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소비 여력 강화를 위한 ‘노인일자리 상품권’지급 준비를 마치고, 6월 8일부터 순차 지급한다고 밝혔다. 상품권 지급 대상은 공익활동 참여자 약 54만명이다. 노인일자리 참여자가 최대 4개월 간 보수의 30%를 상품권으로 받는 데 동의한다면, 기존 보수의 20%가량을 상품권으로 추가 지급받을 수 있다. 기존 보수 27만원 중 일부(8.1만 원, 30%)를 상품권으로 수령 할 경우, 추가 보수(5.9만 원, 20%)를 상품권으로 지급 받게 된다. (총 보수, 32.9만 원) 추가 지급액은 월 5만9000원, 총 23만6000원 내에서 월 활동시간과 연동하여 지급할 예정이다. 지역별 여건에 맞는 상품권 지급을 위해 229개 시·군·구 수요조사를 완료하였고, 상품권 종류는 수요조사 결과에 따라 온누리상품권 또는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 229개 시·군·구 중 96개 지역은 온누리상품권(지류)을, 130개 지역은 지역사랑상품권(지류 100개소, 카드 30개소)을 선택했고, 상품권 가맹점이 부족한 3개 지역은 농협상품권을 선택했다. 수요조사 결과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등 광역시는 대체로 온누리상품권을 선호하였고, 경기, 강원, 충청, 전라, 경상 등 도 단위 지역에서는 지역사랑상품권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시·군·구별 여건에 따라 읍면동 주민센터, 시중은행 등에서 지급되며, 온누리상품권은 우리은행과 협력해 수행기관에서 지급할 예정이다. 상품권 지급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과 절차 등은 별도의 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상품권 지급 대상자가 소속된 수행기관을 통해 순차 안내할 예정이다. 다만 지난 5월 6일부터 비대면, 야외활동 등 노인일자리 사업이 재개되면서, 상품권 지급일은 지역별 노인일자리 추진 상황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신뢰부터 먼저 쌓아 나가야 할 것…
동천초 부근 스쿨존에서 SUV 차량이 자전거 탄 초등학생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피해 학생 측이 고의로 추돌사고를 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사고는 지난 25일 동천초 인근 스쿨존에서 발생했다. 목격자와 학교 관계자 등에 따르면 피해자 A군(9)과 B양(5)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 B양 학부모가 항의하러 A군을 200M 정도 따라가다 SUV가 자전거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A군은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SUV가 자전거를 들이받는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을 공분케 했다. 사고 이후 다친 학생이 차량 운전자에게 사과하는 모습과 차량 운전자는 다친 학생을 살피지 않는 모습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고의성 여부와 민식이법 저촉 여부 등을 언급하며 강력한 처벌을 요청하기도 했다. 스쿨존 사고 영상이 고의성 논란의 중심이 되자 경주경찰서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주경찰서는 최근 지역에서 발생한 스쿨존 교통사고에 대해 한 점 의혹없이 대응하기 위해 합동수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발생 후 관련자 조사와 증거 수집 등의 수사를 진행해 왔으며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라 고의적이 사고라는 의혹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경주경찰서 관계자는 “전국민의 관심이 높은 사건으로 교통범죄수사팀과 형사팀이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수사한다”면서 “피해자 측 주장과 사고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고가 민식이법 저촉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식이법은 피해자가 상해를 입을 경우 1년 이상의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법이다. 이 사건이 민식이법 적용을 받을 경우 지역에서 첫 사례가 예상된다.
월성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포화 시기가 당초보다 4개월 늦은 2022년 3월로 재산정됐다. 그러나 포화시점이 늦춰졌다지만 맥스터 증설을 위해 남은 시간은 빠듯해 보인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이하 재검토위)는 지난 21일 방사성폐기물학회(방폐학회)가 진행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 맥스터 포화 전망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당초 월성원전 맥스터는 방폐학회가 2018년 12월 기준으로 추산한 연구용역을 근거로 2021년 11월 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연구용역은 재검토위가 지난 2월 월성원전 포화가 방폐학회 추산보다 약 4개월 지연될 것으로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방폐학회의 전망치는 2019년 1월 이후 발생한 원전 정비일정 연장 등에 따른 사용후핵연료 발생량 감소 등 포화시점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을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폐학회는 최신 사용후핵연료 저장 현황, 월성 2~4호기 출력 변동 및 계획예방정비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구를 진행,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재검토위 관계자는 “방폐학회가 새로 제시한 포화 전망을 고려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의견수렴이 적기에 완료될 수 있도록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맥스터 확충 여부를 결정하는 지역주민 의견수렴 과정이 찬반 논란에 빠져들며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맥스터 증설을 위한 공사 기간은 최소 19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오는 8월에는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 공사 기간 동안 또 다른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맥스터 증설 여부에 대한 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 월성원자력본부 관계자는 “월성원전 2∼4호기를 계속 운영하려면 맥스터 포화 전에 반드시 증설 공사가 완료돼야 한다”며 “이번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4개월 정도 시간을 벌었다고는 하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쉽게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주 동궁원은 3관 덩굴식물정원&곤충생태전시관 뒤편 체험장에서 체리열매 따기 체험을 실시한다.체리열매따기 체험행사는 29일부터 체리열매 소진 시까지 오전 10시부터 12시,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진행된다. 체험비용은 1인당 1만원, 체험시간은 20여분 소요된다.열매따기 체험 후 무..
