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지난달 28일 경주 이사금 멜론 출하식을 가졌다. 올해 첫 출하의 영광은 안강읍 사방리 이원식 씨 농가가 안았다. 경주 이사금 멜론은 안강읍과 현곡면 지역을 중심으로 재배해 9월 중순 전후까지 출하된다. 최고 품질의 맛과 향을 자연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경주시농산물산지유통센터의 엄격한 선별작업을 거쳐 대구·경북 학교급식 납품 20톤 계약을 완료했다. 또 서울 가락시장, 대구·부산 등 대도시 도매시장에 공급되고 있으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에 납품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정한빈 콘서트’ 일시: 7월 6일(토) 오후 4시 장소 : 경주엑스포 문화센터 피아니스트 정한빈 콘서트 경주에서 처음으로 개최한다. 정한빈은 국내외 유수 콩쿠르를 우승하며 프랑스 리옹쇼팽협회 아티스트로 선정, 다수의 방송 출연과 공연프로젝트 ‘음악 읽어주는 남자’를 진행하며 클래식 음악계의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콘서트에서 바흐 칸타타 ‘양들은 평온하게 풀을 뜯으리’, 베토벤 소나타 23번 ‘열정’, 리스트 소나타 나단조 등 섬세하고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을 70분간 들려준다. 잔여석에 한해 현장 발권도 진행. 2만원.
5급 전보
경북 동해 청정 해수욕장이 이번 주부터 차례로 개장하고 운영에 들어간다. 경주는 오는 12일 개장해 8월 18일까지 38일간 손님을 맞이한다. 경주시는 개장에 앞서 피서객들에게 깨끗하고 쾌적한 해수욕장 서비스 제공을 위해 샤워실, 화장실, 간이 세족대 등 각종 편의시설을 정비했다. 또한 여름철 밤 해수욕장에서 색다른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도록 야간조명탑, 캠핑장, 카라반, 해변 산책로 등도 갖췄다. 특히 해수욕장에서 안전한 물놀이를 위한 인명구조요원을 증원 배치하고 해파리 쏘임 등 각종 안전사고를 대비해 해양경찰서와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상황 발생 시 신속히 현장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역사문화유적과 청정 동해안을 갖고 있는 경주는 피서와 문화탐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최적지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방학을 맞아 전국 최대 규모의 화랑대기 초등학교 축구대회를 비롯한 굵직한 스포츠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많은 가족들이 경주에서 여름을 보낸다. 따라서 경주를 찾는 휴가객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경주 곳곳에 산재해 있는 농어촌민박시설(펜션)을 비롯한 크고 작은 숙박시설 등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이 요구된다. 물놀이 시설을 점검하고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위해 위생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이는 관계기관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관련 업주들이 손님맞이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경주는 역사문화관광도시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지역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손님을 오게 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미지 훼손으로 외면당하는 것은 한 순간이다.
민선7기 1주년을 맞은 주낙영 경주시장은 “새로운 경주를 만들겠다는 26만 경주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열망이 있었기에 1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미래 발전을 위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좋은 일자리 창출, 신성장산업 육성 등을 키워드로 경주시를 경제도시로 만들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자평했다. 주 시장은 지난 1년 동안 경제·산업분야에서 기업친화 환경 조성과 강소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장 직속 일자리 상황실’을,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투자유치과’를, 청년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청년일자리팀과 사회적경제팀을 각각 신설하는 공격적 행정을 펼쳤다. 이 외에도 신라문화제 성공적 개최 등 문화·관광·스포츠인프라 강화, 농업인구와 농축수산업 생산량에 걸 맞는 전담조직을 확장, ‘농림축산해양국’을 신설하고 농어업 현장의 목소리를 행정에 반영시키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경주시 농어업회의소’ 신설도 서두르고 있다. 또 ‘귀농지원상담센터 개원’ ‘신농업 혁신타운 조성’ ‘스마트 농축산업 육성’ 등으로 부자 농어촌 조성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도시재생뉴딜사업 추진, 시민안전보험 시행, 행복택시 20개 마을 시범운영, ‘24시간 영유아 야간진료센터’ 운영, ‘온라인 시민청원’ ‘시장직통 청렴콜 개설’ 등의 공약도 추진하고 각 분야 시민들과도 소통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주 시장은 미래 시정 비전을 담은 10대 역점시책으로 △에너지과학연구단지 조성 △성형가공기술고도화센터 건립 △e-모빌리티 산업단지 조성 △신라왕경 복원·정비 및 핵심유적디지털 재현 △문무대왕릉 성역화 사업 △감포항 개항 100주년 기념사업 △신교통수단 도입 추진[무가선 트램, 모노레일(PRT)] △동서남북 통하는 교통망 구축 △폐철도 및 폐역사 활용사업 추진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사업시행 등을 정하고 매진하겠고 했다. 주 시장의 지난 1년간 행보와 미래 비전은 하나하나 중요하게 평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사업은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어 지난 1년간의 성과에 대한 냉정한 진단과 함께 개선할 부분은 서둘러 고삐를 조여야 한다. 또 미래 지향적인 방향설정이 경주발전이라는 기대치에 부합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특히 멈출 줄 모르는 인구감소와 아파트 과잉공급으로 인한 가격 하락, 유입 시민들이 느끼는 경주사회에서의 소외감, 공직사회와 시민들과의 높은 벽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주 시장은 이번에 “요즘, 흔히 공감(共感)의 시대라고 한다. 공명(共鳴)은 함께 소리를 낸다는 뜻이다. 공감으로 한마음이 되어 함께 같은 소리를 낸다면 경주시의 미래 발전에 이보다 더 큰 힘은 없다”고 했다. 이는 주 시장이 지역사회의 소통과 화합, 배려, 수용 없이는 새로운 경주건설이 어렵다는 것을 누구 보다도 잘 직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각 지자체들이 발전을 하지 못하는 것은 가진 물적 자산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배타적이고 어떤 일이든 시작하면 반대부터 하고 분열되는 사회풍토 때문이다. 시민들이 화합하고 소통하며 힘을 모으지 않으면 경주의 밝은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 해법을 찾는 것은 주 시장에게 달려있다.
