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 경주의 풍경과 주민 인터뷰,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고도육성사업’ 소개를 담은 영상이 공개된다. 문화재청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삶이 깃들어 있는 고도를 널리 알리고, 고도의 원래 이미지를 찾기 위해 ‘고도 홍보 프로젝트’ 행사를 오는 18일부터 10월 28일까지 진행한다. 옛 도읍을 뜻하는 ‘고도’는 ..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제가 살던 굴을 향해 돌린다는 말로, 죽음을 앞두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비유한 한자성어다. 즉 근본(根本)을 잊지 않음, 죽어서라도 고향땅에 묻히고 싶어하는 마음을 뜻한다.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추석(秋夕)은 음력 8월 15일에 치르는 명절로 설날과 더불어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연중 최대 명절로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가배일(嘉俳日), 팔월 대보름 한가위 등으로도 부른다. 어쨌거나 한 해 중 가장 넉넉한 때가 추석이고 그런 만큼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도 각별해질 수밖에 없다. 풍성한 마음으로 찾는 고향에서 한 해 동안 고생한 보람을 찾는다. 이런 벅찬 마음과 달리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례 없는 추석을 맞을 것 같다. 심지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추석은 고향으로 가지 말자는 캠페인까지 벌어지는 상항이다. 성묘도 지역 대행업체를 이용하라는 권고를 내리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힘들어 하고 시장은 활기를 잃어 가고 있다. 추석 전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완화했다지만 여전히 경계해야 한다. 어김없이 고향을 찾았던 사람으로서는 이런 말 자체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필자는 지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로 와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마쳤고 서울에서 직장잡고 결혼하고 아이들 키운 다음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된 생활을 하며 은퇴를 몇 년 앞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슬슬 은퇴 후의 삶을 고민하며 은퇴 후 고향 경주에로 돌아가 살면 어떨까 가늠해보기도 한다. 필자 또래 수도권 친구들이나 선후배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우리 자신을 향해 고향 경주로 돌아갈 것이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살겠다고 대답한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주로 부인이 시골생활을 싫어한다는 것과 본인이 고향 친구들과 정치적 성향이 맞지 않아 막상 돌아가면 마음고생이 심할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판단의 근거에는 다분히 SNS의 보급이 한 몫 했다. 예전과 달리 SNS의 발달은 경주와 서울간 혹은 다른 도시들과의 격차를 완전히 허물어버렸다. 나만해도 고향친구들과 매일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정서적으로 매우 가까워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바로 이 SNS 때문에 친구들 혹은 친인척들 간 마음의 골도 깊어지고 멀어지기까지 한다. 그 중요한 이유는 정치적 견해의 극명한 차이 때문이다. 필자는 가급적 정치적인 이야기를 개인 페북이나 밴드에 올리지 않는 편이다. 마지못해 해야 될 경우에는 최대한 모나지 않게 빙 둘러 말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필자가 가입된 고등학교 동기밴드에는 정치이야기와 종교이야기를 올리는 동기는 바로 강제퇴장을 시킨다는 방침을 정했고 서로 사상과 양심의 자유 이전에 배려와 존중, 상호 화목을 더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우리는 이전 대통령의 탄핵과 여러 정치적인 사건을 겪으며 정치적 갈등을 겪었다. 이번 코로나19 때도 특정 종교인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서로 다른 견해차로 깊은 골이 생겼다. 그것이 고향친구들, 지인들과도 모두 연결되어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렇다 보니 고향 가서 살겠다는 사람은 점점 더 줄어든다. 고향 인구증가나 지역경제 활성화 같은 거창한 주제를 가지고 말하자면 경주가 가장 유효한 귀향, 귀촌 대상을 이런 문제로 잃고 있는 셈이다. 심정적으로 가까운 출향인들을 고향에 다시 불러서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여생을 마무리하고 풍요로운 노년의 삶을 살고 있도록 만들 지혜는 없을까? 코로나19는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통해서 현재에 머물러서 사색하고 사유하게 해주지만 고향이나 친구에 대해서도 거리를 두게 한다. 그런 반면 코로나19는 참고 인내해야 한다는 것도 동시에 알려주고 있다. 민주주의는 참으로 지난하고 어려운 과정인 것 같다. 억지 주장도 힘겹지만 들어줘야 하고 나와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다름이 틀림이 아니고, 절대선이란 것은 현실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학습을 해야 한다. 좀 더 넉넉하게 지혜로워야 한다. 대한민국은 모든 것을 녹여내고 융합하면서 성장해 왔다. 고향의 넉넉한 인심으로 출향인들의 많은 부분을 수용하고 포용해야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것은 출향인에게도 마찬가지다. 고향을 개선의 대상으로 여기지 말고 이해하고 품어야 할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 출향인은 어릴 적 추석이 그립다. 이젠 그렇게 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그립다. 더더욱 코로나19 시대의 추석이라 더 그렇다.
그동안 자영업 경제이야기 하면서 새로운 방안을 이야기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필자는 해 보지 않는 것은 더 위기라고 생각한다. 이 위기가 지나가면 곧 좋은 시절이 올 것이라고 확신을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어렵다고 주저앉아 있으며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재확산으로 인해 더더욱 앞이 보이지 않다고 한다. 극복방법을 찾기 위해 매일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세상에서 새로운 것이 불쑥 나타나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비대면 사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과연 지방에서 이것이 이루어 질 수 있을까? 나의 주된 고객이 수용할 수 있을까? 등등의 고민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없는 형편에 투자하기도 그렇고 두렵기까지 하다. 당연히 망설일 수밖에 없다. 필자는 포스트 코로나를 이야기 하면서 당연이 따라오는 대면 서비스를 비대면 형식으로 전환해 수행해야 하는 것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홀 중심의 식당경영에서 드라이브 스루와 같은 방식, 포장 음식과 배달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했다. 다수의 직종이 그렇게 해야 살아 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학원은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플랫폼으로 화상 회의 및 강연을 주도하고 강의 방법을 보다 세련되게 하기 위해 방송 카메라와 조명, 교재와 도구를 바꾸고 있다. 비대면은 이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진화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적응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점이 급히 다가 오고 있다. 현재의 코로나19 위기는 장기화 될 것이며 자영업 생태계가 완전히 변화하도록 전 방위로 압박할 것이다. 필자는 1989년부터 기술계 학원 강사로 시작하여 직업전문학교와 대학의 초빙교수로 활동하며 자영업자의 경영개선과 환경 개선을 위한 컨설팅 업무와 지역 상권을 육성하기 위한 역량강화 사업을 교수자, 육성관리자, 훈련교사, 컨설턴트 등으로 대면 중심 사업으로 수행했다. 그러나 지금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 비대면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더 이상 내가 할 일은 없다. 아직 조금씩 요청 들어오는 사업도 가장 먼저 비대면으로 어떻게 진행 할 것인지를 묻는다. 나부터 우선적으로 시행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필자는 사무실 집기와 교실의 책상을 밀치고 정리한 공간에 대형 프로젝트 모니터와 카메라, 중계기, 조명, 마이크와 헤드셋을 구비해 1인 방송 화상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과 후 늦은 시간까지 강의 교재와 콘텐츠를 보완 하고, 주말이면 쉼 없이 관련 프로그램을 구독해 보고, 교재와 강의 기법을 수정하며, 세련된 비대면 서비스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 시점에 무엇 하는 것이지?” 하는 소회감도 들고, 꼭 이런 행위를 해야 하는지 답답함도 있다. 하지만 해야 한다. 할 수 있을 때 생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리는 자전거는 멈추면 넘어지고 다시 페달을 밟아야 앞으로 나아간다. 지역에서 처음으로 중고령자의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화상강의 시스템을 도입하고 운영하기 위한 장비와 기기를 투자해 비대면 사례를 접목하고 관련 사업을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지금의 자영업 경제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추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그냥 지켜보는 움츠림이 최선의 생존 전략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 자영업의 생존 전략이기 때문이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극복할 방법은 새롭게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보다 ‘실패 할 수 도 있다’라고 인정하면서 변신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참에 지역에서 안주하는 상황이 아닌 시장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정면 돌파하는 것이 바로 이 위기를 극복하는 생존 법칙이다. 수도권 과밀 생활여건으로 인해 다시 지방(지역)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제 우리라고 하는 끼리 문화로 형성되는 정서를 당연시하려면 지금 사업확장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맞다. 인사치례로 유지해 온 자영업 시대는 더 이상 오지 않는다. 이제 경쟁력 있는 자영업 업종과 핵심 콘텐츠를 발굴하고 지역 소상공인 자영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강구해야 한다. 투자 여력이 있고,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지자체의 역할과 손을 잡고 함께 연대해야 한다. 자영업 경제 생태계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지자체와 자영업의 혁신 대응책을 강구하면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지금 자영업자의 생존 전략은 바로 비대면 사업을 시작 하는 것이며 이를 주도 할 수 있도록 투자하고 경영하는 것이다.