대한민국 최정상급 클래식 아티스트들이 불국사·첨성대·하회마을 등 경북을 대표하는 관광명소에서 무관중 클래식공연 영상을 제작, 코로나19로 지친 세계인들에게 희망 메시지를 전달한다.경북문화관광공사와 UN-HABITAT 한국위원회는 22일 공사 회의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맺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논..
경주시가 국토교통부의 고령자 복지주택 건립 사업 공모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선정됐다.이는 고령자에게 주거와 복지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번 2020년 고령자 복지주택 선정된 도시는 경주시를 포함해 전국 6개 지자체다. 지난 2월 규모, 재원방안, 복지시설 운영·관리 계획 등을 포함한 사업후보지 제..
경주시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2020년 소규모재생사업 공모에 ‘성건동, 책 놀자 프로젝트’가 선정, 총사업비 1억4000만원을 확보했다.소규모재생사업은 지역 공동체가 추진하는 소규모 점 단위 재생사업을 지원해 주민 참여 확대와 역량 강화를 도모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의 마중물 사업이다. 이번 선정으로 경주시에서..
경주시 국민체육센터가 26일부터 경주시민을 대상으로 수영장(자유수영)과 헬스장을 제한적 개장한다. 경주시시설관리공단은 코로나19 ‘생활 방역’ 전환에 따라 경주시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강습수영, 아쿠아로빅, 에어로빅, 밸리댄스 등 다수의 인원이 밀집하는 강습프로그램은 코로나19 상황..
경주시자원봉사단체연합회(회장 김종순, 이하 연합회)는 22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방울토마토 공동구매’를 전개했다.<사진>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소비가 줄고, 학교 개학이 미뤄지면서 학교 급식에 공급을 준비하던 농가의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지역농가 피해 최소화와 지역사회 상생을 위해 추진된 이번 행사는 연합회 소속단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토마토 2kg 370상자를 공동으로 구매했다. 공동구매는 지역 현곡면에서 친환경 방울토마토를 재배해온 경주농장을 선정해 진행됐다. 이 농장은 친환경 농법으로 방울토마토를 재배해 방울토마토에 잔류농약이 없다는 것이 강점이다. 김향란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서 학교 급식으로 들어가던 방울토마토 공급이 멈춰버려서 많이 힘든 상황이었지만 지역농가에 도움을 주기위해 대량으로 구매를 해줘서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며 “자원봉사자분들의 따뜻한 마음에 어려운 농가들이 힘을 얻을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우리 농가가 도움을 받았지만 지역의 다른 농가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종순 연합회 회장은“다들 힘든 시기에 특히나 토마토 농가가 힘들다는 소식을 듣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시작하게 되었다”며“흔쾌히 동참해준 연합회 회원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지역 농업인들이 코로나19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자원봉사단체연합회는 ‘참여와 나눔 문화의 확산’을 모토로 2015년 3월 경주지역 41개의 자원봉사단체가 모여 창단하였으며 지역사회 공익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자원봉사활동 참여는 물론, 매년 지역의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기금을 후원하고 있다.
인간은 감정을 가지고 있고, 생각을 하는 존재이다. 인간만이 감정을 가지고 있고, 생각을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가진 감정과 생각은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세계를 추구하게 만들어 창의적인 고도의 문명발전을 이루어왔다. 특히 사후세계에 대한 두려움은 신에 대한 외경을 불러일으키며 인간을 더욱 겸손하게 만들고,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하는 교육적인 존재임을 부각시킨다. 이런 측면에서 국가가 주도하는 평생교육은 단순한 기술과 예능을 배우는 단계를 넘어선 개개인의 정체성과 인간존재에 대한 철학적이고도 교육적인 논의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평생교육이 성인교육이라는 약간의 소극적 의미로 볼 때 교육의 사각지대였던 노인교육이 사회복지와 결합되어 평생교육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 어르신유치원이라는 이름으로 인원을 모집하고 있는 홍보물이 눈에 많이 뜨인다. 평생교육과 선진적인 사회복지의 결합으로 낮 시간동안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는 어른신들을 잘 돌보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기도 하고, 프로그램 그 자체의 이름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에 맡겨놓는 시스템에서, 대상을 바꾸어서 낮 시간동안 돌봄이 필요한 부모들을 위해 끼니를 챙기고 정서를 교감하며 재활과 건강증진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굳이 설명을 곁들이지 않더라도 어르신 유치원이라는 이름에서 의미를 유추해볼 수 있어서 어느 사이엔가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명칭으로 굳어져 가는 것 같다. 필자는 지면을 빌어 이 프로그램과 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스템에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기보다는 어르신유치원이라는 명칭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유치(幼稚)는 어리고 미숙하기 때문에 계몽과 돌봄이 필요한 매우 수동적인 학습자의 역할이 기대된다. 교육과 돌봄을 필요로 하다는 결정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뜻을 가진 유치원과 어르신이라는 단어가 조합되는 것에 어색함과 불편함을 말하고자 한다. 유치원은 학령 미달의 어린이를 보육하여 심신의 발달을 도모하는 교육시설)로 교육법에 의한 학교의 하나이다. 어르신유치원에서 관리하는 대상은 어린아이들처럼 심신미약 등의 이유로 돌봄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봐서는 안 되는 분들이다. 그런 시설이라면 요양원등이 운영되고 있다. 