스위스 카 서비스 센터 직원의 수고와 친절에 대하여 생각날 때마다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사천왕사의 정확한 폐사 시점은 알 수 없으나 조선왕조실록, 매월당 김시습의 시집 등을 근거로 조선 건국 직후인 1400년대 초반까지는 절이 있었을 것으로 학계는 추정한다. 경역 안쪽까지 민가가 들어서고 곳곳에 잡풀이 무성했던 사천왕사 터가 다시금 주목받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 때의 일이다. 1910년대 경주-울산 간 철도 개설에 따른 부분적인 발굴조사가 시작이었다. 이 조사를 통해 신라 불교조각의 걸작으로 꼽히는 녹유신장상(綠釉神將像) 조각과 다량의 기와 조각이 발견되며 사천왕사 터가 확인됐으나, 동해남부선 철도가 절터를 가로질러 놓이면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고 말았다. 1922년엔 조선총독부가 ‘고적발굴조사사업’의 일환으로 경주의 여러 사찰과 함께 다시 조사를 벌였고, 1928년과 1929년엔 동경제국대 교수였던 후지시마 가이지로에 의해 절터 규모와 범위, 가람의 배치, 주요 유물의 정밀 실측 및 측량 조사가 이뤄졌다. 반면, 광복 이후 60여년 동안은 사지 주변에 대한 간단한 조사 외에 제대로 된 발굴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사천왕사가 전모를 드러낸 것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006년부터 진행한 정밀발굴을 통해서다. 모두 7차례에 걸친 조사를 통해 금당지와 목탑지, 강당지, 부속건물지, 단랑의 회랑지와 익랑지, 중문지 등의 유구가 확인됐다. 출토 유물로는 각종 기와 조각과 금동불상, 비편, 이수편 등이 있다. 특히, 발굴조사 과정에서 금당의 위치 및 크기의 변천, 익랑의 존재, 목탑 기단부 면석에 배치된 녹유신장상의 위치를 확인한 것은 주요 성과였다. 또, 중문 남쪽 귀부 중앙으로 석교가 발견돼 고대건축연구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신라 대표예술가 양지와 녹유신장상 녹유신장상은 국내 고대 조각품 가운데 첫손에 꼽는 걸작 중 하나다. 녹색 유약을 입힌 벽돌판(녹유전) 위에 만든 이 조각상은 꿈틀거리듯 생생한 조형감이 일품이다. 갑옷 차림에 화살, 칼 등을 든 수호신들이 악귀를 짓밟고 불국토를 지키는 자태가 생동감 넘치게 다가온다. 신라 지배층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불안해하는 민심을 하나로 모아 외적을 누르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듯도 하다. 사천왕사 터에서 녹유신장상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15년이었다. 1915년 아유카이 후사노신(鮎貝房之進)이 서탑터에서 녹유전 조각을 발견했으나, 당시에는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 있어 다시 땅에 묻었다. 이후 1918년과 1922년 발굴조사가 진행됐고 발견된 유물조각으로 연구가 이어졌다. 부서진 파편에 불과했지만 섬세하고 사실적인 표현, 뛰어난 조형성,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당시부터 신라 불교조각의 걸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기록에 따르면 이 뛰어난 조각품은 ‘양지’(良志)라는 이름의 스님이 만들었다. 그는 서예가 김생, 화가 솔거, 음악가 백결과 함께 신라를 대표할 예술가로 꼽힐 만한 뛰어난 조각가였다. 삼국유사에는 선덕여왕 때 활동한 인물로 기록되어 있으나 녹유신장상의 제작자라는 점에서 사천왕사가 창건된 문무왕 때까지 활동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양지 스님은 여러 가지 기예에 통달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사천왕사의 녹유신장상뿐만 아니라 영묘사 장육존상과 천왕상, 법림사 주불과 좌우금강신, 석장사 탑삼천불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글씨도 잘 써 영묘사와 법림사 등 큰 절의 현판을 직접 썼다고 전한다. 그러나 작품 활동 외에 전하는 바가 적어 양지 스님의 출신과 이력 등을 두고 각종 설이 분분하다. ‘삼국유사’에 그의 전기가 전한다는 점에서 신라인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조각상 형식, 제작 방식 등이 고대 인도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점에 근거해 서역에서 온 외국인일 것이란 추정도 제기된다. 또 신라에 와당 제작술 등을 전한 백제 승려일 것이란 견해도 있다. 녹유신장상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와 복원작업은 첫 발견 이후 90년이 지난 2006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를 하면서 시작됐다. 연구소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200여점의 파편을 수습했다. 그 결과 수십 년 풀리지 않았던 이 조각상의 실체가 드러났다. 국내 미술사학계에선 사천왕사지에서 나온 녹유신장상이 절 들머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천왕(四天王, 수미산 중턱 사왕천에서 불법을 지키는 네 명의 수호신)의 일종이란 설과, 사천왕의 부하신 팔부중(八部衆, 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신) 상이라는 설이 팽팽히 맞서왔다. 그런데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발굴조사를 통해 동·서 목탑의 기단구조와 녹유신장상의 봉안모습이 확인되며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이 드러나게 됐고, 지금껏 녹유신장상에 대한 이해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녹유신장상은 사천왕상 같은 네 가지 상도, 팔부중의 여덟 신상도 아니었던 것이다. 단지 사천왕과 비슷한 옷차림을 한 세 가지 상으로만 복원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머리에 우아한 보관을 쓴 A상, 화려한 투구를 쓴 채 화살을 든 정면의 B상, 옆이 말린 투구를 쓴 채 칼 들고 반가부좌 자세로 앉은 C상 등 세 종류가 전부였다. 녹유신장상으로 사천왕사지 금당 앞 왼쪽과 오른쪽에 세워진 목탑 2기의 기단 벽면을 장식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동탑 발굴에서는 이들 녹유신장상 4기가 탑 기단부에 온전히 박힌 모습으로 출토됐고, 상세히 몰랐던 C상의 전모도 알 수 있게 됐다. 발굴 조각들을 모아보니 A상과 B상은 각 6구씩, C상은 9구나 복원이 가능했다. 기단 벽면 장식 방식은 녹유신장상 세 종류를 한 묶음으로 한 면마다 2번씩 되풀이해 붙인 형태였다. 다시 말해 탑 기단부 한 면에 6개의 녹유신장상이 A-B-C, A-B-C 식으로 배치된 모양이었던 것이다. 