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부터 전승돼 온 경산지역 대표 전통 문화예술행사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된 ‘경산자인단오제’가 오는 6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에 걸쳐 경산시 자인면 계정숲 일원에서 성대하게 개최된다. 이번 단오제의 볼거리로 첫째날은 음력 5월 5일 단옷날로 오전 9시 호장장군행렬을 시작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제44호인 ‘경산자인단오제의 5마당’이 펼쳐지며 이날 오후 5시에는 의례적인 개막식을 탈피한 드론쇼와 이색 개막 퍼포먼스로 시민이 행사의 주인공이 되는 축제로 진행한다. 또한 도올아인 오방간다의 ‘오방신’ 이희문 공연이 첫날 저녁을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이다. 이틀째인 8일은 문화재 행사인 ‘고성오광대 공연’과 ‘제5회 경산아리랑제’ 특별공연 Part 1 마당놀이 ‘고추당초 맵다해도’와 Part 2 ‘2019 DIY 아리랑쇼’를 개최하며 대학생들의 무대로 구성된 ‘태권도 시범 공연’ ‘실용댄스 공연’ ‘대학생 치어리더 응원공연’ 등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는 행사로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9일은 미스터리 단오가요쇼 ‘팔광대가면 가왕 가요제’가 이색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며, 오후 6시부터는 김연자, 김혜연, 박구윤, 박세빈 등이 출연하는 ‘단오 음악회’를 끝으로 3일간의 막을 내리게 된다. 체험행사로는 계정숲 곳곳에 그네뛰기, 제기차기, 공기놀이, 딱지치기, 투호놀이, 널뛰기, 국궁체험 등 우리 민속 전통 놀이가 준비돼 있다. 또 자인단오제의 전통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여원화 만들기 체험, 장군복을 입고 말에 오르는 한장군 체험, 창포머리감기 체험과 약초 블랜딩, 아쿠아캔들, 드론체험, 스마트폰 무료인화 체험 등 새로운 즐길 거리가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이외 계정숲 곳곳에서는 대학장사 씨름대회, 단오 전국사진촬영대회, 계정숲 예술전, 단오 및 독도 사진전시 등 부대행사가 열리며, 삼성현역사문화공원에서는 삼성현 백일장 및 미술대회가 마련돼 있어 단오제의 다양한 이모저모를 느낄 수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된 경산자인단오제를 전승·보전하고 민족의 4대 명절인 단오를 지속적으로 지켜나가는 ‘2019 경산자인단오제’ 행사장을 방문해 전통 단오의 멋을 즐기길 바란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
안강읍 맞춤형복지팀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이하 촘촘복지단)는 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 14~15일 안강읍 대동리에 거주하는 홀몸어르신 세대 집을 수리했다. 이번 집수리 대상자는 고령의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청각장애까지 있어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있었으며 도움을 줄 부양의무자가 없어 노후한 주택을 수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안강읍 맞춤형복지팀과 촘촘복지단 연계를 통해 안강로타리클럽(회장 반기종)과 경주시 적십자협의회(회장 허학순)의 재능기부 및 물품지원으로 재래식 부엌과 낡은 화장실을 수리하며 처음으로 안강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특화사업인 ‘수리수리마수리’가 이뤄졌다. 김철화 민원복지과장은 “가정을 달을 맞아 5월에 두 번의 공사가 계획돼 본업에 바쁘신 가운데에도 참여해주신 협의체 위원과 재능기부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계절상 소홀해지기 쉬운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경주시는 2021년 내남면 이조리 일원에 농촌 중심지 기능을 보완하고 주민들에게 다양한 서비스 공급을 위한 기초생활거점육성사업 공모 신청을 추진한다. 기초생활거점육성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중 하나로 입체적 농촌개발을 통해 어디서나 일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인프라를 집약·재편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 공모사업에 선정되면 총 사업비 40억원(국비 70%, 지방비 30%)이 지원되고 주민 기초 생활여건 등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먼저 공모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16일 내남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자생단체장, 면소재지 주변 이장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고, 향후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한 현장포럼, 선진지 견학, 주민회의 등을 통해 내남지역에 맞는 현실적인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기초생활거점육성사업은 주민중심의 상향식 사업으로 주차장, 진입로 확장, 가로등, 다목적CCTV 등 예산 범위 내에서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진행하게 된다”면서 “차후 내남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공모사업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주시는 지난해 강동면이 기초생활거점육성사업에 선정됐고, 양북·양남면은 면소재지정비사업, 외동읍·서면·천북면은 농촌중심지활성화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엄태권 기자 nic779@naver.com
경주시는 오봉산 일원과 산내면 내일리 진목정 일원 구간 등산로 정비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 시는 등산로 정비를 위해 지난 2월부터 주민과 토지소유자 등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관련법에 따라 숲길조성 공고·고시했다. 등산로 정비 노선은 서면 천촌리와 산내면 우라리 경유 오봉산으로 연결되는 등산로 11㎞와 산내면 내일리 진목정 일원 구간 3.98㎞다. 잡관목 제거 등 노면정리, 이정표, 벤치, 종합안내판 등 편의시설을 설치해 오는 8월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시는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걷기에 대한 수요 증가와 산행 인구 및 참여 계층 다양화로 목적에 맞는 등산로를 정비 제공함으로써 건전한 등산문화 조성은 물론 탐방, 휴양·치유 등의 활동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숲길 제공과 힐링 공간 제공 등을 위한 등산로 정비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17년 경주중·고등학교 총동창회 회장을 역임한 김달수 씨의 고향 경주와 모교 사랑은 특별하다. 회장 재임 당시는 동문들의 모교에 대한 사랑, 관심, 열정 등이 많이 식어 있었다. 특히 2013년 재 창단된 경주중·고 야구부는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던 것. “경주중·고등학교는 저에게 많은 경험과 은혜를 배푼 곳입니다. 그리고 학창시절부터 믿고 지지해준 동기들이 있었기에 최근 다들 달가워 하지않는 총동창회장을 맡을 용기를 갖게 된거죠” 학창시절 학도 호국단 연대장으로서 학우들을 이끌고 인정받았던 김달수 전 회장은 동기들의 지지와 지원, 그리고 학창시절 600점 만점으로 수석 합격해 선생님들과 학우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바았던 것을 기억하며 2017년 경주중·고 총동창회장을 맡게 됐다. 이후 그는 전국의 지역 동창회, 동기회를 두발로 뛰어다니며 모교 사랑에 관심을 호소하며 경주중·고 야구부 후원을 모집하기도 했다. 특히 이 기간에는 서울에서 매주 한 번 이상 경주로 내려오곤 했다고 회상했다. 김 전 회장은 총동창회장직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었던 것에는 과거 군 경험 또한 있었다고 얘기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한 김달수 전 회장은 함께 지냈던 전우들과 지금도 가끔 만나기도 한다고. 