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에너지절약 인센티브제’ 신청을 2월 1일부터 29일까지 접수받는다. 에너지절약 인센티브제는 에너지 비용 부담을 경감하고 온실가스와 탄소중립에 일조하고자 마련됐다. 신청대상은 고지서 발행 기준 2023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지역에 거주하는 세대다. 신청 시 전기 또는 도시가스 중 1개를 선택해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직접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 절감률은 고지서 발행 기준 대상 기간인 올 1월에서 10월까지 사용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정한다. 에너지 절감률이 5~10% 미만은 5만원, 10% 이상은 10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인센티브 제공은 에너지 절감률에 따라 경주페이 또는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사업에 참여한 221세대 중 144세대가 절감률에 따라 총 1315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형 에너지절약 인센티브제는 냉·난방비를 아끼면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사업”이라며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지방세 문의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답변하기 위해 인공지능 질의응답 서비스를 도입했다. 시는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GPT스토어’를 공개함에 따라 ‘경주시 지방세 챗봇’ 서비스를 함께 출시했다. 경주시 지방세 챗봇은 시민들의 지방세 관련 질의에 쉽고 편리하게 답변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인공지능 질의응답 서비스다. 시는 이 서비스를 통해 과세 대상, 체납절차, 세금혜택 등을 쉽게 제공받을 수 있어, 시민 행정 만족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서비스를 이용을 위해서는 ‘GPT스토어’ 유료회원으로 가입해 월 20달러(약 2만6000원)의 구독료를 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에 시는 별도의 월정료가 없는 인공지능 질의응답 서비스를 조만간 개발해 ‘경주시 지방세 챗봇’ 서비스와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경주시 지방세 챗봇 서비스와 관련해 보다 자세한 정보는 경주시청 세정과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
경주 감포 가곡항이 해양수산부 주관 ‘2024년 어촌신활력증진사업’에 선정돼 10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는 ‘어촌뉴딜 300사업’의 후속 공모사업으로 낙후된 어촌의 생활·경제 환경을 개선하고, 신규 인력의 어촌 정착을 유도해 어촌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주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어촌 규모와 특성에 따라 △어촌 경제플랫폼 조성(유형Ⅰ) △어촌 생활플랫폼 조성(유형Ⅱ) △어촌 안전인프라 개선(유형Ⅲ) 등 총 3개 유형으로 나눠 진행된다. 감포읍 가곡항(대본1·2리)은 어촌 생활플랫폼에 선정돼 2027년까지 어촌앵커가 지역에서 주민과 함께 지역 특성에 맞는 생활서비스 개선 프로그램을 발굴한다. 어촌앵커는 지역에 상주하며 지역자원을 발굴하고 관계 인구 유입을 위한 사업을 기획하는 민간주체를 말한다. 특히 지역 생산물과 관광 콘텐츠를 활용해 어촌 먹거리 개발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역할과 귀어 정착 지원을 수행하는 어촌스테이션을 운영해 귀어·귀촌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또 친수·생태공원, 마을 생태하천, 숲 놀이터 등 문화관광 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마을안길 정비, 마을 정주여건 개선을 비롯해 빈집을 활용한 어촌 임대주택도 조성 예정이다. 한편 경주시는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어촌뉴딜 300 사업’을 통해 5개 어항에 총사업비 414억원을 투입해 어항 안전시설 개선, 주민 소득증대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어촌신활력증진사업에 감포 전촌항, 양남 하서항이 각각 선정돼 150억원의 사업비도 확보했다. 주낙영 시장은 “낙후된 어촌 어항시설 정비와 혁신적인 경제공간으로 전환하고자 지속적인 공모사업 도전 끝에 현재 총 10개 어항 중 8곳이 선정됐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어촌어항 재생사업을 통해 어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살기 좋은 정주여건이 실현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 사랑의 온도탑이 시민들의 따뜻한 손길에 힘입어 목표치인 100도를 조기에 넘어섰다. 경주시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연말연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이달 31까지 실시하는 ‘희망 2024 나눔 캠페인’이 지난 12일 현재 총 8억3400만원이 모금돼 목표액 8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올해 목표액은 지난해 7억원보다 1억원 상향된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각계각층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캠페인 첫날은 15건 총 6612만원 성금이 전달돼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어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이 1억원의 성금을 전달했으며, ㈜풍산에서도 3800만원을 전달하며 힘을 보탰다. 또 휴포레 어린이집 아이들도 100만원을 기탁해 따뜻한 온기를 나눴다. 캠페인 기간 동안 모여진 성금은 향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역 내 저소득가구와 사회복지시설 지원 등 복지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주낙영 시장은 “고물가·고금리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시민들의 따뜻한 참여로 사랑의 온도탑을 가득 채웠다”며 “오는 1월말까지 이어지는 희망나눔 캠페인에 적극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희망2024 나눔캠페인’ 성금은 오는 31일까지 성금 기탁과 물품 기부 등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심각한 저출산 현상이 지역 초등학교 학생 수 감소로 이어지며 2025년에는 초등학생 수 1만 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조사됐다. 경주교육지원청이 발표한 2024학년도 국·공·사립 초등학교 학교별 학급(예비)편성에 따르면 올해 44개 초등학교 학생 수는 지난해 1만1082명보다 618명이 감소한 1만464명으로 집계됐다. 읍면동별로 살펴보면 계림초와 황남초, 불국초 등 15개 시 지역 학교의 경우 지난해 7015명보다 358명이 감소한 6657명으로 집계됐으며 감포초와 안강제일초 등 28개 읍·면 지역 초등학교는 지난해 4013명보다 275명이 감소한 3739명으로 집계됐다. 지역 초등학생 수는 매년 수백 명씩 감소하면서 학교마다 학급 수도 감소하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 수는 지난 2014년 1만2503명에서 2019년 1만1857명, 2022년 1만1298명으로 지속해서 감소했다. 