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유치 당시 정부의 2016년 고준위방폐물 반출 약속 위반과 관련, 경주시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또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맥스터) 증설 관련 공론화를 위한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의 활동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영태 의원(동천, 보덕)은 지난 23일 제251회 제1차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시..
경주국립공원 구역으로 지정된 부지 중 사유지에 대한 지정해제로 사유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철우 의원(안강·강동)은 23일 열린 제251회 제1차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이 의원에 따르면 경주는 1968년 토함산, 남산, 대본지구를 시작으로 1974년 구미산지구가 추가돼 ..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 이후 45일여 만인 지난 5월 6일 생활방역체계로 전환했지만 또 다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51명 늘어난 누적 1만2535명이다. 이중 지역발생 31명, 해외유입 20명이며 지역발생 31명은 서울 11명, 경기 5명, 인천 3명 등 수도권이 19명, 대전 8명, 울산 2명, 강원·충남 각 1명으로 집계됐다. 생활방역체계의 마지노선인 50명을 또 넘어 선 것이다. 수도권과 대전에서 신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건 집단감염지인 서울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와 대전 서구 방문판매업체 3곳 등의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는 영향이다. 해외유입 20명 가운데 12명은 입국 검역과정에서 확진됐다. 지난 23일에는 해외입국자인 카자흐스탄 여성 1명이 귀국 후 경주시 51번 확진자로 추가됐다. 방역방국은 이 여성을 인천공항 귀국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해 현재 자가 격리 중이며 곧 의료원에 입원 예정이라고 한다. 생활방역체계로 전환 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감염자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세를 보인 것은 장기간 지속된 활동제한이 풀리면서 국민들이 각자의 예방활동에 소홀히 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경주지역은 4월 21일 50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2개월여 동안 자체 추가 확진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아 그나마 시민들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이는 시민들이 생활방역체계 전환 이후에도 개인 방역수칙을 잘 지켰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환자가 전국 각 지역으로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어 시민들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경주를 코로나19로부터 지키는 것은 경주시의 철저한 방역과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만이 가장 최선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미 경주의 관광업과 소상공인, 영세상인, 비정규직, 일용직 등 많은 시민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그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던 ‘화랑대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도 조심스럽게 개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마저도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보류함으로써 엎친데 덮친 상황이 됐다. 생활방역체계 전환 이후 경주에서도 각종 문화행사나 사회활동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이라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경주시의 철저한 방역과 시민들이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길 밖에 없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김순옥 의원(미래통합당 비례대표)이 제251회 경주시의회 제1차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읍면동별 거점 24시 보육시설 설치 및 지원을 주문한 것은 저출산, 인구감소 등의 국면을 맞고 있는 경주시로서도 충분히 검토할 사안이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저출생 원인이 결혼 후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직장에 다니기 어려운 것이 주된 이유”라면서 이로 인해 경력을 포기해야한다면 누구라도 출산에 대해 주저할 수밖에 없고 불평등한 교육여건과 아이 맡길 수 없는 환경이 여성경력 단절과 저출생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김 의원은 ‘경주시 모자보건 조례’에 의거해 임신과 출산에 소요되는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켜 아이 키우기 좋은 분위기 조성, 저출산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환경조성, 아이를 낳고 키우는 부담을 줄여 여성과 가족의 삶의 질 향상, 경력단절의 주된 원인인 육아 문제에 대해 24시까지 아이 돌봄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경주시에 요구했다. 경주는 지역경제기반이 약해 여건상 맞벌이 부부들이 많을 수밖에 없으며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녀들을 안전하게 보살필 수 있는 보육환경이다. 맞춤형 보육서비스와 24시 보육시설을 통해 여성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력과 삶의 질 향상과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경주지역에는 156개의 보육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읍면동별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지역별 여건을 잘 점검하면 체계적으로 24시까지 아이 돌봄 서비스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경주시는 매년 1000여명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이는 일자리 부족과 젊은 층 감소, 교육문제, 저출산, 맞벌이 부부의 아이 키우는 열악한 환경 등이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려면 먼저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특히 일자리를 갖기 원하는 여성들이 자녀들 때문에 사회진출이 어려워지는 환경이라면 경주시 인구감소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경주시는 김 의원이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을 위해 단순한 돌봄이 아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아이는 부모가 낳고 사회가 함께 키운다는 원칙을 경주시가 먼저 확실하게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한 주장을 심도 있게 검토하길 바란다.
국가를 사전에 찾아보면 ‘일정한 영토와 거기에 사는 사람들로 구성되고 주권(主權)에 의한 하나의 통치 조직을 가지고 있는 사회집단’이라고 되어있다. 정부(政府)는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을 포함하는 통치 기구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있다. 그리고 국민들은 국가의 주체로서 정부를 믿고 정책결정을 따르고 있다. 2005년 국가와 경주로서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그해 11월 2일 경주는 당시 정부가 19년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방폐장부지선정 문제를 매듭짓는 역사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약속에 따라 진행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리시설 부지선정을 위한 찬반 주민투표에서 경주시가 89.5%의 높은 찬성률을 기록해 경쟁 지자체였던 군산시(84.4%), 영덕군(79.3%), 포항시(67.5%)를 뒤로하고 방폐장을 유치하게 되었다. 이미 많이 알려진 내용이지만 당시 경주시민 10명 중 9명이 방폐장 유치를 찬성했던 것은 정부가 한 특단의 약속 때문이었다. 