그만큼 지휘관과 부하의 관계를 넘어 정으로 끈끈하게 연결됐다는 반증인 셈. 장교생활, 방위산업체 수출담당, 한국지방재정공제회 감사 등 다양하게 경험을 쌓은 김달수 전 회장은 틈틈이 쉬는 동안 가졌던 자원봉사활동에서 많은 즐거움을 얻고 있다고 한다. “방위산업체에서 퇴직을 하고 잠깐 쉬는 동안 찾은 것이 바로 자원봉사였습니다. 경험들을 묵히기에 아깝다는 생각에 각종 국제행사에 자원하게 된거죠” 김 전 회장은 2012년 제주도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최근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행사장 안내, 선수촌 교통편 안내 등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녔다. 특히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는 요르단 내빈들의 갑작스런 한라산 안내 요청에 악천후 속에서도 무사히 다녀와 환경부 장관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당시 현지 안내인도 건강상태가 악화됐지만 적극적으로 내빈들을 안내한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뜻밖의 포상금으로 자원봉사자들에게 한턱 쏘기도 했지요” 현재 주차관제전문업체 아이티에스 엔지니어링(주) 전무로 활동하고 있는 김달수 전 회장은 영남지역을 맡아 수주 및 시설 설치로 경주를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 그는 관광철이면 몸살을 앓고 있는 경주도 주차환경을 비롯한 교통체계 전반이 개선돼 구석구석 아름다운 경주를 편리하게 관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비쳤다. 최근 김달수 전 회장은 알지 못했던 경주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박물관대학에 다니며 강의를 듣고 경주 구석구석 답사를 다니다 보니 숨겨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경주시민들뿐만 아니라 인근의 포항, 울산 분들도 주말마다 답사를 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고향 경주를 사랑해야 하겠다는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알면 알수록 고향 경주에 대한 사랑이 커진다는 김달수 전 회장은 앞으로 나이가 들더라도 뒤로 물러나지 않고 경주 사랑을 실천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무엇인가 내 고향 경주, 또한 모교를 위해 꾸준히 움직일 것입니다” 엄태권 기자 nic779@naver.com
천년의 향기 그윽한 경주의 밤, 역사와 전설 그리고 신라 속 조선 문화를 오감으로 만나는 아름다운 여행, 함께 떠나볼까요? 경주의 대표 야간 문화 향유 프로그램 ‘2019 경주 문화재 야행’이 오는 6월 7일부터 이틀 동안 교촌한옥마을 일원에서 펼쳐진다. ‘셔블발귀다래-달빛이고 탈놀이가자’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문화재 야행’은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서라벌의 밤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야로(夜路), 야설(夜說), 야화(夜畵), 야사(夜史), 야경(夜景), 야숙(夜宿), 야시(夜市), 야식(夜食) 등 8夜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어두운 밤길, 청사초롱을 들고 교촌마을 걷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고즈넉한 한옥과 어울려 진풍경을 연출한다. 지난해 경주의 정서를 최대한 끌어냈다는 평을 받으며, 야행을 찾은 관광객들이 가장 흥미를 가지고 참여했던 야로가 바로 그것. 야로(夜路) ‘경주 교촌 달빛 Story 답사’는 교촌 광장에서 향교, 계림, 월정교까지 경주의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교촌 최부자와 신라 설화 이야기 길을 전문해설사와 함께 답사하고 교감하는 경주 문화재 야행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벌써 많은 관광객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후문. 야설(夜說)에서는 처용설화를 각색한 창작극 ‘셔블 밝긔 다래 처용이 노닐다가’가 무대에 오른다. 문화재 야행의 개막을 알리는 공식행사이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은 시민들이 관람객의 입장에서만이 아닌 공연자로 직접 참여하고 향유하는 유익한 시간을 제공한다. 공연이 끝나면 무대에 오른 공연자와 관람객이 함께 서라벌의 달을 벗 삼아 가면을 쓰고 한바탕 춤추고 즐기는 대동탈놀이 ‘달빛이고 탈놀이 가자’가 마련된다. 또 효자 손순과 석종의 설화를 담은 ‘신라 설화 인형극’, 무형문화재 명인의 수준 높은 공연을 즐기며 감상할 수 있는 ‘무형문화재 풍류마당’, 다채롭고 풍성한 골목 버스킹 ‘교촌 달빛을 노래하다’ 등이 관람객들의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야화(夜畵)에서는 경주의 아름다운 문화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흥미진진 이야기 사진전’을 월정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십이지 유등(燈)에 각자의 소원지를 달고 소지하며 소원이 하늘에 닿기를 기원하는 행사 ‘12지 소원지 달기 및 소지행사’는 경주 문화재 야행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사(夜史)에서는 전통문화체험을 하며 듣는 역사 이야기로 색다른 재미와 교육적 가치가 높은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투호 놀이와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체험행사 ‘민속놀이 누가누가 잘하나’, 우리나라 전통악기 사물을 배우고 신명 나게 즐기는 ‘사물놀이와 놀자’, 교동법주, 누비장, 명주실 뽑기의 ‘무형문화재 장인을 만나다’ 등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선조들의 삶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전통문화체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야경(夜景) ‘문화재 밤을 잉태하다’는 문화재야행 기간 내 어둠 속 빛과 조명이 빚어내는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조형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월정교, 교촌, 계림, 동부사적지대, 동궁과 월지 등의 야간 경관조명을 밤 11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또 지역 공예인들이 참여하는 공예품 전시 및 판매, 체험행사인 야시(夜市) ‘교촌 아트마켓’과 야행에 어울리는 교촌의 전통 먹거리 야식(夜食) ‘교촌 먹거리체험’이 경주 문화재 야행의 재미와 추억을 더해줄 것이다. 야숙(夜宿)에서는 최부자의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경주 최부자 아카데미(한옥)’가 진행되며, 이 프로그램은 이미 사전 유료예약으로 접수가 마감됐다. 문화재청 공모사업 4년 연속 선정된 경주 문화재 야행은 역사문화자원을 접목한 야간형 문화 향유 프로그램으로 6월 7일~8일 1차 야행에 이어 오는 8월 16~17일 2차 야행이 열린다. 2019 경주 문화재 야행을 주관하는 경주문화원 측은 “갈등과 대립이 빈번한 요즘, 용서와 화해의 상징인 처용을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마련했다. 경주 문화재 야행을 찾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참여의 폭을 넓혔다”면서 “가족, 연인, 친구들과 천년고도의 문화와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경주 문화재 야행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처용은 헌강왕이 동해 용왕의 아들인 처용에게 벼슬을 내리고 결혼을 시켜 수도에 머물게 했는데, 사람으로 변한 역신이 그의 아내와 동침했다. 이를 목격한 처용은 오히려 ‘처용가’를 부르며 춤을 추며 물러났다. 이에 감복한 역신은 처용의 그림만 봐도 침범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사람들은 처용 화상을 걸어 사귀를 물리쳤다고 전한다.