분권 민주주의와 지역신문 활성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다. 이는 건강한 지역신문의 역할을 통해 분권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문 정부는 집권 후 중앙에 집중된 제도적, 경제적인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신문의 활성화를 약속했다. 지역신문의 역할은 권력과 시민, 시민과 시민의 소통을 통해 지역자치공동체 활성화를 기하면서 기하면서 분권 민주주의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만일 바른 지역신문이 없다면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는 창구가 없어지며 자치분권의 핵심인 참여와 소통의 통로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 약화로 인한 권력의 독재화, 주권자인 시민의 선택권과 결정권이 약화되며 분권을 통한 민주주의의 성장은 정체되고 말 것이다. 우리나라 지역신문은 중앙집권체제하에서 성장이 어려웠고 분권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지역신문의 역할과 기회는 커졌지만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시장의 급속한 성장은 지역신문의 자력성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역신문의 역사가 300년에나 되는 미국과 유럽의 경우 지역신문을 통해 분권 민주주의를 성장시켜왔으며 지역신문 주도의 다양한 여론을 형성해 왔다. 이에 정부는 지역신문에 대한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공적 투자에 대한 높은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신문제작과 신문배송료 등 경영에 대한 직접지원을 하는 등 정부 주도의 직간접적 경영지원을 하고 있다. 반면 30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의 경우 봉건제가 무너진 후 일제식민지사회를 거치면서 공고해진 중앙집권체제 유지는 소수 전국지를 통한 권언유착과 독재양산이라는 환경을 만들고 말았다. 그리고 지역신문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영향력, 공적 투자에 대한 낮은 공감대는 취재지원, 교육지원 등 역량강화 중심의 간접지원 정책으로 이어졌다. 2004년 노무현 정부 때 제정된 지역신문육성지원법에 근거한 지역신문발전기금은 노무현 정부 내내 200억원 대를 유지했으나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3년에는 107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대폭 감소했다. 특히 문 정부는 지역신문 활성화를 주요공약으로 내걸고도 임기 첫해인 2018년 77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 졌다. 대통령의 공약이 행정부처의 정책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15조에 따르면 기금은 지역신문의 경영개선을 위한 지원, 지역신문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지원 등을 위해 사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기금지원사업 내역을 보면 교육과 조사, 경쟁력 강화(취재지원), 공익사업 등 간접지원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지역신문들은 그동안 지발위 지원대상에 직접적인 경영지원을 늘여줄 것을 요구했지만 오히려 점점 줄어들었다. 지금까지 기금 투자가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했다면 그 원인은 지원사업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지역신문들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인력지원이다. 지발위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인건비가 지원되지 않아 기자들과 직원들은 어려운 가운데도 취재, 편집, 관리 업무와 지발위 사업을 모두 해야 하는 실정에 놓여있다.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은 전국지 중심의 독과점 시장이 형성된 한국언론시장에서 건강한 지역신문이 우선 성장할 수 있도록 선별적, 집중적 지원을 하는 특별한 목적을 배경으로 제정됐다. 이는 기존 신문법의 일반적인 목적과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지발법과 신문법의 통합은 지발법의 목적을 폐기시키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문 정부 들어 분권강화 정책이 추진되는 시점에서 지역신문에 대한 육성을 폐기하는 것은 분권 민주주의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지역신문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며 간접지원을 축소하고 우편배송비지원, 신문제작비지원, 인건비지원, 디지털화 지원 등 직접지원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지역신문발전특별법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역신문육성지원법에 명시된 2022년까지 정한 한시규정을 삭제하고 상시적인 법으로 개정해야 하며 지원 대상을 종이신문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분권 민주주의를 위한 지역신문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이영아 (사)바른지역언론연대 회장은 “기업에 대한 지원은 점점 활성화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인건비를 과감하게 지원하고 시장에서도 우선 유통될 수 있는 혜택을 받는다. 이에 비하면 지역신문발전기금은 너무나 미약하다. 그나마 지원되는 예산은 직접적인 경영개선지원이 되지 못하게 간접지원에 집중된다”면서 “언론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공적 파트너 역할을 해야 하며 건강한 지역신문이 없다면 자치도, 분권도, 민주주의도 실현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분권 민주주의 성장은 지역균형 발전과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지역신문은 지난 30년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풀뿌리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걸어왔으며 우리나라 주민자치, 분권 민주주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점을 정부는 크게 인정해야 한다.
21. 哀公問社於宰我 宰我對曰 夏后氏以松 殷人以柏 周人以栗 曰使民戰栗 애공이 문사어재아한데 재아대왈 하후씨이송이오, 은인이백이오, 주인이율이니 사민전률이니이다. 子聞之曰 成事不說 遂事不諫 旣往不咎 자문지왈 성사는 불설하며 수사는 불간하며 기왕불구로다. <주석> 社 :社의 主를 가리킨다. 社는 토지의 신이다. 고대에 토지의 신을 제사함에 거기 서 있는 하나의 나무로 위패를 만들었기에 이 위패를 사주라고 하였다. 신령이 의거하는 것이라 여겼다. 宰我 :이름은 予, 공자의 제자이다. 夏后氏以松 三句 :하후씨는 安邑에 도읍하였는데 그 들에 소나무가 잘 자랐고, 은나라는 毫에 도읍하였는데 그 들에는 잣나무가 잘 자라고 주나라는 鎬에 도읍하였는데 그 들에는 밤나무가 잘 자랐다. 각각 그 땅에 알맞게 자라는 나무로 사주를 제작하였다. 戰慄 :두려워하는 모습이다. 재아가 각각 그 땅에 알맞은 나무로 사주를 만든다는 것에 의거하지 않고 애공에게 사주 만드는 뜻을 번복하여 답하였다. 망령되게 스스로 해석하여 周代에서 밤나무를 쓰는 것을 사람들로 하여금 두렵게 하는 것이라 하였던 것이다. 遂事 : 이미 이루어져 능히 막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遂는 行이다. <번역> 애공이 재아에게 사주에 쓰는 나무에 대하여 물었다. 재아가 답하기를 하나라에서는 소나무를 썼고 은나라에서는 잣나무를 썼으며 주나라에서는 밤나무를 썼습니다. 주나라에서 밤나무를 쓴 것은 백성들로 하여금 두려워하게(戰慄) 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공자께서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이미 이루어진 일에 대하여 다시 말하지 않고 이미 되어진 일에 대하여 간하지 않으며 이미 지난 일을 탓하지 않는다. <묵상> 여기서 말하는 社主에 대하여 두 가지 설이 있다. 위의 주석처럼 그 社의 위패를 말하기도 하나 또 나무 자체를 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위의 본문을 보면 오히려 나무로 보는 게 더 타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건 무엇이든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재아의 답변이요 또 공자의 꾸짖음이다. 재아는 말을 썩 잘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의 답변은 말을 잘하는 게 아니고 아주 못되게 하는 것이다. 곧 임금에게 백성을 두렵게 부리라고 부추기는 것이다. 유약한 임금에게 드리는 충언이라고도 하겠으나 당시 권신들에게 쌓여 있는 임금으로 하여금 더욱 난처하게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백성을 두렵게 할 게 아니고 권신을 두렵게 하여야 할 것인데 그에겐 그럴 힘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결국 임금을 욕되게 하는 말인 것이다. 더구나 공자가 노한 것은 공자는 주나라를 아주 이상적인 나라로 여기는데 이 주나라에서 백성을 전율케 하기 위하여 밤나무를 썼다는 재아의 말이 공자에겐 너무도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자는 직설적인 꾸짖음을 아니하시고 빙 둘러 지나간 일을 말해 무엇 하느냐? 하며 마무리 지었는데 이는 자칫 말의 장난에 휩쓸려 시끄럽게 될까 함에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에서 공자의 깊은 한숨과 재아에 대한 원망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밤나무를 써서 백성을 전율케 하였다는 말은 이해가 되지 않는데 이는 중국의 발음에서 오는 문제인 것이다. 곧 밤나무와 두렵게 한다는 말의 음이 같은 것이다. 그래서 밤나무가 두렵게 한다는 뜻과 연관되어진 것이다.