정부는 원전 내에 있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2016년까지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는 특별법으로 명시해 조건을 내걸었으며, 결정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가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유치지역과 탈락한 지역의 민심 수습방안을 함께 발표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정부의 약속을 믿었던 경주시민들은 특별지원금 3000억원,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경주이전, 양성자가속기사업 유치, 방폐장유치지역지원사업 등과 방폐장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가 총 3~4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방폐장 유치 이후 15년이 지난 2020년 6월 지금 경주는 현실은 어떠한가? 정부로부터 받은 특별지원금 3000억원은 경주발전의 종자돈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사라져버렸고, 한수원 본사는 민심만 둘로 갈로 놓은 채 양북면 장항리에 이전돼 한수사(寺)라고 불리 우며 주변과 경주 발전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또 양성자가속기는 주변지역 발전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으며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유치지역 지원사업은 정권 바뀔 때마다 해주는 둥 마는 둥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방폐장 유치이후 경주시민들의 상실감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맥스터(사용 후 핵연료 즉, 고준위 핵 쓰레기 처분장) 설치 문제는 또 다시 경주시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향후 50년 이상 운영될 임시저장시설인 맥스터(고준위 핵 쓰레기 처분장)를 짓겠다며 경주시와 경주시의회가 앞장서 공론화 및 주민설명회를 하려다가 무산되는 등 경주는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2016년이면 고준위 핵폐기물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겠다는 정부의 약속 미 이행에 대해서는 따지지도 못하고 경주시가 앞장서 공론화하려는 의도를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2005년 중저준위방폐장 결정 당시 이미 주민투표로 결정해 놓고 고준위 핵폐기물을 임시 저장하겠다며 맥스터(고준위 핵 쓰레기 처분장)를 증설하기 위해 150명의 시민참여단을 구성해 결정한다는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지금 경주시는 국가와 정부가 15년 전에 한 약속을 확실히 이행 했는지를 직시하고 따지는 것이 먼저다. 경주시는 정부에게 맥스터(고준위 핵 쓰레기 처분장) 설치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확실히(로드맵을 정한후) 결정하여도 늦지 않을 것이다. 특히 2005년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해찬 현 집권여당의 당대표에게 경주시민들에게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을 했는지 답변을 요구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먼저 경주시민들에게 사죄해야 하며 고준위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로드맵을 빨리 정해야 한다. 특히 2016년까지 특별법을 정한 고준위 핵폐기물을 가져가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 못한 책임과 배상을 해야 한다. 그리고 경주시와 시의회는 경주시민의 안전과 재산상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가 국가의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대형국책사업을 추진, 결정할 때에는 무엇보다 충분한 믿음과 약속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어야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정책은 장기적인 계획에 의해 추진되는 것이 대부분이며 원전관련 정책은 더더욱 그렇다. 지금 맥스터 증설에 앞서 정부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오랜 숙원을 해결해 주었던 경주시민들에게 한 약속은 먼저 지키는 것이다. 특히 방폐장 유치지역에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두지 않겠다는 약속은 꼭 지키는 것이 도리다. 김성장 전 경주희망시민연대 공동대표
미국의 조지프 레이먼드 매카시 상원의원이 1950년에 열린 공화당 당원회의에서 “중국의 공산화는 미국 내부의 공산주의자들 때문”이라고 주장하자 미국 전역은 공산주의자를 색출하는 광풍에 휩싸이게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 혐의로 체포되거나 심문을 받았다. 천재문리학자 아이슈타인,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 작가 토마스 만, 극작가 아서 밀러,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 등 수많은 사람들이 모함을 받아 억울한 누명을 쓰는 등 고초를 겪었다. 1954년 에드워드 머로 기자가 매카시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폭로하고 이후 열린 청문회에서도 매카시의 주장이 허구로 밝혀지면서 비로소 미국은 매카시 광풍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주석으로 있던 마오쩌둥(모택동)은 1966년 중국을 이상적인 공산국가로 건설하자는 명분으로 낡은 사상과 문화를 척결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중을 선동하고 청년학생과 민중을 동원해 지식인들과 기성세대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문화혁명 운동은 1976년 마오쩌뚱이 사망하기 직전까지 진행되었는데 이 기간 동안 도시에서 481만 명의 지식인 등이 반혁명 분자로 낙인찍혀 그중 200만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중학생에서 대학생에 이르는 어린 학생들로 구성된 홍위병들은 때지어 다니면서 반혁명분자로 낙인찍힌 지식인들을 대중 앞에 끌어다 무참히 살해하거나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다. 심지어 자신의 선생님을 끌어내 목에다 ‘저는 미국 자본주의의 앞잡이입니다’는 팻말을 걸고 오랏줄로 엮어 길거리로 끌고 다니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얼굴에 침을 뱉고 욕설하고 매질하게 하는 야만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10년간 중국의 문화혁명 시대는 광기의 시대로 일컬어지고 있다. 어느 사회든 이성이 마비되고 감성에 휘둘리는 사회가 되면 국가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집단적 광기에 빠져들 수 있다. 미국의 매카시 열풍이나 중국의 문화혁명은 모두 감성을 이용한 대중 선동으로 국가 전체가 집단적 광기에 빠져들게 된 사례들이다. 이번 방역물품 지원과 관련하여 경주시장을 친일 프레임에 덮어씌워 집단공격을 가하는 이면에 매카시즘의 섬뜩한 광기가 느껴진다. 경주시는 지난 5월 21일 일본 자매도시인 나라시와 우호도시인 교토시에 각각 방호복 1200세트와 방호용 안경 1000개씩을 보냈다. 그러자 경주시장을 향해 ‘토착왜구’니 ‘매국노’니 하는 비난이 쏟아졌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경주시장의 해임을 건의한다는 청원문이 올라왔다. 경주시장은 지난 50년간 경주시가 나라시와 쌓아온 특별한 우정에 대하여 설명하고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경주시장에 대한 인격모독적 공격은 멈추지 않았고, 경주시장은 결국 ‘경주’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지난 50년간 경주시와 나라시는 자매도시로서 긴밀한 교류를 추진하여 왔다. 나라시는 매년 경주시에 수학여행단을 보냈고,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에 시민방문단을 파견했으며, 경주시가 태풍 피해를 입었을 때 수재의연금을 보내주었고, 수십 년간 경주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각종 민간단체의 상호교류 활동을 지원해 왔다. 고도(古都)라는 역사적 공통점을 가진 두 도시가 자매결연을 맺고 상호 우호 관계를 나누는 것은 문화국가로서 장려할 일이지 결코 비난 받을 일이 아니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매도시에 2000만원 상당의 방역 물품을 보낸 것은 경주시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토착왜구니 매국노니 하는 말은 일제 강점기에 제국주의 통치에 협력하여 자신의 영달을 꽤하고 우리 민족의 탄압에 협조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지, 대한민국이 번영을 거듭하여 세계 선진 10개국에 진입한 이 시점에 적합한 용어가 아니다. 이 말은 대중의 반일감정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선동 선전술에 불과한 것이다. 조국 전 민정수석이 반일감정을 자극하기 위해 죽창가를 부르자고 외친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경주시장이 일본 자매도시에 구호물품을 보냈다는 이유로 해임을 요구한다면 일본과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외교장관이나 일본과 무역 교류를 지속하고 있는 상공장관에 대한 해임은 왜 요구하지 않는가? 