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 학도병의 희생과 용기를 기리기 위한 전시회가 열려 감동을 주고 있다. 경주교육지원청은 지난 25일 경주문화관 1918 광장에서 ‘경주 학도병 기록물 전시회’ 개막식을 개최했다. 지역 출신 학도병의 어린 시절의 희생과 용기에 대한 감사를 담고자 기획된 전시는 오는 8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전시회에서는 각종 문서와, 사진 등 다양한 기록물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학도병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인터뷰 영상도 함께 상영돼 감동과 여운을 남겨주고 있다. 경주 학도병 기록물 수집과 기획 전시는 경주교육지원청이 학적부에서 졸업하지 못한 학도병의 흔적을 찾으며 시작됐다. 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중요기록물(학적부) 전산화 사업을 진행하던 중 완성되지 못한 학적부가 다량 발견됐다. 확인 결과 학도병이 참전 후 돌아오지 못했거나 종전 후 나이가 들어 생업에 바로 종사해 졸업하지 못한 것임을 확인했다. 교육지원청은 학도병의 어린 시절의 희생과 용기, 그들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자료 수집과 전시가 기획됐다. 경주교육지원청은 지난해 생존 경주 학도병 인원 조사와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고 올해부터는 경주 학도병 관련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지역 학교와 학도병 개인 소장품 등 관련 기록물을 수집했으며 올해 3월에는 경주 학도병 기록물 수집 및 전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전시회 모인 자료들은 경주중·고와 문화중·고, 경주공고, 계림초, 양동초, 옥산초, 의곡초, 건천초, 현곡초 등에서 학적부와 기증자료, 학교 역사집을 제공했고 경주 학도병의 개인 소장 자료까지 더해 다양한 기록물을 남길 수 있었다. 경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생존 학도병 중 건강상의 이유로 함께 참여하지 못한 학도병 어르신들이 있다. 모두의 기록을 남기지 못해 아쉽다”면서 “학도병의 자료를 통해 근현대사의 산증인으로서 생존 학도병들의 목소리를 역사 자료로 남기고 보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경주 출신 생존 학도병의 기록도 추가할 예정이며 영상제작, 순회 전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도병을 기억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학도병 정병채 씨는 “전쟁 당시 이곳 경주역에서 모여 전투에 나갔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나게 돼 정말 반갑다”면서 “잊힌 우리의 이야기들이 우리 학생들에게 교육 자료로 활용되는 기회가 된 것 같아 기쁘다. 이런 전시회를 마련해 준 경주교육지원청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내년 11월 열릴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선정됐다. 일명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여겨진 APEC 정상회의 유치전에서 지방 중소도시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유치에 성공했다. 외교부의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27일경 경주시를 개최지로 최종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경주 유치 성공은 지난 2021년 7월 전국 최초로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 도전장을 던진 지 3년 만이다. 경주시는 경북도와 함께 일찌감치 범시민추진위와 민간추진위, 도·시의회 유치특위 구성 등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APEC 경주유치 공감대를 전국으로 전파했다. 또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석기 국회의원과 함께 대통령실, 외교부 등 여러 경로로 대정부 유치 활동을 전개했다. 싱가포르에 있는 APEC 사무국도 찾아 경주 개최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APEC 유치 기원 경주 벚꽃마라톤 대회, 콘서트, 각종 포럼 등에서도 APEC 유치 의지를 모으는 등 3년간 시민들과 혼연일체가 돼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경주는 유치 경쟁에 뛰어든 광역단체 인천, 제주와 달리 지방중소도시로 시작부터 불리했다. 하지만 경주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신라 천년의 역사문화도시라는 점을 핵심전략으로 내세우며 유치전에서 승리했다. 한반도 최초의 통일문화를 형성하며 국제교역과 K-컬처의 출발지이자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불릴 만큼 깊은 역사적 품격을 갖춰 세계 정상들에게 진정한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도시라는 점을 부각했다. APEC이 지향하는 포용적 성장과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인 지방균형발전 가치 실현의 최적 모델이 경주라는 점도 강조했다. 멕시코 로스카보스(2002),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2012), 인도네시아 발리(2013), 베트남 다낭(2017) 등 그동안 역사·문화 중소도시가 정상회의를 성공 개최한 사례를 들며 경주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APEC 교육장관회의, 세계물포럼, G20 재무장관회의,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등 다양한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상 경호와 안전에 최적의 요새와 같은 보문관광단지의 입지적 장점과 사용면적 2만8199㎡의 충분한 회의공간, 회의장과 숙박, 전시장 등이 3분 이내 거리에 집적돼있는 인프라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인접해 있는 김해국제공항, 대구국제공항, 포항경주공항, 울산공항 등 4곳 공항을 활용할 수 있고, 울산공항을 제외한 3개가 민간·군사공항으로 통제와 경호, 관리가 용이한 점도 부각됐다. 일부에서 우려한 숙박시설도 실사단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 회의장으로 사용될 경주화백컨벤션센터 반경 3㎞ 이내에 103개 숙박업소가, 4463실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5성급 호텔을 비롯해 초특급 스위트룸 187실이 준비돼 있다. 세계 각국 정부대표단을 모두 수용하고도 남는 157%의 객실을 확보하고 있다. 또 반경 10km 이내에는 1333개소 1만3265실을 확보하고 있어 경제대표, 미디어 관계자, 행사 요원 등의 수요대비 280% 객실확보율을 기록하고 있다. 