코로나19와 최장기간 장마, 잇따른 태풍으로 지역 농가뿐만 아니라 지역 특산품을 생산하는 소상공인들이 추석을 앞두고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가을 수확을 앞둔 과수농가들은 강풍을 동반한 태풍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또 추석을 앞두고 발생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역 농·특산물 소비마저 위축돼 시민들과 출향인들의 구매활성화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경북도도 최근 코로나19와 태풍 등으로 큰 피해를 입은 농가들에게 힘이 되고자 판매촉진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경북도 공동브랜드를 통해 고향 농·축·수산물 팔아주기 운동과 비대면 추석장보기운동 홍보 등을 통해 도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주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농·축·수산물과 특산물도 추석을 앞두고 특별할인 행사 시작하는 등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주 농·특산물판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경주몰’에서는 10월 4일까지 추석맞이 할인행사가 열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고 있는 상항에서 비대면으로도 추석선물을 할인된 가격으로 마련할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 진다. 농·특산물판매장에는 청정 경주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상품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버섯, 꿀, 한과 등 농·특산물과 수산물(해파랑) 등은 1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또 산양산삼비누, 엽서, 손거울, 도자기 등 기념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모두 지역 생산자들의 정성이 넘치는 제품들이다. 이번 추석에는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어려울 때 일수록 시민들과 출향인들이 지역사랑을 전개하자. 지역경제가 살아야 지역사회 전반에 좋은 영향이 미친다. 이번 추석에는 지역 농·특산물을 구입해 지역경제도 살리고 넉넉한 마음을 나누는 기회를 갖자.
경주시가 출자·출연한 (재)경주문화재단을 비롯한 4개 기관의 경영실적이 지난해보다 다소 개선됐으나 조직운영 및 체질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한국산업경제연구원이 경주시 의뢰를 받은 4개 경주시 출자·출연기관이 2019년 한 해 동안 경영한 실적을 평가한 결과, (재)경주문화재단은 지난해 86.39점 ‘나’등급에서 91.01점으로 ‘가’등급, (재)경주화백컨벤션뷰로는 88.36점 ‘나’등급에서 90.38점으로 ‘가’등급,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85.86점 ‘나’등급에서 88.92점으로 ‘나’등급, (재)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는 69.80점 ‘라’등급에서 76.88점으로 ‘다’등급으로 4개 기관 모두 2018년 경영실적대비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그동안 이들 4개 기관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1년 만에 경영실적이 좋아졌지만 경영효율성과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역할, 세부적인 추진계획수립 등은 개선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가’등급을 받은 (재)경주문화재단은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경영개선의지로 일정부분 성과가 있었고 고유사업에 대한 운영 및 관리가 향상됐으나 사업목표 및 세부추진계획 관리계획 적정성이 미흡하고 고객만족도에 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내부 시스템 확립과 조직개편, 전문성 강화가 요구됐다. 같은 등급을 받은 (재)경주화백컨벤션뷰로의 경우 경영시스템, 일자리확대 영역 등은 전반적으로 나아졌으나 고객만족성과 영역은 하락한 것으로 평가됐다. 따라서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조직의 노력과 생산적인 조직문화정착을 위해 경영평가에 의한 성과급 지급의 제도 개선과 시행이 요구된다고 했다. ‘나’등급을 받은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지자체 발주 연구사업 및 공모 참여 등 다양한 학술연구를 통해 연구과제성과가 높고 자체수입도 높아 자립성 있는 운영을 하고 있으나 중장기 경영계획 및 환류체계 구축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사업별 고객만족도를 위해 기관운영에 대한 외부 관련인사, 기관, 단체에 대한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조직문화 개선과 활성화를 위한 대안 마련과 지역사회 공헌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노력을 주문했다. ‘다’등급을 받은 (재)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는 기관의 전반적인 전략체계는 갖추어진 것으로 제시되지만 구체적인 경영전략, 전략과제, 세부 추진사업 등에 대한 명칭과 구분 체계 등에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중장기 경영계획 및 환류 체계 구축 강화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경주시 출자·출연기관이 전반적인 경영실적이 향상되고 있는 것은 앞으로 운영에 기대를 하게한다. 그러나 조직의 경영성과를 올리기 위해선 건전한 조직문화와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역할 등이 매우 중요하다. 4개 기관은 이번 평가에서 부족한 부문을 철저히 개선해 지역사회 공공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
운문행 백무산 운문재 넘다 비 만났다 흠뻑 만났다 바람 그늘을 서늘하게 거느린 비 수십만평 한다발로 퍼붓는 비 만난 게 아니라 먹혔다 한점 피할 곳 없는 고갯길 달려도 웅크려도 물구나무를 서도 피할 길 없는 비의 창살 젖은 게 아니라 갇혔다 갇힌 게 아니라 비에게 뜯어 먹혔다 나무 한그루 피할 곳 없는 초원이라면 그곳에서 마주친 맹수라면 공포는 잠깐 기꺼이 그에게 먹혀야 하리 뜯어 먹혀 그들 무리가 되리 피할 수 없는 날은 오지 먹고만 살았으니 먹혀야 하지 운문의 아가리에 들어가야 하는 날이 고요는 비바람 회오리처럼 오네 -삶은 운문행이라는 화두 피할 곳 없는 길에서 비를 만나본 적 있는가? 후두둑 두들기는 비에 속수무책 맞다가 아예 비와 한 몸이 될 정도로 젖어본 적은? 운문재를 넘다가 “수십만평 한다발로 퍼붓는 비”를 만난 경험을 담고 있는 이 시의 묘사는 ‘상像’을 확대하기에 가장 좋은 예다. “바람 그늘을 서늘하게 거느린 비”는 비가 쏟아지기 직전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묘사다. 그러나 이어지는 “만난 게 아니라 먹혔다”에 이르면 시상이 아연 확대된다. 나아가 비에 젖는 모습은 “달려도 웅크려도 물구나무를 서도/피할 길 없는 비의 창살”에 갇히는 것으로, “뜯어먹”히는 것으로 묘사된다. 먹히다니. 비가 내게 달려들어 먹는다는 것이다. 비가 한 마리 맹수가 되는 지점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뜯어 먹혀 그들 무리가 되리”에서는 우리가 죽어 비로 흩어짐을 암시한다. 불교적 인연관이다. 깨달음을 동반한 묘사의 변화와 전환이 이 정도라면 한국시의 한 정점이 아닐까. 왜 우리는 비에 먹히는 것일까? 시인은 넌지시 우리의 욕망을 질타한다. “먹고만 살았으니 먹혀야 하지”. 비는 운문(구름의 문)을 부르고 그것은 “운문의 아가리에 들어가야 하는 날”로 건너뛰어 죽음을 암시함을 어렵지 않게 확인하게 한다. 먹느라 뚱뚱하다 못해 비대해진 우리들 욕망. 그러나 그런 날은 오고야 말지. 우습지 않은가? 아니 허망하지 않은가? 아무리 “웅크려도 물구나무를 서도 피할 길 없는” 죽음이 우리를 먹어치우는, 그래서 우리도 운무로 흩어지는 날이 온다는 것. 그러니 우리 삶은 알고 보면 운문행이지 않겠는가. 이 삶의 고요는, 이런 깨달음은 “비바람 회오리처럼” 급습하듯 오는 것이니.