올해는 1만464명으로 지역 초등학생 수 천명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 수가 감소는 학교 폐교와 학급 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신입생을 한 명도 받지 못하던 의곡초 일부분교의 폐교가 확정됐다. 2017년 물천분교 이후 7년 만에 학교가 사라진 것이다.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학급 수도 자연스레 줄었다. 지난해 550개였던 일반학급 수가 올해 531개로 19학급이 감소했다. 올해 학급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학교는 금장초로 4개 학급이 줄어들었으며 뒤를 이어 황성초와 동천초가 각각 3개 학급 감소했다. 일부 학교로 학생 ‘쏠림’, 황남초 121명, 현곡초 59명 증가 대부분의 학교가 학생 수 감소로 학급 수와 학급 당 인원수를 줄이고 있지만 일부 학교는 학생들이 몰려 과밀 학급이 되고 있다. 황남동에서 용황지구로 이전한 황남초는 매년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전 초기인 2018년 833명이였던 학생 수가 매년 증가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121명이 증가한 1508명으로 집계됐다. 학생 수 증가는 학년 당 학급 수가 최대 11개 학급으로 증가했으며 급당 학생 수도 27명까지 늘어났다. 황남초에 이어 현곡초가 지난해보다 학생 수가 59명 증가하는 등 신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지역으로 학생들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와는 반대로 학생 수가 많이 감소한 학교도 있다. 유림초는 올해 지난해보다 125명의 학생이 감소해 3개 학급이 사라졌다. 뒤를 이어 금장초가 지난해보다 103명의 학생이 감소해 4개 학급이 사라졌다. 학교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신도시 중심의 학교로 학생 집중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신경주 지역에 초등학교가 생겨나면 학생 집중으로 일부 학교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학생 수 감소로 학급 수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특수 학급은 지난해 28개에서 올해 31개로 오히려 증가했으며 흥무초와 월성초는 외국인 학생 비중이 4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리마을의 명물로 자리 잡은 은행나무 숲이 민원과 경영난, 시의 무관심으로 결국 벌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7일 서면 도리마을 은행나무숲을 가꿔 온 소유주가 민원과 경영난으로 고민하다 결국 벌목에 나섰다. 벌목은 2만3000㎡여에 8개 군락으로 이뤄진 은행나무 숲 일부가 아닌 전체 나무가 잘려 나갈 예정이다. 소유주는 “선친의 뜻을 따라 은행나무숲을 사비로 가꾸어 왔지만 반복되는 민원과 비난, 거기다 경영난으로 지친 상태였다”면서 “민원 해결과 위탁 운영 등을 시에 건의했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리하지 않으면 또 다른 민원이 발생한다. 더 이상의 민원과 경영에 어려움을 감내할 수 없어 ‘결자해지’하는 마음으로 벌목에 나선 것이다”고 말했다. 벌목으로 은행나무 명소가 사라지고 이와 연계한 둘레길 사업도 영향을 받게 됐다. 시는 은행나무숲과 연계한 서면 심곡지 둘레길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55억 원을 들여 길이 2.5km의 저수지 둘레길과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도리 은행나무숲과 연계한 ‘명품 둘레길’을 조성할 예정이라 밝혔지만 은행나무숲이 사라지면 ‘명품 둘레길’ 조성은 무색하게 될 전망이다.
평형을 이루는 점 존재의 다양성과 유일성에서 비롯되는 현상에 관심을 두고 환경과 사물, 자연과 인공의 유기적인 관계를 살핀다. 이 중 어디에도 속하지 못할 존재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상들 사이의 간격, 기울기, 무게, 높이, 형태, 질감 등에서 발생하는 상호작용에서 찾아낸 안정감에 초점을 맞춘다. 나에게 이 안정감은 때로는 반대 개념인 ‘불안정성’을 포함하기도 한다. 이는 불완전함, 긴장감, 불안감, 붕괴와 압박 등의 상태나 감정도 때때로 안정성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로 여기기 때문이다. 설치작품 <평형을 이루는 점>은 자연과 인공물인 돌과 아크릴판의 동시적 배치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균형적 상태를 시각화한다. 우리는 어떤 것이 평형인지, 어느 정도까지가 안정적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이러한 안정성은 단순히 거리를 넘어서 각자 고유한 성질과 상태, 갖고 있는 감정과 무게 등 복합적인 요소들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 삶 속에서 자신만의 평형을 찾아 나가고 있는 것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여정이다. 기존에 알고 있던 안정된 지점으로 회기하거나 새롭게 발견된 균형인 지점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신만의 ‘평형을 이루는 점’을 찾아가며 살아갈 것이다.
원산지 표시 위반은 거짓표시의 경우 최대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 미표시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상당히 처벌이 무거운 편에 속하는 범법 행위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주사무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주에서 원산지 위반으로 적발된 업체는 총 183곳이다. 연평균 37개의 업체가 매년 원산지 표시를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적다면 적을 수 있는 수치지만 관광도시 경주이기에 ‘0’에 수렴하는 수치가 올바르다 하겠다. 특히 농관원에 따르면 음식점이 136곳이나 돼 위반업체의 무려 73.4%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경주시민과 관광객들을 상대로 속이는 행위를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위반업체들이 매년 줄고 있지 않고 계속해서 생긴다는 것이다. 농관원 자료에 따르면 5년 동안 표시 위반 재범 업체들은 없다. 위반업체들은 초범이라는 것인데 그만큼 원산지 위반에 대한 업주들의 경각심이 적다고 볼 수 있다. 원산지 표시 위반은 단순 법 위반이 아닌 경주시민과 관광객을 속이는 행위인 동시에 법을 준수하는 선량한 업주들의 기운을 빠지게 하는 행위이며, 관광도시 경주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행위다. 현대인들은 먹거리에 많은 재원을 투자하는 만큼 기만행위에 대해서는 철두철미하다. 경주에서 원산지 위반업체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지역의 먹거리에 대한 신뢰도는 자연스레 하락할 것이고 이는 경주 자체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원산지 위반 처벌을 강력하게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식품위생법 위반의 경우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처분을 받은 업체는 당장 입소문이 퍼지게 돼 처분 종결 후에도 영업에 영향을 받게 된다. 이에 많은 업체들이 식품위생법을 준수하려고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농관원 관계자는 원산지 위반업체에 재범이 없는 만큼 업주 교육과 계도가 최선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매년 적지 않은 수의 업체가 적발되는 원산지 표시 위반.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경주를 위해 강력한 대책이 필요할 때다.