감히 ‘경주’를 일개 물건으로 취급해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주장은 경주시민들에 대한 치욕적인 모독 행위다. 현재 한일관계는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부가 관계회복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한국와 일본의 지식인들이 나서서 이성 회복에 노력을 하여야 하고, 민간단체나 지방정부의 교류를 활성화함으로써 양국 지식인들의 양심을 깨워야 한다. 브레이크 없는 아베의 질주를 멈추게 할 힘은 국내에서 외치는 반일 구호가 아니라 일본 내 양심 있는 지식인들의 목소리에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시대를 거치면서 아름다운 경주를 다양한 기록으로 기술하였지만, 고려와 조선의 선비들은 경주를 망한 신라의 회한과 유적의 황폐함으로 애통함을 자주 드러냈다. 특히 달성서씨 사가(四佳) 서거정(徐居正,1420~1488)이 남긴 「경주십이영(慶州十二詠)」은 폐허가 된 경주의 역사문화를 보면서 신라 망국의 한을 거침없이 12 소재의 시로 남겼다. 서거정은 자가 강중(剛中), 호가 사가정(四佳亭)·정정정(亭亭亭), 시호는 문충(文忠)으로, 안주목사를 지낸 부친 서미성(徐彌性,1383~1431)과 권근(權近,1352~1409)의 따님 사이에서 태어났다. 1438년(세종20) 생원·진사에 모두 합격하고, 1444년 25세에 문과에 급제하여, 사재감직장(司宰監直長)을 거쳐 집현전박사(集賢殿博士)·경연사경(經筵司經)·형조참판·대사헌·우참찬·이조판서·병조판서 등 여러 요직을 두루 지냈고, 중국사신이 되어 문명(文名)을 떨쳤다. 1478년 군용순찰사(軍容巡察使)가 되어 경상도 지역을 두루 순방하였고, 경주를 찾아 많은 기문을 남겼다. 작자 미상의 『해동잡록(海東雜錄)』에는 사가 서거정(徐居正,1420~1488)에 관한 인물 기록과 그가 남긴 글이 가득하다. 『사가집』「시집보유(詩集補遺)」권3에 수록된 「경주십이영」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鷄林靈異 계림의 기이함 *신라 박-석-김 900년 왕조의 흥망성쇠가 석양에 저물어 감을 표현 2.鰲山奇勝 금오산의 기이한 경치 *조망 좋은 금오산에는 서예가 김생과 최치원의 흔적이 가득하다 3.鮑亭感懷 포석정에 대한 감회 *유상곡수의 포석정 앞에서 신라의 마지막 모습에 만감이 교차하다 4.蚊川騁望 문천을 두루 바라보다 *사금갑(射琴匣)·옥문지(玉門池) 그리고 이차돈의 전설이 서린 곳 5.半月古城 옛 반월성 *아득한 명활촌과 인적 드문 흥륜사가 아스라이 곁에 있다 6.瞻星老臺 오래된 첨성대 *비바람에 꺾이고 깎여 형세가 기울어진 첨성대 7.芬皇廢寺 폐허가 된 분황사 *황룡사를 마주한 분황사에는 이름난 승려가 없는 아쉬움 8.靈妙舊刹 영묘사 옛 사찰 *비석엔 지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9.五陵悲弔 오릉을 슬피 찾다 *전설에 비해 초라하고 적막한 오릉을 표현 10.南亭淸賞 남정의 맑은 경치를 감상 *남정에 기대어 박혁거세와 석탈해의 탄생설화 그리고 김유신의 무상함을 느끼다 11.聞玉笛聲 옥적 소리를 듣다 *망한 성에서 옥적을 다시 듣고 싶은 심정을 표현 12.過金庾信墓 김유신의 묘를 지나다 *천하의 장수 김유신과 천관사를 추억하다 서거정 이후 서천(西川) 어세겸(魚世謙,1430~1500)의 「雞林十二詠」, 제봉(霽峯) 고경명(高敬命,1533~1592)의 「鷄林詠」, 송소(松巢) 권우(權宇,1552~1590)의 「次韻東京十二詠」, 양서(瀼西) 이광윤(李光胤,1564~1637)의 「次夢村月城韻 二首」, 시암(是庵) 임화세(任華世,1675~1731)의 「次徐四佳居正 魚文靖世謙 雞林十二詠 幷序」, 청대(淸臺) 권상일(權相一,1679~1759)의 「次東京十二詠韻」 등 많은 문인들이 그의 시를 차운하였다. 임화세는 경주 남산리 출생으로 부친 임인중(任仁重)과 모친 오천정 씨 사이에서 태어나, 한강(寒岡) 정구(鄭逑,1543~1620)의 학풍을 가학으로 이었고, 1699년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문한관(文翰官)을 거쳐 예조정랑에 이르렀다. 평소 지조가 강건해 권세가의 미움을 받았고, 모친 별세 이후 54세에 벼슬을 버리고 남산 기슭에 몽희당(夢羲堂)을 짓고 은거하였다. 저서로는 『시암집』이 전한다. 임화세는 서거정의 시를 차운하면서 서문(序文)을 달고, 12번째 過金庾信墓를 과각간묘(過角干墓)로 표현한 것이 특이점이다. 서거정·어세겸 시에 차운한 雞林十二詠 幷序 내(임화세)가 을유년(1705)에 낭산의 남쪽에 살았는데 옛 박혁거세의 유허지이고, 서라벌의 빼어난 곳이다. 월성은 그 북쪽에 있고, 포석정은 그 서쪽에 있으며, 금오산과 문천이 있어 예나 지금이나 굽어보고 우러러보니 감격스러웠다. 이에 지난날 번성함을 생각하니 눈앞이 아찔하고, 지금 깨진 기왓장과 무너진 담장은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없다. 황량한 풀밭엔 곳곳에 좁은 길이 생기고, 골짝의 바위 그리고 새와 꽃은 오히려 옛적 모습이 있으니, 나그네 가운데 이곳을 지나는 자들은 다만 한 움큼의 눈물을 흘리며 슬퍼할 따름이다. 아프고 신음하는 겨를에 삼가 앞선 현자의 시를 차운하며 전에 없던 마음을 머문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지난 5월 3고로공장 앞에서 특이한 입간판 제막식 행사가 있었다. 포항제철소장(남수희) 예수성심시녀회원장(김알로 이시아) 등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했다. 3고로공장은 포항 제철소 4개의 고로 중 매년 500만톤의 쇳물을 생산하는 세계 5위인 거대한 제선 공장이다. 이 공장 부지는 1960년대 ‘(재)예수성심시녀회’라는 수녀원 자리였다. 주님을 섬기며 복음을 전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운영되는 수녀원이 현대 문명의 쌀인 철을 만드는 공장으로 탈바꿈 된 것이다. -송정리, 예수성심시녀회가 포항제철 건설부지를 위해 자기 보금자리를 비워주다 예수성심시녀회는 1935년 12월 프랑스 신부 루이 델랑드(한국명 남대영)에 의해 설립되었는데 일제의 핍팍과 한국 동란 수난 속에서 1950년 포항시 영일만 송정리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양로원, 보육원, 무료진료소, 나환자 정착촌 등 다양한 복지시설을 마련해 신부, 수녀들과 함께 700여명의 불우이웃들을 돌보고 있었다. 그러나 1968년 포항체철 건설이 이곳으로 결정되자 20여 년간이나 꾸려온 보금자리를 기꺼이 내주고 지금의 대잠동(포항성모병원 근처)으로 옮기게 된다. 설립자 남대영 신부는 한국철강산업과 경제 발전을 위해 성심시녀회의 모든 시설과 생활 터전을 양보함으로써 지금의 포항제철소를 있게해준 은인이다. 당일 입간판 제막은 이러한 예수성심시녀회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는 뜻으로 스테인레스 강종으로 제작하여 당시 시녀회의 옛터인 3고로공장 앞뜰에 건립하게 되었다. -프랑스 루이 델랑드(한국명 남대영) 신부 이야기 포항시 대잠동 성모병원 뒤쪽에 예수성심수녀회와 성모자애원이 있다. 남대영 신부(1895-1972)는 1923년 일제강점기 시절 누구도 오기 꺼려하던 한국에 선교사로 파견, 일제 식민지의 폭정, 한국 전쟁의 고통속에 있는 가난한 사람, 고아, 병자에게 나눔과 사랑을 실천한 프랑스 신부이다. 1922년 신부가 되어 이듬해 부산에 도착, 부산진 본당 주임신부로 시작,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1950년 폐허 속에서 포항 송정리(현 포항 제철소 부지)에서 사회복지 단체를 창설한 한국사회복지 사업의 선구자였다. 그런데 1968년 포항제철소 건설 부지가 이 지역(송정리 해안가)으로 결정되면서 이 단체의 이전이 불가피하게 되어 남 신부의 결단이 필요했다. 남 신부는 포항과 한국의 산업 발전을 위해 자진해서 대잠동(현 위치)으로 이주함으로써 포항제철소가 그 자리에 건립될 수 있도록 용단을 내렸다. 1962년 대한민국 문화 훈장, 국제장 수여, 1965년 프랑스 최고 큰 상을 수여한 포항의 역사적 인물이자 한국 경제 발전 기여자이다. 이 신부는 1895년 6월 프랑스 노르망디주에서 출생, 1923년 부산으로 입국하였고 1972년 77세로 포항 갈평리에서 서거하였다. 50여년간 한국을 위해 선교, 복지 사업을 이룩한 분이다. 특히 한국 동란 이후 선교 단체를 만들어서 빠리 신부 직분으로 서양, 미국 등에 수천통의 서신을 통하여 후원금을 조성하는데 노력한 분으로 잘 알려져있다. 대구에 있는 ‘남대영 기념관’(2015년 준공)에 있는 그의 어록에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문구가 남아있다. “제가 저녁에 근심을 가진채 잠든다 하드라도 아침이면 제 영혼의 하늘은 개어 언제나 희망속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남대영 신부는 ‘포항을 빛낸 인물 제6호’로 선정되어 많은 시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쓰리 테너(the 3 tenors)는 동시대에 서로 라이벌로 활동하던 이탈리아의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1935년), 스페인의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1941년), 호세 카레라스(Jose Carreras/1946생) 이렇게 3인을 말한다. 1988년 백혈병에서 치유된 막내 카레라스를 위해 두 형님이 함께 개최한 콘서트가 쓰리 테너 콘서트의 시초다. 하지만 세 사람의 이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결승전 전야제 날, 주빈 메타(Zubin Mehta/1936)의 지휘로 열린 쓰리 테너 콘서트에서다. 이 콘서트는 클래식 음악사에 한 획을 긋는 기념비적인 공연이 되었다. 실황을 담은 앨범이 무려 1200만장이나 판매되어 클래식 앨범 중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것이다. 이후 쓰리 테너는 16년간 총 24회의 콘서트를 열어 클래식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한 사람이 노래하는 동안 다른 두 사람이 잡담을 나누는 특유의 무대매너는 그간 엄숙하기만 했던 클래식 공연의 격식을 깨버렸다. 우리나라에선 아무래도 맏형 파바로티의 인기가 가장 많다. 