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contents)와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합성한 콘텔링(Con-telling)이라는 단어가 있다. 현재는 물론 앞으로의 사회와 세상은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콘텔링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경제적 가치는 물론 세상을 이끄는 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시대 경주는 어떤 콘텔링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사람들과 통하는 가치를 창출하고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까? 이런 초연결의 시대, WEB 3.0, AI 등의 단어가 회자되는 때 아쉽게도 나는 경주와는 매일 접속되지 않은 채 가끔 생각하고 겨우 관심을 가지는 데면데면한 관계인 것이 아쉽고 미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경주를 생각하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에 감사한다. 돌이켜보면 경주는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의 생산, 유통, 연결의 핵심 도시였던 적이 있었다. 삼국유사를 읽으면서 경주의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에 경탄과 전율을 느꼈던 기억이 새롭다. 그 중에서 경주(신라)의 기록이면서 전국의 문화로 전파되고 지금도 존재하는 것이 추석(한가위) 이다. 『삼국사기(三國史記)』 권1 「신라본기(新羅本紀)」1 유리이사금(儒理尼師今) 9년 조에 기록된 추석에 관한 기록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신라의 콘텐츠가 지금까지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한가위를 제외하면 신라의 콘텐츠가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지속적인 가치를 창조하는데 기여하고 중심이 된 예가 없는 듯하다. 더구나 더 안타깝게도 신라에 관계된 것 이외에는 감동을 주거나 유무형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는 콘텐츠나 스토리텔링이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 나눔과 상생이라는 화두가 대세가 되면서 경주 최부자라는 브랜드가 대안으로 떠오를 만하지만 관심이 신라에 집중된 경주는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는 분위기다. 선조들이 남겨준 브랜드,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계승·발전시키면서 무엇을 창조해서 초연결사회 대한민국과 세계를 연결시키는 것은 화수분처럼 가치를 생성해 경주가 다시 르네상스를 맞이하는 근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런 만큼 경주라는 공간에 무엇을 새롭게 담아 콘텐츠화하고 스토리텔링 해서 세상의 관심을 끌어모을지에 대해 경주 시민 모두가 콘텔링의 소비자가 되어야 하고 동시에 생산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런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 경주의 비전, 전략에는 초연결 시대, 초연결사회, 콘텔링을 선도하려는 빅픽처(Big picture), 비전, 전력전술이 있었으면 한다. 하드웨어, 건축, 국제행사 유치 등의 유형적인 것도 필요하겠지만 공간창조와 콘텔링도 전략과제이자 핵심 성장동력으로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마침 구 경주역은 경주 교통의 종착지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문화공간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규모에서 큰 차이가 나긴 하지만 프랑스 파리의 기차역이었던 오르세 역이 오르세 미술관(Orsay Museum)으로 아름답게 변신한 것과 비교될 만하다. 기차역이 미술관으로 공간창조되었고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은 지속되며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고 이를 통해 다시 콘텐츠, 스토리텔링이 되고 있고 유무형의 가치가 창조되고 있다. 황리단길도 이런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낡은 집들과 오래된 골목들이 새로운 가치를 만나 또 다른 도약을 이루는 모습이 경주만의 공간창조이고 창조적인 콘텐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서울의 시청광장과 청계천에 책읽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청광장에는 별도의 독서공간이 마련되었고 청계천에도 청계천변을 따라 책 읽을 수 있는 벤치와 책들이 마련되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청계천을 따라 멍때리기, 불멍이라는 단어에서 연상한 물벙, 책멍이라는 단어도 나오는 등 한여름 밤의 물가 행사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경주 포석정에 이런 행사를 하거나 그게 안 되면 포석정 비슷하게 만들어 풍류와 문화를 향유하고 접속하게 한다면, 황룡사지에 신라문화와 오늘을 함께 하는 이벤트를 매년 개최한다면, 경주를 둘러 흐르는 냇가에 신라와 현대, 미래를 혼합해서 무엇인가를 한다면 등으로 신라를 오늘화 해서 연결하고 가치를 만드는 모습을 그려본다. 경주의 공간창조, 콘텔링이 이어지고 이를 통해서 경주와의 연결이 다양화되고 경주가 다시 사람들의 중심에 놓이길 갈망해본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