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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발굴과 복원은?
신라왕궁 월성 발굴 첫 삽-장기사업 재원 확보 관건
이성주 기자 /  1171호입력 : 2014년 12월 22일
|  | | | ↑↑ 신라궁궐 ‘월성’은 화려했던 신라천년 역사의 중심이다. 지난 12일 발굴조사를 위해 고유제를 지내고 본격적인 발굴을 시작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지역이 광범위 해 A~D 4개 구역으로 나눠 C지구를 경주국립문화재연구소에 의뢰해 우선 발굴하기로 했다. | | ⓒ (주)경주신문사 | |
신라왕경복원사업의 핵심인 신라왕궁 월성 복원을 위한 발굴조사의 시작을 알리는 고유제가 지난 12일 오후 2시 경주월성(사적 제16호)에서 열렸다.
이날 고유제에는 나선화 문화재청장, 주낙영 경북도 부지사, 최양식 시장, 권영길경주시의회의장, 최광식 신라왕궁복원정비추진위원장, 경주시 각 기관단체장, 신라왕궁 복원ㆍ정비 추진위원, 고고학계 인사, 신라왕족인 박씨, 석씨, 김씨 대표,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주향교가 고유제를 집례했다.
고유제는 천지신명과 지역주민에게 발굴조사의 시작을 알리고 조사단의 안전과 성공적인 조사를 기원하는 행사로 농악길놀이와 비나리 공연 등 식전행사에 이어 고유제, 시삽, 음복 순으로 진행됐다.
최양식 시장은 인사말에서 “신라천년 수도이며 민족문화의 본향인 경주의 정체성 회복과 함께, 화려했던 신라문화의 정수인 왕궁을 새롭게 복원하는 역사적인 발굴·복원 고유제가 개최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 사업을 뒷받침할 재원 확보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성 발굴조사 스토리
경주시민들에게는 ‘반월성’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월성’은 인왕동 387-1번지 일대에 총면적 20만7528㎡(성벽면적 9만9004㎡/성내면적 10만8524㎡) 규모다. 파사니사금 22년(101)에 건설돼 신라가 멸망하는 경순왕 9년(935)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신라천년 역사의 중심이다.
월성의 최초 발굴조사는 100년 전인 일제강점기 때다. 1915년 일본인 鳥居龍藏(도리이 류조)에 의해 발굴조사가 진행됐으며 성벽 하부 5개 층위에서 골촉, 골침, 멧돼지 이빨, 사슴뿔, 동물뼈, 탄화곡물, 토기편이 출토됐다.
이후 동문지 발굴조사(1979~1980년)에서 문지(정면 1칸, 측면 2칸)와 성벽에 대한 대략적인 토층과 석축해자 유구가 확인됐다. 해자 시굴조사(1984~1985년)에서 해자의 대체적인 규모와 성격을 파악, 해자 기능 상실 후 통일신라 건물지 축조 사실을 확인했다.
해자 및 주변 유적 발굴조사(1985~2014년)에서 1~5호 해자와 계림북편 건물지, 첨성대 남편 적심건물지, 월성 북서편 건물지 등이 확인됐고, 이후 지표조사(2003~2004년)에서 월성의 자연적·인위적 훼손 양상이 확인됐다. 그리고 70여기의 초석과 연지, 우물지, ‘在成’명 기와와 일부 지역 지하레이더탐사로 상당수의 유구 존재를 확인했다.
월성의 내부 지하레이더탐사(2007년)를 통해 유구 밀집지역(2, 3, 6, 9, 14구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경주 월성 기초학술조사 보고서’가 2010년 발간됐다.
올해 월성 발굴조사 타당성 검토, 월성 발굴조사 계획 연구, 국내외 궁성제 비교 연구, 그리고 유적정비 사후 평가지표 개발, 유적 정비 현황에 대한 여론조사 등을 실은 ‘경주 월성보존정비정책연구 종합보고서’가 발간됐다.
문화재청은 지금까지 월성에 대한 조사 연구는 지표조사(2004년)와 지하레이더탐사(2007년), 식생 및 고지형 연구(2010년) 등 기초조사에 불과하며, 왕궁 실체에 대한 연구는 전무하고 했다.
그리고 월성 발굴조사는 외곽지역과 해자에 국한돼 이뤄졌으며, 내부는 1979년 동문지(면적 66.98m2/전체면적의 0.03%)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월성복원 위해 첫 삽을 뜨기까지
신라왕경 핵심유적복원사업 추진은 작년 10월 21일 중앙(문화재청)과 지방(경북도, 경주시)이 상호 업무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이후 올해 4월 28일 교촌마을 내에 ‘신라왕경유적 복원정비사업추진단’을 설치했다가 7월 30일 인왕동에 새로운 사무실을 마련해 이전했다.