코로나 정국이 지속되다 보니 우리의 삶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가 발생한다. 마스크만 해도 그렇다. 감기라도 걸렸다면 모를까, 평소엔 잘 쓰지 않을뿐더러 운동을 할 때는 더더욱 써 본 기억이 없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마스크를 쓴 채 격한 운동을 해도 호흡이 그렇게 가뿐 것 같지가 않다. 기분 탓일까. 뿐만 아니다. 동승자 없이 혼자 운전을 하고 있어도 백미러에 비친 마스크 쓴 내 모습이 어색하지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소위 뉴 노멀(new normal), 사회·문화적으로 보편화된 새로운 표준이 정착된 것이다. 상황이 바뀌었으니 표준도 바뀌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향후 10년간 우리가 먹는 음식과 그 재료 생산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대표적 사례가 ‘수직(垂直) 농업’이다. 기존의 논이나 임야 없이 높은 빌딩에다 논과 밭을 수직으로 쌓는 생산 방식이다. 장점이 많다. 에어로포닉(aerophonic:분무 수경재배) 등 수경재배를 기본으로 하는 방식이라 전통적인 농업보다 물 사용량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 물이 부족한 지구 상황에서는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재 가장 큰 규모의 수직 농장은 미국의 플렌티 주식회사(Plenty Inc.)다. 이 농장에는 약 600m 높이의 타워에서 자라는 식물들 주변으로 수 만대의 카메라와 센서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또한 축적된 빅데이터 및 머신러닝으로 최적화된 환경에서 이전보다 규모는 40배나 커졌으며, 동일한 양의 물로 옥외 전통 농지보다 약 350배 더 많은 작물을 기르고 있다. 역시 미국에 위치한 에어로팜스(Aerofarms)에서는 햇빛과 토양도 없이 900톤의 녹색채소를 재배한다고 한다. 그 비밀은 인공지능 제어 LED조명과 영양분을 식물의 뿌리에 직접 뿌려서 공급하는 에러로포닉 방식에 있다. 수직 농업에서 비용의 50~80%를 차지하는 인건비도 자율로봇공학으로 해결할 예정이란다. 가슴 뛰는 동시에 가슴 철렁할 미래이기도 하다. 통상 식자재는 토양에서 분리된 시간이 길면 길수록 영양가는 떨어진다. 자료에 따르면 식자재가 음식이 되어 소비자의 식탁 위에 오르기까지 평균 45%의 영양소가 손실된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수직 농업은 시간과 운송 손실(loss)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충분히 새로운 기준이 될 만하다. 말이 나온 김에 식품 3D 프린팅 이야기도 해보자. 이스라엘의 리디파인 미트(Redefine Meat)는 지방, 물, 세 가지 식물성 단백질로 ‘소고기 아닌’ 소고기를 생산하고 있다. ‘(소)고기의 개념을 새롭게 쓴다’는 사명(社名)이 사뭇 비장하다. 육류 섬유 매트릭스라고 하여 실제 육류와 동일하지는 않지만 최대한 그 질감과 풍미를 모방 중이란다. 아직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그렇다고 연구를 멈출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소가 먹어 치우는 엄청난 양의 사료와 물도 문제지만, 소가 내뿜는 메탄가스와 배설물은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 세포 배양 기술을 통해 연구실에서 고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기존 축산업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동물에게 전혀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고 말이다. 그뿐만 아니다. 집집이 책상 위에 놓인 프린트의 카트리지 격인 파우더(가루)화한 식재료는 자그마치 30년 이상 장기 보존이 가능하다. 어차피 식재료를 가루 형태로 보관한다면, 영화 《설국열차》에서 보듯 징그러운 생김새에 비해 영양가 만점의 곤충도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서도 곤충을 미래의 식량난 해결 대안으로 꼽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음식 3D 프린터는 미래 먹거리의 새로운 표준이 될 만하다. 바닷속 생선도 마찬가지다. 기후 변화로 해양 자원은 빠르게 줄고 있고, 미세 플라스틱 등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해양 오염을 해결하고자 ‘배양’ 생선 기술이 떠오르고 있다. 가까운 미래 어느 저녁 시간, 식탁 위에 놓인 프린터 주변에 가족들이 모여, 대안길 홍*식당 눈꽃갈비에 입가심으로 랑*뜨레 빙설이 ‘출력’되기를 기다리는, 맛있는 상상을 해본다.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을 새로운 표준이 두렵지만 동시에 기대가 되는 이유다.