추론해보면, 탑 기단부 4면에 붙은 신장상은 24개로, 동탑과 서탑 2기를 장식하기 위해 모두 48점이 제작됐다는 결론이다. 녹유신장상은 각각을 따로 만든 것이 아니라 세 종류의 틀을 만들어 찍어내 배치했다.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B형을 가운데 두고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는 A형은 오른쪽에, 왼쪽을 바라보고 있는 C형은 왼쪽에 두어 신장들이 목탑 주변 사주를 경계하는 듯한 형태를 취했다. 이런 이유로 녹유신장상은 ‘녹유신장벽전’(綠釉神將壁塼)으로 불리기도 한다. 녹유신장상은 ‘녹색 유약을 입힌 장군신상’이라는 뜻이고, 녹유신장벽전은 ‘녹색 유약을 입힌 장군신이 새겨진 벽면 장식용 흙벽돌’이란 의미다. 전자는 예술작품이란 점에, 후자는 기능에 초점을 맞춘 이름이다. -외교적 술수가 낳은 망덕사 사천왕사지에서 7번 국도 건너 남산 쪽으로 눈을 돌리면 절터 하나가 보인다. 사천왕사지와 함께 신라 호국불교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망덕사 터다. 논으로 둘러싸인 절터엔 보물 제69호인 망덕사지 당간지주와 몇몇 건물지와 초석이 남아 있다. 망덕사(望德寺)란 이름을 풀어보면 ‘(당 황제의) 덕을 우러러보는 절’이라는 의미다. 자칫 대국에 굽실거리는 힘없는 나라 백성을 연상할 수도 있겠으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망덕사 창건 경위다. 문무왕이 당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낭산 자락에 사천왕사를 건립하고 명랑법사를 시켜 문두루비법을 시행하게 하자 신라로 쳐들어오던 당나라 군사들은 두 차례나 바다를 건너다 몰살한다. 그러자 당나라 고종은 옥에 갇혀있던 신라 한림랑 박문준을 불러 물었다. “너희 나라에서는 대체 무슨 비법을 쓰기에, 당에서 두 번이나 대군을 보냈는데도 살아 돌아오는 자가 없는가?” 박문준이 답했다. “저희는 당나라에 온 지 10여 년이 지나 본국의 사정은 잘 모르나, 다만 멀리서 한 가지 일을 전해 들었습니다. 신라가 당나라의 은혜를 두텁게 입어 삼국을 통일했기 에, 그 은덕을 갚기 위해 낭산 남쪽에 천왕사라는 절을 지어 황제의 장수를 비는 법석(法席)을 오래 열고 있다고 합니다” 고종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즉시 예부시랑 악붕귀를 사신으로 보내 그 절을 살펴보게 했다. 왕은 사천왕사를 보여줘서는 안 된다고 여겨 새로 절을 지었다. 그 절이 바로 망덕사다. 그러나 당의 사신도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사천왕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 사신은 “이것은 사천왕사가 아니라 망덕요산(望德遙山)의 절”이라며 끝내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자 신라 사람들은 뇌물로 금 1천 냥을 주며 그를 달랬고, 그 사신은 본국으로 돌아가 박문준이 말한 대로라고 전했다. 그 뒤 당나라 사신의 말에 따라 절의 이름을 망덕사로 불렀다. 망덕사는 이처럼 나당전쟁 당시 당의 사찰단을 속이기 위해 세운 절이다. ‘당나라에 대한 보여주기식 충성’을 통한 신라의 ‘실리외교’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사천왕사와 망덕사에서 주목할 점은, 부처의 힘으로 당의 군사를 물리치고 외세의 침략을 막아냈다는 것이다. 신라인들은 본래 지은 사천왕사를 당나라 사신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황제의 안녕과 수복을 빈다는 거짓 명목을 만들어 그 옆에 새 절을 지었다. 또 사신에게 뇌물을 주면서까지 사천왕사의 존재를 비밀에 부쳤는데, 이처럼 호국불교의 상징물을 지키려 한 신라인들의 노력과 의지가 사천왕사 터와 망덕사 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런 의지의 중심엔 문무왕이 있었다. 김운 역사여행가
경북도의 ‘무한상상! New경북!’ 제안 공모전 수상작이 가려졌다. 도는 지난달 24일 수상작을 선정해 발표했다. 경북 발전을 위한 창의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도정에 반영하기 위한 이번 공모전은 지난 7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했다. 민선8기를 맞이해 ‘지방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경북 발전 정책 아이디어 제안’을 주제로 열렸다. 짧은 기간임에도 전국에서 557건의 정책이 제안됐다. 접수된 제안들은 각 분야별 해당부서 및 실무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하고 민간전문가 9인으로 구성된 제안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8건(장려상 2건, 노력상 1건, 입선 5건)을 선정했다. 영예의 입상자들에게는 부상금과 함께 상장이 수여된다. 먼저, 장려상에는 지역 공동주택(아파트) 관리비 연체요율을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경상북도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하자는 제안이 선정됐다. 도는 올해 해당 내용을 반영해 경상북도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할 계획이다. 또 가정위탁아동에게 지급되는 대학진학자금의 용도를 교재구입비, 기숙사비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자는 제안도 장려상에 선정됐다. 도는 대학에 진학하는 보호아동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관련 사업지침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외에 노력상에는 비콘 신호가 발신되는 구명조끼 제안이 선정됐다. 입선에는 △인공지능(AI) 의료자원정보 안내 시스템 구축 △my interest 경북 유튜브 채널 개설 △경상북도 광역 통합 행정망 구축 △경북도청 천년숲 내 도화인 백일홍 식재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시설원예분야탄소 저감이 선정됐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번에 선정된 제안들이 정책에 반영돼 도정 행정서비스의 품질이 높아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도민이 참여하는 행정을 위해 도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정책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도정에 관심을 가진 국민의 생각을 정책으로 구현하기 위해 매년 제안 공모전을 추진하고 있다. 제안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도 홈페이지 및 국민신문고를 통해 상시적으로 국민 제안을 접수 받고 있다.
