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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리단길, 꿈에 부풀다(3)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55호입력 : 2020년 09월 10일
↑↑ 김경애 시인,
경북문화관광해설사
먼 들녘으로 여물려가는 나락이 가을볕을 야무지게 잡아당긴다.

위력을 줄이지 않는 코로나19 여파 속에 태풍 마이삭, 하이선이 휩쓸고 간 분탕이 심하다. 폭우와 폭풍에 뿌리째 휘말려도 가을 햇살에 생기를 돋우는 나뭇잎들의 향연이 갈바람에 빛 부시다. 세상이 어수선해도 자연의 섭리는 질서 정연하게 계절을 풀어놓는다.

황남동 황리단길 능과 능 사이가 가을 햇살 받아 선명하다. 주말이면 대릉원 돌담길 차 없는 거리가 도래한다. 보행자 안전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거리로 거듭나기 위한 일환이다. 그리고 구 황남초 남쪽에 지역주민들과 관광객 주차 편의제공, 황남동 황리단길 상권 육성을 위해 주차면수 181대 규모의 대릉원(황남지구) 공용주차장도 준공 되었다.

신비로운 고분들이 훤히 내다보이게 대릉원 키 높은 담장을 새롭게 조성해도 한층 천년이 살아날 것 같다. 대릉원 뒷담벼락 돌담골목길은 호프집 커피숍 카페 피자집 이상복경주빵 한옥펜션 숭혜전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홀로 거닐어야 비로소 보이고 만나지는 옛 삶의 터전에 테이크 아웃 커피 한 잔으로 끄집어내는 낭만이 여유롭다. 단발머리 여학생 시절 줄줄 외던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날’ 시가 잡힌다.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에 바람을 풀어 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홀로인 사람은 오래도록 고독하게

잠 못 이루어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낙엽이 흩날리는 날이면 불안스레

이리저리 가로수 사이 길을 헤맬 것입니다

황리단길, 신라천년의 숨결 속으로 빠져드는 여행의 신비와 더불어 현재를 돋을새김 하는 아름다운 추억의 장면으로 찍힐 것이다. 타박타박 걸음을 늦춰보는 시간들 속에 힐링의 천년을 느낄 것이다.

한때는 침침하고 기죽은 좁은 골목길이었다. 낡고 오래된 한옥의 정겨움을 살려 현재의 멋과 감각으로 잇대고 덧댄 젊은 용기들이 만들어 낸 꿈의 동네가 되었다. 그저 만들어진 관광 핫 플레이스가 아니다. 청춘의 땀과 눈물과 용기로 억척스레 일궈낸 일터 황리단길 인 것이다.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새로운 상가의 대표들은 청춘의 빈손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경주의 경제를 살리는데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주시(慶州市)는 젊은 청춘들이 땀과 눈물과 열정으로 일궈가는 꿈의 현장에 그들의 편에 서서 행정적 소통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에서 관광경주의 경제를 곧추세우는 젊음의 용기와 기백을 북돋우는 실무를 펼쳤으면 하는 시민의 바람이다.

며칠 전 한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 한숨 섞인 말을 들었다. 작년에 결혼식장에서 아들부부가 황리단길에서 제과빵집을 열어 신혼살림을 차린다고 했다. 영업이 잘 되는지 물었더니 1년하고 접었단다. 듣는 나도 놀라 이유를 들었다. 상가주인이 부지기수로 가게 세를 올려 도저히 집세를 맞출 수 없었단다. 첫 출발하는 신랑 신부 꿈을 송두리째 흠집 내는 참으로 씁쓸한 이야기다.

그리고 또 한 예는 세 살 박이에 임신한 아내와 고향으로 내려온 젊은 가장이야기다. 올해 일월에 가족이 전입신고를 하고 꿈에 부풀은 도전장을 황리단길에 걸었다. 낡고 허름한 옛 가옥을 비싼 월세를 얻어 전세금 퇴직금 몽땅 투자했다. 그런데 뜻하지 앓은 코로나19 악재로 현대 감각에 맞추던 리모델링 계획이 한없이 늦어져 8월에서야 영업을 시작했다. 생계를 짊어진 가장으로써 애간장이 탄 것은 두말할 나위 없었다. 그런데 시작하자 민원고발이 접수 되었단다. 삼면을 유리로 증축한 부분이 불법증축이었단다. 젊은 가장이 전 재산을 걸고 꿈에 부풀었던 열정이 건축법의 난제로 또 한 번 벽에 부딪친 것이다.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이며 시민의 경제를 살리는 황리단길 새로운 상가들이, 현실감 없는 허가에 묶인 규제로 과반수 넘게 무허가 증축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란다. 영업이 잘 되면 이웃끼리 민원고발을 일삼아 벌금으로 시달리고 있는 고충을 경주시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해답이 필요하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앞날이 막중한 경주시민의 한사람인 젊은 가장의 일터와, 경주시(市) 행정이 충돌하지 않고 상생하는 절충안이 절실하다. 시민의 손실과 젊음의 꿈을 막아버리는 행정이 아닌, 시민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융통성 있는 행정을 도모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행복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되기 위해 선 시민 편에 서서 구제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55호입력 : 2020년 0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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