경주는 영남권 산업벨트의 중심허브 도시로 대한민국 경제발전상을 공유할 수 있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또 경주의 한수원,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포항(포스텍, 이차전지), 울산(완성차, 조선), 구미(반도체), 안동(바이오) 등으로 이어지는 산업 대동맥이 형성돼있다. APEC이 열리는 내년 11월은 단풍 최절정기인만큼 전 세계에 소개된다면 그야말로 감동 드라마로 세계의 이목이 경주와 대한민국에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철저한 준비로 경주의 100년 대계를 앞당기고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APEC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공 롤모델로 승화시키겠다”면서 “시·도민들이 다시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APEC 성공개최를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에 대한 홍보 부족과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솔거미술관의 운영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주시의회 김소현 의원은 지난 18일부터 열린 2024 행정사무감사에서 주요 사업에 대한 내실 강화와 효율성 제고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먼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에 대해 “1조원이 넘는 대규모 국책사업임에도 진행 상황이나 추진 과정 등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홍보가 다소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보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검토와 발굴, 복원, 정비하는 일련의 과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그는 솔거미술관의 운영 내실화를 위해 “문화시설의 핵심은 단순히 전시공간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질 높은 전시계획과 방문객들의 니즈와 선제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전문인력 채용과 도슨트, 큐레이션 보완 및 다국어지원서비스 기능 시스템 등이 솔거미술관에도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신라금속공예지국 준공 이후 경주문화재단과의 협의 및 운영계획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5분 자유발언과 시정질문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던 경주시립도서관의 신중한 도서 선별과 개인형이동장치(PM)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 및 조례 개정 등을 촉구했다. 이외에도 김 의원은 ‘건설기계 등록 현황과 주기장관리 현황 점검’, ‘폐철도도시재생과의 지역재생지원센터 중간조직 역할 및 기능 활성화’, ‘APEC 준비를 위한 사적지 일대 환경정비와 조경관리 대책 마련 등을 주문했다. 김소현 의원은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제기된 각종 현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관광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청년들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추진하는 ‘청년주택공급사업’이 현재까지 보건복지부의 승인이 나지 않아 이르면 9월부터 입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청년주택공급사업은 저출산 소멸도시를 극복하기 위해 교통과 생활이 편리한 시내권 건물을 경주시가 직접 임대하거나 매입해 입주자들에게 일정 금액의 사용료를 받고 주거안정과 청년들의 지역정착을 위해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임대형과 매입형 2가지 방법으로 진행되는 청년주택공급사업은 경주시가 임대형 50가구와 매입형 21가구를 마련해 청년들에게 저렴한 금액으로 공급한다. 이에 경주시는 지난해 하반기 사업 계획을 세우고, 올해 관련 조례 제정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5~6월 입주대상자 모집을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승인을 기다리고 있어 계획보다 2~3달 늦어질 예정이다. 경주시는 승인과 동시에 임대인과 임차자를 모집할 계획이며, 임대형의 경우 빠르면 9월 중 입주가 가능하고, 매입형의 경우 11월이나 내년 공급할 예정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의 승인이 나면 임대인과 임차인을 모집해 최대한 빠르게 청년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늦어진 만큼 더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시민분들이 믿고 기다려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북도교육청이 학교 설치 조례 개정에도 용황지구 내 중학교 신설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용황지구에 기존 학교 이전을 통한 중학교 설립은 가능해 학교와 학부모, 주민의 동의를 얻기까지 많은 시간과 의견 충돌이 예상된다. 도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도시개발지구 내 학교 신설 시 학교급별로 최소 학급 기준을 마련해 경상북도립학교 설치 조례에 반영했다고 25일 밝혔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주요 개발지구의 학교 신설 요인을 심층 분석해 초·중·고 학급 신설 기준을 마련했다. 초등학교는 최소 24학급 이상,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최소 21학급 이상으로 기준을 정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조례 통과로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학교 신설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개발지구마다 소규모학교가 무분별하게 양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대외적인 법규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학교 신설 기준 3가지 모두 충족해야 용황지구는 중학교 신설 요구가 높지만 신설로 이어지기는 힘든 상황이다. 학교를 신설하기 위해서는 3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신설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신설 기준은 첫 번째로 중·고등학교는 6000~9000세대 이상, 두 번째는 중학교는 학구(군) 내 분산배치가 불가능하고 해당 지구 내 21학급 이상 증설이 필요한 경우, 세 번째는 개교 3년 이후 5년까지 완성학급수를 유지하는 위의 3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검토 대상이 된다. 용황지구는 위의 3가지 기준 중 첫 번째인 세대수에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현재 용황지역에는 인접 지역을 포함해 현진에버빌 987세대와 경일리버뷰 54세대, 스위첸1차 480세대, 협성휴포레1차 1588세대, 대세주리안 126세대, 스위첸 2차 339세대, IS동서 830세대, 단독주택 991세대를 모두 포함해도 5400여 세대로 기준 6000세대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용황지구가 속한 중학교군에는 10곳의 중학교가 속해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현행상 버스로 통학 30분 이내는 같은 중학교군이다. 용황지구가 속한 중학교군에는 남자중 4곳(신라중, 경주중, 문화중, 월성중)과 여중 4곳(근화여중, 서라벌여중, 경주여중, 선덕여중), 남녀공학 2곳(계림중, 화랑중)이 있다. 경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법률로 대중교통 30분 정도는 적정한 거리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용황지구 반경 6km 이내 10곳의 공·사립 중학교가 있어 현재 학생 통학 및 수용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중학생 수 9년간 40% 감소 경주교육지원청은 학생 수 감소도 중학교 신설의 걸림돌이라고 밝혔다. 