-인정과 가난, 설움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그 시절 결혼식을 마치면 삼촌들과 고모들은, 그 자식인 사촌들은 안 방, 건넌방에 모여 저마다 신산한 삶의 이야기들을 꺼내놓았다. 어느새 손자 손녀를 업고 온 누이, 형들도 보였다. 주름살이 늘어난 친정오빠 모습에 먼 곳에서 온 고모들이 연신 눈가를 훔치는 모습이 창호지 문살 실루엣으로 보이는 날이 많았다. 한 집에서 고모들에게 업혀 자라고, 삼촌들을 분가시키며 울며 시집가는 고모들을 본 우리 형제들은 그들이 갈라치면 모두 울먹울먹하고 종일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 시는 그런 공동체의 평화로웠던 추억을 환기하는 작품이다. 그 바탕에는 가난과 설움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정이 담겨 있다. 여기서 그래서 잔치가 끝나도 “마루에서 베개 없이 머리 거꾸로 박고 자면서도 소고기국에 이밥 말아 먹는 게 좋았”고, 밤새 못 자게 했던 ‘발 구린내’와 ‘코골이’의 언쟁도 정담(情談)으로 들리는 것이다. 그 인정은 “멀리 시집가서 사는 누님을 더 자고 가라고 붙잡던 솔잎 냄새”까지 풍기고 있고, “해산한 딸 구안(苟安)하고 돌아오는 동리 앞 냇가에 눈물 흔적 말끔히 씻”는 친정 어머니의 모습에도 서려 있다. 문제는 그런 “솔잎 냄새나는 인정”이 “소쿠리에 쓸어담을 수 없는 헌것이” 되어 “밤비에 젖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잔치가 끝나도 서둘러 축의나 부의를 봉투에 담아 건네기만 할 뿐, 모두 다 제 살기에 바빠 약속이라 한 듯 뿔뿔이 흩어진다. 이 시는 여기에 덧붙여 사라진 것이 인정만이 아니라 ‘진정한 가난’도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설움을 표시 안 내려 하는 친정 엄마의 모습을 다룬 4연에서 나타난다. “펼쳐진 하늘 쳐다보고는 마음 안에 갇힌 막막한 울음을 걷어내고 마을 안으로 발걸음 옮기는 뼈아픈 가난의 설움을 저승의 번답(反畓)에서나 만나볼 수 있을 것인가” ‘뼈아픈 가난의 설움’은 우리가 현실적으로 바랄 것은 아니지만 그 설움도 소중히 받들어야 할 가치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시는 우리 시단에 깊이를 더한다. 또 하나 그는 언어를 매만지는데도 심혈을 기울인다. 일찍이 “청남빛 가을” “청동색 강”, “편 구름”(「갑골길」)이라는 언어의 조탁을 보여주었던 시인은 이 시에서도 “소쿠리에 쓸어담을 수 없는 헌것”, “솔잎 냄새나는 인정”, “저승의 번답(反沓)” 같은 자기만의 언어를 뽐내고 있다.
자장면이 좋아, 짬뽕이 좋아? 식 논쟁은 탕수육을 둘러싼 소위 ‘부먹(소스를 부어먹는)’·‘찍먹(소스를 찍어먹는)’ 논쟁으로 이어졌다. 여태 잘만 먹던 탕수육이 어느 순간 논란의 중심에 위치하게 된 것은, 그것이 먹는 방식 곧 선호(選好)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데 무슨 거창한 철학이나 논리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누구는 그냥 부먹이 좋다는 거다. 누구는 찍먹이 진리라는 거고. 마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식의 답 없는 논쟁을 완전히 종식시킬 해답을 찾았다 길래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이름하여 ‘깔먹’이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탕수육 소스를 접시에 붓는다. 그 위에다 탕수육을 얹는다. 와, 정말 쉽다. 그러면 찍먹파는 그냥 위에 있는 탕수육을 집어먹으면 되고, 부먹파는 밑에 있는 걸 골라먹으면 된다. 왜 진즉에 이런 방법을 쓰지 않았을까? 콜럼버스의 달걀이 막 떠오른다. 사실 소스를 요리 위에 붓는 행위로부터 논란이 시작된다는 걸 우린 눈치 채질 못했다. 그러니 탕수육을 주문하면서 이걸 찍어먹어야 하나 부어먹어야 골치 아픈 건 당연히 우리 몫이었다. 깔먹이 위대한(!) 점은 해답을 탕수육 접시 안에서 찾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 범위를 요리하는 과정으로 확대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무것도 아닌 걸 아주 심각하게 이야기해서 죄송하지만 문제를 낸 사람 그 머릿속에서 해답을 찾아야지, 주야장천 문제만 바라봐서는 답을 찾을 수 없다. 중학교에서는 문제 속에 답이 다 있다고 배웠지만 현실은 다르다. 어느 외국 영화에서 딱 이런 장면이 나온다. 삶이 고달파 정신병원에 자진해서 들어간 멀쩡한 주인공한테, 정신이 온전치 않게 보이는 어느 늙은이가 앙상한 손가락을 펴며 기습적으로 묻는다. “이 손가락이 몇 개로 보여?” 일격을 당한 듯 놀란 주인공은 노인이 치켜든 네 개의 손가락을 보고는 그것도 모르냐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네 개요.” 하니 안됐다는 표정의 노인은 “여기 또 정신병 환자 하나 들어왔구먼”하고 혀를 끌끌 찬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은 그 노인의 방에 들어가 다시 한번 물어본다. “그때 어르신이 펴신 손가락은 네 개였잖아요!” 그랬더니 노인은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내 손가락을 보지 말고, 날 보란 말이야” 코앞에 떨어진 문제만 보지 말고 문제를 낸 그 사람 마음을 보라는 것 같다. 마치 시험 문제를 받아 든 학생 눈 말고 문제를 출제한 선생님의 눈으로 바라보라는 주문처럼. 주인공은 선명한 손가락 너머 흐릿한 어르신 얼굴에 집중했다. 흐릿한 얼굴이 더 선명해질수록 손가락은 그만큼 희미해져 간다. 착시(錯視) 효과 때문인지 분명 네 개였던 손가락이 여덟 개로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 없는 목소리로 주인공은 “여덟 개인가요?” 하니 노인은 활짝 웃으며 “오호, 그거 멋진 답인 걸?” 한다. 주인공은 유일한 정답(right answer)을 찾으러 왔지만 노인은 이렇게 지혜로운 답(good answer)을 알려준다. 사실 노인은 머리를 너무 많이 사용하여 입원하게 된 천재병 환자였던 것이다. 지식적 측면에서 보면 정답은 하나로 정해져 있지만 지혜라는 측면에서 답은 다양할 수 있다는 금구(金口)를 듣게 된 주인공은, 환자들의 병에 ‘웃음’이라는 처방을 시도한 미국 최초의 의사가 된다. 그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우리 사는 세상은 늘 다양한 문제로 가득하다. 불행히도 이들을 깔끔하게 해결할 결정적 한방은 없다. 세상이 그렇게 평면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당면 문제가 아무리 입체적이고 고차 방정식으로 꼬여 있더라도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 뒤의 보이지 않는 본질에 가닿을 수 있어야 한다. 천재 노인의 손가락 비밀을 알게 된 의사도 문진(問診)을 돌 때, 여느 의사들처럼 병은 언제 생겼으며 증상은 어떤지 묻지 않는다. 환부만 살피던 눈을 들어 환자와 눈을 맞추며 이렇게 묻는다. “당신 이름은 뭔가요?” 손에 든 차트에 분명 적혀 있을 텐데도 말이다.
