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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향기가 넘쳐나는 ‘착한손맛’

“착한 손맛은 방앗간,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이필혁 기자 / dlvlfgur@hanmail.net입력 : 2013년 08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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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소금 쏟아지는 착한손맛엔 삶이 묻어나는 고소한 향으로 가득하다.
ⓒ (주)경주신문사


‘깨소금’ 볶는 향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 있다. 이곳은 신혼부부의 알콩달콩한 깨소금은 아니지만 참기름의 진한 향을 뿜어낸다. 참기름을 짜내는 고소한 향으로 달콤한 냄새가 퍼지는 공간이 바로 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착한손맛’이다.

착한손맛은 일주일에 두 번 참기름 짜는 고소한 향으로 지나는 이들의 코를 자극한다. 깨를 볶아 참기름을 직접 짜내는 착한손맛. 참기름과 함께 달콤한 수제 초콜릿까지. 오감이 즐거워지는 공간이다.

2012년에 문을 연 착한손맛엔 8명의 어르신이 손발을 맞춰 참기름과 초콜릿을 만들고 있다. 무더운 여름에 몸과 마음은 지쳐가지만 이곳의 어르신들은 깨소금 향을 풍기며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선물용 참기름 판매가 늘어나면서 어르신들의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참기름 판매는 매년 매출이 신장하고 있고 특히 추석을 전후해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참기름은 추석 선물용으로 인기가 좋아 착한손맛 어르신들은 추석 선물용 참기름 물량을 맞추는데 여념이 없다.

↑↑ 무더운 날에도 참기름을 만드는 어르신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 (주)경주신문사
참기름은 기계를 이용해 짜내고 있다. 깨끗이 씻어낸 깨를 400℃ 온도에서 볶고, 뜨거워진 깨를 기계에서 식힌 후 유압기를 통해 참기름을 만들어 낸다. 기계를 이용해 힘든 노동은 많지 않지만 참기름 한 병 만드는 데 준비 작업에서 포장까지 하나하나 어르신들의 손길이 닿지 않고선 완성되지 않는다.

고소한 향이 일품인 착한손맛 참기름은 여러 번 기름을 짜지 않고 딱 한 번만 기름을 짜낸다. 한번에 7병 정도의 참기름을 생산한다. 여러 번 기름을 짜내면 많은 양의 참기름을 만들 수 있지만 좋은 참기름을 만들기 위해서 ‘한 번’을 고수하고 있는 것.

착한손맛 박정환(73) 점장은 이곳 참기름이 최고라며 남다른 자부심을 뽐낸다. 그는 “돈 벌려면 이렇게 만들진 않죠. 좋은 재료를 사용해 딱 한 번만 짜내고 저렴하게 판매하는데 좋을 수 밖에”라며 “참기름이 상표로 등록된 곳은 전국에서 착한손맛뿐이여”라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의 말대로 한 번만 짠 참기름 1병에 6000원, 7000원에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이곳은 참기름과 함께 수제 초콜릿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다크 초콜릿에 방부제와 감미료를 전혀 넣지 않은 건강한 수제 초콜릿을 만들고 있다. 방부제를 전혀 쓰지 않아 건강을 챙기고 있지만 유통기한이 짧다는 단점으로 주문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박 점장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주문량이 적다. 주문만 많다면 언제든지 만들 수 있고 많이 팔려야 노인들 일자리도 늘고 보너스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아직 한 번도 보너스를 받아본 적 없다”며 호탕하게 웃는다.

이곳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은 용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닌 삶의 즐거움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거룩한 이름이라며 이름 밝히기를 꺼리는 할머니가 있다. “거룩한 이름은 변말년(69)거룩하지?”하며 꺼낸 한마디에 모두를 웃음바다로 만들어버린다.

변 할머니는 착한손맛이 방앗간 같은 곳이라 말한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나? 고소한 냄새와 즐거운 친구들이 있어 행복한 곳인데 매일매일 와야지”

고소한 냄새와 즐거움이 넘치는 착한손맛이지만 어려움도 있다. 바로 손수 만들어낸 상품의 판로! 박 점장은 착한손맛에서 생산한 참기름과 초콜릿은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은 판로에 어려움이 많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손발을 맞춰 생산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아직 알려지지 않아 고민이다”면서 “부모의 마음으로 만든 상품이 많이 알려져 일감도 늘고 일자리도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기름에 수제 초콜릿, 이젠 원두커피까지 직접 판매해 노인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는 착한손맛! 단순한 수익 사업을 벗어나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 환원을 실천하고 있는 착한손맛의 행보가 기대된다.
이필혁 기자 / dlvlfgur@hanmail.net입력 : 2013년 08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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