실제 중학교 학생 수를 살펴보면 최근 9년간 40%가 넘는 학생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경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2015년 7385명에 이르던 중학교 학생 수가 2016년 6600명, 2017년에는 6104명으로 감소하다 2018년에는 처음으로 6000명대 아래인 5828명으로 감소했다. 2019년 5635명, 2020년 5730명 등 5000여 명을 유지했지만 올해 4384명으로 2015년 대비 학생 수가 40% 넘게 감소했다. 문제는 앞으로 학생 수가 더욱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경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중학교 학생 수는 2026년까지 소폭 증가하다가 2027년부터 감소해 2023년에는 3954명으로 4000명 선이 무너질 전망이다. 그리고 10년 후인 2034년에는 현재의 60% 수준인 2607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설이 어렵다면 이전? 용황지구 내 중학교 신설이 사실상 어렵게 되자 일부에서는 학교 이전 카드를 언급하고 있다. 인근 중학교 중에서 용황지구로 이전을 추진해 학교 유지와 용황지구 학교 신설이라는 민원 해결 묘안이 될 수 있다는 것. 용황지구 학부모는 “현재 황남초도 폐교 위기의 학교를 이전해 지역에서 가장 큰 학교로 성장했다”면서 “중학교 이전을 추진해 학교도 살리고 민원을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기존 학교를 용황지구로 이전한다면 중학교 신설 효과는 거둘 수 있겠지만 실제 이전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학교 이전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이뤄져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전은 가능하지만 학교와 학생, 학부모, 졸업생, 주민 등의 공감대 형성이 필수여서 쉽지 않다”면서 “세대수도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고 학생 수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수백억의 예산이 수반되는 학교 신설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경주 황성공원 호림정에 위치했던 조선 중기 이후의 비석 29기가 최근 경주읍성 문화관광해설사의 집 방향으로 이전됐다. 그러나 비석 배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체계적인 연구와 활용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비석이 위치한 곳은 계림초 정문과 가까운 주차장과 연결된 곳이다. 해설사의 집 바로 옆에 있는 비석은 관광객들이 오가는 장소라 공간 확보가 아쉽다는 의견이 있으며,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경주시는 2017년, 조선시대 경주부 선정비 등 역사적인 비석들을 황성공원 호림정 북편에 임시로 집결시켰다. 당시 경주시 전역에서 문헌 조사와 현장 조사를 통해 확인된 비석은 대부분은 조선 중기 이후의 선정비로, 선정을 베푼 관원의 덕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확인되지 않은 비석들도 다수 존재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문화적 가치를 지닌 일부 비석들이 개인 소유이거나 후손이 단절된 경우, 유실되거나 방치되는 등 역사적 의의가 사라질 위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비림공원 추진이 논의된 바 있었다. 경주시 관계자는 “현재 호림정에 있던 비석 29기가 옮겨진 곳은 1차 정비가 완료된 공간으로,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해당 위치로 이전했다. 동·북성벽 215m 구간이 복원 완료되면, 현재 위치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동성벽 중간 지점으로 적절한 위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문화관광해설사 집이 관람객들에게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 위치해 있어, 관람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로 옮기는 방안을 관광컨벤션과와 협의 중”이라면서 “아직 이 공간에 특별한 시설을 추가할 계획은 없으며, 사람들이 비석을 상시 관람할 수 있는 정도로 유지할 계획이다. 비석의 내력을 전달할 수 있도록 위치에 따른 안내 문구 작성과 번호를 매겨 안내판 설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읍성으로 옮겨진 비석들이 관광객들의 단순한 지나침이 아닌 관심을 모을 수 있도록, 비석의 내용, 업적, 스토리를 콘텐츠로 한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들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경주문화원 박임관 원장은 “황성공원 호림정 건물 뒤편에 존재감 없었던 선정비를 조선시대 주된 관가였던 경주읍성 지역으로 옮긴 것은 잘한 일이다. 이 기회에 다른 지역에 산재해 있는 비들도 모아 제대로 관리하고 연구, 보존, 활용할 수 있는 비림공원 조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림공원은 단순히 비석을 모아 전시하는 장소가 아니라, 역사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후대에 전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조선시대의 경주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교육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면서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경주읍성 정비가 제대로 완료돼 멋진 비림공원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주 황성공원 물놀이장과 화랑마을 문무야외수영장이 7월 3일, 9일 각각 개장한다.황성공원 물놀이장은 3일 개장해 8월 31일까지 52일간 운영한다. 입장료는 무료다.다만, 매주 월요일 시설 청소 및 보수작업 등으로 휴무한다.이용 대상은 유아(만 3세 이상)부터 초등학생까지다.운영시간은 10시 30분~12시 30분(1부), 13..
경주시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다.시는 7월 1일부터 시민복지국, 환경녹지국 등 2개국을 신설하고, 도시재생사업본부를 폐지한다. 이에 따라 전체 7국 1사업본부 체제로 변경된다.시에 따르면 이번 조직개편은 지난 3월 인구수에 의한 시·군·구의 실·국장급 기구수 상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내년 11월 열릴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가 경주시로 사실상 확정됐다.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선정위원회는 20일 제4차 회의를 열고 경주시를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건의하기로 의결했다. 선정위원들은 4개 선정기준을 토대로 그동안 토의 및 평가에 기..
‘경주술술페스티벌’이 21일부터 23일까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1층 실내전시장에서 열린다.올해 행사는 지난해 보다 참가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갈매기브루잉, 아트몬스터, 화수브루어리 등 지역 12곳의 수제맥주와 경주법주, 레인보우주식회사, 양양술곳간 등 8곳의 전통주를 만날 수 있다.또 산미구엘, 빅웨이브..