불국사에 수세식 화장실이 있었다고?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 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정호승 시인의 시 ‘선암사’이다. 이 선암사 해우소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화장실이 아니다. 정말 울고 싶도록 정감이 넘친다. 해우소 앞에는 ‘ㅺᅟᅡᆫ 뒤’라는 폐찰이 걸려있다. 엉덩이를 깐 뒤에 볼일을 보라는 의미가 아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 ‘뒷간’이다. 지저분한 이야기라고 눈살을 찌푸릴 사람도 있겠으나 변소, 화장실, 뒷간 이외에도 이곳 경주지방에서는 통시·정낭·측간이라고도 했다. 사찰에서는 주로 해우소라고 하는데 근심을 푸는 곳, 번뇌가 사라지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선암사 뒷간과는 달리 이곳 불국사에 흩어져 있는 해우소 흔적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불국사 기념품점 북쪽에 여러 가지 형태의 석재들이 널려 있는데 한눈에 돌로 된 변기임을 알 수 있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고 그 수가 많다. 흔히 이것을 매화석(梅花石)이라고도 한다. 궁중에서는 왕과 왕비의 대변을 일반 백성들의 그것과 같이 그냥 변이라고 하기 어려워 ‘매화(梅花)’라고 불렀다. 이곳의 변기도 천 수백 년 전 스님들이 사용하던 변기라고 해서 그 격을 높여 매화석이라 부르는 것 같다. 옛날 사찰의 규모를 알려면 구시와 부도밭, 해우소의 크기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발굴된 석조변기의 수가 이 정도인데 당시엔 얼마나 많은 변기가 있었을까? 또 사용자와 용도에 맞는 다양한 형태가 놀라울 뿐이다. 당시 불국사가 규모가 크고 화려한 사찰이었음을 웅변하고 있다. 다음은 월지 북동쪽에서 화장실 유적이 발굴되었다는 2017년 9월 28일자 매일신문 기사의 일부이다. “1200년 전 통일신라시대 왕족들이 사용한 수세식 화장실 유적이 발견돼 화제다. 화강암을 가공해 다듬고 바닥에 구멍을 낸 뒤 그 위에 납작한 돌로 발판을 삼은 형태다. 볼일을 보고 난 다음에는 옆에 둔 항아리에서 물을 떠 변기 구멍에 쏟아 부었다. 물은 경사진 도수로를 따라 흘러 내려가 지금의 정화조 같은 시설에 모였다. 지금까지 발견된 고대 화장실로서는 굉장히 발전된 방식이다. 유럽에서도 이런 개념의 수세식 변기는 1600년이 다 되어서야 등장했다. 우리 선인들의 기술과 발상, 위생 관념이 새삼 놀랍다” 월지 북동쪽에서 발굴된 화장실 유적보다 더 먼저 알려진 것이 이곳 불국사 석조 변기이다. 이중 일부는 그 형태로 보아 수세식 변기임이 분명하다.
경북도 주최,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 주관으로 열리는 ‘2019경상북도 스타 관광 호스트 육성 사업 아카데미’ 3차 강의가 지난달 25일 경주 황룡원에서 경주를 비롯한 경산, 울산, 포항, 대구 등 다양한 지역에서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아카데미는 ‘더서비스행동발전연구소’ 손미선 컨설턴트의 ‘관광객을 감동시키는 고객환대’를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고, 팝트리 이철제 대표의 ‘SNS마케팅 성공사례 및 전략’, ‘SNS마케팅 실전 실습’이 함께 진행됐다. 이날 아카데미를 통해 참가자들은 고객의 입장에서 받는 감동서비스, SNS를 통한 마케팅 등을 실제로 실습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특히 이날 강의를 통해 경주를 비롯한 인근 지역의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종사자들의 아이디어와 실제 사례들을 공유할 수 있어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참가자들은 “SNS라는 것을 많이 들어봐서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나이가 많아 해보려고 하지 않았다. 이번 교육을 통해 SNS를 통한 홍보법에 대해서 잘 배웠다” “지역은 달라도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실제 경험담을 공유할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됐다” “오늘을 기회로 더 좋은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3차 강의를 끝으로 아카데미는 종료됐으며 수료증 전달과 수료식이 진행됐다. 피디엠코리아 최식원 팀장은 “아카데미가 끝났다고 스타 관광 호스트 육성사업이 끝난 것이 아니다. 수료자들은 이제부터 아카데미를 통해 습득한 것을 실전에서 사용하고, 육성사업팀은 그 뒤를 서포트해 양질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전해야 한다”며 “이제부터가 스타 관광 호스트 육성사업이 시작이라고 봐야한다”고 전했다.
한여름 밤의 꿈을 식히듯 연잎사귀 길을 따라 당도한 동궁과 월지, 못 안 가득 보름달 풍덩 멱 감고 있다. 물가에 얼비친 목조 누각 수려한 풍광에 싸여 연못에 빠진 달빛, 눈으로 가슴으로 건져 삶의 여유 누리려는 관람객들의 발길 그 옛날 왕족의 나들이로 한가롭다. 밤이슬 젖어 오므린 수련입매, 더위를 굴리듯 달빛 타고 수면 위를 시원스레 핥고 있다. 둥근 달빛에 채색된 궁궐 뜰 푸른 잔디마당 동그랗게 박힌 주춧돌, 기댈 배흘림기둥 없이도 석축호안 둘레길 달못은 고즈넉한 품새로 은은하다. 통일신라 원지(苑池) 대표 유적 월지, 【삼국사기】문무왕 14년(674) 궁 안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고 진기한 새와 짐승을 길렀으며, 19년(679)에 궁궐을 중수하여 장려(壯麗)를 극하였다는 기록이다. 의봉4년개토(儀鳳四年皆土) 라는 당(唐) 의 연호 문자가 새겨진 기와, 조로2년(調朝露二年)(680) 벽돌 출토유물에 근거하여 679년 착공하여 680년 완공된 것으로 추정한다. 최치원 『사산비명』 *금석문 ‘지증대사비문’에 ‘월지궁’이 전한다. 신라 49대 헌강왕 7년(881) 지증대사가 어명을 받고 월지궁에 초대 되었다. 못 안에 달빛이 잦아들 무렵, 우연히 심금을 파고드는 풍광에 넋을 빼앗길 쯤 헌강왕과의 선문답 심(心)에 던진 화두, 달빛 오묘하고 은근하게 비친 못 안을 다만 고요히 묵상하던 지증대사가 하늘을 우러러 침묵의 깨우침을 토로하듯 “이것(月)이 곧 이것(心)이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고하자 헌강왕은 흔쾌히 공감대를 형성하며 교감으로 소통하기를 “부처가 연꽃을 들어 뜻을 나타냈거니와, 전해오는 유풍여류(遺風餘流)) 전통이 진실로 이에 합치되는구려!” 제배(除拜)하여 망언사(忘言師)로 삼았다. 문헌으로 보아 옛 부터 심금을 울릴 만큼 품격서린 쉼의 공간, 피안의 세계로 월지 달못의 밤경치는 아름다웠으리란 짐작이 간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그 어디에도 안압지라는 연못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김부식이 삼국사기를 편찬할 때(1145) 연못의 이름이 전해지지 않아 궁 안의 못이라고 기록했을 것이라는 견해다. 992년 신라왕조 패망시 마지막 56대 경순왕이 임해전(臨海殿)에서 왕건을 모셔 연회를 베풀고 술이 얼큰하게 취하자 “나는 하늘이 돕지 않아 침략을 당해 재앙을 불러 일으켰고 나라가 어지럽게 되었습니다. 견훤이 난폭한 폭군으로 국가를 망쳐 놓았으니 얼마나 분통한 일입니까” 흐느끼며 비통해 하는 좌우로 신하들 모두 통곡하고 태조 왕건도 눈물을 흘리며 위로의 뜻을 비쳤다고 전한다. 나라를 잃은 태자는 천년을 이어온 사직(社稷)을 전쟁도 한 번 치르지 않고 항복한 부왕의 뜻에 따르지 않고, 음력 2월 꽃샘추위에 삼베옷을 걸치고 개골산으로 떠나 풀뿌리와 나물로 연명한 마의태자(麻衣太子)다. 백성을 다치지 않고 평화적 정권 이양을 위해 시랑 김봉휴를 시켜 국서를 태조에게 보내 나라를 물려준 경순왕은 태조 왕건의 맏딸 낙랑공주(난세에 비유 산란공주로 호칭)와 재혼, 신라를 두고 떠나갈 수밖에 없었기에 (경기도 연천군 경순왕능이 있슴) 왕조가 패망한 뒤 조선시대 이르러 폐허가 된 연못에 갈대와 부평초가 무성하고 오리와 기러기가 한가로이 노니는 것을 보고 기러기 안(雁) 오리 압(鴨) 안압지로 불리어졌고, 조선시대 성종 17년(1486)편찬 된 신증동국지승람, 경주부(慶州府) 고적(古蹟), 동경잡기(東京雜記)에 안압지(雁鴨池) 명칭이 씌어져 있다. 