『삼국유사』「탑상」편에는 ‘남월산을 감산사라고도 한다[南月山亦名甘山寺]’고 하였다. 절의 위치가 토함산의 남쪽 자락이다. 불국사 석가탑 사리함에서 나온 ‘묵서지편’에 의하면 토함산을 월함산(月含山) 또는 함월산(含月山)이라 했다. 사실 기림사가 있는 함월산과 불국사와 석굴암이 있는 토함산은 크게 보면 하나의 산으로 볼 수도 있다. 당시 토함산을 일컫던 월함산 · 함월산을 줄여 ‘월산(月山)’이라고도 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 절 감산사의 뒷산이 토함산 즉 월산의 남쪽에 있으니 남월산이라 했을 것이다. 감산사(甘山寺)의 한자 훈과 음은 ‘甘(달 감)’ ‘山(뫼 산)’이다. 당시 ‘감산’을 이두로 표기했다고 보면 ‘달산’, ‘달뫼’가 된다. 토함산 즉 월산의 남쪽 자락에 있는 이 절을 ‘달산사’ 혹은 ‘달뫼절’ 이라고 불렀는데 한자로 표기하다 보니 감산사가 된 것은 아닐까? 옛 서라벌은 ‘달[月]의 땅이었다. 『삼국유사』에 실려있는 14수의 향가 가운데 달이 등장하는 작품은 5편이나 되는데 해가 등장하는 작품은 단 한 편도 없다. 그리고 신라 왕성의 이름이 월성(月城), 신월성(新月城), 만월성(滿月城)이었고, 별궁도 월지(月池)였다. 또 월성 안에 월상루(月上樓)라는 누각이 있었고, 제망매가를 부른 월명사(月明師)가 피리를 불며 거닌 마을도 월명리(月明里)였다. 당시 달[月]과 관련이 있는 산도 함월산, 남월산, 백월산, 만월산, 월생산이 있었다. 화랑의 별칭이 풍월도(風月道)였으며, 달과 관련이 있는 궁중의 여인으로 경덕왕의 후비인 만월부인, 진덕왕의 어머니 월명부인도 있었다. 그래서 감산사는 월산사, 달산사, 달뫼절로 불리며 당시 신라인들에게는 하늘의 달과 함께 친근한 절이었을 것이다. 감산사지는 경주 외동읍 괘릉리에 있는 옛 사찰로 원성왕릉에서 동북쪽으로 약 2Km 떨어진 위치에 있다. 『삼국유사』에는 왕성에서 20여 리 떨어져 있다고 했는데 월성에서 이곳까지의 실제 거리는 14Km가 조금 넘는다. ‘리’의 단위가 당시와는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곳을 지나 동해구 감포로 가는 국도 제4호선 터널이 토함산 즉 월산 남쪽을 뚫고 2014년 개통되었다. 그런데 ‘감포(甘浦)’의 ‘甘(달 감)’도 신라사람들에게는 ‘달’이라는 의미를 가진 ‘달맞이 포구’였을 것이다. 산사지는 오래전 박물관대학 답사를 비롯하여 몇 차례 찾은 적이 있다. 그러나 찾아가는 길이 간단치 않아 네비게이션의 신세를 지기로 했다. 이번 원고를 쓰면서 1주일 간격으로 두 차례나 찾았는데도 번번이 절 뒤 좁은 길로 안내를 받았다. 목적지를 감산사지로 입력을 하니 ‘감산사지 삼층석탑’이 화면에 표시되어 이를 목적지로 설정하였기 때문이다. ‘감산사지’가 아닌 ‘감산사’로 입력을 해야 한다. 네비게이션이라는 것도 너무 믿을 것이 못 된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믿음이 있다. 틀린 줄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고 믿는 것을 ‘사신(邪信)’이라 하고, 알지도 못하면서 덮어 놓고 믿는 것은 미신(迷信), 다른 사람이 믿으니까 그냥 믿는 것을 맹신(盲信)이라고 한다. 편리하다고 해서 무조건 네비게이션을 믿는 이런 경우는 맹신이다. 감산사는 본전인 대적광전을 중심으로, 향해서 우측으로 극락전과 산신각이 있고 좌측 뒤편으로 요사채가 자리하고 있다. 마당 동쪽으로는 지성당(志誠堂), 서쪽으로 금당(金堂)이 있다. 지성당 왼편에 있는 작은 건물이 종무소이다. 마당 앞으로는 최근에 조성한 자그마한 3층석탑이 있고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3층석탑은 대적광전 뒤에 있다. 과거 기록을 보면 대적광전의 서편 축대 위에는 감산사지삼층석탑 1기 외에 별다른 유물은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작은 불당 2채만이 있었는데, 최근 중창 불사로 넓은 대지에 화려한 건물이 찾는 이를 주눅들게 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탓인지 찾는 사람이 없다. 단지 종무소에 처사 한 분이 백구와 무료함을 달래고 있고 보살 한 분이 지성당 청소를 하고 있을 뿐 이 절을 찾은 사람은 오직 나 혼자 뿐이다. 어디서인가 황소개구리 우는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지난 15일 권원수 씨의 페이스북에 황성공원 풍경 사진들이 올라왔다. 무심코 사진을 보다 황성공원을 오래 와보지 못한 시민들이나 고향 떠난 지 오래되는 출향인들은 전혀 모르는 황성공원의 또 다른 볼거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에게 기억되는 황성공원은 대체적으로 소나무 숲과 충혼탑, 김유신 장군 동상, 호림정, 목월시비, 경주공설운동장쯤과 경주실내체육관, 비교적 최근의 9층탑 모형 등일 것이다. 그런 기억과 달리 권원수 씨가 찍은 사진들은 전혀 뜻밖의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주타임캡슐공원. 2009년에 설치된 캡슐에는 방폐장 유치시 시민들의 찬반자료를 포함하여 경주 시민생활자료 등 480종의 자료를 보관하고 100년 후인 2109년 6월 8일에 개봉할 예정이다. 앞으로 89년 남았으니 개봉 볼 사람들 기대하시길. 공원 안에는 조롱박과 수세미 넝쿨이 치렁치렁한 터널도 있다. ‘한중우호의 숲’도 있다. 2018년 완공된 것으로 경주예술의 전당 북쪽 편에 자리잡고 있다. 상우정(尙友亭)이라는 정자와 연못, 연못을 따라 소담스런 수로도 파여있다. 숲이 함께 조성되어 있으나 아직은 나무가 크지 않아 숲기능은 제대로 못하는 듯싶다. 이 공원에는 중국에서 지장보살의 현신으로 알려진 교각대사(696-794)와 신라를 대표하는 문인·학자인 고운 최치원 선생(847-908)의 흉상도 만들어 놓았다. 이밖에도 황성공원은 최근들어 맥문동 꽃밭으로 유명세를 떨치고도 있다. 권원수는 해마다 맥문동 꽃을 페이스북에 올려왔다. 그간에 황성공원을 다녀가지 못한 시민들이나 출향인들은 관심가지고 들어가 볼 만하다.
