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테너(the 3 tenors)는 동시대에 서로 라이벌로 활동하던 이탈리아의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1935년), 스페인의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1941년), 호세 카레라스(Jose Carreras/1946생) 이렇게 3인을 말한다. 1988년 백혈병에서 치유된 막내 카레라스를 위해 두 형님이 함께 개최한 콘서트가 쓰리 테너 콘서트의 시초다. 하지만 세 사람의 이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결승전 전야제 날, 주빈 메타(Zubin Mehta/1936)의 지휘로 열린 쓰리 테너 콘서트에서다. 이 콘서트는 클래식 음악사에 한 획을 긋는 기념비적인 공연이 되었다. 실황을 담은 앨범이 무려 1200만장이나 판매되어 클래식 앨범 중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것이다. 이후 쓰리 테너는 16년간 총 24회의 콘서트를 열어 클래식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한 사람이 노래하는 동안 다른 두 사람이 잡담을 나누는 특유의 무대매너는 그간 엄숙하기만 했던 클래식 공연의 격식을 깨버렸다. 우리나라에선 아무래도 맏형 파바로티의 인기가 가장 많다. 특히 그가 쓰리 테너 콘서트에서 부르는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Nessun dorma)는 단연 최고 인기곡이다. 파바로티가 유행시킨 이 노래는 휴대폰 외판원이던 폴 포츠(Paul Potts)라는 사람이 파바로티가 세상을 떠난 2007년, 영국의 TV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즈 갓 탤런트(Britain’s Got Telent)에서 불러 우승하며 더욱 유명해졌다. 우리나라에는 2013년에 영화 파파로티(파바로티의 오자가 아님!)가 개봉하고, 2014년에는 코리아파파로티문화재단(역시나 오자 아님!)이 설립되었다. 덥수룩한 수염에 친근한 외모를 가진 파바로티는 죽어서도 이역만리 한국에서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쓰리 테너 중 가장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도밍고는 파바로티의 사망 후에도 오페라 주역으로서, 그리고 오페라 극장의 총감독과 지휘자로서 승승장구하던 중 ‘미투(me too)’에 연루되어 미국 무대에서는 퇴출된 상태다. 설상가상 최근에는 코로나 확진 판정까지 받아 암울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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