조선조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의 시문(詩文) 안하지구지(安厦池舊址) 착지위해장어라(鑿池爲海長魚螺) 못을 파서 바다를 만들고 고기와 소라 길러 인수용후급아(引水龍喉芨我) 물을 끌던 용의 목 그 형세 우뚝하여라. 차시신라망국사(此是新羅亡國事) 이는 신라 망국의 일이건만 이금춘수장가화(而今春水長)嘉禾) 지금의 봄, 물은 풍족하여 좋은 벼를 기르도다. 조선 말기 한학자 강위의 시 십이봉저옥전황(十二峯低玉殿荒) 무산 십이봉은 낮아지고 아름다운 전각은 황폐해 졌는데, 벽지의구안성장(碧池依舊雁聲長) 기러기 길게 우는 푸른 못은 옛날과 다름없어라. 막심천주소향처(莫尋天柱燒香處) 천주사 분향한 곳 찾지를 마오, 야초흔심내불당(野草痕深內佛當) 들풀에 깊이 묻힌 내불당 자취. 안압지란 명칭은 사유록(四遊錄)에 수록된 김시습의 시 안하지구지(安夏池舊址)에 나오는 안하지가 비슷한 한자음인 안압지로 바뀌었다는 추정과, 강위의 시에서 보는 것처럼 허물어진 월지에 갈대와 부평초 무성한 사이로, 기러기와 오리가 노니는 것을 본 조선시대 시인 묵객들에 의해 불리어진 견해가 있다. *역주(譯註) 한국고대금석문(韓國古代金石文) 제2권 신라1·가야 편, 재단법인(財團法人) 가낙국사적개발연구원(駕洛國史蹟開發硏究院) 참조
“경주 양동마을에 최고로 맛있는 복숭아가 열렸다” 양동마을이 다른 지방의 민속촌이나 전통마을과 다른 것은 대를 이어 살아오는 사람들의 생활이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이다. 교촌 한옥마을과 전주 한옥마을 제주도 삼방구리 민속촌이 상가와 전시용 집들로 실상은 텅 빈 곳인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때문에 탐방이 조심스럽고 그만큼 생활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생활이 있는 곳인 만큼 삶의 순환과 리듬이 공존한다. 지난달 30일 양동마을 보존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석진 씨 페이스북에 동네 이장님 댁 복숭아가 소개됐다. ‘지금까지 이렇게 맛있는 복숭아는 처음 먹어본다’며 탐스런 복숭아 사진과 이장님 전화번호를 올렸다. 얼핏 보기에 산지 직송인 탓인지 복숭아 가격도 좋고 시쳇말로 ‘때깔이 죽인다’ 한입 베어 물면 달콤한 황도의 과즙이 주르르 쏟아지거나 상큼한 백도의 과육이 아삭아삭 씹힐 것 같다. 미리 이장님께 전화하면 좋은 가격에 갓 딴 복숭아를 산지직송으로 받을 수 있다. 이장님 전화는 010-7757-4195 좋은 과일은 어쨌거나 선착순이다.^^ 양동마을은 마침 연꽃이 만발했다. 포스팅 올린 이석진 씨가 일년내내 정성껏 가꾸고 돌본 연꽃밭이 한창 고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이석진 씨는 양동마을에서 연잎을 재료로 한 연잎밥과 연차를 판매하는 ‘초원식당’을 운영 중이기도 하다. 연잎의 깊고 그윽한 향기가 스민 연잎밥과 여러 가지 깔끔하고 맛깔스러운 찬들이 일품이다. 이석진 씨가 손수 잘라서 정성스럽게 씻고 썰고 말린 연잎차는 말할 필요도 없이 향긋하고 좋다. -예약 010-8588-2020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애국선열들을 더욱 생각하는 요즈음이다. 우리 경주에서도 제대로 된 평가 없이 홀대받아 온 선열의 명예를 선양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자 우리 후대가 해야 할 책무일 것이다. 풍찬노숙(風餐露宿)했던 독립유공선열들을 소홀히하고 바르게 알지 못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도리가 아닌 것이다. 2019년 현재 기준으로 국가보훈처가 서훈한 독립유공자는 1만 5511명이다. 그 중에서 국가보훈처 및 경주남부보훈지청에서 파악한 우리 지역 독립유공자는 모두 53인이었다. 그분들 모두 그 공훈이 골고루 평가되고 기억되어야하지만 후손의 영향력이나 역할에 따라 공훈이 다르게 알려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매우 늦은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고귀한 53인의 공훈은 물론, 아직 서훈되지 못한 유공자들이 더 늦기전에 발굴돼 조명되길 바래본다. 경주와 월성이 본적인 53인의 독립유공자들은 ‘건국훈장 애국장’이 가장 높은 서훈으로 나타났다. 애국장은 모두 11인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이육사 선생이 애국장인 것을 감안하면 그 공훈을 짐작할 수 있다. 먼저, 본적이 월성군인 유공자 10인 중 건국훈장 애국장은 7인(국내 항일 김봉규, 중국방면 김종철, 임시정부 손진형, 의병 이순구, 국내항일 장경탁, 문화운동 정내영, 국내 항일 정수기 선생)이었고 건국훈장 애족장이 2인, 대통령 표창이 1인이었다. 본적이 경주인 43인 중 건국훈장 애국장은 4인(의병 이두만과 의병 이판득, 의병 조근만, 국내 항일 허장환 선생)이었고 애족장이 24인, 건국포장이 5인, 대통령 표창이 10인이었다. 이번호에서는 서훈 등급이 높은 ‘애국장’을 수훈하신 분들의 간략한 공적만 요약했다. 이하 애족장, 건국포장, 대통령 표창을 서훈 받으신 분들은 이름만 밝혀둔다. 앞으로 지면이 허락되는대로 독립유공자 선열들에 대해 한 분 한 분 더욱 자세하게 보도하고자 한다. 한편, 경주시에서는 ‘경주의 항일 정신과 독립운동가들’이라는 주제로 오는 11월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지역의 항일정신과 독립운동가의 업적 및 역사적 사실을 재조명해 애국 선열들의 명예선양과 그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고자 함이다.
‘로봇 태권V가 강동구 올림픽대로 고지봉에 떴다!’ 만화영화 안내 광고가 아니고 실제 상황이다. 깔딱고개라고 불리는 올림픽대로 강동구의 구릉지대인 ‘고지봉’ 쪽으로 가다보면 거대한 로봇 태권 V가 우람한 동체를 드러내고 버티어 서있다. 체고 약 15미터의 이 태권브이 모형은 V센터라 불리는 로봇 태권브이 전시관의 핵심 마스코트 중 하나다. 1976년 한국형 애니메이션의 시작이라 불리는 로봇 태권브이는 그해 무려 16만 명이라는 당시로서는 엄청한 흥행을 하며 1984년 7탄까지 만드는 위용을 발휘했다. 50대부터 30대까지의 영화팬들이라면 태권V는 가장 추억에 남는 한국형 애니메이션! 때문에 V센터의 인기는 예상외로 높다, 이곳은 태권브이 대형 모형과 피규어 전시, 홀로그램존과 미러타워, V게임존, 태권V격납고 관람 등 상품으로 13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2만원 14세 이상부터 성인들은 1만 2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어린이가 비싼 이유는 이곳의 키즈 존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혁신적인 단장을 마친 V센터는 7월 7일부터 새로운 오픈을 준비 중이다. 이렇듯 추억의 영화 캐릭터는 무한한 잠재적 파워를 가지고 새로운 소비를 일으킨다. 태권V만 해도 디지털 복원 영화와 최근의 캐릭터 사업이 태권V부활의 신호탄으로 알려질 만큼 활발한 모습이다. V센터를 보면 자연스럽게 경주의 키덜트 뮤지엄이 떠오른다. V센터를 태권V가 지킨다면 키덜트 뮤지엄은 태권V의 모티브 격인 마징가Z가 지키고 있다. 키덜트 뮤지엄에는 V센터를 훨씬 능가하는 엄청난 수의 만화 캐릭터들이 뒤엉키다시피 전시돼 있다. V센터처럼 체계적으로 전시된다면 훨씬 눈길을 끄는 관광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키덜트 뮤지엄에는 마블의 최신 캐릭터인 4미터짜리 헐크부스터까지 구매돼 있지만 전시할 곳이 마땅치 않아 창고에 누워 있기도 하다. 이 밖에도 자신이 평생 모은 수십만 점의 소장품이 창고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현명하게 공유할 방법을 찾고 있는 김동일 관장의 사연도 본지가 소개한 바 있다. 그래도 서울은 태권V가 멋진 모습으로 지키고 경주는 마징가Z가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것만 해도 든든하다.