많은 지방 사람들, 특히 경주처럼 느긋한 여유를 중요시하는 전통도시 사람들은 서울 사람들의 삶이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다. 틀에 박힌 일상과 빡빡하게 짜진 일정,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약속조차 아무 때나 되지 않는 야박함 등으로 서울사람들을 본다. 오죽하면 ‘서울깍쟁이’라는 말이 생겼을까? 그렇게 생각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진의 시간은 정확하게 지난 14일 오전 6시 15분, 잠실대교 근처 올림픽대로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 시간에 차가 이렇게 많다. 비단 이날만 그런 것이 아니고 대부분 날들이 다 그렇다. 정확하게 말하면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등이 장려되어서 차가 좀 덜 나온 상태다. 지하철 상황은 더 복잡하다. 지금은 지하철이 코로나19 전파의 우려로 거의 50%대 이하로 이용률이 떨어져 있지만 평소의 지하철이라면 6시만 되면 첫출발지에서 두세 정거장만 지나도 앉을 자리가 없고 너댓 정거장 지나면 벌써부터 붐비기 시작한다. 서울은 이런 도시다. 바쁘고 부지런한 도시···, 그래서 활력에 넘치지만 그만큼 빡빡하고 매정한 도시이기도 하다. 이 시간에 도로를 달리는 사람들은 특히 더 그럴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측은히 여겨지기도 한다. 언제나 새벽을 깨우며 일어나 늦은 밤을 달래며 돌아오는 사람들. 지금은 코로나19까지 피해 다녀야 하니 그 정황이 더욱 애틋하다. 대부분 출향인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온 후 처음 생활이 가장 견디기 힘든 이유로 어디를 가나 복잡하고 바빠서 적응 되지 않는 것을 꼽는다. 그러니 늘 넉넉하고 여유로운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추석, 설이라도 고향에 가려고 그 기를 쓰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올해 추석은 그런 마음을 내려놓아야 할 성싶다. 일 년에 기껏 한두 번인 고향나들이를 못하는 ‘고향 떠난 서울 사람들’의 마음은 처연하다. 고향에서 자식들 그리워하고 손주들 재롱 보고 싶어 하는 어른들의 바람이 어그러지는 것만큼이나. 그래서라도 코로나19를 함께 힘 모아 하루라도 빨리 물리쳐야 한다.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센터장 박귀룡)는 미래 직업인이 될 청소년에게 장애인도 큰 가능성과 다양한 능력을 가진 주체라는 점을 알게 함으로써 훗날 더불어 사는 사회, 함께 일하는 사회, 통합사회 구현을 위해 2010년부터 현재까지 청소년장애인인식개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센터는 지난해 8500여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올해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늦어졌지만, 7월 10일 연안초를 시작으로 오는 11월 말까지 학생의 안전을 지키고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해 대면 수업을 줄이고 비대면 실시간 영상 강의 위주로 경북도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센터는 장애유형별 특성에 대한 이론교육 및 다양한 보장구를 이용한 체험활동을 통해 장애 유형에 따른 어려움을 느끼고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 또한 방학기간 중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통합캠프를 실시함으로써 장애인들과 일상생활을 함께 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들은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고 장애인 차별이 내 생각보다 다양한 부분에서 이루어지며 이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몸이나 정신적으로 불편한 사람 우리가 존중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편견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교육을 받았던 고학년들은 장애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져 있었으며 처음 장애인식개선교육에 참여한 저학년들은 장애에 대한 배려가 많아져야한다고 소리 높혔다. 청소년장애인식개선교육을 희망하는 경북도내 초·중·고는 2020년 3월부터 10월 말까지 접수 가능하며 이메일(chunma6622@hanmail.net), 전화(054-775-6623), 팩스(054-775-6632)로 신청할 수 있다.
경주YMCA(이사장 박동섭)는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마스크 보급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한 ‘사랑의 마스크 나눔 운동’을 동참해 그동안 지역사회에 지속적인 운동으로 전개해오고 있다. 경주YMCA는 경주시와 협력해 시민들의 따스한 사랑의 마음으로 십시일반 나눔 실천으로 지난 3월부터 지속적으로 수많은 사람과 기관들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열매를 나누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많은 확진자로 고통을 나누는 대구YMCA, 광주YMCA 등 여러 지역의 도움을 받아 생필품과 소독제를 만들고, 공적마스크 공급이 되지 않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취약계층과 외국인센터 중심으로 나눴다. 경주YMCA가 준비한 생필품과 마스크는 고려인주민들과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특히 외국인 밀집지역인 외동, 성건동 일대의 글로리센터, 베트남마을, 경주외국인센터, 다민족센터, 도움센터, 경주이주노동자센터, 러시아고려인센터, 하이웃, 한마음회, 안강다문화센터, 비안가 노인정, 비인가 공부방 외 공적 도움을 받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을 중심으로 전달했다. 경주YMCA 관계자는 “이번 후원 행사는 시민들의 따스한 사랑으로 마련된 것인 만큼 생활고에 절실한 지역주민과 차상위계층의 어르신 청소년을 중심으로 지원할 예정이다”며 “고려인주민들과 외국인근로자들 특히 경주YMCA 외국인지원센터, 외국인 무료진료 및 생활고에 시달리는 외국인 주민들에게 부족한 마스크와 일상생활용품을 준비해 다시 일상의 행복을 위해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경주YMCA는 앞으로도 경주시와 서로 Win-Win 하여 민관이 네트웍을 형성해 서민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잘사는 경주시, 시민이 다함께 잘사는 경주 만들기에 앞장서는 NGO가 되도록 경주시와 협력해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엄기백 감독의 연극 에이 드림(A dream)이 지난 주 개막한 후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엄격한 와중에도 상당한 집중력을 과시하며 공연 중이다. 에이 드림은 기독교인 사이에 성서 다음으로 많이 읽혔다는 영국의 위대한 작가 존 번연(John Bunyan, 1628~1688)의 ‘천로역정’을 존 번연의 열정적 구도적 생애와 연결해 극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오유리 작가의 치밀한 극본과 연출가 엄기백 감독의 완숙한 관록이 어울려 자칫 식상하기 쉬운 명작을 새롭게 각색함으로써 ‘최고의 천로역정’을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감옥에 갇혀 여러 작품을 쓴 존 번연의 개인사를 조명함으로써 천로역정이 쓰여진 배경을 낱낱이 해석한다. 존 번연이 살던 영국은 종교개혁의 거센 물결이 지난 후 아이러니 하게도 영국 국왕이 종교의 수장이 되는 ‘국교회’가 대중이 되고 동시에 이를 거부하는 청교도적인 종파들이 난립하는 시대였다. 그 중에서 존 번연은 베드퍼드 분리파 교회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며 이 교회의 평신도 설교자로 활약하다 두 번에 걸쳐 12년이나 감옥생활을 하게 된다. 연극은 바로 이 시기, 감옥에서 천로역정을 쓴 존 번연의 구도적 종교관과 갈등상황을 천로역정과 절묘하게 조화시켜 나간다. 극중 주인공 크리스찬이 택한 ‘좁은 문’은 진정한 믿음을 주장하며 국교회를 거부한 채 감옥살이를 택한 존 번연 자신의 모습임이 드러난다. 천로역정은 다소 황당하게 보이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고 작품 속 주인공들의 이름도 크리스챤, 믿음, 소망, 합법, 이성, 무지, 게으름, 거만 등 주인공의 캐릭터를 대놓고 특정 짓는 등 다소 엉뚱하다. ‘내용이 판타지 아냐?’ ‘주인공들 이름이 왜 이래?’라는 의문 역시 연극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풀린다. 극중 존 번연의 현실과 천로역정의 스토리가 교차하며 존 번연과 크리스챤이 대립하고 화해하는 모습을 담은 것은 극의 긴장감을 증폭시키고 감동을 극대화 하는 아주 기발한 장치다. 죽음의 강을 건너 영원한 생명을 얻는 크리스챤의 여정과 감옥에서 풀려나며 자신의 신념을 관철한 존 번연의 모습도 완벽하게 일치된다. 공교롭게도 극의 시작이 영국 대화제와 흑사병이 창궐하던 시대에 맞추어져 있다. 극을 보는 사람들은 이 부분이 마치 일부러 설정해놓은 장치 아니냐고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이 연극은 엄기백 감독이 1년 전부터 계획한 것이었고 오유라 작가 역시 1년 전부터 희곡을 썼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기자 역시 1년 전부터 엄기백 감독이 천로역정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극의 시작이 흑사병 영국의 시작인 것과 이 연극이 코로나19 속에서 열리는 것에 묘한 평행이론이 엿보여 이 역시 어떤 필연성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필이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실시로 인해 극예술·공연계가 침체일로일 때 연극이 시작됐다. 그러나 이 연극은 마치 천로역정에 임하는 크리스챤처럼 망설임 없이 진행됐다. 공연은 질병관리본부가 규정한 자리 띄우기, 발열체크, 관객 실명 체크 등 엄격한 관리 속에서 진행됐지만 그런 까다로움 속에서도 허용된 객석을 채울 만큼 성황이었고 관객들의 반응 역시 폭발적일 만큼 열렬했다. 혹시 다른 공연이나 영화 등을 통해 천로역정을 접한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이번 공연을 볼 것을 권한다. 이 작품은 어쩌면 천로역정을 소설로 미리 읽거나 천로역정과 관련한 공연을 본 사람이라면 훨씬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연극이다. 뻔한 스토리가 아닌 천로역정을 작가적 시점에서 들여다보는 재미가 이 작품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엄 감독은 이번 작품을 연출하면서 이전 어느 때보다 이 작품에 많은 열정을 쏟으면서 숱한 연습공연 때마다 스스로 감동에 겨워 많은 눈시울을 붉히며 작업했다고 고백한다. KBS피디 시절 ‘돈키호테 피디’로 소문날 만큼 저돌적이고 대차기로 소문났지만 한편으로 깊이 있는 크리스챤임을 자부해온 엄 감독이다. 그런 그가 70세를 눈앞에 둔 인생의 완숙한 경지에서 굳이 천로역정을 들고 나온 이유를 알 듯도 싶다. 이 작품이야말로 자신의 예술과 종교적 완성을 향한 ‘좁은 문’ 아니었을까? 그것도 전성기 시절 카리스마 넘치는 과감한 연출로 돌아왔으니 이 작품의 박진감은 물을 필요조차 없다. 날씨가 쌀쌀해져 옷깃을 세우는 시기, 창대하고 열정적인 연극 ‘에이 드림’으로 코로나19에 맞서는 마음의 면역력을 키워볼 것을 권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최악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크고 작은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에 빠졌고 그 속에 고용돼 있는 근로·노동자들 역시 심각한 고용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그간 정부가 고용안정기금을 투입하고 전국민들에게 생활안정지금이 지급되기도 했지만 장기간 끌어온 사회적 거리두기와 심리적 불안감으로 위축된 경제활동이 회생될 가능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멀어진다. 때문에 과거 어느 때보다 고용시장의 갈등은 깊다.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 경영난으로 인해 이들에 고용된 근로자들의 정리해고나 고용철회로 인해 고용주나 고용자 모두가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가장 바쁘고 중요한 활동을 하는 곳이 고용노동부의 각지역별 고용복지 플러스 센터다. 지난달 10일 행정사무관으로 임용돼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 구리 고용복지 센터 소장으로 발령받은 경주출신 권재범 소장은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겁다. 코로나19는 의료인들뿐만 아니라 고용복지플러스 센터 공무원들에게도 이 악물고 맞서야 할 난적이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시기에 새로운 고용을 창출한다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다행히 마스크 생산공장 등 일부 틈새시장이 있긴 하지만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에 지금은 고용창출보다 고용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책정한 예산은 한정적인데 지원받을 대상들은 정부예상보다 많아 이들을 앞을 내다보기 힘든 이로 인한 크고 작은 불만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고 특히 여성과 최근 시대적 흐름으로 갑자기 취약계층으로 떠오른 청년층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한다. 고용복지 플러스 센터는 바로 이러한 시국에서 고용주들에게는 고용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뜻하지 않게 실업당한 이들에게는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재취업 교육을 통해 능력과 성취욕구를 배양하는 전위에서 활동한다. “저희가 아무리 민원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도 실제 어려움에 처한 분들의 심정을 다 알기는 힘들겠지요. 그래서도 더 혼신을 다해 민원 제기하는 분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최선을 다해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과의 상담에서 미흡해하는 분들은 언제건 제가 직접 만나 말씀도 듣고 위로도 드립니다” 권재범 소장은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이 법 적용 규정상 지원받지 못한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발생, 이로 인한 민원이 쇄도하고 재원도 고갈된 상태라 아직도 다 마무리 되지 못해 민원인들에게는 미안하고 이로 인해 시달리는 직원들과 눈 마주치기도 힘 들다고 털어놓으며 2차 안정 지원금 처리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걸러지기를 기대했다. 권소장의 민원인에 대한 마음은 그 자신 어느 국회의원이 발의한 공공부문 허리띠 졸라매기에 기꺼이 동참할 의지가 있다고 공개 선언할 만큼 진심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 그나마 민생경제에 활력 불어넣는 계층이 공직자들인데 이들의 소득을 20% 이상 줄이면 그로 인해 양질의 소비층마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권재범 소장이 노동부에서 활동한 것은 2005년 이후부터다. 그 이전에는 정보통신부 예하인 우체국에서 근무했다. 경북 영일군 청하면 우체국이 공무원 생활의 첫 출발지였다. “집안 형편상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가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때 마침 지인이 공무원 되면 벌어가면서 공부할 수 있다고 권해 바로 9급 공무원 시험을 쳤어요. 합격 후 어릴 때 우체국에 우표 수집하러 갔다가 우표 나눠주는 직원들 보면서 ‘저런 업무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겠다’싶어 우체국으로 지원했습니다” 지원이유 치고는 너무 단순한 생각이 1990년부터 15년 동안 우체국에서 근무하는 인연이 됐다. 그러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민원인들을 상대하며 공무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찾다가 2005년 노동부로 옮겨 대구와 서울, 의정부 등을 거쳐 지금 구리에서 근무 중이다. 2005년은 하필 우리나라 노동계에 민주화 바람이 거셀 때라 이때부터 각종 노동쟁의에서 중재역할을 떠맡은 권재범 ‘근로감독관’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됐다고. “법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노사의 갈등을 조정하고 쌍방이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조정하는 업무가 쉽지는 않았지만 업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나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었습니다. 