경주시 탑동 남산 서쪽 남간(南澗)마을을 찾았던 지난 20일은 며칠간 내렸던 비가 찌뿌둥했던 오월의 하늘을 깨끗이 씻어내버린 듯 했다. 남간마을은 신라시대의 남간사라는 절이 있어 절 이름을 따서 지금에 전해진다고 한다. 남간사의 가람배치나 건물의 규모 등은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이 동네의 탑재들을 추정해서 이 동네 일대를 법당 터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새파란 하늘빛을 이고 선선한 봄바람이 지나가는 남간마을은 축복스런 땅이었다. 마을 입구서부터 ‘나정’과 ‘양산재’로 표상되는 작지만 유서깊은 이 마을은 고적한 가운데 신령스러웠으며 범상치 않은 동네였다. 남간마을 골목은 남간길과 남간안길로 이뤄져있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생각보다 큰 규모의 동네임을 직감할 수 있다. 오목한 지형에 아늑한 동네 골목들에는 기와를 이고있는 집들이 제법 이어져 시골마을치고는 골목도 제법 깊고 다양한 길이 이어져있었다. 남간마을에는 나정과 양산재를 필두로 남간사지 당간지주, 일성왕릉, 최초의 궁궐터 창림사지, 남간석정, 월암재 등의 문화재가 있으며 보광사라는 절과 남간교회도 공존하고 있다. 문화유적과 문화재 속에서 주민이 더불어 공존하고 있는 명품마을이다. 멀리서 바라보는 남간마을의 전경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마을 한켠에선 주택 개조가 한창이어서 조용한 마을에 활기를 더해주고 있었다. 남간마을은 지금까지도 정월 대보름에 동제를 올리고 있다. 마을회관 바로 맞은편 수백년 돼 보이는 노거수인 당수에 새끼줄과 흰천이 꼬여 여러번 둘러져 있었다. 남간마을은 서로의 가문과 성씨를 존중하며 조화로운 평화를 구가하고 있는 동네였다.
‘스트레스’는 정신건강 관련 용어 중 사람들이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이다. ‘팽팽하게 당긴다’는 의미의 라틴어 ‘stringere’에서 기원한 이 단어는 개체에 가해지는 외적인 힘을 일컫는 물리학 용어로 처음 사용됐다. 스트레스라는 말은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해 현재는 어떻게 통용되고 있을까? 스트레스의 과거와 현재에 대하여 알아보자.
목월백일장이 시작된 것이 1968년, 목월노래비 제막식을 한 그 해부터 실시했다. 처음에는 경주시내에 초등학교 문예지도 교사들의 모임인 <푸른편지회>에서 맡아 하다가 나중에 경주문인협회에서 주관 주최했다. 초등학교 교사들의 모임인 <푸른편지회>는 교사들의 전출 때문에 그 모임이 없어지고 경주문협에서 맡았던 것이다. 그 때에는 목월선생이 직접 경주에 오시고 행사에도 참석하여 백일장 심사까지 해주셨다. 참가범위도 초등학교로 한정했으나 참가학생 수는 무려 1000여명이 넘었다. 경주는 물론이요 대구, 울산, 포항, 영천, 심지어는 부산에서까지 행사에 참가 하러 왔었다. 1977년 제10회 목월백일장이 5월에 실시됐다. 당시 지부장은 이근식 선생이었는데 백일장을 앞두고 많은 회원들이 행사를 도와야 하는데 그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여의치 않았다. 그해에도 목월선생이 직접 오시기로 돼 있어서 손님 맞을 준비까지 지부장인 이근식선생 혼자서 다 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근식선생 혼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다녀야만했다. 나는 그 때 경주문협의 어느 회원의 혼사문제가 있어 그 때문에 포항에 갔었고, 서영수 선생은 몸이 불편해서 방에 누워있는 형편이 되었다. 워낙 급한 지부장이 서영수선생에게 전화를 하니 아프다고 못나온다고 했다. 그럭저럭 지부장 혼자서 일을 처리하고 나니 마음이 몹시 좋지 않았었다. 당일이 되어 많은 회원들이 행사장에 나와서 백일장 행사를 끝내고 모두 <통술집>에 모여 앉았다. 십여 명의 회원들이 둘러 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지부장은 목월선생의 가방을 들고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전송을 하러 갔었다. 회원들은 행사를 마친 홀가분한 마음으로 연거푸 막걸리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때 회원으로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대충 10여명, 서영수, 정민호, 손경호, 김홍주, 구석본, 박해수, 김기문, 그 외에 몇 사람이 더 있은 듯하다. 우리는 열심히 막걸리 주전자를 비우고 있는데 목월선생을 전송하고 지부장이 돌아왔다. 지부장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던 모양이었다. 행사를 마쳤다고 앉아서 막걸리만 마시고 앉았구나 하는 인상을 주었던 모양이었다. 지부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식식거리며 “어느 놈은 집에 앉아 전화통만 들고 앉았고, 어느 놈은 중신한다고 포항에 가버리고 나 혼자 어쩌라고, 어찌 행사 하라고? 응?” 했다. 그냥 아무 말 말고 넘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갑자기 “지부장님! 어째서 화살이 갑자기 내한테로 날아옵니까? 예?” 했더니, 지부장은 갑자기 폭군으로 돌변하여 주전자를 들고 좌석에 집어 던졌다. 나 한데로 날아오는 주전자를 내가 피하는 바람에 곁에 앉아있던 구석본 시인이 정통으로 바로 맞아 막걸리 세례를 받고 말았다. 지부장은 “나는 인자 지부장 안한다. 너거들이 해라!” 하면서 서영수에게 한마디 하고는 나가버렸다. 우리는 그날 늦도록 술을 마시면서 우리가 너무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일이 이쯤 되고 보니 이근식 선생이 지부장은 안할 것 같고 부지부장인 서영수 선생이 지부장을 맡아야겠다. 하면서 그때부터 지부장이 서영수 선생으로 자연스럽게 돌아온 것이었다. -정민호(시인·동리목월문학관장)