최근 메신져피싱 중 부고문자 피싱이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조사에 민감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부고문자 피싱은 지인에게서 온 일반 문자처럼 보여 속기 십상이다. 문자를 클릭하게 되면 바로 악성 앱이 자신의 휴대폰에 깔리게 되면서 소액결제 등으로 돈이 빠져나가게 된다. 이런 문자 피싱은 신종 사기 수법임을 알면서도 아는 사람이 보낸 문자라 여차하면 당하게 된다. 게다가 악성앱으로 신분을 사기당한 사람은 자신이 함께하고 있는 단톡방이나 개인적인 문자 등을 통해 사실이 아님을 알리느라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지난해 경주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건수는 총 188건, 피해액은 25억4190만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 대비 101건, 34억3991만원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피해 규모가 크다. 지난해 경주지역 보이스피싱 범죄 유형별로는 기관사칭, 대면편취, 메신저피싱 순으로 피해건수가 많았다. 그중에서도 메신져피싱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이전엔 단순 문자메시지를 통한 계좌이체나 개인정보를 요구한데 비해 최근에는 카드발급, 택배배송 알림, 경조사 등 시민들의 흔한 일상까지 침투했다. 보이스피싱 범죄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도 매일같이 피해자의 억울한 심정을 듣지만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피해자 대부분이 어렵게 마련한 목돈을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사기를 당했지만, 직접 연락한 사기꾼을 잡아도 이들은 말단 조직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피해금액을 보전받기 위해서는 윗선인 조직의 총책을 잡아들여야 하지만 이들은 외국에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요즘 들어서는 우리 주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메신져피싱에 피해를 입은 사람을 쉽게 찾아볼 정도로 심각하다. 피해자도 성별이나 특정한 연령대도 없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젠 주의만으로는 힘들어 보이는게 현실이 됐다. 보이스피싱 범죄로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의심스러운 전화가 오면 절대 응대하지 않고 바로 끊고 신고를 해야 한다. 메신져를 통해 오는 문자 역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단순한 사기가 아니라 누군가의 평범한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는 악질 범죄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반드시 검거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일부를 검거하는데 만족할 것이 아니라 지금도 어디선가 계속되고 있는 범죄를 찾아 완전히 씨를 말려야 한다.
세계는 지금 한류와 K푸드로 들썩이고 있다. BTS에 이어 블랙핑크 등 한류 음악이 지구촌을 달구고 있고 더불어 한국음식에 열광하고 있다. K푸드를 검색하고 일부러 찾아가 먹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음식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면 의당 지금 인기의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이 한류의 지속성은 더욱 배가될 것이다. 시각 청각으로 이루어지는 한류에 보다 강렬한 감각인 후각 미각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어떤 사물에 대한 인지는 거의 대부분(85%이상) 시각을 통해 먼저 지각하고, 나머지는 소리로, 냄새로, 미각으로 또는 촉각의 감각이 더해져 기억의 저장고에 저장한다. 눈으로 인지된 시각과 다른 감각이 더해졌을 때, 기억은 상호 연관 연상되며, 더욱 강렬하게 증폭하고 또 밀도를 드높인다. 어릴 때 먹었던 음식을 먹거나, 또 어린 시절 들었던 노래를 듣게되면, 자연스레 성장기의 고향생각이 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향기나 냄새도 마찬가지이다. 온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냉·열대의 기후대를 넘나드는 다수의 국제 관광이나 여행을 하면서, 어느 여행지를 가더라도 먹고사는 모습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지구촌에 오지가 없으며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것을 안다. 지구촌 대부분의 사람이 모(털)나 면(가끔은 실크)으로 또는 석유화학제품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다. 거의가 아침 점심 저녁 때에 맞춰 세 끼를 먹고 있으며, 저마다 지역에서 생산한 고기나 우유 혹은 쌀과 빵 채소와 과일류로 만든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또한 세계 어디를 가도 기본적으로 눈과 비, 바람과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거처를 만들어 주거시설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인은 인터넷 시대를 살며 SNS를 통해, 버츄얼 트립(가상 여행)을 감행한다. 이를 통해 현지에 가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장면이나 세밀한 풍경 혹은 항공(드론)촬영의 모습까지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관광은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러 가는 것뿐이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이다. 현지의 멋진 풍광은 얼마든지 시청각매체를 통해 미리 감상할 수 있다. 심지어 나이아가라 폭포와 빅토리아 폭포 수의 쏟아지는 그 웅장한 소리까지 전달하고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다만, 온몸으로 뒤집어쓰는 그 폭포수와 간간이 입으로 스며드는 찝찌르한 물맛만이, 현지 관광에 나선 사람만이 오직 느낄 수 있는 차이점이다. 이제 여행은 어쩌면 현지의 독특한 향기와 냄새를 비롯한 오감을 체험하러 가는 것에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각 나라 바닷가의 비릿한 냄새, 모로코 가죽 염색공장의 역한 냄새, 중국 상차이의 꼬리한 향기, 카레의 독특한 향기, 우즈베키스탄에서 느끼던 유목민 특유의 향기, 몽골 서민 아파트에서 풍기던 발효된 우유 냄새와 양고기의 고유한 향기 등등... 저마다의 긍·부정적인 향기와 냄새가 특정지역에 대한 기억을 증폭시킨다. 이처럼 향기와 냄새를 강하게 지니고 있는 현지의 음식은 기억을 자극하고 지속하게 해준다. 그러기에 음식은 여행의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현지인이 주로 먹는 음식을 직접 맛보면서 그 나라를 이해하게 되고 그 나라에 관심을 갖게되는 것이 틀림없다. 음식이 좋았던가 혹은 현지 음식에 대한 풍미를 제대로 느꼈다면 여행의 반은 성공한 것이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한류 열풍에 동반한 K푸드의 먹거리를 더욱 개발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당위성에서 우리 고유의 입맛을 찾아가며 국제화 시킬 수 있는 K푸드 개발을 권장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경주의 외연을 확장해보면, 과메기의 독특한 맛, 봉계 미나리의 풍미, 참가자미 세꼬시의 입에 감기는 식감, 어릴 때 먹었던 그리 짜지 않았던 된장에 싸먹었던 호박잎과 상추쌈, 시큼한 초장에 씁쓸한 엄나무잎, 가을운동회 때 맛보던 송편, 구수한 향기의 밤과 삶은 고구마, 엉기성기 밥알이 함께 씹히는 호박절구에 찧어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인절미... 대략 이런 것들이 나에게 연상되는 고향의 맛이다. 나아가 경주의 향기와 냄새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오감체험이 더하는 맛깔난 경주를 기대해본다.
