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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은 시인의 詩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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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은 시인의 詩間]
공백이 뚜렷하다
-한 해, 다 빠져 달아나버린 딱정벌레의 날들 요즘이야 핸드폰에 달력 기능이 있어 덜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달력 인심이라는 게 있었다. 해마다 연말이면 달력을 얻어 옆구리에 끼고 들고 오는 재미가 있었다..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12월 14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집이 집에 없다
집이 집에 없다 -이문재 집이 집에 없다. 집이 집을 나갔다. 안방이 제일 먼저 나갔다. 안방이 안방을 나가자 출산이 밖으로 나갔다. 윗목이 방을 나가자 마루가 밖으로 나가자 손님이 찾아오지 않았..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11월 30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운문사 뒤뜰 은행나무
-쌓이는 은행잎이 던지는 화두 가는 곳마다 은행나무 황금 잎사귀가 길바닥에 속절없이 내리는 계절이다. 노란 은행잎들은 바람이 없어도 내려 쌓인다. 자신의 몸 그늘에 내리니, 시인의 다른 시 「산수유 나무의 ..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11월 16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여우
여우 -류인서 재 하나 넘을 적마다 꼬리 하나씩 새로 돋던 때 나는 꼬리를 팔아 낮과 밤을 사고 싶었다 꼬리에 해와 달을 매달아 지치도록 끌고 다니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꽃을 샀다 새를 샀다 ..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11월 02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과목(果木)
과목(果木) -박성룡 과목에 과물(果物)들이 무르익어 있는 사태처럼 나를 경악케 하는 것은 없다. 뿌리는 박질 붉은 황토에 가지는 한낱 비바람들 속에 뻗어 출렁거렸으나 모든 것이 멸렬(滅裂)하는..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10월 19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만술 아비의 축문
만술 아비의 축문 -박목월 아베요 아베요 내 눈이 티눈인 걸 아베도 알지러요. 등잔불도 없는 제사상에 축문이 당한기요 눌러눌러 소금에 밥이나 많이 묵고 가이소 윤사월 보릿고개 아베도 알지러요 간..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10월 04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코스모스
코스모스 -송찬호 지난 팔월 아라비아 상인이 찾아와 코스모스 가을 신상품을 소개하고 돌아갔다 여전히 가늘고 긴 꽃대와 석청 냄새가 나는 꽃은 밀교(密敎)에 한층 더 가까워진 것처럼 보인다 헌데 나..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9월 14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눈치
눈치 -박해람 할머니 둘과 일곱 살 아이가 버스를 기다린다. 아이는 말보다 귀가 늙었다 온 동네가 다 아는 엄마 없는 아이지만 아이만 모른 척 한다. 아이는 성격이 좋아서 온 동네의 모른 척들과도 잘 ..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8월 31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오래된 수틀
오래된 수틀 -나희덕 누군가 나를 수놓다가 사라져버렸다 씨앗들은 싹을 틔우지 않았고 꽃들은 오랜 목마름에도 시들지 않았다 파도는 일렁이나 넘쳐흐르지 않았고 구름은 더 가벼워지지도 무거워지지도 않..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8월 17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파도
파도-김현승 아, 여기 누가 술 위에 술을 부었나. 이빨로 깨무는 흰 거품 부글부글 넘치는 춤추는 땅 - 바다의 글라스여. 아, 여기 누가 가슴들을 뿌렸나. 언어는 선박처럼 출렁이면서 생각에 꿈틀거리..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7월 26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물외냉국
외가에서는 오이를 물외라 불렀다 금방 펌프질한 물을 양동이 속에 퍼부어주면 물외는 좋아서 저희끼리 물 위에 올라앉아 새끼오리처럼 동동거렸다 그때 물외 팔뚝에 소름이 오슬오슬 돋는 것을 나는 오래 ..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7월 12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민간인
민간인-김종삼 1947년 봄 심야(深夜) 황해도 해주(海州)의 바다 이남(以南)과 이북(以北)의 경계선(境界線) 용당포(浦)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영아(嬰兒)를 삼킨 ..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6월 28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삼릉, 세 젖무덤 중 하나는
삼릉, 세 젖무덤 중 하나는 -이종암 올봄 동네 친구들 계모임을 경주에서 했다 서울과 부산, 대전과 대구, 구미와 창원 그리고 청도와 밀양, 포항에서 온 친구들 불국사, 안압지, 첨성대를 보고 황룡사..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6월 15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손진은 시인의 詩間-눈먼 공범자
눈먼 공범자 -김상미 어딜 가도 TV 화면이 흘러나온다. 식당에서도, 은행에서도, 관공서에서도. 도서관 휴게실에서도, 버스 안에서도, 기차 안에서도, 거리 곳곳 구석구석, 가는 곳마다 예외 없이 잔..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5월 31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放心
放心 -손택수 한낮 대청마루에 누워 앞뒤 문을 열어놓고 있다가, 앞뒤 문으로 나락드락 불어오는 바람에 겨드랑 땀을 식히고 있다가, 스윽, 제비 한마리가, 집을 관통했다 그 하얀 아랫배, 내 낯..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5월 17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숲으로 된 성벽
숲으로 된 성벽 -기형도 저녁 노을이 지면 神들의 商店엔 하나둘 불이 켜지고 농부들은 작은 당나귀들과 함께 성 안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성벽은 울창한 숲으로 된 것이어서 누구나 寺院을 통과하..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5월 03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손진은 시인의 詩間-四千의 날과 밤
四千의 날과 밤 -다무라 류우이찌 한편의 시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우리들은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 숱한 것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 숱한 사랑하는 것을 사살하고 암살하고 독살해야 한다 보라..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4월 19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손진은 시인의 詩間-노란 단무지
노란 단무지 -이윤학 옹벽 위에서 쏟아져 내린 개나리 줄기들 옹벽에 페인트칠을 한다. 보도블록 바닥으로 페인트 자국 흘러내린다. 옹벽 밑에는 일렬횡대로 종이박스가 깔렸다. 할머니들은 ..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3월 29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손진은 시인의 詩間-울다
울다 -양애경 뻐꾸기는 뻐꾹 뻐꾹 울어서 참 좋아 뻐꾹 뻐꾹 울면 뻐꾸기인 걸 금방 알게 돼서 좋아 까치는 깍 깍 울어서 참 좋아 까치인 걸 금방 알게 돼서 좋아 사랑하는 사람아 뻐꾸기..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3월 15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손진은 시인의 詩間-고로쇠 나무
고로쇠 나무 -권주열 이른 봄 나무들이 산 채로 목에 빨대가 꽂혀 있다 지하 컴컴한 곳에 발을 묻고 꼼짝달싹 못 하는 저 생生을 향해 우리는 떼지어 몰려들었다 하지만 아무도 검은 망토를..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03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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