한때는 10대였고, 20대였고, 30대였던 그분들은 현재는 바로 우리들의 미래의 모습들이다. 40대, 50대, 60대까지 비록 이름 없는 국민으로 한 구성원에 불과할 뿐이기는 했지만 격변했던 대한민국의 산증인들이고 오늘의 대한민국발전의 중심축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킨 민초들이다, 역사의 앞자리에 서서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거나, 혹은 역사적 사건에서 희생이 된 분들만 역사의 주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름 없이 모든 것을 견뎌 낸, 농사꾼으로, 회사원으로, 혹은 많은 직업의 현장에서 버텨준 사람들, 그리고 부모의 모습으로 자녀를 키워낸 그들은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의 밑거름의 역할을 한 분들이다. 현재 경제적 주체에서 밀려나 있고 가족들이나 사회를 위한 정신적, 육체적 버팀이 되는 상황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미숙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유치원이라는 이름으로 어르신들을 모시는 과정에 대해 심사숙고를 할 필요가 있다. 이름은 중요하다. 이름은 정체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자어문화권에 있는 우리는 뜻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르신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름이 이름만이 아닌 그들이 한평생 쌓은 것들로 인해 이루어진 현재를 감사해야 하며 후세대가 배워야 할 존재들이란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프로그램의 구성원으로서만이 아니라, 돌봄의 기능을 넘어서서 그분들의 감정과 생각이 드러나는 ‘어르신’의 정체성이 살아있는 합당한 명칭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머지않은 시점에 ‘어르신유치원’에 기꺼이 입학하길 원한다면 그 이름을 그대로 써도 좋을 것이다.
1998년 퓰리처상의 일반 논픽션 부분과 영국 과학출판상을 수상한 UCLA대학의 재레드 다이아몬드라 교수의 책 ‘총, 균, 쇠’는 인류 문명이 대륙별, 민족별로 불평등해진 원인을 다각적인 시각에서 분석하고 있다. 책에 의하면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지리적 차이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역사의 주인공이 백인 위주의 역사였다는 부분을 설명하면서 인류문명이 싹트기 직전의 사계 상황에서 세계의 정복자가 된 스페인에 대한 설명을 스페인의 병균, 말, 문자, 정치조직, 특히 선박과 무기 제조술 등으로 나열하면서 특히 세균의 이동에 대해서 강조했다.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왜, 어떤 사회는 재앙적 결정을 내리는가?’에서 사회 붕괴와 존속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문화요소로서 ‘집단의사결정’에 주목한다. 그는 집단의사결정의 실패로 사회가 몰락한 사례를 들면서 이스터 섬 주민의 삼림파괴와 폐망, 가뭄에 대처하지 못한 마야 문명의 몰락, 외래종인 여우 번식을 방치하여 토종환경을 파괴당한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 사례 등을 분석해보고,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집단의사결정의 4단계 로드맵을 그린다. 그 의사결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가 문제 예측에 실패하는 경우 둘째. 문제가 발생한 후에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 셋째. 문제를 인지했더라도 문제 해결의 시도에서 실패한 경우 넷째. 문제 해결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 그 중에서도 오늘날 사회가 범하는 가장 큰 실패 원인은 바로 문제를 인지했더라도 문제 해결에 실패하는 경우다. 중국에서 시작한 바이러스를 모두 인식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감기처럼 쉽게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국경을 봉쇄했지만 내부 단속을 하지 못했다. 또 다른 국가는 국가적인 행사를 걱정하며 검사를 적게 해서 지역사회에 퍼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WHO는 펜 데믹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 예측했지만 전세계가 펜 데믹을 경험하고 사회와 단절되었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면서 다이아몬드 교수의 책에서처럼 우리의 지리학적인 위치와 우리의 상태를 잘 알고 그에 맞는 대응을 효과적으로 수행한 경우다. SNS의 발달로 인해 지구촌의 최고 리더들이 속한 서방과 이웃나라들의 대처를 보면서 각 국가 수장들의 리더십과 그 집단들의 대처 방안을 다이아몬드교수의 집단의사결정 4단계와 비교해 보게 되는 것은 흥미롭다. 특히 우리가 동경했던 서방과 심리적 저변의 경쟁상대로 여긴 일본 등 이웃라라들이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민주적이고 개방적인지 확인하게 된 것은 의외로 큰 성과다. 아울러 코로나19사태 이후 글로벌 모범생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세계의 석학들의 이야기는 무척 고무적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자원봉사를 하는 등 모범적으로 바이러스에 대처하였고 방역 과정과 시스템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모델이 될 정도로 주목을 끌었다. 경주 역시 대한민국 방역 시스템의 한 축으로 초기 많은 수의 확진자들이 발생한 것에 비추어 매우 현명하게 대처하였고 결과적으로 안전한 도시를 구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관광을 간판으로 성장동력 삼는 경주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기지개 펴려는 기회를 눈앞에 두고 이태원발 충격으로 또 다시 발목 잡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과정일 뿐, 다수의 사회학자들은 앞으로 세상이 코로나 전과 코로나 후로 바뀔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가 지금은 시련의 소재임은 분명 하나 이 역시 생활 속에 녹아버리는 세상이 곧 펼쳐질 것이며 그럴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나라, 진정한 방역시스템을 갖춘 지역은 반드시 세계 속에 우뚝 설 것이라 전망한다. 코로나19를 현명하게 극복한 우리 경주 역시 코로나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분야에서 더욱 발전할 미래 경주를 기대해 본다.