토흔의 창시자 도예가 지산 이종능이 새로운 30년 도자기 인생의 출발을 고향 경주에서 시작했다. 경주보문단지에 위치한 황룡원 중도타워 건명홀에서 지난 21일 도예가 이종능의 ‘빛은 동방에서 芝山 李鐘能 陶作 三十五年展’ 오픈식이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번 전시에서 도예가 이종능은 독창적인 도자세계인 토흔 작품과 차 도구를 비롯해 달항아리, 회화의 영역을 개척한 벽화 작품 등 100여점을 선보였으며,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작품에 몰입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선화가인 양산 통도사 문수암 수안 스님은 이날 이종능 도예가의 전시 축하 및 새로운 30년을 축원하며 선화 한점을 선물했다. 수안 스님은 “지산 선생의 예술성을 담은 도자기로 하여금 국내외 많은 분들에게 밝고 기분좋은 봄의 빛을 선사하길 바란다”라고 작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도예가 이종능은 “단지 흙이 좋아서 이 길을 걸어왔고, 아직 부족한 점도 많다. 그래서 예술가라고 불리는 것이 한편으로 부담스럽다. 그래서 예술이라는 것은 부족함과 절실함이 만든 따뜻한 행복이 예술이라고 정의해본다”라면서 “오늘 이 자리에 귀하신 분들 모시고 전시를 여는 만큼 앞으로 제 행보가 잘못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정진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도예가 이종능의 작품에는 천년고도 경주의 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는 경주 어느 곳에서나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우리 문화유산의 색과 향, 천년 세월을 품은 에밀레종의 맥놀이 음과 함께한 그의 유년생활이 녹아 있다. 그동안 뉴욕, 워싱턴, 런던, 도쿄, 오사카 등 세계 각국에서 도예전을 개최해오며 각국 최고의 큐레이터와 예술가 그리고 유력 방송 등 언론매체를 통해 선생의 독창적인 작품세계와 한국의 미를 전 세계에 알려왔다. 일본 도예전문 기자가 그에게 스승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그는 ‘나의 스승은 자애로운 나의 어머니요. 천년 고도 경주요. 대자연이다’고 답했다. 주변에 산재돼 있는 신라 천년의 문화유산이,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에밀레 종소리가 그의 유년시절의 감성의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어떤 계파나 장르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가슴속에서 꿈틀거리는 창작 욕구를 자유분방하게 표현하는 도예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도예가는 대학4학년 때부터 한국 도자기의 메카인 경기도 이천에 방을 얻어놓고 본격적인 흙 수업을 시작했다. 우리 도자기 문화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무렵인 90년부터는 93년까지 하던 작업과 대학원 진학을 접어두고 일본, 대만, 중국, 태국, 몽고는 물론 실크로드까지 답사하며 북방문화와 남방문화의 흐름을 3년 동안 몸소 체험하면서 열정적인 연구를 거듭했다고. 특히 일본의 도요지를 답사하고 일본 박물관에서 우리 선조의 얼과 예술적 깊이가 담긴 도자기를 보면서 우리의 문화재가 강제로 건너오는 과정을 떠올리며 쓰린 가슴을 달래기도 했다. 또 중국의 명차 산지인 운남성과 명요를 몸소 체험하며 도자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끊임없이 던지며 동양 3국의 도자 문화의 깊이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왔다. 부단한 열정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2002년, 그해 열린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그가 한국의 대표작가로 선정돼 도예 초대전을 연 것을 비롯해 2002년 KBS·NHK 합작 월드컵 홍보다큐멘터리 ‘동쪽으로의 출발’에서 한국도자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한일 문화교류에 이바지하게 됐다. 1995년 첫 번째 개인전을 시작으로 이날 21번째 개인전을 맞이한 도예가 이종능에게 흙 작업은 직업이 아닌 길동무다. 자신만의 흙의 세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끝임 없이 자신과의 경쟁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으며, 종교와 사상, 어느 고매한 정신과 현대과학으로도 재단할 수 없는 그의 작품은 곧 경주의 자랑이자 대한민국의 자부심이다. 현재 그의 작품은 러시아 피츠버그 국립민속박물관, 중국 항주 국립다엽박물관, 일본 오사카 역사박물관 등지에 소장돼 있으며, 사랑과 자유, 평화, 행복 그리고 시작의 의미가 담긴 이번 전시는 오는 6월 10일까지 진행된다.