경북도는 한국 여인들의 주체적 문학 활동의 증거인 ‘내방가사’와 한국 민족지의 전형인 ‘삼국유사’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에 등재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지난 24일부터 안동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 지역위원회는 제9차 정기총회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내방가사’와 ‘삼국유사’를 최종 등재키로 결정했다. 이날 심사 안건으로 총 13건이 상정돼 이 가운데 9건이 가결됐으며, 우리나라에서 신청한 3건은 모두 가결됐다. 이번 등재로 경북도는 ‘한국의 편액’(2016년), ‘만인소’(2018년)에 이어 총 4건의 아·태 기록유산을 보유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에 등재된 ‘내방가사’는 18세기 말에서 20세기 중반, 남성 중심주의 사회였던 동아시아에서 여성들이 한글을 사용해 자신들의 생각과 삶을 주체적으로 표현했던 가사 문학작품이다. 서구 여성운동과는 다른 동아시아 여성들만의 자기 주체성 획득을 위한 노력이었다. 또 20세기에 들면서 제국주의 침탈에 의해 전통과의 단절, 국권 상실,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압축된 역사 변혁기에 여성들만의 생각과 삶을 그려낸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창제 원리가 밝혀져 있는 문자인 한글문자가 어떠한 활용 단계를 거쳐 공식문자의 지위를 얻어가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았다. ‘삼국유사’는 1281~1285년 사이에 일연선사에 의해 집필된 기록으로, 한반도의 고대 신화와 역사, 종교, 생활, 문학 등을 포함하고 있는 종합서다. 특히 이 책은 13세기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몽골 충격기에 집필된 것으로, 이 시기 동아시아 국가들에 의해 ‘자국 중심의 민족의식’과 각 국가별 ‘주체적 역사관’이 형성되었음을 증언하는 자료다. 당시 세계를 지배했던 몽골로 인해 동아시아는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고, 이를 기반으로 자국민을 ‘하나의 민족’으로 인식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뤄져 단군으로부터 한반도만의 역사를 설정했던 중요한 기록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경북도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유교책판’은 물론, 아·태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편액’과 ‘만인소’를 비롯해 이번 ‘내방가사’와 ‘삼국유사’까지 아·태 기록유산에 등재되면서 유네스코 관련 기록유산 5건을 보유한 기록유산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번 등재 결정으로 경북은 우리나라 세계유산 뿐만 아니라, 기록유산 분야에서도 중심지로서의 위치를 인정받았다”면서 “앞으로 도내 기록유산 뿐만 아니라 세계유산의 보존·관리·활용을 통해 경북의 문화브랜드 가치를 높여 K-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계여성폭력 추방주간’ 기념 캠페인이 지난달 25일 시내와 황리단길 일원에서 열렸다. <사진> 경주시는 경주다움성폭력상담센터를 비롯해 각 유관기관 등과 합동으로 지난 25일 을 펼쳤다. 참여 기관은 경주경찰서, 경주보호관찰소 협의회, 경주시여성단체협의회, 경주여성노동자회, 경북여성긴급전화1366, 대한적십자사봉사회 경주시지구협의회 등이다. 캠페인은 여성폭력 추방주간을 맞아 성폭력·가정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성 평등에 대한 이해와 성차별적인 사회인식을 개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OX퀴즈와 거리행진 등으로 진행됐다.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은 폭력 없는 환경조성을 위해 1999년 UN이 정한 주간으로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인 11월 25일부터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기념일까지다. 우리나라는 2018년 제정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따라 2020년부터 성폭력 추방주간과 가정폭력 추방주간이 통합돼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되고 있다. 신현정 경주다움성폭력상담센터장은 “여성폭력은 누구나 그 대상이 될 수 있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이다”며 “모든 사람이 안전한 사회를 위해 세계여성폭력 추방주간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연대함으로 성평등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주시지역사회보장대표협의체가 지난달 2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하반기 정기회의를 열고사회보장급여 등을 심의·의결했다. <사진> 회의에는 지역사회보장대표협의체 공공위원장인 주낙영 시장을 비롯해 대표협의체 위원, 해당부서장, 지역사회보장계획 관련 민관 TF팀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먼저 제5기 지역사회보장계획(안), 2023년 연차별 시행계획(안)을 검토·심의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어 저소득주민 생활 및 주거안정자금 결손처분에 관한 사항,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권리구제 여부, 자활기금 사후승인에 관한 사항 등도 심의·의결했다. 경주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역주민의 다양한복지욕구 충족을 위한 통합서비스 제공과 사회보장급여 제공을 위한 심의·자문 역할 등 민관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경주시는 ‘2022년 어린이집 한마음 큰잔치’가 지난달 29일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 이번 행사는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들을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일선에서 봉사하는 교사들을 격려하는 자리다. 코로나19 등으로 최근 3년간 개최되지 못하다가 4년 만에 개최됐다.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주시어린이집연합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주낙영 시장, 이철우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보육유공자과 보육교직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보육사업 발전에 기여한 보육업무 발전 유공자 29명에 대해 표창 수여식을 시작으로 어린이집연합회장의 개회사, 내빈들의 축사가 진행됐다. 이어 코앤코 혼성 3인조 그룹의 성악공연, 동국대 댄스동아리 ‘유로스’ 공연과 메인 공연인 ‘뿐이고’의 주인공 박구윤의 콘서트 등이 진행됐다. 경주시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저출산으로 인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보육인의 사명감으로 보육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보육교직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주낙영 시장은 “경주시에서도 아이가 부모가 행복한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19회 경주시여성실버합창단 정기발표회가 지난달 29일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사진> 경주시여성실버합창단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개최됐으며, 단원들이 갈고 닦은 기량을 주민과 가족들에게 선보였다. 이날 발표회는 인생, 고향의 노래, 신 아리랑 등 가곡반 합창발표와 알강달강, 시집살이, 나물노래 등의 국악반 민요합창 순으로 1시간 30분정도 진행됐다. 실버합창단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려줬으며, 쌀쌀한 날씨임에도 합창단을 응원하기 위해 찾은 시민들로 객석은 꽉 찼다. 경주시여성실버합창단(가곡반 회장 김영숙, 국악반 회장 장경옥)은 1996년 8월 13일 창단했다. 1996년 12월 일본 나라시 제1회 연주회를 시작으로 1998년 경상북도 도민의 날 초청연주회, 2006년 현충일 추념식, 2019년 경주시민의 날 행사 등 다양한 행사에서 공연을 펼쳐오고 있다.