며칠 전 비슷한 시간대에 안타깝고 위중했던 두 사건이 일어났다. 하나는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야당 대표가 불의의 피습을 받은 사건, 또 하나는 가까운 일본에서 항공기 충돌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다. 항공기 사고는 화재로 인해 언제 폭발할지 몰라 신속 대피가 절대 요구되는 급박한 상황! 더구나 한곳을 제외하고는 모든 출입문이 사용 불가능한 절박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승무원들의 침착하고 슬기로운 대처로 신속대피가 이뤄지면서 한명의 부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거기다 항공기 기장은 모든 승객을 대피시킨 후 가장 늦게 탈출하는 항공기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감을 보여준 모습은 모든 사람들에게 무한신뢰를 준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기장과 승무원의 대처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비슷한 시점에 일어난 대한민국 제1당인 야당 대표의 피습 사건! 괴한의 습격으로 출혈이 발생해 인근 부산대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았고 수술도 예정이 돼 있었으나 응급환자용 헬기를 이용 서울대 병원으로 이송해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통상적인 상식으로는 자상으로 인한 출혈 과다는 혈액응고 때문이라도 신속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굳이 골든타임을 차치하고 시간이 소요되는 서울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다는건 부산대 병원에 대한 불신과 서울대 병원에 대한 믿음이 작용했을거라는 추측이외에는 어떤 예상도 할 수가 없다. 누구에게나 생명이 소중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지만 상황이란게 있고 상태란게 있다. 꼭 그렇게 했어야 하는 아쉬움의 순간이었다. 하나의 사건은 미담이 쏟아지고 하나의 사건은 주객이 전도되는 모습으로 지금 전개되고 있다. 피습이라는 사건의 본말은 사라지고 대처방식에서의 문제점만 부각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만약 좀 더 의연하게 국가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역시!’ 라는 찬사가 있었을 것이고, 선거를 앞둔 야당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호재가 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놓친 참 아쉬운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인생은 타이밍이라 했던가’ 어느 시대에나 훌륭한 사람은 많았다. 하지만 태평성대에는 그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어 묻혀 지나가기 마련이고, 난세에는 책임감과 희생정신 등 능력을 보일 기회가 생긴다 해서 난세에 영웅이 탄생한다는 말이 있다. 이러한 영웅들은 후손들로부터 영원히 존경과 추앙을 받는 위인으로 길이길이 남게 된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을 거듭해 선진국으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문화적으로도 세계를 리드해 나가는 나라로 온 세계인들에게 각인 되다시피 했고 어디를 가더라도 한국 노래, 한국 드라마를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어 한국인으로서 큰 자긍심을 느끼는 요즘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한다. 우리는 분명 잘 살고 있고 선진국 수준만큼 소득도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삶의 질과 현재 생활의 만족도에서는 대다수가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그중에서도 비교 대상이 많아지고 비교의 생활화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싶다. 해서 이젠 대한민국에서는 웬만해선 만족하기가 힘든 사회구조이다. 행복의 기준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책임을 질려는 의식도 옅어지게 되고 비교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식도 점점 팽배해져 자연스레 혼자만의 시간이 길어지게 되는 등 개인주의가 점차 확산돼 독신이 늘어나게 되고, 결혼도 미루게 되고 출산율도 떨어지면서 대한민국이 이제는 인구 소멸이라는 최대의 난제에 부닥치게 된 것이다.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점점 커다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한꺼번에 큰 것으로 다가오면 발등의 불로 인식해 당장에 그 불을 끄기 위해 급한 움직임을 보이겠지만 조금씩 천천히 다가오는 위기이다 보니 반응의 속도가 느리고 느끼는 위기감도 미약해 그 대책도 속도감이 없고 현실감이 떨어진다. 국가의 역할은 국민들의 현재와 미래를 꾸려 나가고 설계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 국가를 국민들이 선택한 지도자들이 구성해 이끌어나간다. 결국에는 우리가 선택한 지도자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구조인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작 본인의 위기에 지도자는 우리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는가? 확인되지 않은 인지성 좋은 것에 본인의 안위를 맡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것을 본 우리는 이런 지도자를 신뢰 할 수 있을까? 위의 사례는 가장 최근의 한 예이다. 여야 정치 지도자는 물론 고위공직자들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어떤 믿음을 주었을까? 우리의 현실과 미래를 맡길만한 지도자가 있었는가? 2024년 선택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전에 접어들었다. 그 후보들자 중 대한민국을 책임질 지도자가 탄생할 것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선택!’을 요구하는데, 우리는 그들에게서 ‘왜? 이유!’를 볼 수 없다 인사하는 모습만을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와 무엇이 틀리는가? 우리를 이끌어 나갈 지도자라면 우리와는 차별된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더 많은 희생, 책임감을 보여줘야 하고 비전도 보여줘야 한다. 경주로 국한했을 때는 경주시민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바꿀 것이며 국가 재앙으로 다가오는 인구 소멸에 대한 대책에 대해 지역 실정에 맞게 어떤 대책을 강구 해야하는지 등의 고민과 비전과 희생과 책임감을 보여줘야 하는데 도무지 볼 수가 없다. 경주를 어떻게 변화시키겠다는 의지와 비전을 그들에게서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선택!’의 요구는 잘 보이는데 현실감 있는 ‘왜? 이유!’가 보이질 않는다. 뭐든 때가 있다. 잘하고도 때를 놓치면 공염불이 될 것이고, 때를 잘 맞춰 어필하면 호응도 얻고 다수로부터 공감도 얻을텐데 여러 가지로 참! 아쉽다.