경주시가 오는 10월 열릴 예정인 신라문화제를 민간단체가 주도하도록 할 것으로 보여 장기적인 차원에서 경주의 문화예술저변확대와 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 경주시는 지난해 오랫동안 특징 없이 관례적으로 개최해오던 신라문화제를 올해 문화관광육성축제 선정을 목표로 29억원에 달하는 많은 예산을 들여 대대적인 판을 벌였다. 그리고 예산 집행도 크게 두 부문으로 나눠 행사 운영비 68건에 14억3546만원은 경주시 문화예술과가 직접 집행하고, 17건 14억8000만원가량은 민간위탁 보조금으로 배정했다. 그러나 경주시의 품었던 계획과 목표와는 달리 지난해 신라문화제는 그리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장기적인 플랜에 의한 콘텐츠 개발이나 경주만이 갖고 있는 역사문화예술의 정체성을 이끌어내기 보다는 이벤트를 위한 시설이나 일회성 공연에 전체 예산의 10%이상을 사용하는 등 신라문화제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올해 제48회 신라문화제는 경주시가 행사의 콘텐츠 등을 주도하지 않고 행정지원만 하겠다고 한다. 개·폐막식 등 신라문화제의 가장 큰 프로그램은 전문기관인 경주문화재단이 맡고 퍼레이드와 문화예술행사 등은 한국예총 경주지회에서 진행하며 예산 집행도 각 단체가 직접 하도록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경주시로서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행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우려될 것이다. 행정에서 중시하는 예산집행이나 정산 등의 능력 부족, 인력과 역량 부족 등을 걱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주시는 신라문화제를 오랫동안 행정이 직접 맡아왔지만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지역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이 문화예술의 주체가 되어야 발전할 기회가 생기며 특색 있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경주시로서도 공무원들의 과다한 개입으로 문제가 되는 것보다는 지역문화예술인들이 행사를 잘 할 수 있도록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감사를 통해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역문화예술계도 행사를 주도하게 되면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르는 만큼 갖고 있는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 시민들과 함께 신라문화제가 명품 축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오는 6월경 월성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맥스터) 증설 결정을 앞두고 찬반 논쟁으로 지역사회가 또 다른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정부의 약속 불이행 때문이다. 그동안 맥스터 추가건설 저지와 주민투표 불가를 주장해 온 ‘월성원전 핵쓰레기장 추가건설 반대 경주시민대책위’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월성원전 맥스터 추가 건설은 불법이며 위험한 시설물이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 “방폐장 유치지역 특별법 18조에 따르면 사용후핵연료 관련 시설은 유치지역에 건설할 수 없다. 경주에 건설할 수 없는 사용후핵연료 관련 시설인 불법 핵쓰레기장이 경주에 건설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경주시민들이 고준위핵폐기물을 내보낼 수 있다는 희망으로 2005년 방폐장을 받아들인 것이며 경주시민이 목숨으로 지켜야 하는 법을 정부와 한수원이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중공업 등 7개 원전관련기업노조로 구성된 원자력노조연대도 기자회견을 열고 “맥스터의 포화율은 97.6%로 내년 11월이면 포화상태에 이르기 때문에 적기에 건설하지 않으면 월성 2~4호기가 무기한 멈추게 될 것”이라며 맥스터 증설을 촉구했다. 노조연대는 원전 3개 호기가 발전을 정지하게 되면 경주지역 계약 117억원 등 총 700억원이 사라져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주경제를 더욱 힘들게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맥스터를 증설하면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시설이 되리라는 것과 국내 타 원전의 사용후핵연료를 월성으로 가져올 것이라는 허위정보로 시민의 귀를 속이고 있으며 법적으로 맥스터 증설이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시설로 결코 전환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화상태를 앞두고 있는 맥스터의 증설 논란은 이미 예견된 일이며 그 원인은 정부와 한수원의 무관심이 때문이라 사료된다. 정부와 한수원이 맥스터 포화상태를 모를 리 없으며 탈원전 정책에 따른 파장 또한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다고 본다. 지금 경주시민들이 비판하고 있는 것은 2005년 방폐장부지 선정 당시 정부가 많은 약속을 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에 더 이상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당장 맥스터를 증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맥스터를 반드시 증설해야 한다면 투명하게 절차에 따라 실행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그리고 그에 앞서 경주시민들에게 사용후핵연료 영구저장시설을 다른 지역에 설치하겠다는 약속부터 명문화하는 것이 도리다.