비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주 양동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룹을 지어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관광객들이 있는가 하면 연세 지긋한 부모님을 모시고 양동마을의 정취를 둘러보는 이들의 모습도 고택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지난 18일 정겨운 국악 소리 이끌려 관광객들이 하나둘 심수정에 모였다. 고즈넉한 정자와 어우러진 멋스러운 음악회가 심수정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 양동마을 이장이자 운영위원회 이동헌 상근부위원장으로부터 무대배경인 심수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시작한 이날 공연은 △‘화관무’-최은정 △‘대금독주(삼포가는길, 긴머리소녀)’-노동희 △‘가요(서른 즈음에)’-김현주·한상화 △‘해금독주(비익련리)’-신하은 △‘민요(함양양잠가, 진도아리랑)’-권 정 순으로 진행됐으며, 말미에는 관객들이 직접 가야금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인천에서 왔다는 한 관람객은 “가족들과 양동마을을 찾았다가 대금 소리에 이끌려 이곳에 오게 됐다”면서 “음악회 관람은 물론 아이들의 가야금 체험까지 생각지 못한 뜻밖의 선물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음악회 공간을 제공한 양동마을 운영위원회 측은 “한동안 지진 여파로 양동마을을 찾는 관광객 수가 많이 감소했지만, 매주 진행되는 음악회로 인해 마을 홍보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이 공연은 현재 재능기부로 이뤄지고 있어 계림국악예술원에 늘 감사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음악회가 더 활성화되면 공간을 비롯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풍류가 피어나는 음악회 심수정’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계림국악예술원(원장 권 정)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전통예술의 멋을 널리 알리고 건전한 문화생활 향유에 도움이 되고자 자발적인 참여와 기획, 재능기부로 이뤄지는 국악공연으로 10월 중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경주여고(교장 서정우)는 지난 14일~16일까지 1, 2학년을 대상으로 진로특강을 개최했다. <사진> 진로특강에는 지역 전문 직업인을 초청해 직업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했다. 이번 특강에는 학생들이 직접 선호 직업인 교직과 철도, 관광공사, 사회복지의 전문인을 강사로 초청했다. 서정우 교장은 “강의를 통해 학생들의 진로 및 학과 선택에 도움이 되고 직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신문 확산과 지역 학생들에게 신문기자 체험을 통해 올바른 미디어 사용을 장려하기 위한 학교신문 만들기 사업이 첫 교육을 시작했다. 경주신문이 주관하는 지역신문활용교육(NIE, Newspaper In Education) 학교신문 제작 지원 사업이 지난 17일 18일 양일간 선덕여중, 계림고, 선덕여고에서 학교신문 발행을 위한 수업을 실시했다. 올해는 지역에서 계림고 36명(지도교사 김경희), 선덕여중 17명(지도교사 서정욱), 선덕여고 14명(지도교사 김보람)이 학교신문 발행을 위한 수업에 참여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김선미 미디어 강사가 진행하는 교육에서는 첫 시간으로 우리나라 신문의 역사를 훑어보는 기회가 마련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인 한성순보와 1905년 황성신문의 사설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을 직접 살펴보며 우리나라의 독립과 이어지는 재미있는 신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또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1896년 서재필이 창간한 독립신문과 1919년 임시정부에서 발행한 신문의 차이점을 비교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번 지역신문활용교육에는 지난해와 달리 다양한 교재가 활용된다. AR(증강현실)앱을 이용해 모바일로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활용한 기사 작성과 뉴스 리터러시 예능 퀴즈쇼 ‘세젤퀴’라는 영상을 통해 기사 작성법 등을 배우게 된다. 또한 영상을 통해 낚시성 뉴스, 딥페이크 등 첨차 발전하는 거짓뉴스 제작에 청소년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또 올바른 정보 이용 방법에 대해 알아봄. 웹주소, 작성자 정보, 취재원, 작성일자 확인 등도 배우게 된다. 그 외에 신문의 구성요소(제호, 발행정보, 기사, 사진, 인포그래픽, 만평 등)를 살펴보고, Q&A 형식의 기사를 인물기사 형식으로 재구성하면서 인터뷰 기사 작성법을 익히게 된다. 김선미 강사는 “올해 새로 만든 교재에서는 작년 사업의 결과물인 경주중, 선덕여고, 경주여자정보고의 학교신문이 예시로 실려 학생들에게 더 가깝게 느껴질 것”이라며 “10월경, 학교신문 발행을 목표로, 다음 수업부터는 본격 학교신문에 실릴 콘텐츠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회의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신문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하는 학교신문 만들기 사업은 지역신문의 확산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실시되고 있으며 지난해 참여 학교가 자체예산으로 학교신문을 발행하는 등 교육현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지하철 2호선과 5호선이 교차하는 서울시 중구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은 과거 ‘동대문야구장’과 주변 도깨비시장, 헌책방 등으로 유명하던 곳을 문화재 발굴 후 종합테마파크로 조성한 곳이다. <사진> 2007년 12월 동대문야구장 등 주변을 철거하면서 발굴을 시작 2009년 12월 역사문화공원으로 개장하기까지 12년의 공사기간이 소요됐다. 공원 내에는 서울성곽과 이간수문(265m 8030㎡)을 중심으로 한 동대문역사관(1313㎡), 동대문유구전시장(4460㎡) 등 조선시대 건축 유적, 1925년 설립한 우리나라 야구 역사의 신화와 전설을 간직한 동대문운동장을 추억하는 기념관(339㎡), 각종 현대적 디자인의 전시와 판매가 이뤄지는 디자인갤러리(400㎡), 기타 상가들이 도열한 이벤트홀(2058㎡) 등이 들어섰다. 여기에 동대문운동장의 위용을 기념하기 위해 남긴 야간경기용 조명탑 2기와 성화대도 자리 잡고 있다. 이를테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은 조선시대와 근대사, 현대문명의 삶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흔하지 않은 테마파크인 셈이다. 발굴의 성과도 상당하다. 서울성곽(이간수문, 치성)이 드러났으며, 야구장 및 축구장 부지에서는 훈련도감의 예하 기관인 하도감터를 비롯한 조선전기~후기 건물지 유구 44기, 조선백자와 분청사기 등 조선전기~일제강점기 때의 도자류 등 유물 1000여 점이 출토됐다. 이들이 동대문 역사문화기념관에 고스란히 전시돼있다. 경주도 70년대 이후 연중 문화재 발굴이 진행됐고 발굴 후에는 대부분 잔디로 덮어두거나 꽃밭 정도로 바꾸어 지금은 발굴지역 전부가 무인지경으로 바뀌었다. 발굴 이전에도 사람이 살았고 발굴 후에는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조성한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은 경주로선 참 부러운 곳이다. 물론 그때 살던 사람이 사라진 것은 큰 유감이지만 말이다.