특히 그가 쓰리 테너 콘서트에서 부르는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Nessun dorma)는 단연 최고 인기곡이다. 파바로티가 유행시킨 이 노래는 휴대폰 외판원이던 폴 포츠(Paul Potts)라는 사람이 파바로티가 세상을 떠난 2007년, 영국의 TV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즈 갓 탤런트(Britain’s Got Telent)에서 불러 우승하며 더욱 유명해졌다. 우리나라에는 2013년에 영화 파파로티(파바로티의 오자가 아님!)가 개봉하고, 2014년에는 코리아파파로티문화재단(역시나 오자 아님!)이 설립되었다. 덥수룩한 수염에 친근한 외모를 가진 파바로티는 죽어서도 이역만리 한국에서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쓰리 테너 중 가장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도밍고는 파바로티의 사망 후에도 오페라 주역으로서, 그리고 오페라 극장의 총감독과 지휘자로서 승승장구하던 중 ‘미투(me too)’에 연루되어 미국 무대에서는 퇴출된 상태다. 설상가상 최근에는 코로나 확진 판정까지 받아 암울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향교가 자리했던 마을을 교촌(郊村), 교리(敎里), 교동(敎洞)이라 불린다. 경주교촌한옥마을은 반월성 옛 궁터 서쪽성곽을 끼고 위치해 있다. 유서 깊은 흔적이 당당한 금싸라기 땅이다. 세계유네스코 문화유산 신라역사유적지구에 등재 된 동부사적지와 일직선이다. 느티나무, 팽나무, 회화나무, 감나무 등 노거수들 쉼의 그늘로 무성하다. 신라시대 유적 속 조선정취 숨 쉬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역사의 터전이다. 주위로 월성 석빙고, 대릉원 천마총, 내물왕릉, 계림, 발천, 찬기파랑향가비, 첨성대, 핑크뮬리, 연꽃단지, 비단벌레차, 신라왕궁영상관, 월정교, 향교, 최부자고택, 교촌홍보관, 교동금관 폐 고분 터, 교동법주, 사마소, 제매정 등 볼꺼리가 천지배까리다. 그리고 길 잠시 틀면 동궁과 월지, 국립경주박물관, 인용사지, 천원마을, 오릉 등 주변이 온통 유구의 숨결로 가득하다. 예전에 최씨고택 거주하던 막내이모네 오갈 때부터 마음에 둔 마을, 어른이 되면 내 집 한 채 마련해 살고 싶던 곳이다. 방해받지 않고 홀로 사색해야만 차오르는, 삶의 편린들을 추억하기 위해 발걸음 주저 않는 산책지다. 문천(蚊川) 흐르는 시냇물 만지작거리며 무작정 걷다가, 다소곳이 심신을 풀러놓기에 망설임 없는 마을이다. 쉬엄쉬엄 배회하다 낯가림 없이 안기면 아늑히 감싸주는 정취에, 엄마 얼굴·이모 얼굴 한꺼번에 다가와 참으로 기억은 가슴 찡하게 아름답다. 교촌한옥마을 찾아드는 길목은 여러 갈래로 트여 있다. 마음 내키는 대로 골라 짚어 안겨서 쉬면된다. 월성궁궐터 발굴현장을 왕족으로 거닐어 계림 숲 끼고 드는 오솔길도 오붓하다. 첨성대 앞길 똑바로 숲 한복판 가로질러 향교 바깥마당 짚고 가는 길섶도 좋다. 김생의 글씨 현판으로 새겨진 월정교 남쪽문루로 행차해도 황홀한 교촌마을이다. 신라우물 설화어린 김유신생가터 남천내 물빛 밟아오는 “제매정길”도 수더분하다. 먼발치 월정교 손짓하는 수양버들 늘어진 ‘둘이 하나 되는’ “사랑길” 길목은 자동차 드나드는 찻길이다 넓게 정비해 놓은 주차장 동쪽으로 행하는 훤한 마당을 들어서면, 전통체험을 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공방과 한식당, 전통 떡, 소품상점들이 즐비하게 손님을 맞는다. 서편 쪽, 옛 가마터 복원해놓은 야트막한 고샅길 오른다. 도굴된 것을 회수한 사슴뿔모양 세움이나 나뭇가지장식모양이 없는, 1단 형식의 신라초기 교동금관 폐 고분 터다. 독립유공자 ‘최 완’ 생가고택 전통찻집 ‘고운님 오시는 길’ 담벼락 골목샛길을 벗어나면, 교촌한옥마을 한복판 최씨고택 바깥마당이다. 늘 붐비던 ‘교리김밥’가게 앞 관광객 줄선 광경을 올해 봄부터 볼 수 없다. 1960년대 구멍가게로 시작하여 김밥달인으로 명성을 떨쳐, 오릉동쪽담장 대궐같이 새집지어 이전했기 때문이다. 교리김밤 이영자 달인님은 방송국 SBS ‘생활의 달인’에서 2013년 대한민국 김밥달인으로 등극했다. 전국에서 찾아드는 손님맞이로, 줄서서 기다려야 맛보는 명소로 번창했다. 이영자달인님은 고인이 된 막내이모랑 정이 돈독한 이웃지간 이었다. 2000년대 이종사촌 사는 서울로 떠나기 전까지 막내이모랑 친하게 지내셨다. 어쩌다 김밥가게에서 마주치면 남같이 않게 살갑게 대하신다. ‘생활의 달인’ 방송 때 노력하며 살아온 덕으로 달인상패를 안았다. 감격에 겨워 우시는 장면을 시청하면서, 나도 모르게 흐르는 기쁨의 눈물이 정으로 맺혀 들었다. 교리김밥은 남다른 추억이 깃던 맛으로 수십 년 단골이 된 사연이 있다. 교리 고택에 거쳐한 막내이모와의 살가운 추억이 겹쳐오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엄마가 보고프면 물물이 찾아가 피붙이 정을 기대던 막내이모였다. 셋째 딸 고운자태에 필체며 바느질 솜씨며 다정다감한 성품의 신여성이었다. 질녀, 조카들이 갈 때마다 버선발로 반기며 별미로 교리김밥을 사주었다. 1970년대, 친근한 김밥가게주인에게(이영자달인) 다이얼전화기 돌려 주문을 한다. 금방 말은 김밥이 잰 걸음으로 배달돼오면 이종사촌들과 오순도순 맛있게 먹었다. 질 좋은 쌀밥에 곱게 채 쓴 계란지단만 듬뿍 넣은 씹을수록 고소한 김밥이었다. 달걀도 흰쌀밥도 귀하던 시절 입맛 달게 먹던 교리김밥은 추억의 맛난 음식이다. 교리김밥은 1970년대 초창기 교리구멍가게에서 출발했다. 전통비법을 며느님이 전수받고 아드님이 경영을 이어간다. 열심히 일군 보람으로 지역사회 장학금기부를 쾌척한다. 벚꽃이 흩날리는 날 이전한 (탑리 3길 2. 탑동 400-1) 교리깁밥 경주본점을 찾았다. 새로 건축한 현대식 한옥 2층 건물에 줄선 손님들이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옛 추억을 더듬듯 세월이 흐른 요즘도 줄을 서서라도 즐겨 사먹는 별미다. 교촌마을에 안겨 논 한나절, 어느새 뉘엿뉘엿 해 그림자 기왓장 얹혀 고즈넉하다. 나지막이 하루를 울타리 치는 토담 골목을 빙 둘러서 월정교 누각에 머문다. 휘황찬란한 불빛 아래 물너울에 풀어놓은 신라적 다리가 빼어난 야경을 낳는다. 복원해 놓은 월정교 하류 19m 지점쯤 목조교량 기초부분이 노출되었다. 월정교가 조성되기 100년 전 이미 놓여있던 느릅나무다리 흔적이다. 원효와 요석공주 사랑이야기 전설처럼 묻혀 있는 목교로 추정되는 유교(楡橋)다. 길이든 교량이든 이용하기 편리한 지점을 선택하기에, 원효가 물에 빠진 나무다리 그 위치쯤 경덕왕대 골격 멋지게 재건축 누각 월정교를 지었을 것이다. 천년을 거슬러 또 천년 세월의 무게에 허물어진 월정교를 다시금 유추해, 옛터 고스란히 오늘의 월정교를 복원한 이치리. 달빛 고즈넉이 젖은 무릎을 베고 누운 월정교 배경삼아, 아득하기도 하고 정겹기도 한 신라천년을 마중하는 교촌한옥마을이다.
지난 20일 경주시 ‘시민소통관’ 이성락 씨가 뜻밖의 글을 페이스 북에 올렸다. ‘맥스터 증설에 대한 단상’이란 제하의 글은 어려운 시절 연탄보일러에 비유해 맥스터의 증설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6월 21일 오전, 맥스터를 반대해온 이원희 씨가 이 글에 대한 반박을 실었다. 그것도 똑 같이 연탄재를 소재로 했다. 이원희 씨가 페이스북에는 이성락 씨의 글이 그대로 딸려 있기도 했다. <사진> 이성락 씨 글을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두 글을 동시에 읽을 수 있었다. 관심있는 분들은 페이스북 검색창에 두 분의 이름을 검색해보길 바란다. 이에 대해 양쪽에서 지지하는 사람들의 댓글이 난무했다. 이원희 씨가 쓴 대로 마을주민들이 양쪽으로 나뉘어 싸우는 꼴이다. 누가 옳고 그른지에 대해서는 굳이 논하지 않겠다. 다만 이 글은 처음부터 시작이 잘못됐다. 고준위 방사선 폐기물은 연탄재처럼 마을을 치우고 한쪽에 세워둘 만큼 시시껄렁한 폐기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보듯 언제 어떤 식으로 반경 수십 킬로를 폐허로 만든 채 모든 생명을 절단 낼지 모르고 반경 수 백 킬로를 방사능 오염권으로 만들어 길이길이 후손에 원자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천만한 폐기물이란 사실이다. 고준위 핵폐기물을 연탄재에 비유한 이성락 씨나 그걸 그대로 받은 이원희 씨의 글은 맥락상의 의미는 인정되지만 원천적으로 크게 틀린 셈이다. 양쪽으로 나뉘어 싸우는 댓글에는 이성락 시민소통관이 이런 글을 쓸 자격이 되는가라는 물음에도 닿아 있다. 개인 이성락 씨는 당연히 그럴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가 ‘시민소통관’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다면 문제가 아주 다르다. 시민소통관은 시장이 시민과 소통하라고 임명한 자리다. 더구나 맥스터 문제는 경주에서 핫 이슈 중의 핫 이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이런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시민소통관이 연탄재를 비유해 글을 썼다는 것은 주낙영 시장의 의식수준이 고준위 핵폐기물을 연탄재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꼴이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렇다면 이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만약 이성락 소통관이 순전히 자의로 이 글을 썼다면 그는 더 이상 시민 소통관의 직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시민의 뜻을 시장에게 전하는 것이 시민소통관의 역할이다. 시장의 뜻을 시민에게 전하는 직책이었다면 ‘시장대변인’이라고 써야 했을 것이다. 경주 유사 이래 가장 뜨거운 논쟁에서 시민의 뜻을 전하는 데서 오버해 시민의 뜻을 한 쪽으로 조장한 것은 시민소통관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이원희 씨가 쓴 비유에서처럼 시장이 맥스터를 쌓아두자고 주장한 것과 같은 꼴이 됐다. 역시 그럴 리는 없겠지만 시민소통관이란 직책이 그런 의혹을 낳게 한다. 또 한 가지 이성락 소통관이 간과한 것이 있다. 그 마을에는 연탄보일러를 떼되 연탄재는 보일러 근처에 두면 안 된다는 마을 공동의 법이 연탄보일러 만들 때부터 존재해 왔다는 사실이다.