장자(莊子)』 「외물(外物)」편에 이런 구절이 있다. 득어망전(得魚忘筌) 고기를 잡으면 통발을 잊어라. 득토이망제(得兎而忘蹄) 토끼를 잡으면 덫을 잊어라. 득의이망언(得意而忘言) 뜻을 알았으면 말을 잊어라. 그동안 석굴암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은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得意而忘言’의 경지에는 턱도 없다. 그러나 토함산을 내려와야 한다. 이제부터 외동읍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갈 것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외동은 신라 때 육촌 중 취산진지촌(嘴山珍支村)에 속하였다. 북으로는 경주시내, 남산 및 마석산을 너머 그 서쪽은 내남면, 동쪽으로는 양남면과 경계를 이루고 남으로는 울산과 접하고 있다. 외동은 신라의 남쪽 관문이었다. 불가에 귀의하는 사람이 모벌군성[관문성] 성문에 이르러 삭발[毛伐]을 하고, 머리털을 불태운[毛火] 곳이라고 하여, 모벌(毛伐) 혹은 모화(毛火)라고 하였다. 그리고 옛날 불국사와 원원사 사이에 작은 절이 무려 78곳이 있어 절 사이의 통로가 마치 회랑과 같았다고 하며 불도를 닦으러 오는 사람이 방에 들어가듯 경건한 마음으로 신발을 벗어들었다고 해서 지명이 입실(入室)이다. 또 모화리는 뒷산이 매화 형국이라 매화촌이 되었다가 이를 고쳐 모화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마을을 처음 만들 때 노루가 많았다고 하여 노리골이 부르다가 후에 고친 마을 이름이 녹동(鹿洞)이고, 석계리는 돌이 많은 거랑 가에 있던 마을이라 이렇게 불리게 되었으며, 구어리는 마을로 뻗어 내린 9개의 산이 마치 어망이 터져 그 속에서 헤엄쳐 나오는 9마리의 물고기 형상과 같다고 하여 마을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북토리에는 신라 눌지왕 때 충신 박제상이 왜국에 볼모로 잡혀간 왕자를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날 때 집에 들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편지로 써서 말의 발목에 매어 집으로 보냈는데 말이 길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매다가 이 마을에 이르러 죽자 마을 사람들이 말을 고이 묻어 주었다고 하는데 그 말 무덤이 있다. 광복 이후 마능(馬陵) 또는 아릿말이라고도 한다. 개곡리에는 임진왜란 당시 적을 막기 위해 큰 성을 쌓기로 계획한 곳인 대성마을이 있다. 말방은 옛날 숭복사 어귀로 마방(馬房)이 있어 이렇게 불렀다. 또 신라 때 360방의 마지막 방이 있었다고 해서 ‘말방’이라고도 했다. 괘릉리에는 김대성이 불국사를 창건할 당시 마을의 싸리나무를 베어다가 법당의 기둥으로 썼다는 싸리밭등, 신라 때 두 노승이 불국사를 찾아가는 길에 이곳 고개를 넘다가 마을 사람들에게 “왠 고개냐?”고 물었다고 해서 불리어지기 시작한 왼고개 마을이 있다. 또, 옛날 절을 짓기 위해 터를 닦았는데 식수가 나오지 않아 그만둔 텃골이 있다. 신라 때 방어사(防禦司)라는 군영이 있었다는 방어리에는 군량미를 저장했던 군창이 있었다는 둔전마을, 임진왜란 당시 이곳에 있던 나무다리에 왜군 만 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고 하여 만다리라는 마을도 있다. 상신은 수양대군의 단종 폐위에 불만을 품고 난을 일으키다 실패한 함길도 절제사 이징옥 장군이 피살되자 그의 가족이 처형당했는데 그의 손자 이윤연이 살아남아 유모의 등에 업혀 이곳 신계리로 피난을 왔다. 그 후 이윤연이 이곳의 떡갈나무 섶을 치고 마을을 개척하여 상섭이라고도 한다. 신라 경순왕이 마을 정자에서 거문고를 타며 놀았다는 입실리 순금(舜琴)마을, 대나무 숲 동쪽에 자리 잡은 마을이라 하여 죽동, 마을을 개척할 때 장군수인 활수(活水)가 솟아났다는 활성마을도 있다. 향토는 그 지역 주민들의 인격 형성에 크게 영향을 끼치고 고유의 문화를 지켜나가는 보루이다. 그러나 향토의 자산을 잘 가꾸어야 할 토착 주민들이 이 지역을 떠나고, 최근 모화, 석계, 입실 지역에 공단이 들어서면서 외지인이 많이 유입되고, 특히 외국인 근로자와 그 가족이 많아지면서 향토 고유의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어 안타깝다. 이 지역의 문화유적으로는 구어리와 냉천리, 입실리 등의 선사유적지를 비롯하여 신라 때 조성된 원성왕릉, 감산사지, 숭복사지, 원원사지, 관문산성, 영지석불좌상, 활성리 석불입상 등이 있고, 박제상을 기다렸다는 치술령의 망부석과 아사녀의 전설이 있는 영지가 있다. 2019. 12. 31. 현재 이 지역에는 원원사지 삼층석탑과 원성왕릉 석상 및 석주 일괄 등 보물 2점, 사적지 3곳, 경상북도지정문화재 7점, 비지정문화재 8점 등 모두 20여점의 문화재가 있다.