대필작업을 하다보면 의뢰자의 주변을 취재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작업은 당연히 의뢰자의 동의를 받아 실행하는 일로 의뢰자의 기억을 보충하거나 좀 더 다양한 자료들을 얻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주변 취재는 기본적으로 신문, 방송 등의 자료를 이용하지만 이런 것은 이미 작업과정에서 드러나 있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서는 주로 사람에 대한 보충 취재다. 의뢰자의 부인과 자녀, 부모 등 가족일 경우와 의뢰자에게 있었던 기억이나 사건들을 증언해 줄 친구, 친인척, 직장 동료, 사건 관계자 등의 주변인물들이 다양하게 포함된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의뢰자가 콕 찍어서 만나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아 일부러 대상을 찾아 헤메는 어려움은 거의 없다. 그러나 막상 인터뷰를 시작해보면 대개가 의뢰자가 말한 내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덜 기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의뢰자에 대해 지나치게 칭찬일색이거나 사실보다 과장되게 성격이나 실력을 부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이 주변 취재가 쓸 만한 것은 의외로 의뢰자조차 기억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기억하고는 있어도 ‘그게 뭐 대수라고’ 하는 식으로 소홀하게 여기는 사건을 기억해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뢰자 본인이 특별하게 여기지 않은 사건이 오히려 이야기를 구성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훨씬 재미있고 가치 있는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부간에 있었던 일은 의뢰자보다 배우자의 기억이 더 재미나고 감동적일 수 있다. 내가 대필했던 어느 기업체 회장님의 경우 수천억원 자산을 가지고 있는데도 검소하기가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만큼 검소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와이셔츠 깃이 헤져서 보풀이 일어나도 아무렇지 않게 입고 있었고 양복 한 벌과 구두 한 켤레로 한 계절을 다 버티는 분이었다. 사무실에서 신는 슬리퍼도 시장에서 파는 가장 싼 슬리퍼를 신었다. 이 분은 보석 관련 사업으로 기업을 일으킨 분이었는데 70대임에도 30대 시절에 산 루페(보석을 감정하기 위해 눈에 쓰는 확대경)를 40년 넘게 써오는 분이기도 했다. 얼핏 보면 아니, 자세히 봐도 수천억 자산가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검소한 분이었다. 그런데 집에서는 더한 분이었다. 댁으로 가 사모님을 만나 인터뷰를 해보니 집에서 쓰는 모든 전자제품들이 대부분 10년 이상 된 오래된 것들이었고 탁자나 소파 등은 숫제 20년 이상씩 지나 귀퉁이가 낡거나 가운데가 눈에 뛸 만큼 움푹 들어가 있었다. 사모님은 그 회장님을 노랭이 구두쇠 영감이라고 머리를 절절 흔들었다. 더구나 보석과 귀금속 사업으로 재력을 얻은 분의 사모님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할 만큼 사모님 주변에는 보석이나 귀금속, 명품이라고 할 만한 장식품이나 장신구가 거의 없었다. 사모님이 끼고 있는 반지는 결혼하면서 예물로 받은 금반지일 뿐이었다. 그때 사모님의 한탄과 푸념은 회장님의 검소함을 밀도 있게 쓰기 위해서 아주 좋은 재료가 돼 주었다. 특히 사모님이 회장님을 향해 수전노니 노랭이니 짠돌이라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모습에서 그 회장님에 대한 진실성이 느껴져 더 좋았다. 사업체 종사자들과 만나서는 숨겨진 미담을 듣기도 했다. 어느 직원분 아들이 좋은 대학에 입학했는데 자녀가 많다 보니 대학 등록금 문제가 만만치 않아 고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흔연히 그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거나, 직원의 가족이 교통사고가 나 만만치 않은 병원비가 들었는데 그것을 몰래 내주었다는 등의 미담들이 사업체 내에 떠돌고 있었다. 물론 그 회장님이 들려주지 않은 이야기들이어서 즐겨 이 내용들을 취재하고 이야기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주변을 취재하다 보면 꼭 좋은 일만 듣는 것은 아니다. 뜻밖에 불만이나 흉을 듣기도 한다. 예의 그 회장님도 평소 지나치게 짠 기업 운영 탓에 사내 복지가 소홀하다거나 임금이 부족하다는 볼멘소리도 들었다. 특히 그 회장님은 수백억원의 자산을 들여 해당 업계의 디딤돌이 될 만한 연구재단을 설립하고 꾸준히 그 재단을 후원해왔는데 직원들 입장에서는 우선 자신들의 임금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고 나서 그런 연구재단을 만들었으면 더 좋지 않았겠느냐는 불만을 공공연하게 토로했다. 그 기업이 동종업계에서는 최고 수준의 급여를 준다고 들었는데 취재하면서 보니 그 업계의 급여 수준이 다른 업계 수준에 못 미쳐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에 별 의미가 없어 보였다. 물론 그렇다고 그런 내용까지 자서전에 기록될 리는 없다. 말했다시피 자서전은 철저히 의뢰자가 자신의 인생을 미화하고 자랑하기 위해 쓰는 것이 대부분 아닌가? 그러나 이런 부정적인 사실이 드러나면 글을 쓰는 대필자 입장에서는 몰라보게 의욕이 떨어져 좋은 글을 쓰기가 거북해진다. 그러나 이런 일쯤은 오히려 약과다. 내가 아는 어느 대필 작가는 어느 정치인의 주변 인물을 인터뷰하다가 그가 내놓고 의뢰자인 정치인을 성토하는 상황을 만났다고 했다. 도대체 왜 그분을 인터뷰하라고 말했는지 이해되지 않을 만큼 당혹스러웠다며 들려준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해당 정치인과 우정이 깊은 그 친구라는 분은 ‘자서전을 내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신뢰를 먼저 회복하는 것’이라며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치가로 성공하면서 이전에 걸었던 공약이나 정책을 이행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고 오로지 표를 유지하고 모으는 데만 정신이 팔려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럴 거면 정치를 왜 하느냐?’며 강경하게 인터뷰 거부의사를 밝힌 분 앞에서 입맛이 썼다고 한다. 엉뚱하게도 차라리 그분을 취재해 쓰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날 정도였다나? 이런 엉뚱한 일을 겪고 나니 대필을 의뢰한 정치인이 갑자기 표에 정신이 빠진 정치꾼이라는 생각이 들어 대필하는 동안 무슨 말이건 크게 신뢰가 가지 않더라고 하는 그 작가의 말이 백 번 공감되었다. 당연히 그 친구분에 대한 인터뷰는 취소되었고 그와 관련된 일도 책에는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 작가에게 그래도 그 정치인은 그만한 친구가 남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는 말을 나누며 웃었다. 상당수 정치인들 주변에는 이권에 눈 어두운 사람들이 진 치고 있기 십상이라 바른말 하는 사람들은 다 떠나고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일쯤, 대필 작가라면 자주 겪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일들조차 미화해 내는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남의 책을 맡은 대필작가들의 의무다. 유감스럽게도 대필작가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심판자가 아니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부르짖는 정의의 사도도 아니다. 오히려 최대한 의뢰한 사실을 중심으로 추억에 살을 붙이고 과거의 사건을 아름답게 포장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사실의 정확성이나 진실성, 제3자의 주관은 다만 장식품들일 뿐이다. 의뢰자가 바라는 것도 대부분 포장과 미화다.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리는 것을 피알(PR)이다’고 하는 우스개 소리는 대필작가들의 금과옥조다. 때문에 주변 취재를 시작할 때는 의뢰자에 대해 좋은 이야기들을 채집하러 나간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면 된다. 그러다 의뢰자조차 알지 못했던 미담이나 보석처럼 숨겨진 이야기를 찾게 된다면 그 자체로 감사하면 된다. 다행인 것은 그래도 자서전쯤 내려는 사람들은 그런 대로 자신이나 자신의 주변들과 원만한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부정적인 요인이 드러나 신바람을 꺾는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설혹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서 그 의뢰자가 달라질 것도 아니고 대필 작가가 골머리 썩거나 심리적을 타격 받을 일도 아니다. 대필 계약이 성립되는 순간부터 대필 작가에게 의뢰자는 그 자체로 정의롭고 아름답다. 주변의 이야기는 문자 그대로 그저 주변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렇다고 대필자가 그저 무턱대고 좋게만 기록하는 사람은 아니다. 다음 호에서는 대필 작가의 또 다른 역할에 대해 짚어 보겠다.