지난 16일 오후 5시경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 남령 최병익 선생의 회갑기념 전시실에 경주출신 정종섭 국회의원(대구 동구갑·서예가·전서울대교수·법학대학원원장)이 조용하게 방문했다. 전시실에는 몇몇 관람객이 있었으나 늦은 시간이라 다소 한산해진 분위기. 정종섭 의원을 알아본 남령 선생이 반갑게 정 의원을 맞는다. “아, 선배님. 꼭 뵙고 싶었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경주중학교 두 해 선배로 모교에 와 있던 정종섭 의원의 글씨를 보면서 서예가로서 정종섭 교수를 흠모했다는 남령 선생, 전시회에 초대하고 싶었지만 이전에 왕래가 없어 차마 초대장을 보내지 못했다고 아쉬워하고 있었다. 마침 남령 선생의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정종섭 의원이 그날 바로 전시장으로 달려 온 것. “경주 출신으로 대단히 빼어나신 분이라 들어왔기에 저도 꼭 뵙고 싶어 달려왔습니다” 잠깐 탁자에서 인사를 나눈 두 서예가는 다투다시피 작품 앞으로 다가선다. 전시실을 한 바퀴 빙 둘러본 정종섭 의원. “그림이 많으시군요!” 짧은 한 마디. 전시실에는 글씨보다 그림이 눈에 띄게 많다. “글씨만 써가지고는 봐주는 사람이 없어서요…” 솔직한 남령 선생의 말에 ‘그렇지요. 사람들이 글씨를 너무 모르다 보니…’라며 정 의원이 고개를 끄덕인다. 한참이나 묵묵히 그림을 대하는 정 의원이 심호흡을 한다. 호흡의 의미가 무얼까…. 몹시 궁금하다. 대형 소나무 그림으로 칸막이가 쳐진 전시실 안쪽에는 역시 대형 글씨의 장진주(將進酒)가 호방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정 의원이 발길을 뚝 멈추고 글씨를 음미한다. 그런 정 의원의 시선을 남령 선생이 지켜보며 선다. 이백(李白)의 풍류가 무한정 흐르는 장진주 속 구절이 문득 떠오른다. ‘그대 위해 내 한 곡 부르리라. 모쪼록 그대는 나를 위해 귀 기울여 다오(與君歌一曲 請君爲我側耳聽)’ 기묘한 기류가 느껴진다. 그 정적을 깨는 남령 선생의 한 마디. “저도 술 한 잔 마신 걸음에 써 보았습니다” 두 사람이 마주 보며 껄껄 웃는다. 긴장이 사라지고 다소 느긋해진 기운이 돈다. -명필일수록 붓 가린다. 벼루와 먹, 종이도 가린다. 정종섭 의원 꺼내 든 그림에 ‘저보다 낫습니다’ 감탄…! 찬찬히 이어지던 발길이 이번에는 남령 선생 특유의 문자도 앞에서 다시 멈춘다. “아, 새로운 시도군요…” 유심히 지켜보는 정 의원에게 남령 선생의 설명. “오방색을 써서 조형미가 있는 그림 글자를 써보았습니다. 사군자 모두를 문자도로 표현할 수 있는데 저만의 기법을 만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정 의원은 현대작가로서 새로운 기풍을 연 작가들의 사례를 들며 수묵의 깊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인들을 위해 조형을 고려한 서예의 개척도 중요하다며 공감했다. “아, 이 청묵은 참으로 좋은 빛이 나왔군요” 정종섭 의원이 가리킨 것은 매화도 한 폭.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먹의 깊이를 꿰뚫어본 정 의원의 감탄에 남령 선생이 어색해하며 고백한다. “그릴 때까지는 좋았는데 배접을 고려하지 못해서 원하던 대로 나오지는 못했습니다” 전시실을 한 바퀴 돌아본 뒤에 서예 문외한인 기자의 질문에 두 대가의 답이 이어졌다. “흔히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데 두 분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생뚱맞은 질문에 두 서예가가 고개를 저으며 웃는다. 남령 선생이 왕희지의 고사를 들어 왕희지도 몇 자루의 붓을 사서 그 중에 좋은 털을 골라서 다시 붓을 만들어 섰을 정도였다며 귀띔한다. 중국 여행을 자주한 바 있는 정종섭 의원은 가는 곳마다 벼루를 보러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단계석 벼루가 좋은 이유는 거기에 먹을 갈 때 서예가가 원하는 대로 좋은 농도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보통 글씨를 모르는 사람들이 글씨 쓰는 그 순간만을 고려해서 글씨를 쉽고 값싸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은 그게 다 많은 비용의 결과지요” 두 대가는 공히 붓 한 자루로 몇 달 쓰지 못할 때도 있다는 말도 한다. 그만큼 글쓰기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단적인 표현. 먹 역시 좋은 먹을 썼을 때 원하는 글씨의 농도를 맞출 수 있다고 맞장구치는 두 대가. 심지어 좋은 먹을 좋은 벼루에 갈면 힘주지 않고 먹을 세운 채 가만히 밀기만 해도 먹이 갈린다고 알려준다. 종이도 마찬가지, 문방사우의 질이 글씨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말은 일반인들이 아는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는 말이 얼마나 허구인지 일깨운다. ‘명필일수록 붓 가린다. 벼루와 먹, 종이도 가린다’ 대화 중 정종섭 의원이 자신의 휴대폰에서 그림 한 점을 띄워 올린다. 거기에는 세로로 길게 호수가 펼쳐졌고 호수의 작은 바위섬 위로 휘영청 달이 떠 있다. 한 눈에 보기에도 담백하고 기품이 어렸다. “아, 저는 할 줄 아는 게 이것 밖에 없지만 선배님은 그 엄청난 공부에 번잡한 정치에 하시는 일이 보통 많으신 게 아니신데 그림까지 이렇게 대단하시군요. 저보다 훨씬 낫습니다” 진심으로 탄복하는 말임이 가슴으로 느껴진다. -화광동진, 정치는 잡다한 사람 속으로 들어가는 것, 소동파에게도 정치는 어려웠던 것…! “저는 선배님께서 서울대학교 그 뛰어난 인재들을 가르치다 거칠고 투박한 시장 사람들과 시정의 잡다한 사람들을 상대하시는 모습이 참 안타깝습니다” 그때까지 정치담론은 전혀 없다가 남령 선생이 뜻밖의 안타까움을 피력하고 나왔다가 어색함을 메우려는 듯 한 마디 덧붙인다. “물론 퇴계 선생도 낙향해서는 시골 사람들의 말로, 농투성이들의 말로 사람들을 대하셨다지요” 정종섭 의원이 허허 웃으며 ‘화광동진(和光同塵)’이란 말로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대신한다. 자신의 덕과 재능을 감추고 세속을 따르고 속인들과 어울린다는 뜻. 마침 지난 4월 11일, 정종섭 의원을 만난 기자에게 정 의원은 정치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예상은 했지만 정치는 정치인만의 철학이나 신념으로 되는 것이 아니더군요. 깊이 생각하고 법리적으로 충분히 검증하고 발언한 말들이 당리당략, 심지어 같은 당내 파당의 이익에 의해 아무렇게나 짜깁기되기 일쑤였습니다. 