군위문화관광재단(이사장 김영만)은 오는 7월 1일 전국 최초이자 국내 유일의 삼국유사를 테마로 한 삼국유사테마파크를 개장한다. 삼국유사 테마파크는 문화체육관광부 3대 문화권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으며 삼국유사(三國遺事) 속 이야기를 다양한 전시 및 조형물로 구현해 놓은 복합 문화콘텐츠 공간이다. 이는 우리 민족이 보유하고 있는 역사서의 내용을 현재 시점으로 구현했다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 -삼국유사 가온누리 조성사업 지난 2014년 4월 국토교통부는 낙동권 신발전지역 발전촉진지구로 군위군 가온누리 사업지구를 지정했다. 신발전지역 발전촉진지구란 지정문화자원, 역사자원, 자연자원 등 녹색성장 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한 지역을 말한다. 이에 군위군은 관광 트렌드를 감안해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의 대표 브랜드로서 삼국유사 가온누리를 조성해, 군위 관광 진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했다. 삼국유사 테마파크는 삼국유사 가온누리 조성사업의 결과물이다. 가온누리 조성사업은 삼국유사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재조명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삼국유사 관련 자료와 연구를 집대성하고 우리 민족의 역사와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이 사업을 통해 탄생한 삼국유사테마파크는 한국의 신화와 역사를 재발견하고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대표적 문화 관광지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국유사의 신화, 문학, 설화 등의 문화콘텐츠와 놀이, 관광 등 다양한 콘텐츠와 문화산업을 접목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문화관광지의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국유사 테마파크, 국민 속으로 지난 2010년부터 의흥면 이지리 산107 일원(현 일원테마로 100) 72만2000여㎡ 에 조성해 온 ‘군위 삼국유사 테마파크(삼국유사 가온누리 조성사업)’는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삼국유사테마파크는 삼국유사가 담고 있는 기본적인 가치를 전시공간과 체험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삼국유사 테마파크는 설화 속 이야기를 구현한 조형물, 가온누리관(전시관), 이야기학교·숲속학교(교육·체험공간), 해룡슬라이드(사계절썰매장)·해룡물놀이장, 역사돔 등 다양한 시설들로 구성돼 있다. 테마파크 내에는 삼국유사 속 다양한 설화를 구현해 놓은 조형물이 곳곳에 위치해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삼국유사의 서문과 발문을 조형물로 표현한 가온문(정문)과 누리문(후문), 삼국유사의 모든 신화를 담고 있다는 의미로 연출한 17m 높이의 신화목, 나라의 모든 근심과 걱정을 해결해준다는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 등이 있다. 또한 전망대로 만들어진 신라 지철로왕의 사자상, 탄생설화를 표현한 알게이트를 비롯해 벽화(건국이야기길, 영웅탄생길), 잔디광장(한울마당), 미로(혜통미로), 야외공연장(가온광장, 누리광장) 등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테마파크 중심에 위치한 가온누리관은 삼국유사를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는 전시 체험공간이다. 보각국사 일연대선사관, 삼국유사 속 인물들을 판타지 영상으로 만날 수 있는 서클영상관, 삼국의 역사와 문화 등을 전시물을 통해 배울 수 있는 히스토리관, 삼국유사 속 여러 교육적인 이야기들을 체험으로 배울 수 있는 설화문화체험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야기학교와 숲속학교’는 삼국유사와 관련한 세미나, 강연, 교육 등을 실시할 수 있으며 다양한 연령층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야외 놀이시설인 ‘해룡놀이터’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물놀이장과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해룡슬라이드(사계절 썰매장)가 있다. 특히 해룡슬라이드는 긴 코스(175m)와 일반 코스(91m) 두 구간 운영을 통해 관람객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 이와 더불어 용담지, 아침향기원 등의 산책코스도 마련돼 있다. 특히 용담지 중심에는 팔각정이 설치되어 있어 관람객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삼국유사 테마파크는 체류형 관광지의 필수 조건인 숙박시설도 20곳 보유하고 있다. 영웅탄생을 연상시키는 알 모양의 돔 하우스형 숙박시설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영웅들과 나라 이름을 붙여 이용객들이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32㎡(10평형) 10동과 44㎡(14평형) 10동으로 이루어진 역사돔은 다양한 공간 활용도를 자랑한다. -관람객 중심 테마파크 삼국유사 테마파크는 종합안내소 운영을 통해 관람객 만족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관람객은 안내소에서 테마파크 관련 다양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으며 단체 관람객의 경우 종합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또 각종 분실물, 미아 발생 등의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종합안내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테마파크는 의무실과 수유실 운영을 통해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휠체어 및 유모차 대여 서비스도 펼친다. 이 밖에도 식사를 할 수 있는 풍류정, 각종 상점 등도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생활속 거리두기 적극 동참 군위문화관광재단은 삼국유사테마파크 대규모 개장 행사를 생략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개장일인 7월 1일부터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을 구성해서 테마파크 내 곳곳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당초 군위문화관광재단은 7월1일 내외빈을 초청한 개장 행사, 7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개장 축제를 개최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19사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사정을 고려해서 대규모 인원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는 지양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재단이 국민적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모든 입장객을 대상으로 발열 점검을 실시하고 손 소독제도 비치해 코로나 사태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김영만 이사장은 “우선 테마파크 개장을 손꼽아서 기다려주신 군민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전해 드린다”며 “군민과 관람객에게 사랑받는 테마파크로 거듭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영만 이사장은 “코로나 사태로 지친 국민들이 삼국유사 테마파크에서 힐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모든 관람객이 만족할 수 있는 테마파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
‘아 신라의 밤이여 불국사의 종소리 들리어온다/ 지나가는 나그네여 걸음을 멈추어라/ 고요한 달빛 어린 금오산 기슭에서/ 노래를 불러 보자 신라의 밤 노래를/’ -가요 ‘신라의 달밤’ 중에서. 불국사역 앞 구정동(九政洞) 로터리에는 2000년 8월 건립된 ‘신라의 달밤’ 노래비가 있다. 서라벌의 옛 영광을 재현한 노래비다. 구정동은 대한민국 관광 일번지 불국사로 통하는 관문인 곳으로, 역사문화의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넘쳐 자긍심이 넘치는 동네다. 불국사라는 위대한 문화유산이 지척이며 기차의 기적소리가 토함산 불국 정토의 여명을 깨우며 밝힌 지 102년째인 불국사역은 또 어떠한가. 구정동 방형분과 올해로 98년된 구정교회와 지금은 쇠락한 옛 철도관사, 불국공설시장, 1948년 개교한 불국사초등학교 등이 있는 구정동은 경주에서도 고대부터 근현대사까지 삶의 지층을 다양하게 간직한 동네다. 예전에는 불국사극장이 있었을만큼 구정동은 중심상권이 몰려있고 근린생활 공간이 집중되었던 불국지역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최근엔 유명 맛집들이 생겨나면서 구정동이 북적이며 젊어지고 있다. 수 년 전부터는 구정동 맛집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평일에도 길게 줄을 서고 있는 풍경을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불국사 주변에 맛집이 있을까 싶지만 구정동에는 의외로 밀면으로 명성을 얻고있는 식당들이 많다. 