법고<法古>의 정신을 담아 청매화를 그리다 매화의 아름다운 자태와 고고한 기품, 그 속에 담긴 선현(先賢)들의 사상과 철학을 녹여내고자 했다. 겨울 추위를 견디며 봄을 알리는 매화는 고난을 이겨내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곧 전통을 계승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아직 나는 법고(法古)의 과정에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창신(創新)의 경지에 이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전통 문화의 가치와 우리 고유의 미적 감성을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경주지역에 흩어져 있는 문화유산 가운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문화유산이 수두룩하다. 지자체의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는 비지정문화유산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국가유산은 크게 지정문화유산과 비지정문화유산으로 나뉜다. 지정문화유산은 문화유산보호법이나 시도지정유산보호조례에 따라 지정해 보호하는 국가유산이다. 비지정문화유산은 지정문화유산 외에 지속적인 보호와 보존이 필요한 국가유산을 말한다. 비지정문화유산 역시 국가유산으로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역 내 국가지정문화유산 245점, 도지정문화유산 123점 등 총 368건의 문화유산이 등록돼 관리되고 있다. 반면 비지정문화유산은 파악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아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경주시가 비지정문화유산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8일 경주시 문화재과를 상대로 한 경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다. 이경희 의원은 이날 비지정문유산에 대한 관리 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그 사례로는 불국동 소재 효부손씨·효부최씨 양세정려각과 내남면 소재 효자 최치백 정려비 등을 들었다. 이들 정려비에 대해서는 본지 연중기획 ‘다시 돌아보는 孝子, 烈女碑(효자, 열녀비)’에서 관리 부재로 훼손이 심각해 정비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본지 보도 당시 파악한 이들 정려비에 새겨진 선조들의 효행은 현시대의 우리가 귀감으로 삼기에 충분하다. 불국동 소재 효부손씨·효부최씨 양세정려비에는 고부간인 손씨와 최씨가 남편과 시부모님을 극진히 모셨던 효행에 대한 내용을 새겨놓았다. 이 비는 조선시대 순조 2년(1802년) 암행어사에 의해 효행이 조정에 알려져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또 내남면 소재 효자 최치백 정려비는 인조 때 그의 효행을 백성들의 귀감으로 삼기 위해 세워졌다. 더구나 비문의 글씨는 당시 명필가인 이광사 선생의 친필로서 서예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경주시 등이 보존 및 정비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비각은 기울어지고, 지붕기와와 나무 살대가 파손되는 등 훼손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안강읍 소재 월성손씨정려비 등도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본지 보도를 통해 전하기도 했다. 조선시대 효자, 열녀, 열부들의 효행을 널리 알리기 위해 나라에서 세웠던 가치 있는 문화유산이 현세에 들어서는 정작 관리조차 되지 않아 효(孝)의 의미마저 상실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경희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이곳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자료를 근거로 비지정문화유산에 대한 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들 정려비는 지금부터 관리가 들어가지 않으면 바로 유실된다고 지적하면서, 경주시가 관리가 되지 않아 사라져가는 가치 있는 유산에 대한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경주에는 수많은 국가·도지정문화재가 산재해 있고, 예산이 수반되는 만큼 비지정문화유산 관리에까지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일정 부분은 공감한다고 했다. 하지만 유실 위기에 처해 있는 문화유산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해 향토문화유산 보호관리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국 70여개 지방자치단체가 향토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해 비지정문화유산 관리에 행정력을 쏟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주시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다. 문화유산은 조상의 흔적이 묻어있는 역사의 증거다. 한 번 훼손되면 원형을 되찾을 수 없다는 사실은 역사가 가르쳐 주고 있다. 이 같은 문화유산들이 후손들의 소홀한 관리로 사라진다면 또 다른 후손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일이 될 것이다. 지금의 비지정문화유산이 먼 훗날 재조명받아 중요한 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 또 문화유산은 단순히 유물로서의 가치만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과 함께 자긍심으로 표현된다. 그 자긍심이 가장 큰 도시가 바로 경주이며, 경주시민이다. 경주시가 비지정문화유산에 대한 관리를 위한 여력이 없고, 예산도 부족하다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해결할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부터라도 경주시는 전문적인 조사를 통해 비지정문화유산 보존의 모범 사례를 보여주길 바란다.