그걸 또 방송과 언론이 아래위 다 자르고 보도하면서 정치인을 자기들 구미대로 재단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헌법학자이자 냉철한 정치개혁가로 정계를 비판하던 정종섭 교수는 박근혜 정권에서 정부개혁을 주도한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명성을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그러나 자신의 평생 공부인 헌법 정신에 맞춰 정치를 개혁하고자 한 의도와 달리 정치는 그때그때 눈치껏 치고 빠지는 사람들의 ‘막 되먹은 판’이었고 철학적 고뇌를 담은 기자회견과 정치주장들은 앞뒤가 형편없이 잘린 채 보도되기 일쑤였다. “어느 시대나 정치는 늘 그랬습니다. 소동파도 그랬지요” 정종섭 의원은 자신이 가장 흠모하는 유학자로 소동파를 꼽는다. 동양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표현을 쓰며 그 자신 그런 소동파를 닮기 위해 다방면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글씨와 그림은 물론 사진과 각종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정종섭 교수는 박람강기·다재다능의 대명사다. ‘소동파도 그랬다’는 말의 저변에는 소동파의 시를 악의적으로 재단하고 해석한 신법당에 의해 황주로 유배된 소동파의 억울함이 자신의 정치적 역경과 닮았다는 소회가 깔려 있는 듯했다. 그런 정 의원에게 이날의 방문은 진정한 ‘힐링’인 듯 여겨졌다. -‘글씨 모르고는 흉내 낼 수 없는 선’ 공감에 ‘오늘 좋은 것 배웠습니다’ 덕담, ‘촌사람 전시회, 귀한 분 오셔서 빛났습니다’ 겸양도!! 탁자에 앉아 담소하던 정종섭 의원이 다시 일어서서 대형 소나무 그림 앞에 선다. 이번에는 숫제 품속에서 돋보기안경까지 꺼내 쓴 채다. 그때부터 붓의 운용이 어떻게 되었느니 선이 어떻게 그어졌니 하는 이야기들이 두 서예가들만의 언어로 진행됐다. 그 와중에 정 의원이 탄성을 지른다. “이런 선들은 글씨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는 흉내낼 수 없는 선들입니다” 마침 어느 소나무 그림 앞에서는 정 의원이 바람결에 나부끼는 듯한 소나무를 보고 남농(南農) 허건(1907~1987)을 떠올리며 ‘남농 소나무가 자기 식으로 갔듯 (남령 선생의)이 그림들도 완전히 자기식으로 굳혔다’며 ‘남령준’이라 칭했다. 남령 선생은 “이전의 소나무 그림들이 차륜법으로 솔잎을 빗금으로 그렸는데 남농에서 처음 파필로 훑었다. 저는 그보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소나무를 그려봤는데 그래서 이런 묘사가 나왔다”고 설명한다, 소나무 껍질을 그릴 때는 소나무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물을 뿌려가면서 그렸다는 작법까지 들려준다. 정 의원은 어느 소나무 그림 밑에서 “일전에 서영수 선생께서 경주청솔로 시를 지었는데 내가 장관하던 시절 그 시를 한글로 써서 중앙일보 자선경매행사에 주면서 300만원 이하로는 절대 내주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는 일화를 들려준다. 이런 담소 중 정 의원이 또 다른 그림 앞에서 선 하나를 가르치며 이 선은 어떻게 꺾은 것이냐고 묻자 남령 선생이 몸을 써가며 글씨를 쓸 때의 기법을 설명한다. 이어 또 한 폭의 매화도가 나오자 정 의원이 필선을 유심히 보다 ‘이 선도 그렇게 해서 나왔군요’라며 감탄한다. 그러면서 ‘제가 오늘 좋은 걸 배웠습니다’며 덕담을 마다하지 않는다. 남령 선생이 “선배님 아니시면 절대로 이 말씀 안 드렸을 것입니다. 귀한 분 오셔서 전시가 빛났습니다”며 한껏 천진한 웃음을 띤다. 그림과 글씨를 두고 진지한 대화를 나눈 두 대가의 모습에서 ‘고담준론’의 원어적 의미를 실감했다. 무엇보다 오늘 처음 만난 두 거장이 마치 오랜 지인처럼 쉼 없이 대화 나누는 모습에서 ‘이 분들이 처음 만난 분들 맞나’ 싶은 의문마저 들 지경이다. 두 사람의 대화 속에 존중과 겸허라는 선비의 덕목이 한껏 우러났다. 전시실 가득 묵향보다 진한 인향(人香)이 퍼져 흘렀다.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 이진락 센터장은 칭찬이란 ‘전파력이 있는 마음의 행복, 행복의 씨앗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칭찬을 받으면 스스로가 기쁜 것도 있지만, 그 기쁨이 다른 곳으로 전달되고, 전달된 곳에서 다시 다른 곳으로 전달되는 전파력을 가지고 있는 행복의 씨앗이라고 생각합니다” “칭찬은 누군가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정하기 때문에 칭찬하고, 인정받았기 때문에 칭찬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 행복의 시작이라고도 볼 수 있으니 칭찬은 행복을 전파하는 씨앗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칭찬하는 것이 쉽지가 않은 현대사회에서 가볍게 건네는 칭찬한마디가 자신과 타인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것. 누군가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칭찬은 시작되고, 인정을 했기 때문에 단점이 아닌 장점이 보이고, 장점으로 인해 그 사람을 새롭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칭찬이라고 강조했다. 또 “칭찬은 행복의 씨앗 이면서 동기부여의 씨앗이라고도 생각합니다. 타인을 인정하고 칭찬을 주고받으면서 하던 일에 대해 ‘더 열심히 해야지’라는 동기부여도 되는 것. 칭찬을 받기위해, 그리고 누군가에게 칭찬을 해주기 위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동기부여의 씨앗. 그것이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도 지역 주민들에게 칭찬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칭찬하는 문화가 지역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칭찬캠페인에 앞장서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는 2012년 지식경제부의 광역경제권 거점기관 지원사업으로 추진돼 2016년도에 설립 됐다. 곡면영상 실감효과 테스트실, 실감형 홀로그램 테스트실, 인터랙티브 실감미디어 테스트실 및 서클비전 실감콘텐츠 테스트실 등이 구축돼 기업의 실감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실감미디어 체험관으로 지역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AR·VR과 접목해 홍보하고 있으며, 지난 4월부터는 지역과 인근지역을 포함한 학교 등에 개방돼 진로체험 교육시설로도 운영되고 있다.