아들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아빠, 이거 마셔도 돼?” 하면서 탄산음료를 가리키는데 왠지 맥주나 소주를 주문해야 할 것 같은 아저씨 목소리다. 키가 아빠 턱만큼 컸고 손도 제법 어른 손처럼 두꺼워졌으니 이제 목소리 차롄가 보다. 늘 가까이 있어서 그런가, 아들의 성장 속도를 잘 감지하지 못하다가 이렇게 한 번씩 놀란다. 언제 이렇게 컸나 대견하다. 받아들여야 할 자연의 이치이지만 한편으로는 더 이상 안 컸으면 하는 마음이 없진 않다. 목소리가 만들어지는 방식은 이렇다.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간 공기는 다시 빠져나오면서 후두를 거친다. 그런 공기가 성대(聲帶)를 통과할 때 성대 근육이 서로 부딪쳐 떨리면서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숨을 들이마시면서도 되긴 하겠지만 목소리는 보통 내쉬면서 만들어진다. 성대 근육의 진동 횟수는 음높이를 결정한다. 진동수가 많을수록 돌고래 같은 고음이 나오고 적을수록 저음이 나온다. 성대의 상태도 영향을 주는데, 남성이 여성보다 성대가 더 두껍고 길다. 그 결과 남성의 목소리는 더 낮고 두꺼워진다. 와이프의 용어를 빌자면 더 느끼해지는 것이다. 보통 여성들은 고음보다는 저음의 목소리를 내는 남성을 선호한다. 남성도 저음보다는 옥구슬 구르는 고음의 여성을 선호하고. 나도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잔소리를 들을 때는 아내의 고음이 썩 좋지는 않다. 사람 간의 대화에서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생김새와 더불어 목소리는 그 사람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한다. 얼굴은 별로인데 의외로 목소리가 좋으면 다시 한번 보게 된다. 목소리가 좋은데 얼굴마저 조인성이라면 하루 종일이라도 보게 된다. 자료에 따르면, 상대방과의 대화에서는 목소리(38%), 표정(35%), 태도(20%), 내용(7%) 순서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비중으로 따져보면 말의 내용보다 목소리가 5배 이상 중요한 셈이다. 전달 내용이 미소나 손짓, 목소리보다 뒤선다는 게 재미난다. 말의 내용보다 그걸 담는 방식에서 더 많은 정보를 읽을 수 있다는 뜻이겠다. 역학(易學)에서도 눈빛보다 목소리에 영혼의 힘이 더 많이 담겨있다고 했다. 관상보다 목소리란다. 목소리가 훌륭하면 인복(人福)이 쌓이고, 목소리를 들으면 그 사람의 운명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무려 3000년 전의 미라(mirra) 목소리를 복원했다는 해외 토픽이 있다. 과학이 발달하니 불가능한 일들이 점점 가능해지는 모양이다.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미라의 발성기관인 후두와 입술 사이에 있는 발성 통로 부위를 촬영해서 기원전 11세기 어느 사제(司祭) 목소리를 복원한 것이다. 목소리 형성의 주요 변수인 혀가 없어 완벽한 목소리는 아니지만, 3D 프린터로 인쇄한 발성 통로 부분과 인공 후두를 연결해서 미라의 목소리를 구현해 낸 것이다. 이러다 3천 년 전 이집트 의식요(儀式謠)도 복원해 내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후두에서 목소리를 복원해 낸다는 건 과학이지만 예술의 영역이기도 하다. 체(体)와 용(用)은 서로 뗄 수 없는 한 몸이긴 하나 한 줌의 기관에서 그 작용[목소리]을 끄집어낸다는 건 충분히 예술적이며 과학적이다. 언젠가 사제의 굵고 저음의 목소리를 완성도 있게 복원해 낸다면 상상만으로도 흥미롭다. 음성학적으로 고음의 목소리를 가진 남성은 진실함이 부족하고 설득적이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이집트 사제 목소리도 분명 저음의 울림이 큰 목소리일 테다.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남성이 사회경제적 지위(socioeconomic status)가 높다는 평가로 볼 때 변성기는 그 당위성이 크다. 목소리가 쫙 깔릴수록 그 말은 신용할 만하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를 조작하여 이에 따른 선호도를 실험했더니 유권자들은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대통령이 용기 있고 믿을 만한 리더로 인식하더란다. 콜라를 홀짝이는 아들에게 최대한 목소리를 깔아서 말해 본다. “아들아, 이빨 상하니 조금만 마셔” 느끼하게 들렸는지 아들은 미간을 찌푸린다.
