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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럴 해저드
만성적인 도덕적 해이 지역사회 전반에 깔린 것은 아닌지
이성주 기자 /  1049호입력 : 2012년 08월 06일
모럴 해저드(moral hazard)는 처음 미국에서 보험가입자들의 부도덕한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근자에는 법과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이익 추구, 자기 책임을 소홀히 하는 행동을 포괄하는 용어로 확대해 사용하고 있다.
도덕적 해이로 해석되는 모럴 해저드의 사례는 국회가 국민이 부여한 본연의 임무를 저버린 채 각 이해집단간의 조정기능을 상실하고 예산낭비를 방조한다든지, 기업이 회계처리를 불투명하게 하거나 고의부도를 내는 행위 등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지방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지자체, 지방의회, 정당, 지도층 등의 모럴 해저드 현상은 더욱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선거직의 불법선거와 권력층의 민심이반 행보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특히 지방정치에서의 모럴 해저드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역별 절대세력과 기득권을 갖고 있는 특정 정당의 행보가 바로 그것이다.
2006년 5·31지방선거부터 시작한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는 적잖은 후유증을 남겼다.
이후 경북도내에서는 김천·안동·칠곡·영덕·울진·의성·청송 등에서 기초의원 비례대표 임기나눠하기 행태가 불거져 논란이 됐었다.
물론 경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주를 비롯한 경북에서 비례대표 임기나눠하기가 가능했던 것은 새누리당의 일당 지배구도 때문이다. 민심은 아랑곳 않고 정당법을 적용한 새누리당의 모럴 해저드의 단면을 보여준 사례다. 이는 민주통합당이 강세인 호남지역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방의회도 마찬가지다. 기초의원들은 주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본연의 역할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보다는, 공천을 받기 위해 윗선의 눈치를 보는 행태가 만연하고 있다.
스스로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매진하겠다는 의지는 온데간데없고 지방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정치 행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바로 공인이나 공인이 되고자 하는 이들의 모럴 해저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지역사회도 마찬가지다. 특정 기관이나 지도층과의 접촉을 통해 이를 자신의 품위 유지나 삶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 인사들, 이를 적절히 이용하는 지도층의 행보도 바로 모럴 해저드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한번 권좌에 앉으면 사익을 위해 국민을 외면하는 권력층, 자신의 명예만을 위해 시민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선거직도 마찬가지다.
경주는 지난 10여 년 동안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대립, 선거 때마다 불거진 불법 타락선거, 중요현안마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대립하는 양보 없는 한판 승부 등 보여주지 말아야 할 것을 모두 보여주었다.
마치 만성적도덕적 해이에 빠진 느낌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만성적인 경주의 현실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모럴 해저드 현상이 지역사회 전반에 깔린 것은 아닌지 두려울 따름이다. |
이성주 기자 / 1049호 입력 : 2012년 08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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