콘텐츠(contents)와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합성한 콘텔링(Con-telling)이라는 단어가 있다. 현재는 물론 앞으로의 사회와 세상은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콘텔링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경제적 가치는 물론 세상을 이끄는 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시대 경주는 어떤 콘텔링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사람들과 통하는 가치를 창출하고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까? 이런 초연결의 시대, WEB 3.0, AI 등의 단어가 회자되는 때 아쉽게도 나는 경주와는 매일 접속되지 않은 채 가끔 생각하고 겨우 관심을 가지는 데면데면한 관계인 것이 아쉽고 미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경주를 생각하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에 감사한다. 돌이켜보면 경주는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의 생산, 유통, 연결의 핵심 도시였던 적이 있었다. 삼국유사를 읽으면서 경주의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에 경탄과 전율을 느꼈던 기억이 새롭다. 그 중에서 경주(신라)의 기록이면서 전국의 문화로 전파되고 지금도 존재하는 것이 추석(한가위) 이다. 『삼국사기(三國史記)』 권1 「신라본기(新羅本紀)」1 유리이사금(儒理尼師今) 9년 조에 기록된 추석에 관한 기록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신라의 콘텐츠가 지금까지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한가위를 제외하면 신라의 콘텐츠가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지속적인 가치를 창조하는데 기여하고 중심이 된 예가 없는 듯하다. 더구나 더 안타깝게도 신라에 관계된 것 이외에는 감동을 주거나 유무형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는 콘텐츠나 스토리텔링이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 나눔과 상생이라는 화두가 대세가 되면서 경주 최부자라는 브랜드가 대안으로 떠오를 만하지만 관심이 신라에 집중된 경주는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는 분위기다. 선조들이 남겨준 브랜드,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계승·발전시키면서 무엇을 창조해서 초연결사회 대한민국과 세계를 연결시키는 것은 화수분처럼 가치를 생성해 경주가 다시 르네상스를 맞이하는 근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런 만큼 경주라는 공간에 무엇을 새롭게 담아 콘텐츠화하고 스토리텔링 해서 세상의 관심을 끌어모을지에 대해 경주 시민 모두가 콘텔링의 소비자가 되어야 하고 동시에 생산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런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 경주의 비전, 전략에는 초연결 시대, 초연결사회, 콘텔링을 선도하려는 빅픽처(Big picture), 비전, 전력전술이 있었으면 한다. 하드웨어, 건축, 국제행사 유치 등의 유형적인 것도 필요하겠지만 공간창조와 콘텔링도 전략과제이자 핵심 성장동력으로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마침 구 경주역은 경주 교통의 종착지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문화공간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규모에서 큰 차이가 나긴 하지만 프랑스 파리의 기차역이었던 오르세 역이 오르세 미술관(Orsay Museum)으로 아름답게 변신한 것과 비교될 만하다. 기차역이 미술관으로 공간창조되었고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은 지속되며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고 이를 통해 다시 콘텐츠, 스토리텔링이 되고 있고 유무형의 가치가 창조되고 있다. 황리단길도 이런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낡은 집들과 오래된 골목들이 새로운 가치를 만나 또 다른 도약을 이루는 모습이 경주만의 공간창조이고 창조적인 콘텐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서울의 시청광장과 청계천에 책읽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청광장에는 별도의 독서공간이 마련되었고 청계천에도 청계천변을 따라 책 읽을 수 있는 벤치와 책들이 마련되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청계천을 따라 멍때리기, 불멍이라는 단어에서 연상한 물벙, 책멍이라는 단어도 나오는 등 한여름 밤의 물가 행사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경주 포석정에 이런 행사를 하거나 그게 안 되면 포석정 비슷하게 만들어 풍류와 문화를 향유하고 접속하게 한다면, 황룡사지에 신라문화와 오늘을 함께 하는 이벤트를 매년 개최한다면, 경주를 둘러 흐르는 냇가에 신라와 현대, 미래를 혼합해서 무엇인가를 한다면 등으로 신라를 오늘화 해서 연결하고 가치를 만드는 모습을 그려본다. 경주의 공간창조, 콘텔링이 이어지고 이를 통해서 경주와의 연결이 다양화되고 경주가 다시 사람들의 중심에 놓이길 갈망해본다.
한국에서는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가 강하다. 그런데 그 여론조사에서 5월의 후반부 거푸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21%로 나왔다. 그러자 야권 특히 조국혁신당 측에서는 이제 10%대로 추락할 것이고, 그러면 탄핵의 절차를 밟지 않아도 ‘심리적 탄핵상태’에 떨어진다고 그들 나름의 희망 섞인 관측을 하였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 이것이 바닥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제 상향곡선을 그을 것이다”라고 예측하였다. 지난 주 갤럽 여론조사에서 26%로 뚜렷이 반등의 모양새가 드러났다. 나는 그 예측의 근거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 김민전 의원이 그 무렵 전임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포함하여 세 김 여사의 특검을 주장한 것이 시의적절했다. 그리고 배현진 의원이 그 합리적 근거를 상세히 마련해주었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김정숙 여사와 김건희 여사의 궤를 벗어난 행동을 비교한다면 아주 큰 차가 난다. 이 문제를 우리의 건전한 이성과 그리고 사회 일반이 갖는 상식의 관점에서 바라보라. 