그동안 미루어 오던 송선리 마애불을 찾아 집을 나섰다. 과거에는 이 마애불의 소재지가 건천읍 방내리로 알고 방내리 마애불이라고 하다가 이후 송선리로 밝혀져 이름이 바뀐 듯하다. 김밥 한 줄, 약간의 간식과 카메라를 챙겨 넣은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삼십 수년 전 친구와 함께 우중골에서 신선암을 거쳐 단석산 정상에 오른 후 방내리 쪽으로 하산을 하다가 길을 잃어 혼이 난 적이 있다. 그때 이리저리 헤매다가 이 마애불과 조우한 적이 있었다. 이후 2015년에 다시 이곳을 찾았다. 지인의 소개로 찾았는지 이정표에 의존했는지는 기억이 없으나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그런데 그새 천주암이 천주사로 승격?을 하였다. 그런데 이정표 등에서는 천주암으로 표기된 곳이 많다. 천주(天主)는 천주교에서 하느님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천주사는 천주교 소속의 수도원인가? 아니면 어느 성당의 분당? 분원? 어찌 사찰 암자에 천주라는 이름이 있을 수 있을까? 그러나 암자 입구의 현액을 보고는 오해가 풀렸다, 천주사의 천주는 ‘天主’가 아닌 ‘天柱’였다. 즉 ‘하늘을 받치는 기둥’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천주사 맞은 편으로 등산로가 나 있고 이정표가 보인다. 단석산 정상까지는 3.3km이다. 9년 전 기억을 더듬고 등산 지도에서 확인한 바로는 마애불까지는 정상의 절반 정도의 거리이다. 경사가 급하고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자칫 미끄러질 수도 있어 조심스러웠다. 길가 진창에는 멧돼지 발자국이 어지럽다. 다소 긴장을 하면서 10여분 걸려 500여m를 올라가니 두 번째 이정표가 서 있다. 이제부터는 경사가 더욱 심해진다. 700여m를 더 올라가면 세 번째 이정표, 다시 400여m를 더 오르면 등산로가 두 갈레로 갈라진다. 이곳에서 단석산 정상 쪽으로 오르지 말고 오른쪽 길로 가야 한다. 그런데 아뿔사 마애불 쪽 길을 막고 “샛길 출입금지. 비법정 탐방로로 출입하면 자연공원법에 따라 과태료 처분”이라는 커다란 경고문을 걸어두었다. 여기서 되돌아갈 수 밖에 없다. 할 수 없이 그동안 메모해 둔 내용과 9년 여 전의 기억에 의해 송선리 석불상에 대해 이야기를 정리할 수 밖에 없다. 이 갈림길에서 마애불상이 있는 곳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길이다. 30분 쯤 더 가면 공동묘지인 듯 민묘가 여러 기 있다. 이를 지나 산모퉁이를 돌면 바로 큰 바위가 나타나고 그 바위 면에 새겨진 불상이 보인다. 마애불이 새겨진 이 바위는 단석산에서 신선암 다음으로 큰 듯한데 멀리서 보면 마치 커다란 배의 뱃머리처럼 보인다고 해서 배바위라고도 한다. 바위 석질은 입자가 매우 거친데, 불상이 새겨진 부분은 다소 입자가 고운 편이다. 전면을 고르게 손질한 후 머리 부분은 부조로, 나머지는 선각으로 표현하였다. 높이 솟은 육계에 목에는 삼도가 뚜렷하고 대의는 편단우견의 착법을 하고 있다. 가부좌를 하고, 오른손은 어깨까지 들어 올리고 있는데 손가락의 모습이 분명하지는 않으나 엄지와 중지 또는 검지를 맞대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왼손은 무릎 위에 있는데 손가락 부분은 마멸이 심해 분명하지 않다. 불상의 방향이 서쪽을 향하고 있고 양손의 손갖춤으로 미루어 아미타구품인 중 하품상생인이 아니면 하품중생인인 듯하다. 그렇다면 이 불상의 존명은 아미타불일 것이다. 우뚝한 코, 살짝 미소를 머금고 있는 얼굴에 지그시 눈을 감고 명상에 잠긴 모습이다. 가끔 작은 산새가 영롱한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 멀리 계곡의 물소리가 잔잔히 귓가를 스친다. 마애불을 마주하고 가부좌를 틀면 바로 선정에 들 것 같다. 불상 앞에는 도자기로 된 일부분이 깨어진 촛대와 잔이 놓여있다. 옆으로는 제법 높이 돌탑을 쌓아 두었다. 이 마애불은 아직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조각 수법으로 미루어 제작 시기는 신라 말이나 고려 초로 추정되고 있다.
