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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은 시인의 詩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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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은 시인의 詩間]
엿장수 원효
엿장수 원효 전인식 골목길에서 한 사내 떠들어 댔네 무슨 소린지 알아듣지 못한 나 빈병과 헌책, 고장난 선풍기를 들고 나갔네 그 사내 보이질 않고 사금파리 하나에 골목길이 환하였네 멀리 ..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10월 09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발해로 가는 저녁
발해에서 온 비보 같았다 내가 아는 발해는 두 나라의 해안을 간직하고 있었던 미쁘장한 한 여자였다 마을에서는 유일하게 자전거를 다루어 들을 달리던 선친의 어부인이기도 하였다 학교 가는 길에 들렀..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9월 26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키질
키질 손창기 어머니가 하는 말은 키질로 피어나서 먼지가 일렁이는 헛간의 어두움 속에 있다 도무지 흐릿하여 걸어놓은 망태기처럼 걸러낼 수가 없다 바쁜데 왜 내려 왔느냐! 자식 키우느라 ..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9월 06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쉽게 쓰여진 시
쉽게 쓰여진 시 윤동주 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8월 23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흑백사진-7월
흑백사진-7월 정일근 내 유년의 7월에는 냇가 잘 자란 미루나무 한 그루 솟아오르고 또 그 위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내려와 어린 눈동자 속 터져나갈 듯 가득 차고 찬물들은 반짝이는 햇살 수면에 담..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8월 01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녹슨 솥 곁에서 -古代
녹슨 솥 곁에서 -古代 장석남 부엌문이 열리고 솥을 여는 소리 누굴까? 이내 천천히 솥뚜껑을 밀어 닫는 소리 벽 안에서 가랑잎 숨을 쉬며 누워 누군가? 하고 부를 수 없는 어미..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7월 18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그리운 남풍 2
-인정과 가난, 설움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그 시절 결혼식을 마치면 삼촌들과 고모들은, 그 자식인 사촌들은 안 방, 건넌방에 모여 저마다 신산한 삶의 이야기들을 꺼내놓았다. 어느새 손자 손녀를 업고 온 ..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7월 04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콘크리트 바닥이 금이 가는 까닭은 단단한 등딱지가 쩌억, 쩍 갈라지는 까닭은 밑에서 쉬지 않고 들이받는 머리통들이 있기 때문이다. 콘크리트가 땅을 덮고 누르기 전 그곳에 먼저 살던 원주민이 있기 때문이다..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6월 20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경주「귀로」다방-정민호
경주 「귀로」다방 정민호 그 때는 그랬지, 멋스럽게 기대앉아 종일을 몸을 비비고 차를 마셨지 오가는 농담으로 마담과 함께 희망곡도 보내고 모닝커피도 마셨지. 시인 한하운도 왔었고, 가짜 ..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6월 05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고양이가 다니는 길
-고양이와 사랑의 당돌하고도 낯선 결합 소재를 참 가까운 곳에서 가져왔다. 시인은 어렵게 쓰지 않는다. 사랑은 고양이가 다니는 길이라는 거다. 고양이와 사랑의 당돌한 결합이 낯설면서도 신선하다. 좋은 시는 ..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5월 23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작은 신앙 -이병일
-그녀의 이름은 어머니시다. 이런 여자가 기억나지 않는가? 이제 제대로 잘 운신하지도 못하고 새벽잠이 줄어든 여든[傘壽] 줄의 여인. 위중한 일이 없으면 시련(북풍)을 뚫고 키를 키운 목련의 의연함을 말없이 ..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5월 09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연둣빛까지는 얼마나 먼가
-새잎, 그가 내미는 위로와 공감의 말 봄이 되어도 유난히 더디 잎새를 피우는 나무가 있다. 감나무가 그렇고 대추나무가 그렇다. 특히 대추나무는 다른 나무가 이미 꽃을 피워내고 잎이 무성하도록 앙상한 몰골로..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4월 25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영산홍(映山紅)
-영산홍, 어느 슬픈 인생의 압축된 서사 영산홍이 피었다. 벚꽃과 개나리가 지고나자 눈에 띄지 않는 꽃이 정원에 진홍빛 얼굴을 살풋 내밀었다. 영산홍은 철쭉에 가깝다. 그러나 철쭉꽃이 색상이 뚜렷하고 큰 데 ..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4월 11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봄은 전쟁처럼 -오세영
-생명의 아수라장인 봄의 전쟁 봄을 이렇게 강렬하고 격하게 표현한 시를 읽는다. 봄이 전쟁이라니? 이 비유는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는다. 아니 역설처럼 보인다. 그래서 너 놀람을 준다. 시인은 예상하지 않은 ..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3월 28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鐵(철)을 버리다-유종인
-스테이플러 철심에서 발견하는 야성의 영혼 왜 있잖은가? 완력에 순응하며 살아가기를 거부하는 사람. 숨죽이며 살아가는 다수들 가운데서 적당히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 아니 자신이 원하는 곳이 아니라면 절대..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3월 14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호기심과 궁금증이 없다면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까. 이 시는 만물에 깃든 존재의 근원과 현상을 어린이다운 시각으로 질문하고 있다. 물론 그 질문의 끝은 “우리는 단지 질문하다가 사라질 뿐”이라는 인간의 왜소..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2월 28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백석
-세상을 버리고 순수해질 수 있는 용기 며칠 전 반월성에 때 아니게 내린 눈을 핸드폰으로 찍어 내게 보내오면서 지인이 적은 제목은 ‘벚꽃 피다’였다. 아닌 게 아니라, 가지에 가득 내린 눈은 활짝 핀 벚꽃과 ..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2월 14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스테이플러 씨
-사자 아가리보다 게걸스런 스테이플러의 식욕 사무실에서 가장 많이 쓰는 도구는 아마 복사용지와 함께 스테이플러일 것이다. 작은 서류 뭉치는 어김없이 따악, 하는 스테이플러로 철해진다. 순식간에 책상은 그 ..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1월 24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박라연
-새해의 일출을 보며 새해가 밝았다. “목메게 불러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길만 가는 게 시간이다.” “눈보라 모진 광풍, 칠흑의 어둠 속에서도 앞만 보며 잘도 가는 게 세월이야.” 신년을 맞을 때마다 떠올..
경주신문 기자 : 2019년 01월 11일
[손진은 시인의 詩間]
성탄제
-그 시절. 아버지가 그린 ‘성탄’의 그림 성탄 시즌이다. 흥청거리는 축제가 도심의 거리를 달구고 있다. ‘크리스마스 베이비’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원래의 의미가 퇴색된 성탄 풍경이 일상화된 지 오래다..
경주신문 기자 : 2018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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