누군가 오솔길을 걷다가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하트 문양을 발견하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맨발 걷기 전도사로 알려진 지연화 씨가 옥녀봉을 향하는 등산로에 하트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10월 17일부터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때부터 지연화 씨는 길가의 자갈이나 조약돌, 솔방울을 모아 하트를 만들어 페이스북에 올려왔다. 가로 세로 80센티 정도의 크기로 만든 하트에는 가운데 날짜를 써놓고 이를 산에 오를 때마다 바꾸어온 정성이 남달랐다. 이를 본 페이스북 친구들이 그 작은 정성에 환호했음은 당연한 일, 페이스북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산에 오르다 이 하트를 만나면 마음이 따듯해질 것이라 입을 모았고 지연화 씨의 정성에 칭찬과 박수를 보냈다. 이에 감사하듯 지연화 씨는 어느 날에는 날짜 대신 ‘감사’라는 글을 써 놓아 다시 훈훈한 마음을 더했다. 때로는 하트 속에 작은 하트를 그려 넣기도 해 지연화 씨의 하트는 점점 더 세련미와 재미를 더해 갔다. 그러다 이 하트에 테러를 가한 사건이 생겼다. 누군가 발로 짓밟아 하트를 부숴놓은 것이다. 지연화 씨가 올린 부서진 하트를 보는 친구들은 일제히 화가 나 규탄했다. 누가 이런 만행을 저질렀느냐? 정말 나쁜 사람이다! 벌 받아 마땅하다. 사이코다! 등의 댓글들이 일제히 붙었다. 그렇다고 지연화 씨의 하트가 거기서 끝난 것은 아니었다. 지연화 씨는 다시 하트를 만들어 옥녀봉 길을 장식했다. 그러다 며칠 후 또 다시 하트를 부숴놓은 것을 알았지만 또 다시 하트를 만들었다. 가장 최근의 하트가 11월 현재 28일에 만든 하트다. 큰 하트에는 작은 하트와 함께 11월 28일이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세상은 보이지 않는 선한 사람들로 인해 아름다워진다. 지연화 씨의 작은 마음은 분명 옥녀봉을 향하는 많은 사람에게 따듯한 감성과 여유, 하트 만큼 포근한 사랑의 마음을 주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 하트를 짓이겨 놓았던 그 사람에게마저도 지연화 씨의 따스한 마음이 전해졌을지 모른다. 옥녀봉에 그려진 하트는 솔방울과 조약돌이지만 어떤 보석보다 빛나고 아름다운 하트다.
겨울철 화재로 인해 크고 작은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소방당국의 일제 단속이 벌어져 눈길을 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지난달 22일 경기지역 대규모 건축물 94곳을 대상으로 ‘3대 불법행위’ 일제단속을 실시한 결과, 불량한 33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3대 불법행위는 피난 방화시설 폐쇄·훼손, 소방시설 차단, 불법 주·정차를 말한다. 도 소방재난본부는 33곳을 대상으로 과태료 처분 10건, 조치명령 31건, 기관통보 2건 등 43건을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소방본부가 단속한 사례들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공통된 사안으로 특히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례는 다음과 같다. 도내 A공장은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작동해야 할 소방 펌프를 관리인이 임의로 작동하도록 수동으로 전환해 사실상 사용을 차단하다 적발됐다. B복합건축물은 항상 닫아놔야 할 피난 계난 방화문 주변에 고무매트를 설치해 문을 개방해뒀다. C판매시설은 비상구 통로에 대량으로 물건을 적치해 단속에 걸렸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이들 시설에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피난유도등 점등이 불량하거나 화재감지기 회로가 단선된 시설에는 조치명령을 내렸다. 겨울철 대형화재 예방 활동 강화를 위해 기획된 이번 단속에는 본부와 각 소방서 소방패트롤팀, 소방특별조사팀 등 47개조 94명이 동원됐다. 조선호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은 “지속적인 일제단속을 펼쳐 도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행위를 찾아 강력히 처벌해 나갈 방침”이라며 “시설 관계인들의 성숙한 안전관리 의식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이번 단속은 자칫 안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일상의 화재에 경각심을 가지도록 유도해 미리 화재에 대비하도록 조치했다는 점에서 다른 지자체들도 주목할 만한 선제적 조치로 보인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화재사고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계절이다.
죄책감을 느끼거나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에게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행위를 길티플레저(Guilty Pleasure)라고 한다. 그와 비교되는 개념인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는 단어 그대로 ‘건강한 즐거움’이지만 ‘즐거운 건강습관’에 가까운 신조어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고진감래식 건강관리는 사양하겠다는 뜻이다. 건강과 재미, 모두를 포기하지 않는 습관은 어떻게 가능할까? -다이어트의 핵심, 지속가능성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방법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다이어터 중 지속해서 날씬하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론적으로는 인풋(Input, 음식 섭취)을 줄이고 아웃풋(Output,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대원칙이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 한 걸음 더 들어가면 탄수화물을 극도로 줄이는 저탄고지, 공복 시간을 늘리는 간헐적 단식, 포도, 견과류, 두부 등 특정 식품을 주 칼로리원으로 사용하는 원푸드 다이어트 등 수많은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 중에는 건강 유지보다는 오직 살을 빼는 데만 목적을 둔 것도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원푸드 다이어트가 대표적인 예다. 한 가지 음식으로만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를 충족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살은 빠질 수 있지만, 영양불균형이 문제다. 한 가지 음식으로는 인체가 필요로 하는 필수 영양분들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포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며칠 안에 금방 질려버릴 것이 뻔하기에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황제 다이어트, 애트킨스 다이어트 등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여전히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저탄고지 다이어트 역시 가장 큰 걸림돌은 지속가능성이다. 탄수화물을 극도로 줄이고 고단백+고지방 식품을 주로 섭취하면 지방축적에 관여하는 인슐린 대사가 개선되면서 살이 빠진다. 하지만 뇌의 주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극도로 예민하고 우울한 상태가 된다. 