불국사 밀면집, 불국사토함산밀면 등 오래된 밀면집을 바탕으로 밀면집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는 것. 또 쑥떡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구정떡방앗간도 쉴새없이 주문을 받는다. 지난 22일, 망종(芒種)을 지난 구정동 작은 텃밭들에도 활기는 더해졌다. 옥수수가 수염을 달고 익어가고 토마토는 토실토실 살이 올랐고 바야흐로 도라지꽃은 꽃망울을 피우고 있었다. 풋내나는 구정동의 여름속으로 걸어보았다. 이번호 구정동에 관한 기사를 더욱 풍성하게 구성하는데는 ‘불국지역 향토사(불국지역 역사문화 편찬위원회, 2018)’의 영향이 컸다. 기사내용과 자료사진 일부를 인용발췌했음을 밝힌다. -정승이 아홉이나 배출돼 ‘구정리’ 라 불러, 불국사역과 시장마을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중심 구정(九政)은 불국사역과 로터리에서 시장마을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예로부터 ‘소정각단’으로 불리다가 고려조에서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정승이 아홉이나 배출되었다하여 ‘구정리’라 불렸다는 설이 있다. 구정(九政), 탑거리(塔巨里), 다릿거리, 방천촌(防川村), 밭가운데, 웃마을, 장터마을, 소정각단(蘇亭閣單), 정거장마을 등의 자연부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정동은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의해 내동면 구정리라 불렀다. 1998년 행정동인 불국동(마동, 진현동, 하동)과 정래동(구정동, 시동, 시래동, 조양동)을 합해 현재는 불국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구정동은 불국사역 주변이 14통, 성애원 주변이 15통, 불국사초등학교가 16통, 상동마을 17통 등 불국동의 4개 행정통으로 구성돼 있으며 불국장터길, 구정1길~3길, 산업로 등의 도로명을 가진다. 공공시설로는 불국사역, 불국사초등학교, 불국공설시장, 사회복지시설 성애원, 나자레원, 민제양로원, 명화원 등이 있고 문화재로는 경주시 구정동 방형분(사적27호), 분성김씨정려각, 구정동 고분군 등이 있다. 이외에도 불국사온천, 덕봉고택터, 구정교회 등이 있다. -경주온천관광호텔 내 연꽃으로 유명한 못은 덕봉고택의 후원인 ‘내당제’였다// 아직도 남아있는 옛 빨래터 ‘상보’...겨울에는 김이 모락모락, 여름이면 발이 시릴 정도 불국로에 있는 현, 경주온천관광호텔 내 연꽃으로 유명한 못은 덕봉고택의 후원인 내당제였다고 한다. 그러니 덕봉고택터에 지금의 호텔이 들어선 것이다. 내당제는 구정동 주거지와 가깝고 불국로와 인접해 연꽃이 필 때면 우거진 솔밭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뤘다고 한다. 덕봉고택은 조선 영조때 사헌부 장령을 지낸 덕봉 이진택이 만년을 보낸 집으로 소정각단에 있었다. ‘ㅁ’ 자 와가로 전형적인 조선조의 가옥이었다. 덕봉고택에서는 1942년 일제강점기 국어보급강습회가 열리기도 했다. 구정동에는 온천수가 솟아 물이 좋기로 유명하고 상보, 중보, 하보, 용마내보 등 4개의 보가 있다. 이 보는 동네 아낙네들의 빨래터로 이용되는가하면, 여름이면 멱을 감곤 했다고. 겨울에는 김이 모락모락 솟을 정도로 따뜻했고 여름이면 발이 시릴 정도로 차서 발을 오래 담그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 중 불국사역 바로 인접한 곳에 위치한 상보는 아직도 그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상보 옆에는 농협 창고가 있어 ‘창고거랑’이라고도 불렀다. 창고거랑에도 온천수가 나왔다. 2018년 보수 및 환경 정비를 한 상보의 빨래터에서 한 어르신이 마침 빨래를 하고 있었다. “이곳 물이 너무 좋아요. 요즈음은 동네사람들도 빨래를 잘 하지 않아요. 세탁기가 없던 시절엔 이곳서 주로 빨래를 했었어요” 세탁기에 밀려 이제는 이곳을 찾는 인적이 드물지만 예전엔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이었으리라. -불국사역 곳곳은 수많은 이들의 추억의 저장소, 주변의 다양한 문화자원 결합해 새로운 도약해야// 구정동 철도관사...일제강점기 불국사역 철도 종사자들 주거 안정 위해 지어진 주택 구정동의 핵심 불국사역. 관광 경주의 영광스런 시간을 함께하며 굉음 소리를 길게 냈을 불국사역 곳곳은 수많은 이들의 추억의 저장소다. 불국사역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 영업운전을 시작했으니 102년 영욕의 세월을 겪은 역이다. 하지만 현재, 근현대사 경주 관광관문으로서 기여했던 불국사역은 발이 묶일 예정이다. 동해선 복선화 사업으로 노선이 변경돼 폐역이 될 상황에 처해있는 것. 구정동을 찾는 많은 이들은 한결같이 불국사역 주변의 넓은 철도 용지를 개발해 주변의 자원을 결합해 조화롭게 새로운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면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구정중앙교회를 돌아 지나면 옛 철도관사가 남아있다. 일제강점기 불국사역 철도종사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지어진 주택으로 불국사역의 동남쪽에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다. 불국사역 관사는 언제 건립되었는지 자세한 기록은 없지만 울산 ~경주 표준궤 완공때 경주역의 배후 주택지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오동 철도 관사와 시기를 같이한 1930년대 중반으로 보고 있다. 당시 구정동 관사는 다다미 방을 갖춘 일본식 목조주택으로 독립형 관사 1동과 두 가구가 거주하는 연립형 2동으로 모두 3동에 다섯 가구가 거주했다고 한다. 독립형 한 동은 ‘역장집’으로 불린 역장 관사였고 다른 동에는 선로반장과 역무원들이 거주했다고. 현재는 거주자의 편의로 개조되거나 허물고 신축되었으나 옛 일본식 관사의 모습이 어렴풋하게 남아있다. -구정교회와 구정중앙교회 & 1등 4회, 2등 19회 당첨 자랑하는 ‘불국사명당복권’ 구정동에는 교회가 둘 있다. 구정 1길 구정동방형분 맞은편으로 보이는 구정교회는 이국적인 외관으로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스테인드글라스가 장식돼 근대 건축물의 기품을 간직한 구정교회는 1922년 12월 조양교회에서 분리해 구정리에서 설립됐다. 구정 3길에 있는 구정중앙교회 또한 구정동에선 우뚝한 건축물이다. 구정교회 맞은편 불국사초등학교가는 길은 불국사초등길이다. 이 길에는 이 동네 터줏대감격인 50년 시간의 ‘중앙이용소’가 있다. 불국사초등학교 바로 앞에는 여느 초등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작은 분식집과 문구사가 있었다. 불국사의 기운 덕일까. 구정동엔 1등 잘되기로 소문난 복권 명당집이 있다. 산업로 대로변에 ‘1등 4회, 2등 19회’ 당첨을 자랑하는 ‘불국사 명당 복권’ 복권판매점이 있는 것. -말해 뭐해!! 구정동 맛집 모여라...‘불국사 밀면’, ‘구정떡방앗간’, ‘불국사토함산밀면’, ‘카페 아사’ 불국공설시장 바로 한쪽 불국장터길에는 불국사 밀면집이 있다. 불국사 근처 가성비 좋은 맛집이라는 소문이 자자한 이곳 면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면은 밀가루와 고구마전분을 황금 비율로 섞어 사용하는데 특히 옥수수전분, 말린 꾸지뽕잎 가루를 넣어주는 것이 비법이라고 한다. 지난 21일 일요일에 찾은 이 집엔 길게 줄을 서있는 손님들로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불국사토함산밀면’에서 맛난 밀면과 떡갈비 맛에도 역시 감동을 받는다. 이곳 역시 많은 관광객들이 선택하는 구정동 대표 맛집이다. 불국사 역 사거리쪽에 2018년 문을 연 ‘카페아사(cafe Asa)’는 질 좋은 원두로 다양한 커피를 선보이고 주인이 직접 제다한 화차와 전통차를 제공한다. 50여 년 세월의 구정떡방앗간은 전국에 택배로 발송할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떡집이다. 이 집의 대표 떡은 쑥떡이다. 방앗간을 운영하며 일하느라 여념이 없는 주인장을 만났다. “남편이 부모님 대를 이어 2대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른 집에 비해 쑥 함유량이 두 배 이상 들어갑니다. 100% 찹쌀이 들어가고요. 주로 인근 포항, 울산 등지에서 가장 많이 찾아오시는데 요즈음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문의해오십니다. 일년 내내 만들진 않고 자연쑥을 캘 수 있는 시기까지만 만들고 있어요. 스팀기에 푹 쪄서 쑥 향과 고유의 맛을 그대로 살려내고 있어요.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 전용탈수기에 완벽하게 탈수를 해 물기를 깔금하게 제거하고요” 정성이 듬뿍 들어간 이 쑥떡이 히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다. 이야기를 듣는 중에도 연달아 주문 전화가 오는 쑥떡은 한 되 3만원. -‘시장종합잡화’...구정동에서 50년 넘게 운영해 온 만물상 같은 잡화점 불국공설시장 한 켠에는 50년 넘게 운영해 온 만물상 같은 잡화점이 하나 있다. ‘시장종합잡화’라는 이름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온갖 물건을 파는 집이다. 올해 봄 강풍에 떨어져나간 간판을 아직 달지 못한 채 희미하게 불을 켜 둔 가게로 ‘쓰윽’ 들어갔다. 장사를 그만둔 것은 아닐까 했던 걱정은 기우였다. 이 잡화점 주인이신 할머니(90·홍영우)는 여전히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자형의 작고 낮은 한옥 한 채에 간이 공간을 덧달아 낸 이 잡화점은 제법 호시절도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장사 안돼. 하던 거라 그냥 하지 뭐” 오래된 것은 낡은 것이기도 하지만 시간속에서 사람과 함께 해 온 켜켜이 묵은 감동이 서린 곳이다. 이 곳 역시 이 일대 구정동 서민들과 세월을 함께해 온 정겨운 공간이었다.