“노동자들은 모두 각자 생계의 절박함을 가지고 노동현장에 나선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노동의 가치를 저평가해선 안된다. 생계에 성별은 없다” 지난 17일 임금차별 타파의 날을 기념해 경주여성노동자회는 경주역광장에서 캠페인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캠페인은 경주여성노동자회, 전국여성노동조합 대구 경북지부, 민주노총경주지부, 전국공공운수노조 경북지부, 경북노동인권센터, 경주환경운동연합, 안강 참소리 시민모임, 노동당 경주당원모임, 참교육 학부모회, 경주금속노조 관련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임금차별 타파의 날은 여성 비정규직노동자의 임금이 남성 정규직노동자 임금의 37.5%에 불과한 것을 지적하며 이를 날짜로 계산했을 때 여성노동자는 5월 17일 이후로 무급휴일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남성과 여성 정규직 임금을 비교해 100:64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여성노동자회는 여성노동자의 과반이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이와 비교하는 게 타당하다며 성별임금격차가 100:37.5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현대사회에서 가정을 책임지는 것은 남성뿐만이 아니다. 여성들도 노동의 현장에서 가정을 지키고 책임지기 위해 똑같이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노동 가치를 인정하고 불평등이 당연한 것이 되지 않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노동자들을 남성과 여성으로 차별하는 것을 중단하고 여성 노동자의 노동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라며 경주역 광장에서 캠페인을 진행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주여성노동자회 관계자들은 “생계를 유지하고 지키는데 남성과 여성이 나뉘어지는 것은 부당하다. 가정의 가장은 남성도 여성도 될 수 있는 사회가 왔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한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여성들의 노동을 저평가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경주경찰서는 지난 21일 대회의실에서 사회적 약자 통합 지원·보호를 위한 서라벌행복드림(Dream)협의회 2019 운영보고회를 개최했다. 협의회는 지난해 4월 창립했다. 지역 위기가정·청소년, 아동·노인 학대, 장애인·성폭력 피해자 등에 대해 생활비·의료비·주거환경개선 등을 지원하기 위한 각계각층 지역 전문가 24명들로 구성됐다. <사진> 이날 운영보고회에서는 올해 추진할 신규 사업으로 ‘백 투더 화이트(Back to the white)’ 청소년 문신제거 사업을 동국대 경주병원과 공동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백 투더 화이트’는 한때 호기심으로 새긴 문신으로 고통 받은 청소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문신을 깨끗이 지워주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협의회는 지난해 △재활용품 수거 어르신 ‘안전손수레’ 나눔사업(19대) △지적장애인 ‘위치알리미’ 보급사업(150대) △무면허 청소년 면허따기 ‘질풍노도 프로젝트’사업(7명) 등 3개 중점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18년 사회적 약자보호 정책추진 성과평가에서 도내 1위를 달성했다. 이들 사업은 올해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근우 서장은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는 따뜻한 경주를 만들기 위해 지역사회와 경찰이 하나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는데 다 같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1950년 7월 15일. 당시 경주공업중학교 학도병 18명은 경주중, 문화중학교 학도병들과 함께 전쟁터로 나가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펜 대신 총을 들었다. 애석하게도 이들 중 4명을 제외한 14명의 경주공업중 학도병들은 장렬히 산화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1983년, 경주공업중·고등학교 동창회는 전쟁터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변변한 위령탑 하나 없다는 것을 아쉬워하고, 동문들의 넋을 달래며 그 뜻을 기리기 위해 각 지역 동문들의 뜻을 모으기 시작했다. 참전 학도병 동문 기수가 주축이 돼 조국을 위해 몸 바친 학도병들을 기억하고자 전국 각지에서 동문들이 모금에 참여한 결과 이듬해인 1984년 11월 제막식을 갖게 됐다. 한편, 경주공고에서는 매년 6월 25일이면 동문과 유족들, 학생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위령제를 지내고 있으며, 경주공고 총동창회는 학교 측과 함께 동문 학도병들의 뜻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제2회 부부의 날 기념행사’가 열려 심각한 가정 해체의 위기 속에서 ‘부부’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와 행복한 가정, 밝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사진> 세계부부의날위원회가 주최하고 경주위원회(대표 손견익)가 주관하는 이날 행사에는 지역 단체 및 기관의 추천을 받아 자체심의를 거쳐 선정된 10쌍의 부부가 ‘올해의 부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먼저 백년해로 부부에 44년차 부부인 이문우·이정분 씨(동천동)가 선정됐다. 이문우·이정분 씨는 1975년 12월에 결혼한 부부로 남편 이문우 씨는 1970년 월남에서의 공로로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했지만 고엽제 여파로 최근 8년간 암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배우자 이정분 씨는 투병생활 중인 남편의 각별한 내조로 암이 조금씩 호전되고 있으며 이러한 공로로 백년해로 부부에 선정됐다. 이밖에도 잉꼬 부부에 김이균·최애련 씨(용강동), 봉사 부부 최동집·이종분 씨(충효동), 다문화 부부 류건우·주지혜 씨(동천동), 황성원·블랑카 씨(용강동), 기업 모범 부부에 김홍일·김정희 씨(남양유업), 김정대·백다솜 씨(쏠라이트), 군인·군무원 부부 이회·김현숙 씨(현곡면)가 선정됐다. 또 국가기념일 부부의날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임활 경주시의원과 대한민국 독도사랑 경주지회 남정희 회장은 감사패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세계부부의날 경주위원회 이사인 권택관 씨의 강의도 펼쳐져 가정과 부부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세계부부의날 경주위원회 손견익 대표는 “부부의 날은 평등하고 민주적인 부부 문화를 만들기 위해 제정한 국가기념일이다”면서 “저출산, 이혼율 증가로 가족해체 등 가족 및 부부의 중요성이 잊혀진 가운데 세계부부의날 경주위원회는 출산율 최고, 이혼율 최저의 가정이 행복하고 화목한 경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부의 날은 ‘둘이 하나 되자’는 의미로 1995년 5월 21일 세계최초로 경남 창원에서 권재도 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됐으며 2007년 5월 2일 대통령령에 의해 국가기념일로 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