저탄고지를 실천하는 분 중 밤늦은 시간대에 TV에 나오는 라면 광고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혈당을 빨리 올리는 흰쌀밥, 부드럽고 촉촉한 빵, 달콤한 간식들을 먹으면 즉시 행복감을 경험하는 것은 뇌가 단순 포도당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결국, 단기간 체중감량에 성공했더라도 다시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나면 요요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간헐적 단식은 보통 2가지로 나뉜다. 일주일에 이틀을 500k㎈ 이하로 줄이는 5:2 방식과 하루 16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16:8 방식이다. 평소에 아침을 잘 안 먹거나 못 먹는 분이라면 16:8 간헐적 단식이 ‘지속가능한’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다이어트에 방해가 되는 달콤한 과일이나 과자, 초콜릿 등 간식은 식후가 아닌 식전에 섭취하고, 체중감량의 단기 목표를 달성했을 때 자신에게 주는 상으로 활용하면 좋다. -다이어트 약제의 선택은? 살 빼는 약에 대해 알아보자. 의학적 상식이 없으면 특정 식품이나 약초를 먹으면 허리둘레를 늘리는 주범인 지방이 스르륵 녹아내릴 것으로 착각하지만, 세상에 그런 성분은 없다. 다이어트약은 대부분 식욕을 억제하는 성분과 섭취한 음식의 흡수를 방해하는 성분, 두 가지가 전부다. 남는 칼로리가 지방이 되므로 음식을 입안으로 덜 들어가게 하거나, 이미 음식을 섭취했다면 위장관에서 체내로 흡수되지 못하게 방해해서 인풋(Input)을 줄여주려는 전략인 것이다. 음식 먹는 즐거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흡수저하제가 헬시플레저에 맞는다고 볼 수 있겠으나,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식욕억제제에 비해서 끼니때마다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삼겹살이라도 잔뜩 먹고 복용했을 때는 변기에 둥둥 뜬 기름을 보고 놀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운동의 이유, 패러다임 바꾸기 헬스클럽의 VVIP 고객은 1년 회원권을 결제하고 딱 하루 운동 후 포기한 사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건강을 위한 운동 역시 지속가능성이 관건이란 얘기다. 운동을 시작하여 몸에 배고 습관화되려면 100일(3개월)의 벽을 넘어야 한다.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기 위해 100일간 동굴 속에서 마늘만 먹고 버텨야 했던 단군신화를 떠올리면 좌절감이 앞선다.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면 다이어트 효과는 좋겠지만, 자칫 심적 부담이 커지면 쉽게 포기하게 된다. 헬시플레저라는 관점에서 보면 운동이 습관화될 때까지는 식단 조절을 잠시 미루는 전략이 좋다. 패러다임을 바꾸어, 그날의 운동량을 달성했을 때 상으로 맛난 음식을 선물로 허락하는 것이다. 살 빼려고 인내하고 버티는 운동은 생각만 해도 괴롭지만, 좋아하는 맛난 음식을 먹기 위한 운동은 훨씬 즐겁고 신이 난다. 운동의 종류는 상관없다. 단위시간당 칼로리 소모가 많고 체중감량이나 근육증가 효과가 좋은 운동만 고집하다간 포기하기 십상이다. 주중에 낼 수 있는 시간, 자신의 체력, 좋아하는 운동의 종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무조건 ‘오래’ 할 있는 운동을 선택해야 한다. 혼자 하는 운동보다는 친구나 가족 등과 함께 약속을 정하고 하는 운동이 더 신나고 지속가능하다. -치료보다는 예방 몸이 심각하게 아프기 전에는 절대로 병원에 가지 않겠다는 분이 의외로 많다. 혹시라도 안 좋은 결과가 나올까 봐 무서워 검진을 못 받겠다고 한다. 이러한 경우야말로 대표적인 길티플레저의 예다. 필자가 의과대학에 다니던 30여년 전에는 국내 암 발생 중 위암이 발생률, 사망률 모두 1위였다. 지금도 여전히 발생률은 1위지만 사망률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줄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값싸고 간편한 국가검진 덕분이다. 이전에는 속이 쓰리다 못해 피를 토하거나 위가 암 덩어리로 막힐 정도가 돼야 겨우 내시경을 받다 보니 진단 시점에 이미 4기인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무증상기에 내시경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대다수라 거의 완치가 가능해졌다. 건강을 잃고 나면 운동이나 좋은 음식 모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병원 가기 싫어서, 무서워서, 돈이 아까워서 검진을 미루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40대 중반 이후라면 국가검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2년마다 건강보험공단이 제공하는 국가검진을 빠짐없이 받되, 나머지 해에는 역시 2년 주기로 종합검진을 받는 것이 헬시플레저를 실천하는 길이다. -마음 관리, 명상과 소통 몸 건강과 함께 중요한 것은 마음 관리다. 꼭 필요한 경우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하겠지만, 문턱을 낮추어 요가나 명상, 호흡법, 독서, 음악 듣기 등으로 마음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관계가 급속히 차단된 요즈음 혼자서 마음 챙기는 습관 하나쯤은 꼭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 오프라인 만남이 어렵다면 온라인으로라도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회적 소통의 관계망을 잘 유지해야 한다.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고 즐겁게 건강을 지키는 헬시플레저 건강습관, 지금 시작하시라.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글 : 정유석 단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금령, 어린 영혼의 길동무’이 2023년 3월 5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열린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허리춤에서 출토된 금방울 때문에 ‘금령총’이라는 이름을 얻은 신라 능묘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시는 △프롤로그 ‘금령총,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1부 ‘1924년: 금령총, 세상에 드러나다’ △2부 ‘내세로의 여정을 같이하다’ △3부 ‘2018년: 금령총, 다시 들여다보다’ △에필로그 ‘재발굴이 가져온 1500년 만의 만남’ 등 다섯 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프롤로그에서는 금령총을 둘러싼 기존의 인식을 소개하고, 금령총의 이름을 얻게 해준 작은 금방울을 선보인다. 1부 ‘1924년: 금령총, 세상에 드러나다’에서는 일제강점기 금령총 발굴품을 전시한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금관이 출토된 다른 무덤의 껴묻거리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점에서 금령총 무덤 주인의 신분과 권위를 엿볼 수 있다. 2부 ‘내세로의 여정을 같이하다’에서는 무덤 주인이 누워 있던 관과 껴묻거리용 상자에서 확인된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금관과 금허리띠, 금가슴걸이, 금귀걸이, 금팔찌, 금반지 등 무덤 주인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을 복식품, 말 탄 사람 모양 주자, 배 모양 그릇 등 무덤 주인을 위해 만든 각종 상형토기와 장식토기, 무덤 주인의 저승길에 동행자가 되었을 순장자들의 장신구 등으로 전시 공간이 꾸며져있다. 또한, 재발굴 수습품인 흙 방울 소리로 작곡가 김신이 만든 ‘토령가’와 함께 저승으로 향하는 무덤 주인의 여정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3부 ‘2018년: 금령총, 다시 들여다보다’에는 재발굴 성과와 이를 계기로 진행된 자연과학적 분석 및 복원 처리 결과를 알 수 있다. 