판서(板書) 유홍준 저것은 죽음의 글씨 저것은 죽음의 문장 어떤 손은 매일매일 저곳에 하얀 글씨들을 가득 채우지 않으면 죽는다 어떤 손은 평생 저곳에 하얀 글씨들을 채워야지만 산다 분필로 쓴 글씨는 씨방이 없는 글씨 아이 하나가 창문 밖으로 손을 내밀고 지우개를 턴다 하얀 글씨였던 것들이 폴폴폴폴 먼지가 되어 날아간다 어느 한 곳에 글씨를 가득 채운다는 건 공포, 하얀 글씨를 받아쓰는 아이들은 모두 머리가 이상해진다 하얀 글씨를 받아쓰지 않는 아이들은 맞아 죽는다 -불모의 사회와 시에 대한 직관의 ‘눈’ 다양함이 용인되지 않는 사회는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맹목적인 목소리가 지배하는 사회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거기에는 풋것의 싱그러움이나 생명이 깃들지 않는다. 시인은 칠판에서 판서(板書)하는 장면에서 우리 사회를 직관하는 성찰과 매서운 비판을 보여준다. 시인은 서정적인 문장을 구사하지 않고 “저것은 죽음의 글씨”라고 거침없이 내뱉는 선언적 어조의 진술 문장을 구사한다. 시적 화자에 의하면 우리 사회는 칠판에 “매일매일 하얀 글씨들을 가득 채우지 않으면 죽는다” 생각하고, 평생을 그렇게 사는 ‘손들’ 투성이다. 관성과 타성의 그물에 갇힌 사람들은 그 너머를 보지 못한다. 그것은 그렇게 사는 것이 죽음이라는 걸 잊어버린 영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필로 쓴 글씨는/씨방이 없는 글씨”다. 그것은 생명을 낳지 못한다. 그 하연 글씨들은 “폴폴폴폴 먼지가 되어 날아간다” 심지어 “어느 한 곳에 글씨를 가득 채운다는 건 공포”라고까지 한다. 시인은 왜 그렇게 썼을까? 그것은 주입식 교육일 수도 있고, 개성을 살리지 못하는 시대의 환경일 수도 있고, 생명을 낳지 못하는 문학행위일 수도 있다. 이런 주장은 “하얀 글씨를 받아쓰는 아이들은 모두 머리가 이상해”지고 “맞아 죽는다”는 문장에서도 같은 흐름으로 이어진다. ‘판서(板書)’를 ‘죽음의 글씨’, ‘죽음의 문장’이라 하는 말에는 이 사회와 문화, 특히 문학을 직관하는 매서운 통찰의 ‘눈’이 들어 있다. 판서를 하는 주체와 그것을 그대로 받아 적는 객체를 다 들여다보는 그 또렷한 그 눈에서 우리는 칠판이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자 문학판, 나아가 시 작품이라는 것을 떠올릴 수 있다. 논리를 더 축소해서 시 작품이라면 판서행위는 어떻게 봐야 할까. 그것은 생활과는 유리된 논리와 이성만으로 가득한 창백한 지식이 되어버린 시가 아닐까? 시인은 여러 방향으로 판서라는 상징을 틀고 있지만 필자는 최종적으로는 생활과 유리된 지적인 시들은 생명력이 없음을 확증하고 있다고 본다. 그것은 살아 꿈틀대는 글자가 아니라 “하얀 글씨였던 것들”, “폴폴폴폴 먼지가 되어 날아”가버릴 것들에 불과하니까.
‘의료수가 올리고 간호수가 신설해 의료보험료 올린다면 게거품 물 걸요···!’ 이번 주 ‘SNS는 즐거워’는 별로 즐겁지 않을 듯하다. ‘덕분에 챌린지’를 바라보는 의료인들의 속마음을 써볼 참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쇼를 멈춰 주세요’다. 많은 국민들이 고마움을 표하는데 정작 그 일선에 선 의료인들은 이 챌린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블라인드(blind)’라는 앱이 있다. 각 방면의 전문가와 직장인들이 비공개 소통을 즐기는 곳이다. 마침 주변 의료인 한 분이 기자에게 이 앱에 나온 의료인들의 속마음을 보여주었다. “다들 의료인 힘내라고 덕분에 첼린지를 하는데 저만 위로가 안 되는 건가요?”라는 제목으로 최근의 심경을 고백한 한 의료인의 포스팅이 눈길을 끈다. “코로나로 인해 매일 바뀌는 지침 때문에 힘들고 앞에서는 ‘의료진 힘 내세요’라고 말하고 뒤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부터 위반하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위로와 응원을 하는 건가 의심스럽다” 여기에 달린 의료인들의 댓글들이 더 심각해 보인다. 액면 그대로 옮기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가장 먼저 입원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의료진들을 대하는 이중적인 모습이 의료진들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힘내라고 응원하는 사람들은 병원과 상관없는 사람들. 그들이 병원에 환자나 보호자로 발 들이는 순간 잠재적 진상에 피빨아 먹는 흡혈귀” “몹쓸 놈들이 어찌나 많은지··· 적은 가까이 있었더라구요” “많은 환자들이 ‘빨리 해라 나는 코로나 환자가 아니다’ 큰소리치며 절차 무시를 강요합니다. 환자 입장에서 답답하겠지만 직원 입장에선 너무 힘들고 위험합니다. 요즘 들어 짜증과 욕을 더 먹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챌린지에 임하는 사람들이 진정성은 뒷전인 채 이 챌린지를 이용해 자신의 이미지 고양에만 힘쓴다는 조롱 섞인 댓글도 달려있다. “정치적으로 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은 코로나로 병원이 돈 번다 생각하는 듯합니다” “재주는 곰이 넘고 생색은 지들이 내는 거 같음” “희생과 봉사를 강요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 많이 들어 속상해요. 비상시국이라 뭐다로 다 어영부영 넘겨요” “‘덕분에 챌린지 하는 멋진 나 자신’에 흠뻑 빠진 사람들만 보이던데···” 이들이 원망하는 것은 결국 근본적인 지원이나 포괄적인 행정상의 문제에 대한 개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한 의료진들의 푸념이 의료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대변한다. “주변에선 월급 깎인다는 병원들도 있다는데 저런 겉치레보다 제대로 된 지원을 더 해주면 좋겠음” “나라에서 코로나 병동 만들라고 하면서 간호사들 위험수당 준다더니 지금 기계 산 돈도 안 주고 위험수당 달라는 말에 대꾸도 안함” “의료수가 개선하고 간호수가 신설해서 보험료 올린다 하면 게거품 물고 반대하고 욕할 걸요?”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대한민국이 전 세계의 주목을 끌며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던 것은 90% 이상 의료인들의 희생과 봉사 덕분이었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손바닥 깔고 엄지 척 올려주는 것쯤으로 이 위대한 공을 흘려보내는 것 아닌지 진지하게 반성할 필요가 있다. 2~3년 주기로 새로운 전염병이 기승부리는 시대, 코로나 19뿐 아니라 온갖 전염병들이 등장할 것이다. 의료진들이 진정으로 힘 얻고 자부심 느껴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제2 제3의 코로나19에서도 굳건히 버텨 주기를 바란다면 겉치레 챌린지보다 좀 더 진정성 있는 의료진들에 대한 지원과 혜택을 실천해야 한다. 그게 함께 사는 길이고 진정한 고마움의 표현 방법이다.