지극한 정성과 따뜻한 마음으로 정갈하고 정교한 우리 음식이 만들어진다. 형형색색 화려한 전통병과는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설레게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요즘 넘쳐나는 먹거리들 속에서 맛과 영양은 물론 눈으로 먼저 먹는 요리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정교한 손놀림으로 음식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이가 있다. 음식에 대한 애정과 재주가 남다른 그녀는 바로 경주에서 나고 자란 전통음식연구가 김근혜(49)씨다. 정미소를 운영하셨던 부모님, 그리고 방앗간을 겸했던 어머니 밑에서 그녀는 어려서부터 우리 떡, 전통병과 등을 다양하게 접해왔다. 또 4대가 함께 사는 종갓집에서 1남 5녀 중 넷째 딸로 태어난 그녀는 잦은 대소사에 따르게 되는 우리 전통 음식을 직접 보고, 익히고, 경험해 오며 자연스레 전통음식연구가의 길을 걷게 됐다. “어머니께서 하시던 일이기에 도와드리면서 전통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어머니께서 음식에 쏟았던 정성과 마음가짐도 닮기 위해 늘 노력하죠” 지금도 요리 자문을 해주시는 어머니가 계심에 늘 감사하다는 김근혜 씨는 특히 어머니의 바쁜 일손을 도우며 전통병과에 관한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던 것이 이후 전통음식을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전통음식은 다른 조리 분야보다 경력 쌓기가 용이하지 않아 자기개발을 소홀할 수 없었다는 김근혜 씨. 체계적으로 음식을 공부하면서 전국의 유명하다는 전문가 선생님을 찾아다니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노력해왔고 다채로운 분야를 섭렵하며 성장해왔다. 그 결과 2013년 대한민국조리능장에 합격했다. 같은 해에 산청세계약선요리경연대회에서 대상(보건복지부장관)을 수상했으며, 2016년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2017년에는 세계한국음식요리대회 대상에 이어 대한민국조리명인(전통음식부문)으로 선정됐다. 그리고 올해도 세계그랑프리요리대회에서 대상(복건복지부장관)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수상경력이 있다. 또 국가무형문화재 제38호 궁중음식연구원과 궁중병과연구원 전수과정을 모두 이수하고, 궁중음식체험지도사 인증시험 통과, 궁중병과 고조리서 과정을 마무리 하며 그녀는 ‘전통음식은 묵은 것이 아니라 깊어진 맛’이라는 진리를 깨달았다고 한다. 김근혜 씨는 경주토박이로 신라시대부터 전해오는 대표적인 전통음식인 ‘약식’을 가르칠 때 자연스레 목소리에 힘이 더 들어간다. 현재 새로운 시도를 통해 약식을 더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는 그녀는 지역 전통음식에 대한 강한 애착을 내비쳤다. 맛과 품질을 최고로 높이기 위해 늘 좋은 재료를 고집하는 김근혜 씨는 전통의 맛과 멋을 기반으로 다양한 음식 개발은 물론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일에도 부지런하다. 김근혜 씨는 대학에서 외식조리와 푸드코디네이트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호텔외식경영 경영학석사, 외식산업 이학박사과정을 거치면서 대학에서 10여년간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또 혼례음식, 정과, 강정, 약과 등 다양한 전통음식을 배우기 위해 전국에서 그녀를 찾는 제자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는다. “‘푸른 빛은 쪽에서 취했지만, 그보다 더욱 푸르고 얼음은 물이 변해서 되었으나 물보다 더욱 차다’는 말처럼 최선을 다해 후학을 지도해 ‘청출어람’의 결실이 나오게 하겠습니다” 조금 먼저 앞서가는 사람이라는 ‘선생’이라는 단어가 그녀에게 늘 노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김근혜 씨는 전통음식을 공부하는 이들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는 것으로 보람을 느낀다. 그녀는 어머니가 그랬듯 정성과 마음을 담은 음식을 만들며 오늘도 인생의 맛과 멋을 채워가고 있다.
경주고 33회 동기생(회장 김재우) 30여명이 올해도 어김없이 경주의 외딴 시골마을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경주고 33회 동기생들은 2010년부터 매년 오지 마을을 찾아 봉사활동을 해왔다. 올해는 지난달 30일 내남면 상신3리(안심, 구일)에서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의료, 안마, 미용, 중식 제공 및 공연 봉사를 펼쳤다. <사진> 올해 10회째 맞는 이 봉사에는 여느 해처럼 내과전문의 이홍우 원장, 한방전문의 손채익 원장, 안마 봉사 최창문씨 등을 중심으로 서울에서 달려와 공연 사회를 본 김석환 씨와 색소폰 주자 손원호 씨 등이 참여했고 김석만·최상범 씨 등 12명 및 서울동기회의 현금기부와 계림관광 박두강 대표의 버스 지원, 기타 여러 동기생들의 물품지원으로 이루어졌다. 이에 호응한 상신3리 청년회와 마을 주민 손규익 씨도 마을을 위한 후원에 참여했다. 이들은 오전 일찍 상신리에 모여 봉사팀별로 천막과 의료기자제 등을 설치하고 10시부터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 종일 진료활동과 안마, 미용활동을 벌이는 한편 임시로 만든 무대에서 주민들과 어울려 노래하고 춤추는 등 오락을 즐겼다. 이 후 회원들이 정성껏 마련한 점심을 뷔페식으로 대접하고 오후 1시 30분부터 미리 섭외한 공연단의 연주와 공연에 맞추어 약 100분 동안 공연과 여흥을 즐겼다. 이어 상신리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기념촬영 후 오후 4시경 봉사를 마쳤다. 김재우 회장은 봉사를 마친 후 “농촌은 언제나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고 다정하다. 더불어 살기, 좋은 사회 조성에 앞장서는 경주고 33회 동기생들이 있어 더욱더 살맛나고 아름답다”며 동기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마을 어르신들은 “아들이고 손주고 다 떠나 마을이 한적해졌는데 이렇게 먼 곳까지 달려와 여러 가지 신경써주어 고맙다”며 봉사에 감사했다. 경주고 33회 동기생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 행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작은 것 아주 작은 것을 나누다보니 행복하고 웃을 일이 많이 생겨 건강해졌습니다”고 입을 연 김기환(73·경주시 산내면 신원2리) 씨는 지금도 짙은 색 안경너머로 즐겁게 세상을 바라본다. 그에게 있어 나눔은 나이 들면서 만들어가는 무형자산. 나눌수록 커지는 건 풍요의 맘과 얼굴 가득한 미소, 주변사람들의 친절함에 더욱 가벼워지는 발걸음이다. 또한 직접 지은 농산물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삶, ‘아직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틈날 때마다 배우고 그 배움을 재능으로 다듬어 웃고 즐기고 나누면서 인생 2막을 행복하게 엮어가고 있다. 김 씨는 3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고생이 시작됐다. 도시락조차 준비할 수 없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들은 중학교로 진학했지만 그는 남의 집 머슴살이로 고달픈 인생을 살아야 했다.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성실하게 일을 해 다른 일꾼보다 품삯을 더 받았지만 꾀를 부리지 않는 성격 탓에 몸은 만신창이가 됐다. 넉넉잖은 살림으로 무관심하게 뒀던 눈에 이상이 생겨 19세 때 겨우 대구 K병원에서 수술을 했지만 사물을 볼 수 없게 돼 안대를 착용하며 살아야 했다. 그 후 30년 동안 안대를 한 모습을 안타깝게 생각한 동네 친구(이강태)가 색안경을 사줘 안대를 벗었다고 했다. 이때 결심한 게 있다. 나처럼 어려운 이웃에게 한 자루의 촛불이 되고자 했던 결심이 바로 그것. 작은 것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물질이든 육체적 노동이든 마다하지 않고 즐겁게 행한 것이다. “자신을 스스로 책망한 끝에 세상을 포기하고 죽음을 택했던 20대 초반을 생각하면 지금 살고 있는 것이 기적입니다” 김 씨는 부산에 취업을 시켜주겠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형들을 따라 갔지만 안대를 한 외모 때문에 취업이 무엇보다 어려웠다. 자전거로 쌀, 막걸리 배달, 잔심부름으로 근근이 생활하다가 20대 중반에 고향 산내로 돌아와 지금의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했고 세 아이의 아버지로 아이 얼굴도 제대로 볼 시간도 없이 악착같이 살았다. 