태국의 버*킹에서는 이번에 새로운 치즈버거를 출시했다. 치즈가 자그마치 20장이나 들어간, 이름도 ‘리얼 치즈버거’다. 보통 햄버거엔 고기 패티와 그 앞뒤로 양상추와 토마토, 그리고 치즈가 들어간다. 근데 이 리얼(real:진짜) 치즈버거에는 고기 패티 없이 말 그대로 빵에 치즈만 들어있다. 회사 입장은 자못 심각하다. “재미로 만든 메뉴가 아니다. 이것은 진짜다” 그럼, 고객들 입장은 어떨까. “치즈를 좋아하지만 이건 너무 짜!”, “절반도 못 먹겠네!”, “버거는 역시 적절한 조합이다!” 치즈가 진실이라면 패티나 토마토도 진실이고, 이들의 조합도 그렇다. 그런 진실을 외면한 진실(?)은 사람들이 짜다고 외면한다. 진짜라면 누가 뭐래도 진짜다워야 한다. 혹시 ‘랩다이아’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다. 시중에서 인조 내지 합성 다이아몬드로 잘 알려진, ‘실험실에서 만든(Lab-grown-diamonds)’ 보석이다. 사실 다이아몬드가 비싼 이유는 희소성에 있다. 오죽하면 ‘블러드(blood:피) 다이아몬드’라고 할까. 서로 차지하려다 보니 매장 지역은 언제나 교전 지역이 되었고, 수많은 죽음과 맞바꾼 다이아몬드는 다시 분쟁과 내란의 자금원으로 악순환된다. 그야말로 피를 부르는 다이아몬드다. 지금도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 귀하디 귀한 보석을 이젠 실험실에서, 그것도 3~4주 안에 만들어낸다고 한다. 피로 검붉었던 다이아몬드가 이제 그 특유의 투명감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 가격도 진짜의 3분의 1 수준이란다. 실험실에서 제조되니까 채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비윤리적 노동이나 환경오염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참고로 세계적으로 약 80% 이상의 다이아몬드가 인권 침해 문제가 있는 지역에서 채굴된다는 추산이다. 물리적으로나 화학적으로나 천연 다이아몬드와 100% 동일하다니, 가짜가 이젠 진짜가 된 셈이다. 진짜인데 가짜 같고 가짜인데 진짜 같은 건 또 있다. 지금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작가와 배우 양대 노동조합이 파업 중이다. 목숨을 건 파업이고 성토의 중심은 인공지능이다. 기존 영화에 등장했던 배우와 성우들의 몸동작과 목소리, 그 특유의 느낌까지 학습한 인공지능이 이제 새로운 영화를 창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비유를 들자면, 고(故) 신성일 배우 주연 《맨발의 청춘(1964)》에 등장했던 인물들 그대로 2023년 버전으로 다시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작고한 유명 배우들을 AI로 살려내어 은반을 누비게 한다면 인지도 없는 신인배우들은 영원히 설 자리가 없게 된다. 가짜가 진짜를 압도한다니 정말 가공할 일이다. 인간은 원래 진짜 같은 가짜에 취약하다. 화장품 광고가 그 대표적인 예다. 광고의 메시지는 언제나 선명하다. “일단 이걸 한번 발라보세요. 그럼 우리 모델처럼 젊고 우아하게 될 겁니다!”하고 유혹한다. 하지만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은 이내 좌절감을 맛본다. 화장품을 아무리 발라도 그렇게 안 되는 현실을 자각하게 된 거다. 겨우 화를 참으며 이제 더 이상은 안 속는다고 마음을 다잡지만 광고는 능청스레 이런다. “전혀 변한 게 없지요? 좌절감만 가득하지요? 그럼 이걸 발라보세요. 이번에 새로 나온 건데 이걸 바르면 진짜 그 모델처럼 될 수 있으니까요!” 사실이 아닌 건 누구라도 알지만 광고에 기대를 거는 건, ‘에이, 설마?’ 하는 의심을 ‘아니야, 진짜로 될 수 있어!’라고 확신해 버리기 때문이다. 가짜인 줄 알면서도 진짜라고 믿고 싶은 우리의 본능은 눈물나게 진짜다. 진짜처럼 생긴 고무손을 실험 참가자의 눈앞에다 내려놓는다. 그런 다음 그의 진짜 손은 눈에 보이지 않게 천으로 가려둔다. 이때 두 손에다 동시에 같은 자극을 주면 참가자는 흥미롭게도 눈앞의 고무손이 자기 몸 일부인 듯 착각을 하고 만다. ‘고무손 착시’라고 불리는 이 실험으로 우리는 너무 쉽게 가짜를 진짜라고 믿어버리는 성향이 있음을 증명해 낸다. 가상현실(VR)에서 증강현실(AR)을 거쳐 이젠 둘마저 합쳐버린 확장현실(XR) 세상이다. 이 셋 모두는 현실과 가상 세계를 융합한 기술이다. 가상현실이 영화 장면 속으로 내가 들어가는 4D 게임 식이라면, 증강현실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처럼 한강 위를 혹등고래가 유유히 날아다니는 식이다. 확장현실은 그야말로 가상과 실제 세계를 넘나드는 방식으로, 진짜와 가짜가 구별되지 않는 세상이 되는 거다. 가짜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우리 앞에 이제 진짜 같은 가짜들이 몰려오고 있다.