너무나 명백한 일임에도 김건희 여사의 작은 잘못을 침소봉대하여 주요한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 것 같으면 당연히 김정숙 여사의 큰 잘못도 함께 동일선상에 두고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이 문제가 문 전 대통령의 자서전 중 그에 관한 언급에서 촉발되었는데, 그 자서전의 내용이나 세 김 여사 특검 말을 전해 들은 국민은 새삼 전임정권의 잘못에 눈을 돌렸다. 그러자 일시적으로 망각 상태로 빠졌던 그 숱한 위선과 내로남불의 예들이 다시 생생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아, 그래서 10년 주기설을 물리치고 우리가 새로운 대통령과 정부를 탄생시켰지!”하는 각성의 물결이 국민들 사이에서 서서히 일어나고 있음을 본다. 둘째 국민의힘이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의 임시체제 하에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과 그가 겪은 정식 당대표들이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의 사이에서 형성되었던 원활하지 못한 당정관계가 황우여 위원장이 들어서고 나서 오히려 모범적 틀로 정착하는 기미를 보인다. 과거 당대표들과 윤 대통령 사이에 일어났던 일들에 관해 윤 대통령도 많은 실책을 범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의 잘못만으로 나쁜 결과가 생긴 것은 아니다. 이준석 전 당대표는 뛰어난 자질을 가졌으나, 신참 정치인인 윤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컸고 이는 상대방을 향해 적절한 인정(認定)을 베풀지 못하는 것으로 연결되며 불화의 큰 원인이 되었다. 그리고 후임인 김기현 전 당대표는 너무 윤 대통령의 강한 리더십에 이끌려 가며 오히려 불건강한 당정관계의 허물을 낳았다. 한때 그의 후원회장을 하기도 했던 나는, 그가 당대표가 되기 위해 도움을 청해왔을 때 당대표가 되는 경우 당정의 한 축으로서 독자적인 개혁의 강한 목소리를 낼 것을 조건으로 수락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못했다. 그것이 자신과 윤 대통령에게 해를 끼치는 생생한 모습을 보며 나는 깨끗하게 그에게서 떠났다. 윤 대통령은 총선을 위한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 한동훈 전 법무장관을 내세웠다. 그러나 한동훈은 당헌에 보장된 대통령의 당무관여권조차 거부하며 당의 운영을 독점했고, 총선과정에서도 자신이 모든 현안을 장악하는 원톱체제를 고수하였다. 그 결과 조국 대표의 등장으로 새로운 판이 형성된 국면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고 이것이 총선참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또 지금은 그의 세력이 윤 대통령을 적대시하며 야당과 함께 윤 대통령을 협공하는 형국이다. 이것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갑자기 대폭 하락한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등장했으나, 그는 원숙한 원로답게 실추된 당의 아픈 모습을 하나하나 추스르며 당을 원래의 궤도로 복귀시키고 있다. 지나간 당대표들에 비하여 훨씬 더 무게감이 있고 또 신뢰와 안정감이 국민의힘 내부에 서서히 퍼졌다. 김정숙 여사의 일탈이 주목을 받으며 야당을 향한 국민적 분노와 불신의 불길이 다시 당겨졌고, 국민의힘 내부적으로는 황우여 비대위원장 체제하에서 한시적으로나마 건전하고 듬직한 당정관계가 자리잡히고 있다. 이와 같은 안팎의 호재에 힘입어, 국민은 윤 대통령과 윤 정부를 향해 당장 큰 폭은 아니더라도 돌아섰던 냉정한 마음을 조금씩 푸실 것으로 본다. 그리고 국민의힘이 7월 하순에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좋은 당대표를 선출해야 이 추세가 유지될 것이다.
어느 트로트 가수의 음주 뺑소니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의도적인 증거인멸 행위는 그의 듬직한 모습답지 않았고, 범인 도피 및 사법 방해 행위는 당당한 그의 목소리답지 않았다. 그는 음주 운전을 했다. 즉시 현장을 벗어났으니 음주 뺑소니를 친 것이다. 그러니 음주 여부를 판별하는 호흡 측정이나 혈액 채취의 기회가 없었다. 아니 없앴다는 표현이 맞는다. 운전자 바꿔치기도 시도했다. 사고 이후에 추가로 음주를 했다. 다분히 의도적이다, 적극적인 허위 진술도 했다. 무엇보다 차량 내 블랙박스를 없애버렸다. 탑승했던 차량 수만큼 3개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고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제거했다. 검찰이 단순 음주 뺑소니가 아니라 조직적이고 계획된 사법 방해 사건으로 보는 이유다. 잘 알다시피 블랙박스(Black box)는 항공기나 자동차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 원인과 경과를 빠짐없이 기록하는 핵심 장치다. 이때 블랙은 색깔이라기보다는 비밀의 뉘앙스를 가진다. 열어서는 안 될 판도라의 상자 같은, 부정적인 의미로 말이다. 가령 범죄자나 테러리스트 같은 위험인물의 명단을 의미하는 블랙리스트(Black List)가 그 블랙이다. 상대방을 협박하거나 강요를 통해 금전이나 이익을 요구하는 블랙메일(Black Mail)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해당 가수는 숨기고 싶은 범죄행위를 ‘검은 상자’에 잘 밀봉한 것처럼 보인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입을 굳게 다문 채 눈만 깜박거리는 상대 의중을 우리는 알 수 없다. 인간만의 문제가 아니다. 작동 중인지 아닌지조차 가늠 안 되는 인공지능(AI)의 마음속도 검은 상자 그 자체다. 메타 사(社)의 AI 책임자 얀 르벡은 “아무리 인공지능이고 챗GPT라고 해도 인간 수준의 추론과 계획 능력은 갖추기 힘들다”라고 말했지만 쉬이 수긍하긴 어렵다. “핵무기 코드를 훔치겠다”거나 “인류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개발하겠다”는 식으로 AI가 뱉은 말들이 농담인지 의도된 진심인지 우린 그 진의를 모른다. 인공지능이 고도로 블랙박스화될수록 이들을 통제 불가능한 존재로 치부할 우려는 커진다. 인간에게 이 ‘알 수 없음’은 공포와도 같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훈련 중이던 근위 기병대 군마들이 인근 공사장 발파음에 놀라 질주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기병은 날뛰는 말에서 떨어졌고, 통제되지 않는 말들은 지나가는 버스나 승용차와 충돌했다. 유리가 깨지고 차체가 찌그러졌다. 복잡한 도로, 형형색색 자동차들, 그리고 자신들을 향해 소리치며 사진 찍는 사람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무작정 달렸을 말들 눈에 비친 런던 도심은, 더 이상 익숙한 공간이 아니다. 더 안타까운 사건은 충남 당진에서 벌어졌다. 1평짜리 철창에서 20년 넘게 갇혀있던 곰에게 자유가 우연히 찾아왔지만 주변을 배회하다 사살된, 안타까운 사건이다. 웅담 채취용으로 사육되어 온 그 곰은 왜, 철창을 벗어나질 못했을까? 도축되는 동료들을 보고는 인간 세상에 대한 희망을 접어서일까, 아니면 좁지만 익숙한 철창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을까. 현행법에 따르면 10년 이상 사육한 곰은 언제든지 도축해 웅담 채취가 가능하다니, 상황이 녹록지 않다. 