고생 끝 낙이 온다고 했던가? 내 집과 작은 땅도 갖게 되니 그제서야 주변을 돌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산내 매골경로당 회장을 하면서 대한노인회서 재능나눔이라는 사업을 소개받았다. 한궁이라는 생활체육으로 자격증 교육을 받고 경로당을 방문해 활동하고 조금씩 지역사회도 참여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전통종목인 투호와 궁도를 통하여 창시된 국내 장시형 스포츠로 세계생활체육면맹에 정식 종목으로 인정받은 공감형 스포츠이기에 호감이 갔다. 김 씨는 전통생활체육 한궁강사로 산내면 어른들과 지역아동센터에 주 1회 정기적 재능기부를 하고 있으며 어린이집 등에서 봉사도 하고 있다. 학생들과 만나면서 인성교육에 눈을 뜨게 돼 청소년과 인성에 관한 교육도 받으러 다녔다. “지금도 가끔씩 오갈 데 없는 처지,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힘든 시절을 생각합니다. 꽃잎을 흔드는 바람이, 빗줄기에 배를 타는 꽃잎이, 흩날리며 떨어지는 꽃잎도 내가 보고 느끼고 감동하는 것, 그런 순간순간도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세상의 모든 것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한궁복장을 챙겨주는 아내 이옥식(64) 씨는 “남편은 가정에도 소홀함이 없습니다. 모임이 많아 늦을 때면 안전하게 귀가하기를 기도하지요. 어렵게 자식들 공부를 시켰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아버지를 존경하는 아이들이 고맙고 감사합니다. 봉사는 누가 시킨다고 할 수는 없어요. 하고자하는 마음과 주변의 도움이지요”라며 남편의 재능나눔에 힘이 되어준다. 이웃으로 수년이 넘게 함께한 박원상(산내분회 사무장) 씨는 “조용하게 선의를 베풉니다. 언제든지 주변을 살피고 필요하다고 말할 틈 없이 챙겨주고 나이든 우리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살펴줍니다. 작년부터 산내면 경로당 한궁대회도 개최해 노인들이 운동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힘쓰고 있습니다”면서 김 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오늘도 새벽5시 눈을 떠 논·밭에서 일을 하고 늦은 밤까지 건강식품 달이는 일을 하지만 봉사활동은 그의 노년의 삶에 활력소다. 먹고살기 힘들었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마음이 부자라서 무엇이라도 베풀고 싶다는 김 씨는 “이 나이에 글도 짧고 재능도 별로 없는 내가 뭐 하겠습니까. 죽는 날까지 봉사하면서 보람 있게 살다가 가야지요. 가끔 나를 보고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하냐고 하는데..그냥 좋으니까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당신은 오늘 무엇을 나눌 계획입니까? 무엇을 오늘 나누셨습니까? 나눌 것이 많은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 사회적 책임과는 다르게 다양한 재능을 가진 보통 사람들이 그 재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재능을 나눠주는 기부문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술은 있지만 나눌 방법을 찾지 못했던 전문가들도, 능수능란하지 못해도 배움을 실천하려는 학생들은 단체로 재능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호혜(互惠)성이 우리의 상부상조의 정신과 통한다. 한쪽 눈을 잃은 5급 장애인으로 살면서도 신원2리 반장 30년, 신원2리 이장 6년, 산내 신체장애인 산내 분회장 18년, (사)경주시 신체장애인 지부장 3년, 새마을 지도자, 산내농협 영농회장, 경주시 신체장애인 후원회 명예회장 등 많은 활동을 했다. 현재는 지난해 12월 대한참전유공자 환경봉사단 경주지부 회장으로 선임돼 새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재능을 전문적으로 많이 가진 사람들도, 재능을 적게 가진 사람들도 나눔의 방법은 그 형태가 매우 다르다. 누군가로부터 받는 기쁨만큼 주는 기쁨의 순환이 되는 밝고 행복한 경주가 됐으면 한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함으로써 사회적 공동책임성과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있다. 자신이 가진 1% 재능 나눔이 누군가의 인생에 소중한 1%가 될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북 경주, 경기도 오산, 전북 익산, 충남 천안, 강원도 춘천 등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마련된다.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4F)에서는 오는 16일부터 8월 28일까지 ‘2019 지역교류전 : 도시5감’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와 문화·예술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된 ‘2019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의 일환으로 경주문화재단, 오산문화재단, 익산예술의전당, 춘천시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공동으로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으로 순회전이 이어진다. 현재 익산예술의전당(6.1~7.7)에서 첫 선을 보이고 있으며, 뒤를 이어 경주예술의전당(7.16~8.28), 오산시립미술관(9.3~10.13), 천안(11.1~11.24), 춘천문화예술회관(12.2~12.15) 순으로 각 지역민을 찾아 나서게 된다. 참여 작가로는 경주지역에 김영진, 최수환, 차규선 작가, 오산지역 현희동, 김혜경 작가, 익산지역에 육근병, 이승희, 신승엽 작가, 천안지역에 유충목, 정치영 작가, 춘천지역에 김대영, 정해민 작가 등 총 12명 작가가 참여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김영진, 차규선, 최수환 작가는 우리 지역 경주만의 미와 멋을 작품 속에 잘 녹여 내고 있다. 김영진(1946~) 작가는 1970년대부터 설치, 영상, 사진, 이벤트 등 실험적인 미술을 선보이며 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왔다. 그의 작품은 경주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불상을 주물로 찍어 훼손을 가하기도 하고, 금도금 위에 다양한 색과 이미지를 착색시켜 기존 불상의 틀을 깬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차규선(1968~) 작가는 고향인 경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다니며 마음이 닿는 풍경을 화폭에 옮겼다. 분청토, 백자토 등 흙을 거칠게 바르고 그 재료가 굳기 전에 고도의 집중력과 순발력으로 순식간에 대상을 캔버스 위로 이끌어낸다.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남산의 불상과 계림의 노을을 화폭에 담아낸다. 최수환(1972~) 작가는 라이트아트 작가다. 작업은 검은색 아크릴판이나 라미네이트에 다양한 사이즈의 작은 구멍을 뚫어 이미지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작가가 만든 수천, 수만 개의 작은 구멍들을 통해 나온 빛은 다채로운 이미지와 패턴으로 완성된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식물의 문양을 변형한 추상적인 패턴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밖에 오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혜경, 현희동 작가는 새롭게 비상하는 오산의 지금을 작품 속에 담았으며, 익산의 육근병, 이승희, 신승엽 작가는 철도교통의 중심도시 익산이라는 도시가 지닌 물리적 공간의 특성 너머에 있는 무형의 기억을 포착해 시각화했다. 민요 ‘천안삼거리’ 내용처럼 만나고 헤어졌던 사람들의 사연이 능수버들에 어려있듯 천안 작가 유충목, 정치영은 이번 전시에서 사라지는 것들을 기억하고 이어나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아름답고 낭만적인 자연경관을 가진 청춘의 도시 춘천의 작가 김대영, 정해민은 춘천이 가진 자연의 에너지와 젊은이의 고민, 감수성을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경주예술의전당 김아림 큐레이터는 “다양한 사회, 문화의 경계들이 자연스럽게 중첩되고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이는 지역 간의 소통을 요구하는 시대를 벗어나 일상적이지만 특별하고, 섬세한 관계 맺음이 필요한 시점이다”라면서 “이번 ‘2019 지역교류전 : 도시5감’은 자연스럽게 경계를 넘나들지만 섬세하고 촘촘하게 관계를 맺는 소통의 매개체로서 예술의 장이 될 것이다. 각 도시가 가진 다채로운 감각이 펼쳐질 이번 많은 관심과 관람을 바란다”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되다. 전시 기간 중 전시장에서는 미술관을 관람하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알천어린이그리기대회’가 진행되며, 우수작 26점을 선정해 상장과 문화상품권(해님상 1명-30만원, 달님상 2명-10만원, 별님상 3명-5만원, 알천상 20명-5000원)을 수여할 예정이다. 발표는 9월 23일. 또 31일에는 미술 평론가 김성호, 경주작가 김영진, 차규선, 최수환을 초청해 ‘아트 토크’가 진행되며, 8월 28일에는 큐레이터 토크가 이어진다. 전시 관람 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전시 기간 중 11시, 오후 2시에는 전시해설을 들을 수 있다. 성인 5000원, 어린이와 청소년(군인)은 3000원.
