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퓰리처상의 일반 논픽션 부분과 영국 과학출판상을 수상한 UCLA대학의 재레드 다이아몬드라 교수의 책 ‘총, 균, 쇠’는 인류 문명이 대륙별, 민족별로 불평등해진 원인을 다각적인 시각에서 분석하고 있다. 책에 의하면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지리적 차이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역사의 주인공이 백인 위주의 역사였다는 부분을 설명하면서 인류문명이 싹트기 직전의 사계 상황에서 세계의 정복자가 된 스페인에 대한 설명을 스페인의 병균, 말, 문자, 정치조직, 특히 선박과 무기 제조술 등으로 나열하면서 특히 세균의 이동에 대해서 강조했다.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왜, 어떤 사회는 재앙적 결정을 내리는가?’에서 사회 붕괴와 존속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문화요소로서 ‘집단의사결정’에 주목한다. 그는 집단의사결정의 실패로 사회가 몰락한 사례를 들면서 이스터 섬 주민의 삼림파괴와 폐망, 가뭄에 대처하지 못한 마야 문명의 몰락, 외래종인 여우 번식을 방치하여 토종환경을 파괴당한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 사례 등을 분석해보고,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집단의사결정의 4단계 로드맵을 그린다. 그 의사결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가 문제 예측에 실패하는 경우 둘째. 문제가 발생한 후에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 셋째. 문제를 인지했더라도 문제 해결의 시도에서 실패한 경우 넷째. 문제 해결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 그 중에서도 오늘날 사회가 범하는 가장 큰 실패 원인은 바로 문제를 인지했더라도 문제 해결에 실패하는 경우다. 중국에서 시작한 바이러스를 모두 인식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감기처럼 쉽게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국경을 봉쇄했지만 내부 단속을 하지 못했다. 또 다른 국가는 국가적인 행사를 걱정하며 검사를 적게 해서 지역사회에 퍼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WHO는 펜 데믹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 예측했지만 전세계가 펜 데믹을 경험하고 사회와 단절되었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면서 다이아몬드 교수의 책에서처럼 우리의 지리학적인 위치와 우리의 상태를 잘 알고 그에 맞는 대응을 효과적으로 수행한 경우다. SNS의 발달로 인해 지구촌의 최고 리더들이 속한 서방과 이웃나라들의 대처를 보면서 각 국가 수장들의 리더십과 그 집단들의 대처 방안을 다이아몬드교수의 집단의사결정 4단계와 비교해 보게 되는 것은 흥미롭다. 특히 우리가 동경했던 서방과 심리적 저변의 경쟁상대로 여긴 일본 등 이웃라라들이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민주적이고 개방적인지 확인하게 된 것은 의외로 큰 성과다. 아울러 코로나19사태 이후 글로벌 모범생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세계의 석학들의 이야기는 무척 고무적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자원봉사를 하는 등 모범적으로 바이러스에 대처하였고 방역 과정과 시스템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모델이 될 정도로 주목을 끌었다. 경주 역시 대한민국 방역 시스템의 한 축으로 초기 많은 수의 확진자들이 발생한 것에 비추어 매우 현명하게 대처하였고 결과적으로 안전한 도시를 구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관광을 간판으로 성장동력 삼는 경주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기지개 펴려는 기회를 눈앞에 두고 이태원발 충격으로 또 다시 발목 잡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과정일 뿐, 다수의 사회학자들은 앞으로 세상이 코로나 전과 코로나 후로 바뀔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가 지금은 시련의 소재임은 분명 하나 이 역시 생활 속에 녹아버리는 세상이 곧 펼쳐질 것이며 그럴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나라, 진정한 방역시스템을 갖춘 지역은 반드시 세계 속에 우뚝 설 것이라 전망한다. 코로나19를 현명하게 극복한 우리 경주 역시 코로나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분야에서 더욱 발전할 미래 경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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