경상북도사회적경제평생교육원(원장 강봉구)은 지난 12일 포항시 농업인교육복지관에서 참여자와 참여기관 담당자 70명을 대상으로 2020년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사전직무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경북사회적경제평생교육원은 고용노동부로부터 2020년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사전직무교육기관으로 선정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6월부터 본격적인 교육을 시작으로 올 한해 600명을 대상으로 사전직무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교육은 신중년 사회공헌활동지원사업 운영기관(경북도-경주시)인 (사)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와 함께 했으며 사전직무교육은 신중년 사회공헌활동의 원활한 사업 운영 및 활동을 위해 참여자와 참여기관 담당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교육으로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의 이해, 참여자와 참여기관 간 역할과 의무, 공감과 소통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 참여자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 강봉구 원장은 “경북지역 유일한 사전직무교육기관으로써 지역 내 사회공헌활동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질 높은 교육과 함께 예비노년세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이라며 “철저한 방역과 마스크 착용을 통해 교육 진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은 신중년 퇴직 인력의 전문성과 경력을 재정구조가 열악한 비영리단체(사회적 기업 등)와 매칭하여 사회서비스를 확산하고 고령화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사업으로 올해 전국 신중년 퇴직인력 1만5000여명이 참여할 계획이다. 강의를 하고 있는 경주상록자원봉사단 김상규 단장은 “그동안 사회공헌활동실천을 통한 사례들을 강의와 발표를 통해 공직생활이나 사업으로 인해 못 다한 자기의 취미와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자기가 원하는 편리한 시간에 사회공헌활동을 할 수 있는 생활의 여유가 생기므로 매일 즐거운 날이 될 수 있고 노후에 원만한 인간관계로 인하여 정신이 맑고 건강한 인생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다안전교육협회 경주시지부는 2020년 경상북도 평생교육 공모사업 ‘빛나는 인생학교’선정에 따라 7월 14일부터 8월 25일(화/목요일) 주 2회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사진> 경북평생교육진흥원의 빛나는 인생학교는 도민의 평생학습에 따른 교육의 연장선으로 평생학습형 일자리와 연계될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 및 지역의 사회 문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공모에 참여하게 됐다. 지역 우수인재를 육성하여 학습 일 공익문화 가 선순환되는 학습생태계 조성하고 지원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에 국민다안전교육협회 경주지부는 △코로나19 사태, 화재, 지진, 교통사고 등 지역 내 재난 발생이 빈번하여 지역민들의 안전의식 고취 및 예방활동 △국민 7대 안전분야에 대한 안전 전문가(강사) 교육 및 양성 추진 △취업 희망하는 경력단절 대상 안전전문 강사로서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을 뒀다. 빛나는 인생학교는 7월 14일부터 8월25일까지 총 40회 운영되며 취업을 희망하는 경력단절(30세~65세)가 대상이다. 그동안 경주지역의 특성을 보면 마우나오션 붕괴사고, 경주지진, 월성원전 등으로 재난안전에 대한 관심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지역이다. 또한 수학여행 및 동계훈련 드에 참여하는 초증등학생 대상의 안전교육이 절실하다. 교육문의 및 상담신청(010-5013-3113. http://naver.me/5VuWp2ew)
경주시가 지난 2019년에 이어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0년도 신중년 사회공헌활동지원 사업에 선정돼 사업을 실시 한다. 해당 사업은 신중년이 사회적기업 및 비영리법인·단체 등에서 지식과 경력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번 사업에는 참여자 522명, 참여기관 60개소를 모집하며 모집인원이 완료될 때까지 신청을 받는다. 신청요건은 경주시 거주 만 50세 이상 70세 미만의 미취업자로 희망 신청분야의 경력 3년이상이거나 국가·민간자격증 또는 30시간 이상의 교육 수료증 소지자면 가능하다. 사업 참여자는 기초교육 수료 후 경영·전략, 사회서비스, 마케팅·홍보, 문화·예술, IT·정보화, 상담·멘토링 등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활동한다. 활동 시간에 따라 활동 실비 일일 9000원과 참여 수당 시간당 2000원이 지급된다. 참여기관 신청요건은 경주시 (예비)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 공공·행정기관, 중앙행정기관 또는 자치단체에 등록된 비영리 법인·단체이다. 경주시 일자리창출과는 지역내 60개 기관(522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사업을 통해 재정구조가 열악한 사회적기업 및 비영리 법인·단체에는 비용부담 없이 다양한 전문인력을 지원 활용할 수 있어 인력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경제활동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퇴직 전문인력에게는 사회 재참여 기회의 장을 마련 할 것이라 예상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참여자와 기관은 (사)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054-773-5002)로 문의 후 신청서를 작성해 방문하거나, 이메일(seh8532@daum.net)로 제출하면 된다.
경주시자원봉사단체연합회(연합회장 김종순)는 지난 23일 35개 자원봉사단체 임원 및 내·외빈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 정기총회를 가졌다. 정기총회는 코로나19로 정기총회가 계속 연기되었지만 상반기 자원봉사자들의 활동보고와 하반기 자원봉사자들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면서 진행됐다. 지난 3월부터 지역 자원봉사자들은 코로나19에 맞서 자원봉사현장에서 ‘친절한 경자씨 도시락 제작 및 지원’ ‘식료품 키트 및 도시락 지원’ ‘공적 마스크 판매 지원’ ‘면마스크 제작 지원’ ‘방역활동 및 안심존 스티커 부착’ ‘화훼농가 경제극복 캠페인’ ‘착한소비 캠페인’ ‘지역농가 살리기 캠페인 공동구매’ 등 의료현장의 의료진들과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해왔다.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친절한 경자씨들은 2020년 하반기에도 지역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이다. 맞춤형 자원봉사 프로그램 ‘행복마을’, 다시 시작하는 ‘참! 좋은 사랑의 밥차’ ‘선진 교통문화 확산 프로젝트’, 공동육아를 통해 저출산을 극복하는 ‘저출생 프로젝트’, 칭찬물결 프로젝트 ‘든든캠페인’ 등 자원봉사 현장에서 경자씨들이 활약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종순 연합회장은 “코로나19에도 지역의 자원봉사가 멈추지 않았던 것은 자원봉사자들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상반기도 잘 이겨냈으니 남은 하반기도 모두가 힘을 합쳐 자원봉사 한다면 이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내색 없이 자원봉사에 앞장서준 많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주낙영 시장은 “지역의 친절한 경자씨들이 경주를 자원봉사의 요람으로 만들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열심히 활동해주고 있기 때문에 경주가 전국의 자원봉사를 선도하는 지역이 됐다”며 “남은 하반기도 코로나19에 지지 않는 친절한 경자씨들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겠다”고 전했다.
본지가 독점 보도한 향가연구가 김영회 선생의 새로운 향가 해석법이 동아인문학회에 정식 등재될 전망이다. 지난 6월 22일 동아인문학회(회장 최한선 교수 / 전남도립대 국문학과)는 김영회 선생이 투고한 논문에 대해 전격 심사를 마치고 논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서와 함께 논문 게재를 위한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제시한 수정안의 내용이 간략하고 김영회 선생이 주장하는 바를 보완하는 선에서 제시돼 논문 등재 가능성이 확실시 되고 있다. 특히 동아인문학회는 김영회 선생이 주장하는 ‘향가가 종합예술장르’라는 부분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고 일본의 ‘만엽집’의 원류가 향가일 수 있다는 이론에 매우 고무적으로 보고 이에 대한 관심들 드러내 향후 김영회 선생의 향가해석이 향가 문학계와 경주 문화계에 끼칠 영향이 지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회 선생의 새로운 향가 해석법은 기존 향가가 향가의 한문을 소리글자로 해석한 것을 부인하며 한자의 뜻을 분석하여 해석하는 것을 기본으로 잡고 있다. 또 향가의 구조를 노래 본문과 청언(請言 : 기원을 담은 소리), 보언(譜言 : 단체 행동을 지시하는 소리), 중구삭금(衆口鑠金 : 많은 이들이 부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가사)으로 나누어 해석하는 혁신적 체계다. 김영회 선생의 이런 해석체계는 삼국유사 내 향가 14수와 균여전 내 향가11수를 일관성 있게 해석했고 최근에는 단시간에 일본 만엽집 시가 400여수까지 단숨에 해석하는 놀라운 성과를 나타내며 학계에 파장을 일으켜 왔다. 따라서 이번에 동아인문학회에 김영회 선생의 논문이 통과될 경우 국내 향가 관련 연구에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이며 특히 일본 만엽집 해석 근거를 두고 대외적으로 튼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동아인문학회가 엄선한 3명의 심사위원들은 2명이 논문게재가능으로 1명은 수정후 게재가능으로 심사결과를 전해왔다. 논문 게재를 타당하게 본 심사위원들은 김영회 선생의 향가 해석법을 새로운 해석법으로 인정하면서 “만엽집의 작품들이 ‘신라향가 창작법’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동아시아 인문학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파악한 점은 큰 성과라고 하겠다”며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또 “향가를 이해하는 기존의 독법과는 다른 제의적 노래로 보고, 기존의 향찰해독법과는 달리 독특한 원리(청언과 보언)를 창안하여, 새롭게 해석하였다는 점에서 향가 이해의 새로운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새 향가제작법이 향후 가, 무, 악이 종합적으로 연행되는 궁중악과의 관계가 설정되도록 논거를 진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수정을 요하는 심사에 대해서도 논문의 제목 변경, 향가 해석법을 만엽집에 적용하게 된 배경 설명, 종합예술로 보는 견해에 대한 보충 설명, 논문의 본문과 인용문에 대한 좀 더 세밀한 구분 등 비교적 김영회 선생의 이론 자체보다는 배경과 형식을 보완하라는 것이 주여서 논문 통과에 특별한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논문 등재에 대해 동아인문학회 최한선 회장은 본지와의 전화를 통해 “김영회 선생이 논문을 본 확회에 투고해 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힌 후 “새로운 해석법에 근거해 앞으로 향가 연구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 특히 종합예술로서의 향가라는 부분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들의 연구가 진행되기를 희망하고 일본의 만엽집 해석과 관련해서는 이로 인해 일본 문화계와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반면 상당한 교류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양국간 문화 교류에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한선 회장은 특히 전라도가 담양군의 지원으로 가사문학의 보존과 현대화를 위해 ‘가사문학관’을 건립해 가사문학의 본고장임을 홍보하고 있고 ‘오늘의 가사문학’이란 계간지를 지난 2015년부터 5년간 가사문학과 관련한 연구서를 편찬해 왔다고 소개하며 경주시도 향가의 현대화와 향가와 만엽집간의 관련성 등과 관련하여 정기적인 잡지를 편찬할 것을 조언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시조가 초장·중장·종장으로 끝나는 것이 10구체로 이루어진 향가와 닮았다는 것으로 미루어 시조의 원류가 향가라고 생각한다”며 향가와 시조 사이 연구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한편 김영회 선생은 “권위 있는 동아인문학회가 저의 향가 제작법에 대해 논문게재를 사실상 허락한 것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힌 후 “중요한 것은 종합예술로서의 향가가 실제로 종합예술로 실연되기 위해서는 향가 문학계를 벗어나 다양한 극예술 장르의 전문가들이 뜻을 모으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며 이를 응집하는 경주시의 점진적 계획도 필요해 보인다”며 소감을 밝혔다.