경북남부보훈지청(지청장 김유문)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지난 14일 경주대 외식조리학과 학생들과 함께 30여 보훈가족에게 행복나눔 도시락을 전달했다. 이번 도시락 전달은 ‘가정의 달 행복릴레이’의 일환으로 지역의 무의탁, 독거세대 등 경주지역의 외로운 보훈가족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사진> 김보성 교수를 비롯한 경주대 학생들은 강의에서 배운 요리솜씨를 한껏 발휘해 어르신들에게 드릴 삼계탕과 물김치를 정성을 담아 준비했다. 봉사활동에 참가한 한 경주대 학생은 “코로나19로 인해 음식을 어르신 댁에 직접 전해드리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한 만큼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전쟁터에서 남편을 잃고 자녀 없이 홀로 긴 세월은 지내오신 어르신들이 손자녀가 해드리는 음식이라 여기고 기뻐하셨음 한다”고 전했다. 김유문 지청장은 “가정의 달을 맞이해 나라를 위해 공헌하고 희생하신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이 우리 모두의 어버이임을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남부보훈지청은 지난 19일 관할 지역의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가정을 방문해 민주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 행사도 진행했다.
선덕여고(교장 권영라)는 원격교육의 장점을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시도되면서 학생들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6일 선덕여고가 경북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수업에 영화사 씨네주 엄주영 대표를 초대해 학생들과 영화인이 되기 위한 진로 선택, 영화제작, 영화의 마케팅 방법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질의응답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엄주영 대표는 동아수출공사, LG미디어, CJ E&M의 영화마케터를 거쳐 독특한 좀비코미디 ‘기묘한 가족’, 스릴러 ‘핸드폰’, 액션 ‘반드시 잡는다’, 범죄물 ‘아이들’ 등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재림 감독, 배우 박해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을 캐스팅해 항공 재난영화 ‘비상선언’의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은 “진로체험수업에서도 영화관계자는 만나기 힘든데 이렇게 정식수업중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서 너무 좋아요”, “우리 또래가 생각하는 멋진 직업중에 하나가 영화관계자인데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요”, “정말 궁금했던 사소한 질문까지도 답변해줘서 영화관계자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해소됐어요” 등 엄 대표와의 시간이 즐거웠다고 입을 모았다. 엄주영 대표는 “원격수업은 오고 가는 시간을 줄여 수업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효율적이었고, 고등학생들의 질문 내용이 좋아서 놀랐다”며 “학생들의 영화 산업 진출이 더욱 활발해지고, 오늘 함께한 학생들이 나의 후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엄주영 대표는 30여 년을 영화 산업에 종사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도전과 응전을 진솔한 입담으로 풀어내어 학생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선덕여고 류봉균 교사는 “전문가와 학생이 랜선으로 만나 수업을 진행했는데 학생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고, 급성장염으로 입원한 포항이동고 구유진 학생은 병실에서 참가하는 등 원격교육의 장점을 충분히 보여준 시간이었다”며 “선덕여고의 온라인 수업은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지만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학부모들이 온라인 수업에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권영라 교장은 “최근 출입국관리직에 관심 있는 학생과 법무부 산하 ‘다문화이주민+센터’의 유현송 센터장이 원격진로상담을 하는 ‘굿잡! 온라인진학컨설팅’을 실시했는데,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며 “원격교육의 장점을 살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다양한 수업모델의 개발로 선덕여고를 언컨택트 교육의 표준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선덕여고는 코로나19로 촉발된 개학연기 사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안정적인 개학을 했으며, 전교사가 실시간 원격수업과 자체 제작 VOD 수업을 도입하고, 경북지역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진로·진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