심리학에서는 이 상황을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용어로 해석한다. 지식이나 지혜와 달리 배우고 경험해서 축적한 결과물이 그저 무기력(weakness)이라면, 문제를 해결하고 상황을 벗어나기보다 그저 버티고 견디는 수밖엔 없다. 그 반달곰이 미처 경험해 보지 못한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 애초부터 비교항이 전제되지 않았기에 현실이 아무리 열악해도 도망갈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다르지 않다. 며칠 전 일본의 라면 가게에서 찍은 영상은 그래서 흥미롭다. 불길이 천장으로 솟고 연기도 자욱한데도 가게 안 직원들과 15명이나 되는 손님들은 아무런 동요 없이 라면을 먹고 있다. 불타는 가게 안에서 과연 무엇을 생각했길래 이런 기괴한 장면을 연출해 낸 걸까? “대피하라!”는 지시가 없었기에 설마 어느 누구도 그 현장을 벗어날 필요를 못 느꼈던 건 아니었는지....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고,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갇히기도 한다. 블랙박스가 무서운 이유다. 때마침 해당 가수가 구속되었다는 속보가 떴다. 끝까지 숨기고 싶었을, 그 검은 상자가 이번엔 활짝 열리게 될지 차분히 지켜볼 일이다.
월성은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었다. 이어령의 수상집 『지성에서 영성으로』에 다음과 같은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워싱턴 포스터’에서 사람들이 정말 음악을 알아듣는 귀가 있나를 시험한 적이 있다. 세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Joshua Bell)에게 거리의 악사처럼 허름한 옷을 입고 400만달러짜리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시시한 깽깽이처럼 들고 연주를 해 보라고 했다. 자기네가 지식인입네 하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다니는 워싱턴 데팡스 지하철역에서. 조슈아 벨은 연주회 입장권이 수천 달러나 하는 스타니까 사람들이 사인해 달라고 마구 덤비면 어떡하나 걱정하기까지 했다. 아침 7시에서 8시 반까지 출근시간에 바이올린을 연주했는데 조슈아 벨을 알아보기는커녕 그 아름다운 음악을 귀담아 듣는 사람조차 없었다. 다들 휴대전화로 통화하느라 정신이 없고 바삐 출근하느라 걸음을 멈추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구두닦이만이 그 음악을 알아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도 조슈아 벨인지는 모르고 저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구나 하고 느꼈다고 한다. 월성을 찾는 사람들이 텅 비어있는 이곳을 마주하며 찬란한 신라 천 년의 진수를 느끼지 못하고 그냥 휭 들러보고 가버리지는 않을는지…… 그래도 혹 신라 천년의 꿈을 되새기는 사람이 전혀 없지는 않으리라. 구두닦이처럼. 『삼국사기』 「신라본기」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상고기 도성은 금성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금성이 어느 곳에 있었는지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기원전 37년(박혁거세 21) 경성인 금성을 축조했고, 101년(파사왕 22)에 월성을 축조해서 거처를 옮겼다고 하였다. 그런데 139년(일성왕 5)에 금성에 정사당을 설치했고, 393년(내물왕 38)에 왜병이 금성을 포위하자 왕이 성문을 굳게 닫고 지켰으며, 415년(실성왕 14)에는 금성의 남문에서 관사례(觀射禮)를 거행했다고 했다. 이 기록으로 미루어 월성을 축조한 파사왕 이후에도 금성이 왕성으로 사용되었음을 시사한다. 그 뒤 475년(자비왕 18)에 명활성으로 이거했다가 488년(소지왕 10)에 월성으로 이거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즉 상고기에는 명활성으로 이거한 475~488년을 제외하면 금성과 월성이 왕이 거주한 기간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금성이 개별 성곽이었다는 기록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488년 이후는 주로 월성이 왕성의 기능을 수행했다고 파악된다. 『삼국사기』의 기록에 나타나는 월성은 현재의 월성으로 비정되는데, 이곳에서는 관련된 유적이나 유물도 다수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 금성과 관련된 유적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금성을 월성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거나 왕도의 대명사로 파악하여 금성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삼국사기』 「신라본기」의 내용으로 미루어 금성에 관한 내용이 후대에 윤색되었을지는 모르나 금성 자체의 존재를 부정하기도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월성은 현재 4개 지구로 나누어 발굴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 B지구 ‘월성이랑’ 사무실 서쪽으로는 지면이 장방형으로 주위보다 높다. 이곳에서 과거 수년 전 관광객을 대상으로 국궁체험장, 승마장으로 활용한 적이 있다. 월성에 이런 유흥시설을 허가했다니 납득이 되지 않는다. 다행히 얼마 후에 이런 시설은 철거되었다. 월성에 대해서 2007년 지하레이더(GPR)탐사 결과 최소 20개 동 이상의 건물지가 확인되고 이후 일부 발굴 조사 결과 중앙부인 C지구에서만 17개 동 이상의 건물지가 확인되었다. 월성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는 2014년 12월 개토제를 지내면서 시작해서 원래는 2025년으로 기한이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기한에 제한을 두지 않고 계속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월성에서 발굴된 것은 대부분 기와편으로 40여만장에 이른다. 이중 C지구에서 출토된 기와에 새겨진 ‘전인(典人)’이라는 글자와 토기에 새겨진 ‘도부(嶋夫)’라는 글자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것이라 주목되고 있다. 전인은 기와와 그릇을 담당하는 와기전 소속의 담당자를 가리키고, 도부는 토기를 만든 사람으로 추정하고 있다. C지구의 남쪽에 있던 숭신전은 8간 석주만 남기고 1980년에 현재 탈해왕릉 앞으로 옮기고 현재 그 주위로는 우물과 비석 받침이 남아 있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숭신전을 옮기기 전 주위에 민가가 있었고 부근은 밭으로 경작이 되고 있었던 것 같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제3대 유리 이사금 때 얼음 창고를 만들었으며, 『삼국사기』에는 지증왕 11년(505)에는 얼음 창고를 만들고, 이 일을 맡아보는 관청은 빙고전(氷庫典)이라 하였다. 그러나 신라 때 축조된 빙고는 현재 남아 있는 것이 없다. C지구의 북쪽 성벽 아래에 있는 석빙고는 조선 영조 14년(1738년)에 축조되었다. 흔히들 이 석빙고가 월성에 있어 신라 때의 석빙고로 잘못 알고 있다.