-공무원 연금공단 이사장에서 저작과 강의 봉사로 돌아온 값진 삶 ‘Latte is horse’라는 유머가 있다. ‘나 때는 말이야~’라는, 시쳇말로 꼰대들의 식상하고 공감 얻지 못하는 말을 꼬집은 것이다. 이보다 더 인정받지 못하는 표현이 ‘내가 한 때는 잘 나가던 누구였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내가 한 때 어땠어’라고 말하면 당장 ‘그래서, 지금은 뭔데?’라는 비꼼이 돌아올 수도 있다. 통계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높은 직위, 특히 군, 경찰, 공직 등 서열이 분명한 조직의 고위직 근무자일수록 은퇴 후 삶의 만족도가 현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자신의 지위 앞에 머리 숙이고 명령일하 절도 있게 움직이던 아랫사람들의 호응이 끊어지고 나면 혼자인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를 사전에 방지하려면 퇴직 후를 대비한 심리적, 기술적 교육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맥락상 어쩔 수 없이 전직을 밝히자면 ‘Go쟁이’ 최재식 회장은 바로 이런 잘 나가던 공직자로 은퇴한 인물이다. 공무원 연금공단에서 잔뼈가 굵어 공단의 별인 이사로 정년퇴직했고 불과 8개월 후 자신이 평생을 바쳐 복무한 공단에 공단 내부자로는 처음으로 이사장으로 추대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가 올해 3월에 펴낸 책 ‘제3기 인생혁명’에서 주장한 글들은 퇴직자 혹은 퇴직전 현직자들이 귀담아 들을 주옥같은 명언들이 수록됐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은퇴 후 명함에 옛 직함을 쓰지 마라’ “과거는 과거인 채로 잊어버려야 합니다. 그런 다음 미래를 응시해야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전직을 명함에 쓰는 것은 자신도 모르게 내재된 지위의식과 헛된 자존심일 뿐이지요” 스스로 명함에 ‘Go쟁이’라 쓰고 사진과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블로그 주소만 넣고 뒷면에 ‘Go쟁이-놀고, 쉬고, 일하고, 가슴 뛰는 인생은 Go쟁이가 만든다’는 설명을 붙여 놓았다. 고위 공직자의 은퇴 후 명함이 이토록 빛나기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그 자신 은퇴자, 특히 노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과 보이지 않는 장벽이 생각보다 두텁게 느껴진다고 주장한다. “나이 드는 것도 서러운데 노인이라는 이유로 으레 무식하고 고지식하고 불친절하고 이기적이고 비생산적이고 의존적이고 보수적이고 슬프다고 생각하는 것은 연령에 대한 차별 아닐까요?” 나이 먹으면서 몸이 쇠퇴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노숙해지고 현명해지는 긍정적인 결과도 생긴다며 역설하는 최회장은 노인 스스로 꼰대적 자세에서 멀어져야 새로운 사회 구성원으로 어울리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조언한다. 최 회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노년 인구가 급증하는 만큼 사회가 노년인구를 적극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대표적으로 앞으로 도시들이 ‘고령친화도시’로 전환돼야 한다는 말은 비단 노인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 전반에 효용성 높은 제안이다. 독립적인 생활유지를 위한 지원과 보건 및 교통, 노인이 편하게 이용 가능한 주택·공간·건물, 각종 사회참여 제도 및 지속적인 정보 제공 등은 노인을 위한 것인 동시에 또 다른 노인으로 바뀔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한 방안일 것이다. 일자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노인들이 청년 일자리 빼앗아 간다는 것은 착각, 소비주체, 일자리 창출의 동력 될 수 있어 “노인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을 두고 청년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단정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청년 일자리가 부족하다보니 노인들이 일자리를 다 뺏어간다고 지레짐작하지만 실상은 노인들의 일자리는 노인들에게 특화된 일이고 젊은이들은 보다 생산적이고 전문적이고 상대적으로 힘든 제조업, 지식산업, 연구개발과 제품혁신 등의 일자리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노인 일자리가 소비주체를 양성하므로 소홀히 여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버산업, 실버마켓의 경우는 또 다른 청년 고용창출의 효과도 준다며 불만 가질 법한 청년들을 달랜다. 퇴직 이후 노년의 삶이 적극적이고 편하기 위해서는 은퇴 전, 현직에 있을 때부터 은퇴 후를 미리 대비하라고 권한다. 이 점에서 최재식 회장은 평생 공무원 연금공단에 헌신한 인물답게 연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기서 잠깐, 그는 말도 말고 탈도 많았던 공무원 연금 개혁을 주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 연금개혁은 최재식 회장이 제 15대 이사장 시절이던 2015년 실행된 일대 파란이었던 만큼 그 공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993년 이후 공무원연금은 연금 납입액보다 지출액이 많은 적자 상황이 지속되었다. 결국 2001년부터 이를 메우기 위해 ‘정부 보전금 제도’를 실시했다. 그러나 2001년 600억 규모였던 보전금이 2013년 무려 2조원 규모로 늘어나자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단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개혁의 골자는 ‘더 내고 덜 타는 것’이었고 이로 인한 공무원들의 반발이 엄청났다. “당시 개혁의 최대 과제는 공무원 연금을 지속가능하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공무사회의 불만이 고조된 점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여기지만 그때 개혁하지 않았다면 공무원 연금 자체가 사라졌을 겁니다” 최 회장은 궁극적으로 공적연금이 노년을 보장하는 기본적인 수단이 돼야 하겠지만 ‘정부도 실패할 수 있으므로’ 민영연금을 적절히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공적연금이 퇴직 후 생계를 유지하는 월급이라면 민영연금은 그 이상의 실질적인 보장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 최 회장은 경주중을 졸업하고 경주고로 진학했으나 가정형편상 학업을 유지하지 못해 검정고시로 고교과정을 마쳤고 1978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총무처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대학은 방송통신대학을 다녔다. 이후 공무원 연금공단에서 근무하며 공무원 연금연구센터 센터장, 연금관리실 실장, 전략기획실 실장, 연금사업본부 본부장 등 요직을 거친 우리나라 공무원 연금의 산증인이자 역사 그 자체다. 이 과정에서 연금개혁과 공무원 후생복지 증진에 기여한 공으로 2001년 근정포장, 20012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배움에 대한 열정은 공직생활 중 성균관 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와 박사를 받는 것으로 해소했다. 최 회장은 은퇴 후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초빙교수를 지냈고 중앙일보와 글로벌 경제신문 등에 칼럼을 기고하며 저작활동과 강의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봉사의 마음으로 자신이 졸업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발전후원회 회장을 지내고 있으며 현직에 있을 때 바쁜 핑계로 못한 경주고 22회 동기회 회장직도 은퇴 후인 지금 흔연히 수행중이다. 빼어난 글 솜씨로 현직에 있으면서 ‘공무원 연금제도 해설’ ‘가난한 노년탈출 연금이 해답이다’ ‘은퇴 후에도 나는 더 일하고 싶다’ ‘인생은 생각보다 길고 연금은 생각보다 쓸모 있다’ 등의 책을 내기도 했다. “제 책을 보고 혹은 제 글을 보고 가끔씩 당신은 그 책대로, 글대로 사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 만큼 완벽하지 않은 만큼 제가 쓴 글을 스스로에게 주는 교훈으로 삼아 가급적 가까워지려고 노력하지요” 명함에서처럼 스스로 과장하지 않은 솔직담백한 모습의 최재식 회장이 인상적이었다. 두 시간 반 넘는 인터뷰가 즐거웠고 단 한 순간도 꼰대처럼 보이지 않아 더 좋았다. 앞으로 마음의 고향 경주를 위해서도 어떤 방법으로건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힌 Go쟁이 최재식 회장의 인생후반전이 더 기대된다.
2020경주엑스포 솔거미술관 특별기획전 ‘우리 미의 특성을 찾는 3인의 여정’이 29일부터 9월 27일까지 솔거미술관 1~5관에서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에서 뚜렷한 작업 세계를 구축해온 대표 원로작가 3인 서양화가 김경인·한국화가 박대성·조각가 심정수를 초청해 한국 미술계가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과도기적인 시기를 경험한 그들의 작품을 조명하고 한국적인 것의 아름다움과 특성을 살펴보고자 마련됐다. 전시는 경북도와 경주시가 주최, (재)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주관했다. 원로작가 3인은 60년대부터 한국 화단에서 활동하며 그동안 우리 자연의 특성과 그 아름다움에서 한국 조형의 특성을 찾는 한편, 대상의 내면에 깃든 생명이 법칙과 기운을 표현하는 것에 공들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