흙 민병도 어머니는 칠십 평생 흙을 파며 사셨다 손에 흙이 묻어야 목에 밥이 넘어간다며 날마다 빈들을 깨워 온 몸으로 안았다 원하는 3할 치는 밥을 주고 꽃을 주던 세상과의 이별을 위해 어머니가 흙을 놓자 가만히 흙이 다가와 긴 노고를 감싸주었다 언제나 땀에 젖어 하나도 젖지 않은 누군가의 몸이었을, 누군가의 어머니였을 흙이여 너의 몸에선 어머니의 살내가 난다 흙의 몸에서 맡는 어머니 살내 시인은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시조를 제법 많이 창작했다. 그가 묘사하는 대상인 어머니, 아버지는 개인사를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당시를 살았던 모든 부모의 전형성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지점을 확보하고 있다. 이 시조를 다루기 앞서 먼저 만년의 아버지가 나오는「낭패」를 언급할 필요를 느낀다. 아들 손을 잡고 뒷간을 가던 아버지가 그새를 참지 못하고 오줌을 지린 뒤, 그 모습을 자식 앞에 보인 극에 달한 낭패감과 치욕의 표정, 그것을 알아차린 자식은 “내 생애 가장 뜨거운 침묵의 순간”으로 얼어붙는다.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아버지의 심리다. “깨진 알이 흐르듯 신발에 고인 바다/드센 풍랑에도 바람 올올 무지개 걸던/아버지 섬으로 서서 내 손 가만 놓았다(「낭패」둘째 수)” “깨진 알이 흐르듯 신발에 고인 바다”는 묘사가 어느 정도까지 이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구절이다. 오줌 방울은 마치 구슬같이, 깨진 알 같이 빛나며 흘러 신발에 그득 고인다. 그걸 시인은 “신발에 고인 바다”라는 범상치 않은 구절로 표현한다. 그것은 바로 중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큰 물결이 일렁이는 풍파의 세월에도 너끈히 해결했던 당신의 강단(“드센 풍랑에도 바람 올올 무지개 걸던”)을 표현하려는 전략이다. 그런 당신의 자존이 신발이라는 공간 안에 그 바다를 다 쏟아버릴 정도로 위축되었으니 그런 치욕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아버지는 이제 천애의 “섬으로 서서 내 손 가만 놓”고 고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정의 고갱이가 빛나는 미적 형식과 자존심 강한 이 땅 우리 아버지의 생, 그것을 지켜보는 자식의 마음이 트라이앵글로 어우러진 가작이다. 이 작품과 짝을 이루는 시편 중의 하나가 오늘 언급할 「흙」이다. 어머니의 일생을 다룬 민병도의 「흙」은 우리 시조가 성취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을 거느리고 있어 각별히 주목해야 할 작품이다. 바로 바슐라르의 ‘지수화풍’ 4원소론에도 나오는 그 ‘흙’이며, 근원적으로는 가이아를 비롯한 대지모신大地母神으로 기능하는 ‘어머니 흙’의 형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둘째 수 종장을 기점으로 어머니와 흙의 역할이 바뀐다. “칠십 평생 흙을 파며 사”시고 “손에 흙이 묻어야 목에 밥이 넘어간다”시던 어머니는 외견상 억센 노동을 하는 농촌 아낙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첫째 수 종장 “날마다 빈들을 깨워 온 몸으로 안았다”에 이르면 어머니는 자상하고도 자애로운 ‘땅의 어머니 신’의 모습을 띤다. 어머니는 나날의 삶을 농사꾼으로서가 아니라 땅을 품어 안은 신의 품성과 자세로 살아오신 것이다. 둘째 수 “원하는 3할 치는 밥을 주고 꽃을 주던”은 원하는 모든 것을 허락하지 않는 세상의 이치와 순리, 나아가 노동이 주는 일상적 양식(밥)과 소슬한 정신적 양식(꽃)을 말한다. 이 세상의 생을 다하고 어머니가 흙을 놓는 순간은 바로 죽음의 시간이며, 그것은 빈들을 깨웠던 어머니의 역할이 “가만히 다가와 긴 노고를 감싸주”는 흙, 대지로 바뀌는 순간이다. 셋째 수는 놀랍게도 어머니와 흙이 완전동체임을 보여준다. “언제나 땀에 젖어 하나도 젖지 않은”의 신비를 보라. 흙은 어머니이기에 땀에 젖어 있고, 대지모신이기에 젖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불이(不二)이다. 시인이 혜안은 “누군가의 몸이었을, 누군가의 어머니였을” 흙을 보고 냄새 맡는다. 그러면서 나직이 속삭인다. “흙이여 너의 몸에선 어머니의 살내가 난다”라고. 놀라워라. 어머니는 여전히 우리 눈앞에 ‘흙’으로 살아계신 것이다. 민병도의 몇 편으로 한국 현대 시조단은 시조가 다룰 수 있는 영역을 많이 넓혔다고 생각한다.