호석 외곽에서 확인된 수십 점의 제사용 큰 항아리와 그 안에 담겨 있었던 각종 공헌물, 소형 그릇 등을 소개한다. 특히 발굴 수습품으로는 가장 큰 말 도용도 주목된다. 복원 처리를 통해 새롭게 선보인 말다래와 금동신발, 국내에서 발견된 가장 이른 사례로 추정되는 진주, 금령총 일대의 고지형 분석 및 지하물리탐사 결과도 같이 공개해 다각도로 금령총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1924년에 발굴된 굽다리 긴 목 항아리 몸통과 2019년과 2020년에 발굴된 굽다리 편이 결합된 사례를 통해 금령총 재발굴이 갖는 의의와 성과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이번 특별전과 함께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박물관 특별전 ‘딸랑딸랑 금령총 이야기’도 내년 4월 16일까지 진행된다. 금령총에서 출토된 말을 탄 사람 모양 주자가 안내자가 돼 금령총 안으로 따라 들어가 여행하는 이야기로 도중에 배 모양 그릇, 금관과 금허리띠, 금방울까지 4개의 껴묻거리 보물 친구들을 만나며 신라인들이 생각했던 무덤 속의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게다가 7일부터는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20분부터 70분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전시연계프로그램 ‘총총! 금령총 탐험’도 진행된다. 금령총에서 발견된 금관과 금허리띠, 금방울 등으로 무덤의 주인공을 추측하고, 나만의 금령총 풍경상자를 만드는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펼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으로 구성된다. ‘총총! 금령총 탐험’은 내년 2월 22일까지. 함순섭 관장은 “금령총의 역사적 의미를 넘어 무덤 안팎에서 출토된 다양한 껴묻거리와 제사의 흔적 속에 담긴 의미, 갑자기 가족의 품을 떠나버린 어린 영혼에 대한 부모의 슬픔과 염려를 헤아려 보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신라 능묘와 신라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의 폭을 크게 넓히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시는 어린 영혼의 죽음을 달래기 위한 신라 사람들의 제사의식까지 복원한 테마전시로 향후 하나의 패키지화해 신라문화를 브랜드로 하고, 해외에서도 전시를 이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문화와 역사에 대한 학술연구의 중심기관으로서 황남대총, 천마총, 금령총과 같은 능묘 특별전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그 연구 성과를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남령(南嶺) 최병익 선생의 전시회가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최병익 선생이 코로나19기간 동안 한편으로는 유학에 심취하고 한편으로는 새로운 서예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한 고심(苦心)을 여실히 보여주는 전시장이었다. 이번 전시회는 불교계 원로 스님들과 추사 김정희 선생 연구 관련 인사들, 서예계 인사들과 경주 관련 인사들이 다양하게 참석했고, 특히 경인미술관을 찾는 일반 관람객들이 다수 방문하며 다양한 관심을 드러냈다. 23일 오후 3시에 열린 개막기념식에서는 최병익 선생의 글씨와 그림들에 대해 각별한 예찬들이 쏟아졌다. 오랜 기간 최병익 선생과 교유하며 작품들을 보아온 삼천사 성운 스님은 “추사체를 구사하면서도 다른 서예가들이 시도해보지 않은 친밀하고 친절함이 젊은 세대의 기호에 맞는 작품으로 태어났다”고 칭송했다. 또 추사박물관이 있는 과천문화원 원장이자 전국문화원 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종수 회장은 추사 김정희 선생 및 추사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과정에서 최병익 선생과의 오랜 인연을 소개한 후 “추사 선생께 실례가 될지 모르지만 남령 선생의 글이 추사체를 뛰어넘어 남령체를 만들었다”며 격찬했다. 또 승무도 총본산인 골굴사 성운 스님은 “남령 선생은 저의 서예 스승이시다”고 소개한 후 “60년 동안 무예를 수련한 입장에서 서예는 무예의 신법과 일치한다고 보는데 훌륭한 스승을 만나 서법을 공부하고 있어서 감사한다”며 소감을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과천 소재 추사박물관의 허홍범 학예사도 참석했다. 허홍범 학예사는 우리나라 추사 연구에서 가장 독보적인 학자로 최병익 선생에게 자주 추사에 관련한 자료를 보내주며 돈독한 인연을 쌓아 온 연구가로 알려져 있다. 허홍범 학예사는 마침 전시 중인 작품 중 ‘자신불(自身佛)’과 추사선생의 작품인 ‘자신불’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예찬했다. 특히 허홍범 학예사는 “전시장을 둘러보니 붓글씨를 쓰고 조작보를 앉혀 서예의 현대적인 선례를 만들었다”고 강조하고 “추사의 법칙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굉장히 자유롭고 밝은 성정을 느꼈다”고 예찬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지산그룹 한주식 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병익 선생에게 경주고 선배이기도 한 한주식 회장은 지난번 최병익 선생이 ‘연꽃마을’에 작품을 희사해 나눔을 실현한 것을 격려한 후 지산그룹 사훈인 ‘걸림돌을 디딤돌로’라는 편액을 선물했던 남령선생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이번 방문으로 ‘서예에 대해 무지한 걸림돌을 새로운 공부의 디딤돌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다양한 이유의 구매자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불천노’ 구매도 !! 이번 전시회는 다양한 이유로 작품이 판매되어서 특히 눈길을 끈다. 서예를 공부하는 세무사 손원호 씨는 남령 선생이 추구하는 추사체의 조형성에 매혹돼 작품 삼락(三樂) 등 2점을 구매했다. 역시 서예에 관심을 가진 변리사 황병도 씨는 사무실 직원들의 안녕과 발전을 추구하는 의미에서 아홉 마리 기러기가 날아가는 소나무 그림을 구매했다. 조계종 호법부장 현민 스님은 중생의 덕행을 강조하며 작품 ‘덕(德)’을 샀다. 남령 선생의 지난번 서울 전시회에서 포스터에 타이틀로 나온 문자도를 샀던 최정윤 씨 부부는 이번에도 타이틀인 ‘부지노지(不知老至)’ 작품을 구매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작품 불천노(不遷怒)를 구매한 것. 주호영 대표는 작품을 구매하며 자신에게 일어난 ‘화’를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것이 지나쳐 우리 사회가 과도한 갈등에 휩싸인다고 경계하며 이 작품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작품을 산 다수의 구매자들은 남령 선생의 글씨와 함께 조각보라는 특별한 시도가 신선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한편 전시회 이틀째인 24일에는 서울에서 서예의 현대화 작업에 매진 중인 박진우 작가가 방문해 최병익 선생과 서예에 대한 담론을 나누기도 했다. 최병익 선생은 자신의 작품들에 드러난 서법에 대해 설명했고 박진우 작가는 지금까지 자신의 작품과 최근 작업한 3.5미터 짜리 대형 먹탑 작품을 소개하며 인사를 나눴다. 특히 박진우 작가는 남령 선생의 낙관을 보며 남령의 령(嶺) 자에서 매산(山)을 일부러 찍지 않은 것을 가르키며 ‘산이 무거워서 떼어내신 것이냐?’고 물어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꼼꼼히 작품을 살핀 예리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남령 선생은 박진우 작가가 돌아간 후 ‘젊은 후배가 이처럼 특별한 작법으로 서예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것은 우리나라 서예 발전을 위해 매우 고맙고 다행한 일이다’며 극찬했다.