상족암 전병석 겨울바람은 허공을 세게 겨누었는데 짱돌은 엉뚱하게 사천바다케이블카가 맞았다 멍은 여행에 들뜬 우리가 들었다 손 빠르게 행선지를 바꾸었다 여행 같은 인생에서 아직 바꿀 행선지가 있는 것은 축복 아직 바꿀 시간이 남아 있는 것도 감사 상족암으로 방향을 틀었다 바람이 바다 운치를 더한다 같은 바람이라도 이렇게 다르다 그러니 인연이란 게 있는 거다 촌집 장작처럼 쌓인 암벽 앞 파식대에 있는 물웅덩이들이 공룡의 발자국이란다 내 늙은 상상력으로는 공룡이 걸어가지도 날지도 않는다 사진 몇 장 찍고 돌아서는 내게 상족암이 공룡 풀빵을 건네며 한 말씀 던진다 네 안에 숲, 어린아이가 없어서겠지
(사)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참여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문화체험활동을 보문단지 내 정글미디어파크에서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 어르신의 노고를 격려하며 평소 문화활동이 적은 어르신들에게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활동에는 경로당깔끄미(533명), 스쿨존교통지킴이(126명), 근린생활시설관리(93명) 사업 참여 어르신들이 정글미디어파크를 둘러보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 정글미디어파크는 여러 개의 구역을 나눠 그래픽을 이용한 영상을 벽면에 투영해 아름답고 신비로운 장면을 연출한다. 이런 영상들에 익숙하지 않는 어르신들은 신비롭기도 하고 테마별로 변하는 영상들에 매료됐다. 스쿨존교통지킴이 박모 어르신은 “일할 수 있는 즐거움과 더불어 추억까지 만들어주니 다음에도 꼭 참여하고 즐겁게 생활할 것”이라며 “여유를 가지고 영상을 충분히 감상하면서 사진을 찍으며 화려한 영상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근린생활시설 참여 이모 어르신은 “돈가스라는 처음 먹어보는 음식에 입이 호강을 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며 “이름을 묻고 또 물었는데 음식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행복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구승회 노인회 경주시지회 회장은 “노인일자리 사업은 어르신들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오늘 행사를 통해 여유를 찾고 앞으로도 건강과 행복 가득한 일들이 넘쳐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시가 2024년 ‘전국 독후감 공모전’을 개최한다. 응모 기간은 25일부터 8월 2일까지다. 공모전은 △초등 저학년부 △초등 고학년부 △청소년부 △일반부 등 총 4개 부문으로 나눠 모집한다. 응모된 독후감은 심사를 거쳐 각 부문별 대상 1명, 최우수 2명, 우수 3명, 장려 5명으로 총 44명을 선발한다. 상장과 시상금(도서상품권)은 9월 중 여한다. 이번 독후감 공모는 경주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독후감은 도서관 선정 도서를 읽고 든 느낌이나 생각을 글로 표현해 경주시립도서관 ‘독후감 공모’ 코너에 게재하면 된다. 심사 결과는 8월 27일 경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 게시 및 수상자에게 개별 통지될 예정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립도서관으로 문의하거나 홈페이지(library.gyeongju.go.kr)를 참고하하면 된다. 시립도서관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전국 독후감 공모전을 개최하게 됐다”며 “올해도 많은 분들의 참여와 함께 공모전이 전국적으로 독서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경주시 평생학습가족관이 여름맞이 단기강좌 수강생을 모집한다. 개설강좌는 캠핑요리, 자세교정 성인 발레핏, 영화음악산책 등 총 20개 강좌다. 이번 단기강좌는 7월 15일부터 8월 10일까지 4주간 운영된다. 20개 강좌의 모집정원은 240여명으로, 19세 이상 경주시민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접수는 7월 8일 오전 10시부터 ‘평생학습포털 경주’ 홈페이지에서 신청·결제하면 된다. 특히 이번 단기강좌는 1인 강좌 수 제한 없이 신청 가능하다. 우선대상자(기초생활수급자,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는 1개 강좌에 한해 전액 감면된다. 보다 자세한 문의는 경주시평생학습가족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다양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 행복지수를 높이고, 평생학습도시 경주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