거식증과 폭식증은 섭식장애로 분류한다. 거식증의 정확한 진단명은 ‘신경성 식욕부진증’이다. 섭식장애는 현대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있으며 10% 내외의 청소년이 섭식장애로 고생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해당 질병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거식증과 폭식증을 구분해 이야기해보자. ▶거식증(식욕부진증)이란? 거식증은 음식과 체중에 대한 불안으로 자기 파괴적인 섭식행동과 신체에 대한 왜곡된 지각을 특징으로 한다. 음식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유형과 지나친 다이어트와 함께 간헐적으로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거식증 환자는 자신에 대한 신체적 왜곡 때문에 비이성적인 행동을 보인다. 이런 행동들에는 지속적으로 음식 거부하기, 극단적 과식 후 구토하기, 운동에 대한 지나친 집착, 하제(설사약) 남용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마른 체형을 가지고 있어도 스스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체중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질병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회복을 하려는 동기가 부족한 것이 특징이다.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의 경우 지속적인 음식 거부로 인한 불충분한 열량 공급으로 인해 상당한 신체적 손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체중이 감소하면서 생리가 멈추고, 부종, 맥박 저하, 저혈압, 탈모, 부정맥, 골밀도 저하, 갑상선 기능저하, 심한 경우 다발성 장기 손상이 일어난다. 거식증은 정신질환 중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환이며 자살 또한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거식증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취약성, 섭식과 관련된 뇌 영역과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등 생물학적 원인, 심리적 원인, 날씬한 몸매를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이 제기되고 있다. ▶거식증의 진단과 치료 거식증의 치료로는 치료를 받아들이도록 동기를 강화하는 치료, 체중을 회복시키는 치료, 신체 왜곡 등 지각이상 등에 대한 심리 상담이나 가족치료, 자존감 회복 훈련, 정신사회적 기능 회복 훈련 등이 포함되며, 가장 마지막으로는 입원치료가 시행된다. 입원치료는 지속적인 음식 거부로 인하여 심각한 후유증(사망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주로 실시한다. 거식증의 진단기준은 체질량지수 17을 기준으로 하는데, 신장 160cm 기준의 여성이 43.5kg 정도의 체중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중증은 15~16 사이, 심각한 경우는 15 이하를 의미하는데, 160cm 여성을 기준으로 각각 38.5~41kg, 38.5kg 이하인 경우가 해당된다. 중증의 경우부터는 입원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약물치료 또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식증이란? 폭식증은 신경성 폭식증과 폭식장애로 구분할 수 있다. 기타 유형으로는 야간에 폭식을 하는 야식증후군과 소량의 음식이라도 먹고 나서 구토나 하제 사용을 통해 음식을 제거하는 제거장애 유형이 있다. 신경성 폭식증은 빠르게 많은 음식을 먹는 폭식 후 살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스스로 구토를 유발하여 먹은 음식을 모두 토하는 행동을 특징으로 한다. 폭식증의 또 다른 유형인 폭식장애는 짧은 시간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음식을 먹는 폭식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신경성 폭식증과는 달리 구토를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과체중이나 비만 상태에 이르게 된다. 신경성 폭식증은 세 가지의 특징적인 모습을 보인다. 첫째, 일반적으로 먹는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음식을 짧은 시간 내에 먹으며, 평소 체중 증가에 대한 걱정으로 기피하는 음식들을 주로 먹는다. 둘째, 체중 증가를 막기 위해 부적절한 음식 제거행동을 하는데 주로 폭식 후 구토, 하제와 이뇨제의 사용, 지나친 운동과 음식을 굶는 행동 등이다. 따라서 이들은 대체로 정상범위의 체중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로 폭식과 구토는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은밀하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반복적인 구토로 인해 신체적인 후유증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원인으로는 날씬함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 중독행동에 관여하는 뇌 영역과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등 생물학적 원인, 그리고 유전적 취약성이 제시되고 있다. ▶폭식증의 진단과 치료 폭식장애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평소보다 많은 양을 급하게 먹고, 속이 불편할 정도까지 먹으며, 실제 배가 고프지 않아도 많은 양의 음식을 먹으며, 폭식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에 혼자 먹고, 마지막으로 폭식 중에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을 느끼거나 우울하거나 식후에 과도한 죄책감을 느낀다. 이런 폭식행동은 주 1회 이상 일어나며, 적어도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폭식장애로 진단될 수 있다. 폭식장애는 가장 흔한 섭식장애이며,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식증의 치료는 질병을 지속시키는 생각, 감정, 행동, 신체적 느낌 등을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통제하도록 도와주는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가 실시된다. 그러나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입원치료 또한 고려해야 한다. 대체로 이 질환은 청소년기나 초기 성인기에 시작되며, 경과는 호전, 악화, 호전과 악화의 반복 등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도비만을 보이는 사람들 중 50~75%가 폭식장애를 갖고 있다고 한다. 치료는 폭식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 있다면 정확한 규명이 필요하며, 정신치료와 약물치료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