2022 동리문학상에 김훈 소설가의 ‘하얼빈’, 목월문학상은 이기철 시인의 ‘영원 아래서 잠시’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동리목월문학상은 한국 문단의 양대 산맥을 이룬 경주 출신 소설가 김동리와 시인 박목월 두 거장을 기리며, 경향과 유파를 초월하여 우리 문학의 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문학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이번 동리목월문학상은 1·2차 예심 및 본심 모두 창의성, 주제성, 세계성 등 10가지 평가항목에 따라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문단의 오랜 관행인 봐주기 식 혹은 셀프상 등의 병폐를 초기부터 차단하고 공정한 평가를 하기 위해 1·2차 예심 심사위원들은 서로 면식이 없는 상태에서 평가점수에 의해 동리문학상에는 36편 응모작품 중 4편을 본심에 올렸고, 목월문학상은 42편 중 5편을 올렸다. 1·2차 예심은 평론가 권성훈 경기대 교수를 비롯해 각 부문 10여명이 참여했으며, 또한 본심은 1·2차 예심과 같은 방식을 바탕으로 동리문학상은 원로작가 우한용 이태동 한승원 구모룡 씨가, 목월문학상은 권기호 유안진 김주연 한영옥 씨들이 참여해 수상자를 결정했다. 동리목월문학상은 경상북도,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주)가 공동 협찬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며, 동리목월기념사업회가 주관하여 시상하고 있다. 올해로 동리문학상은 25회째, 목월문학상은 15회째 시상하고 있으며, 상금은 국내 문학상 중 최대규모인 각 6000만원이다. 시상식은 12월 9일 오후 5시 경주 The-K호텔에서.
2022 경주문화도시 소통포럼이 지난달 28일 경주더케이호텔 거문고홀에서 개최됐다. ‘지역문화자산을 활용한 문화산업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은 지역 문화자산의 재해석과 활용으로 새로운 가치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담론을 나누고자 마련됐다. 포럼은 △경주문화도시사업단 김진훈 연구원의 경주문화도시 조성계획발표를 시작으로 △공간문화 최정환 대표의 수원문화도시 사례발표 △원주창의문화센터 김선애 사무국장의 원주문화도시 사례발표 △경주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 김규호 단장을 좌장으로 경주시의회 문화도시 위원회 정원기 위원, 문화도시추진위원회 박임관 위원장, 경주문화시민협의체 이상길 위원장, ㈜달빛테라피 이가은 대표가 패널로 참여한 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수원문화도시 사례발표를 맡은 공간문화 최정화 대표는 “수원은 정조대왕의 위민정신을 바탕으로 시민들 스스로가 정조가 돼 서로의 삶을 살피고 거기서 발생하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또한 2011년부터 진행된 인문학 중심 사업의 성과를 기반으로 인문적 가치에 주목하며 시민주도적 실천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비문화도시에서는 외부로부터 콘텐츠나 프로그램을 수입해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하는 것 아닌 지역의 삶에 기반해서 콘텐츠나 거버넌스, 시민들 개개인의 문화력을 키워가는 과정을 설계해야되는 미션이 주어져 있다”면서 “계획대로 잘되지 않을 수도 있다.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수정되고 바뀌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그 현장에서 발생하는 끊임없는 시행착오가 다시 계획으로 수정, 보완되면서 문화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자 핵심적인 지향점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주문화도시 사례 발제자로 참여한 원주창의문화센터 김선애 사무국장은 “문화 불모지였던 원주시는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됐다. 문화적인 여건이 부족한 원주시에 문화도시사업이 왜 필요한지에 집중했다”면서 “시민들의 의견이 원주를 바꿀 수 있다는 신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었고, 그것이 바로 원주문화도시의 청사진이었다”고 설명했다. 원주시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문화특화지역으로 선정돼 ‘그림책으로 특화된 문화도시사업’을 진행했고, 조례를 만들어 그림책 센터를 건립하고 직접 운영하다 민간 위탁으로 전환한 상황이다. 김선애 사무국장은 “문화도시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지역에서 어떻게 연대해서 정책화시키고 자원을 효율화시켜 지속적으로 갈 것인가 깊이 고민해야 한다”면서 “원주에서 문화도시사업의 성과는 국가정책의 지역화 모델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고 역설했다. 종합토론에서 경주시의회 문화도시위원회 정원기 위원은 “21기를 문화의 시대라 말하지만, 문화 저변이 확대되지 않으면 문화는 그저 특정인들의 전유물이라는 한계가 있다”면서 “유명 셰프가 눈높이 레시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듯 문화산업도 대중의 눈높이를 찾아야 할 때며, 대중을 이해시켜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문화자산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주의 문화자산을 바탕으로 재창조가 활발히 이뤄져 문화산업이 더욱 융성해지고 꽃피우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화도시추진위원회 박임관 위원장은 “경주는 우리나라 역사의 근본이기도 하고 문화재 분포밀도 또한 가장 높은 도시”라면서 “지붕없는 박물관이라는 별칭에 손색없는 무수한 문화재 자산을 보존에서 나아가 활용을 통한 재조명이야말로 정적 관광에서 동적 관광으로 가는 발전형 도시의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주 시가지의 수많은 고분과 왕릉 사이로 오솔길을 만들고 경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포토존을 만드는 등 체험적 요소를 가미한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경주문화시민협의체 이상길 위원은 “우리의 문화산업 활성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떻게 활용해 활성화시킬지 고민에 앞서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라면서 △경주만의 원 소스 개발을 위한 문화공동체, 기획 그룹 양성에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 △산업화를 통해 우리 경주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달빛테라피 이가은 대표는 “유·무형 자산 활용 예술인들 간 협업, 권역별 공통된 주제의 문화 이벤트 상설화, 개선 방향을 수립할 수 있는 객관적 데이터 마련, 2차 창작 및 배포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의 활용이 필요하다”면서 △공통된 주제와 경제적 목적을 성취할 수 있는 유·무형 창작자의 연결 및 평가 △무형 콘텐츠가 유형적 소비로 이어지며 확산 및 재소비 될 수 있도록 권역별 상설화 장려 △기술의 활용 등 문화도시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을 세 가지 제시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시가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된 것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 덕분에 이루어낸 성과”라면서 “향후 반드시 법정문화도시로 경주시가 지정돼 문화를 통한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도시경제 활성화를 위한 문화산업 기반마련과 지속가능한 문화생태계조성을 구축해 법정 문화도시 지정에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