경주시는 지난 10월 8일 문화재청에 월성에 대한 발굴조사를 요청했으며 왕경추진단 자문위원회 발굴조사 계획 보고 및 검토를 거쳐 국가기관에서 일관성 있는 책임조사가 필요하고 전체적인 시굴조사보다는 일정 구역에 대한 조사를 우선 실시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분과는 10월 17일 발굴을 허가했다. 그리고 11월 10일 월성 전체 20만7528㎡ 중 1차로 5만7000㎡에 대한 발굴을 위해 경주시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이달 12일 고유제를 시작으로 월성은 이제 새로운 역사를 기대하게 됐다.
#월성 발굴 어떻게 진행되나?
월성은 총 20만7528㎡(성벽면적 9만9004㎡/성내면적 10만8524㎡) 규모다. 현재로선 넓은 지역을 동시에 발굴조사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문화재청은 월성 전체에 대한 발굴조사를 2023년까지 10년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월정교 쪽)에서 동(박물관 쪽)으로 A~D개 4개 지역으로 구분해 발굴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2015년까지 C지구(조사면적 5만7000㎡)를 시굴조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동서 11열, 남북 9열 시굴갱(4×20m)을 20m 간격으로 배치해 유구층이 확인되면 발굴로 전환할 예정이다. C지구 발굴조사를 전면 제토 후 문지와 9구역 건물지 등 주요 건물지에 대한 발굴조사에 들어간다.
중장기적으로는 우선 1단계에서 월성 중앙부(B, C지구)시굴조사와 3, 6, 9구역 건물지(정전 등 추정지), 연지 발굴조사, 북·동문지 및 북·남성벽 발굴조사, 월성 정비(안) 연구·제시한다. 2단계는 월성 양단부(A, D지구)에 대한 시굴조사와 2, 14구역 건물지(침전, 남당 추정지), 연지 발굴조사, 남·서문지 및 남·서 성벽 발굴조사, 월성 정비(안) 연구·제시한다.
1단계(2014∼2018년/5개년)에는 월성 중앙부 시굴조사와 정문으로 추정되는 북문지와 동문지, 남문지, 서문지를 발굴조사하고, 2단계(2019∼2023년/5개년)에는 원지와 기타 유구 확인지역을 발굴하며, 학술대회 개최 및 발굴 종합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전문성과 지속성이 요구되는 발굴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1단 3과 5팀으로 이루어진 월성발굴조사단을 구성했다. 발굴조사단은 발굴조사→출토유물 보존처리→복원 연구 등 각 분야별 기능을 아우르는 통합 추진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문헌사, 고고학, 고건축 전문가로 이루어진 학술자문단을 구성해 현장 상황에 따라 정기, 수시로 자문회의를 개최하는 등 월성 발굴이 다른 유적 발굴조사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홍보·활용팀은 발굴 조사과정과 현장 공개, 중요 유물의 전시와 관람 등을 위해 관람 데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활용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하는 등 유적의 관광 자원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월성 발굴과 복원의 과제는?
월성 복원을 비롯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결국 예산확보가 가장 관건이다.
이 사업은 월성·황룡사·동궁과 월지·월정교의 복원·정비 등 4개 사업, 쪽샘지구·신라방리제·첨성대 주변의 발굴·정비 등 3개 사업, 도심 대형고분의 재발굴·전시사업 등 8개 사업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총사업비만 대략 9450억원(국비 6615억원, 지방비 2835억원) 규모다. 이중 핵심사업인 월성복원·정비사업 예산은 2700억원(국비 1890억원, 지방비 810억원) 가량이다.
지역에서 신라왕경 복원을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것도 안정적인 예산확보 때문이다.
경주시는 지난 2월 ‘신라왕경 핵심유적 사업의 안정적인 재원확보와 특별법 제정을 위한 중간보고회’를 개최하는 등 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왔다.
특별법의 골자는 ‘신라왕경행심유적복원정비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설치하고 문화재청은 계획을 수립해 문화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이 특별법은 정수성 국회의원의 대표발의로 49명의 국회의원들이 발의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하지만 발의한 국회의원들이 적어 특별법 제정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역 한 인사는 “장기간 소요되고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신라왕경복원정비사업의 특별법 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처음 탄력을 받았던 것과는 달리 현재의 분위기로 보면 발의 국회의원들이 적어 특별법 제정은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10년을 잡고 있는 월성 발굴이 차질 없이 진행되더라도 예산과 인원 투입의 한계가 있다면 복원된 신라왕궁 ‘월성’의 모습을 보기까지는 30~40년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성주 기자 / 1171호 입력 : 2014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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