공무원이 된 보람을 깊이 느끼게 됐지요” 특히 당시 권재범 근로감독관은 지금보다 고용주들의 권위의식이 훨씬 강하고 법대로 성실히 고용을 집행하는 기업들이 드물 때이고 이에 맞서는 근로자나 노동자들 중에서도 집행부의 결정과 달리 다분히 폭력적으로 대응하거 위법한 행위를 하면서까지 과격한 시위를 주도하는 이들도 있어 일처리 과정이 매우 험했다고 회고했다. “대체적으로 고용주보다 피고용주 측 입장을 더 많이 돌봐준 꼴이어서 그로 인해 많은 인사를 들었습니다” 다른 공직자들에 비해 현장의 판단여지가 훨씬 많아 적극적으로 일을 해결하고 그런 일을 통해 남다른 성취감과 공무원으로서의 보람도 컸다고 한다. 그때부터 권재범 감독관은 스스로 ‘평형추’라 칭하면서 고용노동부 생활 15년 동안 한시도 이 역할을 잊어본 적 없다고 자부하며 후배들에게도 이런 신념을 강조한다. 특히 권소장은 어느나라건 선진화 될수록 고용복지의 문제가 중요하게 부각되므로 우리 역시 선진화 될수록 고용복지 공무의 비중이나 업무가 많아질 것이라며 고용복지가 ‘선진국의 척도’라며 스스럼없이 말한다. -2020년 시인 등단, 자연과 벗하며 경주로 귀환하는 꿈 가꾸어 한편 권재범 소장은 지난 2020년 6월에 권위있는 문예지인 ‘문학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권 소장이 문학을 가까이 한 것은 신라중학교 때 기행문 쓴 것이 소년 조선일보 우수상에 당선되면서부터였다고. 그러다 경주고에 진학하면서 그를 기억한 선배들이 권유로 문예 동아리 ‘옥돌’에 참여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교 시절 이후로 시화전에서나 작품을 낼까, 그다지 적극적으로 활동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근래 ‘옥돌’ 모임의 수석총무를 맡으며 선후배 지인들의 적극적인 권유로 등단까지 하게 됐습니다” 등단은 했지만 아직 시인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스스로 송구하다며 지금부터라도 시작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3년쯤 지나 시집을 내볼 계획이라 소개한다. 그런 한편 권 소장은 경주출향인사들 중에서는 ‘산 사나이’, ‘자연인’으로 통한다. 권 소장의 페스북이나 카카오 스토리에는 수시로 산야를 뒤적이며 버섯이나 산나물을 채취하는 글과 사진들이 올라온다. “2000년 대 초반, 지인 한 명이 췌장암에 걸려 고생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마침 이때 젊은 나이에 당뇨병과 고혈압이 찾아와 그때부터 약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권 소장은 이때부터 수시로 책이나 인터넷을 찾아 버섯과 약초, 나무 등에 대한 공부를 했고 마침 직장 후배가 이쪽으로 심취하며 지도해 주어 수시로 산을 찾게 되었다고. 운동과 보신을 스스로 동시에 해결했다는 권 소장이다. 특히나 권 소장의 자연찾기는 그 자신 조만간 고향 경주에서 공직생활을 더 영위하고 싶기에 미래 닦아주는 초석의 의미도 있다. “제 고향이 운곡서원이 있는 강동면 왕신리입니다. 그 유서깊고 아름다운 고향마을을 한시도 잊은 적 없었습니다” 공무원 생활 초기부터 경주로 돌아가 공무생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두었고 이 문제에 관한한 부인과도 일찌감치 협의했다고 단언한다. “저도 경주사람의 혜택을 많이 받았는데 제 업무범주에서나마 고향을 위해 일하며 갚고 싶은 마음입니다” 권 소장이 3년 후쯤 시집을 내보겠다고 한 것 역시 그때쯤 경주로 돌아가 고향의 넉넉한 품안에서 여유롭게 작품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결과적으로 권소장에게는 공직도 좋고 문학도 좋고 자연도 좋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통과의례라는 말이다. 그러면서 권 소장은 스스로 욕심 없이 사는 것이 지금 자신과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 귀띔한다. 경주로 돌아가 시작(詩作)활동하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욕심인줄 정녕 모르고 하는 소리로 들려 183Cm 거구의 그가 더 우직하고 든든해 보인다.
고즈넉한 경주의 풍경에서 소박한 옛 추억이 묻어나고, 전통회화의 화려하고 정교한 묘사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경주를 사랑하는 젊은 예술인들이 의기투합에 나섰다. 청년작가들의 정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전시 ‘제19회 경주 청년작가회 정기회원전’이 19일부터 25일까지 서라벌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것. 경주청년작가회(회장 최두헌)는 이번 전시에서 경주 청년예술정신을 ‘잇다’라는 주제로 전통과 현대적 감성을 아우르는 작품 70여점을 전시한다. 전시에는 김 민, 김민희, 김봉화, 김서한, 박다해, 신상영, 신환수, 임재, 정혜영, 조혜인, 최두헌, 최무상, 최한규 등 총 13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공예, 조각, 전각, 서예 등 다양한 장르의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김 민, 김민희, 김봉화, 정혜영, 조혜인, 최무상 작가가 새로 합류해 더욱 풍성한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파란 눈에 하얀 곱슬머리, 그림 속 몽환적인 에너지와 동화적인 분위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로움을 불러일으킨다. 김 민 작가의 작품 ‘사람형상’이다.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한때는 소중했던 것들도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지는 것이죠. 그러다 우연히 대면했을 때, 놀라움이 주는 복잡한 심경을 표현한 것이 작품 ‘사람형상’입니다. 미처 대상 안에 자리하고 있는 몰랐던 기억과 설렘, 아픔 등 그것들을 사람형상으로 표현한 것으로 텍스트는 없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여러 이야기가 담긴 성인동화 같죠” 예원문화재연구소 대표이자 원광대, 국민대, 동덕여대 등 교단에 서며 후학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김 민 작가의 작품 ‘사람형상’에 대한 설명이다. 익산에 거주하고 있는 김 민 작가는 올해 처음 경주청년작가회에 합류한 신입회원이다. 연구조사를 위해 한 달에 한 번씩은 경주에 들른다는 김 작가는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공통된 소재와 다른 지역이라는 거리에서 교차하는 생소함이 기분 좋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면서 이번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작품마다 청년작가들의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다. 최두헌 회장은 “경주청년작가회는 경주의 청년 예술정신을 잇고, 청년 예단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올해부터는 ‘靑年’에서 ‘清年’으로, 청년의 개념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회원의 나이, 연고 등 범주를 확대해 예술에 대한 맑은 정신을 가진 이(清年)라면 누구나 이 단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작품들을 많이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작품 앞에서 작가의 생각과 공감하는 순간 위로와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경주를 사랑하는 청년예술인들의 노력이 조금이나마 결실이 맺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관람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주청년작가회는 지역 화단에서 활동하거나 경주에 연고가 있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으로 2002년 ‘촌년촌놈들’이란 이름으로 전시를 시작, 2006년 경주청년작가회로 개칭해 해마다 정기전을 가지며 청년 작가들 간의 상생발전과 소통의 장을 이어오고 있다. 오프닝은 19일 오후 5시 서라벌문화회관 전시실.