경주시가 지난 5일 첫 교육을 시작으로 26일까지 16회에 걸쳐 2024년 새해농업인실용교육을 실시한다. 농업인 10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이번 교육은 4개 과정으로 구성됐다. 벼·고추 재배기술교육은 읍·면별 13회 실시하고 밭작물, 샤인머스켓, 농촌여성 역량강화 교육은 농업인회관에서 각 1회 실시된다. 먼저 벼 교육은 고품질 벼 품종의 특성과 재배기술, 벼 드론직파 재배 등의 주제로 교육이 진행된다. 품종 선택부터 재배 시 비료, 농약 관리와 수확 후 관리까지 벼농사를 현명하게 짓기 위한 교육이 눈여겨볼 만하다. 또 경주 전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양념 채소인 고추 교육이 진행된다. 농가마다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재배방법과 병해충 및 바이러스 예방 방법 그리고 약제 살포 방법에 주안점을 두고 강의가 진행된다. 밭작물(콩·밀) 교육은 품종 선택 방법과 생육특성 그리고 전반적인 재배기술에 이르기까지 전문가로부터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인기 과수인 샤인머스켓 교육은 재배 현황 및 출하 현황과 재배기술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최근 재배 면적이 급증하면서 상품성을 갖춰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만큼 이에 초점을 맞춰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농촌여성 역량강화 교육은 ‘여성농업인 리더십 및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주제로 리더십 스킬을 다룰 예정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 농업기술센터 교육훈련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신규 농업인에게는 기초 지식을 기존 농업인들에게는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가진 지식을 점검하는 좋은 기회로, 경주시 농업이 한 걸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국대 WISE캠퍼스가 CAMPUS Asia-AIMS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9일 아세안 4개 대학과 온라인으로 글로벌 관광 리서치데이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CAMPUS Asia-AIMS 사업은 교육부가 한-아세안 대학 간 학점 상호인정, 공동 커리큘럼 개발 및 운영, 학술교류 등을 통해 아세안 지역 전문가 양성 및 대학 간 학술교류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번 글로벌 관광 리서치데이는 아세안 4개대학 (Universiti Malaysia Terengganu, Universiti Teknologi Mara, Taylor University, Telkom University)과의 협업으로 진행됐으며 동국대 WISE캠퍼스 호텔관광경영학과 권주경 교수와 AIMS 파트너대학 호텔관광경영학과 학부생 10명, AIMS 파트너대학 교수진 등 총 25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관광을 주제로 △호텔관광경영학과 학부생들의 논문 연구결과 발표 △글로벌 교직원 연구교류 강화 △유학생 유치 및 취업관련 글로벌 의견수렴 △글로벌 지역인재양성 기반마련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권주경 교수는 “아세안 지역의 우수 호텔관광경영학과와 함께 글로벌 지역전문가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설을 앞두고 임금과 원자재 구매대금 결제 등 원전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체에 특별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주를 비롯해 포항, 영덕, 울진, 울릉군에 속한 기업에 대해 업체당 5억원 이내로 특별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경북동해안지역 소재 중소기업에 대한 만기 1년 이내 운전자금 대출로 총 한도는 50억 이내다. 기간은 오는 31일로 해당 중소기업은 각 거래 금융기관에 신청하면 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특별지원자금은 설을 앞두고 긴급자금이 필요한 지역 중소기어에 단기운전자금 조달과 금융비용 절감에 도움을 줄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겨울방학을 맞아 황성동 마을문화관과 경주솔거미술관이 함께 진행하는 초등학생 창작체험프로그램 ‘흙 이야기’ 오리엔테이션이 지난 8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렸다. 24명이 참가한 오리엔테이션은 이제현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의 1부 흙의 역사, 최용석 경북 최고장인 2부 ‘흙의 쓸모’ 순서로 진행됐다. 참가학생들은 박물관에 전시된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토기들을 관람하며 옛사람들이 흙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배우고, 고도도예로 자리를 옮겨 물레와 가마터 등을 둘러보며 현장을 체험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6일 황성동 행정복지센터 2층에 문을 연 황성동 마을문화관 ‘황성시대’는 황성동 역사관, 향토교육관, 전시갤러리, 회의실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공간이다. 경주시 최초 주민주도형 마을문화관이다. 개관 기념으로 마련된 흙 이야기 프로그램은 2회차부터 문화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되며, 총 8회차 중 마지막 회차는 학생들의 작품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주시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신규 단원을 모집한다. 청소년 오케스트라 모집 분야는 현악기, 관악기, 금관악기, 타악기 등이다. 모집 인원은 15명. 지원 대상은 경주에 주소를 둔 11세 이상 청소년으로 음악적 기본소양과 연주 실력을 갖추고 성실히 참여할 수 있다면 누구나 응시 가능하다. 접수는 청소년수련관으로 직접 방문 또는 이메일(ju3130@korea.kr)로 제출하면 되며 접수 마감일은 오는 18일까지다. 오디션은 오는 21일 오후 3시 청소년수련관 회의실에서 실시되며, 자유곡 및 초견곡 실기와 면접을 치러야 한다. 최종 합격자 공고는 오는 24일 경주시 청소년수련관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한다. 청소년 오케스트라 모집과 관련해 보다 자세한 사항은 청소년수련관 홈페이지 공지사항 또는 경주시 아동청소년과 청소년활동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청소년 합창단 정기연습은 매주 일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청소년 합창단은 지난 11일 접수를 마감했다.
경주상공회의소가 지난 3일 힐튼호텔 대연회장에서 2024년 신년인사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2024년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아 여러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새해의 포부와 목표를 공유했다. 식전공연으로 시작된 행사는 경주상공회의소 이상걸 회장, 주낙영 경주시장, 김석기 국회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 그리고 임종식 경북도 교육감 및 이철우 경주시의장이 각각 신년인사를 전했다. 이어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를 기원하는 퍼포먼스와 새해 소원성취 여망을 담은 희망 떡을 자르며 서로 신년 덕담을 나누고 희망찬 새 출발을 다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상걸 회장은 “경주의 기업 환경을 더욱 개선하고, 2025 APEC 정상회의를 유치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며 다짐했다. 주낙영 시장은 “경주의 SMR 국가산단과 e-모빌리티 연구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발전을 약속한다”며 “2025년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함께 노력하자”고 전했다. 김석기 국회의원은 “경주의 관광 및 문화 자원을 강조하며 세계적인 관광문화 강국으로의 발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경주가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세계에 경주 위상을 높여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