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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동리·목월의 위상을 훼손해선 안 된다
이성주 편집국장 기자 / 1323호입력 : 2017년 12월 28일(목)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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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리·목월문학상 운영조례(안) 제정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논란을 보면 한국문단의 거봉인 동리·목월선생의 위상이 후손들에 의해 훼손되고 있는 것 같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지역에서 동리·목월과 관련된 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어려움이 있었기에 이번 논란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는 2000년 12월 초 뜻있는 이들이 모여 동리·목월선생의 정신문화를 견인하는 문학의 전당 ‘동리·목월문학관’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예산확보와 부지선정과정에서 일부 시의원들의 반발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최악의 부지라고 여겨졌던 현재 위치인 불국동(불국사~석굴암 순환도로변)에 건립하게 된다. 그리고 문학관을 짓기까지 5년이란 세월을 보냈다.

이후 문학관을 관리해 오던 동리·목월기념사업회는 동리·목월문학상을 만들기 위해 한수원과 협약을 하고 예산을 지원받아 2008년부터 동리·목월상을 지정해 시상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문학상은 올해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근자에 기념사업회와 지역의 일부 문인들 간 갈등이 일어나면서 경주시에 의해 문학관 운영이 기념사업회에서 한국문협 경주지부로 넘어 갔다. 문제는 여기까지의 논란은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경주시가 기념사업회가 운영해오던 ‘동리·목월문학상’을 운영하겠다는 조례안을 경주시의회에 제출하면서 갈등은 더 커지고 있다. 이 조례안에는 문학상 심사 등 운영전반에 대해 경주시가 관여를 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경주시의 명분은 도·시비 지원이 일몰제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고 한수원의 상금 후원도 계속 보장되기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인 유지를 위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조례안을 보면 경주시가 주최·주관하고 필요시에는 시와 관련 있는 경주문화재단이나 시장이 선정하는 문화예술단체에 줄 수도 있다는 것이어서 경주시의 명분에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민간단체와 공기업이 어렵게 만들어 잘 운영하고 있는 동리·목월문학상을 굳이 조례까지 만들어 관리하겠다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 보조금이 지원되는 단체에 행정이 개입하는 것은 내부적인 운영간섭이 아니라 지원한 예산집행에 대한 잘잘못을 살펴 이를 바로잡는 것에 그쳐야 한다. 민간단체의 자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오늘날 행정이 해야 할 일이며 시대적인 추세이다. 무엇보다도 민간단체의 갈등을 지자체가 조례 등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개입하겠다는 것은 지방자치시대 반드시 필요한 민간단체와 주민들의 역량강화정책에도 크게 역행하는 것이다.

경주시는 그동안 동리·목월과 관련된 사업들이 왜 어려움이 많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결국 이 눈치 저 눈치보고 차일피일하다가 많은 예산을 들이고도 효과를 누리지 못했던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행정의 지나친 개입은 지역 문화예술발전에도 백해무익하다는 점을 주지하길 바란다. 그리고 논란의 중심 있는 당사자들도 경주문학의 위상을 한껏 드높인 한국문단의 거봉인 동리·목월선생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고 소통하고 화합하길 바란다.
이성주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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