양동마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18일부터 27일까지 양동마을에서 열린다. ‘작지만 풍성한 프로그램’이라는 테마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코로나19의 상황을 고려해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소규모 행사로 마련된다. 주요 행사로는 △19일 전통혼례(오전 11시, 삼산고택) △20일 고택국악음악회(오후 2시, 6시, 심수정) △25일 고택음악한마당(오후6시, 창은정사) △26일 국악한마당(오후 2시, 체험관앞) △27일 양동운동회(오후 1시~4시, 체험관 체험마당), 통기타고택음악회(오후 6시, 삼산고택) 등이 진행되며, 양동 고택에서의 그림전, 사진전(행사기간내), 떡메치기체험(주말)도 진행된다. 행사를 주관한 양동마을 운영위원회 측은 “규모는 작지만, 마을 주민과 관광객들이 참여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면서 “코로나19로 지친 분들에게 작지만 힐링이 될 수 있는 양동마을 세계유산 등재 10주년 행사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경주 읍성을 콘텐츠로 한 ‘경주읍성 생생나들이’가 내년 지역문화재 활용사업 신규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주시는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2021 문화재 활용사업’에서 ‘문화재야행’ ‘생생문화재’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 ‘전통산사 문화재 활용’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등 전 부문에서 총 7개 사업이 선정됐다. ‘경주읍성 생생나들이’외에도 콘텐츠 우수성과 사업추진 체계운영 등에 대해 관계 전문가들의 엄격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거쳐 ‘21C 글로벌리더양성 新화랑 풍류 체험’ ‘서원에서 배우는 21C 문화리더쉽’ ‘경주 향교 천년문화를 품다’ ‘경주문화재야행(천년역사를품은월성 달빛에 노닐다)’ ‘칠불암 5감感 힐링체험’ ‘경주최부자! 곳간을 열다’ 등을 계속해서 선보이게 되는 것.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은 지역의 문화재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개발해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늘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에 도움이 되고자 기획됐다. 신규 사업 ‘경주읍성 생생나들이’를 기획한 경주문화유산활용연구원 측은 “경주읍성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생생문화재 ‘경주읍성 생생 나들이’ 사업은 경주의 조선 시대와 근대 문화유산을 활용해 조선 시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경주 역사문화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서 “경주시민과 관광객에게 조선과 근대 문화재 향유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경주문화재단 직원들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16일 중앙시장을 방문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재단 직원들은 퇴근길에 시장을 찾아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으로 우리 농·축·수산물을 구매하며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직된 시장에 잠시나마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는 경주..
“아름다운 천년고도 경주를 알려 경주시민은 물론 경주를 찾는 문화관광객들이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안내서를 보기 좋게 꾸미고 싶었습니다” 천년고도 경주의 역사와 문화, 명소를 한 권에 소개하는 종합문화매거진 ‘Beautiful in Gyeongju 문두루비법을 찾아서’가 발간됐다. 경주지역 문인들이 경주의 역사, 문화, 문학, 체험행사, 명소 등을 사진과 칼럼, 시와 수필 등의 다양한 장르로 천년고도 경주의 향기를 담아낸 것. 이 책은 시인이자 수필가인 강시일 작가와 웹진 시인광장의 부주간인 이령 시인, 시인이자 도서출판 인공연못 이원주 대표가 공동 집필했다. 책 제목에 나타난 ‘Beautiful in Gyeongju’는 아름다운 경주로 오라는 권유, 아름다운 경주에서 행복한 시간을 즐기는 비법을 찾기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담는다는 의미다. 또 ‘문두루비법’은 신라 문무왕이 당나라 대군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처방으로 시행한 비법이다. 명랑법사와 12명의 유가명승들이 사천왕사에서 비단을 두르고 5방에 신상을 세우고 진언을 외워 당나라 50만 수군을 풍랑을 일으켜 바다에 수장시킨 방책이다. 저자들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경주를 이해하고, 즐기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경주를 사랑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을 발간하게 된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경주 남산의 별천룡골을 소재로 지은 시 ‘돌부처의 잠’, ‘서출지에 흰 눈이 내리면’, ‘일어서는 골목’ 등의 경주를 소재로 한 시편이 컬러풀한 사진과 함께 펼쳐진다. ‘경주국립공원’ ‘쉰등마을’ ‘황리단길’ ‘토함산자연휴양림’ ‘교촌마을’ 등 경주의 관광명소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천년야행’ ‘달빛기행’ ‘추억의 수학여행’ ‘신라의 밤풍경’ 등 경주의 역사문화를 즐기는 프로그램도 테마별로 다양하게 소개돼 있다. ‘경주는 빵의 나라’ ‘경주의 카페’ 등을 통해 경주의 시대적 트랜드를 따라가는 문화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소개하기도 하며, 사이사이에 ‘구부린 등’ ‘움트다’ ‘남산별곡’ 등의 시와 수필로 문학의 향기를 더하고 있다. 윤병록 경주시 관광컨벤션과장은 “경주의 역사문화관광자원을 재미있고 컬러풀하게 소개한 경주의 관광가이드북”이라며 “경주지역의 대표적인 명소와 체험행사를 추가로 소개하는 후속편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자들은 “경주를 알리고, 지역의 역사문화와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즐길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출판기념회를 겸한 토크쇼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연기한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책은 인터넷서점 교보문고, 알리딘에서 구입할 수 있다. 또 출판사 인공연못에서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강시일 시인은 첫 시집 ‘나의바다’를 출간한데 이어 문화유적답사기 ‘경주 남산’, ‘역사기행 경주’, ‘경주 힐링로드’, ‘새로 쓰는 삼국유사’ 등 9권의 책을 펴냈다. 이령 시인은 웹진시인광장 부주간, 젊은 시동인 볼륨 고문, 동리목월기념사업회 이사로 시집 ‘시인하다’와 ‘삼국유사 대서사시 사랑편’을 펴냈고, ‘대왕소나무 발화법-금강소 스토리텔링집’을 집필했다. 이원주 시인은 경주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인’, ‘은행나무’ 등의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전국 문학동인지 등에 글을 발표하는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는 전업작가이자 인쇄 편집을 직접 담당하는 전문출판인이다.
(재)경주문화재단이 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 창립 이래 처음으로 최우수등급인 ‘가’등급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재)한국산업경제연구원이 경주시 의뢰를 받아 실시한 이번 평과 결과 (재)경주문화재단은 신임 대표이사가 부임하면서 경영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전기 경영실적 평가에서 지적된 기관의 경영시스템 개선에 대한 내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그러한 활동 성과가 일정 부문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재단은 경주시의 시정목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다양한 사업 운영과 활동에 따른 성과를 냈다. 재단에서 수행하는 고유사업에 대한 운영 및 관리가 대체로 많이 향상됐고 기관의 발전과 성과를 위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반면 전체 계약금액 중 조달청에서 계약한 금액의 비중이 미흡하고 기관이 가진 잠재역량이 완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어 전략적인 행보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또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내부 시스템 확립과 조직개편, 전문성 강화가 요구되며 성과관리시스템 등 다양한 방면에서 보다 구체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에 대해 오기현 대표이사는 “지난 10년의 역사를 정리하고 새로 다가오는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수준 높은 문화예술 향유기회 확대’ ‘지역사회와 상생’ ‘신뢰경영체계확립’이라는 비전전략을 수립하고 운영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면서 “다행히 많은 시민과 지역예술가들이 저희의 노력을 이해해주시고 혁신에 함께 동참해주고 계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경주문화재단은 시민과 지역예술인들이 주인임을 한 시도 있지 않겠다”면서 “시민, 지역예술가들의 요구와 질책에 귀 기울이면서 부단히 변화하는 경주문화재단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9년 달성한 경영실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2020년 경주시 출자·출연 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재)경주문화재단은 지난해 86.39점 ‘나’등급에서 91.01점으로 ‘가’등급, (재)경주화백컨벤션뷰로는 88.36점 ‘나’등급에서 90.38점으로 ‘가’등급,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85.86점 ‘나’등급에서 88.92점으로 ‘나’등급, (재)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는 69.80점 ‘라’등급에서 76.88점으로 ‘다’등급으로 4개 기관 모두 2018년 경영실적대비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