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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다니는 길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391호입력 : 2019년 05월 23일

  
↑↑ 손진은 시인
-고양이와 사랑의 당돌하고도 낯선 결합

소재를 참 가까운 곳에서 가져왔다. 시인은 어렵게 쓰지 않는다. 사랑은 고양이가 다니는 길이라는 거다. 고양이와 사랑의 당돌한 결합이 낯설면서도 신선하다. 좋은 시는 자신이 충분히 보거나 경험한 것, 가까운 곳에 있는 것, 하찮은 것에서 온다. 중요한 것은 어떤 소재를 택해 쓰느냐가 아니라 어떤 소재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느냐이다.

그렇다. 고양이는 사람이 다니는, 눈에 띄는 너른 길을 선호하지 않는다. 훌쩍, 담장 위를 뛰어올라 조용하고 다정하고, 때로 위태롭게(그것도 인간의 시점이겠지만) 걷는다. 착 달라붙고(“어긋나지 않고”), 바쁠 때는 보이지 않는(“침잠의 때에만 열리는”) 고양이가 다니는 길. 그 길이 차분한 어느 시간에 문득 눈에 띄듯, 우리의 사랑이라는 것도 혼자 잔잔히 짚어볼 때야 “그게 사랑이었구나” 문득 깨닫는다. 어둠 속에서도 두 눈에 불을 켠 ‘러시안 블루’처럼(“먼 허공에만 빛 띄운 어둠의 길”). 어둠 속에서도 푸른 전류를 보내는 게 사랑이다. 가랑비 옷 젖듯이 흠뻑 적시게 되는 사랑, 절벽 위를 걷는, 격렬함을 안고 있는 고요하지만 아찔한 사랑.

형식적으로도 3연 1,2행에 “말을 들어보니/사랑이 그러하네”란 말을 배치함으로써 고양이가 다니는 길과 사랑의 길이 같다는 사실의 균형성도 고려했다. 예컨대 시인은 같은 의미임에도 1연에서는 그것을 “위태롭다”라는 관념어를 쓰고, 3연에서는 “절벽과 노니는 길”이라는 이미지로 적절히 잡아낸다. “격렬한 고요의 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마지막 연 “어긋나지 않고/따스하게 숨은”은 다른 듯 닮은 두 속성을 절묘하게 합쳐놓았다.

사랑이라는 정의하기 쉽지 않은 명제를 이렇게 친근하고도 나긋하게 묘사한 시를 읽는 기쁨!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391호입력 : 2019년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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