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솔거미술관’
경주신문 기자 /  1185호입력 : 2015년 04월 02일
 |  | | | ↑↑ 선애경 문화부 취재기자 | | ⓒ (주)경주신문사 |
경주의 첫 번째 미술관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솔거미술관이 우여곡절 끝에 오는 8월 개관 할 예정이다. 지루하게 끌어왔던 사안임 만큼 말도, 탈도 많았다. 이름 석자를 걸고 신라의 화려했던 수 만명 창조의 혼신들을 접하는 즐거움으로 경주에 산다는 소산 박대성 화백. 박대성 화백은 금세기 화단에 다시 나오기 어려운 한국화의 거목이다. 2003년 최고의 한국화가 1위로 선정된 박 화백은 전통 실경산수를 꾸준히 이어오면서 역사의식을 곁들인 작업방식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고대의 꽃’이라 할 신라 경주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최근 뉴욕에서 한국인 수묵작가로는 첫 개인전 ‘불밝힘굴(케이브 오브 라이트)’을 마치고 온 박대성 화백을 직접 만났다. 박 화백은 ‘공적인 약속이어서 사적인 입장만을 고수할 수 없었으며 처음 경북도와의 협상은 매우 순수해 작품의 상당수를 기증할 의사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증의 형태를 띠기는 하나 흔쾌하게 기증 할 수 없는 심정’이라고 했다. 완성도 높은 미술관을 지향한다면 작가의 정신세계까지 보호해줘야 한다는 측면에서 박 화백은 오랜 논쟁에 지쳐 있었다.
지난 2008년 당시 박대성 화백은 경북도에 자신의 작품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경북도와 경주시는 작품 기증자인 박대성 화백의 이름을 따 ‘박대성 미술관’을 추진했다. 이는 곧바로 지역 미술계의 특혜시비에 휘말리면서 2011년, 시는 지역미술인 단체와 협의를 통해 ‘솔거미술관’으로 명칭을 바꾸기로 결정한다. 2012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 내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솔거미술관을 착공하고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그러나 박 화백은 개관을 앞두고 미술관 명칭을 박대성 미술관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는 논란으로 확산됐으나 박 화백이 최근 작업 공간과 전시공간을 대폭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일단락 된 것.
문화예술과 박차양 과장은 경북도엑스포 측과 박 화백 측이 조율하고 검토해 오는 8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실크로드경주2015’오픈 기간에 맞춰 개관할 예정이라 했다.
솔거미술관에는 박 화백의 작품 280여 점을 비롯해 박 화백의 소장작품 등을 기증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시실로 명시된 공간 452㎡는 박 화백이 사용하고 작업공간(별관), 아트샵, 교육장 등 265㎡는 지역작가의 전시와 아트샵으로 병행해 운영할 예정이다.
첫 개관전이니만큼 지역작가의 작품도 엄선해서 걸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역 작가 전시작품은 지역에서 명망있는 작가나 작고했으나 비중있는 화가들의 작품을 미술협회와 공감대를 형성해 걸 계획이라고 하지만 이 점도 설왕설래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지붕 두 가족인 형국이다.
시 관계자는 “박 화백의 시도로 미술관 건립이 발아됐으나 여론의 악화로 기본 방향이 틀어져 건축된 것은 사실이다. 차제에 경주시립미술관도 건립될 계획이어서 시립미술관이 건립된다면 솔거미술관의 정체성이 좀 더 확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선 뾰족한 대안이 없다”며 박화백의 전용관도 아니고 시립미술관도 아닌 미술관의 정체성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을 달랬다.
경주시도 개인미술관 건립이 처음이라 지역의 많은 미술인의 오랜 숙원과 의견도 무시할 순 없었을 것이다. 특별한 명작이 있고 그 명작의 주체인 작가를 만날 수 있을때 전시 효과가 있다. 박 화백이 혼신을 바친 역작을 이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좀 더 지혜롭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깝다. 천재를 길들이는 것은 어렵다. 천재의 특수성은 존중돼야하고 작가는 작품으로 평가하고 보호해야 한다.
박 화백은 경주가 배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세계적인 작가다. 때마침 경주를 방문한 김성림 전 샌프란시스코 아시안아트뮤지엄 큐레이터는 “박 화백의 작품에는 가장 한국적이면서 경쟁력 있는 독특한 한국적 정신의 정수만이 모여져 있다. 그래서 가장 세계적이고 그들에게 어필하는 것이다. 우리의 ‘정신과 저력’을 믿는 확신 없이는 불가능한 역작들이다”고 평했다. 그를 보호하고 ‘이용’할 순 없었는지. 시립미술관의 물꼬를 이제야 트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박 화백의 말이 오랫동안 남는다. “내 여생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절대절명의 시기라고 생각한다. 가장 왕성한 에너지를 집약해 요즘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작품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작품이 탄생할 지 환희에 차 있다" |
경주신문 기자 / 1185호 입력 : 2015년 04월 02일 
- Copyrights ⓒ경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방문자수
|
|
어제 방문자 수 : 24,333 |
|
오늘 방문자 수 : 277 |
|
총 방문자 수 : 7,072,630,518 |
|
상호: 경주신문 /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계림로 69 / 발행인·편집인 : 손동우 / 발행인 : 정학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동우
mail: gjnews21@hanmail.net / Tel: 054-746-0040 / Fax : 054-746-004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024
Copyright ⓒ 경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
|
|
|
|
|
회원가입
기사쓰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